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자본론
벤 파인.알프레도 새드-필호 지음, 박관석 옮김 / 책갈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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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어서 ‘자본론’을 읽는 것에 심한 부담감을 안고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 체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이 쌓이고 있는 바, 약간의 도전심으로 택한 책이 벤 파인, 알프레도 새드-필호 공저의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다. 자본론을 다 읽을 수 없는 처지(?)를 잘 아는 학자들이 친절하게도 전체적인 흐름, 용어, 개념들을 정리를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적 해석과 의미를 이해 시켜주려 한다.

자본론은 헤겔의 변증법,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을 유기적으로 발전시킨 변증법적 유물론으로 물질과 사회 현상의 관계를 밝히고자 했던 대작이라는 수식어도 있지만, 케인즈주의, 주류경제학이 자주 비판하는 교조주의적이고 환원론적인 상상이라는 꼬리표도 달려 있다. 그 비판의 근거로는 소비에트의 붕괴, 중산층의 탄생 같은 계층의 다양화, 자본주의의 몰락(공황)을 극복한 케인즈, 가치 창출이 노동뿐이라는 보는 단순성의 무모함, 산업-기술 발전에 의한 일자리 창출, 자본에 의한 가치 획득 등이다. 한마디로 마르크스주의는 실패했고, 자본주의는 여전히 건재하다. 그의 이론은 과학적 엄밀성이 결여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그 비판은 마르크스주의의 남용에서 발생된 오해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고 한다. 마르크스 조차도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 않은가. 또한 자본주의의 불확실성과 파괴성, 노동과 자본의 관계가 역사적-사회적인 발전 과정 속에서 조직되어 진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한 의미를 남긴다.
추상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관계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자본주의에 대한 치밀한 관찰과 이해에서 출발한다. 역사, 철학, 인간과 사회를 아우르는 마르크스의 이론은 진리는 아니다. 하지만, 주류 경제학의 모순과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자본주의의 태생, 발전, 모순, 한계, 그리고 변혁이라는 흐름을 노동과 자본이라는 구조 속에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삶을 노동과 자본, 계급의 갈등, 은폐된 착취구조를 통하여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모든 가치는 노동에서 발생하고 이윤은 그것의 착취에 기인한다는 마르크스의 이론은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양극화와 신자유주의가 화두인 이 시대에 그의 목소리가 과연 공허한 울림으로 치부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이 자본론의 입문서라고 하지만, 그냥 읽기엔 어렵다. 확장된 지식을 필요로 한다. 공황의 발생, 국가의 역할, 다양한 노동계층과 자본의 발달, 파괴적인 경쟁과 이기적인 이윤획득활동, 축적에 따른 이윤율 하락 등 그 범위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그에 따른 경제학 이론들이 줄줄 이어지기 때문이다. 세세한 부분들의 유기적 관계를 파악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할 것 같다. 각 단락마다 ‘토의 주제와 추가 독서 목록‘이 있는 것을 보면 이것은 독자들이 원하는 답과 질문이 무엇인지를 이미 서로가 알고 있는 듯 하다.

이 불안정한 세상, 모순과 갈등과 경쟁이 당연한 요구가 되었고, 그것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죽을 수 밖에 없는 현실….

“상품은 화폐를 사랑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119p
인간은 화폐를 사랑하지만, 진정한 행복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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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자본론
벤 파인.알프레도 새드-필호 지음, 박관석 옮김 / 책갈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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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어바흐는 인간의 의식이 삶과 존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욕구가 의식을 지배한다고 믿었다. 인간이 신을 필요로 하는 것은 종교가 정서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이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들의 최상의 성질들을 신의 형상에 투사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을 경배한다. ~ 중략 ~
헤겔이든 그의 다양한 추종자들과 비판자들이든 아니면 마르크스든간에 이러한 설명은 그들 모두 사유에서 하나의 공통된 특성을 드러내는데, 그것은 사물들이 원래의 모습 그대로 직접 현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중략 ~
자본주의에서 자유로운 노동시장은 착취를 은폐하고, 정치적 민주주의는 계속적인 특권과 권력보다는 평등을 시사한다. 실제와 그것이 현상하는 방식 사이의 이러한 괴리는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사유의 중심 특징 중 하나다. 그것은 추상적 개념들(계급, 가치)과 그 개념들이 일사생활 속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모습(임금, 가격, 이윤)으로 드러나는 사이의 연결고리를 형성한다.-25쪽

계급관계들은 사회가 그 위에 구축되는 토대다. 구매와 판매의 자유가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적인 법적 특징이듯이, 종교적, 봉건적 의무들이 봉건제의 법률적 기초다. 나아가 자기 정당화하는 정치적,법률적,지적,분배적 형대들이 확립되는데, 이것들은 관습의 힘이나 다른 수단을 통해서 가장 관습적인 사회관조차 그 본질을 보지 못하게 가린다. ~ 중략 ~
임금노동자는 노동력을 판매할 자유뿐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이유를 가지고 있다. 더 많은 임금을 위한 투쟁이 있을 수 있지만, 이 투쟁은 임금 제도 자체는 문제 삼지 않는다. ~ 중략 ~
마르크스의 가치이론은 사물들 사이의 기술적 관계들이나 절약의 기술보다는 사람들이 서로 간에 형성하는 관계들에 더 관심을 갖는다. 마르크스는 하나의 가격이론, 일련의 효율성 기준들이나 후생 명제들을 확립하는 데 일차적 관심을 두지 않는다. ~ 중략 ~
마르크스는 여러 분야에 걸쳐 저작을 썼고, 구획을 나누는 학문 분과의 장벽을 거부한 비판적 사회과학자였다. 마르크스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들은 자본주의에서 안정성과 위기의 근원은 무엇이며, 자본주의를 변화시키는 의지가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변혁활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 하는 것들이다.-33쪽

교환관계를 창출하는 것은 재화들 사이의 물리적 관계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특수한 사회적 관계들, 그중에서도 특히 시장을 위해 사용가치의 생산이 조직되는 방식이다. ~ 중략 ~
제도들을 시장에 대한 대응으로 검토하기 이전에 먼저 시장 그 자체가 설명돼야 한다. 더 깊은 수준에서는, 시장이란 그 자체가 단순한 중립적 교환 메커니즘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시장을 지탱해 주는 사회관계를 반영한다. -40쪽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물들이 전형적으로 상품형태를 취하며 생산의 목적이 직접 사용보다는 주로 이윤을 위한 교환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사회적 사용가치, 즉 시장의 익명성 때문에 알려져 있지 않은 타인을 위한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목적인 체제다.-43쪽

마르크스는 상품 물신주의와 중세의 종교적 헌신의 유사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신은 인간 자신이 만든 창조물이다. 봉건제에서 신과 인간의 관계는 인간들 사이의 실제 관계를 은폐하고 정당화 한다. 후자의 관계는 부르주아의 마음속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차취라는 부조리한 예속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그 자신의 신과 성경을 갖고 있다. 사물들 간의 교환관계 역시 사람들이 처음으로 만들었지만, 진정한 착취관계를 은폐하고 교환의 자유라는 교리로 이것을 정당화한다. -49쪽

마르크스는 자본이란 자기 증식하는 가치라고 지적했다.-59쪽

마르크스는 모든 가치는 노동으로 창출되고 잉여가치는 직접적이거나 살아 있는 노동의 착취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63쪽

잉여가치의 불확실성
첫째, 잉여가치를 생산한 뒤 그중 얼마만큼이 실현될지는 생산물이 최종적으로 판매될 때까지 불확실하다.
둘째, 경쟁적 조건에서 잉여가치의 추출은 자본주의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기술 변화를 끊임없이 불러일으킨다. 기술 변화는 경제 내의 가치 균형과 사용가치의 균형을 파괴해 불확실성을 더욱 증대시킨다.
셋째, 신용은 금융 시스템의 자원들을 개별 자본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지만, 다른 한편 과잉축적을 촉진해 금융과 경제 위기의 조건들을 창출한다.
마지막으로 화폐 그 자체의 거래가 발생해 생산과 교역과는 아주 느슨하게 연결돼 있는 화폐 거래자들이 등장하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다. -93쪽

사회적 재생산과 점차 증가하는 경제적 재생산의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는 국가다. 바로 이 국가를 통해 정치적 관계,구조,갈등들이 구성되고 표현된다.-95쪽

경제적 필요와 전통,교육,습관을 통한 경제적 필요의 확장이 노동계급에게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조건들을 자명하고 도덕적으로 정당한 것으로 여기도록 유도한다. 오늘날 폭력이 전면에 나설 필요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노동은 자본에 깊게 속박돼 있으며, 마치 지금까지 항상 그래 왔고 앞으로도 늘 그럴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102쪽

이러한 부단한 동요는 개별 자본가의 사악함이나 가혹함이 아니라 체제의 강제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러한 힘들이 모든 자본가들에게 경쟁적 축적이라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생존의 조건은 축적경쟁에 참여하는 것이다.-109쪽

자본은 상호 경쟁적이고 분리돼 있는 단위들 속에 존재하며, 이러한 존재양식이 경쟁을 유발하고, 경쟁전은 축적을 통해 수행된다. 축적해야 할 필요성은 각 개별 자본가에게는 하나의 외부적 강제력으로 느껴진다. 축적하든지 아니면 죽든가다. -112쪽

공황이란, 축적 속도를 강제로 변화시키는 것일 뿐 아니라 축적의 내부구조를 강제로 변화시키는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공황을 필요한 것으로 보는데, 공황이 없을 경우 온존할 축적의 내부 모순을 강제로 해결한다는 의미에서다. 뿐만 아니라 공황은 불가피하다. -117쪽

상품은 화폐를 사랑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 중략 ~
자본주의적 생산의 무정부성, 시장가격의 등락, 신용제도의 변덕, 투기, 독점화, 기술진보에 따른 고정자본의 경제적 노후화 등을 고려할 때, 개별 자본순환들의 단절은 무한히 반복해서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공황을 야기할 만큼 충분히 중요할 수 있으며, 공황의 정도는 경제적 재생산의 조정 패턴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이윤을 제쳐 놓고 있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자본순환의 이윤을 방해받지 않으려는 자본순환의 장애요인은 극복가능하다. 이것은 공황의 빈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대가로 실제로 발생할 공황의 심도는 커진다. 결국 충분한 수익성이 주어졌을 때, 공황의 잠재적 원천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된다. 이윤은 공황으로 향하는 길의 요금을 지불하고 그 길을 포장할 수 있다. -119쪽

자본주의는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생산양식이다.
경쟁적 조건에서 잉여가치 추출,실현,축적이라는 모순적 힘들 때문에 자본주의 경제는 항상 불안정하다. 이 불안정성은 구조적이어서 최상의 경제정책도 그것을 회피
할 수 없다.

경쟁은 모든 개별자본에게 노동생산성을 늘릴 방법을 찾도록 강요한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기계화의 정도, 기업 내와 기업간 노동과정의 통합, 잠재적 생산 규모를 늘리는 기술 변화를 수반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들은 항상 불균등하고 낭비적이다. 그것들은 대규모 고정자본 투자, 투기, 노동시장의 변화, 탈숙련화, 구조적 실업, 파산, 공황, 그 수단이 이미 존재하지만 충족되지 않는 기본욕구의 창출과 결부돼 있다.

축적은 자본 파괴의 담당자, 즉 노동자들의 발전과 그러한 파괴의 논거의 발전에 기여한다. -125쪽

가치라는 것은 생산자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의 결과로서 존재하며, 가격형성이란 생산을 교환관계 속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러한 관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치는 가격이론에 대한 대수학적 해법이 만족스러운지 여부에 따라 기각될 수 없다. 오히려 가치와 가격 사이에 실제로 존재하는 관계가 이론적으로 인식되고 분석적으로 탐구돼야 한다. -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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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포토 다큐 세계사 1 - 중국의 세기
조너선 D. 스펜스 외 지음, 콜린 제이콥슨 외 사진편집, 김희교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9월
절판


상상했던 것 보다...

엄청 크다...

펼치면 돗자리도 가능...

전족의 여인...

뷔페라면 이 정도는 되야 ㅡ..ㅡ;

있는 집.

흥미로운 사진도 많고, 중극 근대사도 읽어볼만 하고...
만족스럽다.
시리즈로 아일랜드, 러시아 쭈욱 출간한다니
출혈이 좀 클 듯
흐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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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9-14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얇은데 비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제값은 하는가 보군요.^^

라주미힌 2006-09-14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 상태는 아주 좋아요. 판형이 고질라 수준이라 세워서 꼽을 만한 책장이 없을 듯 흐...

marine 2006-09-23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사셨군요 값이 좀 비싸긴 하지만 오래 두고 보기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지금 살까 고민 중인데 찍어 주신 사진 보니까 확 땡기는 걸요??^^
 
미국민중사 세트 (2권 세트)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6년 8월
절판


얼렁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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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9-09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샀군요!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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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에 투옥된 사람들, 공감할 수 없는 공간에 갇힌 사람들, 그들이 겪는 ‘현대인의 고독’은 스스로 만들어낸 경계를 풀지 못하고, 끊임없는 방어기제로서 서로의 관계를 의심하면서 일어선다. 신뢰는 금전적인 가치, 이해의 득실에 멀어져 간다. 그렇게 서로는 멀어지고, 목마름은 커지고, 커지는 욕망의 입은 무엇이라도 삼킬 듯이 흉폭하다. 메마른 영혼의 영양 결핍을 무엇으로 보충 할 것인가… 무엇이 그 입을 잠재울 것인가…

우리가 누군가의 경험을 듣고 싶어하는 것은 생체항상성의 작용이 아닐까.
‘사연 들어주기’, 그것은 ‘경험의 확장’을 경험하게 한다. 네트웤이 지식의 확장을 이루듯이 소통과 공감의 신경을 이어주는 것이다. ‘독거의 종말’을 고하는 노력은 귀를 여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이 책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귀를 뚫어주는 절절한 사연과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생과 사의 경계에 선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서있는 사람들, 환자와 의사의 관계는 무엇보다 ‘생의 의지’로 끈끈하게 이어진다. 뿜어지는 피와 으스러진 조직을 회복하는 것만큼이나 인간적인 관계의 회복은 커다란 감동을 준다. 헌신과 희생만 보였다면 오히려 그것은 비현실적인 세계로 빠졌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분노와 기쁨,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인간적인 고민에 휩싸인 모습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벌어지고 일임을 확인시켜준다. 이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그래서 안타까운 사연들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책을 쥔 손에서는 힘이 빠진다.
"아픈 사연들을 많이 간직한 사람들은 엄청난 고통에 대해서도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마음은 어디 그러한가. 왜 이토록 고통은 평범하고 순박한 사람들을 비껴가지 못하는지…” 279p

끔찍하다. 살아가면서 겪어야만 하는 고통을 한 곳에 모두 모아 놓은 것처럼 각 페이지에는 피와 눈물이 베어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돈 잘 버는, 외형적 아름다움을 완성시키는 성형외과도 있지만, 죽음과 삶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숭고와 감사가 묻어난다. 의사라는 종족은 인간의 살과 피에 무감각하지 않을까, 인간적인 감정은 도려내어서 어디엔가 쳐박아 두었을 것이라는 편견도 지운다.

죽음을 느낄 때 비로소 삶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내가 살아있음을 감사하고, 그들의 가치를 존중할 줄 알게 된다.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한 글쓰기로 우리에게 다가와 살포시 그 의미를 내어놓는다. 귀를 여는 것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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