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RECORD] ('05)

Windy City - Havanero

 

윈디시티는 아소토유니온의 김반장과 윤갑열, 정상권을 주축으로 아소토유니온 이전 레게밴드에서 같이 활동하던 베이스에 김태국, 키보드 조명진을 새로 영입하여 만든 소울유닛이다.
윈디시티라는 이름은 사전적인 의미로 '시카고'를 뜻하지만 시카고의 지명이기 보다 소울계의 거장 커티스메이휠드가 신인들을 발굴하기위해 만든 레이블' WindyCity' (이후에 Curtom으로 개명)의 뜻이 담긴 "음악적재능이 있으나 무명인 우리 5명의 음악표현의 장으로 활용하고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년 2004년 5월에 Studio를 착공하여 한국최초의 소울레이블 SoulPart와 계약, 홍대와 시청 앞에서 미친듯한 길거리 공연을 벌였고, 다이나믹듀오, 드렁큰타이거 등과 함께 왕성한 연주활동을 펼치기도 하였다.

Let's Play Soul Boogaloo (소울부갈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소토유니온 시절을 거쳐 새로운 유닛을 만들었을 때 김반장은 좀더 확장된 개념의 소울 음악을 하고싶다고 생각했고, 전세계의 주류가 아닌 언더그라운드 그루브씬의 음악들을 접하면서 그 나라 혹은 그 시대가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음악들이 상당수 존재하며, 이러한 레어그루브씬이 생각보다 넓게 퍼져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경도하게 된다.
"아소토유니온 시절 흑인음악이라는 아이콘으로 음악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좀더 주체적으로 그것들을 체화하려고 한다"는 멤버들의 말에서 느껴지듯 이전과는 좀더 발전된 형태의 밴드스타일을 만드는데 이번 앨범의 방향성을 맞추고 있다.
이번 앨범은 이들이 오래 전부터 연주해왔던 훵/쏠(Funk/Soul), 레게음악(Rock Steady)을 비롯하여 쌈바재즈(Samba Jazz), 라틴부갈루(Latin Boogaloo)의 뉘앙스까지, 소울음악의 관점을 골고루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밴드가 가고자 하는 소울음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윈디시티는 이 음악들을 총칭하여 'Boogaloo'라고 말하는데 생소한 "부갈루"라는 단어와는 다르게 원론적인 부갈루의 의미는 매우 심플하다.
"90년대의 하이브리드(Hybrid) 믹스쳐(Mixture)와 비슷한 믹스의 개념이지만 여러가지 장르의 음악들을 마구잡이로 믹스하는게 아니라 부갈루(Boogaloo)는 소울음악에 뿌리를 두고있는 음악들을 깊이 있게 재해석하는 것이다.
소울음악의 모태는 아프리카라는 것을 부정 할 수 없으며 이러한 아프리카성이 거세되지 않았던 시대의 음악, 토질에서 느껴지는 소울음악들에 대한 재해석정도라고 간단하게 얘기할 수 있다.


Cookin' Love Record
이러한 소울음악적 방향성을 가진 밴드 윈디시티의 첫앨범의 타이틀은 "러브레코드"이다.
작업실주변에 레코드들을 항상 듣기때문에 혹은 음악을 사랑한다는 의미등등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이 제목의 레코드에는 총 14곡의 음악이 수록되어 있다.
가게도 신장개업을 하면 인사하는데 우리들도 새로운 유닛을 만들면서 모두에게 고마운 인사를 하고싶었다는 전형적인 밴드 소개곡 Rock Steady(레게소울)음악인 Intro부터, 이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과 하이(High)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는 그런 음악적감동을 느끼는 곳이 바로 'WindyCity'라는 유머가 담긴 "Livin' in Da WindyCity", 대외적인 첫 싱글이자 70년대 중반 블랙훵의 영향을 받은 러브송 "Love Supreme", 라틴마에스트로들의 음악적 유산에 감사하는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라틴부갈루 "Elnino Prodigo", 한국 헤비훵의 초석이 되고싶다는 의미로 연주했다는 "(Just Like A)Livin it Up" "Rock Don't Stop" 등이 수록 되어있다.
이외에도 일본 인디레계씬의 형님들이자 윈디시티와 상당한 친분을 가지고 있는 Reggae Disco Rockers의 맴버들, 시부야 Flower Records의 대표이자 유명 레게dub리믹서인 DJ Nakamiya(서영철), 그리고 JYP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있는 나이어린 소울미녀 임정희양이 참여한 튼실한 앨범으로 요즘 수유3동에서 회자되고 있다.


WindyCity -Love, Power & Unity
윈디시티는 말한다.
"우리는 음악을 이해를 시키는 밴드가 아니다, 음악으로써 교감하고 감동을 주는 밴드이다"
뭐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그 안에 사랑과 그리고 사랑에서 비롯된 힘, 그 두 가지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화합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들의 부갈루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자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앨범이 아니다.
우리모두 주목해보자.
솔직함에서 전해지는 그리고 통속적이지 않은, 그들의 Funk, 그들의 Reggae Soul, 그들의 Soul Boogaloo를 느껴보자.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주미힌 2006-01-17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냐.. 신난다...
 

동생의 화장한 얼굴이 자연스럽다.

어느새...

내 턱에 난 까칠한 수염도 자연스럽다.

어느새...

나는 점점 낯선 모습들에 익숙해지고 있다.

어느새...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06-01-17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내 나이도 희미해져 버리고.
이제는. 그리움도 지워져버려.

라주미힌 2006-01-17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의 그 충만했던 에너지가 방전된 느낌... ㅡ..ㅡ;

stella.K 2006-01-18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변해가는 거죠. 어느새...^^

하이드 2006-01-23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전이 필요해요. 불끈
 

http://www.tgedu.net/student/cho_math/c/c2/c23.htm

 

어렵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바람구두 > 지율이 지키고자 하는 것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id=34998

   지율이 지키고자 하는 것  
      ;고속철도공단 측 환경영향공동조사 결과 왜곡, 민간위원 활동 중단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  

   100일 간의 단식, 그 이후


  천성산을 지켜 주세요(http://www.cheonsung.com)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에 반대해 지난해 9월부터 단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지율 스님이 5일, 경북 안동 개인 수행처에서 떠나 동국대 일산병원으로 후송 중이다. 지율 스님의 건강상태는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악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민 불교환경연대 생태보전팀장은 “오랜 단식으로 건강이 많이 위독한 상황이다. 목숨까지는 잃을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병원으로 모시게 되었다”고 전했다.


지율 스님이 작년 100일 간의 단식에 이어 또 다시 목숨을 건 단식을 진행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작년 2월 3일 지율 스님이 100일 간의 단식을 통해 요구했던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를 정부가 받아드리면서 천성산 경부고속철도 터널 공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정부와 지율 스님 측은 시행자 측 7명과 지율 스님 측 7명으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하고 실무회의를 거쳐 조사 착수일부터 3개월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3개월간의 환경영향공동조사 기간에는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합의했다. 이런 합의를 기반으로 공동조사단은 작년 6월부터 공동조사를 위한 시추를 진행했다.


한국고속철도공단 측, 공동조사 합의하자마자 일방적 입장 담은 자료집 발간


그러나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 한국고속철도공단 측은 환경영향공동조사가 진행될 것이 합의된 작년 3월, 공단 측의 일방적인 의견을 담은 ‘고속철도 천성산 공사 관련 자료집’을 발간해 작년 5월 이후언론, 법조계, 관공서, 국회의원 사무실, 대학, 시민단체, 연구소 등에 배포했다. 이는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합의를 어긴 것이었다.


이에 대해 ‘천성산을위한시민종교단체연석회의’는 “공단 측에서 배표한 자료집에는 사실정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내용은 공단의 일방적인 입장을 정리한 것이며, 90페이지에 불과한 책에 ‘지율 스님’이라는 고유명사가 무려 73번이나 쓰여 있으며 대부분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자료집의 결론부에는 공동조사 항목으로 중요 논점이 되고 있는 생태계, 지질, 지하수, 안정성의 문제 등의 결과에 대해 단정된 결과를 기록하고, 소송 중에 있는 법률적인 문제까지 결론짓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자료집 내용에 대한 공개 질의를 하기도 했다.


지율, 한국고속철도공단 불공정한 행위의 항의 단식 돌입


이와 같이 한국고속철도공사 측의 행위가 이어지자 환경영향공동조사를 위한 현장시추 작업을 마치고 공동조사를 본격적으로 착수하기로 한 작년 8월 31일, 지율 스님은 한국고속철도공단의 불공정한 행위에 대한 항의의 표현으로 공동조사위원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고, 천성산을 위한 다른 행보를 가겠다며 다시 단식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영향공동조사가 진행 중이었던 작년 11월 23일, 한국고속철도공단 영남본부 측은 “지율 스님 측과 공단 측 위원 14명의 천성산 구간에 대한 환경영향공동조사 결과, 공사가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나 12월 30일 공사를 속개키로 했다”고 밝히며 사실을 왜곡하기 시작했다. 또한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율 스님이 최근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지율 스님 쪽에서 선정한 조사위원들도 그동안 지율 스님이 주장해 온 내용에 회의적이기 때문일 것이다”고 밝히며 환경영향공동조사 과정을 왜곡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천성산 갈등은 합리적 절차 생략한 국책사업 관행"


이에 환경영향공동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민간조사위원들은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할 수 없음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천성산을위한시민종교단체연석회의’는 “천성산을 둘러싼 오랜 사회적 갈등의 핵심은 투명하고 합리적 절차를 생략하고 진행한 정부의 국책사업 추진 관행에 있다”며 “환경영향공동조사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려는 노력을 정부와 철도공단이 의도된 결론으로 끌어가려하는 한 천성산 공동조사의 사회적 의미와 과제는 실현될 수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민간위원 측은 현재 공동조사단 전체회의 개최 요건으로 △공개된 공동조사단 전체회의를 통해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과 영남본부장의 공식 사과 △전체회의가 개최되는 날 왜곡, 허위 보도된 해당 언론사의 사과 광고 게재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녹색연합, “계곡물은 이미 마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월 26일, 녹색연합은 “천성산 터널 논란의 핵심인 지하수 유출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 구간 중의 하나인 13-4공구 원효터널의 사갱터널 출구 근처 사갱이 뚫리고 있는 경상남도 양산시 웅상읍 주남리, 소남리, 주진리 일대의 계곡인 주남천, 소주천, 혈수천의 계곡물이 완전히 말랐거나 유량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갱을 통해서는 많은 물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천성산 논란의 핵심이었던 계곡수의 변화가 사갱 공사만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본격적인 원효터널공사가 진행된다면 다른 계곡과 고층 습지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확언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천성산 환경영향조사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가 발생한 만큼 현재 진행하고 있는 터널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계곡물 고갈과 터널 공사의 영향을 철저히 규명하는 조사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06년01월05일 15시05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바람구두 > 최장집 - "황우석 사태, '민주주의 퇴행'의 징후적 사건"

최장집 "황우석 사태, '민주주의 퇴행'의 징후적 사건" 
  "'盧정부 업적강박'-'애국열정' 결합해 '유사파시즘' 연출"
 
2006-01-12 오전 11:24:07     

 
  지난해 노무현 정부가 자신의 지지 기반인 '민중'의 요구를 외면하고 '신자유주의 경제 관료기구'와 '수퍼 재벌'이 주도하는 헤게모니에 투항했다는 비판에 매진해 온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이번에는 노무현 정부와 노 정권을 창출한 민주화운동 세력의 관계, 이들의 '민주적 구속 실패'가 불러온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에 관한 고찰을 내놓았다.
 
  "황우석 사태, '민주주의 퇴행'의 징후적 사건"
 
  최 교수는 12일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 연구소'가 대학 내 새천년관에서 개최한 '민주주의, 여전히 희망의 언어인가? : 한국사회 위기 진단과 희망 찾기' 포럼에서 "최근 황우석 사태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 노무현 정부의 과학 정책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민주주의가 퇴행할 때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가를 잘 드러내는 징후적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을 세계 생명공학의 중심으로 내세우고자 했던 '과학정책'은 무언가 업적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노무현 정부의 강박관념'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이를 위한 정책 지원과 민족주의ㆍ애국주의적 열정의 동원이 결합하면서 진실과 비판이 억압되는 일종의 '총화단결', 즉 유사파시즘적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 상황을 통해 우리는 민주정부를 지지하는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의 일부와 극우적 세력 간의 연대를 목도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상황은 민주화운동 세력이 민주주의 공고화 과정에서 과연 얼마나 기여를 하고 있나 되짚어 보게 한다"고 지적했다.
 
  "盧정부 강박관념은 '바닥 지지도' 탈출구 차원…그러나 잘못 짚었다"
 
  최 교수는 이어 노무현 정부의 '업적 강박'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노무현 정부의 '바닥 지지도'와 한국사회의 정치지형을 분석한 뒤, 해법의 오류인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가 계속되는 한 '민주주의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신자유주의의 생산제도를 보장할 수 있는 경제관료의 수중으로 넘겨진 지 오래며 그럴수록 노동ㆍ사회복지정책은 전자의 잔여 범주에 지나지 않게 됐다"며 "동북아허브 건설, 지역 균형발전, 행정수도 이전, 기업도시 건설 같은 정책은 '토건 국가'로 명명 되듯 큰 규모의 국가 재정과 행정기구를 가동시키며 무언가 큰 일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불러일으키지만 이는 민중적 삶의 질 향상의 효과는커녕 역행하며 엄청난 위험성을 수반한다"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정당이 아닌 '제도권 밖 운동'의 대대적 동원을 통해 정부를 창출했다. 이것이 노무현 정부의 첫번째 드라마였다면 그 정부가 신자유주의적 정책노선을 능동적이고 공격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두번째 드라마"라며 "이 두번째 드라마는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단히 유해하다"고 덧붙였다.
 
  12일 오후 2시30분부터 열리는 이 포럼에는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가 최 교수와 함께 발제자로 참여하며 성공회대 권진관 교수와 카톨릭대 조돈문 교수,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조현옥 대표, 성공회대 조효제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한다.

출처 :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40060112102738&s_menu=문화
--------------------------------------------------------------

최장집 교수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는 아닙니다만, 황우석 사태를 바라보는 제 관점 및 입장의 각도란 점에서 최장집 교수의 시각과 흡사한 일면이 있어 올립니다.

안토니오 그람시는 "옥중수고"에서 프랑스 대혁명의 자코뱅주의와 이탈리아의 실지회복운동(리소르지멘토) 사이의 차이를 "수동혁명"이란 말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동혁명"이란 용어는 그람시 정치 사상의 요체 가운데 하나인데, 그람시는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하나는 '대중참여가 없는 혁명'이란 의미(이때의 '참여'는 '동원'과 구분되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사회의 외피 아래서 일어나는 분자적인 사회 변혁(예를 들어 독재 체제 같은) - 특히 진보적 지식인들이 공개적으로 나아갈 수 없는 조건 속에서 - 이라는 의미이다. 그람시는 수동 혁명 전략은 부르주아의 헤게모니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때, 또 헤게모니를 재확립하기 위한 광범위한 재조직화 과정이 필요할 때마다 일어나는 부르주아지의 독특한 대응양식(반혁명)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람시는 "옥중수고"에서 19세기 이탈리아 통일운동을 분석하면서 "수동혁명"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는데, 이탈리아의 리소르지멘토(실지회복운동)를 통해 형성된 이탈리아 국민국가의 허약성, 당시 이탈리아의 급진적 민족주의 운동가 마치니와 그를 따른 행동당은 이탈리아 반도(당시 이탈리아는 사분오열된 군소왕국체제)를 통일하여 이탈리아 민족국가를 건설하려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반도의 대다수를 이룬 농민들을 일으켜 국가 통일 과정에 동참시키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고, 그것이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 자코뱅주의와 차이와의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리소르지멘토는 민중이 배제된, 운동 자체에 민중적 특성을 부여하거나 자기들 자신에게 견고한 계급적 기초를 부여하는데 실패하였고,  “한 사회 집단이 다른 사회 집단들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한 국가(피에몬테)가, 그 제한된 권력에도 불구하고 지도적이었어야 할 그 사회 집단을 지도하는 현상", 즉 수동적 혁명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노무현 정권을 포퓰리즘적인 대중 선동은 있으되 실질적인 정치 권력의 행사란 점에서 민중의 참여가 배제된 정권이라고 규정합니다. 그런 점에서 87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진행된 일체의 민주화 과정은 이탈리아의 리소르지멘토, 즉 "수동혁명"의 과정이었던 셈이고, 이탈리아의 리소르지멘토가 민족국가 수립에는 성공했으나 결국 반동에 직면하게 되는 - 가톨릭, 보수 세력의 부활 및 파시스트 정당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 결과를 맞이한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저는 87년 6.29선언 이후 벌어진 일련의 정치 과정들을 남한 사회의 부르주아들이 행한 수동혁명 과정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역사발전론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뒤(절차적 민주화)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현상들은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정권을 장악하던 무렵의 독일, 이탈리아와 흡사한 일면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가 오랜 독재기간을 거친 뒤 민주주의를 쟁취했으나 수동혁명이었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이탈리아는 앞서 이야기했으니 생략하고, 독일의 경우엔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군국주의적 분위기의 제국이었다가 패전으로 인해 바이마르 공화국이 수립되었죠. 그 과정에서 독일공산당과 사회민주당의 결별이 있었고, 스파르타쿠스단의 무력을 통한 정권 장악 시도가 구체제에 의해 진압당합니다. 그 뒤 나타난 것들은 일련의 재봉건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의 패전은 한국의 분단과 유사한 목적의식을 국민들에게 심었다는 점에서 또한 흡사합니다. 그런 와중에 수립된 바이마르 공화국은 당시 전유럽에서 가장 선진적인 민주적 헌법을 가진 공화국이었으나 약체 정부였고, 공화국의 관료들은 민주주의에 익숙치 않았으며 자본가 계급은 사회의 변화 과정을 급진적으로, 민중 계급은 경제 사정의 악화에 비해 개혁 과정은 너무 더디게 진행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지식인에 대한 대중의 혐오와 파시즘의 단순한 논리(국익 우선)가 먹혀들어 결국 독일에서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히틀러가 집권하게 됩니다. 물론 파시즘적인 정치 지도자의 등장에는 이밖에도 여러 요인들이 있으며, 한국적 상황이 반드시 위에서 언급했듯 독일이나 이탈리아의 상황과 모두 일치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타나고 있는 제반 현상들이 매우 위태롭게 보인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도 없을 듯 합니다.

결론을 새로 쓰기엔 시간이 다소 부족하여 예전에 제가 팩스턴의 책 "파시즘"에 대한 서평의 결론을 끌어와 말씀드리면....

파시즘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우며, 팩스턴이 내리는 파시즘의 정의가 비록 협소한 의미의 정의에 불과할지라도 결과적으로 파시즘적인 방식을 모방한 새로운 형태의 권위주의, 군부 독재, 급진화된 민족주의 정치 질서의 출현 자체를 긍정할 수는 없다. 팩스턴은 "파시즘을 제대로 인식하려면 셔츠 색깔을 보거나 20세기 초 반체제적인 국가주의적 생디칼리스트들이 내세운 구호의 메아리를 찾아볼 것이 아니라, 과거에 파시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파시즘의 단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면 위기에 직면한 정치적 교착상황에서 나타나는 불길한 경고 표지를 더 많이 읽어낼 수 있다. 이 때는 위협을 느낀 보수세력이 적법절차와 법의 지배를 포기할 태세를 갖추고 더 강한 동맹 세력을 찾아 헤매며, 국가주의적이고 인종주의적인 선동을 통해 대중의 지지를 얻고자 한다. 보수파들이 파시스트들의 정치적 테크닉을 빌리기 시작하고 파시스트들의 '결집된 열정'에 손을 내밀며 파시즘 추종 세력을 흡수하고자 할 때 파시스트들은 벌써 권력에 아주 가까이 접근한 것이다." <본문 458-459쪽>

여기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파시즘은 그 자체로도 위험하긴 하지만, 다른 정치 세력과 결합되지 못하고 고립되어 있는 상태로 존재할 때, 기존의 정치 세력이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동안엔 마치 휴면에 들어간 바이러스처럼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적 효용에 눈뜬 보수세력과 결합할 때, 파시즘은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된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바로 그 점이다. 더군다나 오랫동안 국가주의, 민족주의를 주창하던 군부독재와 기묘한 동거를 자청했던 우리 사회의 보수주의자들, 그들 자체도 경계해야 하겠으나 아직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은 대중 속에 몸을 숨기고 있을지  모를 유능한 지도자... 그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