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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해도 괜찮아 5 - 완결
권교정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작가 권교정은 74년생. 나와 비슷한 연배의 작가다. 그래서인지 아주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되고 특히나 일본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이렇게 좋아하는 류가 비슷해도 되는거야! 라며 혀를 끌~ 하고 차게 된다. 사실 감수성의 공통점도 그렇지만 주인공 긍하의 상태(?)가 나와 너무 비슷하여 깜짝 놀랐다. 사실 마르고 다리가 이쁜 부분에서는 나와 전혀 딴 판이지만... ^^
긍하는 공부를 잘한다. 입학 성적이 전교3등. 평소 다른 아이들보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수업시간이 아주 집중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긍하의 성적은 상위권이다. 모의고사를 봤는데 40점이나 떨어졌다. 그러자 긍하는 지금까지 받은 자신의 성적이 진짜 자기 실력인지 자신이 없어졌다.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남는 시간에 공부했는데 성적을 유지했으니 자기 자신을 믿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긍하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성적에 대해서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나는 1등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그렇지만 늘 성적은 상위권이었다. 중3이 되어 첫 모의고사를 봤을 때 성적이 참 좋았다. (반에서 2등? 반엣서조차 1등은 해본적이 없다. ) 그런데 두번째 모의고사는 30점 정도가 확! 떨어졌다. 그리고 그 다음 모의고사는 다시 40점 상승... 담임도 걱정했고 나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대체 어느 쪽이 진짜 나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최악의 마지막 시험은 중학교의 대미를 아주 엉망으로 장식해주었다. 이런 일을 겪은 나로써는 긍하에게 몰입하기가 아주 쉬웠다. 게다가 예쁜 캐릭터는 아니고 평범한 캐릭터이지 않은가...
귀를 기울이면 OST 얘기가 나온다. 컨츄리 로드를 멋지게 불러재끼던 주인공 시즈쿠와 음악시험을 보던 긍하의 목소리가 닮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영화가 토토로와 귀를 기울이면 인데 이 만화책에서 살짝 살짝 건드려주니 어찌할 빠를 몰랐다. 긍하의 책꽂이에 보면 우리집에 있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나온 모든 만화영화들이 꼽혀져 있다. 거기에 공각기동대에 아키라까지....
이 책을 읽은지는 꽤 오래전이다. 긍하의 캐릭터나 귀를 기울이면에 대한 이야기 다 생각나는데 도대체가 만화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읽고 싶었는데 도대체 제목이.... 그러다가 작년 크리스마스인가? 무한도전에서 하하가 정형돈에게 이 책을 선물하는 장면에서 맞다! 저 책이야~ 하며 생각이 난 것이다. 그래서 지체 없이 구입했다. 이제 다시는 잊지 않으려고.. ^^
만화의 그림은 그렇게 세련되고 이쁘지 않다. 에피소드들이 아주 많지도 않다. 요즘 만화들처럼 중,고딩들의 키스가 보편화 되어 있지도 않다. 그러나 나의 감수성에는 이 만화책이 정도가 학원물로는 딱이다. 내가 너무 촌스러운건가. 나의 이 촌스러운 입맛에 딱 맞는 만화책 어색해도 괜찮아. 구입 후 읽고 또 읽는다. 밤마다... 서른살이 훌쩍 넘은 아줌마가 고1이 되어 학교를 다니는 기분으로, 너무 잘 생겨서 멀리서만 바라봐도 영광일 듯한 친구가 내게 말을 걸고 나의 남자친구가 되는 기분으로 살짝 아리고 살짝 설레면서 그렇게 밤마다 읽고 또 읽는다. 주책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