내일은 발명왕 8 - 발명, 왜 하지? 내일은 발명왕 8
곰돌이 co. 글, 홍종현 그림, 박완규.황성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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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과학 실험키트 내일은 발명왕

 

그토록 기다리던 내일은 발명왕이 도착했습니다!  후니는 유독 이 책을 좋아하는데요.

원래 초등학생인 누나를 위해서, 초등과학에 도움을 주려고 보여준 책이었습니다.

누나 대신 실험키트 하나를 만들어보더니 그 뒤로 내일은 발명왕은 무조건 후니차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번 책나눔에 안보는 학습만화를 드림했는데요.

내일은 발명왕 책들을 이웃님께 보내드렸다가 후니가 나중에 책을 찾는 바람에 한바탕 큰일났었죠.

책 내놓으라고! 그만큼 아이가 아끼는 책이 되어버렸어요.

실험키트를 통해 우연히 흥미를 불러일으켜 학습만화의 내용까지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큰아이는 서점에 갔다가 내일은 실험왕에 있는 화석발굴 실험키트에 빠져서 서점에 갈때마다 하나씩 들고왔는데요.

발명왕보다 실험왕을 더 좋아하네요.

두 아이를 보고 있으면 책을 좋아하는 것도 우연한 계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초등과학이 어렵다고 하는데 어릴 때부터 이렇게 실험키트를 통해서 과학을 접하게되면 부담갖지 않을 것 같아요.

 

엄마, 과학은 재미있는거야라고 말하는 아이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이번 내일은 발명왕 실험키트는 나사 컨베이어 만들기입니다.

빙글빙글 돌리다 보면 빗면의 원리가 쏙쏙!

경사각이 작을수록 필요한 힘의 크기도 작아지는 빗면의 원리를 쉽고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실험키트.

완성되면 어떤 모양일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실험키트 상자를 얼면 이렇게 준비물들이 들어있어요.

따로 재료들을 준비하지 않고 뚝딱 만들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그런데 늘 실험키트를 만들다보면 부족한 것이 있어요.

스카치테이프와 양면테이프! 가위와 풀. 이 정도는 꼭 따로 준비를 해줘야합니다.

 

이번 실험키트에서도 양면테이프가 잘 붙지않고 떼어지는 바람에 애를 먹었는데요.

접착이 잘되는 테이프로 꼼꼼하게 붙여줘야했어요.

이왕이면 스카치테이프와 양면테이프는 잘 붙여지는 것으로 넉넉하게 포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완벽한 실험키트가 될 것 같아요.

 

 

 


실험키트의 구성은 아이 혼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도안을 하나씩 떼어내서 책에 설명되어있는 발명키트 가이드를 따라서 순서대로 만들어가면됩니다.

처음엔 만드는 것을 어려워했는데요. 여러번 만들다보니 이제는 도와주지 않아도 쉽게 만들어요.

 

나사 컨베이어 만들기도 구멍이 뚤린 동그라미를 번호 순서대로 붙여주기만 하면 끝!

대신 가이드에 나온대로 꼼꼼하게 붙여줘야합니다.

아이가 신중하게 집중해서 붙여나가는 모습을 보면 만들기는 확실히 아이들의 집중력키우기에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나사 컨베이어 완성!

빈컵에 수수깡을 잘게 두고 완성된 나사 컨베이어를 비스듬하게 넣고 돌돌 돌리면

수수깡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입니다.

수수깡을 나사크기보다 작게 잘라줘야 잘 올라와요. 크면 걸려서 올라오지 않아요.

그리고 비스듬하게 넣어야한다는 점만 주의하면 쉽게 성공하는 실험입니다.

 

 

 

 

 

이 실험은 빗면의 원리가 적용된 실험입니다.

비스듬히 기울어진 평평한 면으로, 일정한 높이까지 물체를 이동시켜야 할 때 직접 들어 올리는 것보다

빗면을 따라 끌어올리면 보다 적은 힘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원리가 숨어있어요.

과학이론은 이렇게 실험키트를 통해서 배우면 흥미롭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내일은 발명왕이 또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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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위인 - 한 권으로 읽는 역사 인물 이야기 23편
이미애 엮음 / 아이즐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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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 사회 공부방법 역사울렁증의 시작

 

아악! 그렇게 두려워하던! 저를 미치게하는 역사가 등장합니다. 그것도 초등 5학년 사회 교과서에!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학년이 올라가기도 전에 저는 심장이 막 두근두근거립니다.

역사 울렁증이 도지기 시작하네요.

우리 아이는 나처럼 역사에 멍때리고 역사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바랍니다.

그렇기에 학창시절 제가 역사를 대하듯 교과서에 밑줄치면서 요점정리만 달달 외우는 그런 사회공부방법은

절대로 하지 않을거라 다짐합니다.

 

국사시간마다 선생님 들어오셔서 칠판에 가득하게 적어놓으시고 그거 적느라고 수업 시간의 반을 보내고

교과서 그대로 읽어주시기만 했던 엄청 졸리는 수업시간!

설마 아직까지 그런 수업시간은 없겠지요.

이런 수업과는 정반대로 흥미로운 야사를 들려주시고 이야기 형식으로 역사에 흥미를 넣어주시는 선생님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제게는 그런 수업시간을 접할 행운이 없었지만요.

제발 우리 아이들에겐 그런 멋진 수업시간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사회공부 그 중에서도 역사가 정말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수능에도 역사가 나온다 안나온다 말이 많고 말이죠.

꼭 필요하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제대로 접해야할지 막연해지는 역사.

역사 울렁증의 시작은 역시 책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험에 나오는 단답형의 문제를 풀기 위한 책읽기가 아니라 역사에 흥미를 주는 책읽기!

그게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접근방식이 역사를 좀 더 쉽게 생각하게 하고 결국엔 성적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생각됩니다.

 

단답형 역사 교육의 산 증인인 저부터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역사울렁증 극복을 해보기로 했어요.

한 권으로 읽는 역사 인물 이야기 23편이 그 중에 하나입니다.

이 책은 200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두께가 제법 두툼합니다.

앗! 게다가 제목까지 부담스럽습니다. 한국을 빛낸 위인.

뭔가 굉장히 어려워보입니다. 거기다가 역사 인물 이야기라는 문구에 주춤하게 되는데요.

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가볍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 노래 가사가 생각납니다.

아름다운 이땅에 금수강산에 단군할아버지가 터잡으시고...

유치원생들도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정말 잘 외우는 노래죠.

정작 중요한건 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대의 누구이며 왜 그런 일을 했는지

그 역사적 사건의 내용과 흐름이 중요한 것인데 말이죠.

 

이 책은 역사속 인물이야기를 그 시대의 배경과 함께 중요한 사건을 얻어져 들려주는 이야기책입니다.

글밥만 가득했다면 제가 먼저 읽다가 지쳐서 덮어버렸을텐데요.

큼지막한 그림, 인물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캐릭터 그림, 역사적 사건을 보여주는 그림,

중요한 유물들의 그림이 이해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역사책이지만 그림책처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역사를 들려주는 방식도 설명문이 아니라 대화체들도 나와서 아이들이 쉽게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23편의 인물 캐릭터들이 딱 보면 알아 볼 수 있는 위인의 캐릭터라서 인상적이었어요.

지루할 수 있는 위인에 대한 이야기가 유쾌한 캐릭터 그림으로 자연스럽게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고구려 땅을 넓힌 광개토대왕, 삼국 통일을 이룬 김유신, 바다를 주름잡은 장보고부터

바보 의사 장기려, 비디오 아트의 거장 백남준까지 시대의 흐름에 맞추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

인상적인 구성이었어요. 반복해서 읽어보면 자연스럽게 위인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시대적 흐름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아이들뿐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상적인 위인으로 사람은 손에 꼽는 건 스티븐 잡스, 워렌 버핏이죠.

경제적으로 윤택함과 획기적인 상상력등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 일생을 바쳐 애쓴 한국을 빛낸 위인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와 함께 부지런히 읽어봐야할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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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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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일본 문학 100년 사상 최고의 국민 작가, 최대의 걸작


 

온라인상에서 초등 6학년 학생이 벌써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쓴 것을 보고 나도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에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어려운 책일 것이다!라는 느낌에 긴장하고 읽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쉽게 읽혔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뭔가 머리가 쭈뼛서는 듯한 느낌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최대의 걸작이라는 문구에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 기대치라는 것이 문제!

책을 덮고나면 와! 대단한 책이다!라는 말이 거침없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한눈팔기와 도련님과 비슷했습니다.

장르소설에서 보여지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고 잔잔한 이야기의 연속이라는 느낌이었어요.

주인공 고양이의 눈에 비친 사람들의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뭔가 심심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고나면 계속 이야기속 캐릭터들이 머릿속에서 툭툭 튀어나오곤합니다.

특히 주인공 고양이가 말이죠.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전 [고양이 여행 리포트]라는 책을 통해 고양이가 주인공이 되서 사람들의 일상을 들려주는 방식을 이미 접해서 그런지

고양이가 화자가 되는 독특한 방식이 새롭게 느껴지지 않기도 했어요. 100년 전에 이런 발상이 처음 시작되었다는 것이 대단한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개와 고양이등 동물이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눈으로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게 하는 이야기들은 많이 나온터라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고양의 모습은 충격적이기는 했습니다! 계속 그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네요.

 

- 강건한 사상성과 다채로운 언어 구사로 인간 심리의 불안과 고뇌를 그려낸 천재적 작가 소세키의 최대 명작

- 인간은 발이 네 개인데도 두 개만 사용하는 것부터가 사치스럽다.

 

 

 

 

 

"메이지 유신이라는 일본 최대의 여명기에 영국으로 국비 유학을 다녀오기까지 했던 <아사히 신문> 기자 출신의 엘리트가

시대정신을 대변하여, 작가 생활 불과 10년의 생으로 일본 근대 문학 100년 사상 최대 국민 작가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나쓰메 소세키, 그의 생의 고뇌와 결연한 의지를 조명하는 49년의 생애를 더듬어본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보다 앞부분에 소개된 나쓰메 소세키의 생애를 듣는 것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선명한 사진으로 나쓰메 소세키가 직접 그린 수채화 그림들과 원본 책들을 모습, 나쓰메 소세키 부부의 사진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요즘 새롭게 나온 책의 표지와 비교했을 때 이 책의 표지는 눈길을 끌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표지를 장식하는 고양이 그림이 피카소의 원화 THE CAT AND THE BIRD를 원용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고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됩니다.

쥐를 잡지 않는 고양이. 책 속 주인공 못생긴 외모의 회갈색의 고양이가 딱 이런 느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멋들어진 고양이가 아니라 그 반대의 느낌이 오히려 맞겠다고 말이죠.

어린 길고양이가 넋살도 좋게 처음 보는 집주방에 계속 내쫓기면서도 쉼없이 들락날락거리면서 주인에게 그냥 들이라는 허락을 받는 것 자체가 범상치않은 고양이란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런 고양이라면 귀염성있는 고양이의 외모가 아닌 뭔가 드세보이는 고집있는 고양이겠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1905년 1월, 마이쿠 전문 잡지인 호도토기스지에 1회 연재 예정으로 발표된 것이라고 합니다.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서 다음해 8월까지 연재된 것이기때문에 소설로서 줄거리 전개는 작가의 다른 작품에 비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설명도 듣게됩니다. 책에 소개된 일본판 예전 책사진을 보니 예전 책표지들이 더 눈길을 사로잡네요.

 

 



그의 생애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이중섭'의 생애와도 참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천재적인 예술가들은 이렇게 고독한 삶을 살아야했던가. 이토록 짧은 생을 살아야했던가. 병으로 생을 마감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오기도합니다. 왠지 평범한 사람들이 지극히 평범하게 살면서 느끼는 행복들을 만끽하지 못했을 것만 같다는 저만의 착각에 빠져보기도 합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자택에 있는 서재를 보니 왠지 그가 방 한켠에 앉아서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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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맛있다
강지영 지음 / 네오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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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맛있다 - 네이버 웹소설 미스터리 압도적 1위!

연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하인드 컷 공개

 

 

웹소설 미스터리 압도적 1위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흥미와 재미로는 검증된 이야기란 느낌으로 기대와 함께 책을 들었다. 마치 CSI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살인사건 뒤에 피로 얼룩진 집안과 유품을 정리하고 욕실의 부패된 도저히 형태를 가늠하기 힘들어진 시체 부유물들을 수습하는 일을 하는 분주한 손놀림들. 대부분의 소설들이 끔찍한 살인의 현장과 그 당시의 모습들을 재현해준다면 이 책은 경찰이 증거물과 시신을 수습하고 남은 뒤의 집안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현관문을 열자 손톱을 세운 악취가 사납게 달려들었다. 고개를 조금 틀어 숨을 길게 뱉어내곤 다시 집 안을 들여다보았다. 흔해빠진 원룸이었다......현관 신발장 앞에 놓인 핑크색 플랫슈즈와 프릴 장식의 도트 무늬 우산으로 미루어 사망자는 여자인 것 같았다. 열흘 전 사망했다는 사실 외에 그녀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 7page

 

특수청소를 하는 주인공 이경은 간신히 15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작은 눈, 큰 코, 작은 입, 큰 하관의 불균형한 얼굴로 서류면접은 늘 통과하면서 그 특출나지 못한 외모때문에 번번이 형식적인 사정 면접이라는 곳에서 조차 떨어지고 만다. 어떻게 대학은 들어갔지만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에 놓여있다. 게다가 아빠는 병원에 입원해 있고 엄마는 아빠를 돌보고 있다. 세상 어디에도 불행한 현실을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는 이경의 인생.

 

마스크 안에 손수건을 몇 개씩 접어 넣고도 구토를 참지 못해 곤욕스러운 특수 청소일은 이경을 더욱 좌절하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너무도 평범한 생활을 누리며 사는 것 같은데 자신은 남들이 마다하는 특수청소를 하고 있으니 현실에 만족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 이경의 인생에 변화가 생겼다. 어느 날 꿈 속에서 이경은 아름다운 여인의 다운의 몸 속에 들어가있었다. 이경이 보게된 다운의 눈에 비친 모습은 평소 이경이 꿈꾸는 생활이었다. 남자들이 서로 만나고 싶어서 줄을 서고 아리따운 몸매에 얼굴, 명품백에 럭셔리한 쇼핑까지.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다 어느 순간부터는 다운의 행동을 이경이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 현실에서는 특수청소의 비극적인 삶이지만 꿈속에서는 남부러울 것이 없는 공주님의 삶. 이경은 달콤한 꿈에 빠진다.

 

그러다 이런 행복도 잠시. 꿈 속 다운이 얼마 전 자신이 특수청소하러 간 곳의 피해자 다운이란 걸 알게된 이경은 꿈이 진짜 일어난 과거의 일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내게 뭔가 불행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직감을 느끼게 된 이경은 다운의 범인을 찾아 나선다. 그럴 수록 점점 밝혀지는 진실들이 충격적이다. 이경이 꿈을 꾸면 다운의 삶을 살았고 반대로 다운이 꿈을 꾸면 이경의 삶을 살았다. 둘은 서로의 꿈 속을 실제로 살았고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점점 한쪽이 다른 한쪽의 시간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과연 둘 중 어떤 삶이 살아남게 될까.

 

"내가 키 작고 뚱뚱하고못 생긴 여자가 되는 꿈. 웬 아저씨들에게 어딘가 몰려가서 억세게 청소를 했어. 왜 예전에 우리 잠원동 살 때 사거리 행운아파트 기억나? 베란다에서 그 아파트 103동이 보이는 집이었어. 방 안엔 죽은 개 시체가 있었고, 더러운 이불에 핏자국도 보였어. 설거지거리도 산더미 같았는데, 고무장갑이 빵구 나서 맨손으로 다 했다니까."

 

학벌,미모,재력까지 모든 걸 갖춘 여인 다운의 삶과 살해 현장을 청소하는 지독하게 가난한 여인 이경의 삶.

둘 중 하나를 골라야하는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그리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 몸을 누군가가 송두리째 뺏어간다면! 단명하는 운명에 놓인 내 몸뚱이를 다른 사람과 바꿔야 더 살 수 있다면 나를 포기하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겠는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는 없지만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이야기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천국의 이십 년이냐? 지옥의 팔십 년이냐?

 

이 책의 이야기를 접하지 않았다면 너무도 당연하게 대답했을 질문에 순간 멈짓 할 수 밖에 없어진다. 겉으로 봐서는 너무도 평안하고 좋게만 보이는 한 사람의 인생이 이토록 지독하게 암울할 수도 있다는 사실과 겉으로 봐서는 너무도 혹독해보이는 삶이 어쩌면 더 나은 삶일 수도 있다는 정말 극과 극의 상황을 생각하게 된다.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의 경계가 무너지고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는 이야기였다. 돈앞에서는 부모자식관의 관계도 우정도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참 암울했다. 그렇기에 현실은 더더욱 이렇지 않을거라는 한가닥 희망을 애써 갖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초반에 전개되는 이경과 다운의 번갈아가는 꿈의 이야기와 사건들은 뻔한 이야기일거란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서서히 다가오는 진실의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정말 흥미로웠다. 특수청소직이라던가 사체를 가지고 알약을 만든다는 설정들도 한번쯤 접했던 이야기들이라 새롭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진부하다고 느끼지 않게 전개가 되어있어 술술 읽혔다. 네이버 웹소설로 연재했을 땐 볼 수 없었던 비하인드 컷이 공개되었다고 하는데 웹소설의 연재가 어떻게 끝났는지가 또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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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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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오 슈스케의 신간이 나왔다!

그런데 책 띠지의 문구가 심상치않다. "그가 전하는 최고의 힐링 스토리"

그동안 내가 접해온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은 가가사기의 중고매장을 제외하고는 어둡고 왠지 염세적인 느낌이 강했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술래의 발소리, 물의 관, 달과 게등을 통해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환경이 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격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책을 덮은 후 지금까지의 분위기와는 사뭇다른 동화적 이야기에 작가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하게된다.

 

 

 

 

 


"게이스케를 몹쓸 말로 놀리던 초등학교 동급생들 중 절반 정도는 게이스케와 같은 중학교로 진학했다.
입학식 날 아침 쌀쌀한 체육관에서 줄을 지어 유명한 사람의 말을 이것저것 갖다 붙인 교장의 훈화를 들으며
게이스케는 불안감에 짓뭉개질 것만 같았다.
또 똑같은 하루하루가 3년이나 계속되는 걸까. 또 자신은 참아야만 하는 걸까."

 

초반의 이야기는 역시 미치오 슈스케의 염세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가난한 집안환경으로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는 주인공 소년이 등장한다.

때리는 친구들에게 반항한번 하지 못하고 지옥같은 생활을 3년이나 계속 하고 있는 소년.

이 소년은 과연 괜찮은걸까. 성장하면서 어떤 돌파구를 찾게될까. 미치오 슈스케만의 섬뜻한 이야기를 들려주진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그런 것들은 굉장히 자재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물이 겪고 있는 고통 그 자체보다는 극복하려는 모습의 초점에 맞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게이스케는 여러 가지 별명으로 불렸다. 죄다 게이스케의 집이 가난한 것을 놀리는 별명이었다.
게이스케는 뭐라고도 항변하지 못했다.
어머니를 조롱하는 말을 듣고 분한 나머지 목이 꽉 메어 입을 벌려도 마리 나오지 않았다.
불에 덴 자리에 찬찬히 얼음을 갖다 대듯이 게이스케는 매일 공책에 이야기를 썼다.
그럴 때만 외롭지 않았다. 넘쳐나는 말을 글자로 바꾸어 쓰고 있는 동안은 슬프지 않았다."

 

주인공 소년은 자신의 아픔을 매일 공책에 동화를 쓰는 것으로 치유해갔다.

자신의 아픔을 돌아봐주지 않는 엄마를 대신해, 손지검하는 친구들을 대신해, 지금의 현실과는 다른 따뜻한 이야기를 써간다.

그러던 중 한 소녀가 그에게 다가왔다. 소년은 글을 쓰고 소녀는 그림을 그렸다.

둘은 그렇게 자신들만의 그림책을 만들어간다.

오래된 연인 사이에는 설레는 만남이 꼭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소년과 소녀의 사이도 그랬다.

소년은 소녀의 친구와 점점 가까워지고 소녀도 둘의 사이를 점점 알아가고 있었다.

그때 소녀의 친구가 학교로 돌아올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게된다.

그 사건이 소녀때문이라고 생각한 소년은 소녀를 멀리했고 그렇게 그 둘은 헤어져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비가 올때마다 소년은 자신의 아픔을 담아 그림책을 그렸던 일을 생각하고 소녀를 떠올린다.

 

우연히 참석하게된 동창회.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호텔커피숍에서 기다리다가 소녀와의 추억에 잠긴다.

불연듯 떠오른 과거 사건의 의혹 그리고 뒤늦게 알게된 진실.

하지만 문앞을 나서자마자 쿵!하는 소리가 함께 눈앞이 깜깜해진다.

이 책의 이야기는 과거와 현실을 번갈아 들려주고 중간 중간 동화책 이야기까지 더해진다.

꼭 몇편의 단편을 묶은 것 같지만 모든 이야기들이 연결되어있다.

끝까지 읽고 나서야 아! 이런 이야기였구나라면서 각 이야기간의 연결고리를 찾고 실마리가 하나씩 풀린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이란 문구가 떠오르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읽어보면 딱 좋을 이야기다.

어린 시절 마음을 다친 아이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그림책을 보고 치유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어왔지만 제대로 기억하는 책들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유년시절에 봤던 디즈니시리즈는 그 어느 책보다 또력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그런 것들을 느끼며 내 아이들에게 그때의 내 느낌을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평생에 남을 좋은 그림책 하나 마음 속에 갖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추억이고 힘이 되는지를 또 새삼 느꼈다.

아이들에게 많은 책을 보여주라는 뜻은 공부잘하고 똑똑하라는 뜻이 아니고 바로 이 뜻일텐데 말이다.

 

기대했던 미치오 슈스케의 스타일과는 달랐지만 훈훈한 느낌으로 남을 것 같다.

작가가 분명 사랑에 빠진걸꺼야라며 혼자 중얼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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