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이별은 공정하지 못하다.  

명확한 이유를 상대에게 알리지 않거나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 

끝내 짐작만할뿐 묻지도 못하는 경우가 또 그렇게.  

 

대부분의 이별은

어느 한쪽이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찾아온다.  

이별이 닥치고 나서야 하나둘 이별의 전조를 뒤늦게 깨닫지만 

이미 돌아킬 수 없는 일들이 되어있다. 

아닐거다, 아닐거야.  

내가 원하는 지점에서 상대가 있으리라 믿어보지만 

그곳에는 온기가 사라진 차가운 빈 공간만 남아 있을 뿐이다. 

 

더 많이 사랑한 자는, 후회나 미련이 적게 남아 이별 후에 덜 아프다.   

이별의 아픔이 혹독할수록 이기적이었다는 이야기다. 

 

살아갈수록 새로운게 많아서 서른 중반이지만 아이처럼 놀라고 있다. 

그렇지만 그 새로운 것들이 마냥 신기하고 즐거운 것은 아니다. 

너무, 부끄러운 것들 이기도 하다.  

부끄러우면서도 도대체 떼어낼수도 없는 그런 징그러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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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사람 풀어주기와 

우는 사람 달래기. 

내가 잘 못하는 것들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그럴수록 더 못하게 된다.  

이유는 잘;;;; 

 

일 때문에 황당하고 불쾌한 일을 겪고 나서 새벽 2시가 넘어 겨우 잠을 청했다. 

선잠이 들었고, 새벽에 다시 일 때문에 연락이 올 것이 있어  

일부러 휴대폰 벨을 진동에서 소리로 바꿔두고 설핏 잠이 들었다가 요란한 벨소리가 울려 전화를 받았다. 

전화는 일 때문에 온 것이 아닌, 그로부터의 전화였다.  

 

한시간 반 정도의 통화 속에서 그는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욕이 섞인 말들을 내뱉다가 기어이 울었다. 

나는 이런 상황이면 언제나 그렇듯이  

마음과는 다른 말들을 입 밖으로 퉁명스럽게 던지고 있었다. 

그것 뿐이다. 

달래지도 못했고, 변명도 하지 않았고, 화도 안냈다. 

 

다만, 그렇게 온갖 감정을 고스란히 한꺼번에 표출하는 것을 감당하기도 힘들었고  

나 역시 그의 표현들에 거친 감정이 일어 

두번다시 연락하지 말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렇게 아침이 왔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오죽하면 그렇게 울었을까.  

눈물을 뚝뚝 흘린 정도가 아니라 그렇게 꺽꺽 울음을 참다 못해 흐느꼈을까.  

 

다시, 라는 것이 오긴 올까? 온다해도 무언가 달라지길 기대하지도 못하겠다 이제는. 

그의 눈물을 닦아 주지 못한것을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하는걸까. 

아프다. 

태연한 척 하는데 길들여져서 힘들다고 하기도 우습다.  

 

감정 드러내기, 제대로 전달하기..  

이런 과정이 있다면 등록해서 들어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시, 이건 장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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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01-19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못해요.
그런데 말입니다. 제 생각엔, 경험해보지 않아서 모르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내 경우엔.
내가 울 때 곁에 사람이 없거나, 상대방들이 대부분 우는 것 가지고 뭐라고 하거나,
같이 울어버리거나. 그래서 저도 모릅니다. 울 때는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긁적)

이리스 2009-01-21 00:27   좋아요 0 | URL
그치요, 영 익숙해지지 못하는 일인가봐요.
어쩌면 저의 못난 오만함 때문일테구요..
 

어쩌면 나는 발칙한 기대를 품고 있었던가 보다.

쉽게 잊을 수 있을거라 생각 하지 않는다고 해놓고서는 그럴 수도 있지 않겠냐는 기대.

그러나 그런 기대는 가당치도 않았다.

낯선곳에서 나는 더욱더 한가닥의 추억을 더 모아보겠다고 되지도 않는 짓을 해가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

오죽하면 처음 본 사람에게 홀랑 내 정신 상태를 모두 파악당하기까지 했을까.

당신은 아직 그 사람을 많이 생각하고 있죠? 지금도?

1초 아니 어쩌면 0.5초 정도 망설이지도 못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취한 내 모습을 보았다.

그러니까 아예 이제는 발칙한 기대를 버리고 납작하게 엎드리는 쪽을 택해야겠다.

엎드려서 더는 내려갈 곳이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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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한 번 페이퍼를 올렸는데,

닉네임을 변경하기로 했다.

낡은구두여 안녕.

비록 다른 여러 곳에서도 동일하게 닉네임을 쓰기 때문에 동시 다발로 다 못바꾸지만

적어도 여기에서만이라도 바꾸기로.

새로운 닉은 詩愛羅(시애라).

그러니까 9월 1일은 詩愛羅의 생일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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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01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애라가 잘못하면 신애라로 들릴지도...
이제 이쁜 닉네임에 어울리는 차인표님만 있으면 되는 건가요?^^

이리스 2008-09-01 14:3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신애라 짝퉁은 아닌데;;
호호 ^^;

마노아 2008-09-0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뿐 아니라 배경도 바뀌었군요. 여기는 대체 어디입니까!

이리스 2008-09-01 15:37   좋아요 0 | URL
네, 이곳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입니다. 팔레르모에서 바닷가로 빠지는 길. :)

무스탕 2008-09-01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뻥- 뚫린 느낌..
시애라님♡
갑자기 생각났어요. 시애라(시에라? --a)라는 이름을 가진 이쁜 까치가요.
기억나실까요? 신밧드의 모험이라는 티비만화에서 신밧드 어깨에 앉아서 늘 같이 다니던 까치가 시애라였다는걸..?
저주에 걸려 새가 된 공주였었는데..

반갑습니다. 시애라님 :)

이리스 2008-09-02 11:00   좋아요 0 | URL
아, 이런.. 그럼 저주를 풀면 공주가 되는거군요! ㅋㅋ
무스탕님도 서재 이미지가 바뀌었어요.^^;

paviana 2008-09-0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시애라님..이름 예쁘네요.
시칠리아 섬도 멋지고요.

이리스 2008-09-02 11:00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어요~ ^^; 반갑습니다.

프레이야 2008-09-0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겠어요. 시애라님^^ 이렇게 불러야하는거죠? 입에 어여 붙어야할텐데요..

이리스 2008-09-02 11:00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아직 낯설어요. :)

비로그인 2008-09-02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애라님, 생일 축하 해요(그러니까 새로운 닉네임의 생일). 전 이런 도로가 좋아요. 그것이 아이다호의 길이건 닉 혼비의 long way down이건, 길에서 만날 수 있으니까요.

이리스 2008-09-02 11: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탁 트인 길! 처럼 인생도~ :)

Kitty 2008-09-02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고민하시더니 닉 바꾸셨군요!
즐찾 브리핑에 뭔가 한자가 떠서;;; 으잉 누구지 하면서 와봤다는 ㅎㅎㅎㅎㅎ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시애라님!

이리스 2008-09-03 02:37   좋아요 0 | URL
네.. 바꾸고 나니 일단 후련합니다. 십년짜리 과거와 결별 !
ㅋㅋ 저도 잘 부탁드려요~

세실 2008-09-17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시원한 도로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저두 신애라 생각했답니다^*^ ㅎㅎ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의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최강희와 지현우, 그리고 이선균이라는 달콤한 라인이 드라마에서 끊어지고 이어지며 흐른다.


얼마전 마지막회까지 다 보고 나서

최강희가 연기한 오은수의 캐릭터의 그 무한 건강주의가 부럽다 못해 소름이 끼쳤다.

아, 사람이 저럴수도 있는가보다.

앞서 보았던 15부의 감정 몰입이 마지막에 가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망연자실 멍하니 있다가

결국은 안으로 파고들어 고였다. 흘러가지를 않는다. 그래서 괴롭다.


결혼날짜를 코 앞에 두고

결혼 상대자가 연락 두절에 사라져 버렸다.

알고 보니 그 결혼 상대자는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

이름이 달랐고 생년월일이 달랐다.

그는 다른 사람의 명의를 아니 존재를 도용해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연을 알아보니 그는 살인을 저지른 전과자였다.

그 살인은 친구를 죽인 것이었고, 사고였다는 것, 스물을 그렇게 암울하게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혼이 무산되었는데도

아버지는 청첩장까지 안돌려서 천만 다행이라고 하고 끝이고

어머니는 아무런 이유도 묻지 않고 그저 네 맘이 괜찮으면 다행이라고 하고 만다.

 
오래도록 사귀었던 연인이

넌 가족같잖아, 라는 멘트를 날리며 자신의 결혼식에 오라고 청첩장을 보냈다.

그 사실에 놀라고 또 분노도 느꼈던 오은수.

얼떨결에 연하의 남자와 술자리를 갖게 되고 바로 그날 모텔을 그들만의 성지로 만들었다.

그 와중에 선자리가 주선되고 거기서 오은수는 김영수를 만난다.

의도했건 안했건 중간에 양다리 까지 걸쳐주는 서른 한살의 오은수.


어린 연인과는 이별을 하고

그로 인해 좀 힘들어 하는가 싶더니 선 본 남자에게 마음이 동해

자기가 청혼까지 해버린다.

 
그리고 나서 일어난 일들이다.

결혼이 무산되고 나서 오은수는 다시 영수 아니 태경을 만나다.

처음 만나듯 인사를 건네며 활짝 웃는다.



나는 그 웃음에 소름이 끼쳤다.

저것은 밝음, 건강함, 긍정의 힘이라 하기에는

차라리 인간이 아닌 괴물의 그것이 아닐까 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세번의 사랑에 저렇게도 무너지거나 부서지지 않고

참으로 반듯하게 오뚝이처럼 일어나

진정한 사랑의 관대함을 몸소 실천하며

네가 누구이거나 어떤 이름이거나 너의 존재 그자체를 받아들이겠노라

결혼을 엎었어도 이해하노라.. 하는 그 모습.


지난 인연 하나 제대로 털어내지 못하고

툭하면 놀라 바들바들 떨며 힘들어하다가 지레 지쳐서 주저앉는 나.

타인들이 보기엔 내가 괴물이고, 내 찌질한 미련과 흘러내리는 눈물이 한심해 보일수도 있겠다.

그래도 나는 그것이 사람에 가깝다고 믿고 살아간다.


난 괴물이 되고 싶지는 않다.

아니, 어쩌면 괴물이 되고 싶은데 내게는 불가능한 걸 아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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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9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20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8-08-2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접하기가 무섭게 끝나버렸군요. 지현우를 한번 봐야지 했었는데 마지막회까지 이미 방송됐었단 말이죠. 허허..

이리스 2008-08-21 13:00   좋아요 0 | URL
네, 그러게 말이어요.
지현우를 보고 나면 괴롭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