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이매지 > 사사조 이벤트 발표 !

어허. 원래는 학원끝나고 바로 왔으면
9시 30분쯤 되는지라 낼름 와서 함께 놀려했더니만.
뭘 좀 사러 두리번거리다가 이제서야 도착 ㅠ_ㅠ

주인없는 서재에서 놀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ㅠ_ㅠ

처음하는 이벤트라 어리버리했네요 ㅠ_ㅠ

발표에 앞서 스텔라님께서 5줄로 올려주신 건 어찌할까 고민하다
스텔라님의 다른 4줄달린 댓글도 있길래 그냥 5줄은 제외하고 셈했어요.

42번째 당첨자는 : 라주미힌님
100번째 당첨자는 : 아프락사스님
150번째 당첨자는 : 울보님



참여해주신 모든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쓩 =3
세 분은 만원 상당의 책과 주소, 연락처, 성함 요기다가 적어주셔요 ^^

덧) 스텔라님이 궁금해하신 제 생일선물은 뭘 받았느냐.
받은게 없습니다 ㅠ_ㅠ
그저 방석하나가 달랑. ㅠ_ㅠ (이런 부도난 인간관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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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 4년 임기를 마치고 31일 퇴임한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 양극화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며 바로 이 양극화는 실패의 결과가 아니라 성공의 결과이기 때문에 한국 경제의 장래는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확고한 낙관론자인 박 총재는 이날 한은 강당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임 식에서 퇴임사를 통해 이같은 평소의 지론을 재차 강조하는 것으로 한은 총재로서의 공식 활동을 마무리했다.

박 총재는 자신의 재임 4년간 한국경제가 "고통과 희망, 불확실성이 뒤범벅을 이루고 갈등과 양극화로 표류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양극화의 근본원인은 개방화에 따른 환경변화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쟁우위부문과 열위부문의 격차가 심화되는 데 따라 수반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은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보여주는 것이며 그에 따라 대외경쟁력은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양극화 해소는 구조조정을 조속히 완결하는 것이며 모든 산업이 대외 경쟁력을 갖춰 구조조정이 끝나는 시점이 바로 양극화가 해소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이러한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기업수익이 가계소득으로 환류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기업의 투자가 국내에서 활성하되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소외되는 지방과 중소기업, 가계, 자영업자, 농민 등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면서 구조조정을 완결하면 한국경제의 장래는 대단히 밝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와 함께 독립성을 보장하려는 문화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국회와 정부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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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3-31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뱃대기 부르면 다인가...
 
 전출처 : 가을산 > [필독 부탁] 전 경제비서관 "한미FTA졸속추진" 성토

밑의 전문을 꼭 읽어주세요. 

 

                                                                         출처: http://www.ngotimes.net/news_read.aspx?ano=35366

정태인 전 경제비서관 "한미FTA졸속추진" 성토
"내가 대통령이면 엉터리시나리오 작성자들 인사조치"
정부 비밀협상 안돼, 공개해 합의 이뤄져야

노무현 대통령의 참모로 청와대 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전 비서관이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참여정부의 친미라인들이 밀실에서 한미FTA를 졸속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 27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5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행담도 개발 프로젝트 건으로 사퇴했던 정 전 비서관은 재임 중 한미FTA업무도 관여했다.

정 전 비서관은 신율 명지대 교수와의 대담에서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한미FTA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4가지 선결 조건을 미국이 제시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걸 조건으로 한미 FTA가 시작된다는 것부터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 건 분명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전 비서관은 한미FTA체결로 인한 경제적 이득 논란고 관련, "이익이 있는 게 아니라 수출 수입만 따지면 엄청난 손해"라며 "산업으로 봐도 농업, 특히 축산물 쪽은 거의 파탄.난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도 한미 FTA는 외교안보 상으로도 시기상조이고, 또 그걸 경제동맹으로 표현해서 중국을 자극해선 더더구나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전 비서관은 한미FTA를 졸속으로 추진하는 정부의 경제라인과 관련, "지금 통상라인에 문제가 있다"며 "잘 아다시피 한덕수 장관, 김현종본부장, 정문수보좌관은 굳이 분류하자면 친미 개방론자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FTA는 안보적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번 결정은 NSC와도 논의하지 않고 준비도 없이 졸속으로 내려졌다"며 "이 팀은 외교안보적 고려도 하는 신중론자가 보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하자고 되돌릴 수는 없으니까 지금이라도 국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이슈를 모두 공개하고 하나 하나 토론해서 마지노선을 결정해야 한다"며 "물론 그 이전에 한미 FTA의 거시적 결과, 산업별 영향, 대책을 정부와 연구소에서 빨리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고 현실을 고려한 대책을 제시했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은 "다만 요즘 보이는 것처럼 대통령의 의지라고 자꾸 낙관으로 가득찬 엉터리 시나리오를 만드는 건 정말 하면 안 된다"며 "제가 대통령이라면, 아니 옛날처럼 비서관으로 그냥 남아 있다면 그런 엉터리 시나리오 만들어 오는 사람은 인사 조치하라고 대통령께 건의했을 것"이라고 거듭 한미FTA를 졸속 추진하고 있는 정부 내의 친미개방론자들을 성토했다.

다음은 이날 대담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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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FTA에 들어가기 앞서 우선 FTA...칠레, 싱가포르와 이미 맺었고 또 한일 FTA는 하다가 중단된 상태로 아는데 FTA 자체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73-79년에 석유위기가 왔었다는 걸 젊은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40대는 아마 기억할 겁니다. 엄청난 고유가, 그게 우리에게는 고통이었지만 아랍 나라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달러가 들어오는 것이었거든요.

그 돈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었지만 당시 아랍의 지배계급이었던 귀족들은 그 돈을 다시 미국에 투자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른바 과잉자본, 요즘 우리 사회에 300조인가 갈 곳을 모르는 돈이 떠돈다, 하잖아요. 그런 과잉자본이 형성됐고 세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죠.

이른바 금융의 세계화인데, 이렇게 되면서 그럼 거기에 맞춰서 물건, 서비스도 세계화해야 되는게 아니냐, 이래서 시작된 게 우루과이 라운드입니다. 물론 미국이 주도했죠.

그런데 다자간 협상이라는 게 좀처럼 잘 진행되지 않고 다수결처럼 되니까 미국 마음대로 잘 안됐거든요. 그래서 미국 주도로 양자간 무역자유화, 즉 Free Trade Agreement라는 게 시작됩니다. 두 나라씩 하다 보면 결국 전체가 다 연결되지 않느냐 하는 논리지만 실은 두 나라가 하면 힘센 미국이 자기 입장을 관철하기 쉽겠지요.

즉 FTA는 직역하면 자유무역협정입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1차 관세 및 비관세장벽 철폐 + 투자 및 서비스 시장 개방2차 무역규범 조화(정부조달, 위생검역, 통관절차, 지재권 등등)3차 DDA에서 미논의중인 환경, IT, 등 폭넓은 협력의제를 포함하는 등 이른바 포괄적 FTA(Comprehensive FTA), 또는 우리와 얘기하는 수준높은 FTA란 미국 처지에서 보면 그야말로 상대 나라의 미국화를 노리고 있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런 FTA를 하면 상식적으로 손해 보는 부문, 이익 보는 부문이 나뉘어져서 나라 안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겠네요.

예. FTA는 대외협상과 대내협상, 두 협상의 동시 진행으로 보아야 .  바로 그 점에서 현재 우리는 미국과 FTA를 맺을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전문가들 조차 이제 겨우 미국의 요구를 정리하는 단계니까요.


- 제가 알기로는 한일 FTA를 하다가 중단된 걸로 아는데, 갑자기 미국이 등장한 이유는 뭘까요?

제가 비서관으로 있을 때까지만 해도 거대시장(미국이나 EU, 일본 등을 말하는 겁니다)과의 FTA를 해야 한다, 동시다발적으로 한다 등의 얘기가 있었지만 그 순서로 보면 미국은 맨 마지막이었거든요.
갑자기 미국이 등장한 건... 조금 이따 할까요?


- 외교부는 미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출 상품의 비율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세계 최대의 고급 시장에서 실패하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로서는 큰 일이다. 이걸 내세우고 있죠?

예. 이미 미국은 우리 교역 상대국 3위로 떨어졌고 미국에서의 수출비중도 떨어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는 현지 생산을 많이 하고 있고 자동차도 그 뒤를 잇고 있거든요. 그 수치까지 감안하면 그렇게 줄어든 건 아닙니다. 다만 중국과 멕시코의 값싼 상품 쪽에서 밀린 것 뿐이죠.

- 대통령은 이번 인터넷과의 대화에서도 그랬고 청와대의 설명을 봐도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핵심적인 이유같은데요.

예. 현재 정부의 논리는 두가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째는 중국위협론, 즉 제조업에서는 머지 않아 중국에 따라 잡힌다.
여기서 바로 둘째가 나오는데요. 그럼 살 길이 뭐냐? 서비스업의 발전이다. 여기서 서비스란 숙박, 식당 같은 전통적 서비스가 아니라 금융, 회계, 컨설팅 같은 사업서비스를 말하는 겁니다.

실제로 통계상 우리나라 서비스의 생산성은 굉장히 낮은 걸로, 미국의 약 1/5 정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물론 이 계산은 조금 복잡한 얘기인데 이건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하죠).

이걸 발전시켜서 제조업의 생산성도 높이고(사실 중소기업들 컨설팅을 값싸게 받을 수 있다면 생산성을 높일 여지가 상당히 많거든요) 그 자중국의 제조업, 한국의 서비스업... 이런 식으로 분업을 해서 살아 나가자... 라는 원대한 계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럼 방향이 잘 잡은 것 아닌가요?

서비스업을 발전시킬 필요는 있습니다. 그래서 자체로 로스쿨이나 의학전문대학원, 금융전문대학원을 만들자, 그리고 여러 가지 제도 개혁을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죠.

그런데 그게 잘 안되니까 외부쇼크에 의해서 단번에 하자. 이런 겁니다. 바로 97년 직후에 우리나라의 금융 및 산업구조조정이 급속하게 일어난 것처럼 그렇게 외부쇼크에 의해 하자는 건데,

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고 개혁없이 개방하면 망하는 것도 사실인데 외부쇼크에 의한 개혁은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오래 후유증이 간다는 것도 사실일 겁니다. 국내에서 합의에 의해 점진적으로 개혁하는 게 어렵다는 건 저도 잘 알고 국민 여러분도 보도를 통해 잘 알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쇼크 요법을 쓸 정도로 절박했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되면 결국 쇼크 요법을 쓸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끼리 미리 합의해서 개방에 대비하자, 이렇게 얘기를 했어야죠.

쇼크요법 하니까 실감이 나지 않을지 모르는데 97년 위기, 우리가 흔히 IMF 위기라고 부르는 그게 바로 외부 쇼크 요법의 결과입니다. 아직 그 고통이 생생한데 이걸 금융 뿐 아니라 전 부문에서 하자는 게 한미 FTA입니다.

- 그럼 내부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가, 이런게 문제일텐데 어떻습니까?

이 부분이 제가 제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에요. 제가 행담도 사건때까지 FTA를 담당하고 있을 때까지 그러니까 작년 5월까지만 해도 문제는 한일 FTA였거든요. 또 제가 그만 둔 후에도 9월까지도 한미 FTA 얘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준비가 돼 있지 않습니다. 정부에서는 오랫동안 연구했다고 하지만 그러면서 제시한 게 한미 FTA에 관한 연구보고서 3권입니다. 물론 다른 연구까지 치면 10여권 되지만요.* ‘Feasibility and Economic Effects of Korea -US FTA(본문 178쪽)* 한미 FTA가 한국농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 (본문 252쪽)* 한미 FTA의 산업별 영향 및 관세양허안 도출 (본문 515쪽)

그런데 일본의 경우 쓸만한 것만 추려도 25권이 있어요. 제가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산업구조의 발전방향을 먼저 정의하고 한일 FTA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고, 그리고 전략을 짠 것까지, 그 최종판은 아직 대통령께 보고도 안 됐다고 듣고 있는데 그것까지 합하면 26권인 셈이죠. 일반 보고서까지 합치면 한일 FTA는 100권이 넘습니다.

그래도 준비가 많이 되고 한일간의 역사문제도 있어서 우리와 상당히 대등하게 얘기할 수 있는 일본, 더구나 우리와 산업구조가 비슷해서 농업쪽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유리한 일본과의 FTA는 중단하고, 준비도 안된 미국하고 갑자기 한다는 건 쇼크요법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4가지 선결 조건을 미국이 제시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걸 조건으로 한미 FTA가 시작된다는 것부터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 건 분명 아닙니다.

- 바로 그 네가지 선결 조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스크린 쿼터 폐지죠? 또 어떤 것들입니까? 또 정부에서는 그 네가지가 모두 이미 한미 통상현안이었고 그걸 우리 스스로 해결한 것 뿐이라고 주장하는데요.

1. 예. 2005년 10월에 보건복지부는 새로운 의약품 가격정책을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이건 무슨 얘기냐면 의약분업이 성공하려면 약값이 떨어져야 하는데 의사들이 이른바 오리지널을 처방해서 약값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의약품 가격 조정을 정부에서 하게 되는데 이걸 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그리고 최근 보도에서는 그 회의에 미국 대사관에서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죠.

우리의 의료시스템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미국 쪽 요구, 정확히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받아 들인 겁니다.

2. 2005년 11월에는 환경부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만듭니다. 이건 미국산 자동차의 배기가스가 우리 환경보전법에 걸리는데 일정 기간 동안 그 규제를 풀어준다는 겁니다. 환경규제는 모든 나라가 강화하는 추세인데 오히려 거꾸로 간 겁니다.

3. 2006년 1월에는 광우병 때문에 금지했던 쇠고기 금수조치를 해제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광우병은 문제가 되고 있죠?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문제일 수 있는데 풀어 줬던 겁니다.

4. 그리고 1월 26일 문화부에서 스크린 쿼터를 146일에서 절반으로 줄이는 발표를 합니다. 1월 24일까지만 해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스크린쿼터 축소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랬거든요. 하하... 이 스크린 쿼터 얘긴 시사자키에서 많이 다뤘을 테니 생략하시죠.

어쨌든 흥미롭지 않습니까? 각 부처가 국민을 위해서 그토록 지키려고 애썼던 아주 중요한 제도들이 2005년 10월에서 2006년 1월까지 넉달만에 모두 해결됐다는 거죠. 정부는 현안을 우리 스스로 풀었다고는 하지만 우연의 일치라고 믿을 순 없죠.

결국 지난 9월 한미간에 모종의 얘기가 오고 갔고, 미국이 그래? FTA하고 싶으면 먼저 우리가 요구하는 것부터 풀어봐라. 정말 내부의 반발을 막을 수 있는지 보자... 틀림없이 이렇게 된 겁니다.

- 그렇게 볼 수 밖에 없겠군요. 스스로 필요해서 풀었건, 아니면 미국의 요구를 따라갔건 일단 양쪽에서 정식으로 FTA 협상 개시를 알렸는데요.

예. 대통령께서 신년 연설에서 예고는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거의 기습이라는 말이 어울리는데요.

아까 연구도 안된 채 한다고 했지만 대통령 훈령 제121조 FTA 절차 규정도 어겼습니다. 공청회 규정인데, 이 규정의 취지는 충분히 국민에게 내용을 알리고 토론을 하란 얘긴데 20분만에 끝났어요.

물론 정부는 농민들의 반대 시위 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그런 시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할 시간을 가지는 게 정상이거든요. 그런데 이미 하기로 정해 놓고 요식절차로 하니까 그런 일이 벌어진 겁니다. 한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공청회 무산사태는 상당한 법률적 흠결에 해당한다고 하니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완전히 비공개로 해서 확인할 길이 없지만 2월 16일 대외경제위원회 문건에도 공청회의 내용이 없을 겁니다. 왜냐면 자료집만 있고 토론은 없었으니까요. 이것도 규정 위반입니다.

지금 외교부는 외교관례라면서 모든 걸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장관들 회의에서 내 놓은 자료도 도로 거둬가고 있어요. 그만큼 숨기는 게 많고 준비가 안됐다는 증겁니다.

반대로 이걸 보세요. TV가 아니라 보여드릴수는 없지만 미국 USTR은 한미 FTA의 목표, 그리고 마지노선 모두 의회에 제출해서 공개했습니다. USTR 싸이트를 가시거나, 아니면 우리나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친절하게 싸이트를 만들어 놨는데 거기서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다 공개해서 우리 국민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정작 우리는 왜 하는지, 마지노선은 뭔지도 모릅니다. 실은 장관들도 모릅니다. 왜 공개하지 못하느냐, 정확히 말해서 없기 때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지금 부랴부랴 각 부처에서 안을 만들고 있을 거에요.

제가 일부러 가지고 나왔는데 미국 공청회 자료 보세요. 이게 영어로 100페이지가 넘으니까 아마 우리 공문으로 따지면 500페이지도 넘을 거에요. 그것도 다 공개돼 있습니다.

미국 USTR은 헌법 상 독립기구로 의회에 책임을 지게 돼 있고, 우리 통상교섭본부는 외교통상부의 일부인데 우리 국회가 아무런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통상절차법이 계류 중인데 이거라도 빨리 통과시켜야 합니다. 정부가 한일 FTA처럼 신중하면 또 모르겠는데 이렇게 서두른다면 틀림없이 나중에 문제가 생길 겁니다. 국회에서 빨리 견제를 해야 합니다.

- 정부는 미국의 TPA 법 때문에 서두르는 거라는 설명도 하고 있는데 이건 또 뭡니까?

TPA란 Trade Promotion Act 즉 무역촉진권한법이라고 해서 일일이 행정부가 의회에 승인을 받지 않고 FTA를 할 수 있는 것, 즉 정부에 일정 기간 권한을 위임하는 걸 말하는데 이게 내년 7월 1일에 끝나요. 그런데 미국 법상 서명 90일 전에 의회에 통보해서 심의를 받아야 하니까 실제로는 3월까지는 끝나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또 미국은 시작하기 전에도 의회에 보고하고 심의를 받아야 되요. 그게 5월까지입니다. 그러니까 그 전에 사전 접촉은 하겠지만 실제로 협상 기간은 금년 5월에서 내년 3월까지 약 10개월입니다.

하하. 이건 말도 안됩니다. 포도같은 과실류만 문제가 됐던 칠레가 2년 넘게 걸렸고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와도 1년 이상, 그리고 농산물이 전혀 문제가 없는 일본하고는 연구까지 합쳐서 5년 이상하고도 현재 중단 상태입니다. 그런데 연구도 거의 없이 세계에서 제일 힘세고 까다로운 나라하고 10개월만에 끝낸다는 건 정말, 어불성설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쓰라고 옛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 경제학자로서, 또 FTA를 잠시나마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제 모든 걸 걸고 말씀드립니다. 이건 불가능합니다. 만일 이게 된다면 그건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 적어서 번역하고 우리 법과의 관계를 검토하는 걸 협상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또 하나, TPA가 얼마 안 남았다는 건 미국이 오히려 불리한 거에요. 빨리 끝내야 하니까 초조해서 우리한테 양보할 수도 있잖아요. 또 중국과 미국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시간이 갈수록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걸 이용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걸 이유로 협상의 가장 큰 이슈가 될 쇠고기 수입이나 스크린 쿼터 같은 걸 미리 양보한다는 건 앞으로 우리의 협상팀이 어떤 태도로 해 나갈지 미리 보여주는 겁니다.

- 예. 무리하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우리 이익이 크다면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경제적 이해 타산은 어떤가요?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니 구체적으로 알 도리가 없지만 정부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CGE 모델 결과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CGE는 경제학의 일반균형모델을 컴퓨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건데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하도록 하구요.

어쨌든 장기 1.99% GDP 증가, 그리고 51억달러의 무역수지 감소, 즉 수입이 수출보다 51억달러 더 많아진다는 거죠. (여기서 장기라는 건 FTA로 인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는 과정에서 산업구조조정이 일어나 보다 효율성이 높은 부문으로 생산이 집중되었을 때 그렇다는 얘깁니다) CGE 모델에서 장기란 (자연의) 시간 개념이 아니라서(경제학의 장단기는 모두 그렇다고 봐도 됩니다^^) 10년, 20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대충 오랜 기간이 지나고 보면 GDP가 2%, 무역수지는 51억 달러 그러니까 5조원쯤 손해를 볼 거라는 얘깁니다.

우리 대미무역흑자가 2004년에 190억 달러, 2005년에는 161억 달러였어요. 이게 확 줄어든다는 얘기죠. 이건 우리 얘기구요. 사실 계량 모델은 그 안에 탄력성 수치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지는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계산으로는 FTA 4년 후에 한국의 무역수지가 90억 달러 악화되고 GDP는 0.7% 늘어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계량 결과는 그냥 대충 방향을 보는 데만 의미가 있지만 이 USTC 보고서는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신율교수께선 보실 수있는데 촘촘한 영어로 무려 196페이지에요. 큼직 큼직한 글씨로 10여 페이지 되는 우리 보고서와는 비교가 안 되죠. 어쨌든 GDP 증가는 별로 없고 무역수지는 수입이 왕창 늘어나서 적자를 보는데 이른다는 애깁니다. 물론 농업과 서비스 쪽의 적자가 대폭 늘어나는 거죠.

- 그렇다면 경제적으로도 별 이익이 없다는 얘긴데...

이익이 있는 게 아니라 수출 수입만 따지면 엄청난 손해죠. 산업으로 봐도 농업, 특히 축산물 쪽은 거의 파탄.난다고 봐야 합니다. 제가 미국 대표라면 쌀시장 개방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할 거에요. 이미 USTR에서 쌀도 예외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구요. 그럼 그거 지킨다고 다른 거 다 양보할 수 밖에 없겠죠. 특히 쇠고기같은 낙농제품이 큰 문제가 될 겁니다.

다행히 쌀을 지킨다고 가정하면 그럼 농민들이 어떻게 하겠어요? 모두 쌀농사를 할 거에요. 그러지 않아도 남아도는데 더 짓죠, DDA 협상에서 매년 쌀 수입은 늘어나죠... 쌀값은 폭락할 겁니다.

현재 민주노동당에서 제출해서 국회에 계류 중인 무역조정법을 보면 1년에 2조원 가량 농업을 비롯한 피해산업에 보조를 하게 돼 있어요. 무역에서 엄청난 손해를 보고 또 재정에서 매년 2조원 지출, 이건 정말 장사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 서비스업이 발전하고 생산성이 올라서 장기적으로 GDP 7.7%가 증가한다는 발표도 있었는데요.

저도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금융서비스 좋아지고 회계감사 잘 되고 컨설팅 잘 해서 제조업 경쟁력이 확 높아지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생산성 1% 상승이라는 외부쇼크를 모델에 넣는 것은 그냥 자의적으로 해본 결과일 뿐입니다. 거의 장난 수준이죠. 상식적으로 7,7% 경제성장하면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NAIRU, 인플레이션 없는 최대성장율이 5%니까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거나 아니면 NAIRU 자체가 3% 가량, 즉 한미 FTA만 하면 우리 성장 잠재력이 3% 가량 올라간다는 건데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건 이 7.7% 보고서에는 무역수지에 관한 항목이 빠져 있어요. CGE를 돌리면 당연히 나오는 수치이고 국민이 관심을 가질만한 항목인데 빠졌거든요. 필시 무슨 곡절이 있을 겁니다. 그 이유는 짐작가는 바가 없는 건 아닌데 이건 다음에 또 불러 주시면 제가 말씀드리죠.

- 양으로는 그래도 대미 무역수지가 손해를 봐도 대신 대일무역적자는 개선될 거라는 주장도 정부가 했는데 어떻습니까?

그것도 연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 희망사항을 얘기한 걸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일본 수입품의 약 80% 가량이 부품 소재에요. 소재 쪽 일부, 그것도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아서 납기가 문제되지 않고 수송비가 덜 드는 반도체 관련 일부 소재는 대체될 수 있을 거에요.

그렇지만 기계 부품은 대체되기 힘들어요. 이미 우리나라 생산 시스템이 일본식으로 되어 있는데 거기에 미국제품을 끼워 넣는게 쉬울까요? 아주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 기계나 일본 기계는 150센티미터, 이렇게 되어 있을 거에요. 일부러 154.3센티미터, 이런식으로 만들지는 않겠죠? 그런데 미국 기계는 인치로 되어 있어요. 그러니 같은 성능을 가진 기계라도 규격이 맞지 않습니다.

- 전체적으로 수입이 는다고 해도 수출도 역시 늘지 않을까요? 제조업쪽에서는 그래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텐데요. 정부가 미국 내 수출비중 얘기하는 것도 그 때문이구요.

늘어나긴 늘어날 겁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대한 관세율 평균이 2% 남짓입니다. 이걸 단번에 줄여도 2%인데 보통은 매년 나눠서 줄이거든요. 예를 들어 4년만에 완전히 무관세로 만들기 위해서 매년 0.5% 줄인다고 합시다.

반도체는 이미 무관세니까 이 얘기하곤 무관하구요. 현대 소나타 예를 들어 볼까요? 지금 미국 소나타 가격이 20,000달러 쯤 됩니다. 0.5% 값을 인하하면 얼마 주는 거냐면 100달러에요. 10만원 싸지는 거죠. 그런다고 얼마나 더 사겠어요?

물론 섬유, 의류는 관세가 17% 정도니까 관세 인하의 폭이 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은 외국과 FTA협상 할 때 섬유의류는 제조업에서 분리해서 별도로 취급할 정도로 보호합니다. 그러니 큰 인하 폭은 기대하기 어렵죠. 그런데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중국, 멕시코 산이 문젭니다. 제가 동대문에 가서 물어 봤어요. 관세가 한 10% 인하되면 경쟁이 되겠느냐고 하니까 현재이 품질 가지고는 그 정도 값이 떨어져도 경쟁이 안된다는 겁니다. 확언하건대 10%도 희망사항입니다.

반도체는 무관세니까 별 관계 없다고 아까 그랬는데 미국에서는 관세보다 더 큰 문제가 비관세장벽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앤티 덤핑을 자의적으로 운용한다는 사실입니다. 최근에도 몇백억 달러 벌금 물고 또 대기업 임원들이 구속까지 됐잖아요.

이번 FTA 협상으로 이런 반덤핑 제소 같은 것이 줄어들 수 있다면 박수를 쳐드리겠습니다. 하지만 USTR은 반덤핑 등 보호조치는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의회에 보낸 보고서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번 두고 보죠. 이걸 깨뜨릴 수 있는지, 그거만 한다면 전 다른 모든 걸 제쳐 놓고 나라 경제는 망쳤어도 교섭능력은 있다... 그점만 갖고 통상교섭본부에 박수를 쳐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 결국 우리가 전체적으로 얻을 건 없고 농업은 문제가 심각하다, 그렇다면 정부 주장대로 서비스업에서 얻는게 많아야 하는데 그 쪽을 좀 들여다 볼까요?

예. 우린 이미 미국 서비스업의 진출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1997년 우기 직후 금융구조조정이 바로 그거죠. 결과는? 외국은행이 우리 은행을 인수합병해서 어마어마한 이익을 보고 세금 안 내고 다시 되팔거나(외환은행의 경우죠?) 아니면 그냥 주식을 60% 이상 가지고 배당금을 받아 먹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은행들의 건전성은 좋아졌어요. 그렇지만 6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은 단기에 배당금을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대출은 줄이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소비자금융을 늘렸죠. 즉 은행의 건전성이나 규모, 경쟁력이 높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시적으로 현재의 어려움, 신용불량자는 그 때문에 생겼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은행의 1인당 생산성이 올라간 건 대규모 해고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건 미국에서 늘 일어나는 일입니다. 인수합병해서 대량해고 한 후에 기업가치를 올려서 팔고 나간다... 이게 관행이죠.

이런 일이 다른 모든 부문에서 일어난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대단히 독일은 법이 굉장히 발달한 나라로 알고 있잖아요. 그렇지만 개방을 한 후에 독일의 9개 대형 법인 중에 7개를 영미계가 인수합병 했어요.

우리 대형법인들은 모두 인수합병 대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정리해고도 일어나겠죠. 지금도 대형법인과 개인변호사 사이에는 수임료 차이가 많이 있는데 그게 훨씬 더 벌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변호사 시장의 양극화가 일어나는 거죠.

지금 행담도 사건으로 제 변호를 모 법률회사에서 맡고 있는데 그 회사가 인수합병되면 지금도 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변호사비도 훨씬 더 올라갈 겁니다. 그 이전에 제 사건은 끝나게 되어 있어서 다행이지 그 이후라면 당연하게 개인 변호사로 바꾸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될 겁니다.

결국 그 대형법인들은 재벌이나 초국적기업의 대형 사건을 맡게 되고 서민들은 그 좋아졌다는 법률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는 전혀 없게 될 겁니다.

- 법률서비스 얘기를 해 주셨는데, 서민들에게 더 관심이 가는 의료나 교육은 어떻습니까?

예. 제가 보기에는 의료가 제일 문제입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건 영리법인화인데 이건 미국의 건강보험회사가 같이 들어온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들이 들어오면 당연히 현재의 강제지정제도의 폐지 또는 완화를 요구할 겁니다. 우리, 의료보험증 들고 아무 병원이나 가잖아요. 예를 들어 현대아산병원같은 큰 병원에서도 의료보험이 통하잖아요? 그런데 영리법인이란 돈을 벌어야 하는 건데 의료보험 때문에 돈을 못 벌겠다, 건강보험환자는 받지 않겠다, 즉 강제지정에서 빼달라고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삼성병원이나 현대병원, 서울대병원, 세 병원도 역차별 문제를 제기하게 되겠죠.

그래서 만일 이 제도가 무너지면 건강보험은 있으나 마나한 게 되어 버립니다. 왜냐하면 돈 많고, 병에 걸릴 확률이 낮은 사람들이 이렇게 주장하겠죠. 나는 의료보험을 안 쓰고 민간보험 가지고 외국병원 이용하는데 왜 의료보험을 내느냐, 이건 수익자 부담 원칙에 어긋난다, 보험에서 빼달라고 할 겁니다.

이게 만일 통하면 그 다음엔 건강보험 보험료가 올라가게 됩니다. 돈 없고 따라서 병이 많은 환자들이 많이 올테니 건강보험지정 병원은 손해를 보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보험료를 올리고 그러면 또 그 다음 돈 많은 사람이 빠져나가고 다시 보험료가 올라가는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경제학에서 역선택이라고 하는 현상입니다.

물론 유시민장관이나 대통령께서 그럴 일은 절대로 없다고 확언하시니 저는 믿습니다. 그걸 마지노 선으로 한다면 한미 FTA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바로 그그저껜가요? 대통령이 말씀하신 ‘잘 안되면 접아도 좋다’고 한 상황이 발생할 겁니다.

교육은 현재 미국의 영리법인은 원격교육이나 성인교육을 담당하고 명문학교는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학교만 몇개 들어 온다고 정부가 원하는대로 유학수요가 줄어들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이 학교들이 외국 유학 준비 학원의 역할을 해서 외국유학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그치면 괜찮습니다.

그러나 만일 지금 재경부가 경제자유구역에서 하듯이 명문대학에 각종 혜택을 준다고 하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하바드의 아시아 분교를 영리법인으로 만들어준다든가 하면 큰 일이 벌어집니다.

다행히 아직 경제자유구역이나 제주도를 제외하곤 그런 계획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그렇게 된다면 역차별을 이유로 연세대나 고려대 같은 명문 사학도 영리법인을 요구할 것이고 그럼 우리 입시제도도 무너지겠죠. 공교육은 더욱 파탄날 겁니다.

이것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부총리가 약속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하하 물론 그렇게 약속하는 순간 한미 FTA도 끝이지만요.

- 시청각, 방송도 할까요?

현재 미국의 요구를 보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유선방송 정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눈여겨 볼 건 코바코(한국광고공사)의 민영화, 또는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다시피 코바코에서 방송 광고 물량을 모두 모아서 배정하고 있는데요. 이게 무너지면 방송 광고시장이 형성되는 걸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면 왜 우리 미국 방송 볼 때 드라마 하다 말고 광고 들어가고 간접광고 숱하게 있는 그런 상태가 됩니다.

그럼 공중파도 큰 장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태 아니라도 한나라당에서 방송의 편파성을 들어 MBC와 KBS1의 민영화를 요구하는데 미국이 여기에 가세해서 코바코를 해체하고 지분을 사들이면 우리의 재벌이나 대형 신문사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조선MBN KBS1 같은 게 생길 수도 있고 삼성워너MBC가 나올 수도 있겠죠. 여기 대고 방송의 공공성을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코바코 해체되면 지방 방송이나 종교계통 방송, 예컨대 CBS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서비스 시장이 개방되면 경쟁력 향상은 좋은데 그것이 대규모 해고를 동반하는 인수합병으로 이뤄질 것이고 더 큰 문제는 공공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이런 공공성의 유지, 확대를 마지노선으로 강력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또 대통령이나 장관이 일부 약속을 했는데, 나머지도 다 해야 합니다. 물론 그러면 한미 FTA는 표류하게 되겠지만 어느 광고 카피대로 ‘지킬 건 지켜야 합니다’

- 서비스업의 발전이 있을지 몰라도 대규모 해고사태, 그리고 공공성의 훼손이 예상된다는 말씀인데,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한미 FTA를 통해서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하하 그건 첫째로 미국 서비스업이 진출할테니 일자리가 늘 것이라는 거고 둘째로 서비스 생산성이 제조업의 생산성도 높여서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봤듯이 첫 번째 효과는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대량 해고와 서비스업 자체의 양극화입니다. 미국초대형 법인 대 개인변호사, 미국대형병원 및 한국병원 대 소형동네병원... 이런 식으로 양극화는 심화되죠.

그래서 생산성이 올라가면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될거라는 얘긴데(사실 부문 생산성은 올라가지만 국가 전체로 실업자들까지 감안하면, 글쎄요. 오히려 단기적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려면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새롭게 생기는 일자리에 적응할 만큼 교육(학교 교육 뿐 아니라 직업교육, 또 평생교육)이 뒷받침되고 적극적 노동시장정책도 구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정말 걱정은 한미 FTA의 순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양분돼서 심각한 혼란에 빠지는 겁니다. 이로 인한 효율성 저하는 기술적인 생산성 향상을 훨씬 넘어서 두 개의 한국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 여태까지는 주로 경제 얘기를 했는데, 외교부는 “안보동맹에 이어 경제동맹까지 발전했다” 고 자랑했는데 과연 그런가요?

정말 위험한 발상입니다. 현재 동아시아를 놓고 중국과 미국이 대립하는 양상이잖아요. 일본이 중립을 지키면 좋은데 미국에 딱 붙어 있는데 거기 대고 한국이 안보동맹에 경제동맹이 됐다고 선언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게 미국의 중국포위론인데 그걸 우리가 앞장서서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래도 6자회담에서 중국이 우리편을 들어주고 있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죠

중국으로선 당연히 위로는 북한, 러시아... 그리고 남으로는 아세안 인도를 잇는 반미 동맹을 상정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맞서게 되면 그동안 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도 한미 FTA는 외교안보 상으로도 시기상조이고, 또 그걸 경제동맹으로 표현해서 중국을 자극해선 더더구나 안 됩니다.

- 노무현 대통령의 참모였다가 이런 얘기 하는 게 괴롭기도 할텐데 대안은 없을까요?

지금 통상라인에 문제가 있어요. 잘 아다시피 한덕수 장관, 김현종본부장, 정문수보좌관은 굳이 분류하자면 친미 개방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FTA는 안보적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번 결정은 NSC와도 논의하지 않고 준비도 없이 졸속으로 내려졌어요. 이 팀은 외교안보적 고려도 하는 신중론자가 보완되어야 합니다.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하자고 되돌릴 수는 없으니까 지금이라도 국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이슈를 모두 공개하고 하나 하나 토론해서 마지노선을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 한미 FTA의 거시적 결과, 산업별 영향, 대책을 정부와 연구소에서 빨리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구요.

다만 요즘 보이는 것처럼 대통령의 의지라고 자꾸 낙관으로 가득찬 엉터리 시나리오를 만드는 건 정말 하면 안 됩니다. 제가 대통령이라면, 아니 옛날처럼 비서관으로 그냥 남아 있다면 그런 엉터리 시나리오 만들어 오는 사람은 인사 조치하라고 대통령께 건의했을 겁니다.

TPA는 신경 쓸 것 없습니다. 그건 미국 문제지 우리 문제가 아닙니다. 천천히 신중하게 한일 FTA 때 충분한 연구와 여러 절차를 거쳤듯이, 그렇게 해가면 됩니다.

둘째로 지금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 언론에서는 이미 미국이 한국을 중국포위에 이용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현재 한중 FTA는 민간 연구에 머물고 있는데 이걸 민관합동연구로 격상하고 다른 협력 프로젝트도 조금 더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미 FTA 발표 이후에 중국이 러시아, 북한과 함께 하바로브스크, 나선지구를 포함하는 광역 경제자유무역지대를 선포했습니다. 이건 제가 동북아위에 있을 때부터 빨리 투자해야 한다는 곳이었는데 지금이라도 한국의 기술과 남아도는 돈을 거기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과의 FTA 재개도 고려하는 게 옳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좋은 길은 아세안, 한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을 잇는 중간지대를 만들고 중국과 미국이 경쟁하게 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의 경쟁이 문제라서 서비스업을 발전시키는 게 정책목표라면 한미 FTA보다는 DDA에서 특히 회계, 컨설팅 같은 사업서비스 분야를 대폭 양허하는 게 옳은 정책수단입니다. 그러면 농업 피해 없이도 서비스업 발전과 제조업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대통령께서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 하다가 잘 안되면 중단하겠다고 한 말씀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물론 지금 중단하면 4가지 선결 조건을 들어 준 것만큼 손해이고 대외 신인도에도 문제가 있으니까 차분하게 끌고 나가는 게 현재로선 차선의 방책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제가 말한대로 여러 보완 대책도 동시에 마련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인터넷 대화에서 우리 국민을 믿는다고 하셨는데, 국민도 대통령을 믿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려면 이렇게 비밀 협상을 하면 안됩니다. 미국이 공개하는 만큼 우리도 공개해서 광장의 합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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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막절(草幕節(Sukkot)) : 유대인들이 연중 기리는 약 9가지 축제 중 하나로써, 무교절 축제를 지낸 뒤 정확히 반년 만에 추수절을 끝내면서 초막절 축제를 지내도록 되어있으며, 이집트를 벗어난 초기에는 초막절이 가장 큰 축제였다. 유월절(과월절) 및 칠칠절(맥추절, 초실절)과 함께 이스라엘의 3대 절기이다(출애굽기 34:22). 절기를 축하하는 동안 장막(sukkah)집에서 사는 것은 그들의 습관에서 나왔으며, 선조가 40년 동안 장막에서 살며 방랑하던 유목생활을 기억하여 기념하기 위함이다.

 

★뚜레 증후군(틱 증후군) :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근육이 빠른 속도로 리듬감 없이 반복해서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장애이다. 잠시 동안은 참을 수 있지만 한계를 넘으면 더 심해진다. 의지만으로는 억제할 수 없다.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지만 잠을 자면 없어지고,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지기도 한다. 환자의 대부분은 운동틱을 보이는데 눈·얼굴·목·어깨 등을 움찔거리고 심한 경우에는 팔·다리·몸통을 흔들어대기도 한다. 음성틱은 마른기침을 하는 것처럼 '큭큭', '푸푸' 등의 소리를 내는 증세를 말한다. 이러한 증세는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기도 하며 다른 형태로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뚜렛장애(tourette disorder)는 증상이 가장 심한 경우로 여러 형태의 운동틱과 음성틱을 동시에 보이면서 여러 가지 행동상의 문제를 야기한다.


★드라마 트루기 : 어원은 ‘각본의 상연’이란 뜻의 그리스어(語)인 드라마투르기아(dramaturgia)이다. 일반적으로 희곡이론을 추상적인 면에서가 아니라 희곡 창작의 실제와 외부화에 부합되는 구체적인 이론, 특히 희곡의 작법을 뜻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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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배이면서,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는 두 사람이 있다. ‘모세’와 ‘폴 바넬’이 바로 그들이다. 한 여자(아내)만을 지극히 사랑하고, 말썽을 부리는 불청객이 가장 극적인 순간에 찾아온다는 것까지, 여러모로 그 둘은 너무나도 닮아있다. 그러나 하늘은 그들이 처한 극적 상황에 발뺌이라도 하듯, 안타까운 마음이었을는지는 모르지만, 그 둘을 서로 만나게 하지는 않았다. 기실 그랬다가는 황당한 질문에 답해야 할 곤란한 처지에 놓이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영화 속 인물들이지만, 나는 하늘에 계신 그분께 이 둘 대신 애꿎은 질문을 던지고자 이렇게 두 사람을 억지로 만나게 했다. 무슨 질문이냐면, “신이시여! 이 둘 중에 누가 바르게 사는 것입니까? 과연 어느 것이 정답입니까?”


<우슈피진(2005)> 감독: Gidi Dar 주연: Shuli Rand

모세와 말리는 정통 유대교인으로서 예루살렘에 가난한 살림을 차린 중년의 부부이다. 가난한 환경 속에서 그나마 유일신께 귀의한 삶을 살기에 금슬은 좋지만, 아직 슬하에 자식은 없다. 곧, 중요한 명절 중 하나인 ‘초막절’이 다가오지만, 당장 끼니도 없는 터라 막막한 상황이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습게도 모세는 기도라는 방법으로 여차여차 신들린 듯 그분을 찾는다. 그리고 불행중 다행으로 로또 같은 기부금을 타게 된다. 그 돈으로 초막절 준비는 물론이고 신성한 물건(citron)도 거금을 들여 구입하게 되는 등 축복의 연속이다. 하지만, 누가 인생만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탈옥한 그의 옛 친구와 공범이 초막절 기간에 모세를 찾아든다. 예의와 전통상 그들(우슈피진: 성스러운 손님을 뜻함)을 융숭하게 대접해야만 하는 모세와 말리에게 일어나는 해프닝은 축복은커녕 고난으로만 여겨진다. 여러 가지 해프닝 속에서 모세는 마침내 그 일련의 사건 속에 숨은 ‘신의 뜻’을 깨닫게 된다.


<빅 화이트(2005)> 감독: 마크 마이로드, 주연 : 로빈 윌리엄스, 홀리헌터, 지오바니 리비시

폴 바넬은 사랑스럽지만 뚜레 증후군을 앓는 마가렛을 아내로 두고 있다. 이들 부부 역시 모세 부부와 맞먹을 만큼 애절한 금슬을 나누기는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바넬의 사업은 부도위기에 처해 이래저래 급박한 상황이다. 이에 소식이 몇 년간 끊긴 동생의 생명보험금을 청구하지만, 까다로운 보험사 요건에 걸려 이내 거절당한다. 그러나 하늘이 도우사 우연히 쓰레기통에서 동사체를 발견하고, 이내 동생의 사체로 가장해 보험사기극을 꾸미려 한다. 그러나 그간 소식이 끊겼던 동생이 느닷없이 불청객처럼 찾아들고, 또 사체를 찾기 위해 수소문인 악당들, 그리고 집요한 보험사 직원이 서로 얽혀 사기극의 성공 여부를 타진해 보기엔 넘어야 할 장애물이 겹겹이다.


무엇보다도 이 두 영화는 인물중심의 드라마트루기가 주이다. 즉, 다른 재미는 몰라도 이들 캐릭터가 세계와의 싸움에서 어떤 방식을 택하는지는 이들 영화의 가장 놓쳐서는 안 될 관람 포인트이기 때문에 이런 이례적인 기회를 마련해 본 것이다. <우슈피진>, <빅 화이트> 그저 따로 놓고 본다면 그리 큰 감동도 받을 수 없을 뿐더러, 그렇다고 장르적 특성상 웃음거리나 해학을 주는 블랙코미디적인 완성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그 이유라 할 것이, <우슈피진>은 실제 주변 인물들에 자연스레 연기를 맡길 수밖에 없는 폐쇄적 공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간결한 주제가 갖는 식상함과 문화적 격차를 이겨낼 만큼의 흥미로운 볼거리를 아꼈기 때문이고, <빅 화이트>는 곳곳에 정도가 지나친 슬랩스틱 코미디를 달고 다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들을 이리저리 놓고, 또 캐릭터 등의 연관성을 찾아보면 바둑판의 흑돌, 백돌처럼 아름다운 형세를 이룸을 알 수 있는데 혹, 그간 실패라 치부해 온 내 삶의 패착이 무엇이었나를 복기하게 해주리만큼 알짜배기 궁합을 만들어 내기에, 여러분이 지향하는 인생관에 이들 인물의 삶을 투영해 보는 것도 추체험으로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과 더불어 유대교와 기독교의 세계관을 비교할 겸, 겸사겸사, 영화중매를 서게 된 이유로 갈음할까 한다.


유대교에서의 인간은 기독교에서처럼 완전타락하여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해 주신 선한 경향성을 계속적으로 추구하여, 자력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인간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즉, 창세기를 해석함에 있어 기독교처럼 원죄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대인이 믿는 메시아라는 존재는, 죄의식의 구원만이 아닌,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국방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그야말로 치세를 위한 존재로서, 흡사 동양의 ‘영웅’에 더 가까운 존재라고 여긴다. 그래서 유대인들 나름의 조건에 부응하지 않는 예수는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두 종교 간 인간관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손색없는 것이 바로 이들 두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우슈피진>의 모세와 그의 부인은 죄와 선행 사이에서 언제나 반목하고 괴로워하는 존재로서 자력으로 구원에 이르는 길을 찾고, <빅 화이트>의 폴 바넬은 기독교의 아담이 그러했듯, 여자(부인) 때문에 죄를 범하게 되고 사함과 구원을 받을 기회를 모두 신께 떠맡겨 버리고 만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언뜻 모든 삶을 신의 뜻으로만 받아들이는 모세가 현실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더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심리적 죄의식의 구원에 관한 한 더 적극적인 인간관을 지니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유대인인 모세는 영화 막바지에 이르러 자신만의 답을 찾음으로써 그간 시험에 들었던 자신을 스스로 구원해 낸다. 하지만, 바넬은 결국 동생의 생명을 담보로 죄의식에 거듭 사로잡힘으로써 구원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그리고 두 주인공이 얻는 ‘돈’이라는 것에도 이런 세계관의 차이가 역력히 엿보이는 데, 주지하듯이 유대인 들은 ‘돈’을 긍정한다. 신이 주신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사용하고, 또 그것이 치세를 원활히 하는 것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는 아담 스미스에 이르러 ‘돈’과 ‘경제’를 종교적 죄의식에서 분리시켜 그것을 추구하는 삶이 종교적 윤리에 반하지 않음을 역설했듯, ‘돈’을 얻는다는 것과 그것에 부여하는 의미에 아직도 영화 상으로나마 인식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끝으로, 영화적인 재미가 없어 이처럼 두 작품을 비교하며 관람해보면 어떨까 하는 의뭉스런 호기심으로 이 맞선을 주선했다지만, 적어도 <우슈피진>에서는 이제껏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유대인들(근래 반유대 정서가 팽배한 시기에)의 세계에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그들에 대한 오해마저 풀 수 있는 계기가 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보인다. 잔소리 같지만 영화의 관람 포인트를 잠시 동안 만이라도 이쪽으로 틀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나마 별 상관이 없는 얘기를 또 덧붙이자면, <빅 화이트>에는 홀리 헌터의 팬을 위한 서비스로 담은 장면이 있는데, <피아노(1993)>에서 확고부동의 복선 및 상징 이미지로 쓰인 ‘도끼’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패러디의 재미마저 영화 내내 곱게 보이지 않았으니, 이는 홀리 헌터의 뛰어난 연기를 아까운 곳(뚜레 증후군)에 소진해버리고만 감독에 대한 아쉬움으로 남길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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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면서


‘언어에는 차이만 있다.’라고 한 소쉬르의 말에서 유추건대, 나로서는 문자로 남은 ‘토라’와 ‘성경’을 공부하고 거기에서 진실을 찾고자 하는 것이 무의미하게만 보인다. 나아가 신이 만약 존재한다면, 외연과 내포로 이루어진 불명확한 의사전달 매체인 ‘말(언어)’ 혹은 ‘문자’를 창조하지 않았을 거라 믿고 있기에, 인간들의 삶에 신을 끌어오는 것이 솔직히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법을 최대한 악용하는 삶도 긍정하지는 않는다. 거기에는 불신과 무질서가 만들어 내는 외부불경제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주인공의 삶 중 어느 것이 더 낫느냐고 물어본다면 솔직히 잘 대답할 자신이 없다. 그분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본다. 영화 두 편이 너무나 극적인 삶을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그저 두 주인공과는 달리 그런 일들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유대인들은 인생이 힘들면 ‘탈무드’를 한 번씩 들여다본다는데, 나 역시 이들 작품을 핑계 삼아 ‘탈무드’를 한번 슬쩍 들여다보았다. 나름대로 지나칠 수 없는 잠언 몇 구절이 보였는데, 몇 자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상황에 의해서 명예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그 상황의 명예를 높이는 것이다.’


유대인이 사람을 평가하는 데는 세 가지 기준이 있다. ㉠ 키소 : 지갑을 넣는 주머니 ㉡ 코소 : 술을 마시는 잔 ㉢ 카소 : 인간의 분노. 이것은 돈을 어떻게 쓰고, 술을 마시는 법은 깨끗한가 더러운가, 인내심은 강한 사람인가 아닌가를 평가하는 기준을 말한다(<우슈피진>의 주제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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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김종국 '공익 입대'에 네티즌들 "이해 못 해"

 

▲ 30일 밤 병무청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가수 조성모, 김종국씨의 공익근무판정을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 병무청 홈페이지

건장한 체격과 뛰어난 운동신경을 가진 두 가수가 공익근무요원으로 입영하는 것에 대해 네티즌들의 시선이 따갑다.

공익근무를 시작하기 전 4주의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30일 논산 훈련소에 입소한 가수 김종국·조성모씨의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기사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병무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29~30일 동안 두 사람의 공익근무 판정과 관련한 10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그동안 TV를 통해 본 두 사람이 운동을 잘하고 힘도 좋아 공익근무 판정을 받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병무청 자유게시판에서 한 네티즌은 "'X맨(SBS <일요일이 좋다> 'X맨을 찾아라' 코너)에서 김종국이 강호동을 들어넘기던데 디스크 환자가 할 짓이냐, 조성모도 방송에서 날아다녔다"며 "그런 사람들이 공익이면 누가 현역이냐, 현역은 전부 로보캅에 람보냐"고 두사람의 공익근무 판정을 비꼬았다.

또다른 네티즌은 "요즘 신체 건장한 연예인들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사유로 현역이 아닌 공익요원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연예인과 같은 공인들은 더 엄밀한 잣대로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감시해서 편법으로 국민의 의무를 빠져나가는 행태를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조성모씨는 스타들이 출연해 운동 기량을 겨루는 KBS <출발 드림팀>이 배출한 대표적인 스타다. 이 프로그램에 단골 출연했던 조씨는 각종 지난 1999년 뜀틀 높이뛰기에서 250cm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그 해의 MVP가 되기도 했다.

김종국씨 또한 SBS <일요일이 좋다> 'X-맨을 찾아라' 코너에 자주 출연하면서 각종 게임에서 뛰어난 운동신경과 힘을 자랑해왔다. 특히 그는 오랫동안 단련한 근육질의 몸매로 '연예계 몸짱'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네티즌 "방송에선 날아다니던데" - 병무청 "병역판정 이상없다"

두 사람에 대한 공익근무요원 판정에 대해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병무청은 30일 조성모·김종국씨의 동의를 받았다는 것을 전제로 두 사람의 병역판정 내용을 공개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김종국씨는 지난 1996년 징병검사 때 수핵탈출증(디스크)으로 4급 판정을 받아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으로 분류됐고, 대학교 및 대학원 재학, 공연을 위한 국외여행 등의 사유로 입영 연기를 받아왔다.

또 조성모씨는 19세 때 1급으로 현역판정을 받았고 대학교 및 대학원 재학 사유로 입영을 연기해왔다. 그러다가 지난 2004년 우측견 관절탈구(오른쪽 어깨가 빠짐)로 병역을 연기했고, 지난해 10월 중앙신체검사소에서 신체검사를 다시 받고 4급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으로 판정됐다.

병무청은 이같은 내용을 공개하면서 "연예인·프로운동선수들의 병역의무 이행은 국민적 관심사이며, 청소년 들의 병역의무 가치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엄정한 병역처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9세때 받는 신체검사 결과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입영 전에 신체검사를 다시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위법부당한 사항이 없으면 신체검사를 다시 할 수는 없다"는 원칙을 밝혔다.

질병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가 병이 나아 스스로 현역복무를 위해 신체검사를 원하는 경우에는 재검사를 할 수 있지만, 병역비리 등 병역법을 어기는 등의 사실이 없는 한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데 신체검사를 다시 받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병무청의 이런 해명도 소용이 없었는지 네티즌들은 다시 들끓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게재된 병무청의 김종국·조성모씨 병역판정 내용을 보도한 한 기사에는 6시간 만에 27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TV에서 본 두 사람의 건강한 모습이 공익근무로 분류될 만큼 약해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병무청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반응들이 많다.

TV로만 접한 스타들의 모습, 신중하게 비판해야

그러나 이같은 비판에 대해 신중해야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중들은 두 사람의 모습을 TV로만 접했을 뿐, 몸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고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TV에서의 모습이 과장됐거나 이들이 그동안 방송을 위해 무리한 촬영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성모씨의 경우 2001년 SBS <초특급 일요일만세>에 출연, 장애아동을 돕기 위해 무릎 부상에도 보름 사이에 세 차례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는데 당시 그는 "계속 달리고 싶다"고 고집했다.

또 김종국씨의 경우 지난해 10월 <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때 운동을 많이 해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다"며 "수술만 하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수술하지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20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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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3-3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 제목이 너무 좋아...

Mephistopheles 2006-03-3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갑자기 군입대를 할까...예고도 없이...그것도 좀 묘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