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PD수첩〉만 바라보고 있을 건가?"
  [기자의 눈] '얀 헨드릭 쇤' 스캔들을 기억하라

 

2005-12-03 오후 2:27:36

  MBC 〈PD수첩〉 PD들의 기자회견장에서 영국 〈로이터〉의 한 기자가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사이언스〉는 세계적 과학 잡지인데 우리가 왜 신뢰가 '0'인 MBC를 믿어야 하는가?"
  
  사실 이런 의문은 〈PD수첩〉의 문제제기에 대해 온 국민이 비슷하게 갖는 의문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명색이 과학담당 기자라는 사람들이나 과학계에서까지 이런 의문이 제기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생뚱맞기까지 하다. 〈네이처〉나 〈사이언스〉의 논문 심사 과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라면 〈PD수첩〉의 문제제기가 어떤 번짓수에 서는지 그 의미를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언스〉와 〈PD수첩〉의 검증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은 불과 2개월밖에 안 되는 검증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아주 이례적인 경우일 뿐이다. 보통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하기 위해서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넘는 검증 과정을 거친다.
  
  이 검증 과정은 실험 방법에 대한 검증, 해석의 오류 가능성, 표절 가능성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 논문에 나오는 기본적인 데이터가 가공됐는지 여부는 그 긴 기간 동안의 검증 대상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데이터의 '진실성'은 과학 활동의 '기본'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국내 대학의 한 생명과학자는 "상상하기도 싫지만 연구자가 논문에 들어갈 기본적인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혹은 실험을 하지 않고 데이터를 가공으로 만들고자 마음 먹는다면 그것을 막을 방법은 아무 것도 없다"며 "이런 일은 과학자로서 '기본'을 벗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게재될 논문을 심사하는 전문가들도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사이언스〉에 처음부터 '가공·조작된' 데이터가 제공됐다면…
  
  이런 상황 속에서 현재 〈PD수첩〉은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연구의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PD수첩〉측이 원래의 시료를 독자적으로 검증한 결과는 황우석 교수가 〈사이언스〉에 제출한 'DNA 지문' 분석 결과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재검증'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황 교수 측은 지금도 계속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사이언스〉의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PD수첩〉의 재검증 요구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본질을 회피한 지적이다.
  
  〈프레시안〉도 몇 차례 보도했다시피, 국과수가 황 교수측의 비공식 의뢰를 받아 처리해줬다는 'DNA 지문' 분석은 시료에서 채취한 DNA만을 가지고 분석하기 때문에 이번 '진위 공방'을 해결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더구나 국과수조차 〈PD수첩〉이 얻은 결과가 '유의미하다'고 해석해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사이언스〉가 검증했다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사이언스〉에 애초에 조작됐거나 가공된 'DNA 지문' 분석 결과가 제공됐다면 〈사이언스〉가 심사 과정에서 이런 '기만행위'를 발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 헨드릭 쇤 스캔들' 기억해야
  
  만약 어떤 과학자가 데이터 자체를 조작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이를 막을 방법은 아무 것도 없다. 이와 관련해 가장 극적인 사례는 지난 2002년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 15개가 일괄 취소되는 것으로 막을 내린 '얀 헨드릭 쇤 스캔들'이다.
  
  미국 벨 연구소의 물리학자 얀 헨드릭 쇤 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분자 규모의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는 논문을 발표한다. 이 연구는 당시 각광을 받던 나노 기술의 미래를 가늠할 최첨단의 연구 성과로 학계의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30살이던 쇤 연구원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하지만 그의 업적이 출판된 후 세계 곳곳의 실험실에서 그의 연구를 재현하려고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년여에 걸쳐 재현이 안 되자 물리학계에서는 '쇤의 데이터가 수상하다'는 소문이 돌았고 쇤 연구원의 연구를 재현하려 했던 버클리 대학의 리디아 손 교수는 2002년 쇤 연구원이 발표한 상이한 조건에서 실시한 두 가지 실험의 그래프를 정밀 분석한 결과 정확히 같은 노이즈(그래프의 미세한 떨림)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벨 연구소는 제3의 전문가에게 의뢰해 쇤 연구원의 논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몇 개월 뒤 "최소한 16개의 부정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1가지 데이터가 여러 실험의 결과로 재사용됐으며 그래프 중 몇몇은 실제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가공한 것이었다.
  
  결국 〈네이처〉나 〈사이언스〉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손을 놓고 있다 각각 7개, 8개의 논문을 취소하는 '창피'를 당했다. 당시 쇤 연구원과 공동 저자로 올랐던 다른 동료 과학자들 역시 이런 '기만행위'를 전혀 알지 못했다. 한 과학자가 마음만 먹는다면 일정 기간 전 세계를 속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PD수첩〉이 아니라 과학계가 나서야 한다
  
  KAIST의 한 과학자는 이런 '기만행위'가 끊이지 않고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시간과 돈만 있으면 자신의 가설이 실험으로 재현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과학자는 데이터 조작과 같은 '기만행위'의 유혹에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남들이 걷지 않는 길을 처음 개척하는 과학자일수록 이런 유혹에 넘어갈 가능이 높다. 하지만 이런 유혹에 흔들리는 순간 과학자는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 박사의 뒤를 좇는 것이다.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는 과학계에서는 영원히 추방된다."
  
  실제로 모든 '기만행위'가 사실로 드러난 뒤에도 쇤 연구원은 계속 자신의 실험이 충분히 가능했으며 조만간 그의 가설이 사실로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가설은 입증되지 않고 있다. 그는 결국 2004년 6월 박사 학위까지 박탈당한 뒤 과학계에서 추방됐다. 현재까지는 이번 〈PD수첩〉의 문제제기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지, 아니면 황우석 교수의 '기만행위'가 드러나는 것으로 막을 내릴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확실한 것은 더 이상 '〈사이언스〉가 검증했는데 〈PD수첩〉이 나서는 게 말이 되느냐'는 얘기를 과학계와 언론이 반복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자와 관련된 의혹이 과학계의 '밖'에서 제기된 만큼 이제는 과학계가 움직여야 한다.
  
  만약 〈PD수첩〉에 의해 제기된 의혹이 과학자들의 개입이 없는 상황에서 사실로 확정될 경우 국내 과학계는 세기의 '기만행위'를 방조했다는 세계인의 조롱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계가 주도해 문제를 정리해감으로써 황 교수의 업적까지 사실로서 확정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과학계의 자신감을 한층 고양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는가.
  
  〈PD수첩〉과 황 교수 측이 신념과 윤리의 문제와 같이 검증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얼마든지 객관적 검증이 가능한 사실관계를 둘러싸고 벌이는 요령부득의 논란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소모적인 논란을 잠재우는 길은 과학자들이 본격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인 잣대로 한시 바삐 개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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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12-04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오신 글들 잘 봤습니다.
1) 세계 최초의 일이라는 황교수의 업적을 우리나라 과학계가 나서서 어떻게 검증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2) 논문으로 쓰기 전 모든 연구는 학회발표 과정을 필히 거칩니다. 수많은 과학자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거죠. 조작은 대개 그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3) 황교수의 논문이 네이쳐와 싸이언스에 실리면서 대대적인 찬사를 받지 않았더라면 윤리 문제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겠지요. 마찬가지로 논문에 대해 검증을 하라는 모욕적인 대접을 받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역사조작의 현장을 잡아낸 언론이 우리나라에는 없을까,라고 쓰셨더군요. 그건 잘 모르겠구요, 한가지는 우려됩니다. 앞으로 몸 바쳐서 열심히 연구할 사람이 없어질까봐서 말입니다. 뜨기만 하면 바로 의혹이 제기되고 검증 운운하는 마당에 누가 열심히 연구를 할까요...

라주미힌 2005-12-04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감사합니다 ^^

마태우스 2005-12-04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가시장미님 이벤트엣 잘 모르는 문제가 나올 때마다 님이 쓴 답을 베꼈습니다. 중2 때 이후로 최초로 커닝을 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나쁘다는 건 알았지만 답이 훤히 보이는데 자신을 억제할 수가 없었습니다. 으흐흐흫.ㄱ
 

MBC가 최종 판정을 의뢰한 곳-전남대 [조선일보 2005-12-03]
 
 MBC가 DNA검사 의뢰한 곳 - 중소기업 [조선일보 2005-12-03]

 

 

지방대, 중소기업...

역시 본질을 비껴가는 저 4차원의 정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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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2-03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방대 중에서도 전남대......^^

딸기 2005-12-03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친놈들.

깍두기 2005-12-03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박해, 천박해.
(개그 콘서트 버전)

비로그인 2005-12-04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는 참 다양한 족속들이 사는 것 같아요...;;;
 

MBC PD수첩이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유전자 불일치 판정을 구두로 통보받았다"는 보도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국과수 "PD수첩에 구두통보 한적 없다" 보도 전면 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면수 유전자정보과장은 3일 오후 CBS와의 전화 통화에서 'PD수첩에게 구두로 유전자 불일치 통보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자신은 PD수첩측에 아무런 얘기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PD수첩이 공식 공문을 받기에 앞서 구두로 불일치 통보를 받았다"는 보도내용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다.

한 과장은 또, 다른 사람을 통해 통보를 받았을 수도 있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사람이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고, 검사결과에 대해서는 5일 오후 3시 이후에 PD수첩 측에 공식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 과장은 "PD수첩측에서 전화를 걸어와 '(DNA 불일치)구두통보 보도 부분에 대해서 자신들은 아는 바 없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황교수팀 역공시작, "PD수첩 검증결과 과학적으로 인정못해"

이와 함께 황우석 교수팀도 사이언스에 실린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PD수첩 주장에 대해 "PD수첩의 검증 결과 자체를 과학적으로 인정할수 없다"며 강공을 퍼붓고 나섰다.

줄기세포 진위 논쟁에 대해 침묵하던 황우석 교수팀이 드디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황 교수팀의 핵심 연구원인 강성근 교수는 "PD수첩팀이 했다는 DNA 검사결과를 이용한 평가는 받아들일수 없는 오류투성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먼저 이런 지적의 근거로 PD수첩팀에 제공한 영양세포 5개에 대한 유전자 검사결과가 모두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PD수첩팀에 준 영양세포 5개는 모두 같은 쥐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 결과가 모두 같아야 하는데 PD수첩팀이 보낸 결과는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실험 자체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

실험자체 '오류 투성이' 반박

강 교수는 "실제 실험에서 영양세포는 사람세포를 사용하지만 이번은 검사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쥐의 세포를 제공했다"고 설명하면서 PD수첩팀이 문제를 삼고 있는 2번 줄기세포에 대한 DNA 검사에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강 교수는 "3번의 검사에서 단 한차례만 불일치로 나왔고 두번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한번의 결과만 인용해 불일치로 판정하는 것은 실험의 기본 원리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과학으로 인정받으려면 같은 대상을 같은 조건에서 실험했을 때 똑같은 결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침묵하던 황 우석 교수팀이 이렇게 현안에 대해 직접 공박을 하고 나섬에 따라 줄기세포 진위 논쟁은 다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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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12-03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걸 개판이라고 한다...
 
 전출처 : 마태우스 > 이건 오버라고 본다

저 이 책 읽었어요!

 

 

 

피디수첩이 황박사의 윤리 문제를 제기했을 때, 피디수첩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황박사의 업적은 인정한다. 다만 짐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난 그런 선의만큼은 얼마든지 인정할 수 있었다. 때문에 황박사의 팬카페 회장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황박사의 업적이 사기라는 전제하에서 취재를 시작한 것”이라는 말을 했을 때, 오버라고 일축해 버렸다. 하지만 후속보도의 내용을 접하고 나니 오버하는 것은 오히려 피디수첩이라는 걸 깨달았다. 윤리 문제는 언론사로서는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얘기지만, 논문에 실린 내용의 검증은 아무리 전문가 집단에 의뢰를 한다고 해도, 언론사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넓게 보아 과학계에 몸담고 있는 나같은 사람으로서는 네이쳐(싸이언스도 포함해서) 같은 잡지에 실린 논문이 조작된 것이라는 생각을 감히 할 수가 없다. 네이쳐가 아니라 웬만한 국내 잡지라 하더라도 실험결과를 조작해서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연구라는 것은 혼자 이루어지는 법이 없으며, 연구자에게 있어 결과의 조작은 곧 그의 죽음을 뜻한다.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거기 관여된 사람들은 모두 과학계에서 영원히 추방된다. 때문에 황박사의 연구에 관여된 그 모든 사람들이 조작 사실을 은폐했다는 건 도무지 말이 안되는 소리다. 또한 황박사가 그런 정도의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 훨씬 전에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다.


아무리 시시한 잡지라 해도 논문이 투고되면 몇 명의 전문가가 검증을 한다. 하물며 논문 게재율 (투고된 논문 중 채택되는 비율)이 5%도 안되는 네이쳐에 논문을 싣기 위해서는 몇 달에 걸쳐서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네이쳐는 우리같은 중진국에게 관대하지 못하다. 책에 썼던 얘기를 다시 해보자. 우리 학계의 H 교수가 분류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일을 해낸 적이 있다. 그는 네이쳐에 투고를 했지만, 거기서는 차일피일 시간을 끌면서 게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알고보니 심사위원 중 한명이 비슷한 일을 하는 독일의 연구팀에게 “이러이러한 일을 한국 애가 했다. 니가 어서 그 일을 끝내고 논문을 써라.”고 한 것이었다. 다행히 그 일이 잘 안되어 H교수는 네이쳐에 논문을 실을 수 있었는데, 이런 일은 결코 드문 게 아닌,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황박사의 업적이 네이쳐에 실렸다. 무슨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일까. 수백, 수천번의 실패를 거듭하며 만들어낸 성과를 우리나라의 누가,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 과학자에게 “니 논문을 검증해보자.”고 말하는 것만도 참을 수 없는 모욕이다. 대단한 연구를 해본 적이 한번도 없는 나같은 사람도 그런 요구를 받으면 발끈할 거다. 뉴스를 들으니 피디수첩은 복제소에 대해서도 검증을 하자고 했단다. 과학계에 종사하는 내 한계일 수 있지만, 그 뉴스를 듣고나니 “얘네들이 단체로 돌았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피디수첩은 그간 우리 사회에 기여할 소중한 일들을 많이 했다. 황박사의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 것 역시 그 안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전공을 벗어난 분야에까지 카메라를 들이대다가 그간 쌓아둔 명성과 신뢰가 하루아침에 무너질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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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불일치, 1개 판독 불가"…MBC, 복제소도 분석 시도

MBC ‘PD수첩’으로부터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DNA 지문 분석에 대한 판독을 의뢰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1개 줄기세포(2번)는 불일치, 1개 줄기세포(4번)는 판독 불가라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는 PD수첩팀이 얻은 결과와 같은 것이다. 국과수는 이 같은 판독 결과를 5일 공문으로 MBC에 보낼 예정이다.

PD수첩 제작진은 이날 MBC경영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DNA 검사 결과에 대해 법의학자 2명에게 판독을 요청한 결과 2번 줄기세포는 2명 다 환자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정했고, 4번의 경우 1명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정했지만 다른 1명은 판정이 힘들다고 했다”고 밝혔다.

PD수첩의 최승호 책임PD와 한학수 PD는 서울대의대 법의학교실과 민간업체인 아이디진에 5개 줄기세포와 5개 체세포의 DNA를 분석한 결과 2, 4번 줄기세포만 DNA 결과를 얻었고, 이 결과를 황 교수의 논문 DNA와 비교하기 위해 법의학자 2명에게 보낸 결과 이같은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PD수첩팀은 “DNA 검사가 100% 확실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면서 “그래서 황 교수팀이 애초 합의했던 재검증에 나서는 것만이 국민을 덜 혼란시키는 길” 이라고 말했다.

한편 SBS는 이날 밤 종합뉴스에서 “MBC PD수첩팀이 1999년 황 교수가 복제한 소 영롱이에 대해 체세포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 시료를 받아 분석을 시도했으나 DNA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KBS TV도 PD수첩팀이 현재 영롱이에 대한 의혹을 품고 추적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황 교수는 KBS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줄기세포 연구는 목숨을 걸고 진실이다. 곧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황 교수가 이메일을 보내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 사퇴 재고를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고 2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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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12-03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문제가 많은 것일테지...
성과를 위해서는 지원이 필요하고,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성과를 내야 하니까..
좀 더 황교수팀이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