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 특파원 = 여자들은 남자 얼굴만 봐도 이 남자가 단순히근육질 매력남인지 혹은 가정적인 남자인지 금세 판별할 수 있는 직감을 지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BBC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대학의 다리오 마스트리피에리 박사는 '왕립학술원회보-생물과학'에발표한 보고서에서 여성은 남성의 얼굴만 보고 이 남자가 단기적인 연애상대인지, 장기적인 배우자감인지 구분해내는 놀라운 직감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여성의 판단에 따르면 톰 행크스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자녀에 관심 있는 가정적인 남자이다. 반면 미키 루크와 대니얼 크레이그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잔뜩 분출하는 근육질 매력남이다.

여성은 단기 연애 상대로는 근육질 남자를, 장기 배우자감으로는 가정적인 남자를 택한다고 마스트리피에리 박사는 설명했다.

시카고대학 연구진은 남자 대학생 39명을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검사하고, 이들에게 어른 사진과 아기 사진을 동시에 보여준 뒤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게 했다.

그리고 이 남자들의 사진을 여자 대학생 29명에게 보여준 뒤 이 남자들이 가정적인 남자인지 혹은 근육질 남자인지 평가하고, 단기적인 연애상대와 장기적인 배우자감을 각각 골라 보라고 말했다.

이 조사에서 여대생들이 가정적인 타입으로 꼽는 남자들은 모두 한결같이 어른 사진보다 아기 사진을 더 좋아하는 남자들이었다. 여대생들이 근육질 매력남으로 평가하는 남자들은 모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남자들이었다.

여대생들은 또 단기적인 연애상대로 근육질 남성을 골랐고, 결혼상대로는 가정적인 남자를 골랐다.

마스트리피에리 박사는 "가정적인 남자는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처럼 둥근 얼굴, 작은 턱, 친근한 인상, 머리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눈의 특질을 지녔다"며 "여성은 배우자감을 고를 때 모든 가능한 정보를 매우 잘 사용하도록 진화가 이뤄진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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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10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자 얼굴 보면 대략 파악되는데.
 

RSS, 복잡한 웹을 요약해주다

노경윤 / 전 스키조 편집장
nohmad@sub-port.net


웹이 너무 복잡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통계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전체 웹 트래픽의 70% 이상이 사용자가 원하지 않은 컨텐츠에서 유발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확실히 지난 몇년 사이에 조금의 여백도 남기지 않고 화면을 빼곡 채우는 웹 디자인이 하나의 뚜렷한 ‘사조’로 자리잡은 것 같다. 그리고 지긋지긋한 회원가입, 로그인. 처음 가고자 했던 페이지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패킷을 낭비해야 하는가. 로그인에 성공한 후에도 팝업, 플래쉬, 아바타 등 뜻하지 않은 복병들이 도처에서 정보의 흐름을 막아서고 현기증을 유발한다. 결과적으로 인터넷 초창기에 비해 컴퓨터 사양은 10배 이상 나아졌지만 응답을 기다리는 시간은 조금도 줄어든 것 같지 않다.

RSS의 탄생

최근 블로그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확산일로에 있는 RSS가 이 어지러운 문제에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SS는 1999년 넷스케이프사가 My Netscape Network
(my.netscape.com)라는 개인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주식현황, 스포츠 소식, 날씨, 별자리 정보 등 여러 채널의 정보를 수집해서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한 XML 형식의 파일이다. 당시에는 ‘RDF Site Summary’의 약자로 사용되었는데, RDF(Resource Definition Framework)란 사이트, 페이지, 저자 등과 같이 웹상에 존재하는 정보가 스스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메타데이터를 기술하기 위해 W3C(World Wide Web Consortium)가 정의한 표준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후 블로그의 원조인 유저랜드(userland.com)가 자사의 블로그 발행 프로그램을 위해 원래 버전을 개량한 포맷을 공개하면서, 여러 소스에서 추출한 뉴스를 통합하고 배급한다는 아이디어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넷스케이프로부터 빠져 나와 RSS-DEV Working Group이 자체적으로 주도권을 가진 RDF Site Summary 1.0과 Userland사가 소유하고 있다가 표준화를 위해 최근 비영리기관인 하버드대의 버크먼인터넷센터로 저작권을 양도한 Really Simple Syndication 2.0이 따로 존재한다. 그러나 두 버전간에 큰 차이가 없고, 대부분의 경우 2가지를 모두 지원하고 있어 버전 문제로 고민할 일은 거의 없다.

푸쉬 모델의 장점

최초의 RSS는 이질적인 정보를 간추려 한 곳에 모아서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고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이제는 웹사이트를 구성하는 필수요소가 되어, What’s New에 해당하는, 최근 추가되거나 변경된 페이지들에 대한 헤드라인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 RSS 파일의 위치만 기억해두면, 나중에는 이 파일에 요약된 내용만 보고 대문을 거칠 필요 없이 직접 해당 페이지로 바로 접근할 수 있게 되어 방문자들의 수고가 크게 줄어든다. 이런 장점이 확산되면서 아예 RSS 파일만을 전문적으로 모아 카테고리별로 통합된 정보를 제공하는 신디케이션 사이트들(moreover.com, syndic8.com, newsisfree.com)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RSS가 방문자들의 수고를 덜어준다고 했는데, ‘구독-배급(subscription-syndication)’ 모델의 장점이 바로 그것이다. 개별 페이지에 대해 ‘요청-응답(request-response)’을 반복하는 모델하에서는 결국 사용자가 주소를 타이핑하거나 링크를 클릭하여 일일이 페이지를 찾아다녀야 한다(브라우저는 이와 같은 일을 쉽게 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RSS 역시 웹을 이용하는 이상 요청-응답 프로세스 위에 존재하지만, 시간에 따른 변경사항을 기록한 요약본을 통해 요청-응답을 통제하거나 주기적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과거에 실패한 기획이었던 푸쉬 미디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당시에는 성숙하지 못한 인터넷 여건과 제한된 컨텐츠, 컨텐츠 제공자의 열의 부족 등의 문제로 실패했지만, 사용자 중심의 부활은 그 전철을 그대로 밟지는 않을 것이다. RSS 전용 프로그램--Reader, Aggregator 따위의 이름을 가진--들을 사용하다보면 이 푸쉬가 주는 느낌을 더 잘 실감할 수 있다. 먼저 사용자 인터페이스 면에서 RSS 전용 프로그램들은 브라우저보다는 메일/뉴스그룹 프로그램에 가깝다. 뉴스그룹에 가입하거나 메일링리스트 구독을 신청하듯이, RSS를 구독할 위치만 명시하면 뉴스그룹/메일링리스트 이용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필터로 살아남기

‘골라리스’라는 프로젝트는 스포츠신문 연재만화의 이미지 URL만 추출해서 여러 사이트에 개별적으로 로그인할 필요 없이 한 사이트에서 모두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과도한 방문자수로 인해 서비스 운영이 불가능해지자 서비스에 사용한 소스를 공개했고, 이 소스를 이용하여 여러 개인이 현재 게릴라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골라리스’ 이전에도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사이트들이 많이 있었으나 신문사 측의 요구로 모두 중단되었고, ‘골라리스’는 소스 공개를 통해 저작권자의 위협을 우회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 짧은 에피소드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웹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허비하는 것이 많고, 그것을 줄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의 인기가 식지 않는 것도 그 심플함과 신뢰할만한 여과 능력 때문이 아닌가. 마찬가지로 웹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한 방법들이 계속 연구될 것이다. RSS는 좋은 출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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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1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에서 이게 있었는데 뭔가 했습니다.
 

인문학적 탐구가 필요한 인터넷의 제문제

<<미네르바의 올빼미가 날기 전에 인터넷을 생각한다>>

나는 이 책(마크 포스터(지음), 김승현 외(옮김), <<미네르바의 올빼미가 날기 전에 인터넷을 생각한다>>, 이제이북스, 2005.)을 작년에 읽고 이번에 한 번 더 꼼꼼하게 읽었는데 충분하게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것은 생소한 개념들과 술어들 때문이지만, 이 책이 지닌 특징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인터넷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다양하게 펼쳐놓는다. 이 책의 원제는 "What's the Matter with the Internet"이다. 그 제목처럼, 이렇게 해야한다가 아니라 이런 문제들이 벌어졌고, 또 앞으로 이런 문제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개념이나 술어들 중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혹시 있더라도 거기에서 멈추지 말고, 전체를 스캐닝하는 기분으로 조망하는 것이 나을 것이며, 그리고 나서 나중에 다시 읽으면서 개별적인 개념에 관해 이해 범위를 확장하면 좋을 것이다.

어떤 문제를 제기하고 있나. 먼저 문화로서의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문화에 관한, 즉 인간의 정신에 관한 연구 영역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의 대전제다. 이 전제 위에 여러 인문학적(인간 정신에 관한) 문제들을 제기한다. 주체(데카르트)와 정체성, 존재(하이데거)와 가상, 시뮬레이션(보드리야르), 계몽(디드로)과 진보, 도구적 이성에 대한 공포(파스칼), 집단 지능(레비), 생산자로서의 소비자, 자본주의(마르크스)와 지적 재산 문제, 디지털 상품, 감옥과 감시(벤담, 푸코), 공공재와 공유, 기술 복제 시대(벤야민)의 저자와 독자(푸코), 디지털 글쓰기와 미디어 문제, 텍스트와 이미지(롤랑 바르트), 하이퍼텍스트, 아날로그 저자와 디지털 저자, 그 저자가 처한 시공간의 문제(데리다), 언어와 민족성(마페졸리), 사이버 민주주의와 공론장(하버마스), 그리고 공적영역에서 성의 문제(펠스키), 근대성과 포스트모던(리오타르), 지구촌(맥루한)과 구텐베르크 은하계(맥루한의 저술이기도 한)의 새로운 전화. 저자인 마크 포스터는 이 문제들을 '미결정(underdetermination)'이라는 술어로 아우른다.

역자가 제목을 '미네르바의 올빼미가 날기 전에 인터넷을 생각한다'라고 옮긴 연유를, 미네르바(지혜의 신)의 전령인 올빼미가 상징하는 '철학적 탐구'라는 영역 속에 인터넷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오늘까지 인간이 겪고 있는 인간 정신의 문제들, 즉 인문학적 과제들은 인터넷 공간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역자는 이 책이 '인터넷의 낙관적 전망' 위에서 기술되었다고 적었는데, 그건 알 수 없으며 저자의 의도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넷은 대중을 위해 마련되었다. 그러나 많은 기업가들은 그것은 무역과 시장을 위해 준비됐던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다'는 구절처럼 두 측면은 가급적 균형 있게 다루어진다. 이 책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이 실제로 어떻게 벌어지고, 또 사람들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그것과 본질적으로 유사한 문제들을, 과거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하려고 했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미디어오늘>, "책으로 읽는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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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1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목 재밌네요. 검색해봐야겠다.
 
 전출처 : stella.K > ‘살림9단 주부’들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황토팩으로 아이속옷 염색해봤나요”

‘살림9단 주부’들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스팀청소기로 베란다 창문 청소하면 깨끗
건어물을 이불 진공 압축팩에 보관하면 신선

“코감기가 유난히 잘 걸리는 둘째 아이 때문에 고민하다가 손수건을 황토팩으로 ‘염색’해 봤어요. 이 손수건으로 닦아 주자, 아무리 부드러운 면 수건을 써도 늘 헐어 있던 아이의 코밑이 깨끗해졌어요.”

주부 서정은(34·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씨는 미용 용품인 황토팩을 ‘염색’용으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는 손수건에 이어 속옷 염색법도 공개했다. “세숫대야에 뜨거운 물을 담고 황토팩 한두 봉지와 굵은 소금을 함께 잘 푼 후 속옷을 담가 15분 정도 잘 배도록 주물러 꼭 짭니다. 이 과정을 서너 번 반복하고 세제 없이 뜨거운 물로 두세 번 세탁하면 멋진 황토속옷이 됩니다.”

‘살림 달인’의 경지에 오른 주부들이 없는 물건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새로운 상품을 직접 만들어내는 건 아니지만, 원래 상품을 만든 사람조차 알지 못하는 새로운 용도를 끊임없이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GS홈쇼핑은 지난 4월 ‘100+1% 생활의 달인(達人)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상품 사용 후기 공모전을 열었다. 살림에 통달한 주부들의 상품 활용 수기 800여 건이 쏟아졌고, 상품의 기능을 101% 활용하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서씨 이외에도 황토팩 사용 아이디어는 많았다. 김연희(45성남 분당)씨는 “작은 종지에 황토가루를 부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면 기분 좋은 흙 냄새가 풍기면서 음식 냄새가 확 줄어든다”고 했다. “어항 속에 황토가루를 풀어 넣으면 금붕어의 상처가 깨끗하게 낫는다”는 이색 경험담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홈쇼핑 최고 히트 상품이었던 스팀청소기를 급할 때 다리미 대용으로 사용한다는 주부들도 여러 명 있었다. 넓적한 바닥에서 나오는 뜨거운 스팀을 바지에 4~5회 이동시키면 주름을 펼 수 있다는 이 아이디어는 한경희생활과학이 최근 스팀다리미를 내놓으면서 상품화시켰다. 황사 탓에 뿌옇게 더럽혀진 배란다 창문을 스팀청소기로 청소하면 힘들게 문지르지 않아도 깨끗해진다는 주부들도 있었다.

겨울 이불의 부피를 줄여 보관을 쉽게 하는 이불 진공 압축팩에 건어물을 넣어 보관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부피가 줄어들 뿐 아니라 냄새도 나지 않고, 신선한 상태로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살림9단 주부’들은 ‘클로렐라 수제비’라는 새 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다. 알약 형태의 건강식품으로 매일 물과 함께 삼켜야 해 아이들이 싫어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쉽게 잘 먹이기 위해 고안해낸 요리법이다. 주부 김수정(43·서울 도곡동) 씨는 “수제비 할 때 절구에다 클로렐라를 넣고 가루를 냅니다. 이 가루를 밀가루와 섞어서 수제비 반죽을 한 후 아이와 함께 육수에 모양을 내어 넣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더 신이 나서 잘 먹죠”라고 소개했다. 이 아이디어는 곧바로 홈쇼핑 방송에 반영됐다.

삼겹살, 생선 같은 것을 굽는 전기 그릴을 엉뚱하게도 김을 굽는 데 사용하는 주부도 많다. 일반 프라이팬에 김을 구우면 부스러기들이 자꾸 떨어져 바닥을 태우기 때문에 계속 닦아줘야 하지만 전기 그릴은 그릴 사이사이로 부스러기가 빠져나가는 데다 열이 균일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김을 바삭하게 구울 수 있다는 것.

반대로 군고구마 전용 냄비로 생선이나 삼겹살을 굽는 주부도 많았다. 생선·삼겹살이 군고구마처럼 바삭해지면 독특한 맛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군고구마 냄비로 화초를 키우는 주부도 있다. 뚜껑을 뒤집어서 냄비 위에 걸쳐 놓고 그 위에 군고구마 냄비 안에 있는 석쇠를 얹은 후 화분을 올려 놓으면 배수도 잘되고 바닥에 바람도 잘 통한다고 한다. 겨울에는 고구마를 굽고 봄 여름에는 화초를 키우는 절묘한 ‘4계절 상품’이 되는 셈이다.

요구르트 제조기를 아기 젖병을 따뜻하게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별도로 젖병 보온기를 살 필요가 없다’, ‘밀폐용기를 전등 갓이나 화분으로 쓴다’는 알뜰 아이디어로 주부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GS홈쇼핑 윤기돈 마케팅담당 상무는 “최근의 마케팅은 상품을 파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고객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의 가치를 계속 높여주는 활동까지 포함해야 한다”면서 “고객들의 풍부한 제품 사용 경험이 쌓일수록 그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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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한테 그래요? 떨어지길 바래요?"
KTX승무원 강금실 선본 점거농성 4일째‥강 후보 볼멘 소리

노무현 대통령이 파업 70여일째를 맞고 있는 KTX 승무원을 향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일 해외순방 길에 나서면서 “선거기간을 이용해 집단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벌이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여야와 선거 유불리를 떠나 법질서 유지 차원에서 엄격히 대처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에 위치한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을 지난 6일부터 점거한 KTX 여승무원들은 이 말을 듣고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직접고용을 외치며 격렬하게 싸워왔지만, 그들을 향해 대통령이 내던진 첫 마디가 ‘엄정대처’라는 말에 허탈감이 들었다.

   
▲KTX승무원지부 조합원 42명은 지난 6일부터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본 사무실에서 농성하고 있다.

민세원 철도노조 KTX승무원지부장은 “한명숙 국무총리도, 열린우리당도 찾아갔고, 이철 사장과의 면담도 요청했지만 모두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에 15일로 예정된 해고날짜는 다가오고 있다”며 “대통령마저도 우리를 불법행위나 하는 귀찮은 존재로 밖에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절망감과 분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엄정대처’를 지시한 날, 강금실 선본 사무실을 찾았다. 선본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자 경찰들이 기자를 가로막았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취재내용을 간략히 설명하자, “KTX 승무원과 관련된 분들은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유를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다. 

선대본 관계자와 연락을 취하자, 그제야 경찰은 길을 열어주었다. 서울시민을 위해 일하기로 나선 강금실 후보는 시민을 향해 열어야 할 문을 경찰들의 출입통제로 제한하고 있었다.

KTX승무원이 점거하고 있는 곳은 10평 남짓의 회의실. 좁은 공간에 42명의 승무원들이 빼곡하게 모여있어 열기가 후끈했다.

손지혜 KTX지부 상황실장은 “이철 철도공사 사장은 ‘이미 자신의 손을 떠난 일이며 정부가 해결할 문제’라고 얘기하고, 정동영 의장과 한명숙 총리와의 면담을 요청하면 번번이 거절하는데, 우리는 어디로 가서 누구와 얘기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손 실장은 “이제 남은 곳은 강금실 후보 사무실뿐이었다”며 “정부와 여당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농성을 시작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24시간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다. 출입은 자제돼 밖으로 나갈 경우, 경찰의 통제를 받는다. 식사는 컵라면과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잠은 책상을 물린 후 침낭을 깔고 잔다. 조금이라도 소리가 높아지거나 외부 출입이 잦으면, 선대본의 항의가 오기 일쑤다.

한 조합원은 “어느 날 선대본 관계자가 와서 ‘자꾸 왔다갔다하면 시민들이 당원으로 여길 수 있으니 농성장에서 나오지 마라’고 했다”며 “왜 우리가 꽁꽁 숨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승무원조합원들은 십자수를 놓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농성현장에서 십자수를 놓는 일은 KTX승무원 조합원이 '최초'가 아닐까?
 
선거준비에 최대한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이들은 외치던 노래도, 구호도 자제하고 있다. 투쟁하는 사람에게 구호는 힘이자 무기이지만, 박여진 씨는 “구호마저 외치지 못해 답답한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들은 대부분 십자수를 놓거나, 책과 잡지를 읽고 있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오로지 “권영길을 찍으면 이회창이 된다”는 ‘유언비어’에 속아 노 후보를 찍었다는 육승연 씨는 이날 노 대통령이 ‘엄정대처’를 발언한 것과 관련 “노 대통령을 찍은 손가락이라도 자르고 싶은 심정”이라며 “다시는 열린우리당을 찍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강금실 후보도 이들에 관해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선대본 발대식이 있은 지난 7일 여승무원들이 강금실 후보에게 “여기에 여성비정규직이 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십시오”라고 외치자, 강 후보는 “나한테 왜 그러느냐, 내가 떨어지길 바라느냐?”고 단 두 마디를 던졌다고 한다. 기자가 찾은 이날도 강 후보는 싸늘한 시선으로 농성장을 한번 바라볼 뿐 그저 지나쳐 갔다.

   
▲'강북도심개발'로 서민정책을 강조하는 강금실 후보에게 여성노동정책은 없었다.

강 후보의 선대본 관계자들은 KTX 승무원들의 점거농성을 두고 “번지수를 잘못 찾아 한식집에서 자장면을 시키는 격”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황신용 선대본부장은 “농성 때문에 시끄러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시험이 코앞에 다가와 피 마르게 준비하는 학생에게 엉뚱한 문제를 내고 막무가내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KTX 승무원들의 문제는 서울시장의 권한과 책임의 문제를 넘어선 것”이라며 “서울시 산하기관도 아닌 문제를 서울시장 후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서울시장의 권한 밖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정부와 여당에 문제해결을 촉구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농성을 푼다면 이철 사장과의 면담을 주선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승무원들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KTX 승무원지부는 “면담의 성사도 확약 받지 못했는데 농성을 푼다는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민이 행복한 서울을 디자인하겠다’는 강 후보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해법을 물었다.

선대본 정책팀의 김성환 씨는 “먼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비정규법안이 통과돼야 하고, 비정규직의 차별을 최소화하고, 비정규직 남용을 방지하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질문을 거듭 하자, 그는 “아직 그 분야에 대한 자료는 신문 스크랩 수준 이상을 넘지 못해 구체적인 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고백했다.

여성노동자의 70%이상이 비정규직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노동자에 대한 정책조차 아직 마련하지 못한 강 후보에게 KTX승무원지부의 문제는 황 본부장의 말대로 “번지수가 다른 문제”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침낭을 깔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있는 승무원들.

철도공사와 KTX승무원지부의 인권위원회의 조정도 최근 3차 조정을 끝으로 결렬됐다. 인권위는 “노사쟁의 사항은 인권위의 조정 밖의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철도공사와 정부, 열린우리당이 모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사이 (주)철도유통이 통보한 해고시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와 승무원들의 불안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갈 곳 잃은 KTX 승무원들이 이제는 어디를 찾아야 할지 탄식이 깊어지는 사이, 승무원들은 침낭을 깔고 잠자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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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10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무원 중 남자가 있어도 이지경까지 올까 싶을 때 있어요

Koni 2006-05-10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