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 영화 결산...

작년에 쓴 글...

   
  ㅡ..ㅡ; 지금보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한 편이라도 더 볼려고 애쓴 것 같기도 하고(왜???)
졸면서 본 것들도 많고,
고속 플레이로도 본 것이 있다. 흐흐흐.

내년에는 이러지 말아야지.

세상의 모든 영화에 의미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영화 한 편을 찾아야겠다.
그런 영화를 찾을려고 저랬었나... 

암튼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올해도 역시.... 였다.
나이 들수록 영화와 멀어진다고들 하는데, 어째 책보다 영화에 더 가까워진다.
정신적으로 피로하니까, 문자 텍스트에 비해 '흡수가 빠른' 영상 이미지를 더 추구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영상은 '보여지는 것'이고 문자는 '보는 것'이라서 '뇌'의 기능면이나 의식활동에 있어서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

여하튼 올해도 어김없이 썰렁한 어워드를 기록해 둔다.

 

영화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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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베스트

<타인의 삶>
드라마 | 독일 | 137 분 | 개봉 2007.03.22
감독 -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이데올로기의 광풍 속에서 연극적인 삶(타인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통제와 감시로도 제어할 수 없는 이들의 내면을 엿보는 것은 위험하다. 
'타인의 삶'을 아는 순간, 참을 수 없는 폐질의 자아를 목격하게 된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그것을 기억하게 하는 감정의 편린들은 역사의 감수성과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도청 전문가 '비즐러'의 마음을 마음껏 훔쳐보시라.


<밀양>
드라마 | 한국 | 141 분 | 개봉 2007.05.23
감독 - 이창동

고통 받는 인간의 구원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종교에서도 인간에게서도 그 해답을 찾을 수 없었던 한 '어미'의 울부짖음을 편한게 볼 수 없는 영화다. 현실과 타협할 수 없어, 그래도 이 현실을 살아내기 위해 그녀는 정신을 놓아버린다. 
만인에게 평등하게 내리쬐는 이 따사한 햇볕...
이 얼마나 잔인한가.
그러나 그 옆에 있는 '사람(송강호)의 햇볕' 또한 따스하다.


<오래된 정원>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 한국 | 112 분 | 개봉 2007.01.04
감독 - 임상수

"자기만 행복하면 나쁜 놈이 되던 시대였거든..."
'서정시가 어려웠던 시대'에 애써 감춰야만 했던 연인들의 복권(復權)이 애잔하다.
축적된 그리움과 사라진 촉감과 영영 이별...
그 쓸쓸한 흔적만을 간직한 정원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남자.
그의 눈물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 있던가....


<본 아이덴티티> 
모험, 액션, 미스터리, 드라마, 스릴러 | 미국, 체코 | 118 분 | 개봉 2002.10.18
감독 - 더그 라이만
<본 슈프리머시>
모험, 미스터리, 스릴러, 액션, 드라마 | 미국, 독일 | 110 분 | 개봉 2004.08.20 
감독 - 폴 그린그래스
<본 얼티메이텀>
모험, 미스터리, 스릴러, 액션, 드라마 | 미국 | 115 분 | 개봉 2007.09.12
감독 - 폴 그린그래스


정보와 통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파워 게임이 아주 뛰어나다.
시나리오도 탄탄하고, 스릴러 첩보 영화로서는 최고의 경지에 이르지 않았을까 싶다.
'세련된 아이디어'가 '지적 흥분'을 일으키고, 강한 비트의 음악과 추격신은 오락 영화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준다.
3편의 영화를 연이어서 보면 재미가 더욱 좋다.

 

아차!!! 베스트

관타나모로 가는길
플래닛 테러
데쓰 프루프
좋지 아니한가
드림 걸스
소설보다 이상한(Stranger Than Fiction)
타짜


그래도 훌륭했던 영화들... 
마니아성이 강하거나, 약간 투박하거나, 양념이 너무 지나쳤던가... 그런 등등의 이유로.

별쭝난 어워드

[똥맵집 상]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  
: 3분간 40~50여명을 총질로 제압을 하는 '마초적 파워'가 대단했던 영화.
액션 하나만큼은 최고였다.

후보 작품 - 아드레날린21, 다이하드 4.0 , 레지던트 이블3, 300


[뻥튀기 상]
- 디워 
: 아기공룡 쭈쭈, 용가리 등에서 나타났던 '특수효과 컴플렉스'가 이 영화로 인해 어느 정도 해소되었을 것으로 추정.
그러나 영화의 완성은 '특수효과에 있다.'는 확고한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감독으로서의 성장성을 의심하게 됐음. (관객동원 능력은 예전부터 있었음. 다만 그 동안 집계가 안되서 그렇지.)

후보 작품 - 없음


[쒸레기 상]
- 하우스 오브 데드2
: 설마 설마... 이것이 2편까지 나왔을 줄이야...
전작에 이어... 쒸레기 상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작품.

후보 작품 - 없음

[대박대본 상]
- 좋지 아니한가
: 범상치 않은 대사들의 향연...  이 영화의 실험성도 좋고, '밥상 공동체'의 미스테리를 통쾌하게 정리했다.

후보 작품 - 프로듀서스, 사생결단


[안하니만 상]
- 인베이젼
: 원작(또는 전작)이 낫다라는 '격언'을 확인시켜주느라 애썼음.

후보 작품 - 나는 전설이다,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박사가 사랑한 수식, 밤의 피크닉, 박치기 - Love and Peace, 레지던트 이블3..............   너무 많음... ㅡ..ㅡ;


[이제그만 상]
-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 해리포터가 성년식 올릴 때까지 하려나...   시리즈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

후보 작품 - 스파이더맨3, 레지던트 이블3, 슈렉3


[이게모야 상]
- 행복을 찾아서   
: 행복이 어딨어?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세상 살기 싫어졌다.

후보 작품 - 없음

 

올해는 쬐끔만 봐야지...
아직 못 본 기대작.

식코, 아메리칸 갱스터, 색계....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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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1-01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정원은 원작을 좋아해서 일부러 영화는 안봤어요- 캐스팅 소식 나왔을 때까지는 기대했는데, 예고를 보니 생각과 다르더라고요 그런데 조금 지나니 또 임상수 감독이 그렇게 만든 이유가 이해될 것 같기도 하고 ㅋㅋ 암튼 올해엔 어둠의 경로로라도 챙겨서 봐야겠다 싶네요 ㅋㅋ

날개 2008-01-01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 시리즈는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원래 따로따로 봤었는데, 얼티메이텀 보고나니까 또 보고 싶어서 첨부터 다시 빌려보기까지 했다는..^^
님이랑 15개 정도 겹치네요..

마늘빵 2008-01-01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상 이름이 넘 웃기잖아요.

마노아 2008-01-01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많은 것 중 22개가 겹치네요. 이게모야 상 재밌어요. ㅋㅋ

웽스북스 2008-01-0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안하니만 상이 좋아요 ㅋㅋ
저는 페인티드베일에 안하니만상 주고 싶어요- 영화는 나쁘지 않았지만 원작 느낌을 너무 못살려서 아예 다른 영화를 만들어버렸거든요 ㅠ

Jade 2008-01-01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정원이랑 밀양은 저도 좋아서 두번봤어요! ㅎㅎ

라주미힌 2008-01-0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알라딘에 영화 관련 페이퍼가 쏟아지네요 ㅎㅎㅎ

릴케 현상 2008-01-0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잡아도 6편 본 듯^^ 아넘게을러

2008-01-03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근을 좋아하는 분,
그래서 눈이 좋으시다... ㅡ..ㅡ;





어딜가나 당근...

초딩글씨...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손가락이 부러졌으면 당근으로...  총을 쏜다.

(난 왜 저게 남근으로 보일까... 마초성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아름다우신 모니카 벨루치님...  출연...

 

이 영화 한 줄로 표현하면
"졸라 황당 무식하다."

아무리 총질의 지존이라도 그렇지... 3분동안 40여명을 보내시다니...
쓰러지는 사람 세다가 포기... 대략 100여명 되시겠습니다.
총알도 아끼시느라 낭비도 안하심... 딱 한 사람당 한 두발이면 해결... ㅡ..ㅡ;
당연하겠지요. '정자', '피' 팔아서 산 것들인데.. 흐흐흐
'왕년의 코만도' 아놀드슈왈츠 제네거, '추억의 람보' 실베스타 스텔론도 그 정도는 아니었음.
그나마 근래에 좀 쌨던 '이퀄리브리엄'의 크리스찬 베일하고 맞짱을 뜨셔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의 화끈함은 인정해 주셔야겠습니다.
'스카이다이빙'하면서도 10여명 날려 보내시고, '고문' 받다가도 죽이시고,
'섹스' 하면서도 해치우시고, 대사도 웃기고, 황당하고 어이없어서 웃기시는데 어쩔 수 없지요.
게다가 총으로 탯줄까지 끊는 것은 주인공의 '성깔'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과속 하실때도 깜빡이는 꼭 켜주시는 센스는 이 '바른 생활 싸나이'의 총질에도 '도(道)'라는게 있음을 암시합니다.

'무기'로써의 삶, 손가락이 최고의 안전장치라는 그의 철학 -기계적 안전장치(사회 시스템)보다는 손가락(개인의 양심)이라는- 은 아마도 미국의 총기소지 자유와도 연관이 있겠지요. 스미스(권총이름)라는 이름을 달고 살아가는 이를 통해 '거침없이 쏘아 대는' 자유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블랙유머'는 '거침'이 없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스미스', 그는 미국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입니다.
그가 여자와 아기를 보호하기 위한 '총질의 도'를 주창하셔도 그 당위성은 인정받기 어렵겠네요.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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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강탈자의 습격인지 뭔지 이전 작품을 본적은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서 비교는 못하겠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을 제거 했다면? 이라는 과학적 상상력은 역시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탁월한 '재료'인 듯 하다.
그런데 주제는 명확해도,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부분은 약간 투박하다.
애 찾으러 다니는 것에 비중이 너무 컸음.

니콜 키드먼은 '허연 피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야...
벌써 41세구나...  아직은 그렇게 늙어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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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도시에 남겨진 누군가의 흔적들은 모든 것을 과거형으로 바꾸어 버린다.
그리고 그 잔해 위에 살아가는 한 인간의 고독은 디지털 영상에 의해 극대화 된다.
지루한 일상, 하지만 도심을 삼킨 죽음의 아가리 속에서 숨을 죽이고 사는 삶은 정상일 리가 없다.

인간에 대한 그리움, 그러나 인간에 대한 낯가림.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조건의 목록들은 이런 영화가 즐겨 사용하는 아이템이다,
그것들에 의한 실험은 현실의 부조리를 좀 더 객관화해서 살펴 볼 수 있게 하면서,
채울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목마름을 더욱 부각시킨다.

그런데 이 영화가 말하고 싶어했던 인류에게 필요한 것이 과연 희망의 '백신'이었을까?
익숙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했던 원작의 '백미'를 제거한
헐리우드식 '요리법'은 역시 원조가 낫구나 라는 사실을 재확인 시켜줄 뿐이었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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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2-24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또 영웅영화구나 해서 안보려했는데 신문이었나 잡지였나 를 보니 어떤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거라하더라구요. 원작이 있는 영화는 한번 보고싶어지는. 근데 내용은 다르다고 하던데. 오히려 내용은 좀비영화 <28주후>가 소설에 더 가깝다구.

라주미힌 2007-12-24 10:55   좋아요 0 | URL
볼만해요... 마무리만 뺴고...

가넷 2007-12-2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 그대로 가도 좋을 텐데... 얼핏 듣기로 감독이 원작 보다는 원작을 영화화 했던 오메가 맨을 많이 영향을 받아 제작했다고 하더군요.
 



비즐러....












결정적 장면....

<술집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당신이 알아요?
-난 당신의 관객이에요

<취조실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관객


저 남자가 사랑하는 법....








"당신의 삶은 국가로부터 양도 받은 겁니다."

국가 시스템의 통제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삶의 영역은 얼마나 될까.
식당에서 농담을 건내는 직원의 옆 테이블의 시선은 어떠한지.
방음은 잘 되어 있는지, 내 집에 누가 다녀간 흔적은, 사랑의 속삭임마저도 관찰의 대상이 된다면...
너의 이름과 너의 직장과 너의 신분을 늘 주시하는 '국가의 시선'이 스며든 생활이 위협의 다른 이름이라면..
영화 속 긴장감은 고밀도의 감시와 통제에서 나온다. 허파가 사슬에 묶인 기분이다.
그렇다고 아내를 탐하고, 목숨을 앗아가고, 곳곳에 설치된 장치로 인간 내면까지도 알아내려는 권력이 과연 절대적일까?

영화는 자유에의 의지, 사랑에 관한 언어의 힘을 역설한다.
비밀 경찰 '비즐러'는 타인의 삶을 관찰함으로써 살아가는 권력의 다른 이름이다.
하지만 결코 제어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을 발견하고는 오히려 포로가 되어 버린다.
어떤이는 크리스타의 육체를 사랑헀고, 어떤이는 예술을 사랑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을 사랑하게 됐다.
연극처럼 역할대로 살아가는 세계 속에 있지만, 진실된 인간의 모습을 열망하는 관객이 된 것이다....

은밀한 시선, 내밀한 감정, 불온한 욕정, 애절한 사랑...
타인의 삶을 자신의 삶으로 살아가는 비밀경찰과 자신의 삶을 타인의 삶처럼 살아가는 배우의 '장벽'은 허물어진다. 그렇게 복잡한 관게와 갈등의 구조를 딛고 완성한 '선한 사람들의 소나타'는 뭉클한 감정 덩어리를 안긴다. 인간과 사회의 모순을 깨고, 인간의 변화를 통한 사회의 변혁은 승리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의 승리를 이끌게 된 것이다.

빼어난 연기와 더불어 탄탄한 플롯, 감성의 결정들이 화면 곳곳에 깔려 있다.
영상 속 텍스트를 잘근잘근 곱씹어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특히... 비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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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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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07-12-1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영화와 책 열심히 쓰고 있나보구나.. 착하네~~ 토닥토닥 ㅋ

라주미힌 2007-12-19 22:53   좋아요 0 | URL
꽥~

다락방 2007-12-19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가 제 2007년 최고의 영화예요. 특히 맨 마지막 장면을 잊을 수가 없어요. 비즐러가 책장을 열었을 때, 거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했을 때. 울컥, 하고 말았거든요.

라주미힌 2007-12-19 22:53   좋아요 0 | URL
Nein, das ist fuer mich

마노아 2007-12-20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점 다섯 준 것 처음 본 것 같아요. 모두가 극찬하는군요. 이 영화 꼭 보고 싶어요.

라주미힌 2007-12-20 01:18   좋아요 0 | URL
찌릿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