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거래 주로 하지만 찾아오는 손님이 더 반갑다

책사랑방(032-501-5011·인천시 부평구 부개동)은 문 연 지 채 2년이 안 된 새내기다. 주인 오한택(37)씨 역시 새내기다.

오씨는 개점 초 엄지와 검지 사이의 근육이 무척 아팠다. 눈도 침침하고 따끔따끔해서 눈을 감고 쉬어야 할 정도였다. 책먼지 때문에 가래도 많이 생기고 목도 아팠다. 적지만 사기도 당했다. 한두 권씩 세차례 책을 사간 아주머니가 어느 날 급히 4만5천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5만원을 선뜻 ‘빌려’주었다. 물론 그 이후 아주머니는 소식이 없다. 모두 수업료거니 한다.

손님은 하루 다섯 명 안팎이다. 오씨는 “월세 내고 책 사들이고, 손님과 탕수육도 시켜먹지 않느냐”며 느긋하다. 애초 온/오프 겸할 생각이었는데 자리가 외지고 2층이어서 온라인에 주력한다.

하루 50권 정도 올리고 20권 정도 나간다. 바쁠 때는 100권까지 올렸는데 요즘은 뜸한 편이다. 오전에 홈페이지(www.booksarang.com)에 올리고 오후 4시에 주문을 마감하고 5시께 발송한다. 스캔하고 이미지와 서지를 올리는 등 반복되는 일이라 따분하다. 인터넷 거래는 사람냄새가 없는 편이다.

찾아오는 손님이 무척 반갑다. 서울, 수원, 일산 등 외지 손님일 때가 많다. 밖에서 손전화를 받으면 피시방에서 기다리라고 부탁한다. 사용료는 대신 내주거나 책값에서 빼준다. 화내는 사람이 의외로 없단다.

온·오프를 겸하니 부작용이 있다. 책을 찾지 못해 주문에 응하지 못하는 때가 종종 있다는 것. 가나다, 또는 작가순으로 정리한 책이 손을 타 흐트러지면 우연히 눈에 띄지 않으면 용빼는 재주가 없다. 그래서 책꽂이에는 ‘보신 책은 꼭 제 자리에’란 메모가 붙어 있다.

쉬는 날도 없이 일하다가 요즘은 일요일은 쉰다. 평생 이 일을 하려면 잘 쉬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아이들과 밖에 나가 놀다가도 책방을 보면 직업병이 도진다. 새책방, 헌책방 가리지 않고 들어가 책을 산다. “책 사는 것도 중독이더라고요.”

어떤 손님이 책을 무지하게 많이 사기에 좋아라 했는데 알고보니 다른 데서도 똑같았다. 그런 손님은 읽기보다는 책장을 채우려는 목적이 크다. 눈길을 끄는 책은 있어도 또 사고, 남들한테 넘기기도 한다. 책꽂을 공간이 모자라면 솎아내고 또 채운다. 수집가가 훑고간 자리는 멀쩡한 책이 남아나지 않는다. ‘그 책방엔 변변한 책이 없더라’는 소문이 나면 나머지 책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인터넷에서는 그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파는 게 능사가 아님을 깨달았다는 오씨는 ‘양서’의 경우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올린다. 소수가 책을 독점하는 것을 막고 적더라도 꾸준한 매출을 위해서다.

어떤 책은 겉보기와 달리 내용이 부실하다면서, 어떤 책은 이미 주문이 들어온 것이라면서, 어떤 책은 읽지 못할 것 같지 않으냐면서 사지 말라고 권했다.

그는 책방을 1층으로 옮겨 손님을 대면하고 직원을 두는 게 꿈이다. 커피 끓이는데 쓰는 버너를 내년에는 산에 가서 쓰게 되기를 바라는 작은 꿈도 있다.

글·사진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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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8 23: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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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8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1-18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언론매체를 통해 줄곧 한국 사회의 경박함을 묵직하게 꾸중해온 영문학자 도정일 교수, 생물학의 근본원리를 동원해 인간사회의 지향을 제시하고자 애쓰는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교수.

그들이 얼굴을 맞댔다. 상상력 풍부한 인문학자와 문학적 소양을 갖춘 과학자의 조우는 단순히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만남’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왠지 부족한 듯한 가치 있는 도킹이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지식인이 10여차례 만나 나눈 대담과 4차례의 인터뷰를 정리해 엮은 이 책은 한국 사회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을 들려준다.

“신화적 상상력은 모순물을 서로 공존시키고, 이야기의 결론을 쉽게 내리지 않습니다. 이성과 상상력은 함께 할 수 있고 그 어떤 것도 포기해서는 안돼요. 모순돼 보이는 것이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세상, 이것이 내가 말하고 싶은 ‘두터운 세계’예요. 20세기 후반 인문학과 예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영감의 한 원천은 생물학입니다. 백악관 부시 팀은 생태학 강의를 좀 들어야겠어요.”(도정일)

“한국의 제도 안에서는 개인의 유전적 차이를 드러낼 수 있는 제도가 거의 없습니다. 생존의 게임 자체가 시험처럼 획일화된 기준으로 기획돼 있기 때문에 신분상승의 욕망이 왜곡된 형태로 드러나고 있지요. 생물학자가 보기에는 도덕이 인간에게 유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는 도덕적이기를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덕 유전자’를 상정해서 어떤 형태로든 그것이 더 잘 퍼지게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합니다.”(최재천)

기획의도처럼 “인문학적 사유가 자연과학을 깨우고, 과학적 보편성이 인문학을 자극하는” 시너지가 수시로 발견되는 것이다. 유전자와 문화, 복제와 윤리, 육체와 영혼, 신화와 과학, 암컷과 수컷, 종교와 진화 등 상반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서로 뗄 수 없는 지식인들의 화두가 DNA 나선구조처럼 얽히며 상승한다. 때로 논쟁과 맞장구를 거듭하는 두 지식인, 그 와중에 그들은 물론 독자도 ‘진화의 세례’를 받는다.

읽는 이는 책을 통해 무엇보다 생명공학, 생태학, 신화, 역사, 인류학, 정신분석학을 망라한 두 지식인의 지혜를 손쉽게 제공받을 수 있다. 의학의 발전이 인류에게 가져다줄 행복은 어디까지인지, 행복이란 얼마나 상대적인 것인지 등 우리의 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전망을 듣는 것도 흥미롭다.

 

 

 

 

마누엘 푸익(1932~1990)은 ‘거미여인의 키스’ ‘조그만 입술’ 등으로 꽤 알려진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다. 젊어서 영화를 공부해 시나리오를 썼지만 빛을 못 보고, 훗날 소설을 통해 영화를 ‘배후조종’한 이력으로 유명하다.

이번 소설은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해피투게더’에, 서사가 아닌 모티프로, 내용이 아닌 형식으로 개입한 작품으로, 그 제목이 먼저 알려진 작품이다.
“성(性)에 대한 금기에 저항하고, 모든 터부에 도전하고자 쓴다”던 그는, 전작들에서 성과 사랑에 대한 허구적 환상 혹은 육체적ㆍ성적 억압의 허울을 까발린 바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보다 근원적인 욕망의 문제를, 특유의 현란한 서사기법 변주와 추리 소설적 장치들로 긴박하게 파고 든다.

시계열을 무시한 서사 전개와 전화통화 인터뷰 해부보고서 등 전변하는 서술 방식은 왕자웨이 영화의 시퀀스 전환처럼 경쾌하고 집요하다.

또 신문기사 형식으로 군데군데 던져놓은 페론 군사정부하의 다기한 사건들, 소제목으로 서사를 이으며 그 내용은 맥락 불명의 시적 환상으로 버무린 실험적 서사전개로 작가는 독자의 쉬운 이해를 방해하며 의식 속으로 깊이 파고든다.

이 작품의 성적 묘사들이 지닌 ‘위험한 힘’(번역자 해설)은 발표(1973년)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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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1-18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자부텀 라주미힌님의 탐나는 모월 모일은 제목만 보고 안 볼라구요. 안그래도 보관함에 쌓인 책들이 그뜩하구마는.... ㅜ_ㅜ

라주미힌 2005-11-18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이 출판산업의 기둥이십니다 ^^
 




막바지 자막이 웃기네요 ㅋㅋㅋ.

 

(로딩하는데 시간이 좀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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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잦은 말 실수와 측근 비리,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국민들로부터 스스로 멀어져갔고, 여당은 이상론에 빠져 현실성과 추진력도 없이 즉흥적으로 대처해 지지자들을 실망시켰다.”

열린우리당 지지를 철회한 유권자들이 내린 진단이다. 우리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이 당 지지율 하락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키 위해 우리당 지지를 철회한 25~45세 남성 6명과 여성 7명을 대상으로 집단 심층토론을 벌여 작성한 결과다.

조사 결과 이들은 노대통령이 ‘대통령감’으로 부족하다는 실망감 때문에 당 지지를 철회했다고 답했다. 노대통령이 젊고 개혁적 이미지를 보여줘 서민정책을 기대했으나 잦은 말 실수와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변명, 신중하지 못한 처신, 경제보다 정치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당 지지도를 5점 만점으로 계산할 때 과거에는 4.2점이었지만, 지금은 1.9점에 그쳤다. 남성의 경우 과거 4.5점에서 현재 2.6점을 준 반면, 여성은 과거 3.9점에서 현재 1.4점을 줘 남성보다 여성의 지지 이탈이 심각했다.

우리당 지지를 철회한 이후 절반가량인 6명은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섰다. 한나라당은 경험과 연륜이 많고, 무모한 정책을 내걸지 않는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아직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는 4명, 민노당 지지는 2명, 민주당은 1명이었다. 보고서는 “‘정치는 경륜’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당을 이끌 핵심 인물로는 노대통령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근태 복지부 장관 등을 거론했지만, 이들도 구체적 리더십이 없다고 평가했다. 차기 대통령감으로 남성 유권자는 고건 전 총리,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를, 여성 유권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을 각각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우리당 지지도 회복책으로 ▲당을 대표하는 리더십 있는 인물의 출현 ▲단결력과 강한 추진력 ▲경제 문제 주력 ▲‘노무현 당’이라는 이미지 탈피를 주문했다.

한나라당은 ‘지역적 기반을 이용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남아있지만,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보수’의 이미지가 오히려 ‘안정’과 ‘연륜’이라는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김정선기자 kjs043@kyunghyang.com

 

 

-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선 6명
' 한나라당은 경험과 연륜이 많고, 무모한 정책을 내걸지 않는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이 사람들은 한나라당과 열린당의 동질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일 터...
정책이나 성향은 같으니까...
경험과 연륜의 차이만을 느낄 정도이니까..


-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4명, 

아마 선거 때만 되면 왔다갔다 하겠지.. 


- 민노당 지지는 2명

열린당이 개혁적인 정당이라고 속아 넘어간 케이스...
또는 스스로를 진보, 개혁을 지지한다고 착각하는 경우...  
선거 때만 되면 다시 열린당으로 돌아선다.


- 민주당은 1명

반 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사람.. 뭐 위에 있는 사람들하고도 중복되는 부분이겠지만..

 

대충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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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11-18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한나라당 정서가 민주당을 찍을 이유는 안 될 듯한데요^^

라주미힌 2005-11-1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ㅎㅎ. 민주당 찍을 이유 거의 없어진 것 같아 잘 모르겠네요.

2005-11-18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음독’ 여성농민 숨져지난 13일 쌀개방 반대 글을 적어놓고 제초제를 마셔 자살을 기도한 경북 성주 여성농민회 소속 오추옥씨(40)가 17일 대구가톨릭병원에서 끝내 숨졌다.

오씨는 장애인인 남편 이모씨(45)가 구미에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2000년 성주로 귀농해 참외농사를 지어왔으나 빚이 늘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빈소는 대구가톨릭병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9일 오전 11시 경북도청 앞에서 치러진다. 성주군여성농민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등은 21일 서울에서 쌀협상비준 반대 집회를 개최하기 전 오씨에 대한 추모식을 열기로 했다.

〈성주|최슬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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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1-18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