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비가 밤새 내린 뒤 맑게 갠 아침, 출근길에 새소리를 들었다면 사람들은 아마도 즐거운 마음으로 새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한번쯤은 새를 찾아볼 것 같다. 사람은 어떻게 보지 않고 소리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까? 그것은 사람이 두 귀를 통해서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 정보를 뇌에서 정확하게 분석하기 때문이다. 자세한 설명은 잠시 후에 하기로 하고 먼저 청각기능과 관련된 몇 가지 과학적인 용어들을 하나씩 풀어보도록 하자.

관성과 탄성의 물리적 특성을 가진 물체가 진동하면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중 주파수가 16Hz에서 2만Hz 사이인 소리를 사람이 들을 수 있다. 이를 가청 주파수라고 한다.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소리가 귀를 통해 뇌로 전달돼 분석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소리는 외이, 중이를 거쳐 내이로 전달되고 내이에서 주파수별로 나뉜다. 각각의 정보는 청신경을 통해 뇌간으로 간 다음 뇌의 양측 측두엽으로 전달돼 최종 분석되는 것이다.

외이도는 콜라병 불면 큰 소리 나는 원리
귀는 귓바퀴와 외이도를 포함한 외이, 고막과 이소골로 형성된 중이, 주파수별 필터를 이용해 소리를 분석하는 내이(와우)로 구분된다. 내이에서 분석된 정보는 청신경을 통해 뇌간으로 전달된다. 귓바퀴는 소리를 모아서 외이도로 전달한다. 많은 동물들은 귓바퀴의 움직임이 자유로워 더욱 소리를 잘 모을 수 있도록 돼있다.

외이도는 한쪽이 막힌 공명기와 같아서 외이도 길이와 모양에 따라 일정 주파수(대개 2.5kHz 부근)를 증폭해 주는 역할을 한다. 마치 빈 콜라병에 입을 대고 불면 낮은 음이 크게 들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내이는 몸에서 가장 단단한 뼈로 둘러싸여 있다. 달팽이 껍질과 유사한 모양이기 때문에 달팽이관이라는 별명도 있다. 내이 안쪽은 소리 전달에 관여하는 내유모세포, 소리 분석에 관여하는 외유모세포, 이들이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지지세포, 그밖에 다른 세포들로 구성돼 있다. 내유모세포, 외유모세포와 이들을 받치고 있는 기저막을 코르티 기관이라고 한다. 내이에는 물이 차 있으므로 이들은 마치 물위에 떠있는 것과 같다. 특히 기저막과 외유모세포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리에너지를 받아 액체, 즉 물 속에서 진동하면서 주파수별 소리 정보를 분석한다.

그런데 외이도에서 들어오는 진동에너지가 물이 차 있는 내이에 직접 전달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공기와 액체의 밀도가 다르기 때문에 진동에너지의 99.9%가 반사되고 단 0.1%만 내이로 전달된다. 결국 많은 양의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좀더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중이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이 분석해 노벨상 수상
중이에는 TV 위성 안테나 모양의 고막과 세 개의 단단한 뼈가 있다. 고막은 외이도의 진동에너지를 모아 뼈로 전달하면서 증폭시킨다. 뼈가 내이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증폭된 진동에너지가 내이 안의 물을 진동시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에너지 손실을 극복하는 것이다.

외이와 중이가 소리를 모으고 증폭시키는 역할을 맡은 기관이라면 내이는 1차 주파수 분석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들어오는 소리를 분석하기 위해 내이는 구조적으로 매우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헝가리 출신 생리학자인 게오르크 폰 베케시 박사는 내이에 있는 기저막이 부위별 물리적 특성에 따라 분석하는 소리의 주파수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해 196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코르티 기관에 속해 있는 기저막은 중이와 연결된 내이의 기저부에서부터 첨부까지 뻗어 있다. 기저부는 달팽이 껍질 모양 중 넓은 쪽, 첨부는 끝부분인 좁은 쪽에 해당한다. 기저부의 기저막은 두껍고 경직돼 있으며, 첨부로 갈수록 얇고 유연해진다. 베케시 박사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영역의 소리가 귀로 들어오면 고주파 소리는 기저부에서, 저주파 소리는 첨부에서 진동하면서 분석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외유모세포에는 프레스틴이라는 단백질이 있다. 프레스틴은 마치 근육과 같이 흥분하면 수축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소리를 매우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렇게 분석된 정보를 내유모세포가 청신경으로 전달한다. 청신경은 다시 뇌간에 있는 청신경핵에 정보를 전달한다. 궁극적으로 소리 정보는 뇌의 양측 측두엽까지 올라가면서 더욱 정교하게 분석된다. 이때까지도 내이에서 분석된 주파수별 정보들은 대체로 잘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뇌의 좌측 측두엽은 언어 처리, 우측 측두엽은 음악 신호 처리와 많이 연관돼 있다. 이처럼 좌측과 우측 뇌의 기능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이런 좌우 뇌 기능의 정교한 분리는 뇌에서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왼쪽 귀 음악소리, 오른쪽 귀 말소리
그러나 2004년 ‘사이언스’에는 이와 다른 내용의 논문이 실렸다. 이 논문에서는 내이의 특성만을 측정하는 이음향방사라는 기구를 이용해 수백명의 영아와 유아를 검사했다. 그 결과 우측 측두엽으로 많은 정보를 주는 좌측 내이는 순음, 좌측 측두엽에 많은 정보를 주는 우측 내이는 클릭음에 각각 더 크게 반응하는 것을 관찰했다.

순음은 한 가지 주파수만 갖는 소리로 악기소리가 이에 해당한다. 클릭음은 각종 주파수의 순음들이 여러 개 섞여 있는 복합음으로 대표적인 예가 말소리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음악과 언어에 대한 정보 처리가 뇌보다 훨씬 말초적인 기관인 내이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리가 뇌까지 가기 전에 벌써 왼쪽과 오른쪽 귀가 소리를 서로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이는 마치 부드러운 비단을 오른손으로 만지는 것과 왼쪽으로 만지는 것이 느낌이 다를 수도 있다고 설명하는 것 같아 어리둥절하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논문이기 때문에 반박하기도 쉽지 않다.

한쪽 눈을 가리고 주위를 한번 둘러보기 바란다. 한쪽 눈으로도 모든 물건을 볼 수 있으나 뭔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그 이유는 두 눈을 이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거리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새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은 양쪽 귀로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한쪽 귀에 문제가 생겨 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새소리가 들리더라도 모든 방향을 둘러보면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리 도달시간과 크기차로 위치 감지
그러면 어떻게 소리 나는 곳을 알 수 있을까? 귀가 머리의 양쪽에 붙어있기 때문이다. 주파수가 낮은 소리가 오른쪽에서 난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소리가 장애물을 넘어 그 반대쪽까지 전파되는 현상을 회절이라고 하는데, 주파수가 낮으면 회절이 잘 일어난다. 오른쪽에서 난 소리는 우선 오른쪽 귀에 전달되고 회절 현상으로 머리를 돌아 왼쪽 귀까지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소리가 각 귀에 도달하는 시간 차이를 이용해 소리가 오른쪽에서 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주파수가 높은 소리가 오른쪽에서 난 경우는 어떨까? 회절이 잘 일어나지 못하므로 소리가 머리를 돌아가지 않고 오른쪽 머리 표면에서 그대로 반사돼 왼쪽 귀로 소리가 전달되는 것을 방해한다. 이때 오른쪽과 왼쪽 귀에 도달하는 소리 크기의 차이로 소리가 오른쪽에서 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분석이 내이에서 직접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내이에서 소리 정보의 차이를 뇌간에 위치한 상올리브핵과 뇌간 위에 있는 하구로 전달하면 이곳에서 분석해 소리의 방향을 파악한다. 첩보원들이 여러 가지 정보를 갖고 오면 그 정보를 분석하는 일은 분석실에서 따로 맡는 것처럼 말이다.

양쪽으로 듣는다는 것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두 귀로 들으면 더 잘 들린다. 또한 양쪽으로 들을 때는 주위에 어느 정도 잡음이 있다고 해도 본인이 듣고자 하는 소리를 잘 수집해 들을 수가 있다. 한쪽 귀로 듣는 사람은 소음이 많은 곳에서는 유난히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이식기를 양쪽에 모두 착용하는 것을 권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독자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고 싶다. 모든 사람이 본인처럼 잘 들으면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잘 못 듣는 사람들과는 좀더 큰 소리로 대화하자. 또 한쪽 청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잘 들리는 쪽에서 얘기해주는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

| 뇌기능 연구 프론티어 사업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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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도 잡음처럼 만들어 버리는
귀로 보는 맛깔나는 영화...

색깔있는 음악으로 가득하기에 모두가 평등해진다.
게다가 영혼이 있고, 꿈이 있는 인간들의 언어에 흥건히 취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만족스럽다.

영화는 끝이 났어도 멜로디가 귀를 떠나지 않는 이 느낌이란...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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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에 딸기잼 비비면 파는 제품하고 맛이 똑같다. 

자꾸  해주시니깐 먹는데, 계속 먹으니까 떨어지기 무섭게 해주신다 ㅡ..ㅡ;

배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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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녀를 죽일겁니다. 12시간 후에 죽일거라고요"

"나흘전에 일어난 일이야."


운명에 대한 저항이 인간의 영원한 운명인가....
거대한 사고, 그리고 뻑가게 만드는 미녀의 죽음.

'그렇게 되게 할 순 없어~  '
수사관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뛰어든다.
신의 영역마저도 과학의 영역으로 만들어 버린 인간의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영화는 초반에 미래의 흔적을 곳곳에 숨겨놓고,
후반에는 그것을 반복함으로써  데자뷰를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다른 차원에 대한 은밀한 교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영화적 장치가 나름대로의 치밀함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다른 또 하나는,
과학적 상상력이다.
현재를 살면서 과거를 볼 수 있는 기계장치의 효과가 일품이었다.
자동차를 타고 과거의 형상을 추적하는 씬은 근래에 본 SF 장치 중 최고였다.

그래도 이 영화의 메인 테마는 시공을 초월한 인간의 사랑일 터...
라스트 씬에서 살아있는 나와 죽어버린 다른 차원의 나와의 미묘한 이질감은
비극과 희극의 중심을 가른다.

새로운 운명의 낯선 반가움,
그것은 반복이었지만, 그것은 변화이기도 했다.

이것이 데자뷰인가 보다.


 

하지만, 다 보고 난 후의 머리를 치는 생각...

그녀가 미녀가 아니였다면?... ㅡ..ㅡ;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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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잡지 디스커버리가 24일자 온라인 기사에서 소개해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책, ‘심해(The Deep)’는 최근 미국 시카고 대학 출판사가 출간한 것으로 편집자는 프랑스의 영화감독 클레어 누비앙.

책에 소개된 200종의 심해 생물 중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부채 지느러미 바다 악마’ (Fanfin Seadevil, 학명은 Caulophryne jordani)이다. 아귀의 일종으로 바다 700~3000미터 깊이에 서식한다.

몸은 공처럼 둥글고, 비통하고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이 무시무시한 물고기의 암컷은 20cm 이상 까지 자라지만 수컷의 크기는 겨우 1.6cm에 불과하다.

표정도 표정이지만 몸통이 없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키기 때문에 그 모습이 더욱 괴이하다.

한편 바다 악마의 맞수는 아기 코끼리 문어(Dumbo Octopus). 만화에나 나올 듯 한 귀여운 모습이다. 수심 300~5000미터 사이에 살며, 길이는 20cm 가량이다. 해저면을 기어 다니거나 해저면 가까이 떠다니면서 먹이를 잡아먹는다.

지구의 2/3는 물로 덮여 있고 해수 지역 중 90%의 수심은 2마일(약 3.2km) 이상이다. 인간이 알지 못하는 신비한 심해 생물들이 그곳에 가득한 것이다.

(사진 : 신간 ‘더 딥’의 홍보 사이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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