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별 푸른도서관 16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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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아마도 한번쯤은 다들 생각해보았을 법하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 나와 늘 마주치며 사는 사람들, 나의 가족들, 이 모든 것들이 그저 우연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면 참 서글프다. 그들과 나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인연의 꼬리를 밟았기 때문이라 생각해본다.

<초원의 별>을 읽는 내내 [인연]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왜 글공부와 무예수련을 하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새부가 의문을 가지게 되었을 즈음 새부는 그의 아버지로부터 자신의 과거에 대해 듣게 된다. 과거를 받아들이는 새부의 심경이나 내부적인 갈등 등은 이 소설에서 거의 생략되어 있다.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실에 적응하여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데 더 매진한다. 그것이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길러준 아버지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새부를 어렸을 적부터 지극정성으로 키우면서 정신적 소양을 갖추게 한 아버지의 공적이 이럴 때 빛이 난다. 이 소설에서 새부는 영웅이 아니다. 영웅으로서의 새부가 아니라 어린 소년이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사내로, 지도자로, 다시 태어나는 새부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새부를 바라보는 독자의 마음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

내용이 역사소설로 봐도 무방할 터인데, 청소년소설로 구분지을수 있게 하는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된다. 단 한줄의 역사적 사건을 가지고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작가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작가가 만들어낸 [새부와 그 주변인물]들이 비록 허구의 인물이라 할지라도 그들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우리 청소년들이, 공부에 지치고, 왜 살아야하는지 의문이 들 때,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얘들아, 너희들도, 또다른 "새부"란다. 자신의 분야에서 훌륭하게 일을 해낼, 초원의 별, 한국의 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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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2007-08-2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 가슴이 뭉클한 책이에요. 강숙인님을 알게된 책이라 더 좋았던 책이에요.

하양물감 2007-08-22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강숙인님의 또다른 책이 있나요? 한번 읽어보고싶어요..
 
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 할 12가지 풀빛 청소년 문학 4
비외른 소르틀란 지음, 김라합 옮김 / 풀빛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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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살이라는 나이에 대해 생각해봤다. 내 나이 열네살때 무엇을 했는지, 열네살은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열네살이라면 막 중학생이 되었겠지. 초등학교에서 맏언니역할을 하다가 또다시 막내가 된 열네살. 그때 난 무엇을 했더라. 한동네 친구들에게서 벗어나 다른 동네 아이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동분서주햇던 것 같다. 각기 다른 학교에서 온아이들과 사귀느라 정신이 없었고, 또, 도서반 활동을 하면서 겁도 없이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다가 넌저리를 치며 던져버렸고, 별 의미없었던 석차에 신경써가며 책을 달달달 외웠던 기억이 있다. 내게 있어서 열네살은 그렇게 기억된다.

 

그런데, 이 아이, 테레제는, 열네살에 너무 많은 걸 겪는 것 같다. 부모의 이혼에다가 자폐 증상이 있는 언니에, 맘에 드는 남자아이까지 생겼다. 어찌보면 참 우울한 일들인데 테레제는 우울해 하지 않는다. 부모의 이혼은 청소년기이 성장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텐데 테레제에게는 그저 주변의 일일 뿐이다. 왜냐면 테레제에게는 얀이라는 또다른 세상이 있기 때문이다. 자폐증상이 있는 언니도 테레제는 그다지 귀찮아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이용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테레제에게는 언니도 그녀의 일상일 뿐이다.

 

테레제가 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 할 12가지를 정한 데에는 오로지 [얀]과의 대화를 위해서이다. 사실, 제목과 표지의 내용으로 보자면 뭔가 비장한 각오로 만든 리스트같지만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열네살 소녀의 발칙한 꿍꿍이가 결합된 리스트이다. 그래서일까? 그녀가 세상이 끝나기전에 해야 할 일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것들이다. 그렇지만, 나를 돌아보면 열네살 소녀가 꿈꾸는 소소한 희망사항들이 어른이 된 지금의 나도 하지 못한 일들이다. 그래서 테레제의 리스트는 의미가 있다.

 

사실, 성경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를 읽는 것과 클래식연주에 참여하는 일들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적어도 노르웨이에서는 거의다 기독교인(p.26)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성경의 이야기를 다 읽어보는 것도 의미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핵전쟁이나 고문, 폭동, 가난, 고아원에 가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이 부모가 싸우거나 헤어지게 되는 것(p.23)이라고 말하면서도 테레제는 의연하다. 오히려 그러한 테레제의 행동이 더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모에게 지나친 의존을 하고 있는 한국아이들과는 달리 보인다.

 

테레제가 세상이 끝나기 전에 해야 할 일 리스트 중에서 가장 용기있게 실천한 것은 로마로 떠난 여행이다. 자기가 믿는 것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가 있을 때 어른(p.133)이라는 할아버지의 말에 따르자면 테레제의 여행은 어른이 되기 위한 한발자국인 것이다. 나도 20대에 가방 하나 들고 일본으로 간 적이 있다. 1년이라는 기간을 일본에서 보내기 위해 내가 가지고 있었던 것은 무모한 나의 용기뿐이었다. 지금 그때처럼 가방 하나 들고 무작정 떠나라고 한다면 못할 것 같다. 자기가 믿는 것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가 생기는 때가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면, 어른이 된 이후에는 세금을 떼먹어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p.134)게 될만큼 능구렁이가 되거나 생활에 쫓겨사는 것이 어른이 아닐까.

 

어른이 되려고 준비하고 있는 아이들이 부러운 것은 그때문이다. 물고기들은 우리들은 우리가 쳐다보든 말든 상관없이 언제나 거기에 있(p.134)다는 이레나의 말은 우리가 부정하고 회피하려고 해도 우리의 삶은 지속되므로 이왕이면 삶을 즐기라는 말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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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둔의 기억 2 - 제1부 저항군, 제2권 드러나는 진실
라우라 가예고 가르시아 지음, 고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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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키르타슈는 나의 예감을 벗어나지 않고 멋있는 인물이었다.

멋있는 악역이 되는 조건은 주인공 못지않은 카리스마와 더불어 극중에서 캐릭터의 변모가 이루어져야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사실 모든 악역이 다 멋있다면 문제가 있는 거잖아. 어쨌거나, 2권에서의 키르타슈는 1권에서 느낀 호기심과 관심을 멋지게 풀어내어 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잭이란 캐릭터는 중요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밋밋한 인물이다.

한편으로는, 잭과 빅토리아에 대한 나의 예감이 맞아떨어졌음을 알고 조금 싱겁다는 생각도 했는데, 키르타슈가 그 싱거움을 단숨에 날려주었다. 빅토리아가 잭과 키르타슈, 둘 다를 사랑한다는 설정은 의외긴 했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잭과 빅토리아의 관계는 뜨거운 열정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동지애적인 사랑으로 묶여있는 반면, 키르타슈와 빅토리아의 관계는 정열의 불꽃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랑이다. 여자로서 생각할 때 어떤 사랑을 택해야 할지는 사실 조금 미묘하다. 빅토리아처럼 둘 다 사랑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키르타슈의 비밀이 풀리면서 새로운 동맹관계를 맺게 된 저항군. 저항군에게는 죽은 줄 알았던 샤일과, 빅토리아를 보호해주던 할머니의 정체, 그리고 새로이 투입된 게르데라는 요정까지 2권에서는 1권보다 더 활기차고 박진감 있는 스토리가 펼쳐진다. 키르타슈가 요정족 마법사를 원했던 이유가 뭘까 궁금했는데, 그것이 풀렸다. 요정의 마법으로 보호를 받는 빅토리아를 잡으려면 요정의 힘과 요정의 마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키르타슈가 빅토리아를 지키기 위해 잭을 끊임없이 죽이려하는 것은 일견 이해가 가는 행동이다. 용이건 빅토리아건 간에 둘 중 하나만 없어도 되기 때문에 빅토리아보다는 잭을 없애는 쪽을 선택한 것이고, 또, 세크와 용은 서로가 원수처럼 지내는 종족이기 때문에 별다른 양심의 가책 없이도 일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빅토리아라는 매개체가 있기 때문에 둘은 부딪칠 일은 피하고 있다. 그것이 저항군의 새로운 동맹을 이어주는 힘이기도 하다. 유니콘의 힘은 그런 것이다. 폭력성과는 거리가 먼 존재의 힘.

어쨌거나, 2부에서 새롭게 맺어진 동맹이 이둔에서 어떻게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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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둔의 기억 1 - 제1부 저항군, 제1권 수색
라우라 가예고 가르시아 지음, 고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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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둔의 기억은, 아침부터 불길한 예감에 시달리던 잭이라는 소년이 부모님의 죽음이 일어난 장소에서 낯모를 사람에게 이끌려 ‘림바드’-시간과 공간이 겹치는 경계의 집-란 곳으로 가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림바드에서 만난 저항군-단 두 명뿐인-과 빅토리아라는 여자아이는 잭에게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부모님이 죽게 된 원인이고, 잭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계속 림바드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이다.

저항군은 잭을 온전히 믿지는 못하지만, 브룬 왕의 아들이자 바니사르 왕국의 왕세자이기도 한 저항군의 리더 알산은 잭을 위해 검술을 가르쳐준다. 잭보다 먼저 림바드에 온 빅토리아는 샤일로부터 마법 수련을 받고 있으며 약간의 마법을 다룰 줄 안다. 저항군은 이둔의 마법사들을 보호하는 일을 맡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임무를 갖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용과 유니콘을 찾는 일이다.

용과, 유니콘.

이 두 생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나 전설 속의 동물로 등장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판타지 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생물이다. 이둔에서도 이 두 생물은 이둔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을 하는데, 둘 중 하나만 있어서도 안 된다. 셰크-날개 달린 뱀-들의 공격으로 용과 유니콘이 거의 다 죽고 겨우 살아남은 새끼용과 어린 유니콘을 발견한 것이 바로 알산과 샤일이었다. 그런가하면, 불을 일으키는 염화능력을 갖고 있으면서 뱀을 싫어하는 잭과 치유능력을 가진 빅토리아는 용과 유니콘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 알산이 잭을, 샤일이 빅토리아를 발견하고 돌봐주는 모습은, 알산과 샤일이 용과 유니콘을 발견했을 때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마도 이 둘-잭과 빅토리아-이 알산과 샤일이 찾는 용과 유니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다시 이둔을 아슈란과 셰크들로부터 되찾을 힘이 될 용과 유니콘.

그러나, 이 책에는 또 한명의 중요한 인물이 있다. 얼음같이 차고 냉정한 눈을 가진 키르타슈가 바로 그 인물이다. 아슈란이 맡긴 일을 하고 있는 인물로 지구에 숨어 살고 있는 이둔의 마법사들을 찾아내 죽이는 임무와 함께 용과 유니콘을 찾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키르타슈에게는 이해하지 못할 점들이 몇 가지 보이는데, 그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캐릭터이다.

여기서 잠깐. 알산과 샤일, 그리고 키르타슈까지 그들은 용과 유니콘을 찾아내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책에서는 용보다 유니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샤일이 어린 유니콘을 발견하여 찾아오는 장면의 묘사라든가, 자주 언급되는 루나리스-유니콘의 이름-가 그렇다. 용의 경우에는, 알산이 어딘가에서 새끼용을 데리고 왔다는 언급만 있을 뿐이다. 또한, 그들이 찾고 있는 대상으로서의 구체적인 용의 이름도 드러나지 않는다. 이것은, 잭의 이미지가 용이고, 빅토리아의 이미지가 유니콘이라고 했을 때 두 사람을 대하는 저항군의 태도에서도 빅토리아에 대한 의존도가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잭이 불의 신 알둔(용들의 아버지)이 그려진 드미바트를 손에 쥐는 장면은, 빅토리아가 아이셸의 지팡이-유니콘의 마법이 깃든-를 손에 넣는 장면과 비교하여도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 이둔이 아슈란과 셰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분명히 용과 유니콘이 둘 다 있어야하는데 말이다. 이 점은 책을 읽는 내내 의아했던 점이다.

자, 다시 키르타슈에게로 돌아가 보자. 키르타슈는 아슈란의 신임을 얻고 있고, 아슈란이 시킨 일을 하고 있지만, 그에게는 뭔가 다른 속셈이 있다. 그가 아슈란에게 새로운 마법사를 요구하는 장면을 보자. 거기서 그는 요정 중에 마법사가 있다면 보내달라고 말한다. 요정은, 샤일이 어린 유니콘을 발견하는 장면에서도 나온다. 어린 유니콘을 보살펴주고 있던 요정이 샤일에게 유니콘을 맡긴 것이다. 키르타슈가 요정을 언급하는 장면에서 나는 유니콘과 함께 있던 샤일을 떠올렸다. 그리고, 빅토리아에게 함께 가기를 권유하던 키르타슈, 엘리온으로부터 빅토리아를 지켜주던 키르타슈의 모습이 그와 연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잭이 용이고, 빅토리아가 유니콘일 것이란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조금 맥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베일에 싸인 키르타슈란 인물의 정체가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잭과 빅토리아의 맥 빠지는 관계설정-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인 내가 내린 관계의 설정이다-은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기 시작했다. 보통 이런 종류의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주인공보다 더 호감이 가는 캐릭터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키르타슈가 후반부(1부의)로 갈수록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로 변모한다.

‘이둔의 기억’에는, 중요한 장소로 이둔 외에 ‘림바드’가 등장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림바드는 시간과 공간이 겹치는 경계의 집이다. 1부에서 잭이 림바드를 떠나기 전까지 이 장소는 잭과 빅토리아를 지켜주는 방패로, 또, 키르타슈의 추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소이다. 림바드를 상상하는 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작가의 설명과 잭의 설명을 이용해 머릿속에 온전히 새로운 상상의 공간을 그려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둔의 비현실적인 물건들과 함께 지구의 일반적인 물건이 교묘하게 섞여있는 인테리어까지 함께 고민하다보면 더욱 그러하다.

또, 이 책에는 인간 외에 여러 가지 생물들이 나온다. 이둔에서 생활하던 생명체들은 인간도 있지만 다른 종족들도 많이 있다. 판타지 소설을 읽는 재미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등장인물들을 상상하는 것이 아닐까?

‘네 안엔 네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있어’라는 구절처럼 잭과 빅토리아의 운명을 뒤바꿔놓을 그 많은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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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습관이 아이를 망친다
정경옥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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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이 모든 것을 다 말해준다. 이런 종류의 자녀교육서의 맹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다. 내 아이의 역할모델은 그 누구도 아닌 부모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부모의 행동이 자녀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책을 처음 읽는 사람이다. 혹여, 교육학을 공부했거나, 이런 류의 자녀교육서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읽지 않아도 된다. 읽고 나면 다 아는 얘기를 뭣하러 이렇게 써놨어?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다.

내가 자기계발에 관한 책이나 이런 류의 자녀교육서를 읽고 나면 항상 하게 되는 생각은 바로 다 알지만 미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일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알면서도 못한 게 참 많구나를 깨달으면 그 책은 그걸로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다음달이면 아이가 돌이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직장에 다녔다. 아이를 낳은 후 아이를 봐줄 사람도 없고,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보다 내가 아이에게 더 못해주면 어쩌나 하는 이유도 있고해서 직장에 다시 나가지 않고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런데, 아이를 낳기 전에 생각햇던 것과 실제로 키우면서 내가 하는 행동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걸 깨닫게 해준 책이다. 결국은 이 책처럼 아이를 대하고자 했지만 나는 그렇게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당분간은(그 유효기간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 나는 다시 모범엄마로 살아갈 것이다. 어느날, 다시 내가 보통 우리 엄마들처럼 변했을 때 또다시 나를 채찍질하는 책을 만날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가정교육, 가정교육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가정교육이 차지하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교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늘 지적하곤 했는데 결국은 사회의 시선은 가정교육으로 돌아오고 만다. 어떤 이는 학교는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지 인성을 형성시키는 곳이 아니라고도 하고, 선생들이 수업 외에 아이들 인성교육까지 신경쓰기에는 잡무가 많아서 안된다고까지 말한다. 예전과 지금은 교사의 역할 자체가 다르게 인식되는 듯하다. 그래서, 맞벌이 부부거나 한부모가정이 많은 요즘 사회가 교육을 일정부분 담당해주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학교나 사회의 역할은 축소되는듯하다. 그래서 결국은 부모들에게 그 책임이 돌아온다. 내가 하는 행동이 내 아이의 행동이 되듯이 밖에서 하는 내 아이의 행동은 결국 나(부모)의 행동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요지는 그것이다. 그러니 부모가 잘하면 내 아이도 잘할것이다라는... 다 아는 얘기지만, 이런 류의 책을 한번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도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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