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 - 폴란드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타데우쉬 보로프스키 외 지음, 정병권.최성은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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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의 마침표는 다른 책이다. <쿠오 바디스>는 1세기 로마의 네로 시대를 그리고 있지만 정작 작가 시엔키에비츠는 폴란드인이다. 말미의 작품 해설에는 시엔키에비츠의 <등대지기>라는 단편 소설 얘기가 나온다. 폴란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편소설이며 국정 교과서에도 실려 있으며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도 영감을 줬다는 그 얘기를 찾아 헤매다 이 책을 만났다. 

짧은 얘기로 나의 전부를 설명할 수 없듯이 단편소설은 '제약'을 필연적으로 수반하며 미완으로 끝나는 한계를 가진다. 그런데 그 한계 안에서 처절한 성공을 거두게 되면 응축된 얘기에 삶의 정수를 '찡'하게 추출해 낼 수 있다. 굉장히 어렵고 드문 일이다. 어렵고 드문 일을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웬만해서 몰입하기 힘든 단편 하나하나에 푹푹 발이 빠졌다.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의 3국에 120여년 동안 분할점령되었던 역사, 제2차 세계대전의 시발점이었던 나치의 침공하에 아우슈비츠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증언적 위치 등이 폴란드적 정서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수한 역사적 체험은 이야기 곳곳에 점점이 들어와 박혀 '생'에 대한 조금 더 음울하고 관조적인 시선을 불러낸다. 깊고 오묘하고 슬픔에 찬 눈동자를 통과한 이야기이다. 

얼음처럼 서늘하고도 깊은 전율과 함께 앞으로 그가 절대 목격하지 못할 수많은 영상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차갑고 거대한 초록빛 대양, 야자수와 섬으로 가득한 푸른 바다, 차갑기도 하고 뜨겁기도 한 대지, 항구와 마을에 있는 여인들, 그가 만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그러나 그들은 지금 여기에 없고, 앞으로도 만날 수 없을 것이다.
-야로스와프 이바시키에비츠 <자작나무숲> 중  

폐결핵에 걸려 자작나무숲 형 곁으로 돌아오는 동생이 죽음 앞에서 자신이 놓칠 것들을 하나씩 셈하는 동안 잠시 망연했다. 그가 절대 목격하지 못할 것들을 나는 목격하고 있는지. 내일이라도 당장 볼 수 있는 건지. 초록빛 대양, 만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되려 삶을 황홀하게만 느끼게 되는 스타시 앞에서 잠시 부끄러워졌다. 조금 더 관능적이고, 조금 더 정열적으로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게 만드는 얘기.  

"제 아이가 아닙니다. 선생님, 제 아이가 아니예요!"
여자는 신경질적으로 외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뛰어간다. 그녀는 재빨리 몸을 숨기고 싶은 것이다. 트럭을 타지 않는 사람들에게로, 걸어서 수용소까지 가게 될 사람들 틈으로, 계속 살아남게 될 사람들의 무리 속으로 가고 싶은 것이다. 그녀는 젊고, 아름답고, 건강하다. 그녀는 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악을 쓰면서 그녀의 뒤를 따라간다.
"엄마, 엄마, 가지 마!"
"내 아이가 아냐, 내아이가 아니라고, 아니라니까!......"
-타데우쉬 보로프스키 <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 

표제작. 이 수용소 안에 눈물어린 자기 희생적 모정은 없다. 아이와 함께 가스실로 가는 대신 살고 싶은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분홍빛의 통통한 뺨을 가진 천사 같은 아이를 뒤로 하고 태연하게 걸으려 애쓴다. 내 아이가 아니라고 절규하면서. 인간에 대한 지극히 냉소적이고 관조적인 시선. 하지만 생에 대한 절절한 끄달림. 시린 바람이 가슴을 파고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을 꿈꾸며 아이의 옷가지들을 세탁하고 기차 안에서 아이를 목욕시키던 프리모 레비의 어머니들은 여기에 없다. 프리모 레비의 절규는 오히려 여기에서 공명한다. 이것이 인간인가! 인간이기에 살고 싶고 살고 싶기에 생의 미덕들을 포기하게 되는 역설적 비극이 젊은 작가의 푸르스름한 눈빛 앞에서 흔들린다.

이 이야기들의 마침표는 <자작나무숲>의 작가 야로스와프 이바시키에비츠에게서 빌려온다. 모든 것은 그림처럼, 혹은 음악처럼 아름다웠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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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6-02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이 추천해주시니 꼭 읽어보고 싶은데 우울해질까봐 걱정이네요ㅠㅠ 젊고 아름다운 그녀에게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blanca 2011-06-02 22:18   좋아요 0 | URL
후와님, 꼭 읽어 보세요. 정말 대단해요. 번역도 너무나 좋고.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단편들을 만났답니다.

양철나무꾼 2011-06-04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이 너무 좋단말이죠~^^
전 장편이나 대하소설을 선호해서 단편은 잘 안 읽는데...님의 추천이니 한번 읽어보기로 하죠~^^

아, 자작나무~^^

blanca 2011-06-04 23:18   좋아요 0 | URL
저도 최근들어 단편에 대한 그 미진함, 또 아무래도 완성도가 떨어지면 정말 콩트 수준으로 전락해 버리는 그런 면에 거부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왜 사람들이 추천했는지 알 것 같더라구요. 양철댁님도 참 좋아하실 거예요. 굉장히 차분하고 관조적인데 또 지루하지도 않고 아주 독특하답니다.

북극곰 2011-06-08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편은 나랑 아니구나...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왠지 이건 끌려요. 읽어볼게요.

blanca 2011-06-08 21:2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이 책은 참 괜찮더라구요. 리뷰 평점이 후한 이유들이 있었더라구요. 잘 읽히고 아름다워요. 추천드립니다.
 
필경사 바틀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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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로 무식했냐면 <백경>의 작가 허먼 멜빌의 소설이니 <필경사 바틀비>도 그런 고래에 관련된 마초적인 얘기인 줄 알았었다. 고래 鯨과 밭갈 耕자도 구별 못하면서 허먼 멜빌을 안다고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 

가로로 길쭉한 특이한 판형, 약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삽화, 백 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 실패해도 괜찮겠다 싶었다. 적어도 출발 전에 각오해야 하는 거리는 아니다. '재미'를 기대하지는 않았고 '의미'는 있겠다 싶었다.  

화자는 바틀비가 아니다. 야망이 없는, 그러나 어느 정도는 선량하고 어느 정도는 속물적이고 비겁한 초로의 변호사다. 게다가 배경은 월스트리트다. 예전에 복사기가 발명되기 전 인간 복사기의 역할을 대행했던 필경사들을 부리면서 '나'는 종종 당혹스럽게 된다. 역시 기계가 아닌 탓이다. 토너나 갈고 프린트용지나 공급해 준다고 역할을 다 해낼 수는 없는 터. 이미 고용중인 두 명도 만만치 않은데 소극적인 저항을 교묘하게 하는 바틀비가 걸어들어오고 만다. 바틀비는 반항적이다. 시키는 일을 하지 않는 쪽을 택하겠다고 공표한다. 그런데 이 반항은 서글픈 데가 있다. '나'는 모질게 바틀비를 내칠 수가 없는 그 무엇에서 돌아설 수가 없다.  

다소 특이한 사람을 부리는, 이 사회에서 용인되는 평범함 속에 안주하는 '나'의 번뇌와 갈등. 바틀비와 '나'는 분리된 객체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과 같다. 구조와 관습, 상식에서 미끄러져 나가고 소외되는 바틀비를 힘겹게 지켜 보면서 '나'는 한없이 불편하다.  

이러한 얘기들. 언뜻 급박한 전개도 긴장감도 번지르르한 서사도 없는 듯이 보이는 이 얘기가 이다지도 잘 읽히고 결말을 궁금케 하는 것은 작가의 저력이기도 하고 이야기가 품고 있는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 덕분이기도 하다. 독자는 '나'와 '바틀비'를 왕복한다. 변호사가 바틀비를 구제해 주기를 바라기도, 외면해 버리고 저만치 앞서가 버리기를 바라기도 한다. 갈팡질팡하는 그 지점이 눈 앞에 펼쳐진다. 들키고 만다.  

슬픈 결말은 구구절절한 설명을 생략하고 있다. 모든 것을 하겠다고,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미덕으로 간주되는 사회에서 당당하면서도 무력하게 하지 않는 것을 택하는 풍경은 꿈이기도 하고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바틀비'는 살아 있다. 죽을 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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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4-26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이 책에 대한 리뷰를여, 메리포핀스님 서재에서 진짜 인상깊게 본거예요.
이거 같은 소설 맞나 싶을 정도로,, 블랑카님 리뷰는 잔잔하고 이쁘네요.

blanca 2011-04-26 22:02   좋아요 0 | URL
이거 완전 재미나요! 마녀고양이님, 강추합니다. 책 자체도 넘 이쁘고요.

노이에자이트 2011-04-2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빌의 소설은 거의 대부분 바다가 배경인데 이 소설은 도심 한복판이라서 특이하죠.제가 좋아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가끔은 바틀비 같은 사람과 한 사무실에서 일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도 있어요.물론 사연을 알고 보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지만...

blanca 2011-04-26 22:03   좋아요 0 | URL
노자님, 멜빌 다시 봤어요. 저도 완전 좋아하기로 했어요. 멜빌 소설 다른 거 추천해 주실 거 있나요? 백경 말구요.

노이에자이트 2011-04-27 16:05   좋아요 0 | URL
'바틀비'같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편이죠.
중편 정도의 분량으로 <빌리버드>를 권합니다.멜빌의 특기인 해양소설이죠.조직을 위해 부하를 희생시키는 것이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 고민해볼 기회가 될 겁니다.군대조직에 대해 생각할 기회도 되구요.

2011-04-27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7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설득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4
제인 오스틴 지음, 원영선.전신화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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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만났다.
남자는 재산이 없었고 여자는 상류층이었다.
여자는 죽은 어머니를 대신하여 따르는 노부인에게
설득당하여 그 남자와 헤어진다. 

그 남자는 역시나 성공하여 돌아온다.
여자는 더이상 젊지 않다.
여자는 담담하려 한다.
남자도 무심하려 한다.
남자는 다른 여자와 사랑에 짐짓 빠진 척 한다.
여자는 가문의 후계자와 로맨스에 빠질 뻔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둘은 다시 맺어져
결혼한다. 

이 어쩌면 구태의연하고 평범하기 그지 없는
로맨스가 제인 오스틴 그녀의 목소리를 빌어 펼쳐지는 순간부터
우리는 마법을 경험한다. 제인 그녀가 과장, 허풍이 심하고 나비 날개 같은
찬연한 문체로 무장한 것도 아니다. 단조롭고 담담하고 때로는 심드렁하게 남녀 주인공의 궤적을 그려간다. 
열정과 에로티시즘이 빠져 나간 그 빡빡한 관계망에 내면의 달뜬 이끌림, 망설임, 기다림을 살살 뿌려 넣고
그녀는 유유히 사라진다. 그러면 우리들은 결국 제인 오스틴식의 로맨스의 노예가 되고 마는 것이다.
연애를 변주하는 방식은 아무리 멋을 부려도 결국 건드려야 할 어떤 핵 주변을 맴도는 것 이상이 될 수 없는 것같다.
끌림. 끌려가는 그 자발적 무기력과 끌고가는 그 수수께끼 같은 힘들이 만나고 때로는 어긋나고 합치되는 경로를
자박자박 밟아 나가는 문장들은 우리의 잊혀진 그 수많은 로맨스의 기억과 소망, 상상의 섬세한 결을 타고 들어온다.
그러면 금새 뜨거워지는 것이다.  

물론 혹자들은 그녀의 소설 속에서 간과된 시대 의식, 정치적 배경, 캐릭터들의 단조로운 반복 등을 단점으로
지적하기도 한다. 그녀는 평생 독신으로 산 자신의 삶 바깥을 넘어서는 것들을 욕망하지 않았고, 그녀의 타협은
소설 속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편이다. 그녀는 자신이 아는 것만을 썼다고 서머싯 몸은 얘기한다.
다이나믹한 서사의 역동도 격변기의 시대상도 열기있는 토론도 빠져나간 그녀의 소설이 가지는 미덕은
서머싯 몸이 이미 더없이 적절하게 상찬했다. 그의 상찬을 빌려오고 싶다. 

오스틴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에서 하마터면 빠뜨릴 뻔했던 게 하나 있다. 그것은 그녀의 소설이 아주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이다. 그녀보다 더 위대하거나 더 유명한 작가의 작품보다 그녀의 것이 더 재미있게 읽힌다. <중략> 어떤 작품에서도 뭐 그리 대단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쪽을 다 읽고 나면 다음 쪽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여 독자들은 열심히 책장을 넘긴다. 하지만 다음 쪽에서도 그리 대단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에겐 또 다음 쪽이 간절해진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소설가는 소설가로서 가장 귀중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서머싯 몸 <불멸의 작가, 위대한 상상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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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2-23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 지금 너무 놀랐어요. 문동 문학전집에 오스틴의 이 작품이 있었다니.
요즘 하도 각 출판사마다 문학전집들을 쏟아내서 좋긴 하다만,, 읽을 시간도 많이 부족하네요^^;;

blanca 2010-12-24 22:36   좋아요 0 | URL
cyrus님, 저도 최근에 발견하고 덥석 샀답니다. 정말 고전출판 붐이지요. 수요자 입장에서 좋긴 한데 자꾸 읽고 싶은 책들이 줄을 서서 큰일입니다.^^;;

꿈꾸는섬 2010-12-24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 메리 크리스마스~~~
블랑카님의 세계문학전집 읽기는 꾸준하군요. 부러워요.
저도 내년엔 좀 더 건실한 독서계획을 세워야겠어요.^^

blanca 2010-12-24 22:37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도 지금 행복한 크리스마스이브 보내시고 계시죠? 너무 추워서 잠깐 나갔다가 동태되어 돌아왔네요. 차도 어찌나 밀리는지. 산타크리스마스 역할을 하려면 애가 잠을 자줘야 하는데 같이 잠들게 생겼어요--;; 꿈꾸는섬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마녀고양이 2010-12-24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 비커밍 제인 이라는 영화 보셨어요?
거기 나오는 제인이 제인 오스틴이잖아요. 결국 원하는 남자와 결혼 못 하고, 평생 독신으로 사는.
그래서일까요, 그녀의 작품은 모두 감미로운 사랑이야기이죠.
저는 그녀의 작품에서 달콤함과 동시에 그녀의 결핍에 대한 씁쓸함을 읽어요.
그래서...... 맘이 아파져버려요.

내가 좋아하는 블랑카님, 메리 클스마스, 쪼옥!

BRINY 2010-12-24 10:41   좋아요 0 | URL
'비커밍 제인' 보고 찡했어요. 특히 그 마지막 장면!

blanca 2010-12-24 22:39   좋아요 0 | URL
마녀고앙이님! 저 못봤어요.. 그런 영화들 너무 좋아하는데. 제인 오스틴 얘기이군요. 평생 독신으로 살아 그런 로맨스에 환상을 깨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나봐요^^ 마녀고양이님도 행복하고 근사하고 다복한 크리스마스 전야가 되기를!

2010-12-24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4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4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4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섬사이 2010-12-24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어수선한 연말에 저를 낚는 책들이 여기저기서 막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아요.^^
메리 크리스마스, 블랑카님.

blanca 2010-12-24 22:45   좋아요 0 | URL
섬사이님도 메리크리스마스!! 연말이라 저도 마음이 북적북적거려요. 저도 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답니다.^^ 요새는 두 권씩 쌓아 놓고 읽고 있는데 너무 소설 위주로 읽은 것 같아 다른 분야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강박관념을 느낀답니다. 섬사이님 행복한 연말 되세요....

노이에자이트 2010-12-24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역시 몸의 글을 인용하시는군요.그 책에서 몸이 소개한 <데이비드 커퍼필드>나 <백경>의 서평도 기다리겠습니다.<톰 존스>도 몇 년 전 다시 번역되었으니 10권 모두를 읽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blanca 2010-12-24 22:48   좋아요 0 | URL
노자님 ㅋㅋㅋ 몸은 지겹게도 우려 먹고 있답니다. 참 신기하게도 천천히 다 읽어가게 되네요. 읽고 나서 몸의 서평을 읽으면 더 와닿더라구요. 책 내용을 모르고 읽었을 때와 또다르게 다가와요. 노자님도 메리크리마스!

2010-12-25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5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5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5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12-25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맨틱한 제인이나 이런 리뷰를 쓰시는 블랑카님 모두 좋아합니다.
연말이네요, 어느덧. 블랑카님의 글을 읽을 수 있었던 한 해라 더욱 좋았어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blanca 2010-12-25 21:0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감사합니다. 올해 프레이야 언니를 알게 된 건 제게도 큰 행운이랍니다. 어떻게 살고 싶다,는 방향을 보여주셨어요. 오늘 행복하게 보내셨죠?
 
나귀 가죽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철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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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내뻗었던 촉수들을 하나씩 거두어 나의 내면으로 던져 놓는 그 시간, 잠들기 직전 나의 소원들을 정렬해 보곤 한다. 아주 어릴 적부터 하루가 그럭저럭 괜찮으면 괜찮은 대로 더 욕심이 나서, 하루를 망쳐 버린 날이면 그 상처를 다독거리기 위해서 그 소원들이 다 실현된 내일의 공상 속에 잠들곤 했다.  

이제 삶이 더 이상 내일의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지 않게 되면서 나의 소원은 줄고 작아지고 스러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견디기 위해서라도 나는 또 무언가를 욕망하고 그 실현을 꿈꾸는 그 허망한 과정에서 발을 빼지 못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결국 죽어간다는 것이고 무언가를 원한다는 것은 결국 그것에 대한 무기력하고 허약한 반역을 꾀하는 것임을 때로 머리로 자각하면서도 나의 호흡은 그런 명징한 가끔의 깨달음을 지워 버린다.  

프로이트가 죽기 전 '나는 그리움을 품은 채로 무로 가는 길을 준비한다',며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 바로 이 <나귀 가죽>이었다. 죽음을 의미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일로 해석했던 그가 욕망과 생을 맞바꾸며 마침내 파멸하고 마는 청년의 얘기로 삶의 문을 닫고 걸어 나간 것은 의미심장하다. 마치 프로이트 자신의 삶에 대한 해석과 해명을 이 소설을 읽는 것으로 대신한 것만 같다. 삶은 욕망과 등가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우리는 무언가를 원하고 추구하다 때로는 좌절하고 가끔은 이루어졌다고 착각하며 생을 소모한다.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생의 본질적 경향성도 결국 욕망과 다름아니다. 무언가를 추구한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 주체를 갉아 먹는다. 발자크가 바람과 행함이 존재의 원천을 고갈시킨다고 얘기한 것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 모순성에 대한 슬픈 지적이다. 

프랑스의 19세기의 시대상을 방대한 소설 모음으로 재현하려 했던 그의 원대한 구상 안 철학의 범주 안에 들어가는 이 작품은 현실과 그 현실의 원리, 법칙에 대한 철학적 해석의 중간 지점에 있는 작품이다. 프랑스 파리의 몰락한 귀족의 자제인 라파엘은 죽음을 결심하고 있던 와중에 우연히 들어가게 된 골동품점에서 만나게 된 골동품상 주인에게서 소원을 이루어 주는 나귀가죽을 얻게 된다. 이 가죽은 소망의 강도와 횟수에 비례하여 그 둘레가 줄어들게 되어 있는데 남은 가죽의 크기는 바로 남은 목숨을 표상한다. 소망이 이루어지면 질수록 삶은 점점 종말을 향해 치닫게 되는 것이다. 라파엘은 그토록 바라던 엄청난 재력과 권력을 지니게 되었을 때 정작 아무것도 원하지 않게 되게 된다. 무언가를 욕망하고 이루게 되는 것이 가져오는 상실이 그 욕망을 가능케 하는 주체와 원인 자체를 말살하는 것이라는 잔인한 깨달음은 나귀가죽으로 상징화되어 단순하고 거칠게 우리를 위협한다. 욕망 그 자체가 악과 연결되는 지점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이 삶임을 우리는 어쩌면 선험적으로 알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강하게 욕망하고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그 설명할 수 없는 꺼림칙함과 두려움이 그 방증이다. 그리고 거기에 인간 존재의 비극이 있다. 어느 지점이든 우리가 소원해서 간 그곳은 목적지로 두고 바라봤을 때의 그곳이 이미 아닌 것이다. 우리는 또다시 초조해지고 그 목적지가 단지 지루한 길의 하나의 경유지에 불과했음을 스스로에게 가르쳐 주고 만다. 다음에는 또 눈을 돌리게 된다. 새로운 욕망은 도처에 널려 있다. 그 욕망을 거치지 않고 길을 걸어가는 것은 흡사 하나의 묘기가 되어 버리고 만다. 이백 년이 지난 오늘, 라파엘과 나는 다른 점보다 닮아 있는 대목이 더 많다.  

라파엘이 쇠잔해진 몸을 이끌고 간 요양지에서 뭇사람들이 그를 벌레 피하듯 피하고 따돌리는 장면은 현재진행형이다. 사회는 황금과 멸시를 먹고 산다는 발자크의 말은 소름끼치도록 잘 구현되어 있다. 이 세상에 불행 말고 완전한 것은 없다,는 그의 문장은 이 소설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사랑하는 여인의 품에서 고통스럽게 죽게 되는 라파엘의 최후는 마지막 구원의 가능성마저 무자비하게 차단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려 버린다. 그의 냉소, 그의 잔인할만치 예리한 삶에 대한 통찰, 마치 독자와 일대일로 대면이라도 하고 있는 듯이 사람의 보편적 갈등, 고뇌의 근저를 저며내는 그의 언사들은 때로 섬뜩하다. 

   
 

 그리고 너, 제복만 입지 않았을 뿐 시종들 중 상 시종인 너, 뻔뻔한 식객이여, 네 성질은 집에다 두고 다녀라. 너를 맞아준 주인이 음식을 소화시키는 속도에 맞추어 너도 소화시켜라. 그의 눈물에 눈물을 흘려라. 그의 웃음에 웃음을 터뜨려라. 그의 빈정거림도 듣기 좋은 것처럼 받아들여라. 그를 헐뜯고 싶으면 그의 실각을 기다려라. 세상은 이런 식으로 불행한 자에게 은전을 베푼다. 그를 죽이거나 내쫓는 식으로, 아니면 그를 타락시키거나 거세시키는 식으로.

 
   

 

욕망을 부추기고 독려하는 사회, 소원을 말해보라고, 나는 너의 소원을 이루어 주는 여신이 되겠다고 꼬드기는 곳, 그곳에서 우리는 오늘도 나의 욕망을 결국은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자존심들을 뚝뚝 부러뜨리고 울며 걷는다. 그건 하나의 착각이고 그건 하나의 거짓이고 사기라는 것을 결국은 알게 될 것을 예감하면서도. 라파엘의 '나귀가죽'을 저마다 손 안에 꽈악 움켜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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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0-10-10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읽으셨군요.욕망을 완전히 채워주는 성취가 과연 있을까요...이 글을 읽고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blanca 2010-10-11 22:04   좋아요 0 | URL
노자님, 결국 읽었어요. 발자크 이름만 들어도 지루한 소설들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우선 너무 재미있어서. 골짜기의 백합도 읽을까 하고 있답니다. 정말 몸이 천재라고 했던 이유가 십분 수긍가는 작가입니다.

반딧불이 2010-10-10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의 계속되는 발자크 읽기 덕분에 제가 읽는 발자크 평전이 더 풍요로워지네요.

blanca 2010-10-11 22:04   좋아요 0 | URL
반딧불이님, 한 작가에 빠지면 전작주의를 시도해 보고 싶긴 한데 좀 엄두가 안 나기도 하고 그러네요. 소세키 읽어나가시는 모습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었어요.

2010-10-10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0-10-11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자크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급 관심과 호감. 사람의 욕심은 소원이 이루어지더라도 채워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근데 저도 나귀가죽 가지고 싶어지네요. 사고 싶은 라이더가죽자켓보다~~~

blanca 2010-10-11 22:08   좋아요 0 | URL
라이더 자켓 ㅋㅋㅋ 정말 통하네요. 기억의집님 소원 있으세요? 정말 큰 소원. 사실 저도 정말 말도 안되는 소원이 하나 있는데 그게 이루어지면 생명줄이 준다면 사양하려구요^^;;

꿈꾸는섬 2010-10-12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요즘 어째 힘든 책은 읽기가 싫어요. 쉽게 읽히는 책만 읽고 싶어하고 있어요.

blanca 2010-10-12 21:34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사실 저도 그래요. 요새는 삼백 페이지 이상 되는지 꼬옥 확인한답니다.^^
 
고리오 영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박영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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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가 주저 없이 천재라고 부르고 싶은 유일한 작가다, 라고 칭찬에 인색한 서머싯 몸은 발자크를 두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발자크의 소설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는 사람이 발자크를 가장 잘 대표해 주고 있고, 작가가 꼭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잘 집약한 소설을 한 권 추천해달라고 부탁해온다면, 주저 없이 <고리오 영감>을 읽어 보라고 조언하겠다고 덧붙인다. 

고전은 꼬장꼬장한 할아버지가 버석버석 말라버린 이야기를 지리하게 끊임없이 쭈욱쭉 늘여 내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어 줄 작품을 들라면 주저없이 이 작품을 내밀고 싶다. 이백여 년의 시간차를 두고 파리의 저급한 하숙집을 배경으로 그려낸 인간 군상의 이야기는 시대차라는 한계는 저만치 떠밀어 버릴 정도로 지금 여기에서의 현실과 교차하고 약동한다. 발자크가 19세기의 프랑스 사회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기 위하여 137편의 소설을 계획했고 그 안에 이 소설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이롭다. 우리는 이 소설 첫 문장 '보케르 부인은 콩플랑 거리에서 태어난 늙은 여자다.'와 만나는 순간부터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대양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여기에 한 아버지가 있다. 그는 세속적인 기준에서 볼 때 뻑적지근하게 시집 잘 간 두 딸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딸들의 하녀에게 그들의 스케줄을 염탐해 내어 샹젤리제의 통로에서 몰래 사랑하는 딸들을 훔쳐 볼수밖에 없다. 딸들은 돈이 필요할 때만 그를 찾아와 사랑하는 아버지!를 연호한다. 그러면 그는 자신이 아끼는 은식기를 우그러뜨려 팔아서라도 딸들이 정부를 두고 사치스럽게 몸치장을 하느라 진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이다. 정작 이 퇴락한 전직 제면업자는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받으며 초라하고 추운 하숙집에 덜덜 떨며 몸을 누인다. 그에게 딸들은 하느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한, 천상의 천사보다 더 우위에 있는, 피에서 피어난 꽃들이다. 자신을 챙기지 않는 무모한 내리사랑은 어처구니없는 보복을 당한다. 내 몸 속의 심장을 꺼내어 손 위에 들고 있는 것만치 우리를 속수무책으로 만들어버리는 자녀들에게 퍼붓는 눈먼 사랑이 어떤 식으로 폄하되고 비하될 수 있느지를 목도하는 과정은 더없이 괴롭고 불편하다. 발자크의 저력은 여기에 있다. 아무도 선뜻 꺼내어 들지 못하는, 그러나 인간의 삶의 본질적 측면에 수그리고 있는 그것들에 대한 응시는 위선과 가식의 더께를 가차없이 벗겨버린다.

여기에 한 청년이 있다. 그는 가난한 법학도다. 화려한 성공에 대한 동경, 갈망, 그리고 별볼일없는 출신에 대한 열등감, 그것을 딛고 올라서고자 하는 적당히 비열하고 저열하고 미끈미끈한 탐욕, 그리고 약간의 배경 같은 양심. 작가의 말처럼 그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면 손을 더럽혀야 한다는 그 참혹하고 절망적인 기본 명제를 너무나 손쉽고 어설프게 이해하고 받아들여 버린다. 게다가 그는 청춘이다. 발자크는 청춘에 대한 여러가지 그 설익은 자만과 어설픈 상상력을 위트있고 예리하게 지적하여 독자를 웃게 한다. 청춘은 욕망 앞에 쉽게 옷을 벗어버리고 낭만적 열정이 때로는 전부를 덮어버릴 수도 있는 위험하고도 치기어린 지점이다. 그 지점에서 우리는 분별없는 욕망과 가장 순결한 자비로움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뒤섞이는 모순의 최극치를 경험한다. 가장 유치하고 비열하면서도 자비로울 수 있는 시간들.  라스티냐크에게서 그 시간들을 복기한다. 

   
 

젊은 사람들은 밤샘 공부를 하겠다고 약속한 열흘 밤 가운데에서 일곱 밤을 자버리는 법니다. 밤을 새우려면 스무 살은 넘어야 한다.  
-p.51

 
   

 

   
 

따라서 만일 청년들이 세상을 알고 몸을 사렸다면 사회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p.76 

 
   

고리오 영감은 마침내 딸들에게 버림받고 장례비용도 없이 처절하고 비참하게 죽어간다. 그의 곁을 지키는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출세를 위하여 능수능란하게 타락해가는 법을 배워가는 청년 라스티냐크이다. 결국 이 둘은 인간의 내면 안의 두 가지 본성이자 본질이며 인생의 시기들의 은유이다. 우리는 결국 모든 것을 놓고 죽는다. 그럼에도 삶은 모든 어리석은 욕망을 기반으로 지탱하는 허약하고 어리석은 청춘과 같다. 생 그 자체가 어쩌면 욕망 그 자체 같다. 무언가를 무모하고 어리석게 열망하지 않으면 존재의 그 허약한 한계와 허구성 앞에서 우리는 주저앉고 더이상 전진할 수 없을런지도 모른다. 이 숙명에 대하여 발자크는 얘기하고 있다. 고리오 영감의 무덤에서 라스티냐크는 회한과 자신의 눈먼 욕망을 참회하는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다. 청춘의 마지막 눈물을 묻어 버리고 파리와의 대결을 선포하며 씩씩하게 걸어나간다.  

발자크는 그래서 위대하다. 인간의 왜소함을 이다지도 이렇게나 적나라하게 묘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거의 유일한 작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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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2010-09-3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의 리뷰가 게으른 제 손을 책꽂이에서 고리오 영감을 찾게 합니다. 고맙습니다.

blanca 2010-10-01 13:35   좋아요 0 | URL
반딧불이님, 저의 독서는 대중없습니다. 반딧불이님의 그 체계적이고 진중한 독서에 비할 수가 없지요.

프레이야 2010-09-30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의 가슴 울리는 리뷰 잘 읽고
장바구니로 저 책을 모셔갑니다.^^ 좋은 글, 고마워요.
적요한 시간이에요. 작은딸은 독서기록장 정리하고 있네요.
내일 급히 학교에 제출할 일이 있어서요.ㅎㅎ

blanca 2010-10-01 13:38   좋아요 0 | URL
적요한 시간. 프레이야님 안그래도 독서기록장이 궁금했어요. 읽은 책이랑 목록을 작성하는 것인지. 은근히 번거로울 것 같아요. <고리오 영감>은 책값도 할인율이 높아 착하고 여러모로 프레이야님께 권하고 싶어집니다.^^ 저는 또 감기 폭격 맞아 헤롱거리고 있습니다.--;;

프레이야 2010-10-01 19:50   좋아요 0 | URL
전 느낌 위주로 적게 합니다. 줄거리를 요약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구요.
환절기라 감기 걸리는 분들 많은데 언능 나으시기 바래요. 기온이 꽤 내려갔어요.

2010-10-01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1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0-0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선 19세기 유럽소설이라면 워낙 러시아 작가들이 대세라서 특히 프랑스 작가들은 많이 안 읽히지요.발자크 작품도 마찬가지인데 그 중에서도 <고리오 영감>이 읽히는 편이라 다행입니다.사실 발자크의 다른 작품에 비해 분량도 적당하지요.<종매 베트>나 <사라진 환상>은 두툼해서 좀 부담스럽습니다.예전에 딸에게 버림받은 아버지라는 소재를 다룬 리어왕과 비교해서 연속 읽어볼 계획을 세웠는데 지금도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blanca 2010-10-02 14:39   좋아요 0 | URL
노자님, 혹시 나귀가죽은 읽어 보셨나요? 저는 지금 이것 읽으려고 하는데 <고리오영감>만 제외하면 발자크 작품이 좀 사소한 묘사 줄줄 늘여 지루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해서. 두 작품은 접해보지 못했어요. 아, 리어왕 생각은 미처 못했어요. 여기에서 모티브를 얻었을 수도 있겠네요. 고전 분야에 정말 박학 다식한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10-02 21:23   좋아요 0 | URL
최근 번역된 건 읽어보지 못했어요.<사라진 환상>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건 서울대 출판부에서 나온 겁니다.인터넷엔 광고하지 않을 거에요.이게 대표걸작인데 을유문화사에서 60년대에 나온 이후 절판되었지요.프랑스 근대사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면 발자크의 다른 작품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양철나무꾼 2010-10-0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천재라고 불리우는 작가들 좋아해요,일단은 개연성이 확보되니까~
그런 의미에서 서머싯 모옴도,발자크도 좋아하지요.

솔직히 전 그냥 그렇게...별다른 감흥 없이 읽었는데,
님의 리뷰를 읽으니 그때의 기억이 새로운 걸요~^^

빨리 감기 폭격을 떨고 일어나시길 바라겠습니다~!!!

blanca 2010-10-02 14:40   좋아요 0 | URL
저도 모옴 좋아해요, 양철나무꾼님. 일단 모옴 책은 재미가 보장되니까요. 감기 폭격. 지금 완전 최루탄 맞은 기분입니다. 좀 그런 얘기지만 콧구멍에 휴지를--;; 비까지 오니 완전 퍼지고 있답니다.

2010-10-01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2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