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때 나는 초등학생이었고, 친구 생일 선물을 사려고 나왔다가 그 일을 맞닥뜨렸다. 살다 살다 그렇게 매운 냄새는 처음이었다. 코가 뜯겨져 나가는 것 같았고 목에는 불이 붙은 것 같았다. 눈물이 계속 나왔다. 매워서인지 숨이 막혀서인지 무서워서인지, 토할 것만 같았다. 어차피 눈을 뜬다 해도 앞이 잘 보이지 않았을 거다. 나와 내 친구는 무작정 어른들을 따라 뛰었다. 한 무리의 어른들이 맞은편에서 똑같이 이쪽으로 뛰어 왔다. 그쪽 아저씨 한 분이 외쳤다. "이쪽에도 전경들이 있습니다! 돌아서 가야 돼요!" 누군가 또 외쳤다. "이쪽으로 가면 골목이 나와요!" 나는 예정보다 한나절이나 늦게 겨우 집에 들어왔다. 잔뜩 쫄아 있었는데 엄마는 나를 혼내는 대신 찬 물로 얼굴을 계속 씻게 하고는 내가 쪼그리고 앉아 세수하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87년 5월이었다. 나는 명동에서 효창동까지 걸어(혹은 쫓겨) 온 시위대에 휩쓸렸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명동성당에서 나오는 길에 철거민을 보면서 우리집이 길바닥에 나앉게 될까봐 겁에 질리고, 명동 입구의 버스 정류장에서 현기증 나도록 많은 사람들에 부대낀 것도 같은 해의 일이겠다. 1987년.

그게 가까이에서 최루탄이 터졌기 때문이라는 것은 나중에야 알았다. 그보다 더 나중에, 천천히, 87년 6월에 대해 학교에서 TV에서 책에서 술자리에서 들어 알게 되면서 나는 이따금 그때 일을 떠올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때 초등학생이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나처럼 의지가 약하고 겁 많고 참을성 없는 사람이 그때 대학생이었다면, 아아 얼마나 인생이 고달팠을까. 나서지도 모른척하지도 못하고 쩔쩔 매다가 결국은 모른척했을 거야, 분명. 그리고 괴로워했겠지. 정말 다행이야. 그 시간이 그쯤에서 나를 비껴가서. 나는 나의 그런 행운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면서 좋은 시민으로 살려고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시간이 단선적으로 흐른다고, 역사에는 (진보 또는 발전하는 쪽으로) 방향성이 있다고 믿던 때의 이야기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어느정도 이루어졌고 이제 세부적인 것만 천천히 고쳐가면 된다고. 이명박을 욕하고 민주당의 무능(이것보다 더한 말은 없나?)에 고개를 흔들면서도 '민주화의 흐름'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었다고 손쉽게 믿었던 것이다. 그래서 썬글라스 낀 보수들의 집회를 희화화하고 이명박의 외모를 혐오하면서, 그래도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제 안다. 내가 그렇게 무시했던 그들 역시 시간은 자신들의 편이라고 생각하고 지난 10년을 가열차게 싸워왔다는 걸. 오히려 '흐름'은 돌이킬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열심히 궐기하고 열심히 규탄하고 열심히 가스통을 들었다는 걸. 또 그들은 역사가 거꾸로 갈 수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저토록 사력을 다해 광장을 닫는 것이라는 걸 이제 안다. 나는 또 안다. 세상에 정말 공짜는 없다는 걸. 비껴간 게 비껴간 게 아니었다는 걸.

만화 『100℃-뜨거운 기억, 6월 민주항쟁』은 내가 '비껴간 역사'라고 여겨온 그해 6월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애초에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에서 의뢰를 받아 중고등학생을 위한 교재로 만들어진 만화로, 그 역할에 맞게 이 항쟁에서 꼭 기억해둬야 할 일들도 짚고 만화다운 재미와 극적인 요소도 확보하고 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 아무것도 아닌 걸 위해 수많은 사람들-역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처럼 터무니없이 약하고 겁 많고 평범한 사람들-이 피와 땀을 흘렸고 제 삶의 기회를 포기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지키는 것이 생각보다 무척 어려운 일이고 우리의 민주주의가 안심할 정도로 튼튼하지도 않으며 끊임없이 강화하고 보완하려는 노력 없이는 어느날 사람 좋아 보이는 도둑놈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하고 싶었다(이런 얘기는 이 작품이 인터넷에 발표됨과 동시에 집권한 현 정부에 의해 충분히, 현장체험을 곁들여 잘 교육되고 있는 중이다). -「작가의 말」에서

내 또래의 작가는 '직접적 기억'도 아는 바도 없는 상태에서 공부하고 취재하고 고민하면서 이 만화를 그렸다. 그날의 모자이크를 완성한 평범한 학생들, 어머니들, 회사원들의 이야기는 그간 많이 보아온 영화나 소설 속의 그것처럼 비장하지도 신파로 흐르지도 않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게 한다. 그것은 사실 슬프게도, 전경이 늘어선 87년 거리의 풍경이 오늘날과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침착하게 '빨갱이'에 대한 오랜 혐오와 공포로부터 그날의 '축제'를 지나 전사들이 얻어낸 '그것 없이는 꿈꿀 수 없는 약하면서도 소중한 그런 백지' 에 이르기까지를 사람 냄새가 훅 끼치는 만화로 그려냈다. 그러면서도 자기답게 "독립투사들도 술 마실 땐 만담하고 그랬을 거야" 하는 식의 블랙유머를 잊지 않는다. 책 뒤에는 이른바 본격 민주주의 학습만화인 "그래서 어쩌자고?"가 실려있다. 무릇 민주화는 가슴에서 시작하되 머리도 함께 가야 하는 것. 이한 씨의 강의 교안을 토대로 내용이 꽤 빡빡한 민주주의의 기초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학습만화다. 다수결, 여론조사, 사실명제와 당위명제의 위험한 연결 등 한번쯤 머리로 정리해두어야 할 개념들을 정리해주었다. 심지어 이 부록 만화의 결론은 '짬을 내서 공부해라' 다. 놀기만도 바쁜 세상, 학교 졸업한 게 언젠데 공부라니 내 팔자야 소리가 절로 난다.  

모르면 모를까, 참혹한 실패를 경험케 한 그 길을 다시 걸어야 한다는 건 슬프고 두려운 일이다. 그래도 조금 좋은 소식은 만화가 최규석이 우리와 같은 시대에 산다는 것이다. 조금 더 좋은 소식은 그가 지금 광장에 서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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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하, 살다보니 이런 재미있는 일도 있군요
    from 음... 2009-06-19 15:49 
  2. 똑똑한 고양이, 기준이 달라요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6-26 18:42 
    알라딘에는 똑똑하고 사랑스런 고양이 '네꼬'님이 있답니다. 이번에 최규석 만화 100도씨로 이주의 마이리뷰를 먹었지요. 올리는 글마다 서재인들의 환호를 받는 사랑스런 고양이 네꼬님과 이 책 주인공 냐옹이 중 누가 더 똑똑한지 평가해보세요.^^  이 책은 '똑똑함'의 기준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진 고양이를 보여주는데, 보는 재미도 있고 생각거리가 많은 그림책입니다. 과연 똑똑함의 기준을 고양이에 맞춰야 할지 사
 
 
노이에자이트 2009-06-10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현정부가 들어설 때는 아무리 한나라당이라도 군사독재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 했는데...역시 민정당에 뿌리가 있는 당이 집권하니 무섭네요.사람 두둘기고 죽여본 적이 있는 당이라서 무시무시하군요.

네꼬 2009-06-10 09:14   좋아요 0 | URL
노자님, 정말 그래요. 아무리 한나라당이라도 이제 그렇게는 못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정말 그냥 무시하고 말 일이 아니었다는 걸 뒤늦게 체감해요.

마노아 2009-06-10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슬프고 감동적인 리뷰가, 또 이렇게 멋들어진 제목과 함께 나온다는 것에 기뻐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 잠시 난감했어요. 정말,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하는 요즘이에요. 내가 기억하는 87년의 모습은 지하철 입구마다 주욱 늘어선 전경들의 검은 실루엣이고, 저 사람들 곁에는 가지 말라며, 나보다 세살 많은 언니가 주의주는 장면이에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기억도 참 서글프네요.

네꼬 2009-06-10 09:18   좋아요 0 | URL
엄마와 명동성당에서 나와 시위대와 맞닥뜨린 적이 있어요. 차도를 막고 무언가 외치는 어른들을 엄마와 함께 바라보았던 기억이 나요. 신기한 것은 살면서 딱히 그 기억을 끄집어낼 일이 없었다는 거죠. 이번 6월을 맞으면서 내게 그런 기억이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고도 서글퍼요. 그래도 우리 함께 가봐요. 아, 이렇게 말하니까 또 슬퍼지는구나! (조만간 제가 다시 웃겨 드릴게요!)

2009-06-10 0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0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0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1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06-10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최규석씨한테 직접 사인받았어요. 제가 엊그제 만나고 온 페이퍼 올렸는데 보셨나요? 이미지 사진이 바로 100도씨 사인이거든요.
오늘 6.10항쟁 기념일이라 비가 오면 안되는데~
그는 참 정직한 거 같아요~ 같은 하늘을 이고 산다는 게 고맙죠!

네꼬 2009-06-10 09:2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그 페이퍼 보았어요. (추천도 한 걸요!)
정직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은 참 든든하고 좋은 일이에요.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였으면 좋겠...(그런데 전 거짓말을 너무 잘해서. ㅠㅠ)

프레이야 2009-06-10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의 리뷰에요,네꼬님^^
이 책 저도 담아가요~
사람좋아보이지도않는도둑놈이 있다요.

네꼬 2009-06-10 09:27   좋아요 0 | URL
"사람좋아보이지도않는도둑놈"에 저는 완전 공감. 저도 그런 생각 하지 않았겠어요! 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외모도 중요한 건 사실이에요. (네, 저는 그런 고양이에요. -_-)

다락방 2009-06-10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규석을 직접 만난적도 없으면서 최규석이 고마워요. 그리고 그가 앞으로 더 좋은 책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으니 저도 이 책을 읽고 여기저기 선물도 하고 그럴거에요. 읽기도 전에 이 책이 얼마나 좋은 책일지 짐작이 되거든요. 이렇게 좋은 리뷰가 나쁜책에서 나올리가 없잖아요. 마음을 담아 추천을 누르고 가요, 네꼬님.

네꼬 2009-06-10 09:26   좋아요 0 | URL
우리 친구 다락님아.(와락.) 다락님을 보면 책을 쓰고 만든다는 것과 읽는다는 것의 관계가 어때야 하는지 알게 돼요. 세상 독자들이 다 다락님만 같으면 뜻있는 작가들은 얼마나 신이 날까요. 저는 바로 그런 다락님이 고맙고 배우고 싶어요. 그러고 보면 나도 쫌 괜찮은 고양이일지 몰라. 이렇은 친구 옆에 나쁜 친구가 있을 리 없잖아. (응? 이건 아닌가?)

무스탕 2009-06-10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대한 광고는 여기저기서 많이 봤지만 네꼬님의 글만큼 나를 움직인 광고(혹은 리뷰)는 없었어요.
네꼬님의 가슴에서 일어나 머리로 전해져 손끝으로 살아난 멋진 리뷰..
가슴 뭉클과 눈물 찔끔이에요 ^^

84~86년을 청량리에서 고등학생으로 지냈고, 87년부터는 마포에서 직장생활을 한 저는 최루탄 냄새를 어지간한 대학생들 만큼이나 맡고 자랐죠..;;;
정말 처음 노출됐을땐 죽는줄 알았었어요.. ㅠ.ㅠ

네꼬 2009-06-10 09:30   좋아요 0 | URL
열심히 광고를 해야 될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한 권씩 나눠줘야 된다고도 생각했어요. 전 같았으면 나라에서 그런 일 좀 안 하나 기대했을 텐데... 사실 이 책이 출간된 것 자체가 시기상으론 아슬아슬하지요. 지금 정권하에서라면 쉽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러고 보면, 민주화라는 큰 틀이 있어야 시민 재교육도 가능한 거였는데... 생각할 수록 한숨만 나요.

최루탄에 노출 됐을 때 정말 말 그대로 "죽는 줄" 알았어요. 그런 걸 장복하신 선배들께 이제와 심심한 경의를;;;

치니 2009-06-10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중학생에게도 보여주겠습니다.
87년에 저는 대학교 2학년이었죠. 수업은 거의 안했고 최루탄은 거의 매일 끼고 살았어요.
그런 저도 이렇게는 안 될 줄 알았어요. 작년 촛불 시위 할 때만 해도, 초기엔 이제 시위가 축제 같아서 참 보기 좋구나, 다들 그랬잖아요.

그런데 이 리뷰 마지막에 거의 다 이르러서야 이 훌륭한 글이 네꼬님이 직접 쓴 거라는 걸 알았다는 거 , 그러니까 저는 작가가 쓴 걸 베껴주신 걸로 알았다는 거, 이거 꼭 말하고 가렵니다. ^-^

네꼬 2009-06-11 13:22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치니님. 하린 군에게 보여주면 좋겠어요! 최규석의 말마따나 우리 민주주의가 안심해도 좋을 만큼 그렇게 안전하지 않다는 걸, 이제부터라도 모두 되새기면서 살아야겠어요. 정말 우리 작년까지만 해도...

으응? 그런 칭찬(맞죠?)은 정말 감사. 그런데 아주아주 부끄러워요;;;

마늘빵 2009-06-10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감동, 순오기님이 이 책을 나로 하여금 장바구니에 집어넣게하셨다면, 네꼬님은 결제 버튼을 누르게 해줬어요. 두 분의 확실한 홍보(?)로 '배송준비중'입니다. 곧.

전 87년에 대해선 별로 기억이 없고, 남들 다 아는 역사 지식도 별로 없어요. 공부해야겠어요. 역사 공부. 마노아님한테 강의 들어야하려나. ^^

네꼬 2009-06-11 13:24   좋아요 0 | URL
아프님이 읽은 이 책은 어떨지도 궁금해요. 뭐, 아프님은 다 아는 얘기일 텐데, 하시는 일에 어떤 영감을 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최규석의 왕 팬 순오기님의 애정 가득(!) 페이퍼에 비하겠어요? ^^

도넛공주 2009-06-1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글쎄 이렇게 될줄 알았다니까! 그떄 당시 내게 왜 그리 비관적이냐고 했던 사람들 다 나오라고 하고 싶어요.정말.

네꼬 2009-06-11 13:24   좋아요 0 | URL
흐윽. 저 여기 나왔어요. 정말 이제 어떡해. 우리 열심히 공부하고 살아요.

2009-06-1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정말 감동적인 리뷰입니다. 흑. <100도씨>!

네꼬 2009-06-11 13:25   좋아요 0 | URL
콩님, 안녕하세요? 저도 흑. "백도씨"라고 읽어야 강렬한데, 숫자로 써 있는 이미지는 요 맛이 덜 나지요. 백도씨. 지금은 99도! 띠지의 말이 참 좋아요.

쟈니 2009-06-10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담백하면서도 감동적인 리뷰!

저도 87년도가 중학생이어서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서울이 아닌 지방 도시에서도 항쟁이 있었고, 학교 가면 세상이 어찌될것인가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 하기도 했어요. 최루탄 냄새도 바람따라 실려오던 그시절이 기억나네요. 오늘이 그날이군요... 광장의 야당 의원들은 끌려나왔다고 하니 걱정이네요..

네꼬 2009-06-11 13:28   좋아요 0 | URL
쟈니님 고맙습니다. (하앗, 쟈니님은 당시의 중학생님이셨군요!) 사실 저는 저에게 이런 기억이 있다는 것조차 그동안 생각 못하고 살았어요. 그동안은, 떠올릴 일이 없었던 거지요.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사실이 생각나 놀랍고 슬펐습니다. 어제는 동료들과 광장에 다녀왔어요. 유월답지 않게 스산하고 추운 광장에.

mong 2009-06-1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았어요 알았어
얼른 주문할게요
부관함에만 담아둔건 또 어찌 알고 이렇게 좋은 리뷰를...
(땡투 했으니 한번 째려봐줘도 되겠지 ㅡㅡ+)

네꼬 2009-06-11 13:29   좋아요 0 | URL
몽님 몽님 몽님 기다렸어요.
"알았어요 알았어"를 어떤 목소리로 하실지 알 것만 같아요. 얼마든지 째려봐도 좋으니까 이 책 꼭 읽어주세요. 골고루 째려보실 수 있도록 좌향좌 우향우 뒤로 돌아 할게요.

kimji 2009-06-10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추천을 한 번만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인터넷으로 실시간 뉴스를 뒤적이면서, 심난해 하는 밤입니다. 이 도시는 비마저 오시구요.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은 밤이기도 하고, 내가 그 누군가가 되었음 하는 밤이기도 합니다.
좋은 리뷰, 고마워요.
(그 해,였던가, 언저리였던가. 국립대학 근처의 공원에 글짓기 대회가 있었어요. 저는 그때 동시를 썼더랬죠. 기억나지 않지만, 기억할 수 없지만, 아마, 제대로 쓰지 못하고 귀가했더랬죠. 그건 눈과 코가 너무 매워서.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나와서. 도통 집중할 수 없어서. 그게 억울해서 집에 돌아와 더 많이 울었더랬죠. 입선,이었던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가. 6학년 때였던가, 그 무렵이었을 겁니다. 그게... 그 해 였던 거예요... )

네꼬 2009-06-11 13:32   좋아요 0 | URL
kimji 님, 에 그런 칭찬을. (확 창피.)
며칠째 불면의 밤이 계속 되어요. 술을 마셔도 마시지 않아도 새벽까지 깨어있는 날이 많지요. 평소같았으면 "어서어서 마음을 추스르고 주어진 일을..." 이라고 얘기했을 거예요. 그러나 요즘은, 슬픔이 찾아오면 지나가도록 내버려두라던 조동진의 어느 노래가 무슨 뜻인지 겨우 알 것도 같아요.

다락방 2009-06-1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아,네꼬님아.
제가 이 책 아직 두번밖에 땡스투 못했지만 앞으로 더 할테니 부자될 각오하삼! 불끈!!

네꼬 2009-06-15 09:22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 걸을 때마다 기우뚱, 주머니가 무겁더라고. 그게 다 다락님 덕분이었구나. 모아서 고기 사줄게요. (진짜로!)

웽스북스 2009-06-13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의 리뷰에 참 마음이 막막하고 먹먹해져요-
이 책 앞에서는 다들 그런 마음일 수밖에 없나봐요

작년에 웹으로 다 보고, 올해 다시 샀는데
어제 홀랑 가지고 나가 교수님 드려버렸어요- ㅋㅋ
이번엔 네꼬님께 땡스투하고 사야지. 흐흐.

네꼬 2009-06-15 09:2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참 사람 마음 먹먹하게 해요. 부지런한 웬디양님, 맞아 미리 봤을 것 같았어요. (^^) 자자, 여기 돈 모아 고기 먹일 사람 또 있네. 셋이 먹읍시다. 3인분이면 되겠어요? (1인당)

프레이야 2009-06-19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리뷰 당선 축하합니당~~

네꼬 2009-06-21 17:55   좋아요 0 | URL
아이고 이게 무슨 부끄러운 일인지. -_-; 고맙습니다 프레이야님. 음, 부끄럽고, 좋고, 음, 어딘가 슬픈 일인 듯해요. =_=

마노아 2009-06-2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당선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진심이 뚝뚝 느껴지는 걸요. 네꼬님 축하해요~

네꼬 2009-06-21 17:56   좋아요 0 | URL
전 문자메시지 보내려고 '나의 계정'에 들어갔다가 적립금이 갑자기 많아져 있는 걸 보고 어? 이게 무슨 일? 했지 뭐예요. 마노아님 고맙습니다;;;

순오기 2009-06-25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수리뷰 먹었어요~~ 먹을 줄 알았어요~ ㅋㅋ
이런 멋진 리뷰를 알아주는 알라딘도 사랑해요.^^

네꼬 2009-07-06 00:17   좋아요 0 | URL
에고, 이거 참 쑥스러워서..

다락방 2009-06-2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하하하

내친구야, 내친구.
이주의 마이리뷰 당선자가 내 친구라구!! 움화화화화화홧 ^^v

네꼬 2009-07-06 00:17   좋아요 0 | URL
다락님 하하하하하하 목소리가 들리잖아요!!! 하하.
자자 손잡고 빙글빙글합시다. 고기 쏠게요! (응?)
 
학교에 갈 때 꼭꼭 약속해 - 교통안전과 학교생활 안전 어린이안전 365 2
박은경 글, 김남균 그림, 한국생활안전연합 감수 / 책읽는곰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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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엄마가 케어할 수 있다'는 모 공기청정기 광고 카피를 들을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시골의 공기조차 기계로 복제할 수 있다는 식의 오만한 컨셉은 그렇다 치고) 그게 가능하냐 이거다. 정말 슈퍼울트라 판타스틱하게 기능이 좋은 공기청정기라서 집 안을 맑은 공기로 채운다고 치자. 그래서 평창 부럽지 않은 명품 공기 속에서 아이가 곱고 깨끗하게 잘 자란다고 치자. 그럼, 학교에서는? 학교 가는 길에는? 친구네 집에서는? 학원에서는? 버스에서는? 응? 그런 것도 다 '엄마가 케어할 수 있다'고? 집에서 꼭 끌어안고 바깥의 나쁜 공기를 막아주면 그 아이는 괜찮을까? 설령 (오천만 번 양보해서) 괜찮다고 치자. (학교와 집과 학원과 차를 잇는 거대한 공기청정터널을 공사한다고 치지 뭐.) 그런 케어가 진짜 케어일까? 게다가 그 말에 보호가 아닌 '관리'의 의미가 노골적으로 드러나 아무튼 못마땅하다.

아이들은 집에서만 자라는 게 아니다. 별다른 사연이 없는 한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가고 학교에 가고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집 밖으로는 나가게 마련이다. 언제나 부모 또는 그에 준하는 보호자가 아이를 따라다니며 돌볼 수는 없는 노릇이며 그렇다 한들 그게 아이를 위하는 일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 아이가 제 스스로를 지키게 해야 한다.  

이름도 귀여운 '책읽는곰' 출판사에서 지난 1월부터 내기 시작한 '어린이안전 365' 씨리즈는 말 그대로 어린이에게 '안전' 교육을 시키는 참 쓸모있는 책들로 꾸려지고 있다. 이 씨리즈의 첫 권은 『소중한 내 몸을 위해 꼭꼭 약속해 』로 유괴, 유아성폭력 등 끔찍한 범죄로부터 아이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자상한 매뉴얼을 제공하였다. 이 책은 단지 '낯선 사람을 조심해야 돼요' 하는 수준이 아니라 다양한 예문('몸이 아파서 병원을 찾는 중이니 내 차에 타서 알려줄래?' '강아지를 찾는 중인데 나랑 같이 가줘' '나는 글자를 읽을 줄 모르는데 우리집에 가서 편지 좀 읽어줘' 같은 이가 갈리는 말들)과, 낯선 사람과 꼭 말을 해야 될 때는 다섯 걸음을 물러나 있어야 된다거나 엄마랑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믿고 따라가면 안 된다는 등의 구체적인 설명이 나와 있어 나를 감동시킨 바 있다. (심지어 만일 유괴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나와 있다. "무서워서 밥이 넘어가지 않더라도 힘이 빠지지 않도록 뭐든 먹어두어야 해요"부분에서는 그만 목이 메었다.)  

이번에 나온 『학교에 갈 때 꼭꼭 약속해』는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부터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기까지 골목골목에서, 학교 구석구석에서 조심해야 될 것들을 알려준다. '어린이는 몸집이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으니까 운전자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밝은 옷을 입어요' '어린이는 눈에 잘 띄지 않으니까 반드시 손을 들고 건너요' '내가 길을 건너는 동안 움직이지 말라는 뜻으로 운전자를 계속 보면서 건너요.' (아아 어린이로 사는 것은 정말 눈물겹게 치열하구나!) (교실에서)  '무거운 물건에 매달렸다가 물건이 쓰러지면 깔려서 크게 다쳐!'(그래, 아이들은 이 사실도 알려주어야 알게 되지!) '공을 주우려고 담장을 넘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안돼요. 그럴 때는 선생님께 도와달라고 해요.' (공을 잃어버리게 그냥 두라는 게 아니라 도움을 청하라는 말씀!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라는 말씀!) 이번 책에서 나를 감동시킨 안내는 이것이었다. (집에 도착해서)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없는지 잘 살피고, 문을 꽉 잠그고 들어와요. 집에 아무도 없더라도 "다녀왔습니다!" 하고 크게 외쳐요.' 이 문장을 쓴 사람이 얼마나 어린이를 사랑하고 염려하는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아이를 씩씩하게 만들고 싶어하는지 단박에 느껴져 코끝이 찡했다.  

나는 이 책들을 다른 자리에서 보고, 조카에게 주기 위해 따로 구입했다. 언니에게 책을 보내면서 꼭 조카와 함께 여러 번 읽으라고 말해줄 참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른들이 다 헤아리지 못하는 어린이로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신발 끈이 풀리면 밟아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꼭 묶어야 된다는 것을, 어린이는 '누군가 가르쳐주어야' 알 수 있다. (답답해하면 안된다. 우리도 다 그렇게 컸다!) 책은 잔소리를 하지 않고 다정하게, 그리고 세심하게 아이들의 생활 속 안전수칙을 알려준다. 세상은 너무 위험한 곳이니까 부모님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된다고 겁을 주지도 않는다. 읽고 나면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그리고 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되는지(응?) 알게 된다. 어른들은 이 책을 반복해서 읽히고, 반복해서 읽자. 아이들은 엄마 혼자 '케어'할 수 없다. 사회도 노력은 해보겠지만 냉정히 말해서 완전히 책임질 수는 없다. 아이는 스스로 자기를 지켜야 한다. 그럴 수 있게 우리는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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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4-06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나도 리뷰를 읽으면서 코끝이 찡했어요. 아무도 없더라도 '다녀왔습니다!'라고 외치는 아이라니오. 우리의 아이들은 너무 고단하고 피로해요. 그리고 세상은 지나치게 위험하지요. 그럼에도 꿋꿋이 자라야 할 아이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책이에요. 어린이 날 선물 책으로 찜이에요! 네꼬님께 충성.(>_<)

네꼬 2009-04-06 23:54   좋아요 0 | URL
그래요 마노아님, 이런 책은 어린이날 선물로 마구마구 배포해야 돼요. 그것 참 좋은 아이디어! 저는 이 책들이 아이들을 무작정 겁 주지 않으면서도 실속있는 정보들을 주어서 정말로 좋았어요. 뒤에 나올 책들은 집 안에서 조심할 것들과 나들이 갔을 때 조심할 것들을 알려준다고 하니 역시 기대. 나는 마노아님에게 애정! (*_*!)

다락방 2009-04-06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는 제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훨신훨씬훨씬 더 깊게 생각하며 사는 많은 사람들이 있군요. 당연하게 추천을 누르고 기억해두겠어요. 아이들이 있는 친구들에게 한권씩 선물도 해야겠어요.

고마워요, 네꼬님.

네꼬 2009-04-06 23:55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요. 세상에는 사려깊은 사람들이 적지 않아요. (많다고는 하기 어렵. ㅠㅠ) 우리 이 책을 널리 널리 알립시다요. 우리 다락님도 보호 차원에서 한 권 사 드릴까? (진지)

또치 2009-04-0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 세상이 왜 이러냐 ㅠㅠ 아이들 앞에 우리는 모두 죄인...

네꼬 2009-04-07 21:15   좋아요 0 | URL
저는 죄 안 졌어요. ㅠㅠ 우리 (어린이들과) 함께 잘 해보아요. 조심해서 살자구요. -_-

2009-04-07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07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9-04-07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흑. 과연, 어린이만 저런 걸 조심해도 되는 사회인지 의심 가요.

네꼬 2009-04-07 21:17   좋아요 0 | URL
읽다 보니 그렇더라고요. 어린이도 어린이지만, 청소년도, 어른들도 모두 한번 새겨들을 조언들이 가득해요. 특히 교통안전에 해당되는 것은, 운전자 입장에서 또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순오기 2009-04-0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맞아요~ 가정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키워서는 안되지요. 세상은 얼마나 험한지, 그 험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줘야지요. 핑크색으로 쓴 부분, 중2 막내에게 큰소리로 읽어주고 알았는지 확인했어요. 우리 애들은 학원 다니지 않으니까 늦게 나돌아 댕길 염려는 없어서 다행이에요. 이 책 나도 알리는데 일조할게요.^^

네꼬 2009-04-14 18:06   좋아요 0 | URL
중2뿐 아니라 어른들도 새겨들을 지침이 참 많아요. 특히 운전하는 분들, 아주아주 새겨들을 것 많아요. 우리 모두 안전하게 살아요. (응?)
 
거짓말이 가득 창비아동문고 248
오까 슈우조오 지음, 노석미 그림, 고향옥 옮김 / 창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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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직하게 살아야 될까? 예를 들어 화장이 들뜬 친구가 나에게 ‘요즘 내 피부가 엉망이야. 네가 보기에도 그렇지?’라고 물었을 때 정직하게 “그러게.” 하고 말하는 게 좋을까? 예를 들어 못됐기 때문에 내가 싫어하는 A에 대해, 그를 잘 모르는 누군가가 ‘A는 어때? 참 착한 친구 같던데’라고 물어왔을 때 “저도 잘 몰라요”라고 거짓말하는 것은 나쁜 일일까? 예를 들어 너무너무 혼자 있고 싶은 날, 저녁 먹으러 오라는 엄마한테 회식이 있다고 거짓말 하고 혼자서 조용히 저녁 시간을 보내는 건? 별 볼일 없다고 생각되는 책을 두고 무슨 감동대작인 것처럼 보도자료를 쓰는 건? 무섭게 짖는 커다란 개에게 (벌벌 떨며) “착하지 착하지 착하다 착하다” 하는 건? 안 사랑하는 친구의 생일에 다 같이 부르는 축하 노래에서 ‘사랑하는 땡땡의 생일 축하합니다’를 눈 꼭 감고 불러버리는 건? 자기소개서에 나는 뭐든지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고 쓰는 건?


이런 예는 얼마든지 더 들 수 있다. 저 좋자고 남을 속여먹는 못된 거짓말들 말들은 일단 빼고, 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거짓말들만 해도 세상에 한가득이다. 「거짓말이 가득」의 류우도 이런 저런 거짓말을 하루에 3회 정도 하고 산다. 일년이면 1095회 정도 되는 셈이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면 커서 도둑이 되고 염라대왕에게 혀가 뽑힌다는 말을 들을 때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엄마에게 시험지를 안 보여주는 거짓말을 할 때 정도는 괜찮았다. 나쁜 장난에 당하는 교오꼬를 보면서도 힘 센 친구가 무서워 거짓말을 한 뒤 류우는 친하게 지내는 게이 아저씨 밥짱으로부터 (여장을 한 자기처럼) 사는 것 자체가 거짓말인 사람도 있으니 거짓말 좀 한다고 풀이 죽을 건 없지만 ‘자기 자신을 속이면 안된다’ 하는 알쏭달쏭한 말을 듣는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하는 거짓말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점점 머리가 복잡해진다. 엄마는 아빠의 트로피를 망가뜨렸다가 고쳐놓으면서 아빠의 자존심을 위해 거짓말을 한다. 류우는 우울한 고집쟁이 교오꼬가 집에서는 밝고 듬직한 맏이였다는 걸 알게 된다. 어느 날 류우는 곤경에 처한 교오꼬를 위해 ‘좋은 거짓말’을 하고 만다. 우리는 정직하게 살아야 될까? 아닐지도 모른다.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서, 가짜 여자로 살더라도 행복하기 위해서, 끝까지 우정을 간직하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떳떳하게 사는 것, 남도 떳떳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류우는 밥짱의 마지막 거짓말, ‘슬픈 거짓말이었지만 따뜻한 거짓말이었’던 그 거짓말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거짓말이 가득』은 참 좋은 단편동화집이다. 나와 이름이 똑같은 할아버지에게 가야 될 편지가 나에게 잘못 배달되는 일, 옛집을 찾고 싶은 치매 노인 때문에 벌어지는 소동처럼 정말 있을 수도 있는 작은 사건을 실마리로 삼아 삶의 진실을 찾아가는 동화들이 묶여 있다. 무엇보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눈에 선한 풍경을 그려내는 작가의 솜씨가 존경스럽다. 그는 역시 좋은 작가답게 야단스러운 상황이나 어지러운 기법 없이 한 문장 한 문장 동화의 품위를 잃지 않고 써내려갔다.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예전에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삼아 한국 사람들을 몹시 힘들게 했지요. 그런 과거의 일 때문에 저는 한국을 방문할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제가 한 일이 아니고 국가가 저지른 잘못이지만, 왠지 떳떳하지 못하고 죄송한 마음에 한국으로 발걸음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중략) 지금 당장이 아닌 먼 미래에라도 좋으니, 저는 언젠가 꼭 제 작품을 읽은 한국과 일본의 소년 소녀 들이 제 작품에 대하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 -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중에서  
   



그의 작품은 한국과 일본의 아이들, 아프리카와 러시아의 아이들, 미국과 스웨덴의 아이들, 어느 곳의 아이들이라도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들이다. 삶의 진실이란 국경 따위는 가볍게 뛰어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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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4-0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울컥하게 되는거지? ㅜㅡ)

네꼬 2009-04-06 16:21   좋아요 0 | URL
왜 그런 거지? (^^) 다락님 그래도 우린 (가급적) 거짓말을 피하고 살기로 해요. (근육질 남자 좋아한다고 이제 고백하시지!)

향기로운 2009-04-07 16:32   좋아요 0 | URL
아.. 위에 있는 리뷰 읽으면서 다락방님처럼 울컥 거렸는데... 네꼬님 댓글땜에 분위기가 이상해져버렸다...T_T;; 어흐흐

무해한모리군 2009-04-06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작가의 말만 봐도 동화책이 사랑스럽게 보이는군요.

네꼬 2009-04-06 16:22   좋아요 0 | URL
덤덤한 듯하면서도 읽고 나면 뭉클해지는 책이에요. 저는 이런 고전적인 동화가 좋더라고요.

코코죠 2009-04-06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란 참 근사하죠. 그 중에서도 동화는 정말 멋져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네꼬 2009-04-06 16:23   좋아요 0 | URL
반가운 오즈마님. 동화도 멋지고 오즈마님의 페이퍼와 리뷰들도 멋져요. 그 사진 참 멋졌어요. :)

순오기 2009-04-06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의 진실이란 국경 따위는 가볍게 뛰어 넘는다~~ 멋진 말씀이네요.
'거짓말을 하면 얼굴이 빨개진다'에서 님이 서두에 한 말과 같은 질문이 나와요.
어제 앞부분만 다시 봐서 생생하게 기억하거든요.^^


네꼬 2009-04-06 21:49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말이 나오는 책이 있었군요. 저도 읽어볼게요. 순오기님은 꼭 어제 다시 보셔서가 아니더라도 그런 것 참 잘 기억하시는 것 같아서 부러워요. @_@ 이 책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

마노아 2009-04-06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인용문은 하이타니 겐지로 책에서도 비슷하게 본 것 같아요. 진심이 전해지는 리뷰였어요. 아, 난 얄미운 친구의 돌잔치에 가서 축하한다, 네 딸 이쁘다~라는 하얀 거짓말을 해야 해요...(>_<)

다락방 2009-04-06 18:13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축하는 하되 네 딸 이쁘다, 이건 하지 마세요 -_-

마노아 2009-04-06 20:32   좋아요 0 | URL
음, 지금 생각해 보니 인물은 별로였던 것 같네요. 다락방님, 연습할게요. 자신은 없어요ㅠ.ㅠ

네꼬 2009-04-06 21:50   좋아요 0 | URL
응 나도 네 딸 이쁘다, 는 반댈세. 사실 저는 '축하한다'도 잘 못할 것 같아요. 가서 그냥 한번 웃어주고 와요. 가는 게 어디야! (근데 우리 착한 마노아님은 네 딸 이쁘다까지 하고 올 것 같아.)

도넛공주 2009-04-0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무조건 거짓말은 싫어요! ........그래서 말인데 나 예뻐요?

네꼬 2009-04-06 23:55   좋아요 0 | URL
도넛공주님, 예쁘시죠! 제 말, 믿으시는 거죠? (자자, 이것이 바로 심리전? ㅋㅋ)

치니 2009-04-07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저 오늘 거짓말 100개 정도 한 거 같은데요.
지금 6시 1분전이에요 지금부터 말 할 일은 거의 없으니 거짓말 안하기 다짐 중.

네꼬 2009-04-14 22:56   좋아요 0 | URL
치니님, 아이고 제가 답이 늦었어요. 저 미워하고 계신 거 아니죠? (거짓말로라도 그렇다고 해주세요. 헤헤.) 근데 '말 할 일은 거의 없으니 거짓말 안 하기 다짐' 좋네요. 나도 써먹어야지. 하린 군은 잘 있죠?
 
교양 있는 고양이 많이있어와 루돌프 한림 고학년문고 9
사이토 히로시 글, 스기우라 한모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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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이었다. うどん. 식당 이름은 잊었지만, 간판 한쪽에 조그맣게 쓰여 있던 うどん이 내가 교재 밖에서 처음으로 읽은 일본어였다. 한겨울 종로바닥에서 우. 동. 이라고 소리 내는 순간, 그 소리가 어떤 사물을 가리키는지 내가 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따끈한 국물을 마신 것처럼 몸이 갑자기 따뜻해졌다. 가벼워졌다. 그 정도가 아니었다. 날아갈 것 같았다. 그래, 이제 일본어를 읽을 수 있어! 그 일 년 전 선배들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말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히라가나 가타가나를 한 글자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에 뒤늦게 얼굴이 하얘져서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선배에게서 10쎈티도 안 떨어지려고 징징 울며 쫓아다녔던 나다. 일본어 학원에 등록을 해놓고 먼저 히라가나라도 외우기로 결심했는데 그게 쉬울 리 없었다. 나는 조그만 카드에 히라가나를 한 글자씩 쓰고 뒷면에 "카" "키" "쿠" 등 발음을 적었다. 그러곤 (무작위로) 카드를 뒤집으면서 내가 읽은 게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카드를 다 뒤집은 다음에는 "카"라고 쓰인 카드를 보고 연습장에 'か'라고 써본 다음 카드를 뒤집어 그게 맞는지 확인했다. 이 단순한 암기를 위해 이 나쁜 머리를 얼마나 굴리고 이 둔한 손을 얼마나 고생시켰던가. 그랬던 내가 드디어 "우동"을 읽은 것이다. 이제 됐다. 당장 일본으로 뛰어갈 테다. 맨 처음 눈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우동을 주문해야지. 이제부터 나는 우동을 제일 좋아할 테다. 불끈.

그랬던 나이기 때문에, 『교양 있는 고양이 많이있어와 루돌프』에서 루돌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인간의 글자를 익히고 있을 고양이들은 빼고.) 루돌프는 고양이다. 생선가게 주인에게 쫓겨 도망가다가 도쿄로 가는 트럭에 올라타는 바람에 떠돌이 신세가 되기 전까지는, 사람의 집에서 사람과 함께 사는 고양이였다. 낯선 곳에서, 그것도 완전히 집 밖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막막한 처지이지만 루돌프는 기죽지 않는다. 뒤에서 날아드는 돌멩이가 얼마큼 멀리 가는지 만으로도 던지는 사람의 상태를 짐작해 뛰면서도 전략을 짜고, 음식을 먹기 전 안전한 장소인지 먼저 살피는 것이 몸에 배어 있을 정도로 제 몸 하나 건사할 능력이 되는 '고양이'인데다가 도쿄에 정착한 첫 날 알게 된 고양이 '많이있어'가 든든한 형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 이상한 이름에 나는 사실 불만이 좀 있다. "나는 루돌프다. 넌?" "나 말이냐? 내 이름은 말야, 많이 있어." "뭐? 이름이 '많이있어'야?" 이런 대화 끝에 루돌프가 많이있어를 많이있어라고 부르게 된 것인데, 아무래도 좀 어색하다. 아마도 작가는 무언가 사연이 많은 고양이라는 의미로 이런 이름을 붙였을 테니, 누구 말대로 '파란만장'이나 '잔뜩이' 같은 이름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하지만 다른 대목에서는 모두 번역이 아주 재미나므로 통과.)

많이있어는 다른 고양이들보다 덩치가 큰데다가 싸움을 아주 잘해서 근방의 고양이들이 벌벌 떤다. 그런 많이있어의 카리스마를 완성하는 것은 바로 그가 글자를 읽을 줄 안다는 것. 전 주인이 그를 두고 외국으로 떠나기 전에 글자를 가르친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고양이가 글자를 익혔는지 안 익혔는지 주인이 정확히 알 수는 없었겠지만 어쨌든 끈기 있는 반복 학습 끝에 많이있어는 '신문 정도'는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게 그의 길고양이 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단다. 루돌프는 많이있어에게 글자를 배우기로 하고 날마다 모래밭에 글자 쓰는 연습을 한다. '앞발이 먹먹'해지도록. 카드를 뒤집으면서 히라가나를 외웠던 내가 그 위로 겹쳐지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냔 말이다. 참, 머리말에서 루돌프가 말하길, "인간이 인간의 글을 배우는 데도 고생고생하는데, 하물며 고양이가 인간의 글을 배우는 건 더 힘들지 않겠니?" 네에.

그런데 고양이가 글자를 알아서 좋은 게 뭐가 있을까? 두 고양이가 들락거리는 초등학교의 급식실 메뉴판을 읽어서 스튜가 언제 나오는지 알아두는 것도 물론 아주 중요한 일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람에 날려 온 포스터를 읽어 집으로 돌아갈 단서를 얻는 것처럼 중차대한 일에도 쓸모가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교양'을 쌓는다는 것이다. 많이있어와 루돌프가 말하는 교양은 책에 나와 있으니 내가 말하지 않겠다. 다만 이 두 고양이조차 모르는 사실이 있으니, 그것은 이들이 글자를 알게 되면서 생각과 생활과 모험의 범위가 넓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고 끝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성공한다는 것이다. (이건 한 편의 좋은 동화가 한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과 일치한다.) 물론, 인간의 글자 따위를 모른다고 해서 고양이들이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긴 하지만.


그런데 '글자를 배우는 고양이'라는 건 이 책에 들어있는 촘촘한 모험담의 일부에 불과하다. 고양이 눈에 비친 인간 군상, 많이있어의 숨은 상처, 그를 견제하는 무서운 개 데블, 그 둘 사이의 다툼이 가져온 뜻밖의 결과, '미련한 자는 절망을 안고 사는 법', 루돌프의 마지막 결정, 그리고 다음과 같은 중요한 대목이 결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나는 말할 수 없다.


   
 

"야! 비둘기 너! 한입 거리도 안 되는 자식이 까불고 있어. 한 번만 더 이 부근을 얼쩡거려 봐라. 그땐 두 귀때기를 싹둑 잘라 도라에몽 얼굴로 만들어 주겠다, 알았냐!"
그렇게 말하고 비둘기를 노려보니, 비둘기는 귓불이 없어서 원래부터 도라에몽 얼굴을 하고 있었다. 비둘기는 "꾸우." 하고 한 번 울고는 날아가 버렸다. 나는 좀 머쓱해서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야, 이 멍청아, 꼴좋게 됐다!"
하고 누가 멍청인지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소리쳐 보았다.

 
   

마지막 한 페이지까지 손을 떼지 못하게 이어지는 사건들이 얼마나 개연성 있는지, 잊을 만하면 한번 씩 나오는 유머가 얼마나 귀여운지 나는 글로 설명을 할 재간이 없다. 다만 이 책이 (필시 사연이 있을 것이나 납득하기가 어려운 표지에도 불구하고) 바로 네꼬 씨가 뽑은 '올해의 책'이라는 것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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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11-30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글 안 써주신다고 징징 댄 보람이 있군요. 역시 네꼬님은 최고.

네꼬 2008-12-02 22:01   좋아요 0 | URL
하하 어디서 징징 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치니님이었군요. 으하하. 좋아라. 고맙습니다. (쓰다듬을 강요하며 머리를 들이밀고 있음.)

도넛공주 2008-11-30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네꼬님 리뷰 중에서 상당히 어려운 축에 속하는 듯...그래도 책은 웃긴다 이 말이지요?

네꼬 2008-12-02 22:02   좋아요 0 | URL
ㅠㅠ 어려운 리뷰로 보였다면 (역시) 제가 막 어수선하게 써서 그런 거예요. 이 책은 아주 단순하며 가지런하면서도 개성이 있고 꽉 짜였으면서 유머가 있어요. 그러니까... 제 리뷰하고는 정반대. (왜 이리 슬플까요.)

하이드 2008-12-01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의 고양이는 네꼬님과 닮았...
재미있을 것 같아요. 보관함으로 슝-

네꼬 2008-12-02 22:03   좋아요 0 | URL
아니아니 하이드님 저 고양이와 제가 어딜 봐서 닮...
보관함으로 슝-보다 어째 하이드님이 슝-하고 도망가시는 것 같은데요. 어딜!

L.SHIN 2008-12-01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먼저 인사부터 하고, "나의 네팡, 안녕! 오랜만입니다! 웡웡~!! ^^"

제가 처음에 히라가나를 배울 때는, 가르치는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50분 주겠다. 외워"
그 선생이 조금 무서웠기 때문에 저는 미친듯이 그 시간 안에 외웠습니다만은,
도무지 가타가나는 안되더군요.ㅡ.,ㅡ (지금도 가타가나는 싫다눈..)

그런데, 이 리뷰, 참 마음에 드는군요.(웃음)

한,두 달 전이었던가.
밤에, 짚 앞에서 길 잃은 새끼 고양이를 보았습니다.
처음 봤는데도 저를 무척 따르더군요. 솔직히 말해 키우고 싶었습니다만은..
같이 사는 S의 반대로..너무 가슴 아파 하며 집 앞에 우유만 놓고 복도에 숨었습니다.
그렇게 수십 분, 고양이가 저를 찾아 우는데도 저는 조용히 창문에서 처다만 보았는데,
지금도 생각이 나서 가슴이 아프군요.
그냥 내가 좀 강하게 키우자고 우길걸..하는 후회도 해봅니다.(씁...)

네꼬 2008-12-02 22:05   좋아요 0 | URL
왈왈왈! 아니아니 쿠션님. 우리 너무 오래간만이잖아요. (나도 쿠션님도 우리가 함께도!) 저도 왕왕왕이에요.

아니 히라가나를 어떻게 50분만에 외우셨어요. 강하게 배우셔서 일본어에 강하시구나. 저는 더듬더듬 배운 덕에 여전히 더듬더듬 하고 있어요. (핑계는!) 그 고양이도 꼭 자길 데려다 길러달라기보다 알아봐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그렇게 야옹거렸을 거예요. 음... 그런 의미에서 아쉬운 대로 저를 데려다 기르시는 건 어때요?

L.SHIN 2008-12-03 07:18   좋아요 0 | URL
좋죠.
'아쉬운대로'가 아니라 '기쁘게도' 데려다 기르겠습니다. ㅡ_ㅡ (훗)
그 전에..방 청소 좀 하고요..ㅋㅋㅋ

네꼬 2008-12-03 08:39   좋아요 0 | URL
하핫. 이 쿠션 저 쿠션 먼지 나게 뛰어다녀야지. ㅋㅋ

보석 2008-12-0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시 사연이 있을 것이나 납득하기가 어려운 표지에도 불구하고" 낄낄. 뭐..디자이너에게도 일러스트레이터에게도 사연은 있겠지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네꼬 2008-12-02 22:07   좋아요 0 | URL
낄낄. 하핫. (디자이너에게 미안한 마음.) 본문의 일러스트는 좀 예스럽긴 해도 귀엽고 좋아요. (해석이 좋아요 해석이.) 찾아본 건 아닌데 아마 저 표지가 일본 원서의 표지 그림을 그대로 가져온 게 아닌가 싶어요. 그게 계약 조건이었을 수도 있고... 그래도 이건 뭔가 아닌 것 같은. (책은 정말 재밌다고요.)

다락방 2008-12-0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바로 네꼬님의 올해의 책이로구나! 으응. 기다렸어요, 올해의 책 발표를. 이것이었군요, 이것이었어.


그나저나 나는 글로 설명을 할 재간이 없다, 니. 벌써 이렇게 글로 다 설명해놓고! 아주 맛있게 써놓고서는. 네꼬님은 겸손쟁이. 내가 좋아하는 겸손쟁이.
:D

네꼬 2008-12-02 22:09   좋아요 0 | URL
겨울이에요, 다락님. "다락방"이라는 이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 계절, 따뜻하고 아늑한 다락방에서 뒹굴뒹굴 노는 노란 줄무늬 고양이가 되고 싶사와요.

(생각만으로 몽롱)

올해의 책들이라면 여러 권이 있겠지만 올해의 "책"은 바로 이거예요. 아주 동화다운 동화를 만났어요. 아주 좋은 동화를. 사람으로 치자면 다락님만큼이나 좋은 동화를. (아흣. 간만에 느끼한 말 하니까 속 시원하고 좋다.)

웽스북스 2008-12-03 02:58   좋아요 0 | URL
느끼하면서 속시원하기로는
소고기 무국만한게 없지요. ㅎㅎ

다락방 2008-12-03 08:34   좋아요 0 | URL
버섯전골이 먹고 싶어졌어요. 뜨거운 소주와 함께. 므흣 :)

네꼬 2008-12-03 08:39   좋아요 0 | URL
좋은 코스가 생각났어요. 우리 셋이 만난다면 홍대 앞에서 맛있는 버섯 매운탕과 소주를 마시고 1) 맥주를 마시거나 2) 더 맛있는 안주가 나오는 술집에 가는 거예요. 와, 생각만 해도 흐믓한 풍경. (송년신년 모임으로 어때요?)

코코죠 2008-12-01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나의 네꼬님 글을 읽으니 오즈마의 마음이 그만. 아직 한번도 후후 불지 않은 몹시 뜨거운 우동국물같아졌어요. 저는 네꼬님 글을 너무 너무나 좋아하는 것 같애요. 서둘러 읽을까봐 스크롤을 함부로 내리지 못하고 아주 천천히 움직였어요. 아아, 나는 네꼬님 글을 너무 너무나 좋아해요 정말.

네꼬 2008-12-02 22:11   좋아요 0 | URL
오즈마님이 "마음이 그만... 뜨거운 우동국물같아졌어요"라고 하면 정말 얼마나 귀엽고 웃긴지 몰라요. 하하하. 오즈마님은 어쩐지 우동을 좋아하실 것 같아요. 통통 쫄깃 탱탱한 면발과 멸치다시마 진한 국물, 신선한 쑥갓. 아아. 저는 우동을 아주 좋아해요. 하지만 오즈만님만큼 좋아하진 않아요. 오즈마님이 저한테 이렇게 하트를 쏘아주시는 것 때문에 막 기분이 좋은 것 만큼, 그렇게 좋진 않아요, 우동 정도는!!!

웽스북스 2008-12-03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올해의 책. 우와 우와, 뽑혔구나.
나도나도 읽어봐야지. ㅎㅎ

나는 '많이있어'의 누나 '많이먹어'에요 ㅎㅎㅎ

다락방 2008-12-03 08:34   좋아요 0 | URL
저는 '많이먹어'의 언니 '더많이먹어' 에요 ㅎㅎㅎ

네꼬 2008-12-04 09:07   좋아요 0 | URL
으하하. 많이먹어와 더많이먹어 너무 맘에 든다. (내가 먼저 말할걸! 배가 아플 정도예요.) ㅋㅋ

다락방 2008-12-04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오늘 이 책 배송되요. ㅎㅎ
땡스투는 물론 하고 구입했어요. 그러니 나의 땡스투가 적립되거든, 근사한 책도 좀 사고, 화장품도 좀 사고, 음반도 좀 사고 해요. ㅎㅎㅎ

네꼬 2008-12-04 09:07   좋아요 0 | URL
지금 제가 다락님이 주신 땡스투로 읽고 바르고 듣고 난리잖아요. 아이고 그러고도 돈이 남네. 이건 저금해야지.
:)

2009-04-07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보림문학선 4
오카다 준 지음, 박종진 옮김, 이세 히데코 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지금 삼십대를 보내고 있을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모래 요정 바람돌이'를 좋아했다. 아니, 좋아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나는 그가 없인 못 살 것처럼, 방송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온종일 애를 태우곤 했다. 바람돌이 종영설이 풍문처럼 떠돌 때도 동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방송이 끝나고는 어찌나 서럽게 울었는지. 지금도 그 때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 모래 요정 바람돌이. 그는 왜 어린 네꼬를 그토록 사로잡았던가. 그는 뚱뚱했다. 목소리도 희한했다. 발톱은 좀 무서웠다. 그런데 왜. 왜. 어른이 되고 이 문제를 가만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리고 알았다. 그가 내 마음을 빼앗아 간 비밀은, 바로 "소원은 하나씩. 하루에 한 가지 바람돌이 선물"에 있었다. 아무리 애걸복걸해도 소원은 딱 하나만 들어 준다. 어떤 선의를 가진 소원이라도 해가 지면 마법과 작별해야 한다. 그대신, 꼭 들어준다. 소원을 딱 하나만 들어준다는 설정이 야박하게 느껴질 때가 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그래 하나 들어주는 정도는 그에게도 어렵지 않을 거야. 게다가 하루 짜린데' 하는 생각에 그 마법의 존재를 확신하게 했던 것이다. 마치 "한 달만 어디 여행가면 좋겠다"는 것보다 "내일 하루 휴가 내야지" 하는 계획이 훨씬 사람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과 같다. (비유 하곤.) 하나만이니까, 내 소원을 들어줄지 몰라. 정말 들어줄 거야. 내일이라도 만나기만 한다면.

 

(실제 리뷰는 매우 짧다)

<<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라는 서정적인 제목이 우선 맘에 들었다. 판권을 보니 대충 원서 제목하고도 비슷한 것 같다. 오카다 준이 유명한 작가라는 정도의 사전정보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덮고 난 소감은 "명불허전이로다"다. 방학이 끝날 무렵, '같이 등교하는 아이들과 함께 놀기' 숙제를 하던 아이들은 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하기 위해 미끄럼틀 아래로 모여 든다. 그리고 지나가는 아마모리 아저씨를 지켜보다가, 각자가 알고 있는 아마모리 아저씨와 관련한 에피소드들을 털어놓는다. 여기에 자세한 얘길 쓰면 읽는 분들이 김 샐 테니까 이야긴 여기까지만. 때로는 가슴이 짠하고 때로는 웃기고, 어떤 건 귀여워서 다음날까지도 생각나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아이들은 아마모리 아저씨가 마법사라는 걸 짐작하게 된다. 아주 대단하고 무서운 마법사가 아니라 자기들의 일상에 파고들어서 조그만 울림을 주고는 유유히 사라지는, 말이 없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없고 새를 기르지도 초콜릿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만은 좋아하는 마법사 아저씨.

내가 이 책을 어린이였을 때 만났다면 어땠을까. 난 아마 잠도 못 잤을 것이다. 도대체 우리 동네 마법사는 누구란 말이냐,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이불 속에서 발을 동동 굴렀겠지. 학교 가는 길에 만나는 강아지도 예사로 보아 넘기지 못했겠지. 아아 이 얼마나 못 견딜 판타지란 말인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책에서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꿈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어디까지가 상상이고 현실인지 스스로도 깜빡 넘어가버리는 판타지. 내가 아이였을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리고 어린이로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이 부러워서 약이 올랐다.

*

고민 끝에 복수를 결심하고 나는 맥주를 들고 이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어린이들, 요녀석들, 너희들이 아무리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아무리 재밌는 책을 읽는다고 해도 이런 건 못하지? 맥주 마시면서 동화책 읽으면 얼마나 좋은지 모르지? 이 아이디어가 맘에 들어서 (오래간만에) 스스로 머리 쓰다듬기를 2회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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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06-25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이 재미날 거 같은 그림책 이야기나 동화 이야기를 올릴 때마다, 하린군이 조금 더 어렸더라면...하는 생각을 떠올려요.
제 돈 주고 저만 읽고자 이런 책을 사기 주저하는 걸 보면, 네꼬님에 비해 제 독서법이라는게 을마나 편협하고 오염되어 있는지...흑, 자책도 되지만.
아무튼 이 책은 다음에 도서관 가서 어린이 코너 가서 읽을래요. 히히.
(앗, 그런데 도서관에선 맥주 마시며 읽을 수 없군요. 흐음)

네꼬 2008-06-26 17:17   좋아요 0 | URL
편협한 독서 경연대회가 있다면 저도 메달권에 들어요. 둘째가라면 서러움. 보셔서 아시겠지만. (약간 화를 내면서 말하고 있음. 몰라주시는 것 같아서. 하하 농담이에요.)

저도 도서관 어린이책 코너에 앉아 동화책을 쌓아 놓고 읽는 상상을 해보았어요. 주책맞게도 약간 뭉클한 기분이 들어요. (하린군은 책보다 음악을 좋아할 것 같은데요? ^^)

마노아 2008-06-25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타지가 묻어 있는 네꼬님표 리뷰에요! 난 네꼬님의 이런 정서가 너무 좋아요. 주변의 모든 것들과 친구가 될 수 있고, 모든 추억을 재확인할 수 있는 그 따뜻한 정서 말예요. 맥주를 마시지 않는 나는 차가운 커피를 마시며 동화책을 읽을래요^^(헌데 지금은 따뜻한 한약이 옆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네꼬 2008-06-26 17:14   좋아요 0 | URL
모든 것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저의 정서는 아마도 만만한 정서? 그럼 좋은 거죠? (^^) 주변의 모든 것들은 둘째 치고, 마노아님하고 친구가 되는 게 중요하죠. (어머, 간만에 닭살 답글.)

도넛공주 2008-06-2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와 네꼬님의 환상적인 궁합을 보면,술 못하는 제 자신이 참 처량히 느껴진다는.으아!

네꼬 2008-06-26 17:12   좋아요 0 | URL
그렇지도 않아요. 나 너무 술 쪽으로만 이미지 굳은 것 같아. 오늘은 그래서 처량한 걸요. 나도 으아!

순오기 2008-06-25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추억은 폭풍이야요!
비를 피할때는 추녀 아래서...난 이런 세대걸랑요.ㅋㅋ
서서히 네꼬님의 글맛에 물들어가고 있어요~~~ 근데 뜸하게 올라온다누.ㅜㅜ

네꼬 2008-06-26 17:12   좋아요 0 | URL
바쁜 척하지만 사실은 게을러서 그래요. 잘 쓰지 못하면 많이라도 써야 하는데. (응? 이건 아닌가?) 열심히 읽고 잘 쓰시기까지 하는 순오기님이 부러워요. 본받아야 되는데. 참, 탑 100, 축하드려요! 대단대단. 갱장갱장.

웽스북스 2008-06-26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헤 약오르지~ 하기 위해서 저도 맥주마시며 동화읽기 할래요 ㅋㅋ

네꼬 2008-06-26 17:11   좋아요 0 | URL
우리 건배하면서 마실까요?

2008-06-26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26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8-06-26 18:14   좋아요 0 | URL
아아아앗 정말 급부러워요
최규석씨가 '찾는 사람' 이라니

누구맘대로 여자친구가 있는 거야 22222

네꼬 2008-06-26 22:08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웬디양님 귀여워. 흥분해서 비밀 댓글 클릭하는 거 안 했어. 이로써 위의 비밀 댓글은 웬디양님이 썼음이 밝혀졌다는. 하하하하!

nada 2008-06-26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네꼬님의 정체는 뭔지. 혹시 통통한 아이들 열 명쯤 키우고 있는 젊은 엄마 아니에요? 네꼬님 리뷰를 읽으면 아이들 책을 너무 사랑하는 게 느껴져요.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 네꼬님의 리뷰를 만났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의 나는 네꼬님이 느끼는 것의 반도 느낄 수 없다는 게 서글퍼요.

네꼬 2008-06-26 17:07   좋아요 0 | URL
나의 정체는 꼬장배추님 스토커! 이리 오지 못해요? 왁. 왁.

저를 닮은 통통한 아이 열 명을 상상해 보았어요. ..... 자 다 같이 상상해 보아요, 통통한 어린 네꼬 열 마리.... 완전 재밌잖아!!!!!

paviana 2008-06-26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이리오세요.제가 이백만번쯤 머리 쓰다듬어 드릴게요.
맥주가 어울리는 계절이 왔어요.
이상하게 와인도 차게 해서 마시는데 겨울밤 마시는 와인은 차가운지 모르겠는데, 겨울밤 혼자 마시는 맥주는 아무리 뜨뜻한 방안에서 마셔도 차가와싫어요.
역시 맥주는 여름에 벌컥벌컥 마셔야 돼요. 더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실은 국가대표축구경기 보면서 열받아하면서 마시는 거에요. 이상한 취미지요?ㅎㅎ

네꼬 2008-06-30 21:55   좋아요 0 | URL
하나 둘 셋 넷 다섯, 아니 다섯 번 쓰다듬고 어딜 가시는 거예요? 이백만 번 해주신다며!!!!

맥주가 어울리는 계절은 그런데 따로 없어요. 훗. 국가대표축구경기 보면서 마시는 맥주라니, 알 듯 모를 듯, 파비아나님의 새로운 면을 봐버렸잖아? 이상한 사람, 저 좋아해요. 히히.(좋댄다.)

무스탕 2008-06-2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도대체 네꼬님때문에 못살겠다니까욧-!
네꼬님 글 읽고나면 보관함이 출렁거려요. 이거 어쩔거에욧-!
도대체말이에요.. 플래티넘 떨칠려구 몸부림 치는데 옆에서 이렇게 소금 뿌릴거냐고욧-!
이번에도 플래티넘 유지시키도록 옆에서 자꾸 살랑살랑 꼬리치면 확 뽀뽀해 버릴것에욧-!

전요, 맥주 두모금, 소주 한모금으로 그 집에서 파는 모든 술을 혼자 다 마신 효과를 볼수있는 후진 체질을 갖고 있답니다.
그래서 네꼬님처럼 맥주 마시며 동화책을 본다고 하면 전 책을 읽는게 아니고 책을 째려보는 수준이 될거에요..
결론은 저도 그런거 해보고 싶다는 말이었어요..;;;

무스탕 2008-06-27 11:16   좋아요 0 | URL
하나 더 있었는데 그냥 갔다가 다시 오는 무스탕을 누가 말려주리오.. -_-
저 그저께(어제 말고 그제) 완득이 읽었어요. 도서관에서 대출예약 해놓은지 근 한달만에 받아왔는데 읽는데 걸린 시간은 4시간도 안된거 같아 약올라요.
근데요 화가 나야되는데(아니.. 한달여를 기다리게 해놓고 하루는 커녕 반나절도 못되서 책장을 덮게 만들어? 이게 올바른 작가야?!) 화가 안나요.
그래서요, 읽고나서요, 여기저기서 읽은 완득이 이야기중에 네꼬님 글이 다시 보고싶어서 와서 뒤적뒤적 찾아서 다시 읽었어요.
이 녀석 참..
제가 읽기전에 누구한테 이 책을 선물을 했거든요? 그리고 나 완득이 읽을거에요~ 했더니 재미있어~ 하고 이야기 해주더군요.
잘 줬다고 스스로 만족해 하고 있는 요 며칠입니다 :)

(근데 왜 여기와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거냐고?!)

다락방 2008-06-28 10:50   좋아요 0 | URL
하하. 무스탕님 너무 재밌어요! ㅎㅎ

네꼬 2008-06-30 21:57   좋아요 0 | URL
하하하, 다락님, 그러게요, 무스탕님 너무 재밌어요. ㅋㅋ

이게 올바른 작가야? 버럭 하면서 좋아서 얼굴이 발개졌을 무스탕님이 눈앞에 선해요. ㅋㅋ

지성이 정성이 얼른 키워 주세요. 약이 있다면 약을 먹여서라도 얼른 완득이 나이로 키워주세요. 아 얼마나 멋질 것인가, 이 형제는. 킥복싱도 꼭 시켜요, 우리. (아니, 내 아들인가?) 맥주 못 드셔도 되니까 저랑 놀아요 무스탕님. 저는 술을 안 마신 사람도 취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놀랍고 귀한 재주를 가졌답니다. 으쓱으쓱.

다락방 2008-06-2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나는요, 네꼬님이 맥주 마시면서 동화책 보고 있을 때 옆에 가만히 있다가 맥주 떨어지면 당장 달려가서 사다줄게요. 그리고 동화책 이야기는 네꼬님한테 들을게요. 맥주로 건배하면서.

:)

네꼬 2008-06-30 21:58   좋아요 0 | URL
이러니 내가 맥주를 못 끊지. 자자 그럼, 다락님, 맥주를 한 짝 들여놓고 시작해 보아요. 오늘 내가 무슨 일이 있었냐면~~ (동화책이 무슨 소용이람! 다락님하고 놀아야지! 불끈!)

순오기 2008-07-04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네꼬님 이주의 마이리뷰 당선 축하합니다!

치유 2008-07-05 00:41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네꼬님께서 리뷰당선이랍니까??와우~~~~~~~~~~!!
네꼬님..네꼬님 축하합니다..

네꼬 2008-07-07 02:29   좋아요 0 | URL
어머, 이게 무슨 일이람. 아니 다들 안 쓰신 거예요? =_=

치유 2008-07-05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맥주 없어도 동화책 싸놓고 읽는 재미는 쏠쏠해요..그런데 언제적 해본 놀이인지 생각도 안나네요..ㅜ.ㅜ


네꼬 2008-07-07 02:29   좋아요 0 | URL
울지 마시고 배꽃님. (오래간만이어요!) 자자, 제가 쌓아 드릴게요. 뭘 드릴까요?

이매지 2008-07-05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허 네꼬님 마이리뷰 축하드려요 :)
맥주를 마시면서 동화책 읽기라니 깜찍한 복수인데요? ㅎㅎ

네꼬 2008-07-07 02:30   좋아요 0 | URL
이매지님, 오래간만! 어쩌다 이런 일이 있네요. ^^ 고맙습니다.
깜찍하긴요, 통쾌한 복수죠!!!

프레이야 2008-07-0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축하해요~~~
전 맥주 마시고 책 읽으려다 자버렸어요.ㅎㅎ
그래서 지금 머리쓰다듬기 할래요.(뭔말이래요??)

네꼬 2008-07-07 02:30   좋아요 0 | URL
어서 일어나세요. 다시 맥주를 들고! (지금 저도 그래요. ㅋㅋ)
머리는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셔야지. (내밀고 있음.)

마늘빵 2008-07-06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바이바 네꼬가 또 리뷰 당선됐어. 축하해욤. ^^ 쓰윽쓰윽

네꼬 2008-07-07 02:31   좋아요 0 | URL
고양이가 참 별걸 다해, 그쵸? 그날 잘 있다 갔어요? 궁금했어. (^^)

마노아 2008-07-06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리뷰 당선됐군요! 진작에 명리뷰를 알아봤다니까요. 네꼬님 축하해요. 어제 못 만나서 좀 아쉬웠어요^^

네꼬 2008-07-07 02:32   좋아요 0 | URL
크흣. 참.. 듣기 좋으라고 해주시는 말인 줄 알면서도 난 왜 이리 으쓱대는 걸까. 하여간 나도 참. 음하핫. 나도 마노아님 계실 줄 알았는데, 따로 연락 못했어요. 나도 보고 싶었어요. :)

고라니 2008-07-19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지막에 아이들을 향한 (허를 찌르는) 약올림.. 어쩐지 따라하고 싶다는.^^
다시 아이로 돌아갈 순 없지만 어른에게는 그만의 소중한 동심이, 그 만의 색깔을 가지고서 마음 어느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네꼬님의 글이 그걸 깨닫게 해주네요.^^

네꼬 2008-07-24 13:46   좋아요 0 | URL
고라니님, 안녕하세요? 저도 실은 허를 찌르려고 한 건데, 어쩐지 제가 찔린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고작 할 게 맥주 먹는 자랑뿐이라니. 그래도 고라니님 말씀 읽고 보니 어, 그런 건가? 하고 저도 깨달았습니다. 제가 아니라 고라니님이 그런 걸 간직하고 계시네요! (^^)

미나리 2008-08-19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리뷰가 책만큼이나 잼나요. 맞아요, 맞아. 아이들에게 심통날 때 저도 '맥주' 이야기를 해요. 치킨 먹었다고 자랑하면, 어머 그러냐, 맥주랑 같이 먹어야 최곤데.. 하면서리.. 이 아침에 잼나 리뷰 잘 읽고 가요. 즐거운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