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의 아내에게는...
허영만, 김세영의 만화 [사랑해]에서 불을 끄고 자신의 아내를 묘사하는 철수의 모습이 나온다. 그 때 철수가 인용한 싯구는 앙드레 브르통의 시 [자유로운 결합] 이다.
자유로운 결합/앙드레 브르똥
나의 아내에게는 불타오르는 수풀의 머리칼이
백열하는 번개의 생각이
모래 시계의 허리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호랑이 이빨 사이의 수달의 허리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최고등성 별의 화환과 꽃 매듭의 입이
하얀 흙 위에 하얀 쥐가 남긴 흔적의 치아가
연마한 호박과 유리의 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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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싯구를 보고 태양님에게 당신에게 나는 어떻게 보여지냐며 나의 아내에게는!! 이라고 해서 한번 생각해보라고 했다. 태양님 회사 1층 식당에서 밥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태양님이 내 눈을, 내 머리를, 내 입술을 빤히~ 바라보며 읊은 것은...
내 아내에게는... - 태양
내 아내에게는 물결치는 파도 같은 머릿칼이 있고
익어가는 벼처럼 구부러진 짙은 눈썹이 있다.
내 아내에게는 별이 반짝이는 눈이 있고
딸기처럼 빠알간 코가 있고
보드라운 속살같은 입술이 있다.
내 아내에게는 둥근 달과 같은 얼굴이 있고
전구가 켜지는 것 같은 번뜩이는 생각이 있고
술술 풀리는 실타래 같은 글재주가 있고
넓은 바다 같은 사랑이 있다.
앙드레 브르통의 시를 인용하여 짓기는 하였으나 나에 대해 긍정적인 말들을 해주는 태양님이 고마웠다. 늘 주고 받는 이야기를 하였으나 이건 내게 주는 선물이니 만큼 [ 내 남편에게는....]이라고 읊지 않았다. 그냥 고맙고 행복하게 받으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