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역사 - 한중일이 함께 만든 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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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송신도 할머니는 열여덟 살 때 전장에 끌려가 위안부가 되었다. 몸과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온 할머니는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된다. 1심과 2심은 물론 상고심에서도 패소한 후 결과보고회 자리에서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고 외친다. 안해룡 감독의 다큐멘터리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에는 현재 진행형인 한일 양국의 고통스런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본 대사관 건너편 인도에는 단정한 한복을 입은 무표정한 얼굴의 단발머리 소녀가 앉아 있다. 이 소녀는 수요일마다 열리는 정신대 항의 집회 1000회를 기리며 20111214일에 세운 위안부 평화비로 여전히 끝나지 않은 역사의 상처와 고통을 말해주고 있다. 송신도 할머니와 같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인 일본인들에게도 위안부 문제는 불편한 진실로 남아 있다.

 

역사를 인식하는 방법과 태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며 국가의 입장은 말할 필요도 없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을 일으키고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역사는 언제나 현재를 돌아보는 거울이며 미래를 살필 수 있는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송신도 할머니가 일본에게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독도 문제를 비롯해 일본이 한국을 대하는 태도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 입장만 생각하고 일시적으로 흥분하거나 화를 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웃 국가들과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생각하면 우리는 동아시아의 역사를 진지하고 깊이 있게 살펴봐야 한다.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도 2002년부터 동북공정프로젝트를 통해 고구려와 발해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는 등 역사 왜곡을 시도하고 있어 문제는 동아시아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최근 한류(韓流)’ 바람을 타고 한국 드라마와 가수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다. 일본에서는 혐한류(嫌韓流)’로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주목할 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와 태도에는 그만큼 역사를 바탕으로 한 뿌리 깊은 상처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의 모습을 확인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아시아의 역사는 우리들의 과거이며 현재이고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이다.

 

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를 담은 미래를 여는 역사는 한중일의 역사가들이 함께 만들었다. 과거 세 나라의 역사가 모두 불행했던 것만은 아니다. 서로 교류하며 영향을 주고받았고 함께 발전해온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한중일 3국은 공동 역사편찬위원회를 만들어 서로 다른 역사가 아니라 공통된 역사를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르치려는 목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3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각장마다 각국의 교과서를 비교해 놓은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또한 이 책은 19세기 중엽 이후 침략과 전쟁으로 얼룩진 역사를 반성함으로써 인권과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평화로운 동아시아의 미래를 지향하기 위한 최초의 공동 역사 교재라는 의미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서로 다른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과 왜곡을 넘어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그것을 대하는 태도와 방법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 보자.

 

고등학교에 개설된 역사 교과 <동아시아사>는 주로 고대와 중세 역사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삼국의 관계를 살펴본다. 개항과 근대화, 일본 제국주의의 확장과 저항 그리고 침략전쟁과 민중의 피해, 2차 세계 대전 이후 근현대사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지난 시간을 통해 교훈을 얻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을 잘 활용하는 방법이다. 아놀드 토인비는 과거의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역사는 과거를 교훈삼아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과정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기억을 타자와 이야기하고 공유함으로써 비로소 잘못된 기억을 고치고 왜곡된 것을 바로잡아 역사를 계속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아사히신문 전 편집국장의 말은 동아시아를 만든 열 가지 사건의 내용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2005년 봄 한국과 중국에서 교과서, 위안부, 야스꾸니 문제로 대규모 반일시위가 벌어졌다. 당사국인 일본의 아시히신문사는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취재했다. 일본의 2090%가 전범재판이었던 토오꾜오 재판의 내용을 모른다라고 대답한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는 이 취재의 바탕이 되었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대만을 오가며 일본인의 눈으로 살펴보는 동아시아는 어떨까. 아편전쟁과 메이지유신부터 중일전쟁,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 국교정상화 등 동아시아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열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각국의 자료를 찾고 전문가를 직접 인터뷰한 내용들을 담아냈다. 이 책은 기사가 보여줄 수 있는 생동감과 현장감이 돋보여 살아 있는 현재의 관점으로 동아시아의 역사를 다양하게 조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키워드로 읽는 동아시아는 역사학 교수, 언론인 등 동아시아에 관한 3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책이다. 동아시아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짧은 글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안중근, 소현, 한류, 무라카미 하루키, 매란방, 류사오보, 유니클로, 대지진, 이주노동자, 쌀국수, 두리안 등 한중일 3국의 이야기를 넘어 동남아시아에 대한 이야기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동아시아를 살펴 볼 수 있다. 단순한 역사를 넘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문화 현상까지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 중국과 일본은 어쩌면 심리적으로 가장 먼 나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 나라를 외면하고 살수 없다. 더불어 함께 사는 지혜는 사람과 사람 뿐만 아니라 국가간에도 적용되는 상생의 지혜이다. 멀고도 가까운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가 곧 우리의 역사이며 내 삶의 미래를 고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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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펀치 - 제5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기준영 지음 / 창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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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두 권의 소설이 머릿속에서 엉키는 이유가 무엇일까.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가족이라는 소재의 공통성을 찾는 것으로는 만족스럽지 않다. 5회 창비 장편소설상 수상작인 기준영의 와일드 펀치와 제5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김이윤의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은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어 순서대로 읽게 되었다. 읽는 순서와 시간에 따라서도 소설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서로 다른 말을 건넨다. 성인 소설인 와일드 펀치와 청소년 소설인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도 중첩되는 부분도 있다.

 

가족은 단순한 혈연 공동체가 아니다.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내밀한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이다. 이 관계는 천륜(天倫)이라는 유교적 도덕적 실천 윤리를 의미하는 것이며 사회를 지탱하는 최소단위의 사회구성체를 지칭하는 말이다. 근대 이후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가 해체되고 가족의 양상도 다양하게 변화했지만 부모와 자녀로 구성되는 기본 단위와 그 의미는 유지되고 있다. 비혼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미래 사회의 가족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혼, 사별 등의 이유로 한부모 가정이 증가하고 재혼이나 다문화 가정도 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가족의 형태는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그리고 1인 가구와 다양한 형태의 가족 형태로 그 변화양상이 뚜렷하다. 하지만 본질적인 가족의 의미는 달라지지 않는다. 도대체 가족이란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 것일까.

 

레몬과 설탕 등 다섯 가지 이상의 음료를 섞은 펀치라는 음료와 권투 선수의 한방을 떠올리는 펀치가 동시에 연상되는 기준영 소설의 제목은 와일드하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과 의미는 마일드하다. 강수와 현자의 집에 강수의 후배 태경과 현자의 의자매 미라가 들어온다. 정가족의 의미를 묻기 전에 삶의 형식을 고민하는 것이 소설의 본질이라면 이 소설의 인물들은 그 문법에 충실하다. 저마다 가진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삶을 삐걱이게 하며 서로의 관계를 통해 그것을 확인하고 위로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러한 관계만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솔리튜드solitude는 극복되지 않는다. 어떤 소설이든 마찬가지겠으나 그 관계의 양상을 들여다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는 그 거리를 가늠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른다는 사실을 아프게 확인시켜 준다.

 

김이윤은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을 통해 상실의 아픔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자란 여여는 사진작가의 어머니가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날 때까지 혼자 살게 된다. 아버지를 찾고 사랑에 빠지고 어머니의 삶을 들여다보는 동안 여여는 혼자라는 사실보다 더 지독한 삶의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어머니의 부재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보다 본질적인 고독이 무엇인지 깨닫는 과정이 성장의 아픔이 아닌가. 드라마의 대본처럼 편안하게 읽히면서도 십대 소녀의 내면을 적확하게 묘사하고 있는 작가의 솜씨가 탁월한 소설이다.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든 부모의 죽음이든 삶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확인하는 평범하지만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두 작품은 표면적으로 가족의 의미를 묻고 있는 것 같다.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가족이 될 수 있고 더 내밀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지만 타인이 걸어온 길과 삶의 흔적들을 오롯이 이해할 수는 없다. 강수와 현자, 태경과 미라 그리고 우영이 그러하고 여여와 시리우스, 엄마와 서이사가 그러하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이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심리적 거리가 아닐까.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고민이 아닐까.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정현종, 광휘의 속삭임(문학과지성사, 2008) 중에서

 

데블스 푸드 케이크를 정성스레 만들어 줄 가족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복인가. 하지만 오래 고민하고 준비해서 만든 음식을 5분 만에 먹어치운 가족들의 만족감과 달리 만든 사람의 말할 수 없는 아쉬움 같은 느낌을 떠올려 보자. 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지만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잃어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 묻지 않는다면 방문객은 잠시 머무를 뿐이다. 비극적인 세계 인식이 삶의 비의를 벗어나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어느 누구도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다는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삶은 죽음을 향해 달려갈 뿐이라는 하이데거의 말에 공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상실의 대상이 가족이든 아니든 타인에게 받는 상처를 극복하는 것은 또 다른 관계에서 오는 위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환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와일드하게 펀치를 날리는 인생에게 웃어주는 법과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을 알게 되는 것은 두 권의 소설을 통해서가 아니라 바로 내 곁에서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 속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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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프리카인이다 - 남아프리카의 전사와 연인, 예언가가 들려주는 역사이야기
막스 두 프레즈 지음, 장시기 옮김 / 당대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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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를 합리적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그 세계는 나를 끊임없이 밀어냈다. 내가 흑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합리성의 측면에서 이것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고로 나는 비합리성에 내 몸을 맡기기로 결심했다. 나보다 더 불합리한 백인 때문이었다. - 프란츠 파농, <검은피부 하얀가면>, 156

148823, 포르투갈 항해사 바르톨로뮤 디아스는 모슬 베이의 해변에서 중세의 격발식 화살로 코이코이족 남자 한 명을 쏘아죽였다. 최초로 아프리카 땅에 발을 내디딘 하얀 피부 유럽인과 검은 피부 아프리카인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유럽인은 코이코이족을 위협적인 야만인으로 생각했겠지만 거꾸로 그들은 유럽인을 머리가 길고 거추장스런 옷을 걸친 바다 위에 낯선 침략자로 보았을 것이다. 검은 피부와 하얀 피부만큼이나 서로 다른 관점으로 그들은 상대를 바라보지 않았을까. 피부색과 인종이 다른 사람들에게 적대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른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배타적이고 이질적인 문화가 충돌하고 생존의 위협을 느껴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의 비극은 피할 수 없는 인류의 운명 같은 것이었다.

아프리카의 역사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세계사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아프리카는 없는 대륙 취급을 당한다. 세계 제2의 대륙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아프리카에 대해 관심도 애정도 없다. 미개하고 가난한 대륙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아프리카는 인류 최초의 직립 원인들이 생겨난 곳이다. 대략 300만 년에서 500만 년 사이에 두 발로 서서 멀리 바라보고 방향 감각을 익힌 우리 조상들의 손은 자유를 얻었다. 이때부터 인간은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도구의 사용은 인간을 다른 동물과 차별화 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조상들의 뿌리는 바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시작되었다.

600여 년 동안 아프리카는 숱한 오해와 편견 속에서 세계사의 극히 일부분만 차지해 왔다. 그것도 서구 열강들이 점령하고 지배한 식민지 역사가 대부분이다. 중세부터 시작된 유럽의 약탈은 결국 아프리카 전체를 식민지로 만들고서야 끝이 난다. 굴욕스런 과거와 현재의 가난은 우리에게 아프리카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심어 주었다. 드넓은 초원과 인류의 원시적 삶이 보존되어 있는 시원(始原)의 공간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얼마나 오해를 받고 있으며 또 얼마나 잘못 이해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네덜란드계 독일인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백분리 정책 반대활동을 했던 루츠 판 다이크는 처음 만나는 아프리카에서 인간이 무엇이냐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 말 한 마디가 우리들이 아프리카의 역사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준다. 검은 대륙이 아니라 다양한 색깔로 아프리카를 인식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인간을 이해할 수 있으며 우리들의 역사를 조금 더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너무 먼 대륙이지만 아프리카는 우리들의 근원을 살펴볼 수 있는 땅으로서 첫 번째 의미를 갖는다.

모든 것이 시작된 곳으로서 기원전 55천만 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 여행은 독자들에게 낯선 경험과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3,000가 넘는 넓이를 감안하면 아프리카를 몇 가지 특징으로 말하기는 불가능하다. 사하라 북쪽과 남쪽이 다르고 서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의 지리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럽과 이슬람의 문화가 유입되는 과정은 아프리카의 뼈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책은 연대기적 서술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유럽인의 입장에서 아프리카의 역사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저자는 쉽고 재밌는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그들의 역사를 말해 준다.

이에 비해 통아프리카사는 기자의 눈으로 아프리카 역사에 접근하고 있다. 역사는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서구의 시각도 승자의 논리도 아닌 객관적 관점으로 서술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해 쉽고 편안한 문체로 객관적 사실들을 전달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왕래가 있었거나 빈번한 교류가 일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욱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대륙이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아프리카의 역사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 또한 제 삼자의 입장에서 서술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나는 아프리카인이다는 막스 투 프레즈라는 아프리카인이 이야기하는 아프리카의 역사다. 앞의 두 책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아프리카의 역사지만 이 책은 구체적이고 적나라하게 아프리카의 속살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역사 서술 방법에서 벗어나 실제 아프리카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기 때문에 객관적 사실을 나열하는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중심이라는 점과 저자가 검은 피부가 아니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보기 드물게 솔직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누가 역사를 이야기하느냐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관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유럽인, 한국인, 아프리카인이 말하는 아프리카의 역사는 조금씩 다르다. 제삼자와 당사자가 다르듯 역사는 서술하는 사람의 입장과 태도가 반영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이제 더 이상 낯선 세계, 미지의 땅이 아니다. 세계의 일부로 더불어함께살아가야 하는 이웃으로 아프리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과거와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계를 합리적으로 이해했지만 세계는 나를 밀어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프란츠 파농의 말을 뼈아프게 새기며,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를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것은 아프리카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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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체험판)
장하준.정승일.이종태 지음 / 부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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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프렌차이즈 업체와 자영업자 사이의 계약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인테리어 변경 기간과 비용 등 일방적이고 노골적인 업체의 배불리기 수법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연 몰라서 지금까지 관여하지 않았을까.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대로 모든 것은 시장에 맡겨두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절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선거 이틀 전에야 손을 대는 정부의 태도를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상식과 자주 부딪친다. 사람들은 저마다 선택과 판단의 기준이 다르다. 선악의 가치 판단 기준도 다를 뿐 아니라 태도와 방법은 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그래서 서로 알고 있는 상식도 다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의 실수를 논쟁의 중심으로 끌어들이거나 너도 마찬가지라는 물타기 전법을 쓰는 정치인은 어떤가. 권리만 주장하고 자신의 이익만 앞세우는 태도는 금방 벽에 부딪친다. 자신에게 불리한 일이 생기면 뒤에서 욕하고 없는 사실을 만들고 소문으로 승부를 내기도 한다. 입으로 죄은 죄는 입으로 돌려받게 된다.

 

그러나 정치에는 상식도 이념도 국민도 없다. 오로지 후보자의 당선만 있을 뿐이다. 선거가 생활을 바꾸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미래가 달라진다는 말은 글자 그대로 이론으로만 사람들의 머릿속을 채운다.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강고하다. 자신의 계급에 맞지 않는 투표 행위를 어떻게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숱한 철학자와 사상가들 그리고 사회학자들이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현실적 모순을 지적하지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 성향은 고스란히 선거에 반영되고 현실 정치와 경제에 반영되며 우리들의 삶을 좌지우지 한다. 부모의 영향, 학교 교육, 개인적 성향, 집단의 이익, 인간 관계, 지역적 특성에 따라 생각의 좌표는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여전히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어떻게 해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사회는 어떻게 변해야 하며 어떤 경제적 모델을 꿈꾸는가. 지금 우리들의 삶은 어떠하며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이 모든 고민의 바탕에는 자본의 욕망이 꿈틀거린다. 이기적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의 본성이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가. 끝없는 질문의 끝자락에서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만난 것이 2005년이다. 7년 만에 그 후속편에 해당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읽으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실망과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 그리고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복지논쟁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 서울 시장을 갈아치웠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2011년에 나온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2008년의 금융위기와 신자유주의의 종말을 선언하는 듯 했지만 대한민국의 경제권력과 진보적 비판세력은 실질적인 주도권 싸움에 열을 올리며 이념 대립에만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사회의 아니 대한민국의 문제는 경제다.

 

2006국가의 역할, 2007나쁜 사마리안인들을 잇달아 내 놓은 세계적인 경제학자 캠브리지 대학의 장하준은 좌파로 규정되며 그의 책은 국방부 금서로 지정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에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쪽에서 박정희 시대의 국가 통제 자본주의와 재벌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 때문에 욕을 먹기도 했다. 완전히 자유로울 수 는 없겠지만 경제가 이념으로 해결 가능한가. 아니면 미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경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복지 논쟁은 좌우의 이념 대립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곧바로 우리 삶에 직결되는 이 문제들을 우리는 외면하면서 살아갈 수 없고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둘 수도 없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그런 의미에서 이 시대의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이종태 기자의 사회로 장하준과 정승일 두 사람이 대담을 나누고 정리한 책이다. 전작인 쾌도난마 한국경제의 형식을 그대로 빌려왔다. 우리가 자유주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로 시작되는 이 책은 노무현 정부의 실패, 진보의 착각에서부터 현정부의 문제점까지 신랄하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민다. 10, 20년을 내다보고 99%가 나서야 할 상황이라는 말은 뼈아픈 우리의 현실을 말해준다. 최근까지 이어지는 금융위기의 원인과 전망, 끝없이 되살아나는 박정희식 경제 체제의 장단점, 재벌 개혁에 대한 오해와 진실, FTA의 실체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미래의 화두인 복지에 대한 관점과 의미 그리고 실천방법을 조명하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그러나 두 경제학자의 이야기를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는 결국 실천의 문제로 남는다. 19대 총선이 치러지는 날이지만 선거 결과가 우리들 삶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 국민은 자신의 수준의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말이 뼈아픈 현실을 겪으면서도 실감나지 않는 모양이다. 경제를 발전시켰듯이 복지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하준과 정승일의 이야기는 사실일까. 정체제도로서의 민주주의와 경제체제로서의 자본주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소수가 아닌 다수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그 소수는 다수와 함께 행복해질 마음이 있는 것일까.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잘못된 프레임에 갇혀 함부로 쏟아내는 말들이 얼마나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책을 읽으며 생각하고 현실을 관찰하고 조금씩이라도 행동이 변해야 산다. 그것이 우리의 미래가 희망으로 반짝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11표인 정치적 민주주의와 11표인 경제적 자본주의의 관계는 늘 팽팽한 긴장과 대립 속에 있는 만큼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반드시 통제된 시장, 통제된 자본주의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국민을 위해 시장을, 특히 금융 시장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금융 위기를 막을 수 없으며, 심각한 빈부 격차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가 이러한 과제에 실패한다면 민주주의는 껍데기로 전락해 형식만 남게 되고, 국민의 삶은 실질적으로 시장과 자본주의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는 진보적 자유주의였음을 자부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치하에서 절실하게 체험했던 바이다. - 422

 

1204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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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브리치 세계사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17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 클리퍼드 하퍼 그림, 박민수 옮김 / 비룡소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에반은 어린 시절 수시로 의식을 잃었다.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기억의 정전 상태인 블랙 아웃을 경험한 에반은 현재의 삶이 혼란스럽다. 영화를 되감듯 현재의 불행을 막기 위해 수없이 과거로 돌아가 새로운 선택을 하지만 그 결과 현재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과거를 조작할 수 있는 에반도 완벽하게 만족스런 현실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현재는 과거의 결과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나비효과>는 에시튼 커처의 인상적인 연기와 함께 우리 삶의 아이러니를 잘 보여준다. 현재의 삶은 지난 시간의 결과이며 연속적인 인과관계의 순환이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처럼 아주 작은 차이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이다. 하물며 인류의 역사는 어떨지 생각해 보자.

영화처럼 가정법이 존재하지 않는 역사는 인류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다. 현재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전망대의 역할을 하는 역사는 우리에게 세상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준다. 마치 도미노를 구경하듯 원인과 결과의 연속적인 과정을 살피는 것은 어떤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하다. ‘역사history’는 인간(he)이 겪은 모든 이야기에 대한 기록(story)을 의미한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지금-여기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본질적인 원인을 살펴보는 일이다. 또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역사는 폭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전체를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주며 단편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하나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문자의 발명은 인류 문명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 축적된 지식을 영원히 기록할 수 있게 되었고 기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록하는 사람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 그래서 역사를 바라볼 때는 기록된 사실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 필요하다. 기록 자체에 대한 객관성을 의심할 수도 있어야 하며 그 뒤에 숨은 진실을 파악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 민족의 영웅인 안중근 의사가 일본인들에게는 식민지의 테러리스트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서로의 입장과 태도에 따라 역사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식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처음 역사를 접하는 사람은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지금 현재 우리의 삶을 이해하는 중요한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곰브리치 세계사는 역사를 설명하는 수많은 방법 중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탁월한 방법을 활용한다. 역사에 등장하는 중요한 인물이나 연대를 외우는 것이 역사 공부의 전부는 아니다. 곰브리치는 청소년들을 위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세계사를 이야기로 풀어낸다. 1936년에 초판이 나온 이 책이 여전히 읽히고 사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은 객관적인 사실과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하기 위해 부담 없이 집어 들기 좋은 책이다. 인류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세계사 전체를 두루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역사를 시작하는 데 적합하다. 단순한 연대기적 서술이 아니라 거대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가듯 서술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진하다. 다만 저자 곰브리치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아메리카 등의 역사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 철저하게 유럽 중심의 세계사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세상은 넓고 책은 많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세계사를 끝내려는 욕심은 버리는 것이 좋다.

이어서 세계사 편지를 보면 역사가 조금 현실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이 책은 만들어진 역사, 국사와 세계사 교과서를 찢어버려라고 말하는 임지현이 두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역사 속 인물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사적인 편지 형식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게 더욱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에드워드 사이드부터 김일성, 박정희를 거쳐 체 게바라와 마르코스를 만나고 니키카와 나가오를 읽는 동안 독자들은 지금 우리의 현실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세계사의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책이다. 공식적 역사를 부정하고 밑으로부터 살아 있는 역사를 갈구했던 스웨덴 역사가 스벤 린드크비스트의 네가 서 있는 곳을 파헤쳐라.’는 말은 우리와 상관없는 먼 과거가 아니라 바로 지금 내 삶과 직접 관련된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라는 의미이다. 자와할랄 네루의 세계사 편력한국판 버전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 의미 있는 책이다.

역사에 대한 일반적인 접근 방법에서 벗어난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은 색다른 관점으로 세계사를 바라본다. 사이토 다카시는 세계사는 암기과목이 아닙니다. 세계사는 수학이나 물리학 이상으로 그 근원적인 이치와 작동 원리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중요한 분야입니다.”라고 말하며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종교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세계사의 흐름과 작동원리를 풀어내고 있다. 세부적인 사건이 아니라 핵심 코드(관점)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눈을 갖는다면 진짜 역사에 대한 재미를 알게 된다. 이 책은 세계사도 결국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며 역사에 대한 관심 또한 인간에 대한 관심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인류의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인간의 감정이라는 주장이 긴 여운을 남긴다.

이제 막 역사에 입문하는 청소년들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은 많이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실의 나열이나 연대기적 서술에 의존하는 역사는 신문기사와 다름없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를 뒤적여 알 수 있는 사실이 아니라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살아있는 역사를 이해하고 스스로 비판적 관점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의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질문을 던져 보자. 어떤 사실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보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는다면 역사는 더 할 나위 없이 흥미진진한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이 될 것이다.

 

120409-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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