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렸다는 글이 무색해졌다.
지난 토요일 버릇처럼 시골로 갔다. 저녁도 먹고 축구도 봤다.
전반전이 끝난 후 할아버지가 갑자기 상태가 안좋아져서 주무르고 물먹이고
등 두드려드리고.... 휴....지난번에도 이러다가 괜찮아졌으니 괜찮을꺼야..
엄마말씀에 의하면 그간 아빠랑 돌아가면서 밤을 샜다고 한다. 할아버지께서 혼자서 돌아가시면 안되니까....
일요일 새벽 3시 30분 작은아빠가 우리를 모두 깨웠다
할아버지가 이상하단다. 할아버지가 숨을 너무 거칠게 쉬신다. 허억..허억...
얼굴이 점점 까매지는 것 같다. 몸이 차가워진다.
둘째 작은아빠가 오열하시기 시작한다. 아버지를 외친다
난 할아버지의 움직이는 손을 보고 있다. 할아버지 죽지 않았는데 자꾸 식구들이 운다.
눈도 떠져 있는데 숨도 쉬는것 같은데 자꾸 식구들이 운다.
할아버지 손..움직였단 말이야 소리치고 싶었는데 자꾸 식구들이 운다....
아빠가 운다. 엄마도 운다. 셋째 작은아빠도 운다.
엄마는 재빨리 준비해놓았던 옷으로 갈아입힌다.
엄마가 밉다. 뭐가 그리 급하다고 아직 죽지 않았는데 죽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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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날 내려가길 잘했다.
할아버지..혼자가 아니라 우리 식구들 우리 지원이 얼굴까지 다 보고 가신거다.
할아버지..이제 안아프죠?
그곳에서 행복하게 먼저 터 닦아 놓으세요 곧 우리도 갈께요
가서 우리 함께 살아요.... 아프지 않고 슬프지 않고 그렇게....
할아버지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