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안 국회 본회의 통과…찬성 139―반대 61―기권 23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안이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이날 민노당 노회찬 의원 등 의정을 점거해 곧바로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못했으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민노당 의원들을 단상 밖으로 내몰고 의원들을 제지하는 틈을 나서 의장석에 자리를 잡았다.
김 의장이 2시35분쯤 국회 경위들의 경호를 받으며 착석한 뒤 장내를 정리하기 위해 망치를 두드리자 단상에서 밀려난 민노당 의원들은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며 고함을 지르며 저항했다.
김 의장은 국회 본회의 순서에 따라 곧바로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안을 상정한 뒤 심사보고를 명했다. 김 의장은 “의원 여러분께서는 오늘 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될수 있도록 회의 질서를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3번 거듭해 말한 뒤 “반대하시는 의원들께서는 얼마든지 토론 기회를 드리겠다. 자리에 앉아달라. 충정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는 민노당 천영세, 강기갑 의원등의 거센 항의와 민주당 의원들의 피켓 시위 등에 부딪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민노당 의원들은 단상 아래에서 쌀 협상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은 초록색 종이에 '처리 연기'라고 써서 들고 단상 아래에 섰다.
예정됐던 찬반 토론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김 의장은 3시8분쯤 토론을 종결시킨 뒤 ‘세계무역기구 설립을 위한 마라케쉬 협정 부속서 1가 중 1994년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에 대한 마라케쉬 의정서에 부속된 대한민국 양허표 일부개정 비준동의안’의 투표를 강행했다.
김 의장은 3시12분쯤 투표를 종료시킨 뒤 “재석 223인중 찬성 139인 반대 61인 기권 23인으로 비준동의안은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박재찬 기자
국회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몸싸움과 고성,막말로 대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쌀 협상 비준안 처리를 둘러싸고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충돌했다.
“야 이 개XX야! 창피하지도 않냐.” “작년에 탄핵 당할 때는 언제고!”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의원들이 폭력이나 행사하고”
민노당 보좌관들은 “국회 경위들이 우리당 의원에게만 본회의장 문을 열어주고,민노당 의원들에게는 출입조차 못하게 했다”며 분을 터뜨렸다.
“국회가 열린우리당 거냐” “경위가 열린우리당 당직자냐!”
고성이 계속 오가고,민노당 보좌진들은 운동권 집회처럼 박자 맞춰 “강.기.갑.을. 들.여.보.내!!” 8박자 구호를 외쳤다.
“심.상.정.을.들.여.보.네!!”
시간이 갈수록 민노당 보좌진들의 목소리 높아졌다. 열린우리당 당직자와 보좌관들 역시 격분해 또다시 몸싸움이 빚어졌다.
이런 중간에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이 안으로 들어갔다. “열린우리당,창피하지도 않느냐”는 목소리가 계속 터져나왔다.
한 열린우리당 당직자가 진입하려는 민노당 의원을 몸으로 끌어내자 민노당 보좌진들과 우리당 보좌진들 간 집단 몸싸움을 잠깐 벌이다 소강됐다.
단식중인 강기갑 민노당 의원은 1시55분쯤 본회의장에 들여가려다 경위들에게 막혀 못 들어가고 약간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국회 다른쪽 문으로 향했다. 일단 민노당 일부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으로 입장했다.
민노당 보좌진 중 한명이 보온병에 물을 넣고 전해달라고 경위에게 요청했다. 열린우리당 보좌진도 자료를 안으로 들여보내줄 것을 요청했으나 경위는 “모든 것은 중간 문으로 전해야 하는데 문이 닫혀 불가능하다”면서 막았다. 국회 본회의장 주변에는 경위와 함께 우리당 소속 보좌관들이 주변을 지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