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온도차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간차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네 몸이 내 몸이고, 내 몸이 네 몸이다 싶을 때는, 내 생각이 네 생각이고, 네 생각이 내 생각이다.
이런 생각에 빠져 동시대를 살고 있다고, 살아온 역사가 다르고, 문화가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향하는 바는 같아도 경로가 다른 것 까지 어찌할 수는 없음을 안타까워 한다.
왜 그렇게 살아왔냐고 묻지만,
난 그렇게 살아왔다고 답한다.
그렇게 사는 건 아프지 않냐고 묻지만,
아픈 것을 모르고 살아왔다고 답한다.
이제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냐고 묻지만,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답한다.
뼈대를 받치고 있는 인대가 끊어질 때, 끊어질 것을 예상하였겠는가.
단지 현재를 살아가느라 끊어질 가능성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살 수는 없어서 보던 방향을 바라보고야 만다.
누구나 나약한 신체를 갖고 태어난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는 것이 나약한 인간임을 말하는 것이 아닌데
그렇게 살아왔다고, 그렇게 계속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다.
받기만 하고 주는 것이 어색한 관계가 되어버린 것이 잘못이다.
잘못이라 부르는 것이 죄악이 될 지언정, 난 그것을 인정할 수 없는 영원한 약자에 머물러 있다.
강해보이기만 했던 사람의 빈틈이 어지럽게 한다.
고통은 참는게 아니라 줄여야 하는 것이다.
서로가 안고 있는 고통을 줄여 나가는 방식만이 건강한 삶을 찾게 해 줄 것 같은데,
쉽지만은 않다.
이건 내가 알고 있는 두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한 사람에게는 아직도 전하지 못하였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서툰 언어를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