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사설, 논설문, 논술 이런거에는 심심치 않게 봤었는데...

교과서랑 멀어져서 그런지 몰라도 잘 안보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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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이 크면 머리 나쁘다
고환과 두뇌 크기는 반비례 관계
2005년 12월 08일 | 글 | 김상연 기자ㆍdream@donga.com |
 
고환이 큰 수컷은 두뇌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라큐스대 스콧 피트닉 교수는 박쥐 334종의 두뇌와 고환의 크기를 비교해 영국왕립학회초록 최근호에 발표했다. 박쥐는 종에 따라 고환의 크기가 매우 다른 동물이다. 박쥐의 종에 따라 몸무게에서 고환이 차지하는 비율은 0.12~8.4%에 달한다. 영장류는 종에 따라 0.02~0.75%에 불과하다.

피트닉 교수는 “고환이 클수록 두뇌는 작아졌고 고환이 작으면 두뇌는 커졌다”고 밝혔다. 특히 암컷이 다양한 수컷과 교미할수록 수컷은 고환이 커지고 두뇌가 작아졌다. 암컷이 한 수컷과만 교미를 하는 종은 반대였다. 수컷이 여러 암컷과 교미를 갖는지 아닌지는 고환 크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고환과 두뇌 모두 에너지가 많이 드는 기관이기 때문에 생존과 번식을 위해 두 기관의 비율을 적정하게 조정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세필드대의 해리 무어 교수는 “고환의 크기는 정자 생산량과 관계가 있다. 여러 수컷과 교미하는 암컷이 자신의 새끼를 낳을 수 있도록 수컷은 더 많은 정자를 생산하는 큰 고환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짝인 암컷이 바람을 피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으면 고환 대신 두뇌를 키워 오히려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피트닉 교수는 “암컷이 바람을 많이 피울수록 수컷이 똑똑해지기 위해 두뇌가 커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결과는 반대였다. 아마도 일부일처제가 더 많은 정신활동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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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겜보이 2005-12-09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장류 중에 인간보다 작은 게 있다고 들었는데..^^ 일부일처제일수록 작다면서요.
 

출처 :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297663

생명과학을 전공한 서울대 젊은 교수 20여명이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사진뿐만 아니라 DNA 지문 분석 데이터 중 상당수가 석연치 않다며 재검증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서울대 교수들은 8일 정운찬 총장에게 보낸 건의문 '총장님께 드리는 글'에서 "황 교수팀의 논문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단순한 편집상의 오류라고 보기에는 무리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들은 "이미 공개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줄기세포 사진 뿐 아니라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 분석 데이터 중 상당수가 석연치 않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또 "이미 <네이처>지 등에서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한 상황이며 피츠버그 대학에서도 과학진실성위원회를 가동하여 자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며 "이런 시점에서 핵심 당사자인 서울대학교의 자체 진상조사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총장님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혀 서울대 자체 논문 재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수들은 건의문에서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철저한 서울대 차원의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파문을 여론에 편승해 덮으려고 해서도 안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 진위 문제가 국내외적으로 제기된 이상 이것을 여론에 편승한 감정적 애국주의로 덮을 문제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논문의 진실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경우 반드시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것이 국제적 관례이며 일차적인 조사 주체는 해당 연구자의 소속 기관"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울대가 자체적으로 '과학진실성위원회'를 구성해 논문 재검증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들이 '논문 재검증'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면서 정운찬 총장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서울대 담장 밖에서는 생명공학감시연대 등 시민·과학자 단체들의 논문 재검증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앞서 정 총장도 8일 오후 정례 학·처장단 회의를 통해 교내 보직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서울대는 조만간 간부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은 서울대 교수들이 보낸 '총장님께 드리는 글' 전문.

총장님께 드리는 글

저희 서명 교수들은 과학자의 양심을 믿는 생명과학 관련 전문가로서 그동안 황우석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2005년 Science)의 진위 문제에 대하여 예의주시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논문에 대한 진위문제가 심각히 제기된 상황에서 생명과학 관련 전문가로서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이나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 것을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결과적으로 과학의 문제가 언론, 정치인들을 포함한 비전문가들에 의해서 논의됨으로써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대다수 국민들을 큰 혼란 상태에 빠져들도록 방치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는 생명과학의 발전을 위하여 더욱 노력할 것이고, 더불어 진실된 과학이 인정받는 성숙된 과학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네이처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국제 학계에서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에 대한 진위문제가 명확하게 규명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 저희는 과학의 진실성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다음과 같은 간곡한 요청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는 상설의 '과학진실성위원회(Office of Scientific Integrity)'를 두고 내부 제보의 창구로 역할을 하며 과학자의 연구 윤리에 대한 감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을 지향하는 서울대학교에 과학적 진실을 추구하는 연구자의 윤리를 감독할 공식 시스템이 부재했다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의 부재로, 황우석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의 진위에 대한 내부 제보가 불행히도 언론에 먼저 공개됨으로써 지금과 같은 국가적 혼란이 야기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저희는 총장님께서 우리 과학의 진실성이 담보될 수 있는 시스템을 서울대학교 내에 확립해 주실 것을 건의드립니다.

2.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 진위 문제가 국내외적으로 제기된 이상, 이것을 여론에 편승한 감정적 애국주의로 덮을 문제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논문의 진실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경우, 반드시 진상 조사가 진행되는 것이 국제적 관례이며, 일차적인 조사 주체는 해당연구자의 소속기관입니다.(현재 동경대의 Taira 교수의 논문에 대해서도 자체 진상 조사가 진행 중임) 미국의 경우 의혹이 제기된 연구에 관련된 각종 기록과 증거를 연구자가 제시하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가 제기된 의혹을 인정하는 증거로 받아들여집니다(미 보건성 산하 과학진실성위원회 규정). 복제양 돌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연구 논문에 대한 진실성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연구당사자들의 협조 하에 철저한 과학적 재검증을 거쳐 의혹을 해소한 바 있습니다.

서울대학교가 대학 차원에서 과학진실성 위원회를 구성하여 황 교수팀의 논문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재검증하는 것만이 향후 서울대학교에서 수행되는 모든 연구가 국제적 신뢰를 잃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외면한다면 해당 연구자의 소속기관인 서울대학교의 공신력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수행되는 연구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3. 저희는 황우석 교수팀의 환자 맞춤 줄기세포에 관한 사이언스 논문의 내용이 사실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나 생명과학 분야의 전문가로서 황 교수팀의 논문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단순한 편집상의 오류라고 보기에는 무리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합니다. 이미 공개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줄기세포 사진뿐 아니라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 분석 데이터 중 상당수가 석연치 않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은 진실만이 생명입니다. 지금 우리가 침묵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과학이 국제적 신뢰를 상실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합니다.

이미 네이처지 등에서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한 상황이며, 피츠버그 대학에서도 과학진실성위원회를 가동하여 자체 진상 조사에 착수하였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핵심 당사자인 서울대학교의 자체 진상조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총장님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1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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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2-09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봐도 모르겠지만 이름들을 알고 싶군요. 대견해서......^^

깍두기 2005-12-0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뭐 좀 되려나. 그동안 속 터져 죽는 줄 알았어요.

이리스 2005-12-09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퍼갑니다~
 

[중앙일보 김필규] 최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연구에 쓰인 난자 공여 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여기저기서 '헬싱키 선언'이 거론되고 있다.

1964년 제정된 헬싱키 선언문에는 인체를 가지고 연구를 할 때 반드시 목적.방법, 얻을 수 있는 이득.위험성 등에 관해 충분히 설명하고 피험자들의 자유의사에 따른 동의를 얻은 뒤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언제나 '만의 하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과학 연구에 자기 신체를 자발적으로 헌납할 지원자는 많지 않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즐겨 쓸 수밖에 없는 실험도구가 바로 '자신의 신체'다.

#"기생충아, 모기야. 내 영양분 먹고 무럭무럭 자라다오."

국내에서 손꼽히는 기생충 전문가인 단국대 의대 서민(39) 교수는 기생충을 자기 눈 속에 넣고 키웠던 일화로 유명하다.

2001년 '동양안충의 중간 숙주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논문을 쓰기 위해 성숙한 동양안충을 인공적으로 '양육'해야만 했다. 동물의 눈 속에 자리 잡아 영양분을 빼먹고 사는 동양안충은 보통 개의 눈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파리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기도 한다.

서 교수는 우선 매개체가 될 파리 채집에서부터 자기 몸을 사용했다. 그가 잡은 파리는 몸길이 7㎜ 정도의 아미오타종 초파리였다. 유독 동물의 눈물을 좋아해 눈으로 달려들기 때문에 동양안충을 옮길 매개체로는 적격이었다.

충북 충주의 한 야산에 올라간 뒤 하루 종일 한 손엔 잠자리채를 들고 숲을 보며 앉아 있다가 파리가 달려들면 잽싸게 잡아챘다. 그렇게 잡은 초파리의 몸속에 개의 눈에 있던 동양안충을 심어 일정기간 배양한 뒤 이번엔 자기 눈 속으로 옮겼다. 기생충이 개에서 사람에게 옮겨지는 메커니즘을 알기 위해서였다.

동양안충은 보통 염증 정도만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심할 경우 실명이 된 사례도 있을 만큼 나름대로 위험한 기생충이다. 서 교수는 동양안충을 넣은 뒤 며칠 동안 심한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그해 기생충 학회에서 발표됐다.

국립보건원 의동물과 모기담당 연구원들 역시 모기 생태, 질병 감염 경로를 알아내기 위해 한 몸을 온전히 바치고 있다. 서울 근교 소 목장에서 잡아 온 모기들을 키우기 위해 번갈아가며 일주일에 한번 씩 모기장 안에 팔을 들이밀어 '헌혈'을 하는 것이다. 모기 채집 때는 꼭 반바지를 입고 간다. 모기를 유혹하는 '인간 미끼'가 되기 위해서다.

#"신약개발 1차 임상시험은 내 몸에서부터"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권위자인 충남대 서상희(40.수의학) 교수는 지난해 9월 자신이 개발한 AI 백신이 들어있는 주사기를 자기 몸에 꽂았다.

한국생명과학연구원 영장류센터에 있는 원숭이들을 통해 안전성과 면역 효율성 등을 확인했지만 인체에 대해서도 유효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AI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던 터라 제자들 중에 "나도 접종해 달라"는 자원자도 많았지만 모두 말렸다. 혹 윤리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을까 우려해서였다.

서 교수는 "내가 연구한 것이기에 안전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그래서 자신있게 주사기를 꽂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초 획기적인 신약물질을 개발해 특허를 받은 태평양 의약연구소 수석연구원 박영호(37) 박사 역시 자신의 얼굴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다. 박 박사가 3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해낸 PAC20030은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 연구를 바탕으로 발견한 통증치료물질이다.

마약 성분에 의존했던 기존 진통제와 완전히 다른 개념의 신물질이라 박 박사의 기대는 대단했다. 어느 정도 효능이 있나 궁금한 마음에 일단 자신의 얼굴에 발라 본 뒤 그 위에 고농도 젖산을 묻혀봤다. 꽤 많은 양의 젖산을 발랐는데도 통증이 없자 신이 나서 농도를 계속 높였다가 얼굴에 시뻘건 염증이 생겨 며칠간 고생하기도 했다. 박 박사는 "과학자들에게 연구성과는 자식과도 같은 것"이라며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들.딸이라고도 하는데 하물며 내 연구성과를 내 몸에 시험에 보지 못하겠느냐"고 말했다.

#프리스틀리.뢴트겐 모두 자기 인체 실험

역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 중에도 자기 몸을 실험도구로 삼았던 경우가 많다.

산소를 발견한 영국의 화학자 조셉 프리스틀리(1733~1804)는 적색 산화수은을 가열하는 과정에서 얻은 기체에 쥐를 넣어보고 또 직접 마셔봄으로써 산소의 존재를 알아냈다.

염소 등을 발견한 스웨덴의 화학자 칼 셸레(1742~1786) 역시 열악한 환경에서도 여러 업적을 남겼는데 특히 꼼꼼한 성격 때문에 화학 물질을 직접 맛보고 확인해야만 만족을 했다. 결국, 비산.염화제이수은.시안화수소와 같은 독극물까지 직접 맛봤다가 요절하고 말았다.

뢴트겐(1845~1923)이 X선을 발견한 뒤 이를 이용해 가장 먼저 찍어 본 사진은 자신의 손이었다.

김필규 기자

 

 

 

교묘하게 본질 흐리기...
과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려거던 그 만한 보상, 연구환경을 제공 하고서 말을 해야하는게 우선아닌가..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자의 희생보다 우선시 되야 할 것은 인권이지, 어떻게 저렇게 이쁘게 포장을 할까..
아... 숭고해라...
어쩔 수 없는 선택 또는 강요된 설정을 마치 신성한 것 마냥 포장하고 권장하니...

어쩔 수 없는 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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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5-12-0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전 이 기사에서 마태님 보고 반가웠어요.
 

대형서점 3765일 ‘경품 이벤트’
대형출판사 자본력으로 매대 독점
잘팔리는 책 더 잘팔리게 ‘상부상조’
납품가 후려치기 강압엔
큰 출판사 덤핑 출고 합세
이래저래 중소출판사만 죽어난다

 

지난 3일 교보문고 본점. ‘독서가 미래다’라는 이벤트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12월 한달 동안 출판사 20여곳이 참여해 자사의 ‘양서’를 사는 사람한테 2천만원어치 경품을 준다는 내용이다. 중앙 통로 매대에는 해당 출판사 팻말과 책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물론 양서도 있고 며칠 안된 신간과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책도 끼어있 다. 베스트 순위에 든 8종이 포함돼 있는 게 특징. 이벤트는 이것뿐이 아니다. 게임기, 엠피3, 여행권 등을 각각 경품으로 내건 서너 출판사의 신간이 통로에 가깝게 단독으로 예쁘게 진열돼 있다.

길 건너 영풍문고도 마찬가지. 중앙 통로에 10곳 출판사 책을 진열해 놓고 이달 말까지 구입자 10명을 추첨해 스노보드 세트를 준다. 홈 씨어터, 성지순례, 가정용 홈 사우나를 각각 경품으로 내건 출판사의 매대가 경품의 크기에 비례하여 통로 가운데 또는 가까이 마련돼 있다. 정체불명의 책이 ‘이달의 추천도서’ 팻말을 이고 있고, 덤으로 책 한권 더 준다는 출판사의 책은 정문을 들어와 바로 눈이 멈추는 곳에 똬리 틀었다.

서점쪽에서는 이벤트와 관련해 독자 서비스 차원에서 365일 하고 있으며 신규 수요 창출과도 관련 있다고 말한다. 한 중견 출판사 관계자의 말은 다르다. “현재 OO곳이 참여하는데 조금 빈다, 참여해 달라”고 요구해 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신간도 깔아야 하고 베스트 순위를 유지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 경품은 오로지 출판사 부담이다. 초기에는 30만~40만원이었는데 요즘은 80만~100만원 수준. 교보, 영풍, 서울문고 등 세 군데 강북, 강남 쪽을 합치면 이벤트는 줄줄이 사탕. 내키지 않는 출판사한테는 적잖은 부담이다. 서점에서 매출을 올리는데 엄한 출판사에서 부담을 진다는 얘기다. 서점 쪽은 “참여를 제안하지만 강요한 적은 없다”면서 “참여사에 이익을 줄지언정 불참사에 불이익을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점 판촉에 출판사 비용 부담

이런 논란은 연합광고에도 고스란히 재연된다. 연합광고란 대형 소매점의 이름으로 출판사 10~20곳의 책을 함께 소개하는 광고. 5월 어린이달, 여름 겨울방학, 연말연시 등에 실시해 왔으나 요즘은 무가지에 수시로 실린다. “비용을 분담하므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 노출기회가 적은 출판사한테 좋은 기회”라고 서점 쪽은 밝혔다. 그러나 출판사 쪽은 “44만~88만원의 부담이 잦아지면 무시 못할 금액”이라면서 “솔직히 서점 개업 몇 주년, OO점 오픈 기념 등은 불편하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매대와 연합광고를 둘러싼 시비를 두고 “매출은 대형 소매점이 올리고 그 부담은 출판사들이 지는 꼴”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출판사와 대형 소매점 사이에서 시비가 이는 데는 빈익빈 부익부의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서점 하면 떠올리는 교보는 현재 본점을 포함해 10곳의 대형 매장을 거느리며 책의 유통을 좌우하는데 2010년까지 지점을 5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풍 또한 10곳 이상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반면 중소형 서점들은 차츰 문을 닫아 1998년 전국 4897개던 서점이 지난해는 2205개로 6년만에 55%나 줄었다(한국서점조합연합회 자료). 또 출판계 역시 비슷하다. 자본의 크기를 바탕으로 점점 덩치를 키운 상위 몇개의 출판사가 전체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실제로 베스트 순위 50위권 책들을 살펴 보면 상위 대형 출판사들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말하자면 대형 출판사와 대형 소매점이 ‘상부상조’하게 되고 나아가 ‘짜고칠’ 여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그 틈에서 죽어나는 것은 중소형 출판사다.

대형 소매점의 ‘365 이벤트’나 ‘매대 판매’도 경품을 댈 여력이 없는 중소형 출판사한테는 그림의 떡. 서점 관계자는 “이벤트나 특별매대가 출판사의 요구로 만들어지는 게 많다”며 “우리는 자리를 제공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어린이책의 경우 웅진미디어, 비룡소, 시공주니어, 주니어랜덤, 주니어김영사 등 대형 출판사의 책들이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있으며 특별전시 코너를 폼나게 과점하고 있다. 글송이, 을파소, 삼성당i, 효리원, 다림, 꿈소담이, 깊은책속옹달샘, 문공사 등은 그런 틈에 끼어 구매자에게 2000원 도서교환권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그 책이 그 책인 요즘 마케팅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 “다들 그렇게 하는데 그게 무슨 문제냐.” 서점 쪽의 말은 되레 당당하다.

이렇듯 ‘팔기 우선’ 방침에 따라 출판사와 서점은 독자들에게 양질의 서적을 권하기보다는 잘 팔리거나 마진이 높은 책들을 우선 출시하고 우대 전시하는 현상은 갈수록 심해진다. 매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하고, 각종 이벤트에 베스트셀러 출판사를 참여시켜 잘 팔리는 것은 더욱 잘 팔리게 부추김으로써 대형끼리 돕고돕는 결과를 낳는다. 양질의 기획전시는 할 생각을 않거나 하더라도 찬밥신세다. 3일 현재 진행중인 영풍문고의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글 어떻게 쓸 것인가’ 기획전시는 양질임에도 이벤트 매대에 가려 한적하게 밀려나 있었다. 이에 따라 많이 팔리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책들이 독자들에게 노출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일반 단행본의 경우 초판 3000부 발행은 옛말. 요즘은 1000~2000부에 그치고 심지어는 500부를 찍고 마는 사례까지 전해진다.

“팔자” 위주…양서는 뒷전

한편, 일부 대형 출판사들의 ‘옆집보다 싸게 팔기’와 대형 소매점과 인터넷서점들의 낮은 납품가 강요가 유통시장을 흐리고 있다.

단행본을 기준으로 할 때 통상 출판사에서는 도매 65%, 소매 70%, 매절은 60% 값에 공급한다. 도·소매는 위탁판매, 즉 외상으로 책을 대주고 판 만큼 나중에 돈을 정산한다. 으레 2~4개월짜리 어음이다. 전체 물량에서 10~20%을 차지하는 매절은 일정부수(소매 50부, 도매 100부)가 넘을 때 반품 없는 조건으로 맞돈을 받는다. 그러나 자본력이 좋은 출판사와 소매점에서 경쟁을 부추기면서 이러한 룰이 깨지고 있다.

대형 소매점의 경우 매절값, 그러니까 통상적인 공급률보다 10% 가량 낮은 값에 납품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물론 팔리지 않은 책은 반품하는 조건이다. 한 대형 서점은 신규 출판사에게는 일괄적으로 그런 조건을 제시하고 있으며 기존 출판사들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요구한다. 한 서점 관계자는 “기왕의 관행은 법이 아니다. 많은 물량을 사가면 도매가 아니냐”며 입고값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벤트 때는 그보다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의 인터넷사이트에서는 상시 할인판매를 하며 매절값보다 더 낮은 값에 납품받고 있다. 온-오프가 한 물류센터에서 이뤄져 이들 서점은 사실상 인터넷서점 납품값으로 책을 받는 셈이다.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등 인터넷 서점들은 매절값에 납품받고 있다. 그리고 수시로 큰폭 할인행사를 벌여 납품값을 더 낮추는 실정이다. ‘굿바이 2005년 베스트셀러 총결산’ 행사를 여는 알라딘의 경우 100종의 책을 선정하여 할인과 마일리지를 포함해 25~45%를 내려 팔고 있다. 마일리지는 출판사에서 부담 또는 분담해 사실상 저가납품이 이뤄지는 셈이다. 경우에 따라 30% 안팎에 납품하기도 한다. 그래도 출판사한테는 바로 현금이 들어와 감지덕지다.

반값에 납품받고 반품은 당연

그 와중에 일부 대형 출판사의 덤핑출고가 뒷구멍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도매상인 ‘어린이책’의 부도 뒤처리 과정에서 일부 출판사에서 정가의 55~60%에 책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덤핑을 일삼는 홈쇼핑에 책을 공급하는 출판사 가운데는 출판계 ‘원로’와 관련된 출판사조차 끼어 있다. 대형 출판사의 전횡은 도매상과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선수금 턱으로 미리 돈을 당겨감으로써 중소형 출판사한테 지불해야 할 결제금을 말린다는 것. 최근 한 대형 출판사는 도매상들에게 3천만원을 미리 내고 거래를 하든가 말든가 하라는 요구를 했다. 지난해 한 도매상 부도 뒤처리 과정에서 선수금을 챙긴 대형 출판사들은 재고도서를 회수해가면서 오히려 이득을 보았다는 눈총을 받았다. 그 손해는 물론 중소출판사가 덤터기썼다.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조폭’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비정상적인 유통관행의 피해자는 양심적인 중소 출판사와 독자. 양서를 내는 한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계 현실이 절망스럽다”면서 “원가절감으로 푸는 데는 한계가 있어 정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독특하지만 시장성이 적은 책을 내는 한 출판사의 관계자는 “미수금이 50%에 이른다”고 하소연하고, “이런 식으로 출판사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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