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가지 마라. 그 길은 사람의 길이 아니다."

[문인 39인의 '반전평화 게릴라 글'] "이라크전쟁은 백년전쟁이다"

 

  민족문학작가회의는 9일 오후 3시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정부에 대해 이라크 파병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반전평화 거리 시화전을 열고 오후 7시반부터는 3시간동안 시낭송회를 갖는다.
  
  작가회의는 이날 행사 개최와 관련, "전쟁은 인류의 근본적인 도덕을 말살하는 페스트요, 파병은 세계의 양심인류들에게 치명적인 독균을 매개하는 행위에 다름아니다"며 "문학 고유의 가치를 살려 반전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양심사회세력에게 기운을, 국민들에게는 문학적 감성으로 양심을 건드려 '꺼트릴 수 없는 촛불을 지키자'고 외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작가회의는 "이번 행사는 연속적인 반전평화운동에 합심하겠다는 작가들의 의지를 밝히는 연대의 한마당이며, '거리에 뒹구는 아픈 말들을 거두어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작가의 소임이 아니겠느냐'고 우리가 내걸었던 질문에 스스로 화답하는 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작가회의는 "우리는 죽음-학살보다 더 확실한 현실을 본 적이 없기에 파병 앞에 붙은 어떤 수사도 인정할 수 없다"며 "내가 살기 위해 죄없는 누군가를 죽일 수 없나니 그 마음이 죽음을 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 앞서 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은 파병을 왜 해서는 안되는가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담은 '게릴라 글'을 모았다.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의 도움으로 문인 39인의 글을 싣는다. 편집자주
  
  고은
  
  김일병 가지 말아라
  이라크 전쟁은 가장 추악하고 가장 비겁한 전쟁이다
  장소위 가지 말아라
  이라크 전쟁은 백년전쟁이다
  결코 내일 모레 끝나지 않는다
  
  홍일선
  
  聖반미론
  
  아주 오래된 유프라테스 강물 속으로
  달이 태어나는 시간
  푸른 올리브나무 잎새에 덮힌
  아버지의 주검을 바라보는 한 소년이 있다
  아, 신성한 반미반제 해방전사가 태어나시는 시간이다
  
  강은교
  
  신이여, 세상 벽에 가득한 저 지는 꽃잎들 돌아
  쓰다듬으소서 평화의 뿌리
  펄럭이소서 평화의 날개들
  
  문동만
  
  현실론 웃기지 마라, 나는 죽음보다, 학살보다, 확실한 현실을 본 적이 없다
  
  전성태
  
  굴종의 댓가로, 남의 피 묻혀가며 얻어야 하는 평화라면 그렇잖아도 불쌍한 이 존재 참으로 쓸쓸합니다. 악마와 손을 잡은 이 민족을 용서하소서.
  
  하종오
  
  고 김선일씨의 절규를 되새겨야 한다. 제발 , 부디 떠나달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의 죽음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의 절규부터 들어야 한다.
  
  박남준
  
  파병, 그것은 미국의 침략전쟁을 위한 대리전이다.
  슬프다. 내 조국은 정녕 자주주권국가인가?
  세상의 모든 생명과 평화의 이름으로 외치나니
  어떠한 국가 경제적 이익과 명분으로도 파병은 안 된다.
  절대 안 된다!
  
  이원규
  
  그 동안 피학살자로만 살아왔는데 이제 당당히 학살자의 반열에 올라서니 감개무량하다.
  
  송호필
  
  한미동맹, 국익을 말하기 전에 솔직히 이 땅은 미식민지라고 인정하고 파병하자.
  
  김수열
  
  파병은 절대 안 된다. 대신 장미와 토마토를 보내고 싶다.
  
  정우영
  
  우리의 젊은이들을 침략전쟁의 하수인으로 내몰지 말라. 그들이 전쟁터에서 맞설 사람들은 적이 아니다. 바로 이라크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이다. 우리의 자유와 평화가 이라크에서 전쟁광에게 유린당하는 것이다.
  
  이상락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싸움엔 명분이 있어야 한다-
  
  노무현: 테러리스트는 혼내줘야 합니다.
  부시: 물론입니다.
  노무현: 살상무기 보유를 인정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부시: 그 의견에 적극 찬동합니다.
  노무현: 중동평화를 저해하는 무법자는 응징해야 합니다.
  부시: 두 말 하면 잔소리지요!
  노무현: 한국은 파병할 것입니다. 한국의 젊은 문인들도 앞다퉈 파병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부시: 오우, 희소식입니다! 난 당신과 한국 작가들을 존경합니다. 그런데 한국군 언제 출발합니까?
  노무현: 이미 지중해에 도착해서 이스라엘로의 진격 준비 완료했습니다. 그런데 미군은 왜 코빼기도 안 보이지요?
  
  박철
  
  국민이 원치 않는 일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맹문재
  
  부시여, 이라크는 당신 집이 아니오. 집을 뺏는 일은 천벌 받을 죄. 죄를 용서받으려면, 하루 빨리 당신 집으로 돌아가시오.
  
  김재영
  
  이 땅 젊은이들을 죽음의 땅에 보내 얻는 국익으로,
  온 국민 입에 고깃덩이를 물린들 우리가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남송우
  
  이라크 파병은 진정한 평화와 생명의 의미를 오래 전에 잃어버린 강자들의 자기변명이다.
  
  박종헌
  
  우리가 이라크에 추가 파병을 한다면 추악한 미국의 대리전쟁 수행자로 영원히 미국과 함께 이라크 침략국가가 되고 말 것이다. 한 민족의 주권을 빼앗기도 하고 내어주기도 하는 부시 정권의 침략전쟁에 더 이상 우리가 휘둘릴 수 없으며, 이라크와 우리가 싸워야 할 이유도 없다.
  
  김용택
  
  부모 잃은 아이들의 울부짖음이 들리지 않느냐?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통곡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사람들한테 총 쏘러 가지 마라.
  
  공선옥
  
  파병, 이라크가 원하냐, 부시가 원하지!
  
  신현수
  
  식민지에서 감히 미국 놈들 허락도 안 받고, 그날 2002년 6월 13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지방도 56호선을 걸어간 죄로, 그리하여 이 땅 식민지 한반도에서 식민지의 딸로 태어난 죄로, 그리하여 미국놈들 장갑차에 깔려 죽은 게 효순이 미선이의 잘못인 것처럼, 선일씨 당신이 목 잘린채 그날 2004년 6월 22일 오후 10시20분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으로 35km 지점에 아스팔트 위에 폭탄과 함께 묶여 내동댕이쳐진 것도, 그리하여 우리와 아무런 원한도 있을 수 없는 이역만리 이라크에 당신의 모가지가 나뒹굴게 된 것도, 다, 당신 잘못입니다. 당신의 죄입니다. 아, 아, 이 저주받을 야만의 땅 식민지 한반도의 아들로 태어난 죄.
  
  이경자
  
  평화는 어머니다
  제발 어머니를 죽이지 마라!
  
  안도현
  
  이라크에 군인 대신 평화를 파견하라!
  
  정도상
  
  머리 아프게 하지 마라
  평화만 생각하면 골치가 지근거린다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것이 평화 아닌가
  
  방현석
  
  전쟁과 테러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인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네 목덜미에 끝내 사막의
  바람보다 더 날카로운 비수를 꽂아버린
  그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먼길을 얼굴 없이 돌아온 네게
  차마 이렇게 치켜들 수 없는 뜨거운 목을 놓고,
  
  유영갑
  
  아직도 우리나라는 젊은 피를 팔아서 먹고살아야 할만큼 가난한가.
  국익은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의 국익을 위해서라도 파병은 하지 말아야 한다.
  
  김희수
  
  내 조국의 산하가 외세에 짓밟혔던 쓰라린 기억을 금세 잊었단 말인가. 다시는 이 땅의 어머니를 울게하지 않기를. 조국이여, 당신의 아들들이 탐욕과 광기의 이 전쟁에 말려들지 않기를...
  
  김재호
  
  모든 침략전쟁에 반대한다. 또다시 침략국 미국의 용병이 되는 걸 반대한다. 파병을 철회하라.
  
  김창규
  
  미국의 부시가 믿는 하나님은 약소국가를 침략 전쟁으로 살육하는 하나님이다.
  그런 나라의 속국의 목사인 나는 미국을 반대하고 파병을 적극 반대해야 한다.
  이라크 파병을 찬성하는 나라나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없기 때문이다.
  
  박일환
  
  전쟁이 잉태할 수 있는 것은 파괴와 약탈과 광기와 혼돈과 불모의 대지와 승리자의 음흉한 미소 같은 것들이다. 어디에도 생명과 평화가 들어설 자리는 없다.
  
  서정홍
  
  아들아, 사람이 절대 해서는 안 될 게 있다.
  뭐냐고?
  억압에 못 이겨 자신을 파는 것이다.
  이라크 파병!
  이런 짓이 바로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이다.
  아들아, 가지 마라. 그 길은 사람의 길이 아니다.
  
  유용주
  
  전쟁은 무덤만을 생산한다고 했다. 스스로 묘지관리인을 자청하는 부시 미 정권을 위해 우리 대들보인 젊은이들을 이라크로 보낼 수는 없다. 벌초 및 허드레잡일을 하는 데는 역시 미군이 마땅하다.
  
  이현수
  
  내 아들을 전장에 보내느니
  차라리 내 심장에 칼을 꽂으마!
  
  손세실리아
  
  내 몸을 빌어 세상에 나온 나의 아이들이 엄마인 내게 오래 전부터 일깨워 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생명의 고귀한 절대 가치다. 엄마인 내가 생명사상의 스승인 내 자식을 전쟁터로 떠밀 수는 없지 않겠는가.
  
  김별아
  
  전쟁 앞에 손익을 따지지 마라.
  죽음, 공포, 살육과 분노는 모든 것을 파괴하니,
  황폐한 영혼은 더 이상 어떤 꿈도 품을 수 없다!
  
  정혜주
  
  파병, 굴복이다!
  
  박두규
  
  자유,화해,평화,상생,인권,생명,생태. 이런 단어들을 사용해온 것이 부끄럽다. 인간의 생명을 제물로 삼는 백정의 나라 미국에 무릎을 꿇는 것이 국익이라고 말하는 천박하고 비열한 자본옹호주의가 역겹고, 그게 엄혹한 현실이라고 말하는 정당과 지도자를 지지했던 것이 부끄럽다. 생때같은 젊은이의 죽음을 애도하고 외치는 것이 전부인 것이 부끄럽다.
  
  윤동수
  
  살고 싶다! 절규하는 국민의 생명을 저버리는 나라.
  오, 우리는 파리보다 못한 목숨을 이어가는 대한민국 국민.
  우리의 생명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는 국익 앞에서 버려진 헌신짝이어라!
  죽은 파리떼와 헌신짝이 쌓여서 마침내 무덤을 이룬 나라!
  대통령이? 국가가? 아니다, 그들은 국민의 생명을 나몰라라 했음을.
  오, 누가 그 무덤에서 우리를 숨을 쉬게 해주랴.
  
  이인휘
  
  텔레비전 화면 속에선 이라크 어린이들이 비명의 눈물을 흘리고
  텔레비전 밖에서는 내 어린 딸이 안타까워 눈물을 흘린다
  부시의 자궁을 핥아대는 정치꾼들
  그 눈물이 강물이 되고 파도가 되고 해일이 되어
  다 쓸어버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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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위로 2004-07-14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아, 가지 마라. 그 길은 사람의 길이 아니다."

안녕하세요, ^^
위의 말이 가슴에 제일 와닿네요. 사람의 길이 아니다.라는
가지 말았으면, 가서는 안되는 길에 제발 보내지만 말아주었으면. 어떻게든 막아주었으면.
파병에 커다란 관심이 없었지만 한 사람의 죽음뒤로 또다시 파병을 꺼낸다는 것은...

balmas 2004-07-14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 뵙는 분인 듯 ...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서 오늘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고(이런 ...),
이번 주 안에 서평을 쓰기로 약속한(아, 부담감! 약속은 쉽게 하는 게 아니야 ... -.-;;;)
[그라마톨로지에 대하여]를 읽고 있다가 서재에 들어와보니, 댓글을 남기셨군요. 반갑습니다.

어떻게든 파병을 막아야죠. 문제는 눈썹 하나 까딱 안하고, 한미동맹을 위해 파병해야 한다고 외치는 이 정부인데 ... 저는 파병을 막기 위해서는, 파병을 막아야 한다는 의지가 있다면, 이 정부와 맞서 싸우는 길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실제로 파병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지금에 이르러서는 더욱 그렇겠죠.

아 참, [헌법 제 5조]라는 노래 들어보셨어요?
"대체 한미동맹이 무엇이길래 ..."
 

 

 

헌법이 반대하는 그 전쟁에

 

나의 작은 취미 중 하나는 새로 나온 책들을 소개한 신문기사를 보고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만들어서 갖고 다니는 거다. 단골 서점이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은 후론 책을 자주 사지도 못하는데다 바쁘단 핑계로 그중 반도 소화 못해낸 채 볼 책들을 쌓아놓는 곳엔 ‘대기 중’인 것들이 항상 열 권이 넘는다. 그런데 요샌 네 살짜리 딸아이까지 책맛을 알기 시작해서 아이 책까지 살피느라 신간서적 소개하는 날이 더 기다려진다. 그러던 어느날, 어린이들에게 헌법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놨다는 어떤 새 책에 대한 소개 글을 읽다가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책을 소개한 기자는 2004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극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는 거리에 아이들이 몰려나온 일이라면서 탄핵 반대와 이라크 파병 반대 촛불시위에 나선 뜻있는 엄마 아빠라면 어른들에게도 힘든 법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이 책을 아이들에게 꼭 보여줘야 할 거라는 얘기였다. 귀가 솔깃해지는 책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에 우리 아이에겐 맞지 않지만 우선 법에 무지한 나부터 일단 읽어보고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카 녀석에게 선물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 기자는 법치국가인 나라에서 헌법을 다룬 어린이 책이 없었다는 건 난센스라며 책 내용을 소개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민의 뜻으로 대한민국을 다스린다.’ 헌법 1조 1항이란다. 가슴이 뻐근했다. ‘남북의 통일과 평화를 지향한다.’(헌법 4조) 우리의 아이들이 읽을 생각을 하니 기특한 책이지 싶다. ‘사람은 모두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헌법 10조) 그 딱딱한 책에 이렇게 낭만적인 얘기도 실려 있나 싶다. 풀어서 쓴 것이겠지만 지나치게 이상적인 얘기라 나중에 상처받기 십상인 구절 같다. ‘양심은 내 마음 속의 진정한 재판관이다.’(헌법 19조) 음 …, 정말 멋진 조항이다. 이런 책을 읽고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면 비전향 장기수나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마음을 건드린 대목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고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을 반대한다’(5조 1항)는 조항이었다. 눈물이 났다. 정말 헌법 책에 그렇게 나와 있다면 이라크 파병을 막아내지 못한 우리 국민 모두는 심각한 범법자가 된 꼴이 아닌가. 우리 어른들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고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에, 그것도 남의 나라 전쟁에 비굴하게 동참하면서 아이들보고는 그러면 안 된다고 가르쳐야 하다니….

글 쓰는 사람은 글로, 가슴이 더 뜨거운 사람들은 거리로 나가 파병 반대 뜻을 알렸다. 우리 ‘국민’들이 말이다. 심지어는 ‘국익’ 같은 말을 정말 좋아하던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마저 ‘잘못된 전쟁’이라더라, 우리도 그만두자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주인’인 국민이 목 터져라 반대하는데 … 국민의 뜻으로 나라를 다스리라고 헌법에 나와 있거늘 … 침략적 전쟁엔 동참하지 않겠다 해놓고 … 그렇게 얘기하는 ‘국익’을 입을 당사자인 우리들이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

지난 대선 때 타는 가슴으로 텔레비전을 지켜보다가 이른바 ‘바보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는 순간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사람으로서 대통령이라는 ‘처지’를 이해하려고 무던히도 애써 봤다. 하지만 김선일씨의 울부짖음 앞에 작은 ‘액션’ 하나 없이 ‘고!’를 외친 그를 보고는 정이 뚝 떨어진 게 솔직한 심정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어느 문건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을 표기하는 데 ‘ROH’가 아닌 ‘NO’로 표기를 해서 작은 말썽이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실수가 아닌가 싶다. 옛정()을 생각해서 그가 ‘ROH’무현이 아닌 ‘NO’무현이 되는 것만은 막아보고 싶으므로 내가 오늘 신간서적 목록에 올린 이 어린이 서적을 그에게 선물하고 싶다. 가만 있자, 청와대 주소가 어떻게 되더라 참! 그의 전직이 변호사였다지 이런! 이렇게 민망할 데가 ….

오지혜/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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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을 반드시 막읍시다



정부는 8월 초 자이툰 부대 파병을 계획대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어제는 이라크로 보낼 군수물자가 선적되었습니다. 파병재검토 결의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지도 않은 채, 15일이면 임시국회가 폐회됩니다. 이라크 파병을 막기 위한 마지막 투쟁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라크 추가파병 재검토'를 주장하는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장에게 "의장직권으로 재검토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해달라"고 요청하며 국회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에서는 14일 수요일 이라크 파병 결사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피스몹' 등 파병에 반대하는 여러 가지 평화 행동이 진행 중입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절실합니다. 힘을 내어 파병을 반드시 저지합시다.

이라크 파병 결사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
- 주최 : 파병반대 국민행동
- 일시 : 2004년 7월 14일 (수) 오후 7시 (민주노총은 오후 6시에 사전대회)
- 장소 : 광화문 열린시민마당 (1박 2일 투쟁 준비를 해오시기 바랍니다)
(촛불시위는 매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장 김원기 의원 홈페이지에 글쓰기
- 의장 직권으로 '이라크 추가파병 재검토 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라!
- 국방위에 계류되어 있는 이라크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을 조속히 심의의결하라
- 정부와 여당은 선적물자의 출항을 중단하라
-
http://www.ok-ki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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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7-13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이뉴스] 기사를 보니까 열린우리당은 박정희와 [조선] [동아]를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을 14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행정수도 이전만으로는 한나라당, [조선], [동아]와 구별짓기가 잘 안되는지, 다시 또다른 전가의 보도를 꺼내들었다.
한나라/[조선] [동아]와 노무현/열린우리당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해 근심하던 사람들을 위해 확실한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아마도 보름만 버티면 사람들은 파병에 관한 건 까맣게 잊게 될 거고, 다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사이에서, 그야말로 눈터지는 경계선 긋기에 국민 모두가 혈안이 될 것이라는 계산과 확신이 깔려 있으리라.
아, 나는 왜 이렇게 사소한 파병 문제에만 집착하지? 대범하게 국가의 이익을 고려하지 못하고, 수구와 개혁도 구분하지 못하고 ...... 미안해, 노무현 씨 ...
 

[프레시안]

 

교사 1만6천여명 파병철회 선언, 교육부 "엄중처벌"

교육부 "실정법위반 처벌", 전교조 "지금이 독재시대냐"

 

2004-07-13 오후 1:47:40

 

  1만6천6백여명의 교사들이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정신과 평화를 교육해야하는 교사의 양심에 따라 이라크 파병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공무원집단행동금지 규정에 벗어났다며 징계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사 1만6천6백38명, 파병재검토 시국선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원영만)은 13일 오전 영등포 전교조 회의실에서 '이라크 추가파병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시국선언은 전교조가 지난 6일부터 전국 초·중·고 교사 대상으로 실시한 서명운동에 전국 학교 1천8백56개, 교사 1만6천6백38명의 동참으로 성사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3일 오전 이라크파병전면재검토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프레시안


  

 

전교조는 시국선언문에서 "위정자들은 정의롭지 못한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타인에 대한 증오와 폭력을 합리화했다"며 "대다수 민중들은 자신과 무관한 전쟁에 끌려들어가 처절한 고통과 생명의 위협을 강요당해 왔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이어 이라크 전쟁관련 "미국이 내걸었던 '대량살상무기'와 '테러배후지원'의 증거가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은 것처럼 명분이 사라진 전쟁터에는 오로지 추악한 국가 이기주의와 패권주의만이 난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교조는 또 "이라크 추가 파병은 침략전쟁을 금지한 우리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며, 정부 파병논리인 '국익론'에 대해서도 "정의롭지 못한 전쟁에 가담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추악한 국가주의'를 달리 일컫는 말이다"고 비판했다. 또 '동맹국과의 신뢰'를 지켜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교조는 "미국의 패권에 기대어 우리 민중을 전쟁터로 내모는 '죽음의 행진곡'에 다름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교조는 변화된 상황에서 파병재검토 촉구는 정당한 요구임을 재차 강조했다.
  
  송원재 전교조 대변인은 "미 CIA 정보조작을 인정한 미 상원의 보고발표, 파병철회결정에 의한 인질석방을 이뤄낸 필리핀 사례 등은 이라크 전쟁과 한국군 추가파병에 대한 근본적 방향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에 크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여전히 한-미동맹과 국익 재론하며 추가파병을 정당화 한다면, 이라크에는 결국 우리 병사들만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실정법위반 처벌", 전교조 "지금이 독재정권시대냐?"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 원 위원장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정신에 기초한 전교조의 파병재검토 시국선언은 정당하다"며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서명참여 교사들에 대한 징계방침을 반박했다. ⓒ프레시안


  이같은 전교조의 '파병재검토 시국선언'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시국선언에 서명한 교사를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13일 "전교조의 교사 시국선언이 집단행동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여러차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했기 때문에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할 것"이라며 "가담 정도에 따라 징계 등의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전교조는 '과도한 법률적용'이라며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차상철 전교조 사무처장은 "20여년 전에는 공무원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법적 제재가 가해졌지만 그 이후로는 법원에서 공무원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법적 처벌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시국선언은 평화를 교육해야 하는 교사의 양심과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정신에 기초로 진행된 만큼 교육부의 주장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송원재 전교조 대변인도 "교사로서의 기본 임무를 방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재검토하라는 주장마저도 정부 당국이 봉쇄한다면 이는 독재정권과 다름없다"며 반박했다.
  
  "교육부가 나서서 테러와 납치를 기정사실화하나"
  
  한편 이날 전교조 기자회견에서는 12일 전국 초·중·고교에 배포된 이라크 관련 교육부 교육지도자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차상철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가 자국민의 테러와 납치를 기정사실화하고 그 대응방법을 설명한 (교육부) 지도자료는 정부의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차 사무처장은 이어 "전교조는 7차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계기수업실시지침'에 따라 이라크 전쟁 관련해 반전·평화의 내용이 담긴 훈화자료를 일선 학교에 배포한 바가 있다"며 "이를 두고 '편향됐다'는 주장은 오로지 파병론자의 눈에서만 그러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지난 12일 전교조가 배포한 '반전-평화 훈화자료'가 편향된 측면이 있다며 일선 초·중·고교에 '테러범들에게 억류·납치됐을 때 행동수칙' 등이 담긴 교과서 보완 지도자료를 작성 배포했다.

   
 
  김경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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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론’이라는 극단주의

파병에 대해 “무조건 어쩔 수 없다”… 김선일씨 비극은 국민적 ‘울분’으로 남을 것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무조건 ‘어쩔 수 없다’는 논리는 우리 안의 극단주의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의 말이다. ‘뭐가 어쩔 수 없는지’에 대해서 토론하지 않고, 한-미동 맹 때문에 파병은 무조건 불가피하다는 ‘숙명론’은 민주주의를 죽이는 또 다른 ‘극단주의’라는 주장이다. 이태호 실장은 “3천여명의 대규모 추가 파병을 결정하면서 국회에서 토론한 시간이 국방위원회, 본회의를 합쳐 고작 4시간이었다”며 “대미 협상력이 떨어지니까 논쟁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유일한 이유였다”고 한숨을 지었다. 그는 “이라크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조차 국회가 럼즈펠트 국방장관 등을 불러 청문회를 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예측의 실패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태도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실장은 “정부는 이라크가 곧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현실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예측이 틀렸지만 정부는 인정하지 않고, 국회는 예측의 실패에 대해 따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17대 국회도 파병이 16대 국회의 결정이어서 우리의 책임이 아니라는 발뺌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또 “김선일씨의 비극은 한국인의 가슴에 ‘한’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참수의 비극 앞에서 파병 강행론이 힘을 얻어도, 장기적으로는 ‘강대국의 압력 때문에 우리 국민이 원하지 않는 곳에 가서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는 국민적 ‘울분’으로 남을 것이라는 얘기다. 같은 민간인 참수를 당했지만, 비교적 자발적으로 파병을 한 이탈리아의 경우와 참수의 효과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협상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파병 강행을 고수한 정부의 정책이 남근주의적 극단론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희진 성공회대 여성학 강사는 “오직 파병 강행만을 되뇌는 정부의 모습에서 타협의 기술도, 의지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타협을 곧 굴욕으로 여기는 남성적 이분법 사고의 극단론”이라고 지적했다.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이기느냐 지느냐’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무고한 시민의 희생에 한몫을 거들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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