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제국의 발견 - 소설보다 재미있는 개미사회 이야기
최재천 지음 / 사이언스북스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며, 지구를 인간의 것으로 크게 착각하고 살아가는 인류에게 개미는 미물에 불과하다. 크기도 작거니와 밟으면 그만인 것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학자들이 있다는 것은 연구할 대상에게서 얻을 수 있는 지식과 정보들이 그만큼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개미가 사회를 형성하고 분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러나 개미의 구체적인 생태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별로 없다.

이 책은 아주 쉽게 개미의 생태를 보여준다. 인간이 소나 돼지를 기르듯이 곰팡이와 진딧물을 기르고, 19세기까지만 해도 있었던 노예제를 개미들이 하고 있으며, 처절한 전쟁과 살육도 벌이는 개미사회는 분명히 인간의 사회와 많은 유사한 점을 보이고 있다. 초개체, 호르몬으로 모든 일개미를 통제하는 절대 전제국가, 작지만 매우 흥미로운 세계임에는 틀림이 없다. 인간 세계의 축소판이랄까... 최재천 박사의 세미나도 한 번 들어봤었는데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러한 대중적인 책을 낸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본구문 테이프로 영어듣기 - <영어를 죽여라!> 실천가이드북
홍연미, 조은 지음 / 이채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영어를 안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려 하니 막막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면저 듣기부터 하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어떤 책으로 시작할까 고민하며 영어 공부하는 커뮤니티나 사이트에서 추천하는 책들을 살펴 본 결과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K기본구문 테이프로 영어듣기>는 영어 공부하는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추천하는 책으로서 많은 이들이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도 믿을만한 것 같다.

이 책의 구성은 리스닝 초급자들에게 딱 어울린다. 기본 구문만 뽑아서 응용 문장 몇 개 들려주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듣기는 체계적으로 꾸준하게 자신에게 맞는 테이프로 연습을 해야 하는데, 무작정 들리지도 않는 긴 문장부터 들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본부터 다져나간다면 결과는 찬란할 것이다. 영어 듣기에 왕도가 어디 있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어 어른을 위한 동화 2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인 안도현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그의 소설은 어떠할까했는데 내용도 짧고, 쉽게 쓰여져서 읽을만 했다. 우리 인간에게 진정한 삶과 의미를 연어의 습성을 소재로 삼아 우화로 보여주는데는 성공했다고 본다. 그러나 연어의 회귀본능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교훈을 주는 착한 이야기'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주제를 너무나 뻔하게 표현해서 싱겁다. 나보다는 주위를 볼줄 알고, 쉽게 살려고 하는 것보다 어렵게 살아야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의미가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는 등의 주제의식은 교과서처럼 너무나 많이 들어왔던 것들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문학은 창의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소재만 바뀌었다고, 글쎄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차라리 연어를 가지고 시를 썼으면 더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연어의 회귀본능과 강물, 인생, 존재가치... 성장기 아이들이나, 책 읽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한테는 좋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12월
평점 :
절판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흥미롭게 읽었기에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전편은 성장소설이었지만, 이번에는 6.25라는 전쟁 피난민으로써, 그리고 성인으로써의 생활을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50년대 서울의 모습과 이데올로기가 가져온 혼돈이었다. 마치 서울의 역사를 보는 듯한 50년대 서울의 풍경은 신기하기까지 하다. px에서 빼돌리는 물품으로 생존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피난을 떠나 텅빈 서울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겪는 사건들, 생활고로 찌들어가는 일상의 모습들은 다큐멘터리에서도 볼 수 없었던 살아있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더욱 재미가 있다.

또한 '너도 피난을 가도록 해라. 한번은 남쪽으로 피난을 갔다 와야 떳떳해질 수있다는 건 느이 오래비 말이 옳을 것 같다. 다만 피난 못 간 죄로 번번이 얼마나 당했냐?' 삶의 터전을 떠나지 않아서 겪어야만 했던 고통을 읽고, 깃발이 바뀌면 자신의 모습도 바꿔야만 생존할 수 있었던 야만적인 이데올로기 시대속에서 점점 피폐해져 가는 영혼의 시선을 쫓아가다 보면 연민이랄까? 동류의식이랄까? 비록 전쟁을 겪어보지 못했지만, 우리 부모세대가 겪었을 가난과 배고픔이 슬며시 뜨겁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왜 지게가 어드래서? 지겟벌이도 할 수 없을 때, 우리 명서 어드렇게 죽은줄 알기나 아는?' 양반의 체면도, 전통의 가치관도, 인간에 대한 믿음도 모두 전쟁으로 파괴된 시점에서 저자의 말과 생각들은 어머니에 대한 비난과 세상에 대한 경멸감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저자가 간직하고 있던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그것들은 이 책에 나타났듯이 '뛰어난 기억력으로' 기억된다는 것만으로도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싶다. 자본이 점령한 우리 시대와 이데올로기로 점령한 시대는 다를 것이 없다. 다만 그 이전의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것만 다를 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특별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사고 싶은 책들을 평소에 목록으로 작성하여 두었다가 도서 쇼핑몰이 이벤트를 하거나, 새 책이 필요로 할때 여러권을 한꺼번에 구매를 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 책은 그 동안 도서 목록에서 가장 눈여겨 보았던 책들 중에 하나 였기에 기대를 꽤 하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여러번 읽고 싶은 책이다. 16편에 담긴 단편들은 모두 결말이 차갑거나, 씁쓸하다. 비정상적인 결말, 믿음이 무너지고, 산산히 해체되었을 때의 묘한 허망함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문장 한줄 한줄에는 문학적 기교가 아닌 인간에 대한 회의와 조롱이 은은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속도를 내서 읽으면 그 맛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위선, 폭력, 차별, 편견, 본능에 숨겨진 인간의 동물적 사회적 행위에 대한 가치 판단은 없다. 다만 그것을 보여줄 뿐.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에서 인간성의 장례식을 맞이 한다. 그러나 회생과 희망이 어른거리는 이유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