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미술 모더니즘 시각문화
성완경 지음 / 열화당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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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예술은 본래 무엇인가 전달한다. 그 전달된 '무엇'은 대개 참된 가치이다. 참된 가치란 '[가능한 것을 향한 공동체험의 양상]'을 말한다. 참된 가치를 소통시키지 않은 채 무엇인가 의미있는 것'처럼' 통용되고 있다면 그것은 부패의 징후, 곧 질병의 징후가 아니고 무엇이랴.' '작가가 만든 어떤 작품도 결국 그 얼굴은 사회를 향해 있는 것이다. 창작의 성역이 실제 사회공간을 배제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전한 오해에 불과한 것이다.

개인적인 창조의 밀실에서 나온 듯이 보이는 작품도 결국은 사회의 [상상적인 공동 체험의 장]으로 수용됨으로써 실제의 사회 공간 속에서 삶을 얻게 되는 것이다. 예술이 살아 있는 문제들의 실재성들로부터 떨어져 존재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사회의 본질이 변화와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뒤끓고 진통함으로써 예술에 대해 동적인 제약을 하는 동시에 충족에 대한 기대와 요청을 함으로써 결국 예술을 영원한 공간이 아닌 사회의 공간으로 통합시키기 때문이다.' 이것이 저자의 주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최대한의 소통'을 포기하고 '최소한의 소통'으로 만족하고 그 울타리에 갇혀버리는 예술은 예술을 신화화하고 그 생명력을 거두어 버릴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 그의 관심분야는 미술에 있어서는 민중미술운동에서부터 시작하여 공공미술에 대해 고찰하고 고답적인 예술 영역에 한계를 넘어 만화나 여타 대중장르들에 대해서도 소통이란 화두를 가지고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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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그말리온의 꿈 - 문화마당 4-013 (구) 문지 스펙트럼 13
이윤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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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전공자인 저자는 대중영화 대신 예술영화나 실험영화 범주에 드는 것들을 다룬다. 짐자무시의 [천국보다 낯선], 잉마르 베르이만의 [제7의 봉인],페데리코 펠리니의 [8과 1/2],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테오 앙겔로풀스의 [율리시스의 시선], 틴 타란티노의 [펄프픽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 찬 안 홍의 [시클로]가 그 대상이다.

각 영화를 통해 종교에서 대중문화까지 나름의 비평적 사유를 전개한다. '피그말리온'이란 영화와의 만남에 대해 저자가 빗댄 말이다. 영화는 외면적 현실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의 내밀한 측면을 응시하고 그 복잡하고 독특한 매커니즘을 자기 안으로 끌고 들어옴으로써 다시 삶을 뒤흔들어 버리는 힘을 가진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피그말리온은 바로 이런 영화란 조각상과 사랑에 빠닌 자신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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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라이어마허의 해석학
강돈구 지음 / 이학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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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학은 물론 철학 자체에도 문외한인 내가 이 책을 잡은 이유는 평론문들을 자주 접하면서 느끼게 되는 그 기만적인 자의성들 때문이었다. 물론 성실하고 일관된 구축을 통해 나름의 독특한 비평 방법론과 가치관을 설득력있게 풀어내는 분들도 많지만 요즘 들어 자주 느끼게 되는 것은 그저 작품을 겉치레 수사학과 외국 비평이론의 전문어로 버무려서 그저 '설명'하는데 그치는 걸 자주 목격하게 된다는 것이다.

누구말대로 어떤 철학자나 문학이론가가 이런 소릴 했네 하면서 그 이론을 개설하고 그 개설된 이론을 작품에 어떻게 해서든 꿰어 맞추고 나서는 어떤 음미의 여유도 없이 성급하게 결론으로 달려가서는 이론을 추켜세우는 건지 아니면 이론을 구체화한 작품을 추켜세우는지 구분이 안가도록 끝맺는 일이 자주 보인다. 아직 이 작품을 통해 어떻게 나의 문제에 해법을 제공할런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궁구해 볼만 한 주제를 던져 주었다.

저자 이강돈은 가다머 등에 의해 슐라이어마허가 낭만적이고 주관주의적인 해석학으로 오해된 바를 바로잡으면서 슐라이어마허는 심리적 해석 뿐만 아니라 문법적 해석도 중시했으며 이 두 해석 사이의 상호교호적인 관계를 통해 변증법적 해석방법론을 추구했으며 이를 통해 특수해석학의 한계에 머물러 있던 보편적 해석학을 최초로 정초한 사상가로 다시 평가하고 있다. 해석이란 행위가 단순히 주관적 인상의 문제가 아니라 변증법적 대화를 통한 보편으로의 전진이라는 점에서 큰 인상을 받았다.

책의 말미에 가다머와 슐라이어마허의 해석학을 비교한 논문도 볼만하다. 슐라이어마허의 해석학의 인식론적 해석학이라면, 가다머의 그것은 (하이데거의 영향 속에서) 존재론적 해석학을 주장한다. 존재는 인식보다 크다. 따라서 인식의 조건을 형성하는 존재의 문제를 보지않고서는 그 해석이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하이데거는 이해를 단지 '인식'이 아니라 존재양식으로 보고 역사적 존재의 이해를 해석함으로 나아간다. 이것이 가다머와 슐라이어마허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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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와 비판적사고
김광수 지음 / 철학과현실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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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이 책이 증보판으로 출간되었다. 90년에 초판이 나왔을 때 구입했는데 증보판은 초판본보다 100여페이지는 더 두꺼워 보인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 즉 종래의 논리학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여느 논리학 책에나 있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과 그러한 논리적 기법을 구체적인 상황 속에 응용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는 부분으로 나뉜다. 저자의 말대로 논리학은 논리만 다루지 주장의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는 통설이 있지만 이 책은 후반부에 건전성, 심층분석, 현상과 설명의 장을 두어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외에 이 책의 백미는 오류 분석이다. 이제껏 이 책 만큼 오류의 예들을 모아놓은 책을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그만큼 실전적인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요즘 방송대학에서 교사들에게 논리학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책의 명성 때문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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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문화사전
다니엘 푸이유 외 지음, 김애련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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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특수목적 사전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도 그 한 예인 듯 하다. 앞으로는 '문화의 시대'란다. 공산품 위주의 산업에서 문화상품으로 권력이동이 이뤄질 것이란다. 하지만 그 '문화' 속에 문화는 없고 자본만 들어앉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화는 오래가야 하는 것인데 상품은 빨리 순환되기를 욕망한다. 그래서 문화상품은 허약하고 공허한 문화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 십상이다. 문화상품은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역사와 기억을 한 순간 번쩍이는 네온싸인의 불빛으로 만들어 버리고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문화'로 돈 벌고 싶으면 문화상품 만들기에 혈안이 되기 이전에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 이해를 위한 첫단추가 고전이며, 그 고전 중의 고전이 '성서'다. 성서를 다룬 사전은 이것 외에도 있지만 이 사전은 기독교계에서 발행하는 주석식의 성서 참고서와 같이 단지 성서의 내용과 그 당대적 역사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성서의 내용과 연관하여 성서가 성서 이전 시대로부터 받은 영향(특히 그리스-로마적 영향), 성서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윤색되고 예술이나 문학의 영역에서 어떻게 관계맺고 있는가 등을 폭넓게 훑어보고 있다. 서양사, 예술사, 신학, 철학사 등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참고서인 듯 하다. 책의 장정도 책가격 만큼이나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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