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먹는 닭꼬치...
겨울을 이겨내는 그 맛의 끝이 아쉬워 오늘도 먹어줬다.

지하철에 앉아서 책을 펼치고 읽고 있는데,
서 있을 때는 멀쩡했던 (옆에 앉아 있는)사람이  안하던 기침을 한다.

나에게서 마늘냄새가 나나... 닭꼬치가 문제인건가... 그런거야?
그러고보니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어찌됐던 옆에 사람의 기침에는 '참을 인'이 베어 나온다.

지하철 가득 메우는 그 후끈한 마늘냄새, 고기냄새... 나도 그 냄새는 참기 무지 힘들다.
옆에 사람이 숨 쉴때마다 내 폐의 깊숙한 곳을 다시 후비는 그 거시기함...

그러나,
미안한 마음만 갖고, 열심히 숨을 쉰다. 후아... 후아...

일단 지하철 갈아타고 집으로 Go~! Go~!
이번에도 자리가 났다.

앗.. 양 옆에 여성이 앉는다.

고뇌가 밀려온다.

숨을 쉬어야 하나. 멈춰야 하나... 가끔 쉴까....
목숨이 걸린 신진대사가 선택의 문제로 격하된다.
가끔 쉬면 더 '깊은 향'이 날까. 스타카토식 호흡이 더 나을까.
짧고, 깊은 향이냐, 길고 얕은 향이냐...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 세워진다.

지하철의 가속, 감속에 의한 기류의 흐름도 신경이 쓰인다.
가속할 때 내쉬는 향은 왼쪽으로 갈테고, 감속할 때 내쉬는 향은 오른쪽으로 갈텐데,
한 쪽을 포기할 것인가... 양쪽으로 균등 분배할 것인가...

<철학이 있는 콜버그의 호프집>는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책인데,
내용이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굴러간다.

숨 쉬랴, 기류의 흐름 신경쓰랴.

어찌됐던 다음 장, 한장 한장 넘어가는데,
폰트 크기 24 정도의 단락 제목

'아주머니의 간통과 소녀의 자퇴'

뜨어.. 제목이 야시꾸리하다.
얼렁 다음장을 넘겨야 할텐데...
집중이 안되니 내용이 이해가 안간다.  반쪽 읽는데 3분이 넘은 듯...

간신히 넘기고, 계속 느리게 전진전진...

숨 쉬랴, 기류의 흐름 신경쓰랴...

다시 나오는
폰트 크기 24의 커다란 제목

'포르노를 보다'

뜨어... 
그냥 덮었다.

그리고 생각해 봤다. 나에게서 과연 마늘 냄새가 났을까....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실비 2006-03-2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많으면 누구한테 냄새나는지 몰라요~

마늘빵 2006-03-29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관심가네...

urblue 2006-03-30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Mephistopheles 2006-03-3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그러나,
미안한 마음만 갖고, 열심히 숨을 쉰다. 후아... 후아...'
저는 이부분에서 가수 비...를 생각했습니다....후~~~ 하~~ 후~~ 하~~


라주미힌 2006-03-30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아침입니다. ㅎㅎㅎ
 

[프레시안 강양구/기자] 2005년 방부제 첨가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비타민 음료수에서 이번에는 대표적인 발암물질 벤젠이 검출됐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10개 제품 중 무려 5개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됐고 먹는 물 기준치를 넘는 것도 있었다.
  
  시중 5개 비타민 음료수에서 발암물질 벤젠 검출돼
  
  여성환경연대는 29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비타민C를 함유한 10개 제품 가운데 5개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여성환경연대는 최근 미국, 영국에서 비타민C를 함유한 각종 음료수에서 벤젠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를 접한 뒤 국내 제품을 수거해 벤젠 검출 시험을 의뢰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벤젠이 검출된 5개 제품은 모두 미국의 먹는 물 기준 5ppb(0.005㎎/ℓ)을 초과했으며, 그 중 2개 제품은 우리나라 먹는 물 기준 10ppb(0.01㎎/ℓ)도 초과했다. 이들 5개 제품은 판매원 기준으로 동화약품 '생생톤'(17ppb), 대상welLife '아스파골드'(16ppb), 롯데쇼핑 '와이즐렉더블비타'(7ppb), 현대약품 '헬씨올리고'(7ppb)·'미에로화이바'(6ppb) 등이다.
  
  벤젠은 국제암연구센터(IARC),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규정한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벤젠은 암 외에도 빈혈,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위적 투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5년 전 세계적인 생수업체 에비앙의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돼 전 세계의 1억6000만 병의 제품이 전량 회수된 적도 있다.
  
  "비타민 음료수 속에서 비타민C와 방부제가 결합해 벤젠 형성"
  
  이번 여성환경연대의 조사 결과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조사 결과와 일치한다.
  
  지난 2월 미국 FDA는 비타민 음료수에 들어가는 비타민C(아스코르브산ㆍAscorbic Acid)와 안식향산나트륨(안식향산방부제ㆍSodium Benzoate)이 혼합될 경우 벤젠을 형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시중의 비타민 음료수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돼 FDA는 기업들에게 이들 두 성분의 조합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런 미국 FDA의 조사 이후 영국 당국도 시중의 비타민 음료수 제품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실시해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최근에는 덴마크, 독일, 벨기에 등에서도 같은 내용의 조사를 진행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이 반응해 벤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연구는 1990년대 초부터 발표됐으나 미국 FDA는 그간 이런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었다.
  
  여성환경연대는 "이번 조사 결과는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에 의한 벤젠이 형성 가능성이 확인된 미국의 조사 결과와 상응한다"며 "이는 비타민C만 함유한 광동제약의 B제품이나 안식향산나트륨만 함유한 한국야쿠르트의 C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기업, 관련제품 전량 회수해야…비타민C 음료수 골라 마셔야"
  
  여성환경연대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에 의한 벤젠의 형성 과정을 명확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며 "벤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을 더 정확히 알기 위해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의 함유량, 유통기간, 보관온도, 자외선과 열에 의한 노출 정도 등을 세부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각 기업들도 사실 규명을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하고 벤젠 형성 가능성이 높은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을 동시에 사용한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판매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소비자들도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의 동시 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관련 제품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강양구/기자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주미힌 2006-03-29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부제와 벤젠이라...

stella.K 2006-03-29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예 안 먹는게 안전하죠.

비연 2006-03-30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에로화이바..다요트에 좋다고 선전하더니..ㅠㅠ

라주미힌 2006-03-3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벤젠 먹으면 다이어트 되나보죠 ^^;; ㅋㅋㅋ
 
 전출처 : 마늘빵 > 좌파 신자유주의(홍세화)

좌파 신자유주의


   언어 사용의 혼란은 사회의 혼란을 반영한다고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좌파’가 아니라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말한 점도 흥미로운데, 이에 대해, 한나라당에선 노대통령을 ‘좌파’라고 비판하고 다른 쪽에서는 ‘신자유주의’라고 비판하는 것을 응수한 말이라는 그럴 듯한 해석이 있었습니다. 그보다는 “말은 ‘좌파’로 하고 행동은 ‘신자유주의’로 한다”는 게 더 정확한 해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좌우’라는 말이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시작되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일입니다. 1789년 7월14일 바스티유 감옥을 쳐부수면서 시작된 대혁명은 급기야 군주제를 지속한 것인가 아닌가로 치닫게 됩니다. 그 때 입헌군주제에 찬성했던 의원들이 의회의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고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제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던 의원들이 의회 왼쪽에 모였던 일에서 좌우라는 말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좌우의 차이는 그렇게 분명했는데, 결국 1792년에 공화국 이 선포되고 루이16세는 ‘루이 카페’라는 평민의 이름으로 1793년 1월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프랑스의 군주제가 종식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폴레옹이 15년 권세 이후 몰락하면서 왕정은 복고되었고 1848년 2월 혁명까지 군주제는 지속됩니다. 1848년 2월 혁명으로 마침내 앙샹 레짐은 끝나는데, 오늘날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모태인 자유주의가 그 모습을 분명히 드러낸 게 바로 이 때부터입니다. 구체제가 무너졌다는 것은 신분질서와 토지의 지대에 바탕을 둔 귀족체제가 무너졌다는 것을 뜻하는데, 그 때까지 구체제에 맞섰던 시민계급은 무산자계급과 유산자계급으로 나뉘어 전자는 사회주의(좌)를, 후자는 자유주의(우)를 지향하게 되었다고 거칠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이 1848년에 나온 것도 우연만은 아니었고 시대의 반영물이었지요.

   좌우는 시대의 변화에 조응합니다. 구체제 아래 ‘좌’였던 부르주아는 프롤레타리아와 함께 구체제를 무너뜨렸지만 그러자마자 곧 ‘우’에 자리를 잡습니다. 과거에 스스로 ‘좌’라고 했던 사람도 일단 권력을 장악 玖 ‘우’에 자리 잡으려는 경향이 강한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요. 각 개인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재산을 축적하면 점차 우경화하는 경향을 가집니다. 다행스럽게도 그것이 철칙은 아닙니다만.

   대개 사람은 사회 환경의 변화에 조응하면서 스스로 바뀝니다. 천천히 바뀌기 때문에 바뀐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요. 박정희 정권의 사형수였던 이철씨가 오늘 철도공사 사장이 되어 신자유주의 전선에 서서 KTX 여승무원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과연 청년 학생 시절의 그는 자신의 오늘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말은 그 자체가 어불성설인데, 어쩌면 그것이 오늘 우리 사회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불성설이라는 점에서.

홍세화 〈한겨레〉 시민편집인 드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공짜 골프’에 약한 공직자와 기자들, ‘접대 골프’ 상납하는 기업사주들
서민 운동이라 위장하지만 양극화가 적나라한 ‘계급적 영역투쟁’일 뿐

▣ 강준만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

영국에서 시작된 골프의 역사는 600년이지만, 골프가 한국에 처음 선을 뵌 건 1880년 원산항 개항시 영국인들이 들어오면서부터였다.


△ 노무현 정권은 골프장 인.허가 기간과 조건을 완화하겠다고 밝힐 만큼 골프 대중화에 앞장섰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종필 전 자민력 총재 등과 함께한 골프모임에서 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 청와대 사진 기자단)

이후 100여 년간 골프는 한국에서 특권층의 놀이였다. 80년대 말부터 ‘골프 대중화’를 외쳤지만, 오늘날에도 골프는 여전히 특권층 또는 특권층에 편입되길 열망하는 사람들의 놀이다. 골프는 수많은 놀이 중 거의 유일하게 로비용 대화를 오랫동안 비밀리에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골프 향응은 안전한 촌지

1961년 5·16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미군 수뇌부는 당황했다. 쿠데타의 우두머리인 박정희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한국군 장성 중 골프를 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 박정희였기 때문이다. 당시 골프는 미군 수뇌부와 한국군 장성들 사이의 주요 사교 행위였기 때문에 출세를 바라는 장성이라면 골프는 필수였다.

원래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서운 법이다. 골프를 경멸했던 쿠데타 주체 세력은 쿠데타 성공 이후 골프 맛을 보면서 골프에 푹 빠져들었고, 골프는 부패의 상징이 되었다. 골프는 시인 김지하가 <사상계> 1970년 5월호에 발표한 담시 ‘오적’(五賊)에도 등장했다. 김지하는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혁명 공약 모자 쓰고, 혁명 공약 배지 차고/ 가래를 퉤퉤 골프채 번쩍/ 우매한 국민 저리 멀찍 비켜서랏/ 골프 좀 쳐야것다”고 했다.

80년대 중반 골프를 매개로 한 부패는 재벌들의 골프장 건설로 확대되었다. 재벌들은 골프장 건설 허가를 받기 위해 앞다퉈 정치권에 접근해 뇌물 공세를 폈다. 6공은 ‘골프 공화국’의 탄생이기도 했다. 6공은 집권 초 37개였던 골프장을 ‘골프 대중화’를 내세우며 집권 5년 동안 178개로 늘려놓았다. 재벌들은 골프장 신설을 위해 임야를 경쟁적으로 사들이면서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했지만, 미쳐 돌아간 건 6공만이 아니었다.

91년 수서 비리사건 파동이 기자들의 촌지 수수 파동으로 번지자, ‘골프 향응’이 기자들 사이에 새롭고 안전한 ‘촌지’로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91년 ‘신문의 날’엔 <조선일보> 기자 70여 명을 포함해 200여 명의 기자들이 기업들로부터 골프 향응을 받은 사건이 폭로되기도 했다.

기업들은 앞다퉈 간부급 사원들을 골프장으로 내몰았다. 업무와 관련된 사교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그 사교의 실상은 로비를 위한 ‘접대 골프’였다. 운동신경이 둔하거나 골프가 싫은 사람들도 순전히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키지 않는 골프채를 휘둘러야만 했다.

문화방송의 간판 스타였던 손석희가 98년 “골프를 못 배워서 사람 사귀는 게 불가능한 사회라면 이미 썩은 사회이므로 혼자 지내는 쪽을 택하겠다”고 말한 게 충격으로 여겨질 정도로, 골프는 ‘인맥 만들기’의 필수 무기로 간주되었다.

골프 사랑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노무현

국제통화기금(IMF) 환난의 와중에서 주눅이 들어 있던 한국인들에게 ‘골프 영웅’으로 떠오른 박세리의 활약은 골프에 대한 거부감을 약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심지가 굳은 환경운동가가 아니고선 골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힘들어졌다.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이 98년 5월 어느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건 희귀한 경우였다.


△ 대한민국 국토 면적에서 골프장은 0.2%를 차지해 일본의 0.04%에 견줘 다섯 배나 넓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용인 일대 골프장. 벌레가 국토를 파먹고 있는 형상처럼 보인다. ( 사진. earth.google.com)

“며칠 전 저녁에 뉴스를 들으니까, 뉴스 기자가 박세리라는 한국 여성이 미국에서 골프를 잘 쳐서 우승했다면서, 하는 소리가, 앞으로 우리가 이런 식으로 나가야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항간의 골프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 때문에 꿈나무들이 자라지를 못한다고요. 이게 공영방송의 뉴스예요. …이제는 골프에 대한 촌스러운 시각에서 벗어나자는 거예요. 한국의 진보적인 신문이라는 한겨레신문에서 버젓이 그런 소리가 나오는 형편이에요.”

골프 열풍이 불었다. 열풍은 환경 파괴로 이어졌다. 골프에 관한 책만 200권 가까이 읽었을 정도로 ‘골프광’인 전 경제부총리 정인용은 2002년에 출간한 회고록에서 한국 골프는 ‘최악 중에 최악’으로 변질되었다고 개탄했다. 무엇보다도 골프장은 자연 상태의 녹지를 보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데도 한국에선 과잉 투자에 자연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골프장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은 결과적으로 한국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할 만한 사건이 되었다. 전 대통령 김영삼은 취임 초 공직자들에게 ‘골프 금지령’을 내렸고, 전 대통령 김대중은 야당 시절 “모든 골프장을 갈아엎어 논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였지만, 노무현은 당당한 자신감으로 자신의 골프 사랑을 만천하에 과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뒤늦게 골프에 맛 들인 국무총리 이해찬의 골프 사랑까지 가세했고, 이들의 민주화 운동 경력이라는 후광 효과를 업어 이젠 골프가 ‘서민의 운동’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할 정도였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세금 좀 거둬보겠다고 골프장 만들기 경쟁을 벌였고, 골프장 사업자들은 ‘국내외 현장 연수’를 빙자해 관련 공무원과 언론사 기자들에게 사실상의 로비성 향응을 베풀면서 골프에 비판적인 여론의 씨를 말려나가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수많은 골프장 건설 반대 시위가 벌어져도 좀처럼 뉴스가 되지 않는 것도 그런 사정과 무관치 않을 게다.

단 5.8% 국민의 ‘대중화된 스포츠’

노무현은 2004년 2월3일 국무회의에서 골프장 건설과 관련해 규제 실태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어 열린우리당은 4·15 총선에서 골프장의 건립을 방해하는 규제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우석훈은 열린우리당의 골프장 공약은 “DJ 시절 민주당이 골프장 건립을 규제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던 점을 환기하면, 정말 ‘대단한’ 발전”이라며 “공약으로 골프장을 짓겠다고 한 정부는 해방 이래로 이 매우 특별한 ‘신개발주의 정당’밖에는 없었다”고 개탄했지만, 그 공약은 ‘탈규제 개혁’이라는 미명으로 포장되었다.


△ 골프 대주유ㅘ로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도대체 몇 며이나 될까? 정부는 하루 240명의 골퍼를 위해 수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포기하고 난지도를 골프장으로 만들었다. (사진/ 한겨레 김태형)

2004년 9월 노 정권은 골프장 인·허가 기간과 조건을 완화해 앞으로 200~300개 더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시점에서 전국의 골프장은 262개(운영 중 181개, 건설 중 68개, 미착공 13개)로 이미 국토 면적의 0.2%를 차지하고 있어 일본의 0.04%와 비교하면 5배 이상이었는데도 말이다. 일본엔 골프장이 2천 개가 있다곤 하지만 간이 골프장과 2~3홀의 퍼블릭 코스가 대종을 이루는 반면, 한국은 18홀을 넘어 36홀, 54홀 그리고 72홀까지 기획되었다. 일본은 과잉 경쟁과 골프 인구 감소 등으로 96년부터 7년 동안 244개 골프장이 폐업했다는데, 노 정권은 그건 나중에 다른 정권들이 고민할 문제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노 정권은 ‘골프 대중화’를 핑계로 내세웠지만, 2004년 11월 한국갤럽 조사에선 “골프를 칠 줄 안다”고 응답한 사람은 5.8%에 지나지 않았다. 이즈음 민주노동당 의원 천영세는 그간 300만 명으로 알려져온 골프 인구가 실제로는 79만 명 정도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골프 인구가 중복 이용자를 제대로 계산하지 않은 채 뻥튀기돼왔다는 것이다.

한국 골프 광풍의 두 가지 주된 이미지는 ‘거지’와 ‘접대부’(接待婦가 아니라 接待夫)다. ‘거지’를 대표하는 건 ‘공짜 골프’에 약한 고위 공직자들과 기자들이고, ‘접대부’를 대표하는 건 ‘접대 골프’를 상납하는 기업 사주와 간부들이다. 기업들의 먹이사슬 관계에 따라 ‘거지’와 ‘접대부’ 노릇을 동시에 하는 이들도 있다.

<미디어 오늘> 2005년 10월26일자는 “최근 몇몇 언론사의 골프 사건이 시중에 회자되면서 언론인들의 관행처럼 굳어진 ‘거지’ 골프(공짜 접대 골프) 행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언론계의 ‘거지 골프’ 문화는 과거 룸살롱 등의 고가 향응 접대 관행이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으면서 IMF 이후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최근 2~3년 전부터는 젊은 기자들에게까지 확산됐다”고 말했다.

2005년 9월 현직 부장판사 등으로 구성된 법조계 사조직이 10년 이상 업자들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아온 사실이 밝혀졌지만, 자기 돈 내고 골프 친 고위 공직자들을 찾아내 보도하는 게 뉴스 가치가 더 높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재미동포로 국제 컨설팅기업 배인앤컴퍼니 코리아의 대표인 이성용은 한국 기업계의 골프 광풍에 대해 “골프를 할 줄 모르는 임원은 법인 영업을 하기 힘들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심지어 내 고객 중에는 골프 실력이 승진의 주요 기준이라며 난처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결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그 고객은 승진 심사 기준의 하나로서 영어 테스트나 업무 수행 능력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골프 점수를 평가받아야만 하는 처지이다”라고 놀라움을 토로했다.

왜 골프의 운동 효과를 과장할까

골프는 스포츠인가? 골프는 프로 골퍼들에게나 스포츠일 뿐, 그 밖의 골퍼들에겐 ‘접대 놀이’다. ‘인맥 만들기’ 놀이다. ‘인정 투쟁’ 놀이다. ‘자기 확인’ 놀이다. 이런 정의가 운동으로서의 골프의 가치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골프의 우선적 효용이 그렇다는 것이다.

대우 회장이었던 김우중은 골프를 안 쳤다. 아마 재벌 총수들 중 골프를 안 친 유일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는 누가 골프를 권유하면 “무엇 때문에 골프를 치나. 부평공장(30만 평)을 한 바퀴 돌면 18홀을 도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무엇 때문에 돈을 내고 걷나”라고 말하곤 했다. 김우중은 지독한 ‘일 중독자’였기 때문에, 그의 골프론은 보편성을 갖기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 시사하는 점은 있다. 골프의 운동 효과는 늘 과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인지 부조화’ 해소 시도다. 중산층에 속하면서 제법 진보적인 척하는 사람들이 골프를 치면서 느끼게 되는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운동 효과’를 과장하는 경우다. 골프는 자신에게 실용적인 운동일 뿐이니, 딴소리하지 말라고 미리 못을 박는 셈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평소 엎어지면 코 닿을 곳도 걷지 않고 차를 이용한다는 것만 지적해두기로 하자.

둘째는 ‘그린필드’ 효과다. 통계상으론 한국의 인구밀도가 세계 3위라곤 하지만 국토의 산지 비율과 도시화 비율을 감안하면 한국은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땅, 그것도 그린필드에 한이 맺혔다고 보면 된다. 탁 트인 그린필드에 서는 건 아무에게나 허용되는 게 아니다. 성공한 자들만이 설 수 있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감동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쇠막대기까지 휘두르는 재미를 만끽하게 되면 까무러치기 십상이다. 나르시시즘 계열의 중독이 일어나게 돼 있다.

한국에서 골프는 스포츠가 아니라 ‘영역성’(territoriality)의 관점에서 연구해야 할 주제다. 많은 연구 결과, 좁은 곳에 많은 동물을 넣을 경우 동물들이 난폭해지거나 이상 증세를 보인다는 게 밝혀졌다. 인간도 다르지 않다. 인간에게도 편안함을 느끼는 자기 영역의 크기가 있는데, 한국인 특히 대도시 거주자들은 최소한의 영역을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다.

더욱 중요한 건 각자 누릴 수 있는 영역의 크기가 권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권력과 금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집·집무실·자동차·놀이공간 등에서 넓은 영역을 쓴다. 게다가 강자는 약자의 영역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지만, 그 반대는 안 된다. 그 점에서 보면 골프는 계급적 영역 투쟁이다.

난지도 골프장이 주는 교훈

난지도 골프장 사건은 골프장 운영 문제를 둘러싼 갈등만은 아니었다. 그건 스포츠로 위장된 계급투쟁이기도 했다. 수백억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간 그린필드를 하루 240명의 골퍼만 이용하도록 하는 것과 공원으로 만들어 하루 수만명의 보통사람이 이용하게 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 후자가 당연한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쌍방 모두에게 일리가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논쟁 비슷하게 격상된 건 ‘골프 공화국’의 특권 내지 특권지향적 계급이 평소 벌여온 여론조작 효과 때문이었다.

동물들은 자기 영역을 오줌을 뿌려 표시하지만, 인간은 돈으로 표시한다. 그래놓고선 그걸 법적 권리니 스포츠니 하는 말로 위장한다. 고위 공직자 노릇을 잘 하라고 넓은 공간을 주었더니 그걸로도 모자라 시도 때도 없이 그린필드로만 나가려 드는 걸 무작정 탓할 일은 아니다. 그린필드를 나가지 못해 스트레스가 폭발한 나머지 미쳐버리는 것보다는 그게 더 나을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먹고 살기조차 바쁜 대중이 ‘골프 공화국’의 독재에 짓눌려 그린필드 구경 한번 못해보고 미쳐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대통령 이하 고위 공직자들이 선거 직전에서야 ‘빈부 양극화’를 떠들어대기 전에 평소 그들만이 전유하고 있는 그린필드의 양극화 해소부터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주미힌 2006-03-2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벌레가 파먹은 것 같군...

포월 2006-03-29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흉물스럽군요.
 

 

셀프 카메라 사진 촬영, 일명 ‘셀카’는 요즘 젊은이들이라면 한두번쯤 경험했을 만큼 인기가 높다. 다른 사람이 찍어주는 사진보다 색다르고 매력적인 게 특징.

그러나 `보이지 않는` 자신을 찍어야 하는 만큼 의외로 까다로운 게 ‘셀카’다.

이와관련, 네티즌들 사이에서 ‘셀카 얼짱’으로 통하는 탤런트 소유진(26)이 ‘셀카’ 촬영 노하우를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소유진은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셀카 사진’을 올려 하루 수천명의 방문자를 이끌어 내고 있을 정도로 `전문가`다.

28일 SBS ‘비법대공개’에서 소유진은 “드라마 촬영 중간 대기시간이 길어 혼자 노는 시간이 많다 보니 셀프 카메라 사진 찍는 비법까지 터득하게 됐다”며 “어렸을 때부터 사진 찍는 걸 엄청 좋아해서 ‘셀카 놀이’가 생활이 됐다”고 말했다.

자칭 ‘셀카쟁이’ 소유진이 공개한 ‘셀카 얼짱’ 비법은 먼저 거울을 이용하는 것이다.

거울에 카메라를 대고, 카메라 액정을 보면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어 보다 예뻐 보이는 표정을 선택할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거울 안에 렌즈가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사진 테두리의 색과 모양을 다양하게 연출하는 방법도 필수적이다. 색종이를 렌즈 크기에 맞게 원하는 모양대로 자른 뒤, 렌즈에 대고 촬영하면 다양한 테두리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컴퓨터로 작업 하기 앞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수작업인 셈이다.

예컨대 색종이에 하트나 별 모양의 구멍을 내고 카메라 렌즈 테두리에 대고 사진을 찍으면 훨씬 발랄한 분위기로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방송에 따르면 ‘셀카 얼짱’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포즈다.

소유진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다리가 길어 보이게 사진 찍는 방법을 공개했는데, 옆으로 앉아서 한쪽 무릎을 살짝 세운 후 찍으면 다리가 길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때 다리에 살짝 힘을 주는 것이 포인트.

이와 함께 소유진은 늘씬한 다리 라인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평소 저혈압으로 다리가 자주 붓는 소유진은 호박씨를 갈아서 만든 팩 맛사지와 다리 부기를 순식간에 빼주는 ‘호박물 족욕’을 애용하고 있다고. 또한 해바라기씨 오일을 이용해 맛사지를 하면 지방 분해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06-03-2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소유진 별론데...공주 같아서.ㅜ.ㅜ

마늘빵 2006-03-29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긴하잖아요. =333

비로그인 2006-03-29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저 발에 걸친 쓰리빠 좀 봐.. 저런 굽 끌고 나갔다 보도블럭 틈에 끼면 개작살 나요!

라주미힌 2006-03-29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신어 본적이 없어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당.. ㅎㅎㅎ

하이드 2006-03-29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동 출근길, 신발 보도블럭에 박고, 맨발로 네걸음까지 걸어나가봤습니다. -_-a
저도 소유진 좋아요~ ^^

울보 2006-03-2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보았어요,,,,,

Mephistopheles 2006-03-29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이뻐지고 많이 늘씬해진 배우라고 생각해요..^^
더 좋은 활동 보일거라는 생각도 든답니다..^^

라주미힌 2006-03-29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셀카 테크닉에 관심을 가지실 줄 알았더니 소유진에 관심을 ^^;;;

Mephistopheles 2006-03-29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우우우~~ (늑대의 울음소리.) =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