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제공 연구원은 괴로워했다”

[김창석의 도전인터뷰]

황우석 교수 자문변호사 지냈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김형태 변호사
“〈PD수첩〉방영 포기한 문화방송의 의사결정은 더 이상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

▣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김형태(50·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들을 변호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북한 노동당에 입당했다”는 폭탄선언으로 한순간에 ‘빨갱이’에 ‘거물간첩’으로 몰린 송두율 교수 사건을 맡아 지난해 7월 2심 재판에서 사실상의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2003년 2월에는 ‘치과의사 모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기소된 뒤 1·2·3심을 오가며 사형과 무죄 선고를 번갈아 받았던 이도행씨 사건을 맡아 사건 발생 8년 만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아냈다. 세상 사람 모두가 ‘예스’라고 몰아칠 때 단호히 ‘노’라고 말하며 버틸 수 있는 배짱을 그는 가졌다.

그는 황우석 교수 사태와 관련해 〈PD수첩〉이 ‘공공의 적’이 돼버린 지금 상황에 대해 ‘노’라고 말한다. 12월9일 오후 취재팀과 만난 그는 “취재 과정이나 국익 등 곁가지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현재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본질인 환자 체세포에서 줄기세포가 만들어졌는지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재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문화방송도 지금까지 취재된 내용을 하루빨리 보도해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PD수첩〉이 확보하고 있는 취재 내용과 관련해 그는 “〈PD수첩〉이 난자를 제공한 여성 연구원 가운데 한 명이 난자 제공과 관련해 직무 관련성을 직접 언급한 내용의 글도 물증으로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 글은 2003년 작성된 것”이라며 처음으로 이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다른 취재 내용들이 방송될 경우 새로운 국면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국민적 관심사를 방송하지 못하도록 결정해 결국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는 문화방송의 의사결정은 더 이상 언론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문화방송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누구도 줄기세포-체세포 비교하지 않아

황 교수와 〈PD수첩〉 사이의 줄기세포 1차 검증 협상과정에 참여했던 사실이 밝혀져 일부 언론에서는 문화방송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를 맡고 있는 김 변호사가 검증과정에 참여한 것이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


△ 황교수 쪽과 문화방송 〈PD수첩〉쪽의 입장을 가장 가까이서 동시에 이해해온 김 변호사. 그는 '검증'과 '취재내용 공개'만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윤운식 기자)

= 문화방송 쪽의 편을 들었다는 얘기는 완전히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황우석 교수나 안규리 교수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관계였다. 안 교수는 치과의사 모녀 살해사건 당시부터 알았고, 황 교수도 나와 가끔 식사를 할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었다. 황 교수 연구를 돕는 정부 출연기관인 바이오장기사업단에 내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은 황 교수와의 관계 때문이다. 이 기관은 4개 정부부처가 관여하고 있다. 황 교수와 안 교수 쪽에서 여러 번 자문을 요청해왔다. 법률 방어와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공동검증을 위한 계약서 작성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1차 검증의 전 과정은 지켜봤다.(이와 관련해 〈PD수첩〉 취재일지를 보면, 안 교수 쪽 제안으로 김 변호사의 참여가 이뤄졌다고 돼 있다. 즉, 11월7일에서 11일께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 쪽에서 검증과정을 감시하고 양쪽 이견을 조정할 재판관격 인물로 명망 있는 변호사를 지정하자 이 이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1차 검증 결과 이후 2차 검증이 합의됐다가 번복된 이유는 무엇인가.

= 11월17일 1차 검증 결과가 나와서 양쪽이 만나 의논한 뒤에 재검증에 합의했다. 서울대 법의학팀 참석과 외국의 저명 법의학팀의 참여까지도 제안했지만 날짜가 계속 지나가는 상황에서, 황 교수 본인이 대리인을 보내겠다고 연락해왔다. 11월28일 황 교수의 대리인으로 나온 윤아무개씨와 〈PD수첩〉팀 관계자 등과 만났을 때 윤씨가 재검증 수용 불가 입장을 전달했다.

〈PD수첩〉이 준비한 방송 내용을 공개하면 의혹이 상당 부분 해소된다고 보나.

= 그렇다. 〈PD수첩〉팀이 방송하지 못한 부분을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논문 제출 과정에서 섀튼 교수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장 등 공동연구자, 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 등 그 누구도 줄기세포를 가지고 직접 체세포와 비교한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사이언스>도 보내온 사진과 데이터만을 봤을 뿐이고 줄기세포를 가지고 체세포와 비교해보지는 못했다. 직접 줄기세포로 체세포와 비교하고 사진 찍은 사람은 미즈메디병원 김아무개 연구원과 서울대 수의대 몇몇 교수들뿐이다. 줄기세포 실물 문제는 특허등록 문제와도 관련돼 있다. 줄기세포 11개는 엄청난 재산가치가 있기 때문에 국익을 위해서라도 외국의 다른 연구자들이 선점하지 못하게 특허등록을 해야 하는데 황 교수 쪽에서는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줄기세포 실물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의문점이다. 또 사진을 찍은 연구원 김씨는 〈PD수첩〉팀 취재 과정에서 ‘황 교수의 지시를 받고 사진 2장을 10장으로 불렸다. 해선 안 되는 일을 해서 부담을 느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런 내용은〈사이언스〉 출판 논문에서 사진이 중복됨으로써 부합하는 내용으로 밝혀졌다. 1차 검증에서 2·4번 줄기세포가 논문 및 환자 체세포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의문이다. 이외에도 몇 가지 중요한 내용들이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난자 제공, 직무관련성 명백히 언급

황 교수 쪽에서는 다음 논문 발표를 통해서 이 논란을 잠재운다는 계획인데.


△ 〈PD수첩〉의 취재내용에는 의혹에 대한 황 교수의 답변이 포함돼 있다. 황 교수가 11월24일 열린 난자 제공 해명 기자회견 중간에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 한겨레 이정아 기자)

= 재검증이 어렵지는 않다. 과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만들어졌는지는 연구실에서 무한정 자라고 있는 줄기세포를 조금만 떼어내 환자 체세포와 비교해보면 금방 결론을 낼 수 있다.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방법도 복잡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학자적 자존심을 내세우기에는 너무 큰 문제가 돼버렸다. 다른 나라 대학에서 검증을 공언한 마당이 아닌가.

연구원 김씨에 대한 〈PD수첩〉의 취재는 취재윤리와 관련해 문제가 있었고 문화방송 쪽에서 이 점은 이미 시인하고 사과한 상태다. 이후 김씨가 〈YTN〉의 취재 과정에서는 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는가.

= 〈PD수첩〉에서 취재한 영상을 꼼꼼히 보면 김씨가 취재진한테 협박을 받는 상황에서 진술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취재진에게 담배를 권하고, 답변을 하면서 장소를 이동하기도 한다. 그리고 진술 말미에는 나는 이제 끝났다는 식으로 괴로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이 취재 내용을 국내에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만난 황 교수도 인터뷰에서 이말 했다 저말 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런 부분들이 모두 공개돼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풍부해진다.

〈PD수첩〉팀이 취재를 해놓고도 공개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더 있다는 얘기인가.

= 난자 제공과 관련한 윤리 문제만 해도 그렇다. 난자를 제공한 한 연구원이 2003년 쓴 글이 있다. 이 내용이 공개되면 윤리 문제가 다시 한 번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 글을 쓸 당시에는 이런 논란이 전혀 없었으니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었을 것이다. 여성 연구원은 글에서 난자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한탄한다. 난자라고 하지만 생명으로 볼 수도 있는 존재인데 너무 괴롭다, 그렇지만 연구원 일을 계속하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외국으로 연수를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 직무 관련성이 명백히 언급되는 셈이다. 〈PD수첩〉 쪽에서 물증으로 확보했지만, 방송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공개되면 국제적인 윤리 기준으로 거론되는 헬싱키 선언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사실 〈PD수첩〉 쪽에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공개하고 나섰더라면 이렇게 일이 꼬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황 교수 쪽과 대화를 계속하면서 방송 시점 등을 상의하다가 계속 늦춰졌고, 그런 와중에 〈YTN〉의 보도가 나온 것이다.

〈PD수첩〉팀의 취재 내용이 다양하다면 방송을 하지 못하도록 한 이유가 무엇인가.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문화방송 경영진의 결정이 아닌가.

= 문화방송의 방송 중단 결정은 무책임한 것이다. 자신들이 문제를 제기해놓고 정보는 자기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핵심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국민들이 난리를 치니까 정보를 사장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문화방송이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프로그램을 없앤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작정 국민들에게 뭐라고 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나온 정보로는 국민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고 본다.

서울대의 소장학자들이 서울대 총장에게 황 교수 논문의 자체 검증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 제대로 된 흐름이라고 본다. 사실 이제는 공이 과학계로 넘어가고 있다. 원래는 과학계에서 검증돼야 하는 게 원칙이다. 언론에서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에 지금 이런 상황까지 왔지만, 이제부터는 과학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만약 과학계가 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신뢰가 땅에 떨어질 수 있다. ‘언론이 뭘 안다고 감히 검증한다고 나서느냐’는 비난을 하기 전에 직접 나서야 한다.


△ 김형태 변호사는 이번 사태가 자칫 냉소주의나 허무주의로 마무리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사진/ 윤운식 기자)

나중에 황 교수 위로할 사람은 나

황 교수를 지금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나.

= 기자회견 날에도 단둘이 만나 얘기했고 그 뒤에도 가끔씩 조언을 했다. 어쨌든 지금 제일 괴로운 것은 황 교수일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나의 이런 입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얘기하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당신들이 나를 욕하지만 결국 나중에 황 교수를 위로해줄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어쨌든 훌륭한 업적이 있는 인물이다. 황 교수도 적당한 시점에서 적절한 발언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우리 사회가 냉소주의나 허무주의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뭘 느꼈나. 아니면 우리 사회가 이번 사태로 뭘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나.

= 고전적인 의미에서 언론의 자유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인데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권력 대신 ‘인터넷 여론’ ‘국익’ 등이 언론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언론은 그런 것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 언론의 원래 기능인 ‘감시’가 중간에 포기되는 상황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다른 얘기’를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에 놀랐다. 축구 같은 스포츠에서는 ‘대한민국~’을 외쳐도 좋지만 이 문제는 그것과는 성격이 좀 다르지 않나. 이성적인 비판에 대해 집단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황 교수 연구의 진위보다도 사회적으로는 그게 더 큰 문제인지 모른다. 국가와 정부의 책임도 크다. 정부도 상당 부분 알고 있으면서 정권의 단기적인 이해관계를 더 중요한 변수로 생각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http://h21.hani.co.kr/section-021118000/2005/12/0211180002005121405890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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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귓가에 맴도는 모기소리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이리저리 손짓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는 볼에 앉은 모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따귀를 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윙윙 소리가 공중에 둥둥 떠다니게 할 수 있는 자명종은 모기소리를 싫어하는 직장인 들의 아침
자명종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다.

사용 설명서에는. "인간은 파리나 모기와 같은 소리를 들으면본능적으로 경계심이 일어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각성 할 수 있다", 라고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신경이 예민한 자에겐 상당히 기분나쁜 아침이 될 수 있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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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12-1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이런...정말 기발하군요.^^

날개 2005-12-14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금세 적응해 버릴지도..흐흐~

라주미힌 2005-12-14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모기소리는 정말 ... 이불을 뒤집어 써도 들리잖아요.. 애앵~!!!
 

알라딘 마을지기
안녕하세요. kelly님. ^^
앞선 댓글에서도 여러차례 말씀드렸지만, 2006년에는 헌책방을 열 계획입니다. 고객님들이 갖고 계신 도서/음반/DVD를 개인간에 사고팔수 있는 작은 옥션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해서 아예 기증하실 의향이 있는 도서를 알라딘에서 취합해서 고아원이나 작은 농어촌 학교에 기증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있습니다.
그런 서비스가 구현되어 마음껏 절판된 책도 보고, 책 판 돈도 받고, 기증도 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네요. ^^ 좋은 의견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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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돌바람 > NO NO WTO

홍콩의 반세계화 시위, 한국 농민들이 주도

"전세계 농민들, '칸쿤의 이경해' 못 잊는다"

 

 세계무역기구(WTO)의 홍콩 각료회의 개막일에 한국의 농민 등 시위대의 기세는 대단했다.
  
  13일 오전 빅토리아 공원에 모인 1500명의 한국 민중투쟁단은 일본, 브라질, 인도, 필리핀 등 각국에서 모인 1000여 명의 시위대와 함께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다운 다운 더블유티오(Down Down WTO)", "꽁 이 싸이 무(WTO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 세계화 시위를 벌였다.
  
  한국 대표단이 시위 주도…사물놀이로 분위기 달궈
  
  이날 한국 시위대는 빅토리아 공원의 한켠에서 '이경해 열사 추모식'을 갖고 '농민가',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부르면서 꽹과리, 북, 장구 등을 들고 사물놀이를 벌여 분위기를 달궜고,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 대표단은 각기 자국의 언어로 개사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소속 농민들이 WTO를 상징하는 상여를 메고 집회장에 입장해 눈길을 끌었으며, 전농 전북도연맹은 시위대 전원이 장구를 마련해 와서 쳐대기도 했다.
  
  정광훈 단장은 "전세계 민중이 주도하는 반세계화 운동은 특히 한국의 농민과 노동자들이 이끌고 있다. 한국이 앞장서서 꿈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금순 전여농 회장도 "현재 많은 농민들이 죽고 있지만 죽어야 할 것은 농민이 아니라 WTO"라며 "자본이 아닌 희망을 세계화하자"고 주장했다.
  

WTO 홍콩 각료회의 첫날인 13일, 오전 10시부터 한국민중투쟁단은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쳤다. ⓒ프레시안
한국참가단이 장구를 치며 행진하고 있다. ⓒ프레시안
일본의 참가단. 에리코 우메다(eriko umeda)씨는 "일본 정부는 보조금을 계속 줄이며, 농지와 농민, 생산량 모두 줄이려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소농들의 땅이 다국적 기업에게 계속 넘어가고 있고, 이들이 대량생산하는 곡물은 안전성에 있어서 저급해 이에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이날 각국의 시위 행진에는 유난히 '관'이나 '죽음'을 표현하는 상징물이 많았다(좌), 한 시위 참가자가 WTO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우). ⓒ프레시안

  "이경해의 희생은 전세계 농민을 위한 것"
  
  이어 세계적인 농민단체인 비아캄페시나의 각국 대표들도 차례로 단상에 올랐다. 태국 대표단은 "발언하기 전에 우리의 동지이자 영웅인 이경해 열사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의 희생은 한국 농민의 것만이 아니라 전세계 농민을 위한 것"이라고 추모하기도 했다.
  
  또 브라질 대표단은 "지난 10년 사이에 브라질에서는 100만 농가가 길바닥으로 내몰렸다"며 "자유시장은 전혀 자유롭지 않다. 다국적 농업의 통제 하에 신음하는 전세계 농민들이 저항해서 직접 식량주권과 토지개혁에 대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를 구경하며 휴대폰 카메라로 행진을 촬영하는 홍콩 시민들(좌), 도로 주변에 배치된 홍콩 경찰은 시위대에 대한 특별한 제지 없이 시민들과 섞여 행진을 구경했다(우).ⓒ프레시안
물에 뛰어들어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국 농민들. 이들은 물에 들어가 벌벌 떨면서도 계속 "No WTO!"를 외쳤다. ⓒ프레시안
경찰과 밀고 당기기를 하던 한국의 한 시위참가자가 홍콩경찰이 쏜 최루액을 맞고 고통스러워하자 다른 참가자가 다가와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고 있다. ⓒ프레시안

  오후 1시 40분경부터 빅토리아 공원에서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는 각료회의장인 컨벤셔센터 옆 완짜이 항구까지 2시간에 걸쳐 행진을 벌였으며, 행진 중 폴리스 라인 옆에 배치된 홍콩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한편 한국 농민은 130여 명이 형광생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들어 해상시위를 벌여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물에 들어갔던 한 농민이 저체온증으로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완짜이 항구에서 회담장 주변을 봉쇄한 경찰과 경미한 밀고당기기를 하던 한국 시위대 중 몇몇은 홍콩 경찰이 쏜 최루액을 맞고 쓰러지기도 했다.
  
비아캄페시나 온두라스 대표 "한국 농민들에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다"
  
  전세계 2억 명의 농민 회원을 가진 '비아캄페시나'의 온두라스 대표인 라파엘 알레그리아(Rafael Alegria) 씨를 만났다. 그는 "농민의 상황은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의 농민까지 모두 똑같다"며 "그게 우리가 여기에서 단결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프레시안 : 그러나 유럽 정부는 자국의 농민들에게 엄청난 양의 보조금을 주지 않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농민들의 상황이 다를 것 같은데?
  
 
'비아캄페시나'의 온두라스 대표인 라파엘 알레그리아(Rafael Alegria)씨는 "농민들이 처한 상황은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의 농민까지 모두 똑같다. 그게 우리가 여기와서 단결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프레시안  

  알레그리아 : 그렇지 않다. 유럽 농민의 20%만이 정부보조금을 받는다. 수출을 하는 큰 규모의 산업농 외에 80%의 소농들은 굉장히 힘들다. 지금 세계에서는 어느 대륙을 막론하고 두 가지 농업시스템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하나는 지속가능한 친환경적인 농업으로 건강한 음식을 생산하는 소농에 기반한 시스템이다. 이들의 주된 목적은 그들의 가족들이 먹을 식량을 재배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지역 차원의 잉여, 아무리 넓어봤자 국가 차원의 생산을 한다.
  
  다른 하나는 상업적 수출을 위해 대규모로 생산되는 기업적 농업이다. 이들은 경쟁과 효율을 제일로 생각하고 경쟁적으로 땅과 환경을 오염시킨다. 이 시스템을 WTO가 지지하고 있으며 WTO는 네슬레, 맥도날도, 몬산토 같은 큰 회사들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WTO에 반대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기업적이고 산업적인 영농이 지금 전세계에서 훨씬 우세하지 않나?
  알레그리아 :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 나는 지금 첫 번째와 두 번째 시스템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음식과 음식에 대한 생산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 즉 인권이라고 생각한다. 음식은 상품이 아니고 시장의 문제가 아니다. 식량에 관한 시장은 규율되고 조정되어야 한다.
  
  프레시안 : 한국 농민들은 한국 정부가 자국의 농업과 농민을 보호할 의지가 없다고 비난한다. 온두라스의 경우는 어떠한가?
  
  알레그리아 : (웃으며) 한국과 똑같다. 온두라스 정부는 '자유무역을 하고 시장을 개방해야 IMF와 세계은행에 지고 있는 빚을 갚을 수 있고 우리가 잘 살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국가가 자국의 농업정책을 정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또 농민들은 공정한 가격을 요구한다. 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게 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가격 말이다.
  
  프레시안 : 홍콩 회의가 지난 칸쿤 회의처럼 실패할 거라고 보는가?
  알레그리아 : 실패(fail)라는 단어는 적절치 않다. 농업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서비스 협상이나 비농업 분야에서 특히 유럽과 미국이 아주 작은 합의라도 하게 된다면 문제가 크다.
  
  프레시안 : 당신이 생각하는 정당한 농업정책이란 무엇인가?
  알레그리아 : 농민들에게 토지와 물(관개용수)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우선이다. 두번째는 농부에 대해서나 소비자에 대해서나 농산물의 정당한 가격을 보장하는 것이다. 세번재는 농민들이 사채 부담으로 고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보증하는 융자(loan)를 제공하는 것이다. 더불어 소비자들이 '정크푸드에 대한 거부의식'을 확실하게 가졌으면 좋겠다.
  
  프레시안 : 더 하고 싶은 말은?
  알레그리아 : 나는 한국 농민들에게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다. 칸쿤에서 있었던 이경해 씨의 자결은 다른 농민들과 사회 전체를 위한 희생이었으며, 농민이 당하는 고통의 상징이었다. 투쟁하던 그의 모습에 대한 기억은 늘 내 가슴 속에 있다. 전세계 농민들은 그를 잊지 못한다. (머리 위로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그는 마치 우리를 지켜주는 수호천사 같다. 그러나 이경해 씨를 죽게 만든 상황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3~4년 동안 수천 명의 인도 농민들이 자살했다. 한국에서도 자살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다. 
   
출처> 프레시안 2005-12-14 오전 10:25:40 홍콩=최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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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 인권위 조사국장, 황교수 팀에서 무슨 역할 했나
황교수 팀내 '비공식' 조직 확인 … 여론 세몰이

 

특별취재팀 media@mediatoday.co.kr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 내에 ‘비공식조직’이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들은 공식적인 직함이 없지만 연구팀 내에서 자문을 비롯한 대언론관계와 홍보 등의 업무를 주도적으로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일상적인 논의나 대책회의에도 참여하는 등 사실상 황 교수팀 내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어떻게 황 교수팀에 합류하게 됐으며 어떤 권한으로 이런 임무를 수행한 것인지 의혹이 일고 있다.

▷한희원 인권위 조사국장=국가인권위원회 한희원(47) 인권침해조사국장은 2년 전부터 황 교수팀 내에서 공식직함 없이 생명윤리와 관련한 조언을 해왔다. 특히 인권위가 공식적으로 파견한 것도 아니어서 의혹을 낳고 있다.

   
▲ 황교수 팀내 공식·비공식 지원 그룹
한 국장은 지난달 24일 난자매매와 관련한 황 교수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모인 팀내 대책회의에서 ‘황 교수가 법적·윤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워 내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문 작성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등 황 교수팀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황 교수팀의 한 관계자는 “파견 요청을 한 것도 아니고 국가인권위가 공식적인 파견을 한 것도 아닌데 팀내 논의를 사실상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면서 “어떤 자격과 권한으로 논의에 참여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명백히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이후 조치에 대해서는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한 국장은 지난 12일자로 휴직해 이달말 미국 연수를 갈 예정이다.

▷윤태일 리더스미디어 사장=
황우석 교수 팬카페인 ‘아이러브 황우석’의 운영자이자 황 교수팀 대책논의에 적극 참여해 온 윤태일(43)씨는 자신을 언론홍보 자문역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윤씨는 연구팀 핵심 인사들의 대책회의에 참여하는 것을 비롯해 황 교수의 ‘대리인’ 역할과 기자회견문을 작성하는 등 핵심측근으로 활동해왔다.

특히 윤씨는 YTN이 의 취재 윤리 위반을 보도하기 하루 전인 지난 3일 황우석 팬카페에 “대응 수위를 한 단계 높일 때가 가까이 온 것 같다. (PD수첩의 취재가) 비윤리적 취재이기 때문이다. 미국 연구원의 증언은 PD수첩팀의 뇌관이 되어 돌아올 것이 확실하다”는 글을 남기는 등 황 교수팀의 언론대응에도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김성희 시카고 트리뷴 한국특파원=
김성희 특파원은 황 교수팀 내 자신의 역할을 “외신 보도자료 교정이나 번역 등을 담당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김 특파원 또한 공식적인 직함 없이 팀내 일상적인 회의에 참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파견 요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회의에 계속 들어와 ‘들어오지 말라’고까지 얘기했다”면서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 회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지난 2일 MBC 팀의 기자회견에 참석, 자신을 시카고 트리뷴 한국특파원이라고 소개한 뒤 팀에 질문을 하기도 해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이에 대해 김성희 특파원은 “대책회의라는 데에 참석하지도 않았고 외신 보도자료를 봐주는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황교수팀 내 ‘비공식조직’의 존재는 △공식적인 지원팀의 의사결정과 소통을 막고 있다는 점 △정부의 막대한 예산지원이 투입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문제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막대한 예산이 편성된 곳에는 파리가 꼬이게 마련..

역시 수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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