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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9-06-2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해이] 2009-06-2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웃고갑니다...
 

다음은 김 작가의 글 전문

후아-

먼저 심호흡부터 하고 시작해야겠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탁탁 막히는 나날입니다.

태어나 이렇게 많은 전화와 문자를 받은 적도 처음입니다.
통화를 하고 있는 중에도 쉴 새 없이 전화와 문자가 들어오는 경험을 하며
처음엔 그저 어리둥절했고, 나중엔 신기했습니다.
내게 이 믿기지 않는 현실을 실감하게 해준 것은 바로 그런 전화와 문자들이었습니다.

‘부엉이 바위는 꿈도 꾸지 마’ 라는 문자도 있더군요.
‘딴 생각 못하시게 옆에서 잘 감시하래요.’ 후배작가가 말했습니다.
‘별일 아닌 것처럼 보낼 수 있지? 은희야. 그럴 수 있지?’
속상해 술을 마시고 들어온 선배언니가 내 손을 붙잡고 몇 번씩 같은 말을 했습니다.
‘며칠만 지나면 과거가 될 거예요. 견디고 버티세요.’ 지인이 메일을 보내주었습니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이 두 개의 문장이었습니다.
‘밥은 꼭 챙겨먹어. 잠도 꼭 자고.’
‘기사도 댓글도 절대 보지 마라.’

외면하려 애쓰지만 잘 안 되는 경우들이 있지요.
누군가에게 마음을 뺐기는 경우가 그렇듯.

내 손끝이 만들어낸 사소한 문장들이
악의와 음모를 가진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면
나를 찌르는 섬뜩한 흉기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았습니다.

사람 하나 짓밟는 것쯤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이들을 보며
‘살의’라는 단어 이외의 표현은 생각나지 않더군요.
글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말, 이제 나는 믿을 수 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어쩌다.
가족들이 걱정할 만큼 일밖에 모르고
일이 끝나면 사랑하는 조카들과 노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아는,
그저 말보다 글을 좋아하고
이런저런 상념을 글로 남기는 것을 지친 일상의 위안으로 삼아온
30대 평범한 대한민국의 여성이
어쩌다 졸지에 국가 전복의 음모를 가지고 국민들을 선동한
대단한 반정부적 인사로 낙인찍혔을까요.
어쩌다 촛불집회 군중들 뒤에서 음흉하게 키득거리는 마녀가 되었을까요.
부엉이 바위로 보내고 국민장을 치러야 한다는 저주를 받게 되었을까요.

그러나, 괜찮습니다.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저들이지 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받은 치욕과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치유될 것입니다.
그러나 부끄러움은 쉽게 치유되기 어려운 트라우마를 남기기 마련이지요.
부끄러움을 아는 자들이라면, 저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낸 밤, 나는 이런저런 상념을 글로 쓰거나
주변사람들에게 써 보내며 마음을 추스르곤 했습니다.
일상에서 겪은 소소한 일들과 살면서 겪게 되는 불만들과 만난 사람들과 훌쩍 떠난 여행기와 허무맹랑한 공상과 우스꽝스러운 농담이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골목길에서 마주친 파지 할머니를 두고 몇 장의 글을 썼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한 곡, 빗소리, 신문기사 하나로도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 많은 글들 중엔 남들이 봐서는 안 되는 사생활도 들어있었습니다.

누구나 상념이라는 것이 있지요.
공적인 영역에서 일하며 공적인 언어만을 써야 하는 방송작가이기에
할 수 없는 말, 쓸 수 없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개인 김은희가, 지극히 사적인 언어로 쓴,
단 한 사람에게만 읽도록 허락한 글들이었습니다.
상대와 나의 말투, 글투, 성격, 관계가 녹아있는 글들이었고
농담도 과장도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도 있었습니다.
모두 내가 잘 알고 나를 잘 아는 지인들에게 보낸 개인 서신들이었기에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문장들이었습니다.

그것을 다른 누구도 아닌 검찰이 강제로 헤집고 들여다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그것을 ‘작가 김은희’의 글로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그것도 수많은 메일 중, 수 천 수 만 개의 문장 중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문장들만 짜깁기해서 말이지요.
개인적인 상념이 대중들에게 공개된 순간,
그것은 설명하고 해명해야 할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떤 기자가 ‘필이 꽂히다’라는 표현에 대해 묻더군요.
필이 꽂히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힘든 게 작가의 일이고
기자들이 그렇듯 시사 프로그램 작가들 역시
우리 사회의 큰 이슈, 중대한 사안일 경우 더 필이 꽂히기 마련이라고
나는 ‘설명’해야 했습니다.

‘광적으로’ 일을 했다는 표현을 문제 삼았더군요.
광적으로 일한다는 것이 ‘열정’의 또 다른 표현이며
사생활도 뒤로 할 만큼 프로그램에 올인하는 것이
이 거친 방송계에선 작가의 ‘미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대체 어떻게 납득시켜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최근에 배우 김명민에게 ‘필이 꽂혔고’
그가 출연한 드라마며 영화들을 편집실에 모아두고
며칠 밤을 새워 ‘광적으로’ 수백 권의 테잎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를 구성하고 대본을 썼습니다.

메일 계정 안에 모아두었던 수백 페이지의 메일 중
시국 관련이나 정치적인 것으로 읽힐 수 있을 만한 내용은
검찰이 공개한 그것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앞뒤 맥락과 취지가 모조리 왜곡된 채로 공개됐고, 활용되고 있습니다.
검찰에서 저는 그 문구들의 맥락과 취지에 대해 설명하기를 거부했습니다.
제가 메일을 읽도록 허락한 단 한 사람 외에
누구도 그에 대한 설명을 내게 요구할 권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국가 기관과 거대 언론사로부터 일방적 ‘폭력’을 당한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저항의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말해야겠습니다.
검찰이 멋대로 발췌해 공개한 문구들에 대해 경위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참으로 어처구니없지만, 비록 ‘개인 김은희’는 짓밟히더라도
‘작가 김은희’가 열정을 다해 만들었던 프로그램의 정당성까지
함부로 훼손되고 공격받는 것만은 참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메일 문구들이 훌륭하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만약 그것이 ‘작가 김은희’의 글로 어딘가에 공개되고
다른 누군가 읽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면
같은 내용이라도 그렇게 쓰지는 않았겠지요.
그러나 그 문장들이 담고 있는 나의 ‘상념’은 분명히 앞뒤 맥락과 경위가 있었고
검찰은 나의 ‘진의’를 왜곡하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설사 내용이 그보다 더한 것이라 해도
그것이 피디수첩 보도 내용의 진실성을 훼손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 상념이 무엇이든, 방송 프로그램은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 시스템과 보도방식이 있고
더욱이 시사 프로그램은 ‘사실 취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김은희 개인을 짓밟고 죽여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과 정부의 졸속협상’이라는 진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검찰은 나의 이메일 공개가 ‘범죄의 의도’ 입증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더군요.
달리 말해 광우병 프로그램 자체가 하나의 '범죄' 또는 '불법 행위'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피디수첩 보도가 범죄, 불법행위가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나의 이메일 공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겠지요?
아마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나의 벗이 내게 일러주었습니다.
검사가 아무리 힘이 세도, 한 인간의 진실을 모조리 부정할 만큼의
대단한 권력을 가지고 있진 않다고.
이 경우 우리가 기대야 할 것은 언제나 진실과 진정이라고.

김은희 개인은 보잘 것 없지만
진실과 진정의 힘은 그렇지 않습니다.

격려와 응원, 늘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6231032321&code=9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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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해서 휴대폰이 두개가 되었다 -_-;;  (내가 무슨 영업 뛰나.. )
해지하면 위약금 물고 가입비도 아까워서 못하겠고, 그냥 가져가자니.. 한달 사용료 2만원도 안되는데
양쪽 휴대폰으로 꼬박꼬박 사용료가 나갈 걸 생각하니..;;
난 경제적 인간이 아닌가보다... 단지 번호 바꾸기 싫어서 두 개다 들고 어쩡쩡하게 서있는 꼴이 참...
우째해야 할지 모르겄다..;;; 2년 약정인데 흐흐. 가족들은 사용하기 싫다하고;;;
새건데 썩히기도 그렇고...  

하여간...
몇년 만에 sk텔레콤에 들어가봤더니.. 아이디가 살아있었다.
이래저래 둘러보니.. 주소록 같은게 있더만..
잊었던 이름도 보이고.. (4명 있드라 ㅡ..ㅡ; 입력하다가 귀찮아서 안한 듯)
근데... 

이름란에   .    하나가 있다 ㅡ..ㅡ;; 

오잉.. 이건 누구지.. 거의 5~7년 전 주소록인데...  

점이라...   보통 대외비일때 자주 쓰는건데;;;; ㅡ..ㅡ;;
여잔가? ㅋㅋㅋㅋ     아.. 신기하다...낡은 낙서쪼가리 주운 기분도 들고..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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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06-23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화비가 한달에 2만원도 안나가요?ㅋㅋ 근데 두개나 들고 있으시다니- 돈아까워.....

그래서 전 현명하게도 2G폰으로 기변을 했지요 하하하
고딩때부터 쓰던 번호라 왠지 애착이 가서 못바꾸겠어요-_-;;

전 예전 메일함 보니깐 심지어 기억도 안나는 동창이랑 메일을 주고 받기도 했더라구요.
아 기억력 감퇴...

라주미힌 2009-06-23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화는 거의 받는 용도로만 쓰지용;;; 어렸을때부터 전화기랑 안친해서 ㅎ
 

온갖 소품을 모아 놓는다고 박물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애초부터 박물관은 식민지로부터의 전리품을 전시하고픈 속세의 권력지향성에 기반하였기에
욕망의 저장고이자 전시장으로써 약탈에도 노출되어야 진정한 박물관인 것이다.
영화 속 박물관은 사람들이 찾질 않는다..
공산품이 진품보다 많이 전시되어서 그런가?
하지만 이 시대의 욕망을 대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그곳에도 경비는 있다.
이름이 있으니 역할도 있겠지만, 쓸모없음이라는 딱지가...

아 쓰기 귀찮어... ㅡ..ㅡ;
중간 생략..


무능해보이는 경비원과 썰렁한 박물관의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은 참으로 억지스럽다...
역사인식(?)의 부재로 공갈빵의 허세만을 드러낸다.
이런 영화에 웬 돈을 그렇게 많이 쓰는지...
영화는 '버라이어티 쇼'를 추구하였지만, 버라이어티하게 부산스럽기만 했다... 


1편도 이렇다면 절대 볼일이 없을 거 같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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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06-2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대리의 추천영화나 볼 것이지..ㅋㅋㅋ

라주미힌 2009-06-22 14:27   좋아요 0 | URL
주섬주섬;;; 갑자기 나타나시고;;

어느멋진날 2009-06-22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물관이 살아있다2 별로 평이 안좋더라구요~~ 이유가 있었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06-22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얼마나 싫으셨는지가 글에서 느껴집니다~

라주미힌 2009-06-22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보면 재미있을거 같기도 한데;;; 제가 늙었나봐용 ㅎ

다락방 2009-06-29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1편 보고나서 2편 나온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게 미국에서는 먹히는건가, 싶어서 말이죠. 물론 가족영화로서는 나쁘지 않지만 말예요. 그런데 2편도 뭐 그저 그런가 보군요. 헐.

라주미힌 2009-06-29 09:26   좋아요 0 | URL
꼭 보세용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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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6-16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강아지 키우고 싶다 ㅎㅎ

하이드 2009-06-16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그래요. ㅎ
레오는 위처럼, 말로는 아래처럼 ㅎㅎㅎ

마노아 2009-06-16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리얼한 비교입니다!

어머 2009-06-16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잼있게 보고가요 ^^

무스탕 2009-06-16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님. 꼭 즈려밟아야 속이 풀리는군요. ㅎㅎ

비연 2009-06-1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하하! 그렇군요!

라주미힌 2009-06-17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있는 듯...

딸기 2009-06-18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무느무 공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