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기억력이 별로인지라 어린 시절의 일은 잘 기억을 못하는데, 어무니가 들려주신 이야기와 약간의 기억을 섞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재미 없더라도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셔요.


이건 어무이께 전해들은 이야기인데요, 갓난아가였을 때 보행기를 타고 집 옥상에서 노닐고 있었다고 합니다. 뭐 보행기가 움직여봐야 얼마나 움직이겠냐 싶었는지 어무니는 저만 홀랑 냅두고 잠시 자리를 비우셨답니다. 그리고 곧이어 들리는 요상한 소리. 그렇습니다. 전 무슨 힘이 그렇게 넘쳤는지 보행기를 움직이고 심지어는 보행기를 탄 채로 계단까지 굴렀다고 합니다. 어릴 때는 삼신할매가 보호해줘서 그랬을까요? 전 멍하나 안 들고 말짱히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무려 두 층이나 보행기를 타고 굴렀건만.

그 이후 무럭무럭자라서 동네 오빠의 머리를 깨놓기도 하고, 키보다 더 긴 각목을 들고 동네에서 가장 싫어하는 놈과 전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때 기부스를 한 친구가 그리 부러워보여서 그 날 이후로 철봉 가장 높은 데 바득바득 기어올라가 일부러 왼쪽팔(오른팔은 다치면 수업할 때 힘들다는 영악한 생각에)을 겨냥하고 뛰어 내렸습니다. 하지만 근 일주일을 떨어져도 뼈에 금도 안 가더군요. 그만큼 외상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습니다. 흑. 지금도 기부스나 입원은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초등학교 5학년때쯤에는 갑자기 무슨 춤바람이 불어서 친구들과 집에서 춤을 추며 놀기도 했습니다. 그래봐야 그 때 유행하던 룰라의 '날개잃은 천사'의 엉덩이 두드리는 춤 정도였지만요. 그런데 그렇게 춤을 추며 놀던 어느 날, 그만 미끌어지면서 엉덩이로 유리창을 깨먹었지 뭡니까. 아. 이런. 제 엉덩이는 기스하나 안 났건만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서 그 이후로 다시는 집에서 춤을 못 췄다는... -_ ㅠ

시간이 흘러 흘러, 중학교때는 좀 더 괴팍한 아이로 변질되었으니, 어느 날에는 머리가 길다고 교문에서 학주가 "이 길이까지 머리를 잘라와."라고 가위로 머리를 싹둑 잘라버렸지요. 하지만, 미용실에 가기도 귀찮기도 해서, 잘린 머리 상태로 일주일을 그냥 학교에 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어지간히 게으른 것 같다는 생각이... 그리고 중2 때 여름에 한참 아이들이 물풍선을 가지고 놀 때, 괜히 옆에 지나가다가 물풍선에 맞은 아이가 학주에게 혼나는 걸 보고 "걔는 물풍선가지고 안 놀았거든요"라고 학주에게 덤벼들기도 했습니다. 뭐 물풍선가지고 놀지도 않은 애가 혼나니 별로 친하지도 않은 애였음에도 불쌍해서 그런건데, 결과적으로는 학주와 대판 싸우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뭐 그래도 별로 문제아 취급은 받지 않았는데, (그러기엔 성적이 과하게 좋았습니다. 중학교 때 성적이 피크였더랬죠 -_-;;;) 문제는 약 반년 뒤. 그 학주가 담임이 된 게 아닙니까! 이..이런. 하지만, 다행히도 그 선생님은 저에 대해서 기억이 없으셨습니다. 안 그랬으면 밑에 마태님처럼 저도 그렇게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ㅜ_ㅜ (다행히 그 선생님은 지금도 종종 찾아뵙는 선생님입니다.^-^)

아. 써놓고보니 책은 글렀습니다. 글렀어요. 참가에 의의를 두고, 그냥 달밤에 제 유년의 추억을 꺼낸데에 의의를 가지렵니다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가시장미 2005-11-2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역시 우리학교 학생은 날때부터 드센거야? 그런거야? ^-^;;; 나의 어릴적 모습과 사뭇 비슷허이. ㅋㅋ

라주미힌 2005-11-20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S 자가 있을 것 같네욤.. ㅎㅎㅎ
날아보세욤...

날개 2005-11-2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브스가 부러워 철봉에서 뛰어내리다니.....으흐흐~

이매지 2005-11-2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언니 / 드셌다기보다는 힘이 넘쳤던 것 같아 ㅜ_ㅜ ㅋㅋ
라주미힌님 / 또 철봉에서 뛰어내려볼까요? ㅋㅋ
날개님 / 어린 마음에 진짜 부러웠다니까요. 이 얘기하면 다들 헛소리한다고 구박하는 ㅜ_ㅜ
 



baba yetu이고 아프리카 원주민중 하나의 언어로 "our Father"란 뜻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브리즈 2005-11-2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이 좋은데요. 편곡은 한스 짐머를 떠올리게 합니다.
가끔 들러 음악 들을게요. :)

라주미힌 2005-11-20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명4라는 게임에 나오는 음악이라서 자세한 사항은 모르겠네욤.. ㅎㅎ
정말로 한스 짐머일 수도.. ^^;
 

사람들은 아들 둘에 막내딸이라고 하면, 제가 고이 자란 양념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오빠만 둘이라는 건, 공주와 하늘땅만큼 차이가 난다는 거, 아시나요?
오빠들이 저지른 엽기사건 3가지만 읊어보겠습니다.

1. 내기 금물
여섯살 때 일입니다.
작은오빠와 큰오빠가 내기를 했습니다.
불개미는 사람을 무나 안 무나.
너무나 투철한 실험정신을 가진 두 사람은 불개미를 잔뜩 잡아 제 옷 안에 집어넣었고,
더 억울한 건 절대 엄마한테 이르면 안 된다고 으름장까지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날 밤 제가 펄펄 열이 나는 바람에 결국 오빠들의 만행은 발각되긴 했지요. 흑흑흑

2. 천리안 사건
초등학교 1학년 때 앞집 수정이와 제가 사이좋게 소꿉장난을 하고 있었지요.
큰오빠와 그 친구인 도형오빠가 슬그머니 다가왔습니다.
오빠들은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천리안을 만드는 약이 있다며 친구와 나를 열심히 꼬셨죠.
긴가민가 하면서도 결국은 오빠들의 반협박에 넘어가 눈을 감았고, 오빠들은 열심히 약을 발라줬습니다.
"으아아악"
나는 울며 불며 화장실에 가 세수를 하고, 친구는 비명을 지르며 방바닥을 굴러다니고.
그제서야 겁이 난 오빠들이 내 친구를 업어 앞집에 내려주고 도망쳤다지요.
덕분에 큰오빠는 어머니에게 흠씬 매질을 당하고 앞집에 가서 무릎꿇고 손들고 싹싹 빌었습니다.
대체 뭘 발랐냐구요?
호랑이 고약을 아시는지?
제 친구는 너무 늦게 씻어내는 바람에 다음날까지 눈도 제대로 못 떠
병원가서 정밀검사를 받는 등 저보다 좀 더 심하게 곤욕을 치뤘죠. -.-;;

3. 해부할 게 필요해!
초등학교 2학년 때라 생각됩니다.
당시 중학생이던 오빠가 생물시간 해부실습을 위해 '해부셋트'를 사게 되었습니다.
미리 연습한다며 개구리를 잡아 해부를 시도한 건 좋았으나 마취약을 너무 적게 쓴 겁니다.
내장이 드러난 채 펄떡 펄떡 뛰어다니는 개구리는 정말 끔찍했어요.
간신히 개구리를 도로 잡은 뒤 도저히 감당이 안 되어 앞마당에 생매장을 했지요.
그런데 놀란 가슴이 진정되기도 전에 오빠들은 새로운 해부감을 찾기 시작.
하지만 오빠들도 더 이상 생물 해부는 엄두를 못 내고 제 인형을 해부하기 시작한 겁니다.
마론인형 하나랑 못난이 인형 하나가 제가 가지고 있던 인형의 전부였는데,
그나마도 뇌수술, 심장수술, 사지수술로 모두 절단이 났고,
더 더 더 억울한 건 마론인형 뇌수술하다 해부칼이 부러져 새 해부셋트를 사야하게 된 큰오빠가
모든 죄를 저에게 뒤집어 씌운 겁니다.
어린 마음에 어찌나 억울하던지.
게다가 작은오빠는 내가(?) 해부한 인형이 꿈에 귀신되어 나올 거라고 하는 바람에
밤에 화장실도 못 가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지금도 생생합니다. ㅠ.ㅠ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돌이 2005-11-20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오빠가 둘이란건 이런 끔찍한 일도 있는거군요. 휴~~ 갑자기 부모님께 감사하게 되었어요. 저에게 오빠를 만들어주시지 않은걸....^^

chika 2005-11-20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가 태권도를 배우지 않았다면 그것도 다행이라 여겨주세요. 저는 한동안 연습상대로(태권도를 배우지 않는데도!), 네, 그것도 발차기 연습상대로 맞으며 살았던적도.... ;;;;

hnine 2005-11-20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들...너무해요...

mong 2005-11-20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들....이제는 잘해 주시죠? ^^
오빠없는 몽은 부러워 추천하고 가요~

호랑녀 2005-11-20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해리포터의 프레드와 조지 쌍둥이형제 수준이로군요.
울 오빠는 범생이였습니다.(집에서는!)
12살이나 어린 저랑 놀아준다고 태권도하다 제가 내지른 주먹에 코를 얻어맞아 일주일 동안이나 코피를 흘렸다죠 ^^

릴케 현상 2005-11-20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벤트 중이시군요...=3=3=3

라주미힌 2005-11-2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로 절 실험대상으로 ㅡ..ㅡ;;;;
준비물(이상한 화학재료) 줏어먹거나 바로 냄새를 맡고 그랬는뎅...

날개 2005-11-20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하하~ 조선인님 넘 불쌍해요..^^

▶◀소굼 2005-11-2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조선인님도 치카님도; 라주미힌님도;;

숨은아이 2005-11-20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들로 태어나지 않은 게 울 엄마 아빠한테는 불만이었을지 몰라도 제 여동생한테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네요. -.-

깍두기 2005-11-20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오빠들 귀엽습니다.

가시장미 2005-11-20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빠들은 너무해용!! 저도 저희 오빠 때문에 고생 많이 했는데.. 으흐흐흐
근데 그 독하다는 호랑이 고약을 눈에요? ㅠ_ㅠ 으메 생각만해도 따끔거려요 ㅋㅋ

조선인 2005-11-21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오빠가 있는 장점도 있답니다.
치카님, 그거에 일상다반사이고 사건이 아니니 안 썼죠. 큰오빠가 합기도를, 작은오빠가 권투를 했습니다. -.-;;
hnine님, 좋은 점도 있었어요. 자기들의 전용 장난감이니까 남이 손대는 꼴(?)은 둘 다 절대 못 봤지요. ㅎㅎ
몽님, 고3때는 오빠들이 저녁마다 마중을 왔지요. 덕분에 여고를 다니던 저, 무지하게 인기 좋았습니다. *^^*
호랑녀님, 제가 코피를 흘린 적은 많았습니다만. ㅎㅎ
자명한 산책님, 추천을 하셨다는 거죠? 그죠?
라주미힌님, 제 자신이 저지른 일도 좀 있죠. 건조제를 먹었다거나. 캡슐약을 분해해서 가루찍어먹기나.
날개님, 흑흑 정말 불쌍하게 여기는 거 맞아요?
소굼님, 여동생 있어요?
숨은아이님, 분명 다행이었을 거에요.
깍두기님, 지금 생각하면 천하무적 악동이었죠.
가시장미님, 님 얘기도 들려주세요.

릴케 현상 2005-11-21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지금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네요... 추운 날씨에 감기는 안 걸리셨는지... 이벤트 하신다니 잽싸게 달려왔습니다.^^;;

사실, 이 주제로 페이퍼 하나 적을 생각이었는데, 저랑 찌찌뽕~ 뜻이 통했어요...^^

유년의 기억... 지금도 그렇지만 전 정말로 평범, 보통 그 자체로 살고 싶은데, 주위에선 늘 명랑만화 같다고 부러움 반, 놀림 반 이야기 하곤 합니다. 그런 말을 듣게 된 데는 다 저의 지나온 삶(ㅡ.ㅜ)이 말해주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전 어릴 때 유치원 대신 미술학원을 다녔습니다. 미술학원에 저처럼 유치원마냥 온 아이들이 꽤 있었기에 반도 있었고, 그림도 그리면서 거의 놀다시피 했죠... 아마 9시 반까지 갔다가 2신가..마쳐서 집으로 돌아왔었더랬죠... 전 거기서 유명했습니다. 왜냐면 밥을 엄청 늦게 먹었거든요.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까지 밥을 먹기엔 모자람이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옆에 애들이 수업하는 동안에도 밥을 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입니다. 분명 똑같이 시작했는데, 어째서 저만 늦었던 걸까요... 먹다보면 어느새 친구들은 놀러가고, 저만 먹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선생님의 지도하에 애들이 들어와서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습니다. 저는 밥을 먹습니다...ㅡ.ㅜ

초등학교 입학식 때였습니다. 키가 96cm였던 저는 지각을 했습니다. 애들은 자기 반 선생님 앞에 줄을 다 서 있었습니다. 저는 늦었기에 맨 뒤에 섰습니다. 다른 반은 다 교실로 들어가는 데 우리 반만 안 들어가고 계속 선생님이 왔다갔다 하시는 겁니다. 도대체 왜 그러실까.. 아주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저를 발견하신 선생님~ "어머~! 이렇게 조그만 애가 맨 뒤에 있으니 못 봤지.. 그럼 다 왔군요.. 우리도 들어갑시다~" 한 학생이 안 왔다고 계속 기다리셨던 겁니다.ㅡ.ㅜ 제가 그렇게 작았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전 불의를 참지 못하는 혈기왕성한 어린이였습니다. 제 옆에 앉는 불한당이 제가 작다고 무시하고 때리고 괴롭히자, 전 맞짱을 뜨자고 했습니다. 그 남자애는... 불행히도 우리 반에서 손에 꼽히게 덩치가 큰 아이였죠.. 그 때 전 겨우 1m의 키를 넘은 정도였답니다... 방과 후 우리는 모래밭에서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아.. 물론 제가 일방적으로 맞았지요.. 저는 절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 나쁜 x는 팔꿈치로 제 등을 가격하고, 무릎으로 배를 걷어찼습니다. 그래도 저는 끝까지 덤볐습니다. 때리다가 그 애가 도망갔습니다. 제가 무섭답니다... 집에 울면서 갔지요... 엄마 엄청 열 받았습니다. 다음 날 부모님 호출 & 담임 선생님께 죽도록 그 애 혼났습니다. 전 승리의 미소를 지었지요.. 그 후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남자애들이 절 괴롭힌 적은 없습니다. ^^

초등학교 3학년 때 젤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꽈배기 공장을 했습니다. 전 매일같이 그 집에 갔더랬죠.. 거기서 먹는 갓 구워낸 꽈배기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양심이 있지, 결코 한 개 이상은 못 먹었습니다. 더 먹고 싶으면 돈을 내고 먹었지요.. 그렇게 아껴가며 먹던 어느 날, 제 친구가 제안을 했습니다. 제 친구집은 구조가 1층은 꽈배기를 구워 팔고, 2층엔 안방이 있었고, 다락으로 올라가면 제 친구 방이 있었습니다. 제 친구 방에서 쪽문을 열면 옥상이구요... 제 친구의 제안은 그 옥상에서 옆집 옥상으로 뛰어내리면 꽈배기를 공짜로 실컷 먹게 해 준다는 거였습니다. 친구가 4명인가 있었습니다. 다 같이 하나~ 둘~ 셋~을 외치고 뛰어내리기로 했지만, 뛰어내린 건 저 혼자였습니다..ㅡ.ㅜ 지금 생각하면 죽을 짓 한거죠... 그 때 저의 키가..1m 조금 넘었으니 (제 키가... 정말 안 컸답니다. 지금도 작아요..ㅠ.ㅠ) 그 조그만 것이 옥상에서 뛰어내리다니요..  제가 뛰어내린 그 집 형광등이 덜컥 떨어졌답니다...^^;; 물론 꽈배기를 실컷 먹었으니 뭐, 저야 밑지는 거 없지요.. 다친데도 없었거든요~^^

그 외에도 너무 많지만, 지루해 하실까 이만 접을까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리버리한 짓을 많이 하긴 하지만, 결코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랍니다... ㅜ.ㅜ 몇 달전에 세탁기 돌리면서 세제를 안 넣어서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고, 학교에서 유리문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서 박기도 하고, 돌계단에서 우스꽝스럽게 넘어져 왠 남자가 '발'로 받아주기도 하고... 아... 왠지 이야기 하다보니 제가 너무 처량합니다.

깊은 밤 편하게 주무세요...^^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주미힌 2005-11-2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서 작은요정이시구낭...
근데 송은이가 연상되요 ㅋㅋㅋㅋ
=3=3=3

날개 2005-11-2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 꼬마요정님.... 이건 너무 의외군요..^^;;;
이리도 혈기왕성하고, 과격하고, 용감하실 줄이야.......ㅎㅎ

꼬마요정 2005-11-20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흐흐흐.. 지금 제 키가 154 쯤이랍니다. 고3때 친구가 절더러 맨날 꼬마 꼬마 불렀더랬죠..^^ 송은이요? 앗... 발끈하여 사진올렸습니닷~!!^^;;

날개님~~ 네.. 다들 그러더라구요.. 입 열기 전에 가만히 있을 때는 정말 참한 줄 알았다구요.. 알면 알수록 푼수라는..ㅡ.ㅜ
 

 

 

 

 

라주미힌님, 이벤트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엽기적인 이야기는 아니구, 그냥 보편적인 이야기입니다.

----------- 


6학년 때 담임은 날 참 미워했다.

난 그걸 우리 엄마가 촌지를 안갖다바친 탓으로 생각한다.

우리 엄마는 도대체 왜 촌지를 안줬을까.

드렸는데, 워낙 큰손들이 많아서 엄마의 촌지가 송사리로 보였던 걸까.

어떤 학생이 괜히 미울 수도 물론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열두살짜리를 이유없이 미워한다는 게 난 이해가 안간다.


눈치가 빠르지도 않은 나도 나에 대한 담임의 증오를 느낄 수가 있었는데

첫 번째.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삼국지 얘기를 가끔씩 해주셨다.

한번은 애들이 공부하기가 싫었는지 삼국지 얘기를 해달라고 했다. 많은 애들이 아우성을 쳤다.

“해줘요오오오오!” “해주세요요요”

그런 혼란의 틈바구니에서 난 짝에게 이런 말을 했다.

“중국 이름은 이상해. 이름이 ‘비’가 뭐야.”

다른 애들에 비하면 크지도 않은 목소리였지만

선생님은 굳이 나를 나오라고 해서 벽에다 머리를 박고 서있으라 했다.

그 시간 내내 서있었다.

처음 받아보는 벌이라 수치스럽기 그지없었고, 다리가 떨렸다.


두 번째.

선생님이 내게 분필을 집어던졌을 때도 모욕감에 몸을 떨었지만

이건 정말 황당한 얘기다.

산수 시험을 보는데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애들이 다 혀를 내둘렀다.

공부를 무지 잘하던 여학생-지금은 친구의 부인이 된-이 “이거 다 맞추면 컴퓨터야!”라고 말했을 정도.

산수만 잘했던 난 서른세문제를 모두 다 맞춘 우리반 유일한 학생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전교에서도 다 맞춘 애는 두명밖에 없었다.

다 맞은 사람 일어나 보라고 하자 난 의기양양하게 일어났다.

선생의 얼굴이 굳어졌고

기상천외한 제안을 한다.

“문제가 서른세문제고 하나에 3점씩이니 총점은 99점이지 100점은 아니다.”

그러면서 선생은 칠판에다 다섯문제를 더 냈고

우리반 애들한테 그 문제를 풀게 했다. 1점을 위한 시험, 한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난 4개밖에 못맞췄고,

내 성적표에 기록된 산수 점수는 99점이었다.

그런 논리라면 왜 99.8이 아니냐고 따질만도 했지만

그때의 난 그리 똑똑한 애가 아니었다 (지금도 그렇다.)

만점 맞은 애가 내가 아니었다면 그 선생이 그랬을까?

그 선생이 그런 짓을 한 게 그 시험 한번이었던 걸로 보아

내가 미워서 그런 거라고 난 생각한다.


세 번째.

어떤 문제의 답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였다. 그때 난 “...돕는 자를...”이라고 썼는데, 그걸 틀리게 했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애들이 그랬고, 항의를 했다.

“‘자’란 말은 원래 ‘놈’이란 소리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놈을 돕는다는 게 말이 되냐?”

이건 물론 나를 겨냥한 건 아니지만, 그 선생이 얼마나 또라이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여간

그 인간은-갑자기 선생이라고 부르기가 싫어지네-거리 측정하는 걸 가르쳐 준 뒤 학교 운동장의 거리를 재보라고 했다.

다들 나가서 쟀고 측정치를 써냈다.

1등한 애한테는 짬뽕 한그릇을 주기로 했다.

가장 근사치를 맞춘 학생은 짬뽕을 먹었다.

그 당시 짬뽕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였는가.

부러워 죽었다.

그 다음에 선생은 건물 높이를 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거기서 난 1등을 했다.

우리학교 건물높이가 15.20m 였는데 내가 써낸 답은 15.19m 였다.

내가 일등을 하자 선생의 얼굴이 굳어졌다.

내게 짬뽕을 불러주는 대신

선생은 이런 제안을 했다.

“짬뽕 대신 비슷하게 맞춘 일곱명에게 노트를 한권씩 주겠다.”

왜 약속을 지키지 않냐고 따질만한 똑똑함이 내겐 없었다. 


난 담임한테서 이런 말도 들었다.

뭔가를 묻기에 대답을 했더니

“넌 목소리가 왜 그따위냐.”라고 했는데

그 뒤 난 한동안 말을 하기가 싫었다.

음악 시험을 보는데

노래제목은 까먹었지만 편의상 ‘떠나가는 배’라고 치면

“멀리 떠나”까지 하니까 담임이 “그만!” 하고 소리를 질렀고

내 음악 성적은 양이 나왔다.

그 선생이 얼마나 싫었는지

대학 가서 같은 이름을 가진 교수를 만났을 때

거부감이 팍팍 들었다.

어린 가슴에 상처를 준 그 선생

명문사립에 근무한다는 이유 하나로

잘먹고 잘살았겠지?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매지 2005-11-20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괴팍한 선생님이군요 -_ -;;;

꼬마요정 2005-11-20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헝... 정말 치사하네.. 그 사람 애에요?? 애도 아니고 가르치는 학생한테 그게 무슨 짓인지... 그러고보니 저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가 촌지를 안 줬다는 이유로 산수성적이 낮게 나왔죠..ㅡ.ㅜ

라주미힌 2005-11-20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노 게이지 200%. 우어 !!!

산사춘 2005-11-20 0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촌지 안준다고 엄청 당했더랬어요, 흑흑.

mong 2005-11-20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지금이라도 물어보고 싶어져요
ㅡ.ㅡ
저는 아마 막 따졌을텐데...순진한 마태님께 추천!

모1 2005-11-20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촌지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는데...공립이라서?? 받은 사람도 있겠지만..제가 둔한 것인지..아님 그저 평범해서 아무생각이 없는것인지....잘 모르겠네요. 그런데그 선생님 너무 하네요. 어떻게 선생님이 될 수 있었을까요? 그러고보면 전 전학와서 책표지를 안 쌌다는 이유로 선생님한테 뺨맞은 것이 잊혀지질 않아요. 지금도 왜 그런 이유로 뺨까지 때렸는지 모르겠어요.

호랑녀 2005-11-2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노골적으로 맞았어요. 1등했는데 엄마가 안 찾아온다고 내 손바닥을 때려서 퉁퉁 부었죠. 초등학교 2학년때요.
그래서요? 그 담부턴 그냥 1등을 안했어요. 못한 게 아니라구요 =3=3=3

플레져 2005-11-2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할 만한 사건 사고 수준이네요...
저두 6학년때 담임샘께 몹시 괴롭힘을 당했답니다. 문제는 '촌지' ㅠㅠ

비로그인 2005-11-20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당하기 그지없네요. 그러고보면 전 촌지와 관련된 일은 겪지 않은, 다소 운이 좋은 경우에 속하는지도 모르겠네요.

날개 2005-11-2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그런 선생님이 있대요! ㅡ.ㅡ 정말 화나네..

페일레스 2005-11-20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허... 그거 참 미친 者로군요. 가끔 생각하는 거지만 초중고 교사 뽑을 때는 정말 극한에 달하는 인성검사를 실시해야 된다니까요. 아니면 부임 후 10년은 무보수 근무라던가... -_-

가시장미 2005-11-20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렇게 똑똑하신 우리형을 어떤 선생님이 그렇게 구박했어요 +_+ (버럭!!!!)
형. 추천합니다. 우리 상부상조합시다. 으흐흐흐 속닥속닥

BRINY 2005-11-20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교무실 바닥에 다 큰 애들 무릎 꿇리게 하는 선생님, 애들 뺨 때려서 잇몸에서 피 나게 하는 선생님이 제 주위에 있어요. 아직도! 다른 선생님들이 애들 기초 교육 안 시켜서 본인들이 고생이다, 애들이 지금은 불만 있어도 나중에는 고맙게 여긴다, 이렇게 교육시켜서 아들딸 명문대 보냈다고 말씀하시는 예순 가까이 되신 그 선생님들. S대 지상주의자인 그 선생님들이 담임이셨으면 마태우스님은 총애받으셨을텐데, 안타깝네요.

moonnight 2005-11-21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납니다. ㅜㅜ 촌지 밝히는 또라이-_- 제 6학년 때 담임이랑 비슷하네요. 정말 설움많이 받으며 겨우 졸업했는데 중학교 들어가고 나서도 집까지 찾아와서 뭔가를 요구했던 정말 황당한 인간이었죠. 마태우스님은 학창시절 아무 걱정없이 보내셨을 거 같은데 그런 아픔이 있으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