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을 소설로 다룬 무라카미 류 ­- 김진명 만나다
[조선일보 2006-04-17 07:37]    
무라카미 “싫어하는 집단과의 소통이 더 중요”
김진명 “작가는 현상 뒤에 숨은 진실 봐야해”
매스컴으로 접하는 북한과 실제 北사람들 차이 있어

[조선일보 김태훈기자]

‘김일성의 암살과 북한 특수부대의 일본 습격.’

김진명(49)과 무라카미 류(54)가 그린 소설 속 북한은 핵으로 외줄을 타는 현실만큼 위태롭다. “김일성 사망의 배후에 중국의 동북공정이 있다”는 김진명의 장편 ‘신의 죽음’. “북한의 특수부대가 일본 후쿠오카를 침략한다”는 무라카미 류의 장편 ‘반도에서 나가라’. 현장 냄새 물씬 풍기는 가상 시나리오를 쓴 두 작가가 13일 오후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김씨는 “서울 교보문고 신간소설 베스트 코너에 당신과 내 작품이 나란히 올라 있다”고 했고, 무라카미씨는 “정말이냐, 한국 독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진명〓우리의 소설쓰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사가 진행되는 현장에서 창작의 실마리를 풀어낸다. 일본 작가가 북한을 다룬 것이 흥미롭다.

▲무라카미 류〓‘반도에서 나가라’를 쓸 당시 북한에 납치돼 사망한 요코다 메구미가 일·북 관계의 경색을 불러왔다. 당시 매스컴은 북한을 피상적이고 흥미위주로 접근했지만 나는 매스컴으로 보는 북한과 실제 북한 사람들 사이에 갭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차이를 파헤치면 작품이 나올 것 같았다.

▲김〓작가는 현상 뒤에 숨은 진실을 봐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화해무드와 더불어 남한에 친중국 분위기가 뚜렷해졌다. 반면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한반도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이 모순을 풀기 위해 나는 김일성의 죽음을 중국의 동북공정과 엮었다.

▲무라카미〓북한인이 쓴 ‘탈북자’란 작품을 읽고, 그들에게도 자유를 갈망하는 인류의 보편적 정서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내 소설의 북한 특수부대원은 일본땅을 낯설어 한다. 그들을 보는 일본인들도 이질감을 느낀다. 소설에는 온몸이 흉기인 북한의 여성 특수부대원이 일본 여자에게 기습적으로 입맞춤을 당한 뒤 흔들리는 장면이 나온다. 차갑다는 인상이나 이질감은 겉모습일 뿐이다. 내면으로 눈을 돌리면 인간의 동질성이 읽힌다.

▲김〓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도 작가의 책무다. 당신의 소설에서 주류에 대한 조롱과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배려가 읽힌다.

▲무라카미〓나는 일본에서 주류에 속하지만, 동양인으로서 세계무대에서는 소수의 입장이 된다. 북한 특수부대원은 북한에서는 주류 엘리트였지만 일본에서는 소수이다. 그들이 침략한 규슈 지방 사람들은 특수부대원들에 비해 다수이지만 일본 국내에선 주류가 아니다. 이처럼 다수와 소수의 입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김〓동아시아 역사의 왜곡 문제도 그런 시각으로 짚어보자. 임나일본부설을 예로 들자면 “그 땅은 옛 일본 땅이니 되찾자”는 극한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중국 또한 동북공정으로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포함시키려 한다. 당신이 말한 소통이 3국간의 불편한 과거사 논쟁을 해결할 수 있을까

▲무라카미〓소통에는 함정이 있다. 우리는 싫어하는 사람과 소통을 끊고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싫어하는 사람이나 집단과 소통하는 것이 실은 더 중요하다. 다양한 정치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누가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는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 사이의 대화다.

▲김〓지난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한 직후에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둔 일본 축구협회 고위인사가 한국에 왔다. 그는 “일본아, 같이 가자”는 한국응원단의 플래카드가 축구장에 걸린 것을 보고 감격했다고 한다. 독도 문제가 껄끄럽지만 그 플래카드에 담긴 정신을 살려 한·일 양국이 좋은 이웃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무라카미〓전적으로 동감한다.

(도쿄=김태훈기자 [ scoop8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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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17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신문에 실릴 내용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너무 모범문답형 대화라서 밋밋하다. 톡 쏘는 그 무엇이 없구나.

하늘바람 2006-04-1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두 작가는 안 어울리는 느낌이에요

이리스 2006-04-1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그러고 보니, 저 두 작가.. 서로 비웃는것 같기도.. -_-;;
 

창궐하는 Mr. 뷰티 공화국 바야흐로 남성 소비시대
[필름 2.0 2006-04-17 10:40]

코털만 안 삐져 나와도 욕은 안 먹었던 남자에게도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가 도래했다. 웬만하면 꾸미시라고 부추기는 미디어와 웬만하면 사시라고 부추기는 시장에서 이제 남자는 소비의 대상이자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새로 쓴 영화 <왕의 남자>. <왕의 남자>의 흥행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여자보다 더 고운 피부와 선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이준기가 흥행의 한 축을 담당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왕의 남자>를 본 여성 관객 중 상당수는 이준기의 예쁘장한 외모에 반했고, 그를 다시 보기 위해 극장을 또 찾았다. 영화 개봉 기간 중 방영됐던 SBS 드라마 <마이걸>도 예쁜 남자 이준기 덕을 봤다. 영화와 드라마의 동반 흥행 속에 이준기는 단숨에 스타가 됐다. 이준기는 CF도 접수했다. 톱스타 정우성을 밀어내고 지오다노 CF에 입성했으며, 새빨간 입술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고 노래하며 여심을 유혹했다.

얼굴 ‘값’도 해야 하고

예쁜 남자 신드롬이다. 이준기가 그 선두주자지만 그토록 비현실적인 외모의 소유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꾸준히 가꾸고 노력하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나아질 수 있다. 얼굴형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몸매는 노력 여하에 달렸다. 매주 일요일 저녁 가족 시간대에 방송되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차승원의 헬스클럽’에는 남자들만 출연한다. 균형 잡힌 근육질 몸매를 가진 차승원이 배우 유해진, 개그맨 이윤석, 가수 천명훈 등 동료 연예인들을 몸짱으로 만들어주는 8주간의 과정이 주 내용이다. 차승원은 매주 출연자들에게 미션을 주고 출연자들은 그 미션을 수행하며 자신의 몸을 만들어가고, 카메라는 이들의 몸을 쫓는다. 근육이 잘 발달한 실제 헬스클럽 트레이너 최성조 코치가 프로그램에 동참해 아직 몸이 덜 만들어진 다른 남자 출연자들과 비교대상이 되어주기도 한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총괄하는 MBC 예능국 권석 차장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남성 시청자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프로그램이다. 최근 남자들은 자신을 가꾸는 일에 열심이다. 헬스클럽에 가보면 중학생도 근육을 키우고 지방을 없애는 등 몸매 가꾸기에 힘을 쏟는다. 여기서 착안해 기획했다”고 말한다.

이 프로그램은 남성 시청자에게는 몸매 가꾸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여성들에게도 강하게 어필한다. 남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몸매의 최성조 코치가 상의를 벗고 등장하는 순간에는 시청률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정도로 남자의 몸을 바라보는 여성 시청자들의 눈길도 뜨겁다. ‘차승원의 헬스클럽’은 남자들의 ‘몸짱’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남성을 소비의 주체로 이끄는 동시에, 여성들에겐 남성을 대상화해 지켜보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이다. 최근 남성성의 대상화는 TV속 예능 프로그램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KBS2 <상상플러스> ‘올드 앤 뉴’, MBC <강력추천 토요일> ‘무한도전’은 문제를 내는 여자 아나운서를 제외하고 다른 출연자 모두가 남자다. 남자 출연자들은 여자 아나운서에게 잘 보이기 위해 때로는 오버하며 자신을 스스로 대상화시키기도 한다.

사실 이 같은 흐름은 1~2년 전부터 케이블 TV를 통해 감지돼왔다. 지난해 온미디어 소속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은 게이 트렌드세터(trandsetter, 유행을 만드는 사람들)가 외모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보수적인 남성들을 스타일리시하게 바꿔주는 <퀴어아이>와 잘빠진 남성들 20명 중 최고의 남성 모델을 선발하는 <맨 헌터>를 내보내 호응을 얻었다. <퀴어아이>는 남성을 소비 주체로 부각시키는 프로그램인 반면 <맨 헌터>는 남성성을 상품화한 프로그램이었다. 국내 제작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이들 프로그램의 인기는 자신을 가꾸는 데 열심인 국내 메트로섹슈얼들의 삶을 다룬 <싱글즈 인 서울 2>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공중파 방송에서 소비의 중심이 된 남성들을 만나기 이전에, 대중들은 이미 케이블 TV를 통해 이런 남성들에게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다. 온미디어 홍보팀 안애미 씨는 “당시엔 메트로섹슈얼이 유행이었고, 우리가 트렌드를 약간 앞서서 방송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젠 한 가지 스타일이 트렌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남성들의 모습 자체가 소비문화에 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안애미 씨의 말처럼 남성성의 소비가 이젠 어느 한 방향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강동원이나 이준기처럼 여성적 이미지의 크로스섹슈얼이 인기를 끄는 반면, 한편에선 거친 남성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를 예를 들자면 <야수>의 권상우, <태풍>의 이정재, 장동건, <사생결단>의 류승범, 황정민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한 배우가 극단적인 여성성과 극단적인 남성성 양쪽의 이미지로 모두 소비되는 경우도 있다. 권상우는 영화 <야수>에서 거친 남성의 전형을 연기했지만 동시에 화장품 CF에서는 여성처럼 고운 피부를 강조한다. 현빈 역시 드라마와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는 무뚝뚝한 남성을 연기했지만, ‘꽃을 든 남자’ CF에서는 마사지 받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뽀얗게 표현한 마스크와 대비되는 체지방 1%의 몸으로 화제를 모은 배용준도 이에 해당된다.

이런 남성성 상품화는 유행의 최전선에 있는 CF에서는 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 CF는 장보러 나온 주부들이 전날 본 축구 경기 속 남자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으로 이뤄져 있다. 남성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주부들 수다의 소재로 대상화된 남성성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 브랜드 마케팅팀 임지인 과장은 “네이버를 통해 주부 계층도 축구와 같은 이야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기획된 광고다. 하지만 광고가 나간 뒤 남성성을 대상화했다는 면에서 기억에 남는 광고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이 많았다”고 말한다. 여자 모델들의 전유물이었던 가전제품이 속속 남성 모델로 교체되고 있는 현상 역시 남성이 상품을 광고하는 데 더 호소력이 있음을, 나아가 남성이 구매의 주체로 서서히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옷발’도 살려야 하고

대중매체에서 재현되는 이미지에 있어 시선의 역전까지 일어났다는 건 아니다. 여전히 시선의 주체는 남성이고, 그 대상은 여성인 것이 대세다. 하지만 보는 주체였던 남성이 보이는 대상으로 빠르게 자리 이동하고 있고 여자 연예인의 잘록한 허리가 노출되는 것만큼이나 흔하게 ‘웃짱을 깐’ 남자 연예인의 상반신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미디어는 남자 연예인을 상품화함으로써 일반적인 남성들이 외모를 통해 스스로를 상품화하는 일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도록 고무시키고 있다.

지난해 광고기획사 대홍기획이 15~39세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외모는 남성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86%였다. ‘요즘 남성이 여성화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75%였고, ‘남자도 화장, 액세서리 등을 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40%를 넘었다. 제일기획도 20~30대 미혼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한 달 용돈이나 월급의 절반 정도를 ‘의류 구입비와 미용비’에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51%가 ‘의류를 구입할 때 사전 정보를 탐색한다’고 답해 남성들이 외모에 투자하는 비용과 노력에 무척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남성들의 실제 구매가 전에 없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자동차나 하이테크 제품 등 메카닉 제품과 술, 담배 같은 일부 기호식품에 머물러 있던 남성들의 소비 행태가 과거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패션, 미용, 성형 같은 뷰티 분야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는 도처에 널렸다.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 옥션의 경우, 지난해 남성 화장품 매출이 2004년 대비 74%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여성 화장품 매출 증가폭(53%)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또 다른 쇼핑몰 사이트 GS이숍의 최근 고객 구매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구매고객 중 남성 비율이 45%로 3,4년 전의 30% 수준에 비해 크게 신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GS이숍은 구매력에서 여성을 앞서는 남성의 소비가 늘어나 남성을 겨냥한 전용 매장이 당분간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명 화장품 업체들은 남성을 위한 옴므 계열 라인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다. 심지어 남성용 화장품만을 모아놓은 별도의 매장을 꾸리고 있는 실태. 과거 백화점의 화장품 코너는 여성들만을 위한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아라미스 랩 시리즈’ ‘랑콤 옴므’ 등 남성 전용 매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한 포털 사이트 다음이 운영하는 쇼핑몰 디앤샵은 지난해 남성 쥬얼리 전문 매장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남성 화장품만을 취급하는 사이버 매장 ‘디앤옴므’를 오픈했다. 디앤옴므는 스킨케어 보디케어 향수 헤어케어 등 1,000여 남성 화장품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는데, 매달 매출신장률이 두 배에 달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팔려나가는 상품도 예전처럼 스킨, 로션 위주의 기초 화장품이 아니다. 이 쇼핑몰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눈가의 붓기와 다크 서클을 완화해준다는 기능성 수분공급 화장품. 물건을 제때 공급하기 힘들 정도로 남성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남성들의 소비행태가 얼마나 변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남성 고객들을 겨냥한 성형외과와 피부과, 두피모발 관리 전문업체들의 등장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까망’은 개인별 맞춤 두피 관리 서비스업체다. 이 업체는 남성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인 탈모 현상을 체계적으로 관리, 방지하는 데 주력한다. “외모를 중시하는 경향 탓인지 과거보다 손님들이 배로 늘었다”는 관리자의 말에서 달라진 시대상이 느껴진다. 상호에 ‘옴므’ 혹은 ‘남성전용’이라는 문구를 삽입한 성형외과와 피부과의 성장 역시 두드러진다. 남성 전문 성형외과의 선두주자인 ‘옴므 앤 팜므’의 황규석 원장은 “남성 환자들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라며 “젊은 층들은 주로 쌍꺼풀과 코 성형을, 중년층들은 눈 밑 주름제거 수술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남성 전문을 표방하고 있는 ‘듀오 피부과’의 홍남석 원장도 젊은 남성 고객들의 증가추세를 거론하면서 “피부 치료와 레이저 제모술 등 피부 미용 시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20∼30대뿐만 아니라 10대 고객층도 두터워지는 형세다”라고 분석했다.

거리로 나가보면 시대의 변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패션의 메카 동대문을 찾았더니 남자 손님들이 반이다. 이곳에서 삼삼오오 짝을 이룬 남자 일행들이 옷을 고르고 있는 풍경은 조금도 어색한 것이 아니다. 유행을 직접적으로 읽어볼 수 있는 동대문 쇼핑몰의 ‘수입멀티’ 층은 아예 남자 옷으로 점령당하다시피 했다. 10개, 아니 20개의 매장이 있으면 그중 하나가 여성 옷을 취급할까 말까다. 동대문 쇼핑몰 ‘청대문(구 거평 프레야)’ 5층에서 멀티샵을 운영 중인 박상진 씨는 “오후 6시만 넘으면 학교를 마치고 찾아온 남학생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룬다”며 “딱히 뭘 추천해줄 필요도 없이 자신들이 알아서 가장 어울리는 옷을 골라낸다. 요즘에는 다리에 딱 달라붙는 스키니 진과 빈티지 반팔 티셔츠가 인기”라고 설명했다. 길거리 로드샵의 성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넥타이 전문 로드샵 ‘앤드류스 타이’와 남성 토털패션 로드샵 ‘에스티코’는 최근 인기 급성장 중인 남성 전용 로드샵이다. 이들은 4만9천 원, 9만9천 원 식의 ‘9천 원 전략’을 활용, 개성 있는 스타일을 연출하고자 하는 남성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앤드류스 타이‘ 이대점의 판매직원 김솔미 씨는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하고자 하는 여성 고객들이 전체 구매층의 70% 정도를 차지하지만, 남성 고객들도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다. 남성 고객들은 주로 한 번에 여러 장의 넥타이를 사가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자도 공부해야 하고

지난 3월, 두 개의 라이선스 남성지가 창간했다. <우먼센스> <앙앙> 등을 발행하는 서울문화사는 영국 <아레나>의 한국판을, <행복이 가득한 집> <마이웨딩> 등을 발행하는 디자인하우스는 미국 <맨스헬스>의 한국판을 내놓아 기존에 시장을 선점한 <에스콰이어> <맥심> 등과 남성지 시장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하반기에는 <엘르> <프리미어> 등을 발행하는 아쉐트넥스트미디어가 프랑스 <뮤슈>의 한국판을 내놓을 예정이며 이 밖에도 2개 정도의 라이선스 남성지가 창간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패션지, 남성 스타일지, 남성 라이프 스타일지, 남성 피트니스지 등 매체마다 색깔은 다르지만 전반적인 잡지 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남성지의 창간 붐은 남성 소비재 시장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아레나>의 마케팅팀의 서동준 부장은 “서울 강남권의 전문직 젊은 독자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했는데 근래 보기 드물게 창간호 재판을 찍었다”며 “소득 상위 20% 젊은 남성의 경우 패션, 뷰티, 스타일, 건강에 대한 욕구가 다양하고 구매력이 있기 때문에 고급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검은 슈트에 갈색 구두를 신어도 되는지 아닌지, 각질 제거는 주 몇 회가 적당한지, 체중을 줄이기 위해 최대 심박 수의 몇 %까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하는지, 토라진 여자친구는 어떻게 달랠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차기 서울시장 당선자가 누가 될 것이며, 아파트 청약은 어디가 유리한지만큼이나 현대 남성들에게 중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1989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에세이집에서 여자들에게 마음껏 꾸미고 당당하게 표현할 것을 권유했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마광수 교수는 “남자인 내가 여자를 가장 부러워했던 이유가 꾸밀 수 있는 자유였는데 이젠 그 자유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며 “요즘 잘 꾸미고 다니는 남학생들은 스스로 그걸 즐기는 게 반, 어느 정도는 꾸며야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하는 게 반인 것 같다. 앞으로는 남성들의 화장이 선택이 아니라 지금의 여성들에게 그렇듯 어느 정도는 의무가 될 날이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외모의 문제로 볼 게 아니라 문명의 진화에 따른 남녀의 성 역할 전반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마광수 교수는 남성들이 외모에 신경 쓰지 않고는 헤게모니를 쥔 여성들에게 선택 받기 어렵기 때문에 이 같은 추세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타임’의 아시아판 ‘Modern Male’이라는 제호의 커버스토리에서 경제 성장에 따른 수입 증가 및 패션 산업의 시장 확대에 따른 남성성에 따른 인식 변화로 아시아 각국의 남성들이 외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김현미 교수는 “아시아 여성들의 독립성이 증가하면서 원하는 남성들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신뢰성 등 전통적인 남성상은 더 이상 여성들에게 매력이 없다”라고 말해 새로운 남성성의 등장 배후에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독립성이 자리하고 있음을 밝혔다. 여성 경제활동 인구가 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면서 더 이상 ‘돈만 잘 벌어오는 남자’는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 잘 차라고 뽑아놓은 축구팀 대표 선수도 “누가 축구 경기에서 공만 보냐”는 시선에 부응하기 위해 땀이 났을 때 예쁘게 젖는 헤어스타일로 기르고, 볶고, 물들이는 시대 아닌가?

남자는 부지런해야 한다

물론 미디어는 미디어고, 트렌드는 트렌드다. 모든 남성들이 TV나 남성지에 나오는 남자처럼 따라할 수도 없고 따라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을 향한 시선이 “사내자식이 쯧쯧쯧….”이나 “기생오라비처럼 생겨가지고….” 등 기존 남성상에 비추어 터부시하고 무시하는 시선만은 많이 없어졌다. 그런 사고방식의 소유자가 오히려 구닥다리, 자기관리에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쉽다. 엄마나 아내가 사주는 팬티만 입고 다니는 남자는 통장을 엄마나 아내가 관리하는 사람만큼이나 덜 떨어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도래한 소비자본주의와 개인주의는 기성세대가 전통적인 성과 연령 개념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족속들을 대거 등장시켰다. 신세대, X세대 등 세대 담론은 나이든 세대가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 했던 담론이고, 미시족은 늙은 아저씨가 젊은 아줌마를 이해하려 했던 담론이며, 키덜트족은 다 자란 어른이 덜 자란 어른을 이해하려 했던 담론이다. 주체는 성인 남성이고 타자는 어리거나 여자였다. 이제 메트로섹슈얼, 위버섹슈얼, 크로스섹슈얼, 꽃미남이라는 족속들의 연착륙으로 남성 자신이 타자가 되어 이해받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또 남성성 안에서 다양한 분화로 남자들은 다른 남자를 이해하고 배우려는 노력 없이는 연대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술과 군대, 주식과 축구 얘기만으로는 ‘싸나이’에서 빠져나간 다른 남자들과 소통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헷갈리십니까?

여피와 보보스의 차이를 간신히 익혔는데 메트로섹슈얼, 위버섹슈얼, 크로스섹슈얼, 테크노섹슈얼 등 더 헷갈리는 단어들이 몇 달 간격으로 상륙하고 있다. 얼짱이나 몸짱만큼 외우기 쉽진 않지만 족보를 따라가다 보면 그리 어렵지도 않다. 우선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은 패션에 민감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은 여성 취향의 남성을 이르는 말이다. 외모 가꾸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쇼핑을 즐긴다. 20~30대 초반의 도시 남성들에게 이런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영국의 작가이자 문화비평가인 마크 심슨이 1994년 ‘인디펜던트’ 지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썼으며 대표적인 인물이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다. 메트로섹슈얼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레트로섹슈얼(retrosexual)'이 등장하기도 했다. 외모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몸 치장에도 무관심한 남성들이다.

미국의 사회분석가인 매리언 샐즈먼의 저서 <남자들의 미래 The Future of Men>에서 처음 등장한 위버섹슈얼(ubersexual)은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를 대표적인 인물로 꼽는다. '위버'는 독일어로 '더 높은' '초월한'의 뜻으로, 메트로섹슈얼처럼 요란하게 꾸미기보다는 터프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며 여성에게는 자상한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남자'다. 메트로섹슈얼보다는 상대적으로 남성성이 강해 마초와 메트로섹슈얼의 장점만을 모은 이상형으로 꼽히기도 한다. 크로스섹슈얼(crosssexsual)은 여성의 의상이나 머리 스타일, 액세서리 등을 하나의 패션 코드로 생각해 치장을 즐기는 남성으로 외형상 대단히 여성적이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릴 정도로 양성성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영화배우 이준기나 보이 밴드 SS501의 김형준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가장 최근에 등장한 테크노섹슈얼(technosexsual)은 최신 기술에 관심이 많으면서 똑똑하고 세련된 남자를 지칭한다. 소위 ‘디지털 미남’으로 불리는 이들의 감성은 여성적이지만 활동은 남성적인 경향을 지닌다.


한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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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17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흡이 무척 긴 기사지만, 흐름을 잘 잡아준 것 같다. 딱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아름다운건 죄가 아니다. 풀어 말하면 아름다워지려고 하는 건 본능이다!

하늘바람 2006-04-17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남자보다 안 아름다운 여자같아요.

이리스 2006-04-17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ㅋㅋ
 

“하루종일 놀고 자전거 타고… 나는 가짜면허 작가”
[조선일보 2006-04-17 03:05]    
첫 소설집 ‘강산무진’ 낸 김훈

[조선일보 박해현기자]

“등단은 무슨 등단… 나는 (소설가)증이 없어. ‘야미’(闇:뒷거래를 뜻하는 일본어)로 소설을 쓰게 됐으니, 소설가라고 할 수 있나.”

소설가 김훈(59)은 올해로 등단 10년을 넘기면서 첫 소설집 ‘강산무진’(江山無盡)을 문학동네에서 펴냈다. 첫 장편 ‘빗날무늬토기의 추억’(1995년)을 출간하면서 소설가로 나선 뒤 동인문학상 수상작 ‘칼의 노래’로 한국 장편의 새 미학을 개척한 늦깎이 작가 김훈이 ‘화장’(이상문학상)과 ‘언니의 폐경’(황순원문학상) 등 8편의 단편을 묶었다. 꽃봉오리의 내부에 숨은 등불을 상상하듯, 인간 육체에 탐미적 언어의 등불을 비춰 그 결을 쓰다듬으며, 몸 속에 숨은 존재를 묘파해낸 단편들이 황홀하게 아름답다.

등단 이후 첫 소설집을 낸 소감을 묻자 그는 등단 관행인 신춘문예 당선이나 문예지 추천을 거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죄송스러워했다. 하지만 곱씹어보면 등단 제도에 대한 야유가 깔려 있다. 결국 ‘가짜 면허 작가’가 최근 몇 해 동안 유명 문학상을 독식하면서, 대통령까지 애독자로 만들었다는 얘기 아닌가. 그는 첫 소설집의 작가 약력에 ‘자전거 레이서’라고 썼다.

“아침 7시에 일어나 해를 맞는다. 하루종일 놀고 청소하고 자전거 탄다. 차는 한 대도 없지만, 자전거는 두 대 있다. 자전거는 ‘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노는 인간’이다.”

“요즘 단편 소재가 없어서 걱정이다”는 그는 일산 호수 공원이 보이는 오피스텔에 새 집필실을 마련했다. 내년에 회갑을 맞는 이 늦깎이 작가는 ‘學難憂老境’(배움이 힘들어지니, 늙음을 걱정한다)고 써 붙여놓고, 햇반으로 끼니를 때우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 “햇반에는 여성의 체취가 없어서 좋다”며.

(박해현기자 [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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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1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수록 멋진 분.. 저 까칠해 뵈는 표정마저 매력적이다. ㅎㅎㅎ 등단 관행을 야유할수 있는 작가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같이 햇밭이라도 나누어 먹으며 봄날 오후를 보내고 싶다. ^^

mannerist 2006-04-1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었을때 사진 봤삼? 선택과 옹호에 청년 김훈 사진 보고 까무라칠뻔했다우;;;;

이리스 2006-04-17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군 / 오, 그래? ㅎㅎ 네가 까무라치는 건 좀 -_-;;

하늘바람 2006-04-17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까칠해서 겁나는 분같아요

이리스 2006-04-17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헛.. 그런가요? @.@
 

[문화소비 양극화] 국민 69% “양극화 공감”
[서울신문 2006-04-17 08:51]

[서울신문]외환 딜러인 김경식(38·가명)씨의 달력에는 봤거나 보려는 공연 일정이 빼곡히 차 있다.4월 둘째주에만 메조소프라노 안네 소피 폰 오터 독창회,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독주회,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3편을 봤다. 그가 지난해 본 공연은 80여편, 티켓을 사는데에만 600만원을 넘게 썼다. 공연 DVD와 음반, 서적 구입비까지 합치면 한해 문화생활비는 무려 1000만원에 육박한다. 김씨는 “문화는 내게 휴식이자 활력소이기 때문에 돈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수정(31·가명·서울 강남구)씨는 올초 내한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여섯 번이나 봤다. 그것도 전부 20만원이나 하는 R석에서였다. 소문난 뮤지컬 마니아인 그는 ‘필’이 꽂히면 앞뒤 가리지 않고 공연장을 찾는다. 이씨의 문화비는 한달 20만원꼴. 수도권 시립합창단원으로 일하며 버는 수입에 비하면 적지 않은 돈이지만 이씨는 “공연에서 얻는 만족감이 훨씬 크다.”고 한다.

사회복지사가 장래희망인 여고 2학년 선영이(17·서울 영등포구)는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닌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조금씩 돈을 모아 2∼3개월에 한 번 정도 영화를 보러 간다. 그것도 조조할인으로만.

선영이네는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이다. 건설 현장에서 뛰는 아버지는 요즘 경기가 나빠서인지 쉬는 날이 잦다.TV나 인터넷을 빼면 영화 보러 가는 게 선영이가 누리는 유일한 문화 생활이다.“가정 형편도 어려운데 극장 가는 것을 사치스럽다고 하는 어른들도 있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같이 가는 게 재밌고, 무엇보다 영화를 보면 학교에 가서 할 이야기가 생기거든요.”

2006년, 문화를 향유하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얼굴들이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헌장제정위원회(위원장 도정일)가 오는 5월 공표 예정인 ‘문화헌장’초안은 ‘모든 시민은 계층, 지역, 성별, 학벌, 신체조건, 소속집단, 종교, 인종 기타에 의한 어떤 차별도 받음이 없이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평등한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문화를 맘껏 즐기는 ‘마니아층’과 생계에 찌들어 문화생활을 엄두도 못내는 ‘소외계층’이 공존한다. 수십만원대를 넘는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등 공연의 고가화는 이같은 문화 양극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학력과 소득에 따른 문화소비의 양극화는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전국 가구 가계 수지동향’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가구 중 소득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계층의 교양·오락서비스 지출금액은 월 평균 25만 7500원으로 하위 10%의 3만 1400원보다 8배가 많았다.

또 학력별로도 대학원졸 가구가 14만 2000원으로 무학 가구의 2만 1700원보다 6.5배 많았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17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문화 향수 및 인식’에 대해 전화 설문한 결과 69%가 ‘문화소비의 양극화 주장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정치·사회에서 문화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문화향수 욕구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나 문화 생산자, 기업 등이 문화는 누구나 누려야 한다는 공공성을 인식해 문화 양극화를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녀 홍지민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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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17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환딜러와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을 비교하는것 자체가 일단 극단적이지만.. 그것을 떠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건 사실이다. 문화소비를 포함하여 경제적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 국가에서 아이들(중고생 포함)과 저소득층에게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주기를 바라는데 뭐 한 20년 후에나 될까? -_-;;

월 20만원의 문화비라니, 뭐 나도 엇비슷한것 같은데.. 버는 돈이 얼마 안된다는 것도 같고 말이지. 흠 --;

물만두 2006-04-17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산층이 사라져서 그렇고 세계적인 추세로도 양극화는 점점 더 심해질 것 같아요.

마태우스 2006-04-1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를 대략 30-40편 봤구...야구장 몇번... 술도 문화로 치면 어마어마하겠지만... 월 25만원까진 아닌 듯 싶네요.

이리스 2006-04-1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 그러게 말이어요.
마태님 / 술은 빼야죵 ㅎㅎㅎㅎ
 

딱 1분이면 끝난다. 1분 요가

웰빙 열풍에 요가가 트렌드가 된 지 오래. 요가 매트와 몸에 피트되는 레깅스까지 구입했지만 결국 그로테스크한 동작에 겁먹어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그렇다면 커피타임보다 짧은 시간 안에 다운된 당신의 몸과 마음을 업해줄 인스턴트 요가는 어떨까.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17인치의 허리로 잘록한 실루엣을 자랑했던 비비안 리를 동경하고 있었다면 ‘비틀기 자세’로 제2의 비비안 리에 도전해보자. 이 자세는 전체적으로 밋밋하고 굵은 허리를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먼저 왼쪽 무릎을 구부려 세우고 발은 오른쪽 무릎 바깥쪽에 닿게 한다. 오른발은 왼쪽 엉덩이 옆으로 최대한 붙인다. 이렇게 함으로써 양 발을 반대쪽 몸 부분에 최대한 밀착시킬 수 있다. 오른팔은 구부려 왼쪽 무릎 바깥으로 보내고 왼팔은 허리를 감싸듯 등 뒤로 보낸다. 이때 상체는 곧게 세워주어야 한다. 숨을 내쉬면서 고개와 허리를 함께 비틀어 복식 호흡을 한다. 호흡이 끝나면 몸을 풀고 다시 반대방향으로 전과 똑같은 동작을 취한다.




의자에 앉아 몇 시간씩 앉아 있노라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쉬운데, 이때 ‘현 자세’를 통해 망가진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다. 먼저 편안하게 앉은 상태에서 오른쪽 무릎을 구부려 세운 후 양 다리가 90°가 되도록 높여준다. 양 손은 머리 위에서 깍지를 끼고 머리 뒤쪽에 얹어준다. 가슴을 쭉 편 상태에서 상체를 오른쪽으로 기울여 내린다. 시선은 위쪽을 응시하고 이 상태를 유지한 채 복식호흡을 실시한다. 호흡이 끝나면 몸을 천천히 세우고 숨을 고른다.





밤이면 밤마다 부어오른 종아리와 싸우는 당신에게 ‘양 팔 벌려 앞으로 숙이기 자세’를 추천한다. 우선 바로 선 자세에서 합장을 한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합장한 손을 머리 위로 뻗으며 몸을 최대한 늘여준다. 다리를 벌리고 상체를 뒤로 젖히며 합장한 손을 몸 뒤로 돌려 허벅지 뒤쪽에 올려놓는다. 턱을 들고 가슴을 편 채로 상체를 서서히 바닥으로 숙여준다. 이때 양손은 다리 뒤쪽을 감싸고 발목까지 쓸어내린다. 배에 힘을 빼고 복식호흡을 한 뒤 허리를 편 채로 상체를 서서히 들어올린다. 다시 합장 자세로 마무리하며 숨을 내쉰다.





계속되는 망년회와 송년회 때문에 알코올의 바다에 빠진 기분이라면 ‘풀무 호흡’을 통해 몸 안의 알코올을 분해하고 숙취도 해소하자. 풀무 호흡을 하려면 먼저 척추를 세우고 앉은 자세에서 천천히 숨을 고른다. 입을 다문 상태에서 1초간 코로 숨을 마시다가 내쉬는 짧은 복식호흡을 반복한다. 이때 배의 움직임이 크게 드러나 보일 정도로 배를 밀어주고 당긴다. 숨이 찰 때까지 1백회 정도 짧은 복식호흡을 반복하고 마지막에는 깊은 복식호흡을 하며 마무리한다. 호흡의 메커니즘을 원활히 함으로써 몸 안의 독소를 빼내고 술을 마신 뒤 흔히 이어지는 두통 등을 없앨 수 있다.





춘곤증은 봄에만 일어나는 증상은 아니다. 점심식사 후 곧바로 사무실에 돌아와 앉아 있다보면 꾸벅꾸벅 졸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달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먼저 바르게 선 상태에서 팔을 머리 위로 쭉 뻗어 올리고 양 손은 깍지를 낀다. 양 팔을 귀에 붙이고 상체를 늘인다는 느낌으로 왼쪽으로 기울인다. 이때 상체가 앞으로 기울거나 다리가 구부러지지 않도록 한다. 3회 정도 복식호흡을 한 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반대 방향으로 한 번 더 같은 동작을 취해준다.





뚱뚱한 하체 때문에 올겨울 유행 아이템인 미니스커트를 단지 쇼윈도에서만 바라봐왔던 사람이라면 ‘삼각 자세’에 도전해보자. 우선 양 팔을 위로 올렸다가 옆으로 벌리고 양 발은 어깨 너비의 두 배가 되도록 벌려준다. 왼발은 앞으로 90도, 오른발은 안으로 15도가 되도록 돌려준다. 다리 자세를 잡은 뒤 상체를 왼쪽으로 밀어서 기울여준다. 이때 옆구리 선을 최대한 늘인다는 느낌으로 골반을 반대쪽으로 밀어준다. 상체를 90도로 기울인 뒤 시선은 하늘을 향한다. 이 동작을 유지한 채 깊게 복식호흡을 한다.






마법에 걸린 기간 동안 꾸준히 ‘나비 자세’를 취하면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우선 발바닥을 마주 대고 앉아 양손은 깍지를 끼고 팔을 당긴다. 숨을 내쉬면서 가슴을 펴고 상체를 아래로 내려준다. 호흡을 깊게 하면서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운다. 이때도 역시 머리부터 차례로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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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4-1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자세와 나비자세 정말 장난아닌 자세입니다. 그래도 가져가서 도전해봅니다

비로그인 2006-04-16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나비자세 따라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저렇게 납작하게 업드려지질 않아요ㅠ.ㅠ

이리스 2006-04-16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난이도가 좀 높죠. -.-
쥬드님 / 제가 눌러드릴까요오~~ ㅎㅎㅎ

실비 2006-04-16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정보여요.. 퍼갈게요^^

해적오리 2006-04-1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나비자세가 되지요...ㅎㅎㅎㅎㅎ
퍼갑니다.

이리스 2006-04-16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 / 감사합니다. ^^
날나리님 / 오호오! 유연하시군요. ^^

moonnight 2006-04-1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흑흑. ㅠㅠ; 나비자세. 정말이지..;; 그래도 열씨미!! 좋은 정보예요. 감사합니다. ^^

이리스 2006-04-1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나잇님 / ^^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