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조선인 > 오늘 7시 광화문으로

2시에 예정되어 있던 국민대회는 대추리 진입이 불가능한 관계로 취소되었습니다.
대추리는 준계엄상태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들어가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고, 일단 들어가면 나오는 사람을 족족 연행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어제만 해도 집회를 끝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을 모조리 연행한 데다가,
주민들의 집까지 수색해가며 연행 작전을 펼쳤다고 하네요.

아직까지 대추리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그러한 마음을 긁어모아 더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 촛불집회로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집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자니 정말 울화가 터지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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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병력, 대추리에서 청년학생들 무차별 연행
군인들과 민간인 1천여명 황새울 들녘에서 격한 충돌
김도균 서정환 김태환 기자    메일보내기  

  


  
△연행되는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12신 오후 10시 30분>
  촛불집회 마치고 빠져나가는 집회 참가자도 연행해

  
  대추분교 앞에서 벌어졌던 인권활동가 연행사태는 내일 대추리에 있을 범국민대회와 이에 대한 경찰측의 대응의 예고편으로 보인다.
  
  이들의 연행과정을 지켜보았던 주민들은 극도로 흥분하여 경찰들을 밀치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주민들은 "젊은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무조건 연행해 갔다"며 "지금이 무슨 계엄상태냐"고 따져 물었다.
  
  경찰에 의해 연행됐던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촛불집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막무가내로 자신들을 연행했다. 그래서 왜 우리를 연행하는 지 근거를 대라고 따져 묻자, 경찰측은 근거를 마련해 오겠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현재 대추리는 오늘 집회를 마치고난 후 집회 참가자들이 모두 떠난 상태이며, 폭풍전야의 고요함 같은 정적에 빠졌다.
  
  
경찰, '묻지마 연행'...100여명 대부분 귀가 중 연행

  지난 4일에 이어 '부처님 오신 날'인 5일에도 약 100여명이 대추리에서 연행됐다.
  
  오히려 철조망 앞에서 군인들에 의해 연행된 사람들은 10여명 정도에 불과한 반면, 연행자들의 대다수는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갑자기 대추리로 들이닥친 경찰들에게 뚜렷한 이유도 없이 마을 주변에서 연행되었다.
  
  경찰들은 단지 젊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무차별 연행을 자행하며 "연행 이유는 나중에 '마련'해 주겠다"고 밝혀 불법연행 논란이 예상된다.
  
  
△무자비하게 연행하는 경찰에 격렬하게 항의하는 마을 주민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경찰이 항의하는 할머니의 손목을 거세게 쥐어잡아 할머니의 손목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이 같은 연행 광경을 지켜 보던 주민들이 경찰에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한 때 연행을 위해 경찰이 노상에 억류시킨 10여명의 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 모래를 집어 던지는 등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경찰들은 여경을 동원하여 이들 주민들을 논바닥에 내팽겨쳐 주민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의 '묻지마 연행'은 6일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5일 낮 사복 경찰들이 대추리 마을 곳곳의 빈집을 염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묻지마 연행'에 '쥐잡이식 연행'까지 예상되기도 한다.
  
  군인의 폭력과 경찰의 무차별적 연행으로 대추리는 사실상 계엄 상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서정환 기자

  
  
  <11신 오후 10시 20분>
  대추리 경찰 완전 장악, 민간인 숨어있어..계엄상황

  
  칠흙같은 어둠속에 대추리는 전투경찰의 헬멧들만 보이고 있다. 마치 계엄이 내려진 듯 민간인들은 숨어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경찰의 무차별 연행에 끌려간 사람은 10여명으로 확인되고 있다.
  
  연행자들의 상당수는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 인권사랑방 활동가 등 인권활동가들이다. 이들은 한때 대추분교 정문 앞 미군기지까지 끌려들어갔었고 인권활동가들의 강력한 항의로 현재는 경찰 버스에 실려 모처로 이동중이다.
  
  연행과정에서 경찰의 무리한 연행으로 인해 한 여성활동가의 상하의가 거의 벗겨지려고 하는 등 반인권적 행태가 자행되기도 했다.
  
  10시 20분 현재 대추리일대는 완전히 경찰벼역에 의해 장악된 상태이다. 한편 참가자들은 도두리 등지에서 경찰에 발견되면 몸싸움을 벌이며 연행되거나 숨어있는 상황이다.
  
  평택 대추리, 도두리 일대는 그야말로 계엄 상황이다.
  
  
△한 여성이 경찰들에 둘러싸인 채 두 다리를 들려 연행되려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10신 9시 45분>
  대규모 경찰 병력 마을 진입...청년, 학생 등 무차별 연행 시작

  
  9시 30분 대추분교 맞은 편 미군기지 출입구가 열리면서 대규모의 경찰병력이 대추리를 향해 밀고 들어와 마을에 있는 청년으로 보이는 모든 사람을 연행하고 있다. 경찰들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주민이 아닌 모든 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하는 중이다.
  
  제보의 의하면 경찰은 이날 밤을 통해 대추리에 들어온 외부인들을 전원 연행할 방침이 내려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어둠속에서 “사람살려” 등의 비명이 한밤을 가르고 있다.
  
  
△경찰병력에 끌려가는 여성.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황새울 들녘에서 군인들은 시위대를 붙잡아 포승줄로 포박했다. ⓒ블로거 '땅의사람'

  
  <9신 오후 9시 5분>
  군, 협상 대표단마저 연행...집회 참가자 전원 연행할 듯

  
  연행자를 구출하기 위해 도두리에서 대추리 방향으로 향하던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철조망과 군병력에 가로막히자 협상을 하기 위해 민주노총 김정곤 조직실장과 김동호 조직국장 등을 철조망 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협상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들 협상대표단을 고립시켰고 결국 연행했다. 현재가지 연행자는 총 11명으로 알려졌고 그 가운데는 인터넷 언론 <참세상>의 홍석만 기자도 있다.
  
  범국민대회 참석자들은 군과 경찰병력이 증강되자 대오를 돌려 도두리 마을회관 앞으로 집결했고 내일로 예정된 집회를 적극 조직하기로 결의하며 정리집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은 "평택투쟁과 오늘 우리의 싸움이 바로 역사의 시작"이라며 "제 나라 국민을 죽이는 군은 이미 군이 아니다. 윤광웅을 퇴진시키고 연행자들을 반드시 구출하자"고 밝혔다.
  
  정리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해산 후 대추리로 향하려 했지만, 대추리와 본정리에 경찰 병력이 증강되고 집회 참가자 전원을 연행한다는 방침이 전해지자 일단 해산을 중단하고 침탈에 대비중이다.
  
  경찰은 현재 언론보도마저 통제하면서 80년 광주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추리 주민들의 고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황새울 들녘에서 군인들은 시위대를 붙잡아 포승줄로 포박했다. ⓒ블로거 '땅의사람'

  
△황새울 들녘에서 군인들은 시위대를 붙잡아 포승줄로 포박했다. ⓒ블로거 '땅의사람'

  
  <8신 오후 7시 40분>
  군 숙영시설과 철조망 대부분 철거

  
  집회 참가자들은 황새울 들녘을 가로지르면서 군대 숙영시설과 철조망들을 대부분 철거했다.
  
  참가자들과 군병력과의 마찰이 곳곳에서 일어났으며 이 과정에서 1명이 포승줄로 묶여 군인들에게 연행됐다. 군인들은 곤봉과 자체 제작한 나무막대기, 방패로 참가자들에게 폭력을 가해 부상자들도 속출했다.
  
  오후 7시 50분 현재 도두2리 마을회관 앞에서 정리집회를 시작하려 했던 1천여명의 참가자들은 참가자 중 6명이 군인들에게 억류돼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다시 황새울 들녘으로 향하고 있다.
  

[......]

http://www.voiceofpeople.org/new/20060505426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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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5-06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추리 속보

 

촛불집회를 마친 9시경 대추리 일대에 병력이 증가되고,

집회 참가자 모두를 연행하기 위해 대추리를 다시 침탈한다는 소식이 전해짐.

 

이에 참가자들 일부는 마을을 급히 빠져나가고 많은 활동가들이

대추리 빈집과 도두리 빈집으로 피신.

 

9시 40분경 경찰병력이 마을로 몰려 들어와 미처 피신하지 못한

활동가들과 대추리 빈집을 수색하여 발견한 활동가 100여명을 강제로 연행한 상황.

 

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들을 보이는 대로 연행하는 상황이었으며,

'사람 살려' 비명소리가 곳곳에서 울림.

 

현재 빈집 수색은 중단하고 일시적으로 경찰병력은 마을 밖으로 빠진 상황이나,

마을 입구에 계속 대기 중인 상황.

 

사회진보연대 참가자들 중 이 과정에서 연행된 사람은 없으나,

저녁 무렵 경찰이 마을 입구에서 집회 참가자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회원

1인이 연행, 현재 경찰서에 이송된 상황.

 

내일 범국민 대회는 예정대로 2시에 진행되는 것이 계획이나,

평택은 지금 거의 게엄을 방불케 하는 상황으로 한치 앞도 알수 없습니다.  

평택으로 결합할 회원들은 평택범대위 홈페이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상황을 

계속 주시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마늘빵 2006-05-06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이런 미친 이란 소리 밖에 나오는군요. 노대통령 뭐하고 있나. 이거 보고는 있는건가. 참. 실망스럽다. 아무리 대통령 욕해도 나만은 믿고 있었는데.
 

 

 

  

 

“어설프게 덤빈 대통령 만용이 평택 망쳐”

 

 

<인터뷰>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 "盧, 구호만 있었을뿐"

2006-05-04 19:14:13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아무런 준비없이, 아무런 내용없이 단순히 한미동맹관계를 재편해 보겠다는 구호만 가진 노무현 정권, 어설프게 덤빈 대통령의 만용이 평택을 망쳤놨다”며 평택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노 대통령에 있다고 주장했다.

<뷰스앤뉴스>는 4일 한반도 전문가로 평화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정욱식 대표를 만나 이번 평택 사태의 근본원인과 해결방향을 모색했다.

정 대표는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관계 재편을 공언했던 노무현 정권에는 내용이 없었다”며 “초창기에는 대등한 한미관계를 만들겠다고 자임했지만 구호만 있었고 내용, 정책이 없었다”고 노무현 정권을 혹평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 정권 초기에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바꾸고 싶어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면 동맹을 바꾸고 싶다고 한다면 그 내용, 일정, 목표, 내용 이런 구체적인 컨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노무현 정부는 단순히 동맹관계를 재편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지 무엇을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바꾸겠다고 하는 그런 기본적인 6하원칙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은 한국의 노무현 정권이 동맹관계 재편을 요구하니까 '그래 좋다 용산하고 2사단 후방으로 이전하자' 이렇게 나오니까 노무현 정부가 당황한 것”이라고 정 대표는 지적했다.

정 대표는 “미국은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며 “정말 준비되지 못한, 컨테츠도 없는 상태에서 이미지만 가지고 한미동맹 재편을 추진했다가 미국에게 역이용당하는 그와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김동현 기자


따라서 그는 “아무런 준비없이 추진한 미국과의 한미동맹관계 재편의 총제적인 실패중의 하나가 바로 이번 평택사태”라고 결론내렸다.

정 대표는 거듭 한미동맹관계 재편에 있어 우리정부가 미국에 ‘역이용’ 당한 대표적인 사례가 평택 미군기지 이전 확장임을 강조했다.

그는 “마치 평택기지가 용산기지 이전인 것처럼 (정부가) 얘기하고 있는 데 이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실제 기지이전 핵심은 2사단 이전이다. (평택확장기지 터의) 3백89만평 중에 용산기지의 대체부지는 약1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는 2사단”이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그는 “근데 정부는 뭐라고 얘기하고 있나? 이게 용산기지의 대체부지고 한국이 요구했으니까 기지이전 일정과 비용부분은 한.미간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지만 90% 가까운 땅은 2사단 대체부지”라고 거듭 미군기지이전과 관련한 앞뒤를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2사단 이전은 누가 요구했나? 미국이 요구했잖는가. 이런식으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진실을 은폐하고 기만하는 일이 치졸하다는 것”이라며 “바로 그런 일 때문에 온건해 보이는 시민사회단체들까지 이 문제에 분노하고 문제제기를 안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 대표는 “초창기에 우리정부는 전략적 유연성과 평택기지이전과는 아무련 관계가 없다고 얘기했다가 올 1월 달에 합의해 놓고 다시 뭐라고 얘기했나? 평택기지 확장이전은 한미동맹의 하드웨어에 해당하고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소프트웨어하고 주장하지 않았냐”며 정부의 말바꾸기를 꼬집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뷰스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뭐라고 보나?
정욱식 마치 현지 주민들이 보상을 덜 받아서 그렇다고 보도하는 일부 보수신문과 정부의 선전전은 굉장히 치졸하고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거라 생각한다.

보상이 미흡한 주민도 있겠지만 아직 남아계신 분들은 일제때는 일본군에 의해서 한국전쟁때는 미군에 의해서 두번이나 삶의 터전을 빼앗기면서도 맨손으로 다시 삶의 터전을 겨우 일궜는데, 또 다시 나가라고 한다면 이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런 그 상황에서 돈의 문제로 호도하고 평택 주민들을 고립화 시키려는 그 자체가 대단히 비상식적이고 비신사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현지 주민의 사적인 권리, 재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국가가 침해를 하고 양보를 받아내려면 공공의 목적, 이익에 부합할 수 있다고 설득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근데 그런 과정도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왜 미군들이 평택에 모이는 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미군은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 방침을 정한 상태이고 중국에 대해서도 필요에 따라서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또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는 전세계적인 전쟁에 주한미군도 신속하게 투입시키겠다고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그 중심에 평택이 있는 것이다.

이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나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강화시키는 것인가? 오히려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 아닌가, 많은 사람들은 그런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단순히 돈이 모자르기 때문에 보상을 충분히 해주겠다고 하고 불법체류로 매도하는 정부의 태도는 정말 치졸하다. 분명 시민사회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날이 올 것이다.

뷰스 일부 보수신문들은 "주민은 더 많은 보상을 원하는 데 괜히 좌파들이 들어와 주민들에게 반미운동의 일환으로 선전선동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욱식 시민사회단체는 기본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지 않는가. 어떤 사적인 이익을 위한 단체가 아니잖는가. 공공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시민의 여론이고 또 그 여론을 설득하기 위해 대화와 토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 문제에 있어 이미 주민들의 설득, 동의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들은 주민들로 부터 동의를 받아내고 설득해 낸 것이다. 아니 정부가 갖고있는 막강한 홍보력, 혹은 보수신문이 갖고 있는 그 엄청난 매체파워, 이런 걸 가지고서도 현지 주민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거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이 보기에 정부의 얘기, 보수언론의 얘기보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얘기하는 게 적실성이 있다고 보기에 이 분들이 많은 보상에도 불구하고 결국 끝까지 투쟁하는 것인 거다. 이는 단순히 보상의 문제, 생존의 문제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우리가 왜 나가야 하는가? 이것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입증해 달라는 것이다. 그런차원에서 문제를 봐야한다. 물론 여기도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반미단체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단체가 태반이다. 한미동맹관계가 조금 더 건강하고 대등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가기를 희망하는 단체가 거의 주류를 이룬다. 그럼 그런 주장을 하는 단체들이 전부 반미단체고 반미인사인가?

사안을 호도하는 것은 평택을 고립시켜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친북반미 세력으로 낙인찍으려는 낡은 수법에 지나지 않는다.

뷰스 현실적 대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정욱식 일단 중단해야한다. 중단하고... 이미 여러가지 사유가 발생했잖는가. 그리고 아주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는데 마치 평택기지가 용산기지 이전인 것처럼 (정부가) 얘기하고 있는 데 이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실제 기지이전 핵심은 2사단 이전이다. (평택확장기지 터의) 3백89만평 중에 용산기지의 대체부지는 약1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는 2사단이다. 근데 정부는 뭐라고 얘기하고 있나? 이게 용산기지의 대체부지고 한국이 요구했으니까 기지이전 일정과 비용부분은 한.미간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지만 90% 가까운 땅은 2사단 대체부지다.

그렇다면 2사단 이전은 누가 요구했나? 미국이 요구했잖는가. 이런식으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진실을 은폐하고 기만하는 일이 치졸하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일 때문에 온건해 보이는 시민사회단체들까지 이 문제에 분노하고 문제제기를 안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초창기에 우리정부는 전략적 유연성과 평택기지이전과는 아무련 관계가 없다고 얘기했다가 올 1월 달에 합의해 놓고 다시 뭐라고 얘기했나? 평택기지 확장이전은 한미동맹의 하드웨어에 해당하고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소프트웨어하고 주장하지 않았냐.

아니 초창기 기지 이전할 때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잡아떼다가 나중에 소트프웨어라고 말하는 이 참여정부의 작태를 볼 때 참 기가차는 노릇인 것이다.

뷰스 평택 말고도 또 논란될 미군기지 이전부지들이 있나?
정욱식 다른 기지는 통폐합하고 반환하고 그러면 평택으로 모이는 것이기에 계속 문제가 될 것이다.

특히 제주도 공군기지 건설 문제가 흘러 나오고 있는 것을 볼 때 미군이 전략적 유연성 개념이 미국 군사력의 입출입을 자유롭게 하겠다는 것이기에 해군기지와 공군기지가 건설 될 경우 미국도 그걸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 제주도 기지건설 문제가 상당한 논란 거리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뷰스 전반적인 참여정부의 한미동맹 정책 자체가 초창기에서 크게 달라졌다고 보는가?
정욱식 한미동맹관계 재편을 공언했던 노무현 정권에는 내용이 없었다. 초창기에는 대등한 한미관계를 만들겠다고 자임했지만 구호만 있었고 내용, 정책이 없었다. 그러나 미국은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변했다 안변했다’를 논할 가치도 없는 것이다.

정말 준비되지 못한, 컨테츠도 없는 상태에서 이미지만 가지고 추진했다가 미국에게 역이용당하는 그와같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나 본다.

뷰스 자꾸 정부가 미국에 끌려간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보는가?
정욱식 노무현 정권 초기에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바꾸고 싶어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면 동맹을 바꾸고 싶다고 한다면 그 내용, 일정, 목표, 내용 이런 구체적인 컨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노무현 정부는 단순히 동맹관계를 재편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지 무엇을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바꾸겠다고 하는 그런 기본적인 6하원칙이 없었다.

반면 미국은 한국의 노무현 정권이 동맹관계 재편을 요구하니까 '그래 좋다 용산하고 2사단 후방으로 이전하자' 이렇게 나오니까 노무현 정부가 당황한 것 아닌가. 미국은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준비되지 못한, 컨테츠도 없는 상태에서 이미지만 가지고 한미동맹 재편을 추진했다가 미국에게 역이용당하는 그와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아무런 준비없이 추진한 미국과의 한미동맹관계 재편의 총제적인 실패중의 하나가 바로 이번 평택사태인 셈이다. 아무런 준비없이, 아무런 내용없이 단순히 한미동맹관계를 재편해 보겠다는 구호만 가진 노무현 정권, 어설프게 덤빈 대통령의 만용이 평택을 망쳤놨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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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대추리를 '5월 광주'처럼 기억할 것입니다"

 

[긴급기고] "대추리 주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2006-05-04 오후 7:43:21

 

  내가 평택 대추리에 처음 갔던 것은 작년 12월 어느 날이었다. 사흘 동안 대추리에 있었는데, 그때 조선례 할머니를 찾아뵙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할머니의 아들 민병대 할아버지도 방에 같이 있었다. 두 분 다 할머니, 할아버지였다. 조 할머니는 연세가 88이고, 아들 민 할아버지는 68이었다.
  
  오늘 평택 대추리, 도두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언론 보도가 굉장하다. 3개 방송사 아침뉴스의 첫 기사로 나올 뿐 아니라, 인터넷 언론들은 밤새 속보를 전하고 있었다. 600일 넘게 주민들의 촛불집회장으로 쓰였던 비닐하우스가 1분 만에 철거되었고, 대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팔장을 끼고 누웠던 사람들을 경찰이 뜯어내는 모습은 벽돌 한 장 한 장을 해체하고 철거하는 것만 같았다.
  
  학교 건물로 쫓겨 들어간 100여 명의 사람들이 2층에 몰려 있고, 문정현 신부와 다른 여러 신부들이 학교 지붕에 올라가 있다는 소식까지 들었다. 이곳까지 올라온다면 몸을 던지겠다고 젊은 신부들이 경고하였고, 경찰은 건물을 둘러싸고 매트리스를 넉넉히 깔고 있다고 한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나를 멍하게 한다.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대통령이 와서 사정한다고 해도 못 하겠는데…"
  

▲ <부산일보> 2006년 5월 4일자에 실린 손문상 화백의 만평. ⓒ부산일보
그러다가 점심 때, <부산일보> 손문상 화백의 그림을 보았다. 손 화백도 오늘 만평에 평택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데 그림에 그려진 할머니가 낯이 익다. 바로 조선례 할머니다. 이상하게 손 화백의 그림이 마음을 위로해 다. 그림은 언뜻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날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이미 하늘나라에 가 있고, 대추리 들을 잊지 못하고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다. 예언 같은 그림이다. 연로한 할머니가 이번 일을 겪고 그만 세상을 하직하게 된다는 이야기 같다. 경솔하기 짝이 없는 그림인지 모른다.
  
  그러나 작년 12월 대추리에 갔을 때, 미군기지 확장 문제로 마을이 시끄러워지면서 연로한 분들이 서둘러 돌아가셨다고 나는 들었다. 우리는 이번 폭력적인 행정대집행 사태로 며칠에 걸쳐 수많은 불상사를 지켜봐야 하는지 모른다. 민병대 할아버지께 내가 물었었다. "우리하고 터놓고 상의만 했어도 이러지는 않아. 수십 년 동안 고생해서 지어놓은 땅을 엽서 한 장 띄워놓고 내놔라, 엽서 한 장 띄워놓고 돈 얼마 찾아가라, 내가 열 안 받게 생겼어." 하고 민 할아버지가 말했을 때다.
  
  "이제라도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된 토지수용 과정을 알고 진심으로 주민들한테 사죄하고, 그러나 국가의 일이고, 더욱이 미국하고 관계된 일이기 때문에 제발 좀 도와달라, 한다면, 대통령의 사죄와 부탁을 받아들이겠습니까?" 그러자 민 할아버지가 말했다.
  
  "딴사람은 몰러도, 난 내가 만든 땅은 죽어도 못 내놓을 거 같애. 부모가 물려주려고 제대루다 만든 땅, 여기서 애들 가르치고 시집 장가 보낸 땅, 무조건 내놓아야 한다면, 암만 대통령이 와서 사정한다고 해도, 나는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어."
  
  "와서 싹싹 빌어도 줄 땅이 아닌데, 종이 한 장 띄워놓고 내놓으라구?" 이 말에 대추리 주민들의 심정이 거의 다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정부와 국방부가 토지수용을 하면서 마을에 와 어떤 짓을 했는지 제대로 돌아보고 사죄를 해야 문제 해결의 길이 열릴 것 같았다. 그러지 않고 이대로 계속 밀어부치면, 비록 오늘 대추초등학교를 국방부가 접수한다고 해도, 주민들이 마을과 들을 이대로 포기할 것 같으냐, 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이놈들이 진짜로 와서 밀어부친다면, 쇠스랑을 뒤에다 차고 있다가 한놈 그냥 콱…. 안 그래? 겁날 게 뭐 있어. 내가 살아야 얼마를 더 살겠어. 근데 시시한 놈 쥑이면 뭐혀, 아무것도 아니잖어. 그래도 뭐라도 하고 있다는 놈 쥑이야 내 한몸 희생이라도 되지. 시시한 놈 죽이면, 돼지새끼 한 마리 쥑인 거나 같지. 근데 나 같은 놈은 높은 놈을 만날 수나 있나, 만나주기나 하겠어."
  
  밤에 잠을 잘 못 잔다는 대추리 노인회장 정태화 할아버지가 내가 해준 말이다. 노인의 무서운 분노는 오늘 더욱 커졌을 것이다. 자해를 하든 다른 이를 골라 공격하든, 불상사가 예측하기조차 힘들다. 평택이 아닌 부산에 사는 나는, 걱정하고 분노하는 또다른 이들은, 열심히 경고하는 일밖에 하지 못하는지, 참 답답하다.
  
  '평택 사태'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본질을 생각하다
  
  최근 <프레시안>을 통해 소개된 찰머스 존슨 교수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오늘 평택의 상황에 비추어 시사하는 바가 많다. '미 제국'에 대한 어떤 글도 그의 인터뷰만큼 선명하지 않았다. 그의 저서 <블로우 백>도 언젠가 일독하였지만, 인터뷰가 훨씬 실감났다. 세계정세와 미 제국에 대한 분석 속에 그의 감정이 거침없이 표현되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그의 인터뷰는 요약하기에 너무 아깝다. 군데군데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는 수밖에 없다. 지금 다시 봐도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말마다 핵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89년이 되면서 베를린장벽의 붕괴 이상으로 나를 놀라게 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군산복합체의 존재이유, 즉 펜타곤의 거대한 관료기구와 전세계 바다를 떠다니는 우리 군함들, 그리고 수많은 미군기지들이 계속 있어야 할 모든 명분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즉각, 조건반사적으로 또 다른 적을 찾아 나섰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미국에서 냉전은 끝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영구히 지속될 것이라는 것, 즉 냉전 때와 똑같은 구조, 똑같은 군사케인즈주의, 그리고 무기제조에 기반을 둔 경제체제가 영구히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미 제국의 단위는 식민지가 아닙니다. 군사기지이지요. 이것은 제국의 개념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예외적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로마제국 시대 중동지역에 있었던 주요 군사기지의 숫자를 쉽사리 계산해낼 수 있습니다. 그 숫자는 오늘날 이 지역을 군사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필요한 군사기지 숫자와 거의 같습니다. 38개지요. 군사기지의 제국, 이는 미 국방부도 인정하고 있다시피 세계 도처에 700개 이상의 군사기지를 두고 있는 미 제국의 논리를 가장 잘 설명해내는 개념입니다."
  
  "군사적으로 보면, 미국의 국방예산은 전혀 일관되지 못하며 합리적이지도 못합니다. 물론 국방예산이 우리 산업에 대한 보조금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특히 무기가 그나마 아직도 미국기업이 효율적으로 생산해내는 몇 안 되는 공산품 중 하나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어느 정도 일관성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미국의 무기산업은 엄청난 수출산업이죠. 다른 게 있다면 민간기업이 아니라 펜타곤이 외국정부에 대한 대외군사판매라는 방식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점이죠."
  
  "우리는 더 이상 군대 없이 살아나갈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마약에 중독되듯이 군대에 중독됐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군대가 없으면 미국경제는 지탱되지 못할 것이고, 우리는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무시무시한 일이죠."
  
  이 모든 그의 말들이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내게 와 닿은 것은 다음과 같은 말이었다. "우리 미국인은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반제국주의적이라는 것을 늘 자랑으로 생각해 왔고, 독재적 방법으로 다스리려는 왕을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러한 전통은 제 생각으로는 (1898년의) 미-스페인 전쟁까지가 고작이었습니다. (아니) 그 이전부터 미국은 제국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미국이 파산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지식이 나는 대단히 부족하다. 오늘 이 자리는 찰머스 존슨의 진단을 일단 무조건 받아들이고 하는 이야기이다. 나는 찰머스 존슨의 인터뷰 이 대목에서 민병대 할아버지가 내게 해준 옛날 이야기 하나가 바로 떠올랐다. 한국에 미국이란 나라는 어떻게 엮어들어 왔고, 그 최초의 존재가 한국인들에게 어떻게 비쳤는지, 역사교과서 속의 혈맹우방이 아니라 우리나라 민초의 생생한 감각에 남은 미국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택 대추리 주민 민병대 할아버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군에 징용간 한국 사람들이 원래 안정리 비행장을 다 닦은 거여. 원래 살던 안정리 마을 사람들 다 쫓겨나고 말야. 해방 땜에 일본놈의 새끼들 다 쫓겨가고 미국놈의 새끼들이 온 거여. 근디 우리가 부대 들어가보니까 일본놈의 새끼들이 호박이고 가지고 안 심어놓은 게 없어. 우리 땅 뺏어가지고 부대 만들어 잘 먹고 있었던 거여. 우린 배 고파서 쌀이란 걸 구경 했는데, 이곤이 아버지라고 그 양반이 거기 들어가 큰 창고를 열어가지고 콩이고 쌀이고 보리쌀이고 막 집어던졌어. 우리 모두 이고 오고 지고 오고 난리났어. 그런 다음에 미국놈의 새끼가 들어왔어. 나 그때 아주 쬐끄맸을 적인데, 근데 일본여자가 하나 우리 동네에 살았었는데, 나 보고 '호박하고 가지 따러가자' 그랬어. 그때 미국놈 처음 본겨. 같이 가지밭에 가서 호박하고 따려는데, 키가 구척 같고 눈깔이 퍼랬고 머리가 뇌랜 놈이 총을 들고 떠벅떠벅 걸어와. 간이 콩알만해졌어. 일본여자가 나를 꼭 끌어안는데 말야, 자기도 놀래가지고, 가지밭에서 꼬-옥 안는데, 죽는 줄 알았어. 어떻게 으스러지게 끌어안는지, 자기도 겁이 나니깐! 근데 다행히 미국놈이 싹 지나가는 거야. 우릴 못 봤어. 그때 미국놈 처음 봤어. 너무 무서웠어. 그날은 별일 었지만, 가지 따러온 여자들 붙들어가지고 강간하고 미국놈들 그때 아주 별 랄 다했어."
  
  일본인에게도, 또 다수의 한국 사람들에게도 '미국'은 공포의 대상이었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인천항에서 미군을 환영하려 나온 인파를 향해 총을 쏘고 사상자를 낸 것이 바로 미군이 아니었나. 지금도 엄청난 후유증을 남기고 있는 한국전쟁도, 북의 러시아파 세력과 남의 이승만 세력, 그리고 러, 중, 미 군부세력 간의 전쟁이었지 결코 남북 민중 간의 전쟁이 아니었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물론 인간의 몸을 가지고 다투다 보면, 전투경찰과 주민 사이에 극악한 감정이 생기듯, 한국전쟁에서도 서로 간에 피를 흘릴수록 이성이 마비된 군인과 민간인 모두의 증오와 광기의 전쟁이 되어갔을 것이다.
  
  찰머스 존슨의 진단은, 향후 세계 전체를 향한 미국의 경제적 야망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더욱 확고해진 군산 시스템에서 호응하는 부분이 있어 한국전쟁이 확전이 되고 장기화되었다고 유추 해석할 수 있다. 전쟁산업, 무기산업에서 그때도 지금도 최대 선진국이 미국이었다는 말이다. 지금의 평택 미군기지 확장도 그런 면에서 볼 때 보다 명확한 진단과 향후 전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찰머스 존슨은 이 세계적 골칫거리에 대한 해결책을 개인 소망과 얽어서 표명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퇴역군인 관련 예산입니다. 특히 중증 부상자, 베트남전쟁 시기만 해도 전사자로 처리됐을 이들 중증 부상 군인들의 생명 유지 및 건강관리에 들어갈 비용이 엄청날 거라는 얘깁니다. 베트남전쟁 때라면 이들은 대부분 전사자로 처리됐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존재는 부시 행정부에게도 너무도 당혹스러운 것이라 정부는 이들을 한밤중에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본국으로 송환시킵니다. 존 머사라는 하원의원이 있죠. 퇴역 장교이기도 한 이 사람은 펜타곤이 한다고 하면 아무리 말도 안 되는 무기개발이라도 무엇이든지 밀어주는 바람에 방위산업 역사상 가장 우호적인 정치인이라는 평판까지 들었던 의원인데, 최근 퇴역군인들을 위한 병원을 드나들더니 정신을 조금 차렸습니다. 공개적으로 이라크전쟁에 반대한 거죠. 저로서는 놀랍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생각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파산하는 겁니다. 2001년의 아르헨티나가 그랬던 것처럼. 중남미에서 가장 부유했던 나라가 하루아침에 가장 가난한 나라가 돼버렸습니다. 붕괴한 것이죠. 돈을 빌릴 능력도 상실했고, 사태를 통제할 능력도 잃어버렸습니다. (미국의 파산이란) 사태에 대한 통제력의 상실을 의미합니다. 갑자기 미국은 외부의 적선에 기대게 되겠지요. 미국의 무역적자는 이미 연간 7250억 달러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재정적자도 미국 역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죠. GDP의 6%가 넘습니다. 말도 안 되는 국방예산은 로켓처럼 치솟고 있고, 게다가 이미 이라크전쟁에만 5000억 달러를 쏟아 부었습니다. 그 돈 하나하나가 중국에서, 일본에서 온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미국시장에 물건을 팔아먹기 위해 그 돈을 빌려주고 있는 겁니다. 그들이 '더 이상 미국에 돈을 빌려주지 말자'라고 결정하는 순간, 미국의 금리는 치솟을 것이고 주가는 폭락할 겁니다."
  
  300여만 평으로 확장 신설되는 평택 미군기지는, 미국이 해마다 그리고 지역마다 새로운 무기 수요창출을 해야 하기에, 즉 세계적인 미군 재편계획 자체가 무기와 군 시설 수요를 발생시켜야만 하는, 군사대국 특유의 SOC 사업일 뿐이라는 믿음이다. 중국경계론, 이런 것도 반의 진실도 안 되는 것 같다. 천문학적인 우리 국민의 세금을 들여 그 사업을 돕고 완성시켜야 하는 처지인데, 그런데 또 그 사업의 혜택은 300여만 평 안에서 미국인들이 본다. 대개 주장하듯이, 골프장과 숙소, 온갖 부대시설로 널찍한 군사도시 하나를 짓는 일인 것이다. 미국경제의 파산만이, 아니 미국이란 나라가 오십 내지 백 개의 소국으로 갈라질 때만이 이 미친 짓거리가 끝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란 나라가 파산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2006년 대추리의 저항이 평화를 앞당길 것입니다"
  
  평택역 앞에서 문정현 신부님을 만나 잠깐 물어보았다. "오랜 세월 주한미군 문제로 고민하셨고 여러 현장에 계셨는데, 이번 평택 땅 지키기 싸움과 그 전의 싸움과 다른 점이 있습니까?"
  
  "그 동안의 싸움은 얻고자 하는 것이었지. 소파 개정, 기름 유출 방지, 소음 방지, 다 얻고자 한 거였지. 근데 평택은 안 빼앗길라고 하는 거야. 하늘과 땅 차이지. 안 빼앗길려고 하니까 근데 이게 훨씬 더 힘드네? 너무 억울해서 그렇나. 아니 그 앞의 것들은 밑져봤자 본전 아냐. 그런데 이것은 밑져봤자 본전이란 말을 할 수가 없어. 그동안 모든 문제에서 사실 제대로 얻은 것두 없어. 그래도 굳이 하나 있다면, 국민들 의식이 달라진 거지."
  
  빼앗긴 것을 되찾는 싸움, 또 이번처럼 안 빼앗기려고 하는 싸움, 이 모든 것의 귀결은 '국민의식의 변화'라고 하는 것이다. 프랑스 라르작이 생각난다. 자료에서 읽은 것이지만, (그곳은 미군부대 확장 문제는 아니었지만) 1970년 라르작 고지대 땅 4234만 평에 프랑스 정부가 군사기지를 늘려 짓겠다고 했을 때, 농민들은 파리까지 800km가 넘는 거리를 트랙터를 몰아갔고, 에펠탑에 양떼 60마리를 풀어놓기도 했다.
  
  프랑스 사회의 모든 저항세력들이 앞 다퉈 라르작으로 몰려들었고, 첫 집회는 10만 명, 다음 집회는 30만 명이 모였다. 결국 라르작 농민들이 이겼다. 프랑스의 국민의식은 라르작 이전에도 살아 었고, 라르작과 함께 더욱 폭발하였다. 우리나라의 국민의식은 있지만 뒤틀려 있고, 그 올바른 '변화'는 아직 요원한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그 진정한 변화를 꿈꾸지 않을 수 없다. 그 계기가 오늘의 평택 현장일 것이다.
  
  글을 여기까지 쓰고, 인터넷 신문 보도를 훑어본다. 문정현 신부와 여러 분들이 학교 지붕에서 내려왔다는 소식이다. 경찰이 자진철수하면 우리도 내려가겠다는 뜻을 밝혔다는데, 즉 사다리차로 요인경호 전문 특수 기동대가 옥상에 올라가기까지 했던 것이다. 국방부에서 오늘 정말 작정을 하였구나, 싶다.
  
  <부산일보> 손문상 화백의 오전 그림은, 일종의 미래 암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조선례 할머니로 대표되는, 그곳 땅을 일군 농민들의 넋이 오늘자로 혼이 되어버린 것만 같다. 문 신부가 그렇게 변화되기를 바란 한국인들의 국민의식은 지금 이 순간 미동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믿고 싶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오늘 사태를 몸소 겪고 또 지켜본 현지 주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새로운 결심을 할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우리 땅에 철조망을 맘껏 쳐라! 촛불집회를 해야 하는 대추초등학교에 군인을 배치하라! 그러나 대추리 주민들은 저마다 집이 있다. 문 신부는 말했다. "마을 사람들 일일이 집에서 끌어내고 마을을 때려 부수고 할 거라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철거민 경우하고는 달라. 그냥 한 마을이 당하는 일이 아니고, 전국에서 문제의식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다 지켜보고 있는데, 세계적으로도 미군기지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말야." 내가 직접 주민들한테 듣기에도 "다른 데 가서 안 죽고 이 마을에서 죽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평택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은 할 만큼 다 했다. 그렇지만 내일도 계속 무엇인가를 하려 들 것이다. 이전에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아, 언제까지나 한국 국민이 응답할 때가 계속되는 것이다. 그리고 응답을 해야 할 기회를 준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어쩌면 너무도 고마운 분들인지 모른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오늘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백번 천번 공감하는 것이다.
  
  "우리가 누리는 오늘의 민주주의가 1980년 광주시민들의 희생에 빚지고 있다면, 2006년 대추리 도두리 농민들의 저항은 겨레의 자주와 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고마운 역사가 될 것입니다." 그 고마운 저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곰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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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요한 20,21)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미국이 수립한 동북아 군사정책의 관철을 위하여 대한민국 정부가 대행하고 있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의 부당성을 만천하에 폭로하고, 아울러 어언 2년여에 걸친 농민들의 의로운 저항에 동참하는 뜻으로 지금 대추분교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가 세계 평화와 상생의 중심으로서 거듭나야할 백년대계를 생각할 때, 정부가 앞장서서 천문학적인 세금을 쏟아가며 이 넓고 기름진 땅을 농민들에게서 빼앗아 순전히 외국군대의 군사적 이해를 위한 전쟁수행기지로 넘겨주려는 것은 비겁하고 어리석은 꼭두각시 노름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동해의 독도는 지키겠다면서 어째서 이 서해의 넓은 평야는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정부는 국민에게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주민들은 정부와 국방부를 거슬러 싸우는 게 아니라 한반도를 전쟁의 영구 거점으로 삼으려는 미국에 맞서 조국의 영토를 지키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오늘의 민주주의가 1980년 광주시민들의 희생에 빚지고 있다면, 2006년 대추리 도두리 농민들의 저항은 겨레의 자주와 평화 그리고 통일을 앞당기는 고마운 역사가 될 것입니다.

분명히 지적하거니와 문제를 일으킨 쪽은 지키겠다는 주민이 아니라 빼앗아야겠다고 나선 정부였습니다. 그러므로 진정 해결을 원한다면 국방부는 군 병력 철수하고 다시 주민들과 다시 나서길 간절히 당부합니다.

이 땅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하여 헌신해온 우리 사제들은 일관된 신념의 실천으로서 평택 미군기지 확장 계획이 철회되는 그 순간까지 농민들의 투쟁에 함께 할 것입니다.

군병력 철수하고 다시 주민들과 다시 나서길 간절히 당부합니다.

우리 사제들을 기도하고 염원합니다.

푸른 생명의 들판에서 하얀 쌀밥이 쏟아지는 평화를!

우리 젊은 아들들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일하는 들녘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자주국방을!    

  

2006년 5월 4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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