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나에게도 이런 말잇기가 오는구나.매너님이 하라구해서..왠지 해야될 것 같당.그리고 최근에 다이어트 들어간 관계로 뭘 먹었나 확인도 해야하니까..일석이조다.

사실 이건 어제 먹은 건데..오늘도 대동소이할거같다.

어제 아침...... 아침부터 와이프랑 아주 사소한 문제로 티격거렸다.확 삐쳐가지고 평소보다 30분 일찍 문을 쾅닫고 나왔다.물론 오후에 바로 꼬리내렸다만...쯔읍. 결국 아침에는 먹은게 없다.ㅜㅜ 이런건 다이어트에 절대 좋지않다.뭔가 먹어야하는데 어제 아침은 예외다.

오후.. 점심. 배고파서 마구 먹으려하다가 참았다.남들은 밀면먹는데 난 밥을 먹겟다고 했다.그래서 돌솥비빔밥을 마구 먹으려 했느나 3분의 2만 먹고 남겼다.이유는...ㅋㅋㅋ 다이어트 중이니깐.... 후배가 밥먹고 음료수 하나 드시겟냐고 했는데 ..난 당당히 '아니' 하고 했다.NO 라고 말할 줄 아는 용기 ㅋㅋㅋ

저녁은 회사 뒤에 허름한 밥집에 갔다.김치 찌개가 메인 이다.늘 그렇듯이.반찬으로 는 오징어 무침,계란말이,깻잎,김치,마늘...이렇게 였다.마늘을  5조각 먹었다.계란말이는 6개쯤,깻잎 2장.밥은 평소보다 3분의 2만 먹었다.

퇴근후 저녁 9시쯤....배가 고프다.하지만 참아야지 .끙끙

저녁 10시...간식을 먹어야한다.다이어트 책에도 나왔다.그래서 먹은게 흰색치즈-다이어트책에서 먹어도 된다고 했다.그리고 조금 있다가 평소에 안먹는 우유를 마셨다.공복감을 없애는 거다.우유도 그냥 우유가 아니라 저지방우유.100미리당 40킬로 칼로리로 상당히 열량이 적다.또한 비타민 함유량이 높다.ㅋㅋ



(자료화면)  본 장면은 특정업체의 홍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순수한 자료화면이며 또한 내가 먹은 저지방우유와 같은 브렌드도 아님을 밝힙니다.만약 간접광고로 고발하실 분이 계시다면...ㅎㅎ 하지마세요.제발

근데 우유를 먹어서 그런지 자기전에 배가 살살 아팠다.ㅎㅎ

다이어트 책에 의하면 하루 여섯끼를 나누어서 먹어야한단다.탄수화물을줄이고 단백질 높은 걸 먹어야한다고 적혀있다.어쨋거나 평소에 정상적으로 먹는게 사실 상당히 많이 먹는 거라는 걸 알았다.

3개월동안 10킬로 그램을 감량하기로 했다.으윽...담배도 끊은지 8개월가까이..이제 다이어트에도 성공해서 상종 못할 못된 넘이 되련다.아....날씬한 옛날 내모습을 찾아야지.옛날 그 잘빠진 녀석을 보고싶어.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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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7-22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정상품을 광고하시다니....솔직히 자방하세요. 얼마 받았어요? 흐흐^^

드팀전 2005-07-26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o..... 제 다이어트의 성공을 기원해주세요.
 


요즘 가장 뜬 드라마가 <삼순이>인가보다.그럼데도 불구하고 자주보진 않았다.김선아의 애드립이 지겹기도 하구...그래두 시청률이 40% 대를 육박한다고 하니 인기의 비결이 궁금하긴 하다.어제 우연히 삼순이를 보았다.혼자사는 삼식이집이 나왔다.무지하게 넓더군.스쳐지나가는 그림에 보니까 삼식이네집 홈씨어터인지 오디오인지 모르겠지만.. 멋있는 스피커가 보였다.워낙 특이한 모형이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스피커였다.B&W의 NAUTILUS 802.......얼핏봐서 정확친 않지만 체리색깔이었던 것 같다.잘사는 넘 집이니까 소품도 비싼걸 넣어야했을 것 같다.요거 스피커 두짝에 대략 천만원 조금 모자라는 비....이..싼 스피커다.물론 비슷한 모델의 하위 스피커였을 수도 있다.

이런데서는 어떤 소리가 나올까?

그리고 드라마에선 왜 그렇게 부자들만 자꾸 보여주는 걸까? 짱나는 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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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7-2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되게 비싸겠죠? 첨..... 천만원. 쩝... 두학기 등록금이구나.

2005-07-21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국이 장맛비에 푹 잠겨있다.눅눅한 물기 사이로 흐물흐물 검은 손이 올라올 듯 하다.공포영화의 시절이 돌아왔다.무서운 영화는 보고 나면 자꾸 머릿속에 장면이 남아서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다시는 안보마 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또 다른 여름이 오면 호기심에 또 영화표를 끊는다.그러고 보면 공포영화와 숙취는 상관관계가 있다.과음한 다음날 "다니는 내가 술을 먹나봐라" 라고 말하지만 며칠 못가서 그 불편한 속과 머리에 대한 기억은 알콜앞에 무너진다.공포영화도 그 찝찝한 기억을 곧잘 잊는다.

금요일 밤에 김혜수 주연의 <분홍신>을 보았다.영화포스터가 아주 인상적이다.화면처리를 통해 고딕분위기를 나타냈다.포스터 속의 김혜수는 공포에 넋을 잃은 밀랍인형처럼 앉아있다.그녀의 손은 분홍신을 신은 아이의 발목을 향해있다.

영화에서 분홍신은 여성의 욕망,에로스,질투의 상징이다.모든 초등학생의 학용품,신발,의상에 지배적 위치를 점유하는 분홍색.... 분홍색의 촌스러움에 익숙해져 갈 수록 아이는 여자가 되어간다.하지만 먼 기억속에 자리잡은 분홍의 유혹을 여자들은 떨칠 수 있을까.

영화는 분홍신에 얽힌 저주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너무 진부한 서술구조이다.몇몇의 샘플이 죽고 주인공에게 저주의 덧이 씌인다.기묘한 일들이 발생한다.점차 저주에 대해 인식하는 주인공,그리고 주변에서 저주의 실마리를 찾도록 도와주는 남자,결국 저주는 과거의 원혼이 특정 물체에 투여한 원한..영화<링>에사 나왔던 그 전형적인 드라마구조가 이 영화에서 답습된다.

드라마 구조의 허술함을 보상하는 것은 우선 미장센이다.이 영화의 처음과 끝에 등장하는 지하철 공간은 친숙함과 폐쇄성으로 공포를 실재화 한다.이 영화의 지하철 공간은 실재의 공간임을 의심케한다.아무도 없는 지하철이다.또 지하쳘 안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다.마치 모두가 사라져 버린 도시같다.심리적 의존 자체 불가능한 공간은 형광등 불빛 처럼 음산하다.디지털 탈색작업을 통해 화면은 전반적으로 녹색톤을 띈다.녹색이 주는 이질감과 또 핸드핼드 카메라가 주는 불안감.

주인공이 세로 이사한 아파트 역시 아무도 살지 않는 건물같아 보인다.통로는 지하철처럼 푸른 형광빛을 띄며 어둠의 입을 열어놓고 있다.반대로 집안의 구조는  앤틱스타일이다.CF를 찍는 세트처럼 주인공이 모은 구두와 그녀의 화장대,침대등이 고딕형 공포를 떠오르게 한다.이 실내공간은 연출된 강한 콘트라스로 음산함을 이끈다. 간간히 거울로 비쳐진 분열된 자아 이미지,공포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내려오는 천장의 압박감,꿈을 통한 저주의 암시,공중부양,아이를 이용한 공포등등.. .... 공포를 자아내기 위한 연출은 그다지 새로울게 없다.하지만 알고도 늘상 사람들은 놀란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관심은 욕망이란 부분이다.주인공 김혜수는 중상류층 여의사이다.그녀는 대외적으로 우아함을 유지하는 허위의식의 상징이다.금욕적이고 지적이며 이성적이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보여주기 위한 이성의 노력일뿐이다.허위의식은 반드시 억압을 낳는다.(물론 세상에는 허위의식자체도 인식하지 못하며 사는 사람도 많지만...) 내적으로 쌓인 억압은 분홍신을 통해 은밀하게 해소되기 시작한다.분홍신이 가진 욕망의 무장해제에 대한 유혹은 나이를 가리지 않으며 미추의 기준도 넘는다.김혜수는 자신의 아이와 분홍신을 두고 싸운다.놀러온 뚱뚱한 후배는 폭력을 행사하며 아이로부터 분홍신을 빼았아 온다.그녀는 분홍신을 신고 즐거운 기분에 휩싸인다.마치 젊음과 아름다움을 전부 소유한 사람처럼 행동한다.그 결말은 이미 알겠지만 말이다. 억압은 여자들에게 늘 함께 한다.그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자가 분홍신이 된다.하지만 여기에는 질투와 음모가 덧칠된 저주의 영혼이 들어있으니 욕망은 곧 파멸로 이어진다. 공포영화가 가진 도덕주의적 메시지가 이 영화에서도 다시 한번 재탕된다. 남이 가진 것을 빼앗는 것.저주의 근본적 줄기가 되기도 하면서 현재에서 분홍신과 얽힌 저주의 패턴이 되기도 한다.

욕망을 자제하는 것 만이 저주로 부터의 유일한 탈출구다. 영화에서 여자들이 과거나 현재나 미쳐버리게된 데는 남자들의 욕망이 존재했다.너무 쉽게 유혹에 넘어가고 한 여자를 파멸시키는 존재가 여자이다.물론 그들도 나름대로 인과응보를 당하지만 실재로 공포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모두 여자들 뿐이다.이렇게 직접적으로 금욕적이고 반페미니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포영화도 만나기 쉽진 않다.

저주를 풀었다고 공포가 끝나는것은 아니다.영화는 여기서 약간의 반전을 둔다.이미 공포는  억압안에 허위의식안에  죄의식안에 존재했었다는 것이다.영화초반 거울이미지로 분열된 정체서을 암시했다면 영화후반 지하철 씬에서는 주인공의 분열을 컷트 충돌이라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형상화한다.

아마 올해 이 영화가 올해본 첫 공포영화이자 마지막 공포영화가 될 듯하다.(공포영화는 역시 맘이 찝찝하다)  영화 전반부 억압과 공포가 어우러지는 긴장감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진부한 스토리라인을 만들어낸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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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오디오를 갖고 싶다는 건 언제나 먼 꿈이었다. 워낙 고가이다 보니 언감생심 어느 세월에 가져보나 생각만할 뿐이었다.사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늘 꿈만 꾼다.그래도 '언젠가 ..'하는 즐거운 상상 정도야 뭐가 손해가 될가 싶다. 와이프는 가끔 그런 생각에 일침을 가한다. "일단 집부터 사고 ...집 평수도 좀 넓어지면...그때 한번 자기돈으로 사라 ."   요약하면 이렇다.  1.집이 당면 과제다. 2. 오디오를 사도 지금 사는 작은집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3.사더라도 니돈으로..ㅋㅋ

사실 지금부터 열나 저축을 해도 하이앤드의 최고급사양들은 월급쟁이 내 신세에 무리다. 프론트 스피커 2짝에도 수천만원을 하는데 그 스피커를 구동하기 위해 그에 어울리는 친구들까지 들여놓는다면..한마디로 끝장이다.그리고 사실 처음부터 그렇게 요란하게 시작할 필요도 없긴하다.오디오파일들도 다들 입문기.초급.중급.고급...이렇게 나누어서 업그레이드해 왔다고 한다. 저렴하게 시작해도 될 듯 하지만 그것도 당장은 안된다.왜냐...집이 없으니까....(정권은 1가구 1주택을 국민의무로 규정하라!!!.)

 집값은 넘 비싸다.아무리 오디오가 비싸도 집값만한 오디오는 없다. 최근에 와이프가 친구들을 만나고 왔다.다들 그냥 평범한 주부들이다.서울사는 친구들이 대다수이다.집값 이야기, 사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겠지.뭐 다들 어디 아파트가 얼마 올랐다.수원쪽이 낫다더라.판교가 어쩌구...6개월전에 샀는데 지금은 더블쳣다...이런 와중에 우리 와이프 기가 죽었나보다. 내가 사는 부산은 서울에 비하면 아직 집값이 장난이다.근데도 우린 아직 집이 없다.뭐 작년에 결혼했으니 그리 조바심낼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쨋거나 와이프는 빨리들 달려가는 친구들에게 약간 자극을 받았다. 어디 어디 분양 넣어보자고 한다.뭐 우리야 투기가 아니라 실거주니까...하긴 해야한다.그래도 이왕이면 오를 가능성이 있는데가 좋다고 열심히 알아보란다.근데 내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아서 좀 실망스러운가 보다.(나도 나름대로 하곤 있다구요.ㅆㅆ)  어쨋거나 전국민이 투기꾼화되어간다.재테크란 이름으로 그저 평범한 아줌마들도 집값 오르기 기대하고  돈을 여기저기 부동산으로 옮기고 다닌다.현명한 것 같다.근데 그럴 수록 나같은 무주택자들은 집사기 더어려워질텐데.....

아....오디오 이야기 하다가 왠/.........   장맛비땜에 정신이 오락가락한다....

아직 소리도 못들어 봤는데 난 왠지 저기 위에 있는 스피커가 맘에 든다.그랜드 피아노 시리즈이다.소누스 파베르라는 이탈리아제 스피커란다.저 브랜드도 또 나름대로 가격대에 따라 시리즈가 있는데 아마 저 위에껀 700만원대쯤 하겠지.더 비싼 것도 있고 더 싼 200만원대도 있고 그렇다.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소누스 파베르랑 인연이 닿을 것 같다.물론 저위에 있는 그런 좋은 건 아니라도....소누스 ...그때까지 잘 기다리고 있으라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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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6-29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모던하고 심플하고, 세련되 보이는군요. 드팀전님한테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요. 근데 비싸긴 비싸군요. 인연 꼭 닿으시길...^^

분홍달 2005-06-30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면서요^^ 힘내세요!!
 
 전출처 : 분홍달 > 동동주 한 사발 먹고, 쉬~엄 쉬엄^^

오랜 만에 떠나는 여행에선,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것들도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고, 무엇이든 다 느끼고 싶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 떠났던 여행이 더 만족감도 크고 기억에도 많이 남는 듯 하다. 일주일 만에 다시 떠난 여행이라 짜릿함은 덜 했지만, 뭔가 느껴야 한다는, 좀 더 많이 보고싶다는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 이것이 진짜 여행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보경사 적광전 신방목에 조각된 사자상

이번 여행은 포항으로 향한다. 오래 전 부터 한번쯤 가 보고 싶었던 보경사를 찾아간다. 보경사에는 원진국사비, 원진국사 부도, 오층석탑 등의 보물이 있지만 절 자체보다는 12개의 폭포가 있는 내연산이 더욱 매력적이다. 오르는 길이 험하지 않아 조금의 수고로도 깊은 골짜기에 닿을 수 있다. 해발 930m의 향로봉까지 오르는 것은 무리지만 내연산의 맛을 조금이라도 느끼려면 연산폭포 까지는 올라가야 하는데, 그것도 왕복 1시간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물빛이 짙은 고동색인데 아마도 활엽수가 많은 탓이 아닐까 싶다


연산폭의 제일 윗부분

내연산

내연산의 바람
뜨거운 한 낮에 산을 오르는 여행객에 더없이 고마운 바람이 참나무를 흔들고 있다. 바람을 찍고 싶었는데, 나의 내공으론 도저히....멋진 음악하나 배경으로 깔리면 그대로 천국이다.....내연산 보경사 입구에는 유난히 칼국수 집이 많다. 직접 손으로 만드는 칼국수 맛이 좋다하여 자리를 잡았다. 휴일이라 하루종일 손님들에게 시달린 점원들이 유난히 피곤해 보인다. 결국 칼국수는 맛 보지 못하고, 동동주와 도토리묵 한 접시만,, 넉넉한 나무그늘 아래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한잔 걸치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다만 대낮부터 벌~게진 얼굴이 민망하다. ^^;;


매산종택(정재영 가옥)

포항에서 영천으로 약40분 쯤 가면 매산종택, 이 곳은 표지판이 잘 설치가 돼 있지 않아서 찾기가 힘들다, 거의 해가 질 무렵 도착한 이곳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아서 좀 으스스한 느낌이었다..종택 뒤쪽 대숲에서 이는 바람 소리가 무섭기만 하다..

영천 시내로 가 숙소를 잡는다. 소도시라 그런지 8시 밖에 안 됐는데 거리에 다니는 사람이 없다. 빛과 소음에 익숙한 난 어둠과 고요가 무섭다


독락당의 별당 계정

다음날 아침, 10시 쯤 숙소를 나와 '동방오현'으로 추앙받는 회재 이언적의 발자취가 묻어있는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로 향한다. 위 사진의 독락당은 회재가 장년에 중앙 정계에서 밀려나 자옥산 골짜기에서 햇수로 7년동안 은거한 곳이다. 현재 그 후손이 살고 있어 독락당 안은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으나 주변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과거의 영화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독락당은 살림집으로서는 드물게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인데 옆으로 개울이 흐른다. 지금은 그야말로 개울이지만 그 위에 댐이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수량이 많은 곳이었으리라, 지금도 너른 바위와 푸른 숲으로 인해 상당히 아름다운 곳이다. 또 계정으로 가는 곳엔 바깥 울타리가 흙담이 아닌 성긴 나무 울타리로 되어 있는데, 그곳은 대청에서 바로 바깥풍경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곳이라고 한다. 인상적이라고 느끼면서도 사진을 찍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정혜사 13층 석탑

독락당에서 약400m  정도 올라가면 왼 편에 정혜사터의 13층 석탑이 나온다. 신라시대의 석탑으로는 유례를 찾기 힘든 독특한 모양이다.  2층 이상의 탑신부가 급격히 줄어서 마치 지붕돌만 포개놓은 것 같고,  기단 또한 이색적인데 탑 주위에 네모지게 막돌을 두르고 그 위로 두둑이 흙을 쌓아올려 기단을 삼고 그 한 가운데 2단으로 다듬은 돌을 놓아 탑신부를 받쳐 놓았다. 쇠락해 가고 있는 토끼풀과 어울려 뜨거운 햇볕아래서 그 고즈넉함을 즐겨본다.


세심대에 놓여진 나무다리와 옥산서원

안강읍 옥산리 일대는 회재 이언적이 이름 지은 '4산5대'가 있다. 무학산, 도덕산, 화개산, 자옥산 이렇게 4개의 산과 계곡의 바위들 가운데 다섯 곳을 골라 관어대, 영귀대, 탁영대, 징심대, 세심대라 하였다. 위 사진은 그 중하나인 세심대와 옥산서원(왼쪽으로 살짝 보이는)의 모습이다. 이곳은 회재가 죽고 20년 뒤인 1572년에 그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묘우였다가 2년 후에 서원으로 승격이 되면서 선조로부터 '옥산서원' 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았다. 누마루가 열려 있다면 훨씬 보기 좋을 터인데, 관리상의 어려움 때문인지 모든 문이 굳게 잠겨 있어 참 답답하다. 하지만 옥산서원으로 들어가는 길 만큼은 참으로 시원하다. 아침도 걸러 출출하여 근처의 산장식당으로 향한다. 파전, 동동주, 그리고 비빔밥...커다란 단풍나무 그늘아래 누워 음식이 나오길 기다린다. 드디어 조껍데기 동동주가 먹음직스런 파전과 함께 나온다. 바람불어 좋고 탁트인 앞마당이 좋고 사랑하는 님있어 좋고...타고난 문장가라면 시조 한 수, 훌륭한 소리꾼이라면 소리 한 자락이 절로 나올 터인데....


양동 민속마을의 관가정

옥산서원에서 포항방면으로 약2km 정도 거리의 양동 민속마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반촌하면 안동 하회마을과 이곳 양동마을을 꼽을 수 있다. 하회마을은 이름처럼 굽어진 내를 끼고 있고, 양동마을은 골짜기에 걸쳐져 있다. 국보 1점과 보물 3점 외에 많은 문화재들이 있어 마을 자체가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고 다른 민속마을에 비해 덜 인위적이어서 자연스런 느낌이다. 이곳 역시 표지판은 있으되 쉽게 알아 보기가 어렵다. 마을 입구 안내소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포항시 오천읍에 있는 오어사로 향한다. 호반의 절이란 멋진 설명과 사진을 보고 찾아 간 곳이나, 실망스러웠다. 혹시 가을에 단풍이 곱게 물들 때라면 그 풍경에 반할지도....

여행의 맛도 나이따라, 경험따라 참 달라지는 듯 하다. 하기야 늘 같다면 무슨 재민가!!...이제 다시 일상~~! 나의 일상도 가벼운 여행처럼 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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