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2006-08-07 19:08]
한국에서 더 이상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
‘시간’ 개봉하는 한국은 전세계 30개 수출국 중 하나.
오늘이 내 제삿날 같다.
김기덕 감독이 “더 이상 한국에서 작품을 개봉할 계획이 없고 한국 배우와도 작업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7일 오후 4시 서울 종로 시네코아에서 열린 자신의 13번째 작품 ‘시간’ 언론시사회에
참석 “‘빈집’과 ‘활’이 개봉에 어려움을 겪은 이후, 한국 영화시장에서 더 이상 영화를 선보이지 않기로 했다”며 “한국에서 제 가치가 있든 없던 이미 늦었다”고 심경을 말했다.
김 감독은 “오늘이 김기덕의 제삿날 같다. 앞으로 부산영화제 등 한국에서 열리는 어떤 영화제에도 내 작품을 출품하지 않겠다. ‘시간’의 국내 개봉은 세계 30개국 수출국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선글라스를 쓰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 감독은 “잘 아는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하지 못할까봐 처음으로 안경을 쓰고 인터뷰를 갖는다”며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겠다는 내 말을 협박, 불평, 하소연으로 들어도 할 말이 없다”며 한국영화시장과 관객들에 대한 아쉬움을 강조했다.
이날 김 감독의 발언은 해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국내에서 개봉과 상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감독은 최근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괴물’에 대해서도 “한국영화 수준과 한국관객 수준이 잘 만났다”는 돌림말로 냉소적인 시각을 보여줬다.
하지만 김 감독은 “‘시간’이 20만 관객만 기록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미국에서 33만, ‘빈집’이 이탈리아에서 15만 관객을 기록했었다. ‘시간’이 조금만이라도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면 이러한 마음이 변할 수 도 있을 것 같다”고 국내 활동 복귀에 여운을 남겼다.
‘시간’은 촬영전 시나리오 단계부터 김 감독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필름 프린트 및 마케팅 비용 때문에 개봉 없이 해외 판매 후 TV판권판매가 추진됐지만 스폰지가 역수입, 오는 24일 1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된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영화 '시간'의 김기덕 감독이 영화 '괴물'의 기록적인 흥행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7일 오후 서울 종로 스폰지하우스(시네코아)에서 열린 '시간'의 기자시사회 및 간담회에 참석, 오랜만에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모았다.
김기덕 감독은 이 자리에서 '600개 넘는 개봉관을 잡고 연일 흥행 신기록을 내고 있는 '괴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어제부터 내내 생각했던 것인데, 가장 무서운 질문이 이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이어 "가장 피흘리는 감독으로서 한국 영화의 수준과 한국 관객의 수준이 잘 만났다고 생각한다"는 짧은 답변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그는 이를 두고 "듣는 사람에 따라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기덕 감독은 지난 제 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활'의 무대인사에서 "1000만관객 시대를 맞은 한국영화가 나는 슬프다"며 "예술영화가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은 나 같은 영화인과 관객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영화제용 감독이 되어 가는 모습이 싫다"고 밝힌 바 있다.
김기덕 감독은 이날 간담회 내내 짤막한 답변으로 일관했지만 간담회 말미 스스로 마이크를 잡고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시간'을 수출 형식으로 국내에 개봉한 김기덕 감독은 "앞으로는 내 영화를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을 수 있다, 수출도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자리가 내 제사 같은 기분이 든다"고 침통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박성기 기자 musict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