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승주나무 > 2Mb(메가바이트) 이벤트 셋!!!!!!!!!

어느덧 저도 2000hit에 가까워 오고 있군요.

메이크업 님에 이어 파도타기 이벤트를 시작합니다.

아마 내일 중으로 도달할 것 같은데요..

1. 2056hit(2메가바이트)을 맨 먼저 캡쳐하신 1분께 책 한 권 쏘아드립니다. (조심해욧!)

메이크업님의 속도로 봐선 오늘 저녁에 결판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물만두 님에게 고배를 마신 '엄지족'들의 재기를 기대합니다.

2. 이건 좀 어려운 건데..

제 이미지에 맞는 아이콘을 보내주시는 분께 '적절한 상품'(두루뭉실하게)을 보내드릴까 합니다.

어떤 것이 좋을까는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 비밀입니다.

3.'제이의 논술일기' 중앙일보 연재 기념 이벤트입니다.  '큰샘이의 논술일기' 안에 있는 '큰샘이'와 '바람샘'의 이미지를 보시고, 지성이와 해원이의 이미지를 그려주시는 분께 또 상품 쏩니다. 등장인물의 성격은 이미 나와 있으니 그에 맞춰 만들어주시면 됩니다.

기간은 저도 일 주일로 하겠습니다.

앗! 시작이다. 모 해욧!!!

너무 짧아서 죄송합니다. 얼른 숨어서 동영상 촬영을 해야 되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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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대 전쟁사 박물관 르네상스 라이브러리 9
존 워리 지음, 임웅 옮김 / 르네상스 / 200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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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며, 전쟁이란 피를 흘리는 정치다”라고 한 마오 쩌둥의 말은 전쟁과 정치의 성격을 잘 대변한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에게 필요한 자원의 획득과 배분에 대한 영향력을 어떻게 행사할 것인가라는 인류의 오랜 고민을 해결하려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폭력적인 모습으로 드러나면 그것은 전쟁이 되었고, (대중의 지지와 동의를 구하는 듯한) 정치구조의 진화는 그 폭력성의 가면이 되어 더욱 집요하고도 견고하게 기득권 구조를 다져왔다. 어찌 보면 가장 ‘인간적인 행위’라 볼 수 있는 전쟁과 정치, 그 둘의 관계는 역사 속의 커다란 흐름을 이끌어 왔다. 따라서 우리는 그것을 읽어내야만 한다.

 

서양 문화의 중심 축인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전쟁사를 다룬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역사적 사료의 방대함과 세밀함에 있다. 신화의 시대 트로이 전쟁에서부터 로마 말기까지 전쟁의 정치적 배경, 전투와 전술, 인물간의 갈등과 야심, 세력의 흥망성쇄, 식민과 반란 등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놀라운 것은 아주 오래된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부대의 배치, 인원, 전쟁의 과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객관성의 정도는 알지 못하겠지만(이 책에서도 한계와 의미를 밝히고 있다.), 이 책에 남긴 수많은 역사가와 정치가들의 사회적 지위를 감안한다면 사료의 정치적, 역사적 의미를 이미 기원전에서부터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만큼의 정치조직이 확고하게 자리잡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민주주의를 표방한 시민사회(물론 제한적이지만), 지중해 무역을 둘러싼 이권다툼 등을 볼 때면 기원전이라고 해도 현재 우리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의 권력의 원천은 군사력과 대중 지배 그리고 돈이었다.> 

 

그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기에는 까다로운 면이 있다. 장대한 역사를 지나치게 축약하였기에 배경지식이 없다면, 책을 덮은 후에는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역사적인 인물도 단 한 줄로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전쟁사이기 때문에 전쟁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게 됨으로써 전쟁의 배경이 되는 사회, 문화에 대한 설명이 빈곤하다. 그것은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장애를 안긴다. 전쟁 자체만으로는 전쟁을 이해할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전쟁사는 헐리웃 영화(브레이브 하트, 트로이 같은)의 전투신의 강렬한 인상만을 주게 된다.

 

이 책의 활용성을 보자면 참고문헌으로써는 훌륭하다. 유물에서 복원한 무기, 갑옷, 전함, 전술도 등 다양한 도판이 볼만 하다. 또한 연대기 순으로 이뤄졌고, 전쟁 하나만큼은 많은 지식을 담고 있기 때문에 영화 볼 때도 즐거울 수가 있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으니까. 이 밖에도 팔랑크스 진형이 로마 보병대에 무너진 이유나, 육군에 미치는 해군의 전술적 의미, 해상전의 변모, 로마는 왜 요새를 중심으로 싸웠고, 그리스 시대에는 평야에서 줄 서서 싸웠는지, 영웅의 활약과 전술 등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이 책을 읽고 영화를 다시 한번 보게 된다면 느낌이 다를 것이다. 영화가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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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릴케 현상 > 여자는 이런 남자를 명기라 부른다!

여자는 이런 남자를 명기라 부른다!
섹스를 모르는 여자들은 말한다. 페니스, 그게 별거냐고. 섹스를 조금 안다는 여자들은 말한다. 페니스에 죽고 페니스에 산다고. 섹스를 잘 아는 여자들은 말한다. 페니스, 내 손안에 있소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섹스 라이프를 원하는 여자라면 더 이상 소극적인 자세는 곤란하다. 내 남자를 손안에 쥐고 흔들면 내가 즐겁고 그가 즐겁다. 일단, 워밍업부터! 남자들의 ‘Mr. Happy’(=페니스)에 대한 여자들의 적나라한 수다 또는 품평.

아~ 나 정말 한국남자랑 결혼해야 해?

올해로 서른한 살이 된 친구 D는 오랜만의 전화 통화에서 대뜸 남자에 대한 푸념부터 늘어놓았다. 얼마 전까지 미국에서 유학하다 귀국한 그녀. 집에서는 시집가라고 성화지만 정작 그녀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 이국에서의 익명성을 마음껏(!) 즐기던 미국생활 시절, 한 파티에서 우연히 세르비아계 백인 남자를 만났던 것. 서로 첫눈에 반해 일주일 만에 잠자리를 하게 됐는데 그 남자의 물건은 그야말로 거물 중의 거물, ‘심봤다!’란 소리가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나. 거짓말 조금 보태 아기 팔뚝만 한 그 남자 물건이 과연 자기 몸에 들어올 수 있을까 살짝 걱정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우려에 불과할 뿐이었단다.

살다 살다 그런 대물은 처음 봤다는 그녀는 오죽했으면 “당신 혹시 거기 수술했어요?”라고 물어봤겠느냐며 입맛을 쩝쩝 다셨다. 그닥 새로운 체위나 테크닉이랄 것은 없었지만 태평양을 유유히 가르는 핵잠수함 마냥 거대한 페니스의 압박만으로 그 남자와의 섹스는 언제나 만족도 200%였다는데! 이 남자와의 짧고 굵은 만남 이후 몇몇 다른 남자들과 잠자리를 해봤지만 그때만큼의 만족을 느낄 수는 없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다시 한번 몸매 실한(?) 동유럽계 남자를 만나 그때의 감동을 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그녀에게 토종 한국 남자의 작고 매운 파워는 이미 시시할 대로 시시해졌는가 보다.

녹아내릴 듯한 테크닉으로 젖과 꿀이 흐르던 밤

어학연수 차 영국으로 간 스물두 살 여대생 J양. 서반아어 복수 전공이던 그녀는 이내 라틴계 친구들과 친해졌다. 그러다 같은 대학 부설어학원에 다니는 29세 콜롬비아 남자와 자주 어울리게 되었다. 같이 운동도 하고, 도서관에도 함께 다니다가 학교 파티에서 그 남자와 라틴 댄스를 한 번 추고 난 뒤 완전히 불이 붙어버린 두 사람! 파티가 끝난 후 두 사람은 뛰다시피 하며 그의 아파트로 향했고 그날 밤 치른 섹스는 그녀에겐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남았다. 침실에 들어서면서 그 남자는 갑자기 그녀를 번쩍 안아들더니 침대에 살포시 내려놓더란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민첩하고 부드러운 동작. 그리고는 세상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찬사를 연신 내뱉으며 그녀의 전신을 애무하는 데만 무려 30분을 투자하더란다.

입술, 혀, 손 그리고 전신이 자신의 몸을 핥고 비비는 토탈 전희에 이미 넋이 나간 J양. 뒤이어진 인터 코스 역시 깃털처럼 부드럽고 황홀했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증언. 사실 그 사람 페니스가 그렇게 크다거나 길다는 느낌은 못 받았지만 정작 섹스할 때는 그런 건 그리 중요치 않았다고 한다. 자신을 여신처럼 다루는 모습과 부드럽고 능숙한 스킬에 온몸이 녹아내릴 지경이었다니 그 무엇이 더 필요하랴. 섹스가 끝나고 나서 그녀의 질을 젖은 수건으로 부드럽게 닦아주면서 “너를 통해 오늘 난 은하수를 봤다”, “어쩌면 넌 이다지도 따뜻하고 부드럽냐”는 둥 설탕같이 달콤한 멘트에는 그만 가슴마저 울컥할 정도였다고. 비록 1년 뒤 각자 귀국하면서 자연히 멀어지고 연락도 끊겼지만 매력적인 라티노와의 멋진 섹스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단다.

길이, 굵기, 모양, 색깔! 페니스에 대한 여자들의 솔직한 품평

일반적으로 한국 남자들의 페니스 길이는 평균 7cm, 발기시 12.5cm 정도라고 한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단순 수치일 뿐이다. 요는 페니스가 5cm만 넘으면 성생활에 아무 장애가 없다는 말이다. 피노키오의 코처럼 무조건 길기만 하다고 여자들이 까무러치는 건 아니란 말씀. 여자들은 남자의 성기 길이보다는 침대에서 얼마나 자신을 정성스럽게 다루느냐에 확실히 더 높은 점수를 준다. 하지만 ‘뭐가 들어오긴 했어?’하는 수준이라면 그건 또 곤란하다. 아무리 페니스의 길이가 성적 만족도와 정비례하는 건 아니라지만 그래도 짧은 것보단 긴 게 낫다는 건 두 말하면 잔소리.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도 있다지만 긴 물건을 타고난 남자라면 일단 점수를 따고 들어가는 셈이니 어느 정도의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단, 너무 자만하진 말 것.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길이가 전부는 아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대선 경쟁을 할 때 슬로건으로 내건 유명한 어구가 있다. ‘It’s the economy, stupid!(문제는 경제라구, 멍청아!)’ 이 시점에서 빌 클린턴의 캠페인이 떠오른 건 페니스에 대한 나의 의견을 세상의 중심에서 이렇게 외치고 싶기 때문이다. “Its the girth, stupid!” 남자의 명기에 대해 왈가왈부들 하지만 단연 중요한 것은 바로 ‘girth’, 즉 굵기다! 섹스 관련 사이트나 잡지를 보면 섹스 Q&A 코너가 있는데, 여기서 자주 등장하는 논란 중 하나가 페니스의 굵기에 관한 것이다. 페니스의 굵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둥 발기하면 크기는 오십보 백보라는 둥, 뭐 이딴 소리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그 밑에 이어진 사연과 답변을 보면 더 가관이다. 너무 굵으면 섹스할 때 아플까봐 겁난다느니, 페니스의 굵기와 성행위의 만족도는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느니… 마치 신인배우들이 첫 인터뷰에서 “다양한 성격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며 뻔한 대답을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굵기가 중요하지 않다고? 아무리 공식적으로 그렇게 외쳐댄다고 해도 여자들 귀에는 굵지 않은 남성들을 위한 위로로밖엔 들리지 않는다. 길이보다는 굵기에 열광하는 여성들이 당신 주변에 널려 있다. 그러나 굵지 않다고 해서 실망하긴 아직 이르다. 세기의 바이올린 명품 스트라디바리우스를 가지고 있다고 모든 사람이 지고이네르바이젠’을 현란하게 연주할 수 없듯이 페니스가 굵다고 테크닉도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법. 작은 남자들이여 절망하지 말지니, 타고난 굵기가 부실해도 필살 테크닉 몇 개만으로도 하룻밤 만리장성은 스무 개도 더 쌓을 수 있다. 튼튼한 무기만 믿고 둔하게 움직이는 장수에게 승리란 없을 것이니.

페니스의 모양에 관한 팁 하나. 포경수술을 잘못해서 페니스가 기이하게 휘어지지 않은 이상 성기 모양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여자들은 거의 없다. 가끔 자기 남편의 물건이 심하게 울퉁불퉁해서 보기 민망하다는 사례는 있으나 성기를 크게 다쳐 여기저기 꿰맨 자국이 있지 않은 이상 별 문제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흑인 남자친구를 제외하곤 색깔 역시 논외의 대상. 단, 여기저기 요상한 벌건 반점이 있다거나 페니스가 눈에 띄게 거무죽죽하다면 성병 유무에 대해 의심해볼 수는 있다.

당신, 오늘밤 보내주겠어! 페니스 애무 필살기

촉촉이 젖은 긴 머리, 복숭아 빛으로 달아오른 살갗, 보드랍고 뜨거운 입술로 자신의 음경을 살포시 빨아주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남자들의 로망이다. 대다수 남성들이 상대에게서 오럴섹스 받기를 원하지만 정작 오럴섹스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여성들이 많은 걸로 안다. 내 남자, 한 큐에 무릎 꿇게 만드는 페니스 애무법, 요거 하나면 당신도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여자가 될 수 있다.

Point1| 강약 중강약? No~ 약약 중강강!

음악시간에 배운 박자표기 ‘강약 중강약’을 기억하시는지? 페니스를 애무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리듬이다. 오럴섹스 시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가 있다면 처음은 약하게, 갈수록 스피드를 더해 강하게 애무한 뒤 마무리지으라는 것. 일단 처음에는 손을 쓰지 말고 페니스와 고환 등에 가볍게 몇 번 키스한다. 그런 다음 페니스가 반응을 보이면 아기 손을 잡듯이 페니스를 살짝 힘주어 잡고 입에 넣어 상하운동을 시작한다. 이때, 절대로 리듬이 끊기면 안 된다. 목구멍에 페니스를 넣어 숨이 찬다고 헥헥 거리면서 숨을 내쉬거나 “잠깐~” “아~팔이야” 이러면서 리듬을 끊는 행동은 제발 삼가자. 색소폰을 연주하는 사람이 숨이 찬다고 “좀 쉬었다가 불게요” 하는 것과 같다.

Point2| 상하 입 운동은 기본, 다양한 테크닉을 병행하라

충분히 발기가 되었다면 입술로 페니스 주변을 가볍게 부비듯 내려간다. 그런 다음 귀두로 올라와서 다시 혀로 핥아 내려간다. 귀두만 살짝 핥다가 페니스 뿌리까지 한 번에 쑤욱 입으로 마사지하는 것을 한 세트로 여러 차례 반복할 것. 기본 세트 외에 ‘약약 중강강’ 리듬에 따라 페니스 뿌리에서 귀두까지 천천히 올라오면서 간간이 필살 눈빛을 그에게 한 번 쏘아줄 것. 이 때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은 그가 넘겨주도록 내버려두자. 축축한 성기에 달라붙은 나의 머리카락도 그의 절정 도달에 꽤 도움이 되는 훌륭한 소품이다. 분위기 업 되면 아이스 바 먹듯이 성기를 빙빙 돌려 빨아보자. 민감한 귀두 부위 중에서도 돌기 부분을 혀로 살살 돌리면서 핥는 것도 내 남자를 흥분시키는 방법 중 하나. 또, 귀두 표면을 이로 살짝 깨무는 것도 꽤 효과적이다. 그러나 민감한 부분인 만큼 힘 조절이 아주 중요하다. 자신 없다면 패스.

Point3| 페니스뿐만 아니라 주변부도 신경 써 주세요

오럴섹스가 오직 페니스만 겨냥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입으로는 페니스를, 양손은 그의 사타구니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애무하자. 항문과 회음부 사이의 살을 마사지하듯 쓰다듬어도 좋다. 페니스 뿌리 부분과 함께 고환도 입에 슬쩍 넣어 한 바퀴 돌려주면 남자들, 까무러친다. 단, 고환이 날카로운 송곳니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할 것.

Point4| 마무리 준비는 미리미리!

남자의 정액을 무슨 보약 먹듯 꿀떡꿀떡 삼키는 건 포르노물에서나 가능한 이야기. 여자들에겐 정액 냄새가 은근히 거슬리거니와 한꺼번에 삼키기엔 역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입에 정액을 가득 물고 화장실로 다다다다 뛰어가 확 뱉어대면 애써 만들어 놓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셈. 이럴 땐 정액을 입에 물고 있다가 준비해 놓은 티슈에 조심스럽게 뱉어서 싸놓을 것. 그런 다음 활짝 웃으며 “좋았어?”라고 애정이 담긴 따뜻한 키스 한 방을 그이에게 날려주자. 몇 달 뒤 받을 비싼 생일 선물, 내일이라도 당장 받아낼 수 있다나 뭐라나.

오늘부터 딱 2개월 단기 코스!

내 여자 까무러치게 만드는 명기 단련법

웰빙(?) 페니스를 위한 건강 팁

담배 피우는 남자는 여러 가지로 불리한 세상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흡연자의 정액을 체취해 유전자 손상 정도를 살펴본 결과 비흡연자에 비해 3배 이상 손상이 높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흡연자의 정자수도 비흡연자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 많은 연구결과로 입증됐다. 점점 줄어드는 정액의 양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당신, 오늘부터 금연합시다! 하나 더. 몸매의 선을 그대로 드러내는 삼각팬티가 남자를 섹시하게 보이는 데 일조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자기 남자의 음경이 피곤해 보인다면 과감히 삼각팬티를 다 버리고 사각팬티로 속옷장을 채워주자. 평소 딱 달라붙는 청바지를 즐겨 입는 남성이라면 오늘부터 집에서만이라도 헐렁한 하의를 입을 것. 음낭의 건강과 직결하는 것이 바로 통풍이기 때문이다. 눈치 볼 가족이 없다면 그냥 홀딱 벗고 자는 게 음낭 건강엔 최고!

두드려라, 문이 열릴 것이다

권투선수들이 주먹을 샌드백에 치면서 단련시키듯이 내 남자의 페니스도 강하게 잘 키워보자. 물론 샌드백 날리듯이 무식하게 주먹으로 페니스를 내려치란 소리는 절대 아니니 오해 말 것. 페니스를 발기시킨 다음 귀두를 가볍게 손으로 쳐준다. 성인 섹스숍에서 페니스 단련용 전문 마사지 도구를 사서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 이때, 여성들의 케글 운동처럼 괄약근을 같이 조여주면 효과 만점이다.

오늘부터 소변 끊기 운동 돌입

사정 시간을 조절하고 싶다면 화장실에 들를 때마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소변을 누지 말고 몇 차례 끊어 누는 것을 습관화해 볼 것. 남들 보기 어색하고 창피하다면 적어도 집에서만이라도 해보자. 물론 남성분들에게 이거 진짜 어렵고 힘들다는 거 안다. 그러나 고진감래라는 사자성어를 가슴에 품어 안고 오늘부터 소변을 서너 차례 끊어 누는 버릇을 들이자. 몇 달 뒤 침실에서 황홀한 독재자로 변신할 그날을 기약하며.

냉수마찰로 페니스 정신 번쩍

예로부터 힘 없이 비실비실한 페니스를 번쩍 일으키는 데는 냉욕이 효과적이란 말이 있다. 그러나 이 추운 겨울에 갑자기 성기에 냅다 찬물만 끼얹다간 119로 실려 가기 십상. 여성의 아름다운 피부를 위해 냉온욕이 효과가 있듯이 페니스도 적절한 냉온욕 반복으로 탄력을 높일 수 있고 동시에 성기의 민감도를 낮출 수 있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다가 마무리로 샤워기를 이용해 페니스에 냉수를 집중적으로 뿌려준다. 그런 다음 다시 따뜻한 물로 적셔 표피를 팽창시킨 다음 다시 냉수를 뿌려 수축시키는 것을 서너 차례 반복한다.

남자의 힘은 터질 듯한 허벅지

예전엔 무조건 얼굴이 예뻐야 미인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요즘은 피부만 예뻐도 혹은 몸매만 좋아도 미인 소리를 듣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페니스의 사이즈가 좀 약하다 싶은 수준이라도 힘의 원천인 허벅지가 튼튼하다면 즐거운 섹스를 위해 아무 문제 없다. 특히 여성상위를 즐기는 남성이라면 튼실한 허벅지는 필수. 허벅지 근육 강화를 위해 피트니스 센터에서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아쉬운 대로 집에서 혹은 사무실에서 간단하게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의자에 앉아 양팔을 뒤로 돌려 의자를 잡아 몸을 지탱한다. 그런 다음 양다리를 앞으로 곧게 뻗어 10초간 유지한다. 다리를 천천히 내리고 같은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3세트로 실시할 것.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 마인드 컨트롤

첫 섹스는 남녀 가릴 것 없이 두렵고 떨리는 경험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 머리는 밤새 9번을 외치지만 정작 현실에선 인터코스도 들어가기 전에 사정을 해버린다면 그것만큼 당황스러운 경우도 없을 듯. 이럴 때일수록 여성들도 옆에서 배려하는 매너가 필요하다. 첫 섹스 때 남자친구의 작은 물건을 보자마자 “어머! 되게 쪼끄맣다” 이딴 소리나 질러대면 안 그래도 작은 물건 더 쪼그라든다. 작은 고추의 매운 맛을 보고 싶거들랑 섹스 시 사이즈 운운하는 발언은 삼갈 것. 그리고 정말 심각하게 조루 기미가 보인다면 오늘 당장 비뇨기과로 데려가자. 혼자서 이것저것 민간요법으로 어물쩡거릴 시간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잘 먹은 한 끼, 10알 비아그라 안부럽다

고개 숙인 남성들을 위해 혜성같이 등장한 비아그라. 그러나 이것도 어디까지나 일회성 약일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니다. 평소 정력과 체력에 좋은 음식들을 잘 섭취하는 것이 기초 체력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 인삼, 복분자와 같은 한약재가 대표적인 스태미나 증강에 좋은 음식. 우엉, 연근 등의 뿌리채소도 정자의 생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장어구이 역시 스태미나 메뉴에서 빠지지 않는 감초. 프로야구선수 이승엽의 홈런 신기록에 매끼 식사 때마다 올라간 장어구이가 도움이 되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례. 그러나 장어, 개고기, 자라 등을 매일 먹인다고 내 남자의 페니스가 갑자기 재크의 콩나무처럼 쑥쑥 커지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거, 다들 아시죠? 운동은 하지 않는데 이 같은 음식만 먹이면 안 그래도 풍선 같은 그이 배에 기름만 끼고 혈당치만 올라가겠죠. 주의!

글쓴이 윤수은씨는…

현재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거주하며 미국 시간과 한국 시간을 부지런히 오가며 살고 있는 올해 서른 살의 결혼 3년차 글로벌 미시족. 내숭과는 완벽하게 담을 쌓은 특유의 호방한 웃음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다. 20대 초반부터 시작된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위에 산재한 ‘둔녀’ 혹은 ‘목석’들의 계몽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감동 없는 섹스야말로 지상 최악의 재앙이라 단언한다. 판에 박힌 섹스를 지양하며 절치부심 ‘필살기’ 개발에 힘쓰는 그녀는 돌쇠를 호령하는 마님의 위엄으로 알콩달콩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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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끼사스 > 김애란을 읽는 어떤 방법 - 로즈마리님께③·끝
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주말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저는 오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전(展)을 보고 왔습니다. 이르면 19세기 후반, 늦어도 1940년대에 완성된 전시회의 작품들에는 시대를 무색케 하는 새로움이 가득했습니다. 빛이 규정하는 색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색으로서 빛을 규정하겠다는 대담한 역발상. 누군가는 순수미술의 효용을 묻는 모양이지만, 사실 대중들에게 익숙한 광고미술이나 상품디자인 같은 것은 몇십년전 이미 순수미술이 성취한 결과를 재활용하는 것뿐이라잖습니까. 호들갑스러운 위기론에 고초를 겪고 있는 순수문학 또한 후대에라도 기어이 찬탄을 받을 결실을 꾸준히 맺어가고 있다고 낙관해 봤습니다….

지난번에 이어 ⑥번과 ⑦번 작품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두 작품이 서로 닮은꼴이라고 봅니다. 한국일보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⑥번은 주인공 모녀의 이야기와 끊임없이 달리는 아버지에 대한 상상, ⑦번은 '나'의 직장인 수족관에서 생긴 일과 괴수 '네시' 그리고 한 원시부족의 '휘파람 말(言)'에 대한 단상을 교차시킨 복선구조로 돼 있죠. 뒤에서 다룰 ⑧번과 ⑨번의 시원한 단선적 전개와는 구별됩니다. 또 ⑥⑦번은 이전의 다섯 작품과 달리 일찍이 가족 성원과 관계 단절을 겪은 주인공이 정체성을 구성해 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⑧⑨번도 정체성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자연스레 네 작품은 성장소설의 형태를 띠죠. 하지만 ⑥⑦번은 단절된 관계를 보충하던 환상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깨지게 되는 엇비슷한 플롯을 보여줍니다. ⑥의 '나'는 자신의 출생을 앞두고 가출한 아버지를 '끊임없이 달리는 자'로 상정하며 그의 귀환을 은근히 꿈꾸다 아버지의 부고를 듣습니다. ⑦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는 놀이공원에서 아들을 유기하는데 '나'는 시시때때로 출몰하는 네스호의 네시가 그렇듯, 메아리쳐 돌아오는 휘파람 말이 그렇듯 아버지와의 조우를 기대합니다. 환상의 균열에 부닥친 후 '나'의 대응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⑥⑦번은 이후 ⑧⑨번과의 유관성을 염두에 뒀을 때 최소한 작품집 속 김애란의 3년에 있어 전기가 되는 작품이라 여겨집니다.

제가 최고의 소설로 꼽은 ⑧⑨번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전에 앞에서 말한 바와 다소 겹치지만 ⑥~⑨번 작품의 유관성을 정리해보고 싶군요. 아까도 말씀 드렸듯 네 작품은 성장소설의 형식으로 쓰여졌습니다. ⑦번은 꼭 들어맞지 않는 듯도 싶지만 주인공들은 소위 '정상가족'에서 일정부분 혹은 전부가 결핍된 가족을 갖고 있고, 이 안에서 자신의 출생, 성장, 정체를 고민합니다. 이전 작품, 특히 ①②④⑤번이 보여준 지향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 작품들은 자아보다는 관계에 대한 고민에 치중하죠. 그리고 작중 인물들은 김애란 또래 여성들의 페르소나라고 해도 좋을 만합니다. 수줍고 예민하며 때론 지나치게 신중한. 그에 비해 ⑥~⑨번은 대개 의뭉스러운 구석이 다분한, 성장기에 있는 '나'(모두 1인칭이고 남자인 경우가 많죠)를 앞세웁니다. 관계 속에서 자아를, 자아 속에서 관계를 모색하는, 그런 점에서 어느정도 완결된 자아를 상정하고 관계에 집중하는 전작들에 비해 변증법적 구성을 강화한 작품들입니다. 올해 우리나이로 스물일곱이 된 김애란이 자기 생활이 뒷받침하는, 자신있는 20대 여성 이야기 대신에 새로운 시점과 주제로 옮아갔다는 의미이고 이는 아마도 작가의 도전 내지는 성숙으로 이해해도 좋지 않을까요. 본의 아니게 ③번이 소외됐는데 제 눈에 이 작품은 김연수의 <꾿빠이 이상>이 그렇듯 김애란의 작가론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히는군요.

'한번도 지루하지 않'던 기다림이 '문득, 지겹다는 생각이 들'고만 ⑦번을 제외하면 ⑥⑧⑨은 그야말로 삶에 대한 유쾌한 긍정입니다. 가족을 배신하고만 아버지에게 달릴 때 눈 아프지 말라고 선글라스를 씌워주는 ⑥은 의젓하지만 ⑧⑨는 그야말로 웃음을 한껏 빼물게 하는 장난기로 가득합니다. 우선 ⑧은 서로 이해해 간다는 것에 관한 유쾌한 찬가입니다. '나'를 비롯한 3부자는 표현은 서툴고 괴팍하지만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간직한 이들입니다. 가족간이라도 관계란 끊임없는 오해의 연속이라 동생은 형을 비웃고, 아버지는 작은 아들을 체벌하며, 큰 아들은 훌쩍 집을 나가지요. 하지만 고장난 카세트가 멀쩡해지고, 아들을 위해 추위와 위험을 무릅쓰고 가로등 수리에 나서며, 고무동력기들이 꽃비 내리듯 우아하게 추락할 때 소통은 기적처럼 이뤄지고 가로등은 깜빡 꺼졌다 켜지면서 희열에 동참합니다. 너무 익숙해 비루하게까지 느껴지는 일상의 관계 속에 축제의 순간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음을, 김애란은 화사하게 보여줍니다.

작가가 데뷔 때부터 발휘하던 '보여주기'의 재능은 자못 무게감 있는 주제와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합니다. 그 절정은 ⑨번 작품이라 할 만합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께 다들 한번쯤 물어봤을 법한 질문,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요?". 낮에 먹은 복어국에 독이 있다는 아버지 말에 잠 못드는 밤, '나'는 기어이 아버지의 대답을 구합니다. 농담으로 일관하는 아버지의 대답 속엔 멋진 장면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해변으로 놀러간 아버지를 모래에 묻고는 친구들은 처음 만난 처녀들 앞에서 장난을 칩니다. 모래몸 위에다가 유방을 만들고 급기야는 거대한 페니스를 만든거죠. 처녀들만 없으면 한바탕 욕을 퍼붓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은 아랑곳않고 짖궂은 친구들은 모래 페니스에 불꽃놀이 막대를 꽂습니다. 피유우웅-. 화려한 불꽃들은 민들레씨처럼 밤하늘로 퍼져 나가고…. "바로 그 때 네가 태어난" 거고 그 무수한 씨앗은 코펜하겐에도, 스칸디나비아반도에도, 스톡홀름에도 퍼져 형제들로 자라났다고 아버지는 말합니다. 하하. 멋진 농담 아닌가요. 그런 판타지를 머릿 속에 그려보니 유쾌한 기분이 더했습니다. 어느 나라 시조의 출생신화로 삼아도 좋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도 해보고.

이쯤에서 나름대로 생각해본 '김애란 즐겁게 읽는 법'을 줄일까 합니다. 일전에 드린 서신에 로즈마리님의 혹평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이 갔다는 얘기를 덧붙인 적이 있었죠. 짧지 않았던 글을 마무리짓는 지금도 그런 생각을 여전히 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김애란은 기대를 접게 하기보단 펼치게 하는 좋은 작가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군요. 3년 남짓한 작품활동을 토대로 할 수 있는 전망이란 한계가 있겠지만, 김애란은 어떤 신문기사의 인용구처럼 "할머니(박완서씨), 하나도 신기한 게 없어요. 우리는 평소 이렇게 말하고 써요"라고 치부할 만큼 가벼운 작가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문장과 훌륭한 '보여주기' 감각을 가졌고, 무엇보다 주제나 구성면에서 이야기의 깊이를 더할 만한 준비가 돼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죠. 여기에 덧붙이고 싶은 것은, 제 서재 한 구석에 끄적였다시피, 동시대 작가들에 대한 평자들의 기본적 태도는 '낙관주의'와 '열광'에 방점이 찍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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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끼사스 > 김애란을 읽는 어떤 방법 - 로즈마리님께②
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안녕하세요. 일전에 서신을 드리고 여드레만에 뵙습니다. 그 사이 몇권의 책에 대해 예의 고졸한 문장으로 올리신 서평 잘 읽었습니다. 님이 성실하고 믿음을 주는 평론가임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저는 말씀드린 대로 <달려라, 아비> 속 아홉 작품을 발표 순-아마 썼던 순서와 거의 같겠죠-으로 읽어보면서 올해 우리 나이로 스물일곱이 된 소설가 김애란의 미덕을 발견하고자 애썼습니다. 그리고 예상하시다시피 이 글은 그에 관한 제 어설픈 소고(小考)입니다. 첨언하면 책을 다시 읽으며 김애란에 대한 막연했던 호감이 좀더 꼴을 갖추게 된 한편으로, 님의 서평 속 단호한 혹평의 연유도 조금은 이해가 갔습니다. 왜 하루키의 모방이라고, 어줍잖은 기성 흉내내기라고 하셨는지를 말입니다. 하여 제 호감과 로즈마리님의 비호감은 꽤 닮은꼴일 수도 있지 않을까, 넘겨 짚어보기도 합니다.

지난 서신 말미에 제가 읽을 작품의 순서를 정했었죠. 다시 한번 써보겠습니다.

①노크하지 않는 집(창작과비평 2003년 봄호) ②나는 편의점에 간다(문학과사회 2003년 가을호) ③종이 물고기(창작과비평 2004년 봄호) ④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현대문학 2004년 5월호) ⑤영원한 화자(실천문학 2004년 가을호) ⑥달려라, 아비(한국문학 2004년 겨울호) ⑦사랑의 인사(문학사상 2005년 3월호) ⑧스카이 콩콩(문예중앙 2005년 여름호) ⑨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2005년 가을호)

되풀이하면 이를 토대로 님께서 그나마 낫다고 꼽았던 작품은 ⑥⑧번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저는 '다시 읽은 김애란' 중 최고의 작품으로 ⑧⑨번을 들고 싶습니다. 님과는 ⑧번에 대한 호평이 겹치는 셈인데 말씀하신대로 "경험의 현실성이 조금 묻어나"기 때문은 아니고 "삶에 대한 나름대로의 시선이 돋보"이는 까닭은 조금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제 호감이 작품번호 끝자락의 두 개에 특별히 머문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님께서 서평 밑 댓글에서 언급하신 "아직 신인이니까요"라는 명제와 결합해 볼 때 김애란은 갈수록 호감을 주는 작품을 내놓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기대 섞인 추이. 실제 작품번호(x)-개인적 호감도(y) 그래프는 대체로 y가 x의 거듭제곱에 비례하는 우상향의 형태를 띠었습니다….

순서대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①~④번 작품을 읽으며 김애란이 국문과나 문예창작과 등 소설가에게 '정통적'인 학과가 아닌 한예종 연극원 극작과에서 수학했다는 점을 자연스레 떠올렸습니다. 문예적 글쓰기와 관련된 전공을 한 게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극작과는 아마도 희곡이나 시나리오를 쓰는 교육이 주종일테고 그것은 '보여주기'를 염두에 둔 작법과 연관할 것입니다. 작가의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인 ①번은 각자의 방과 공동의 생활공간에 거주하는 하숙생들의 생활을 꼼꼼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립니다. 시종 긴장을 잃지 않는 전개와 후반부의 환상을 도입한 반전이 어우러져 현대인의 고독과 관음증적 소통욕구라는, 좀 진부한 주제의식을 알레고리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애란을 즐겁게 읽으려면 알레고리를 분석하는 대신 내러티브를 극화해 보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자신만의 공간에 들어앉아서는 공간 너머 타인의 작은 기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인공을 머릿속 스크린에 생동시키면 그녀처럼 옆방 이웃들의 정체가 몹시도 궁금해질 겁니다. ②③④번 역시 작가의 시각적 글쓰기 전략이 눈에 띄는 작품들이고, 극작과 학생이던 김애란이 소설을 처음 쓰며 품었던 지향을 짐작케 합니다. 개인적으로 네 작품 중 ③번이 발군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트잇의 비늘로 뒤덮인 옥탑방의 물고기. 미풍에 파르르 몸을 떨며 부드러우면서 거침없는 유영을 꿈꾸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소설읽는 자가 누릴 수 있는 지복(至福)일 것입니다….

⑤는 소설집 중 가장 이질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헤어진 연인을 다시 찾아가려고 탄 지하철에서의 에피소드를, '나는 ~(한) 사람이다'라는 자기 정의의 연쇄 사이에 끼운 형식을 취하고 있죠. 주인공은 '알기 전에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가끔은 알 수 없는 쓰다듬에 숨죽이'고, '묻기 전에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를 때 가슴이 철렁'인다고 되뇌입니다. 실존과 관계 사이의 틈새, 채워지지 않는 결핍은 결국 인간의 숙명일까요. 자주 웃음을 빼물게 하는 다른 작품과 달리 비애가 한껏 스민, 문예적인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짠했던' 작품이지만 말씀대로 "새로울 게 없는 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곧 마지막 서신 띄우겠습니다. 아직 안 주무시고 계신가 봐요. 좋은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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