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계속 확산된다 하고... 덕분에 12월 송년회 다 엎어지고... 오늘 일하느라 한 끼밖에 못 먹고... 저녁에 괜한 서러움이 솟구쳐 며칠 전 먹다 남은 Porto wine 한잔을 벗하며.. 누군가가 말한 이승환의 노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듣는다.

 

 

 

 

울적하고, 와인도 한 잔 들어가서인지.. 이 노래 가사가 왜 이리 가슴을 치는 지.

 

"... 마지막 사람일 거라 확인하며 또 확신했는데 욕심이었나봐요."

 

그건 맞는데 말이다. "우린 어떻게든 무엇이 되어 있건 다시 만나 사랑해야 해요."

이건 상대에게 너무 한거 아니냐. 심지어 "그 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사랑은 변하는 거지. 그리고 그 상대가 이게 마지막 사랑일 거라 여기며 평생 독수공방 외롭게 사는 꼴보다는 다른 이를 사랑해서 잘 사는 게 마음 편하지 않겠니... 근데 왜 이리 쓸쓸한 거지?

 

.

.

 

와인 탓이다.

아니, 코로나 탓이다..

 

이럴 땐 버지니아 울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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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1-26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밥 잘 챙겨드세요. ^^

비연 2020-11-26 00:20   좋아요 0 | URL
역시 밥을 안 먹어 이리 맘이 약해진 거겠죠? ㅎ 내일은 잘 챙기기로.

라로 2020-11-26 0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탓 맞아요. ㅠㅠ 우리 코로나 미우니까 다 코로나 탓 해버리자구요!!
저는 와인 알러지가 있는지 먹으면 토했는데 비연 님 글 읽어보니 우울할때 와인이 가장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을 팍 받았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늘은 좀 괜찮은 날이되길 바랍니다.....

비연 2020-11-26 07:39   좋아요 0 | URL
코로나 탓이에요!!!!! 다시 한번 소리지르고 ㅎ 와인 알러지가 있으시다니 아쉽.. 우울할 때 한 잔의 와인은 벗과 함께 있는 느낌인데요. 오늘은 어제보단 낫겠죠? ㅋ 라로님도 알흠다운 하루요!

단발머리 2020-11-26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송년회 다 엎어졌어도, 비연님!!

그 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안 돼요
안 돼요....

비연 2020-11-26 08:59   좋아요 0 | URL
아흑...

다락방 2020-11-26 0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저도 그럴거에요.
그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안돼요, 안 돼요, 안돼.....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연 2020-11-26 09:19   좋아요 0 | URL
우앙... ㅠㅜㅜㅜ

vita 2020-11-26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이를 사랑해도 되니까....... 다시 돌아오기만 해줘요.......... 푸코 들고 나왔는데 악 울프 들고 나올걸!!!!

비연 2020-11-26 13:52   좋아요 0 | URL
한쪽엔 푸코 한쪽엔 울프. 좌푸코 우울프로 장전하여 돌아가기로 ㅋㅋㅋ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어제 한국시리즈가 끝났기에 나의 2020년은 끝났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내가 좋아라하는 두산베어스가 준우승에 그친 바람에 내상이 있기는 하지만, 덕분에 즐거웠고 끝나서 슬프다. 이제 스토브리그를 앞두고 있고... 아직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못 봤기에 그거나 보면서 이 겨울을 나려고 한다. 남겨둔 야구 드라마가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야, 위안삼고 있고. (별 게 다 위안입니다, 그려)


한 달 여 와일드카드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야구 보느라 야구 응원하느라 야구 신경쓰느라 할 일을 자꾸 미뤄서 이젠 독촉의 지점까지 다다라 매일 쫓기고 있는데, 이제 일을 해야겠다 싶다. 이 중엔 뭐라 하는 사람은 없으나 늘 내 마음 한 귀퉁이에 돌처럼 자리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푸코. 



'성생활에 내재하는 잠복성의 원칙에 의해,' 고백의 기술에 의해 성의 진실을 끄집어낼 필요가 있는 것은 성의 진실이 말하기 어렵거나 품위의 금기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성의 작동방식이 불분명하기 때문이고, 성이 본래 포착하기 어렵고 성의 에너지와 메커니즘이 감추어지기 때문이며, 원인으로 여겨지는 성의 영향력이 일정 부분 은밀하기 때문이다. (p80) 


진실은 고백함으로써 진실을 완성된 상태로 분명히 드러낼 주체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진실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진실은 말하는 사람에게 현전하나 불완전하고 그 자체로는 맹목적이어서, 진실을 전달받는 사람에게서만 완결될 수 있다. 이 모호한 진실의 진실을 말하는 것은 후자의 몫이다. 고백하는 사람이 말하는 내용에 대한 해독이 고백의 내용에 덧붙여져야 한다...(중략)... 듣는 사람의 기능은 해석하는 것이다. 고백과 관련하여 듣는 사람의 권력은 고백이 행해지기 전에 고백을 요구하거나 고백이 이루어진 후에 결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고백을 가로질러 고백을 판독함으로써 진실한 담론을 구성하는 것이다. (p81) 



참 어렵게도 썼수, 푸코. 번역이 아무리 영어식으로 되었다고 해도 어쨌거나 이렇게 한 문장에 수많은 단어들을 우겨넣은 것은 푸코겠지. 푸코는 아마 그럴거야. 나는 다 이해되는데 너넨 왜 이해가 안 된다고 하니... 읽는 사람의 능력을 고려해서 쓰는 것은 사상가의 몫이 아니거들. 끄덕끄덕. 눼에. 


<성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적어도 3권의 책을 써낼 때는 머릿속에 뭔가 쭈욱 정리된 게 있었으리라. 내가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참으로 대단하다. 성의 역사를 권력의 담론으로 해석하는 글을 3권이나 써낼 생각을 하다니. 근데 읽어나가다 보니, 하, 이 사람.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구나 싶다. <성의 역사>는 푸코 철학의 결정판과 같은 것이라 (죽기 직전까지 썼으니) 이걸 이해한다면 감옥이나 병원 등을 대상으로 썼던 권력의 담론들을 재정리할 수 있겠구나. 근데 예전에 읽었던 그 책들은 어째 단어 한조각 생각나는 게 없는 것인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억압이나 우리가 알고 있다고 추정하는 것에 비례하는 무지보다는 오히려 지식을 생산하고 담론을 증가시키고 즐거움을 유발하고 권력을 낳는 실증적 메커니즘으로부터 출발하여, 이 메커니즘이 출현하고 작동하기 위한 조건을 주의 깊게 추적하고 이 메커니즘과 깊은 관계가 있는 금지나 은폐의 진상이 이 메커니즘과 관련하여 어떻게 배치되는가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우리의 작업은 이러한 지식의 의지에 내재하는 권력의 전략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생활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대상으로 지식 의지의 "정치경제학"을 구성하는 것이다. (p88-89)


1권의 부제가 '지식의 의지'인데, 그러니까 왜 이 책 제목이 이것인가가 여기쯤에 명확하게 나와 있다. 지식의 의지에 내재하는 권력의 전략을 규정. 그 대상 사례가 성생활이다 라는 것. 결국 푸코는 정치경제학을 '성'의 메커니즘을 통해 말하고 싶다는 것이로구나.


이제 겨우 100페이지쯤 읽었고 뇌에서 선명하게 그려지는 이미지가 없어서 뭐라고 떠들어댈 것도, 의지도 없지만, 어쨌거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뭐랄까. 뇌를 좀 refresh 하는 기분이랄까. 한동안 이 느낌을 누려보고자 한다. 이제 야구도 끝났으니 (다시한번 강조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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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1-25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1권 다 읽었는데 비연님 이 페이퍼 인용문 왜이렇게 낯설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푸코 화이팅이요!! 💪

비연 2020-11-25 18:35   좋아요 0 | URL
그것은, 그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ㅎㅎㅎ;;;;;; 푸코 화이팅입니다!

vita 2020-11-25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치경제학....... 제가 싫어하는 거....... 저도 다 읽었는데 낯설어요;;; 또다른 인생의 낙이 올 거예요~ ^^

비연 2020-11-25 18:37   좋아요 0 | URL
푸코의 매력은 볼 때마다의 낯설음일까요. 볼매 푸코. ㅎㅎ;;
또다른 인생의 낙은 내년 야구 다시 시작할 때가 될 듯. ㅋㅋ

유부만두 2020-11-25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시즌은 잘 하나 싶다가 얼렐렐레 망쳐버린 엘지 덕분에 야구 끊어보려구요 ;;; 애증의 베이스볼입니다.

비연 2020-11-25 20:57   좋아요 0 | URL
올해 엘지 팬들이 다들 이런 상태..이나, 그래도 야구는 계속 되어야죠^^ 유부만두님, 홧팅!

공쟝쟝 2020-11-26 0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 다산 듯한 비연님 말투 ㅋㅋ

비연 2020-11-26 07:37   좋아요 0 | URL
푸코가 저를 이리 만든 걸까요....

공쟝쟝 2020-11-26 08:32   좋아요 0 | URL
야구가....

단발머리 2020-11-26 08:57   좋아요 0 | URL
야구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구야구

비연 2020-11-26 08:59   좋아요 0 | URL
들켰....;;;;;;;;;;

블랙겟타 2020-12-03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대로 저는 야구의 맛을 알았어요...(처음 해봤거든요. 봐주세요 ㅠㅠ)

비연 2020-12-04 18:26   좋아요 1 | URL
... 처음 해봤으니 봐달라는 말에.. 불끈 쥔 주먹을 풉니다... 으흑.
지금은 스토브리그. 이건 뭐, 한국시리즈보다 더 슬프네요.. 막 곳간이 비고 있어요. ㅠ
 

오호라! 돈과 방이라.

버지니아 울프의 이 책 앞 몇 장을 읽고 바로 끌려 전집을 몽땅 사리라 마음 먹어버린 이 새벽.

(근데, 이 책을 왜 지금에서야 읽는 것이냐, 비연? 알 수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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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1-23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알아요... 비연님은 하려면 하시는 분이라는 걸. 사려는 책은 사는 분이라는 걸.
어쩌죠... 이 시리즈 품절이에요ㅠㅠ 지금은 낱권으로 구입하셔야 할것입니다...

비연 2020-11-23 13:2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그래서 낱권으로 푱푱 보관함에 담고 있나이다 ㅜ 품절이 왠말이냐고요.. 흠냐

vita 2020-11-23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년에 그럼 울프 읽는 건가요?! 얏호 신난다

비연 2020-11-23 21:27   좋아요 0 | URL
ㅋㅋ
 

 

 

 

 

 

 

 

 

 

 

 

 

 

 

 

 

"... 그러나 이 말 한마디만 마음에 새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참 단순한 말, 우리 아버지께서 사람의 허물을 크게 보지 말라면서 늘 하시던 말씀이지요.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을 보시거든 축복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p161)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골랐다. 그리고 다 읽고 난 느낌은, 이 책이 좋다, 라는 것이다. 구구절절 대목을 따서 말하지 않아도 그냥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제목만큼이나. 그런데 이 제목이 성경에 있는 구절이었던가? 잠시 갸우뚱. 모태신앙으로서 신약과 구약 주요 내용들은 통독한 전적(?)이 있는 나이지만, 이 문장은 낯설다. 하긴, 이제 종교란에 '기독교'라고 쓰기도 멋적을만치 교회와 거리를 두며 살고 있는 내가, 그저 옛 기억에 기대어 성경에 있었던가 하고 의문을 가지는 자체가 넌센스이긴 하다.

 

주인공인 폴의 평범하지 않은 인생 굴곡은 세상의 모든 우연과 필연에 합쳐져 참 어찌 할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사실 그의 인생은 20세기와 21세기에 끼인 자의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고 그렇게 돌고 돌아 그가 당도한 곳은 그의 뿌리였다.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책을 읽는 내내 이 사람이 왜 교도소에 들어와 있는지가 너무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뭔가 대단한 사건이 있었나. 교도소에 영혼을 다가오는 가족들이 해를 입었나... 그런 의문들이 하나씩 둘씩 해소되어 가는 과정에서, 묘하게도 사는 건 뭔지, 늙어가는 건 뭔지, 내가 사는 방법은 맞는지 이런 생각들이 슬며시 스며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아마 그래서 내가 이 책이 좋다 라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인생을 망치는 방법은 무한하다. 나의 외조부는 DS19 시트로앵을 택했다. 내 아버지는 성직자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살아갈 날들을 촘촘한 시간 배정으로 지배해버린 그 속세의 수도원에 들어가는 편을 택했다. 예상치 못한 고장과 긴급 상황이 아니면 나의 일과는 항상 동일했다. (p177-178)

 

무한한 인생 망치기를 선택하기 전에 알면 좋으련만, 사람들은 운명처럼 무언가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버티던가 나가떨어지던가 둘 중의 하나로 남게 된다. 폴이 렉셀시오르라는 예순여덟집이 있는 아파트를 관리하는 직업을 택하게 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주위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불행했고, 그 불행의 회오리를 지나치고 나니 그 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정착한 폴은 열심히 일했고, 충직했고, 몸을 사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때는 그 입주자들에게 다 환영받는 관리인이었다. 자부심이 있었고 또 아내 위노나가 있었고 또 사랑하는 개 누크도 있었다.

 

... 나는 누구에게는 장을 봐주고 또다른 누구에게는 약국 심부름을 해주는 등, 내게 남은 마지막 과부들을 보살폈다. 그 할머니들은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 끝으로 간신히 생에 매달려 있었다. 언젠가 전부 무너져내릴 줄 알고 있었지만 나는 개수대에 물이 샌다, 가스레인지 후드 필터를 갈아야 한다, 하는 소리를 들으면 허겁지겁 올라가서 손을 봐줬고 내가 여기 있다는 말로 그들을 안심시켰다. 그 거대한 집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그들이 나에게 각별했다는 것을, 어떤 면에서 내 딴에는 그들을 사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p215)

 

세상이 바뀌고 그 곳에도 변화가 일었다. 가까왔던 사람들은 떠나고 죽었고 새로운 세입자와 새로운 입주자 대표를 맞았다. 정성과 신뢰로 일하는 분위기는 정확한 업무범위와 갑질에 가까운 지시와 동전 한닢까지 세어대는 간섭으로 인해 점점 경색되어져 가고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 시대의 변화에 어울리게끔 사람들도 그 기조를 따라간다. 어이없으리만치 일제히.

 

"... 요컨대, 복지사 노릇은 그만하고 관리소장이면 관리소장답게 적잖이 받아가는 월급값을 하라, 이겁니다..."  (p235)

 

폴을 둘러싼 (살아남은) 사람들, 교도소에서 같은 방을 쓰는 패트릭 호턴이나 공동주택에서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키어런 리드나.. 그들의 인생 또한 할 말 많은 인생이었고.. 사람은 누구나 사연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그러다 죽는 것이겠지.. 그 속엔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고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고 그렇게 한 세상 살아나가는 것이겠지.. 싶어 왠지 모든 이들의 인생에 짠한 마음이 들게 된다. 태어나서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는 참 무한한 사는 방법이 있는 것이구나. 이 작가에게 흥미와 애정이 생겨, 번역된 소설 하나가 더 있길래 보관함에 넣어본다.

 

 

 

 

 

 

 

 

 

 

 

 

 

 

 

 

 

내가 팔로우하는 Albert Camus(내가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 3명 안에 든다)의 페이지에 이런 글이 올라 왔었다. "Camus says knowin' we're all gonna die makes life a joke." 이 말이 인상적이라 지인들에게 전달도 했었고. 삶의 부조리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면서도 살아가는 게 끝끝내 절망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Camus처럼(그가 살아서 <최초의 인간>을 완성했다면 좀더 여실해 보여줬을 그의 철학인데..), 장 폴 뒤부아라는 이 소설가도 이 고통스럽지만 해학적인 소설을 통해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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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형평성학회에서 '젠더관점의 건강돌봄체계'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한다고 해서 참여를 했다. 최근에 이 문제에 대해 부쩍 관심을 가지게 된 터이기도 하고, 주제강연 1의 강연자가 최근 읽은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전희경 선생이기도 해서 일부러 시간 내서 들어보아야겠다 했다. 역시, 글도 중요하지만 말로 들을 때 더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주제강연자들도 다 좋았지만 토론자들도 각기 자료를 준비해와서 주제강연만큼이나 열심히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이런 이야기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자체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싶고, 이게 고무적인 일에 그치지 말고 앞으로 일보 이보 전진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이 든다.

 

 

 

 

 

 

 

 

이 중에서 김향수 선생의 질병서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왔다. 통증은 말하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니 말을 하게끔 만들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같은 증언 혹은 서사에 방점을 둔 연구방법이었는데, 이런 영역에서의 연구들, 돌봄이나 통증이나 하는 것들의 연구에서는 반드시 함께 진행되어야 하는 방법론이 아닐까 싶었고. 수전 손탁의 <은유로서의 질병>에 나오는 낙인이라는 선명한 주제는 여기에서도 계속 환기되고 있어서 다시한번 그 놀라운 사람에 대한 경의를 품게 된다.

 

돌봄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것이 사람의 생애주기 전반을 지배하는 화두가 되고 있다는 것이고 그 중심축에 젠더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젠더 이슈가 해결되는 국면이 보여야 돌봄의 문제들도 많이 해결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있다. 물론 시민적 돌봄이라는 주제를 말한 전희경 선생의 의견에도 일견 동의하고. 돌봄이라는 문제를 보상이나 환경개선 등의 문제에 국한하면 여기저기 헛점을 메우기에 급급해져서 누더기가 되기 십상이다. 철학과 체계를 가지고 접근하는 이런 움직임이 필요한 이유이다.

 

세상은 넓고 똑똑한 사람은 많고 알면 실천하는 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귀를 열고 눈을 크게 뜨고 계속해서 공부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겠지. 아. 체력을 키우자. (이 무슨 생뚱맞은 결론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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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0-11-20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뇨, 너무 맞는 결론! 와우! 비연님 멋져요! 멋지게 알아가고 공부하고 결론내고 실천하는 체력 녀성!!!

비연 2020-11-20 19:46   좋아요 0 | URL
ㅎㅎ 정말 체력을 키워야겠어요. 좇아다니면서 알아가려면~^^

다락방 2020-11-20 1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비연님 너무 멋져요! 관심 있는 분야에 시간을 투자하고 더 알고자 노력하는 모습이라니 ㅜㅜ 멋져요 멋집니다!!

비연 2020-11-20 19:47   좋아요 0 | URL
우히힝. 좋은 시간이었어요. 비슷한 고민들 논의들 하는 많은 연구자들이 있는 거죠. 외롭지 않아요~

단발머리 2020-11-20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관심 주제의 학술대회까지 섭렵하는 부지런함과 실천성에 물개박수 보냅니다!

비연 2020-11-21 16:30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 건강형평성(Health Equity)에 관심이 많아서 이 학회 내용 늘 챙기는데(소소한 학회에요) 이번 주제가 이랬던 거죠. 참 놀라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