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키노 > 삼성, '차세대 DVD 신화' 막올랐다

가정용 블루레이 플레이어 세계 첫 출시…
HD-DVD 진영 도시바와 주도권 본격경쟁

차세대 DVD 시대가 열렸다.

HD-DVD 진영의 도시바가 지난 4월 플레이어를 출시한 데 이어 블루레이 진영의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가정용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출시해 차세대 DVD 주도권 경쟁에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할리우드 영화사와 현지 유통업체, 언론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블루레이 플레이어(모델명 BD-P1000) 출시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 "VCR, 1세대 DVD 전철 밟지 않겠다" = 이번 삼성전자의 블루레이 플레이어 출시로 블루레이와 HD-DVD 진영에서 모두 가정용 플레이어를 선보여 차세대 DVD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본궤도에 올랐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출시함으로써 VCR과 1세대 DVD에서 일본 업체에 빼앗겼던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SD급 해상도를 지원하는 DVD와 달리 풀HD의 해상도를 지원하고 저장용량도 DVD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25GB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는 999달러에 출시되고 국내에는 5종 정도의 블루레이 타이틀을 번들로 묶어 오는 8월경 130만원 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디지털AV사업부장 전동수 전무는 "VCR과 DVD 시절과는 달리 차세대 DVD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경쟁사에 앞선 제품 출시과 기술 주도로 2010년 66억달러에 달할 차세대 광기기 미디어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HD-DVD 진영의 공세도 만만치 않아 = 삼성전자의 블루레이 플레이어 출시와 함께 2010년 3840만대에 달할 세계 차세대 DVD 시장을 잡기 위한 업계의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에 이어 소니가 9월경 플레이어를 선보이고 파나소닉과 파이오니아 등이 연이어 플레이어를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오는 11월 출시될 블루레이를 탑재한 차세대게임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가 시장 확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HD-DVD 진영의 공세는 이미 시작됐다. 도시바가 지난 4월 HD-DVD 플레이어를 500달러와 700달러에 판매하고 있는 것. HD-DVD 진영은 블루레이의 저장용량에서의 강점을 디스크 제작비용 절감으로 감쇄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차세대 DVD 시장에서의 승부의 향배는 결국 콘텐츠 업체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HD-DVD 진영은 현재 12개 정도의 HD-DVD 영화 타이틀을 내놓고 있고 블루레이 진영은 20여개의 타이틀을 이 달 중 출시한다.

◆ 결국은 타이틀 뒷받침이 승부수 = 상황은 블루레이 진영에 유리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연말까지 블루레이 진영의 디즈니, 폭스, 소니픽처스 등이 165종의 타이틀을 출시할 계획인 반면, HD-DVD 진영은 유니버셜스튜디오 등에서 89종을 내놓는데 그칠 전망이다.

그렇지만 HD-DVD 진영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라는 PC 진영의 막강한 후원군이 참여하고 있고 최근 LG전자도 참여의사를 밝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블루레이 진영에는 메이저 영화사와 가전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어 힘의 균형에서 앞선다"면서 "올해 중 업체들이 플레이어와 타이틀을 대거 내놓을 예정이어서 올해 안에 양 진영간 승패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루레이의 경우 DVD와는 달리 한국이 미국ㆍ일본과 같은 'A' 지역코드를 받았고, 유럽의 경우 'B', 중국 등은 'C' 지역코드를 받았다. 또 할리우드에서 제작중인 블루레이 타이틀에는 한국어 지원 기능이 기본으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형기자@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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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건 내 운명이야!
심장박동이나 발기처럼 통제가 안된다구!"

 

"사드(Marquis de Sade) 후작이 샤렝턴 정신 병원에서 보낸 마지막 10년의 삶"을 다룬 영화인데,
특별히 다른 시각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감독이 필립 카우프만 (Philip Kaufman) 이다.

제프리 러쉬 Geoffrey Rush :  마르키스 드 사드 역
케이트 윈슬렛 Kate Winslet :  마들렌 역
와킨 피닉스 Joaquin Phoenix :  쿨미어 신부 역
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 :  닥터 로이 꼴라 역

아멜리아 워너 Amelia Warner   :  꼴라 부인 ... 시몬 역

연기자들도 연기 잘하고...

전체적으로 심심하지만, 사드에 관심있다면 볼만하다.

시대의 광폭함 속에서 퀼스에 자유를 담아 작품을 써낸 작가의 광적인 면을 부각시키는데
성공은 했다고 본다.
모든 것을 압수 당하고서도 자신의 똥과 피로 '금서'를 써내려가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이다.



이 영화에서 발견한 최고의 수확은...

아멜리아 워너 (Amelia Warner)






이온 플럭스에도 나왔군...
머리 색깔이 달라서 몰라봤다...

이쁘다 ㅎㅎㅎㅎ . 

 

사드와 관련된 실화들.

사드는 프랑스 혁명 종반부에 'LES LIAISONS DANGEREUSES'의 저자인 꼴데로스 드 라클로등과 함께 픽푸스 감옥에 투옥 된 바 있다. 그곳에서 그는 마리 앙트와넷을 비롯한 수천명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는 것을 감방 창문으로 지켜보았다. 그는 자신의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이 곳에 갇혀서 눈 밑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행진을 지켜보는 것은 바스티유 감옥에서 자행된 어떤 폭력보다 수백 배 더 큰 상처를 내게 안겨주었다." 61세의 나이에, 사드는 출옥한 지 얼마 안되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악명 높은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의 신작 소설 <줄리엣>의 발간을 막기 위함이 체포의 목적이었다. 그는 재판을 받지 않았다. 대신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나폴레옹 정부는 그를 죽을 때까지 샤렝턴 정신 병원에 감금시켰다. 사드는 샤렝턴에서 방이 두개 딸린 스위트룸에 기거했다. 강이 내려다 보이는 이 '감방'은 각종 고급 가구와 미술품으로 장식되어 있었으며 250여권의 장서까지 비치되어 있었다. 이러한 호사를 위해, 사드의 가족은 샤렝턴 측에 매년 3천 리브르의 돈을 지불해야 했다. 죽기 4년전인 1810년, 사드는 널찍한 자기 방에서 쫒겨났다. 나폴레옹 정부는 사드로 부터 연필과, 펜, 잉크 등 글을 쓸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압수했다. 교도 행정관은 나폴레옹에게 이런 보고서를 올렸다. "사드는 그의 연설과 글로 범죄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계속 연금되어야 하며, 모든 의사소통의 수단도 박탈되어야 한다." 일설에 의하면 사드는 샤렝턴에 있을 때 막달렌 레클렉이라는 17세의 세탁부와 사랑에 빠졌었다 한다. 막달렌에 대해서 알려진 바라고는, 그녀가 사드의 방을 규칙적으로 방문, 그에게 글 읽고 쓰는 법을 배웠다는 것 외엔 별로 없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사드의 방에 간 것은 사드가 죽기 1주일 전이었는데, 그날 밤 사드는 일기에 막달렌이 자기 방에 2시간 동안 있다 갔으며, 그래서 무척 기뻤노라고 썼다. 사드 후작은 1814년 12월 3일, 샤렝턴에서 호흡 곤란증으로 사망했다. 그는 자신의 유언과는 달리 샤렝턴의 묘지에 묻혔다. 사드 후작이 쓴 작품들은 1960년대까지도 프랑스 내에서 공식적 출판이 금지되어 있었다. 지금도 그의 책은 금서 목록에 단골로 오르고 있다.

 사드의 아내 르네 뻴라지(Renee Pelagie), 혹은 사드 후작 부인은 잘나가는 사교계 인사였으며 신앙심이 돈독한 여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남편의 문학적 재능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며 생의 대부분을 남편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데 헌신했다. 그녀는 사드가 샤렝턴에 있던 1810년에, 사드보다 4년 앞서서 세상을 떠났다.

 샤렝턴은 당시 모범적인 정신병원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원래 수도원이었던 이곳은 신부 출신의 프랑소아 시모네 드 쿨미어가 수용 시설로 개조한 곳. 샤렝턴의 원장인 쿨미어는 당시 새로 유행되던 '심리치료' 개념을 도입, 정신 질환자를 인간적이고 진보적인 방법으로 치료하는 데 주력했다. 19세기 초반의 일반적인 정신병자 치료법은 얼음물 목욕요법이나 출혈요법, 혹은 꼼짝 못하게 구속복을 입혀놓는 것등이 고작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정신병원에는 정신 질환자 외에도, 나환자, 저능아, 범죄자등, 사회에서 소외된 많은 사람들이 수용되어 있었다. 극중 쿨미어 신부 역을 맡은 조아킨 피닉스와는 달리, 실제 쿨미어는 키가 4피트밖에 안되는 곱추였다. 쿨미어 신부는 사드 후작과 친해져, 그에게 샤렝턴의 극장 운영권을 맡겼다. 이 극장에서는 치료요법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연극이 상연되었는데, 출연은 환자들이 했고, 대본 집필은 사드가 맡았다고 한다. 물론 대본의 내용은 사드의 기존 소설들 보다는 훨씬 보수적이었다.

 앙토안 로이 꼴라 박사는 1806년 샤렝턴에 부임했다. 보수적인 의사이자 도덕주의 자였던 그는 나폴레옹 정부와 친분이 있었다. 사드가 샤렝턴에서 계속 글을 쓰고,동료 수감자들과 문학토론까지 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은 그는 경찰을 불러들였고, 그 와중에 사드의 많은 작품들이 압수되었다. 이 작품들은 '입에 담기조차 힘든 음란성과 불경, 극악무도함의 극치'라는 판정을 받았다.

 노벨 상 수상자인 시인이자 수필가 옥타비오 파즈는 <사드보다 더한 호색한(AN EROTIC BEYOND SADE)>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그의 삶은 그의 작품 못지않게 특이했다. 그는 사상문제로 오랜 기간 수감생활을 했다. 지적인 측면에서 그는 독립적이고, 타협을 모르는 사람 이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적에게도 관대했다. 새디즘의 철학자로 알려진 그는 기실 그 자신이 희생양 이었으며, 잔혹함의 이론가였지만 실상은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다."

 영화 감독 루이 브누엘은 <내 마지막 한숨(MY LAST SIGH)>에서 이를 간결하게 표현한 바 있다. "사드의 사상은 많은 면에서 내게 영향을 끼쳤다. 언젠가 한 비평가가 내 영화에 대해 이런 비평을 쓴 적이 있었다. 내가 그의 사상을 어떻게 왜곡시켰는지를 사드가 알게 된다면 아마 무덤 속에서 통곡을 하리라고...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 한 마디였다. '내 목적은 죽은 작가를 찬양하는 게 아니고 단지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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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배고픔, 졸림, 호기심, 재미, 만족.
아이들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중심으로 행동합니다. 회귀해야 할 고향처럼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최초의 인간’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랑이 그러하듯 시작은 언제나 아름다운 법. 나락 한 알 속에서 우주를 발견 할 수 있듯이 우리(성장한 인간들, 성장하는 인간들, 성장을 멈춘 인간들)의 ‘원형’에서 발견 할 수 있는 것은 무한한 잠재성에 있습니다.
 
감각은 욕망의 지배를 받지만, 그 욕망의 허기는 아이들의 성장 밑거름이 됩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감격’과 ‘흥분’은 부모들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입니다.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나무에 걸려 있던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음으로써 아이들은 하늘을 날게 됩니다. 그것은 대상의 능력을 얻기 위해 먹어버리는 주술적인 행위를 통하여 ‘아이’의 정체성을 탈피하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흔히들 ‘제한적’이고 ‘불가능’하다라고 믿어 온 것들에서조차도 거의 모든 것들, 심지어 얻을 수 없는 것조차도 아이들은 찾아내곤 하지요. 구름빵은 바로 경계를 넘어선 ‘상상력의 산물’이며 그것을 먹음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뛰어넘는 진화하는 인간상을 그려냅니다.

늘 의지하고, 관심을 받아왔던 객체적 입장에서 주체가 되는 것은 아빠에게 자신들이 먹었던 빵을 주는 장면에 있습니다. 자신들이 얻은 능력을 나눠주는 호혜적 행위는 자신들의 세계로 어른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잘 나타냅니다. ‘이미 아이들은 완전한 인간의 모습이었다’라고 증명하듯이 책 속의 아이들은 모든 것을 자신들의 의지로 행합니다.

바로 상상의 힘이고, 그 힘은 인간을 성숙케 하는 힘이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은 상상을 먹고 자라고, 어른들은 영감을 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유명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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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몽상가라 부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에요. 언젠가 당신이 우리와 함께 하는 날 세계가 하나처럼 살게 되길 바래요."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 中)
  
  온 국민의 시선이 축구공에 모아져 있는 이 때 축구 종주국 스코틀랜드에서 책 한 권이 건너왔다. 이 책은 여전히 영국 국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로 꼽는 존 레논의 '이매진'과 인연이 깊다. <이매진>이라는 제목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존 레논의 '이매진'을 인용하며 책을 시작하고 있다. 더구나 책을 출간한 출판사 이름 역시 '이매진'이니 시선이 안 갈 수 없다.
  
  <이매진>의 내용을 짐작하기 위해서는 부제를 살펴봐야 한다. 이 책의 부제는 '21세기를 위한 사회주의의 비전'이다. 부제를 듣고 "21세기에도 '사회주의' 타령이냐고?"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이 책의 저자들에게 또 스코틀랜드 인들에게 '사회주의'는 과거의 구닥다리 유산이 아니라 다른 미래를 예고하는 '희망의 낱말'이다.
  
  동료 앨런 맥쿰즈와 함께 이 책을 쓴 토미 셰리단은 바로 '희망의 전도사'로 자처하는 스코틀랜드의 가장 유명한 사회주의자이자, 토니 블레어만큼이나 (물론 정반대의) 화제를 몰고 다니는 기성 정치인이다. 물론 동료 정치인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지만 말이다.
  
  스코틀랜드사회주의당을 아십니까?
  

▲ <이매진>(김현우 옮김, 이매진 펴냄) ⓒ프레시안

  <이매진>(김현우 옮김, 이매진 펴냄)은 1998년에 창당한 스코틀랜드사회주의당(SSP)이 만들고자 하는 미래를 펼쳐보인 책이다. SSP는 1990년대 아예 "오른쪽 깜빡이를 켜면서 우향우" 하고 있는 노동당에 환멸을 느낀 좌파들과 '스코틀랜드 민족주의'로 기우는 스코틀랜드 독자 의회의 제1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회의적인 이들이 합심해 만든 신생정당이다.
  
  하지만 이 SSP가 영국 사회에 준 충격은 비슷한 나이의 국내 민주노동당 비교할 게 못 된다. 이 책의 저자인 셰리단은 창당 직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비례대표 21.5%의 지지를 얻어 국회의원이 됐다. 이어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SSP는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4.3%를 얻어 일약 영국 전역에서 '노동당을 대신할' 좌파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셰리단과 그의 동료 맥쿰즈는 <이매진>에서 SSP가 지금 세계를 또 영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SSP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 책은 여러 가지 필요에 따라 읽을 수 있다. 우선 노무현 정부가 선망하는 세계화와 그 구체적인 예인 토니 블레어의 영국이 어떤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세계화 비판서'로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애초 저자들의 의도대로 <이매진>을 읽을 수도 있다. 최근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사회주의자 켄 로치의 지적처럼 미래사회의 청사진을 그리는 데 필요한 가이드로 이 책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에 맞서 싸우는지를 알기는 쉽지만,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를 말하기는 쉽지 않다. 이 훌륭한 책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시작한다. 어떻게 그곳으로 갈 것인가? 이 책을 읽고 찾아보자!"
  

  풀뿌리 민주주의로 운영되는 새로운 사회
  
  <이매진>의 '사회주의'에서 20세기 사회주의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철저하게 풀뿌리 민주주의에 의해 운영되는 새로운 사회를 그리고 있다. 예를 들어 <이매진>이 꿈꾸는 사회에서 모든 작업장은 노동자 평의회를 선출함으로써 운영된다. 노동자 평의회에서는 임금, 노동조건, 노동자의 고용과 해고, 생산 목표, 투자에 대한 주요 결정들을 재가한다.
  
  "그건 유토피아적이야, 그건 시행될 수 없다고, 그건 대혼란을 낳을 거야." 이런 반응을 예상하기로도 한 듯 <이매진>은 그런 작업장의 예를 역사에서 찾는다. 클리이드사이드 조선소도 그 중 하나다. "1970년대 초반, 대량 해고에 직면한 수천 명의 조선소 노동자들이 주문 장부를 접수하고 네 개의 클리이드사이드 조선소를 1년 동안 운영했다. 모든 중요한 결정들은 전체 노동자들이 모인 대중 회합에서 나왔고, 조정위원회가 공장을 운영했다."
  
  '사회주의'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 중 일부는 사회적 평등에 기반을 둔 사회는 단조롭고 순응적인 사회가 돼 개인주의는 환영받지 못하고 재능이나 다양성의 여지가 없게 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이매진>은 그렇다면 과연 자본주의가 널리 알려진 것처럼 과연 '자유'와 '다양성'을 고무하는 사회인지 되묻는다.
  
  "세계의 어느 곳으로 여행 가든, 당신은 똑같이 재미없는 식품을 파는 똑같은 패스트푸드 식당을 만나게 될 것이다. (…) 사람들은 똑같은 디자이너의 상표가 붙은 똑같은 옷을 입는다. 술집에 가면 똑같은 맥주에 주크박스에서 나오는 똑같은 음악을 듣는다. 극장에 가면 아마 그 지역의 언어로 더빙되거나 자막을 붙인 똑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볼 것이다."
  
  <이매진>은 노동시간의 점진적 단축을 통해 '자유'와 '다양성'이 무한히 고무하는 사회를 꿈꾼다. 이런 사회에서 예술가들은 사회 전체한테서 생계 소득을 지급받게 될 것이다. 더 궁극적으로는 예술가와 나머지 사회 사이의 구분도 희미해질 것이다. 누구나 이 영역 저 영역에서 저마다의 재능과 개성을 뽐내는 것이 권장되고 그림과 조각들이 고급 상가 구석의 미술관으로 숨는 대신 주변 어디서나 보게 될 것이다.
  
  꿈을 꾸지 않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그렇다고 셰리단 등이 <이매진>에서 개진된 생각을 교리처럼 여기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목적은 스코틀랜드 이 곳 저 곳, 그리고 더 멀리까지 광범한 이데올로기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여기에 있는 세세한 주장들 중 일부는 생선 가시처럼 뽑아낼 필요도 있고 틀림없이 비판될 것이다."
  
  이런 저자들의 바람에 응답해 한 가지만 지적하고 넘어가자. 대개의 좌파들이 그렇듯이 <이매진> 역시 과학기술에 대한 강한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다. 정보통신의 획기적인 발달로 전국 규모의 계획 경제가 오류 없이 가능하다는 확신이나 직접 민주주의의 공간으로서 인터넷 공간의 가능성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것은 그 한 예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미 과학기술이 자본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현실을 염두에 두면 이런 <이매진>의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은 순진하기 짝이 없다.
  
  이런 <이매진>의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은 한 세기 전에 출간된 영국의 선배 사회주의자 윌리엄 모리스가 꿈꾸는 유토피아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흥미롭다. 국내에도 번역된 <에코토피아 뉴스>(박홍규 옮김, 필맥 펴냄)에서 모리스는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한 지 200년 후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과학기술 유토피아가 대세이던 당시 분위기에서는 특이하게도) '하이테크' 사회와 거리가 먼 자연과 이웃을 배려하는 공동체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매진>이 던지는 마지막 질문을 되씹으면서 셰리던이나 모리스처럼 각자가 그리는 미래사회를 꿈꿔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구성원들이 꿈을 꾸지 않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이매진>은 "당신은 어느 편에 설 것인가? 사적인 탐욕인가 사회적 필요인가? 이윤인가 인간인가? 불평등인가 공정성인가? 위계제인가 민주주의인가? 자본주의인가 아니면 사회주의인가?"

강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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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곰 선장의 13과 1/2 인생', '엔젤과 크레테',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꿈꾸는 책들의 도시' 등 차모니아를 무대로 한 뫼르스의 4부작은 2008년 개봉을 목표로 영화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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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6-17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전부 다요? 와 기대됩니다. 어떻게 만들어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