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자동차를 선전하는 TV 광고에는 향상된 기능과 품격을 알리는 다양한 이미지가 등장한다. 멋진 배우들이 승차해 안전성과 안락함을 한두 마디 말이나 표정으로 호소한다.

하지만 미국의 광고는 다르다. 대부분 각종 기능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설명하는 자막이 등장한다. 한국인은 개별 부품들이 주변 배경과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에 관한 ‘맥락정보’를 선호하고 미국인은 세세한 개별 부품 자체의 기능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동서 문화권의 차이에 따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사실과 그 원인에 대한 논의가 심리학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양국 대학생 100명씩 기억력 테스트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한국인 대학생 100명과 미국인 대학생 100명에게 동물 사진을 보여 준 후 기억력을 테스트했다. 먼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젖소 말 돼지 등 24마리의 동물을 보여 줬다. 이후 실험 참가자들에게 2분 정도 다른 작업을 시키고는 각 동물의 사진을 4종류로 변형해 다시 제시했다.

젖소를 예로 들면 1장은 2분 전 보여 준 것과 동일하게 젖소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장면(A)이고 다른 1장은 같은 젖소이지만 배경이 산으로 바뀌어 있다(C). 나머지 2장은 젖소 대신 황소가 등장한다(B, D). 나머지 23마리 동물도 같은 방식으로 제시됐다. 사진마다 1장을 4장으로 변형해 만들었으므로 총 96장의 사진이 제시된 것.

김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96장의 사진이 원래 봤던 동물 사진과 같은지 다른지를 맞혀 보라고 주문했다. 물론 같은 것은 항상 A와 C 2장이다.

조사결과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 평균 85장의 사진을 맞혔다. 지능 면에서 두 집단의 차이는 없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한국인의 경우 A와 C의 정답자 가운데 A를 맞힌 비율은 95%인 반면 C를 맞힌 비율은 83%였다. 배경이 정확히 일치할 때 젖소를 더 잘 찾아낸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인이 A와 C를 맞힌 비율은 비슷했다. 왜 그럴까.

김 교수는 “한국인은 대상(젖소)을 바라볼 때 주변과 어우러진 전체적인 ‘맥락정보’를 중요시 한다”며 “무의식적으로 젖소뿐 아니라 배경까지 함께 기억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미국인은 젖소 자체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배경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배경, 미국인은 주인공 기억 잘해

고립감 싫어할수록 ‘배경그림’ 관심


김 교수는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고립불안’의 정도에서 찾았다. 남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고립감을 느낄 때 누구나 불안해지기 마련. 한국인은 미국인보다 이 불안감이 훨씬 크다는 게 학계의 통념이다.

예를 들어 한국 대학교 식당에 가면 학생들은 늘 몇 명이 모여서 밥을 먹는다. 혼자 식사하는 일은 뭔가 불만족스럽게 느껴져 누군가를 찾게 된다. 하지만 미국 대학 식당에는 혼자 밥 먹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김 교수는 이번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의 고립불안 정도를 측정했다. 흥미롭게도 한국인이 미국인에 비해 고립불안의 정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김 교수는 “고립되기를 싫어하는 경향이 강할수록 사물을 바라볼 때 배경과의 연관성을 찾게 되는 것”이라며 “한국의 TV 광고에 문자보다 그림 이미지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같은 미국인 내에서도 고립불안을 크게 느낄수록 대상 자체보다는 배경 정보에 관심이 많다고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의 일부는 심리학 국제저널 ‘실험사회심리학회지(JESP)’에 조만간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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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생물의 세계12-모기의 머리부분
2006년 03월 03일 | 글 | 강석기 기자ㆍsukki@donga.com |
 

모기의 머리부분 열원충은 모기의 침에 섞여 인체로 들어온다. 사진은 모기의 머리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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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큰구라 ㅋ  (2006-03-03 03:16:09, Hit : 56, 추천 : 7)

 

비정규직 문제를 가지고 한 100토가  끝났다.
열우당 이목희, 한나라당 배일도가 한편에,
이편에는 민노의 단병호와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과 생뚱맞게도
경총의 김영배 부회장이 앉았다.
손석희의 비정규직보호법안에 '반대하는'  분들을 따로 모셔서
이쪽에 앉혔다는 부연설명이 씁슬한 웃음을 자아나게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봤는데
전체적인 토론의 분위기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 배일도가
생각보다 말을 잘해서 놀랐다
논리적으로 설득력있게 말을 잘하드라.
서울지하철노조 운동팔아서 한나라당 기어들어간줄로만 알았드만
나름대로 말빨과 논리가 서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한나라당의 특기인,'기업입장에 명확히 선체, 열우당에 책임 떠넘기기'를
노동계 출신답게해내드라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이법이 하루속히 처리되어 비정규직을
보호하게해야한다고 하더군

이쪽의 단병호의원은 차분하게 조분조분하게 설명했고...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역시 강골노동투사 답게 실질적으로 예를들어
가면서 때로는 핏대를 올려가며 이야기하고..
김영배 경총부회장이 재밌는 비유를 들어가며 좀 박히는 이야기를
했다.

복잡한 문제였지만 사실 후미의 김영배 경총부회장의 비유가
그대로다.

'노동계를 위한답시고 떡을 정부에서 해왔는데 노동계는 떡이 너무 작다고
하는 입장이고, 재계는 빈접시만 들고 부럽게 그쪽을 쳐다보는 꼴'
이라는 거다.

열우,한나라 연합은 지금까지 비정규직 보호법이 없으니
만들어 보자해서 몇년간 협의했으니 이제 시행하자라는 입장이고
민노,민주노총은 '이왕에 할거 첫단추를 잘끼우자' 라는 입장이고...
경총입장은 이런법이 왜 필요하냐 이거라는거지...

문제의 핵심은 '2년뒤 해고가 양산될것이냐 아니냐' 인데
이건 그야말로 서로 피차 '가정'할수 밖에 없는거라
말이 많이 걷돌더라고

그 가정을 해보는데 있어,
김영배 경총부회장의 그래프는 충격이드만
민주노총쪽에서 준비한것도 아니고 경총에서 재계 경영자들에게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비정규직보호법 실시가 된다면
단지 10퍼센트 정도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겠다고 하더군
나머지는 아예 인원을 뽑지않고 정규직만가지고 일을 하거나
파견업체를 교체하겠다는 거고말야

비정규직 양산이 아니라 아예 정규직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거나
아예 해외이전하니까 비정규직은 줄어들더래도 실업자가
양산된다는 거지

사실 단의원이 이야기했던 2년차 대량해고사태, 반복실업
비정규직의 고착화 현상은 열우당 이목희나 한나라당 배일도나
동의하긴하는데 개네들 말은 이거더라고
그중 열에 하나만 건져도 지금보다는 낫지않겠냐고 말이야

또 놀라웠던 것은 말야
노동계가 주구장창 외쳐댔던 비정규직 차별철폐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재계가 더바란다는 거야
김영배 부회장 말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갈려면 호봉체계를
싹뜯어고치고 성과급을 가던가 해서 동일하게 하자는거야
한마디로 비정규직수준으로의 하향평준화 하자는거지

막판에 김영배 경총부회장말이 맞아
자본가가 이윤을 추구하는건 물이 아래로 흐르는것 같은
자연의 섭리와 같은것이고
노동자가 더높음 임금을 바라는것또한 자연의 섭리와 같은것이니
선악의 구분은 무의미 하다고..

국익국익 외치고 지랄 대지만 국민이라는 존재가 균등한 존재가
아니고 어차피 자본의 편이냐 노동의 편이냐로 나뉘는거야
사장집 자식이나 가족같으면 자본가 편들면 되는거고
노동자나 노동자 자식이면 노동자편 들어야 되는거지
어렵게 생각할것 없는거야

지금의 이법은 마약이나 다름없어
2년만 악물고 참으면 자동적으로 정규직 된다.. 2년동안 임금수준은
정규직만큼 받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환상만 심어주지만
경총의 조사대로 그 환상가진 사람들의 10퍼센트만이 꿈을 이루고
나머지는 쓰다버린 휴지처럼 버려지는거야

버리는 입장이 되고 싶으면 자본가 편들고
버려지는 입장이 되기 싫으면 노동자편들면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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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이회창  

차이가 컸다. 노무현과 이회창. 2002년 대선에서 두 사람의 말은 그랬다. 한 사람이 성장을 말할 때, 분배를 공약했다. 한-미 동맹 강화를 말할 때, 사진 찍으러 미국에 가진 않겠다고 공언했다. 무릇 역사에 가정은 부질없다. 하지만 역사적 가정은 새로운 상상력을 열어주기도 한다. 잠시 가정해 보자. 이회창 정권이 들어섰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가상임을 전제하고 그려보자. 신자유주의 확산으로 부익부 빈익빈은 무장 깊어간다. 중산층이 시나브로 무너지고 아이들과 자살하는 빈민도 나타난다. 그런데 대통령 내외는 골프를 즐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줄이어 자살하는데도 모르쇠했다. 반면에 대통령은 대통령 봉급(혈세)을 꼬박꼬박 모아 재산을 불린다.

민주시민들은 대통령을 어떻게 볼까. 그뿐인가. 권력이 일부의 비리를 빌미삼아 민주·노동 운동 전반을 싸잡아 매도한다. 부자신문도 곰비임비 나팔 불며 정권을 거든다. 대책 없는 농업개방에 항의하는 농민, 칠순에 이르도록 평생 소작을 해온 농부를 공권력이란 이름 아래 국회 앞 아스팔트에서 때려죽인다.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이 빚은 이라크 침략전쟁에 반대여론을 모르쇠하고 참전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도 전격 합의한다. 그럼에도 언죽번죽 자신들은 힘이 없고 야당과 언론 탓이라고 언구럭을 부린다면 어떻게 될까. 이회창 정권의 운명은.

저 눈부신 민주운동의 전통을 체화한 민중은 결코 침묵하지 않을 터다. 대학가와 노동현장, 한길과 들녘에서 정권 퇴진 투쟁이 여울여울 타오를 게다. 이회창 정권을 두남두며 장·차관과 국회의원이 된 먹물들은 어용 지식인으로 벅벅이 비판받을 법하다.

가정에서 다시 현실로 오기는 쉽다. 앞서 서술한 가정문에서 ‘이회창’만 ‘노무현’으로 바꾸면 된다. 그렇다. 바로 노무현 정권이 집권 3년 동안 해온 일이다. 차라리 이회창씨에겐 억울한 가정일 수 있다. 최소한 그는 우왕좌왕하거나 자기모순은 없었을지 모른다. 재벌 중심의 성장 정책과 노동 탄압,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 생뚱한 말로 본질을 흐리진 않을 성싶다.

현실을 직시할 때다. 말과 행동도 구별해 읽어야 옳다. 냉철히 톺아보라. 노무현 정권의 정체는 무엇인가. 과거사법이나 사학법이 상징하듯이 분명 한나라당과 다른 치적은 있다. 하지만 민중 생존권에 이르면 전혀 아니다. 양극화가 더는 덮어둘 수 없는 문제로 떠오르자 대통령은 생색을 낸다. “지지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문제를 회피하지 않기로 하고 양극화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제기”한단다. 회피하지 않는다며 겨우 ‘의제로 제기’다. 실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남은 임기 ‘전력투구’다. 양극화 해소를 다짐한 직후에 비정규직 확대 법안을 폭력적으로 처리하는 배짱을 보라. 집권 3년 동안 3억5천만원을 불린 대통령 일가에게 불우이웃 돕기도 하지 않느냐고 묻는 누리꾼의 비난은 그저 비아냥이 아니다.

그런데도 대다수 시민단체들은 고요하다. 이회창이 아니라 노무현이 대통령인 까닭이다. 정권의 실정을 옳게 비판해도 궁딴다. ‘민주노동당 시각’이라며 정파적 해석으로 귀를 틀어막는다. 그래서다. 정권은 자신의 무능과 불성실을 야당과 부자신문 탓으로 지청구삼는다. 노동자와 농민의 외마디 절규를 생먹는 대통령이 ‘야당 하고 싶다’고 투정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회창 정권이라면 더 늦기 전에 민심을 수습하라고 건의하는 참모라도 있지 않았을까. 노 정권의 참모들은 정반대다. 국민에게 도와주지 않았다고 되술래잡는다. 그렇다. 노무현과 이회창. 차이는 크다.

손석춘 기획위원
2020g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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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생물의 세계11-사면발이
2006년 03월 02일 | 글 | 강석기 기자ㆍsukki@donga.com |
 

사면발이 주로 음모에 달라붙어 기생하는 사면발이. 집게발이 무시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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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6-03-0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저놈은 왜 눈에 있는거죠?

라주미힌 2006-03-02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잔 밑이 어둡다... 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