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밀려오고

더더더 어두워진 한밤에도

도시는 빛으로 가득해요


잠 안 자는 사람,

잠 못 드는 사람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환해도 한밤 빛은

한낮과 다르지요


당신을 반기는 빛은 있나요

당신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빛이 있길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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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4-02-27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밤에 환하게 불이 켜진 도시는 정말 비정상적이지요.
핵발전이라는 괴이한 발명 덕분에 우리 도시의 밤은 이렇게도 밝기만 하네요.
얼마 전에 밤 늦은 시간에 가로등 하나 조차 없는 시골길을 걸은 적이 있었어요.
그날 깨달았죠. 도시의 빛 공해에 우리가 얼마나 심각하게 노출되어 살고 있는지를.
가로등이 하나도 없는 시골 길의 밤은 달빛과 별빛들 만으로도 충분히 밝더라구요.
그리고 정말 많은 별들이 보였어요.
오래전 군대 있던 시절 비무장지대에서 보았던 별들 다음으로 가장 많았던 것 같아요.
수억광년 보다 더 멀리서 날아오는 저 수많은 별빛들을 보면서 생명의 존재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희선 2024-02-28 01:15   좋아요 0 | URL
핵발전 때문에 이렇게 밝아진 거군요 핵발전이라 하지 않고 원자력발전이라 하는 건 덜 위험해 보이게 하려고... 핵이 들어가면 어쩐지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하잖아요 핵무기인 핵폭탄이 떠올라서... 같은 거나 다름 없겠습니다

가로등도 참 밝아요 늦은 밤에도 차가 타니니 그게 없으면 사고가 날지도 모르겠네요 가로등 없는 시골 아직 있군요 가로등이 있어서 사건이 덜 일어나기도 하겠지만, 아쉽기도 합니다 그런 곳 이제 많지 않을 테니... 세상이 무서워져서...

달빛 별빛으로도 밝지만 그런 빛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얼마 안 될 듯합니다 비무장지대에서는 별이 잘 보이겠네요 보통 사람은 쉽게 가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네요 그런 곳이 있는 게 좋은 듯도 하면서 남과 북이 나뉜 게 생각나기도 하고... 비무장지대에만 있는 동, 식물도 있겠습니다 갑자기 그런 게 생각나네요


희선
 




한낮에 해는 높이 뜨고

그림자는 짧지요


한낮

한여름

생각만 해도 덥네요


한낮엔 웃어요


한낮에 울고 싶으면

머리 위 해를 보고

해가 밝아서 눈물 난다고 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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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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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면 언제나 용서 받을까. 어떤 잘못이냐에 따라 다르겠지. 자기 마음이 평화로우려면 용서해야 한다지만 그게 마음대로 될까. 용서하지 않고 복수하려고 하는 것도 쉽지 않겠다. 그저 안 보고 사는 것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남이면 그게 어렵지 않을 텐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다 남 아닌가. 난 식구라 해도 남이다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쓸쓸한 건가. 이런 말 하려는 게 아닌데. 부모 자식인데 어떡하느냐고 하는 말 싫다. 부모 자식이어도 남처럼 안 보고 살 수 있는 거 아닌가. 쓰다 보니 이 책하고 상관없는 말을 했다.


 야쿠마루 가쿠 소설은 여러 권 만났다. 가끔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쓰기도 했는데, 야쿠마루 가쿠가 여러 번 쓴 건 가해자 이야기다. 《천사의 나이프》를 본 지 오래됐는데, 거기에서는 어릴 때 가해자였던 사람이 자기 죄를 생각하고 죄를 갚고 살려는 사람이 피해자가 된다. 그뿐 아니라 소년법을 생각하게도 했다. 그러고 보니 소년법 이야기도 했구나. 어릴 때 죄를 짓고 이름을 바꾸고 자라서는 검사인가 변호사인가가 된 사람 이야기도 있었다. 그건 잘 생각나지 않는데. 이 책 《어느 도망자의 고백》 날개에 쓰인 야쿠마루 소설 제목을 보니 두권 빼고 다 본 것 같다. 여기에 쓰이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야쿠마루 가쿠 소설 많이 봤구나(새로 나온 다른 소설은 못 봤다).


 이번에 만난 《어느 도망자의 고백》에서 명문대에 다니는 스무살 마가키 쇼타는 여자친구가 자기를 만나러 오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문자를 보내서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다가 차 사고를 낸다. 마가키 쇼타는 함께 아르바이트 하던 사람과 술을 마셨는데 차를 운전했다. 비도 많이 오는 늦은 밤에 말이다. 비가 오면 운전하기 어려울 텐데, 술까지 마시고 운전하다니. 마가키는 속도까지 냈다. 사람이 차에 치인 걸 알았는데도 차를 세우지 않았다. 마가키가 운전하던 차에 치인 사람은 200미터나 차에 끌려가고 죽었다. 마가키는 재판에서도 거짓말을 했다.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려고 했다는 말은 뺐지만. 사람을 죽였는데, 마가키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마가키는 형을 다 마쳤을 때는 자기 죄를 다 갚았다 여긴 것 같다. 잠시 쉬운 길을 가려고도 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자기 죄를 뉘우쳤다 해도 그런 사람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런 점은 안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피해를 입은 사람이나 피해자 식구는 생각도 안 하다니. 마가키 차에 치여 죽은 사람은 여든한살인 노리와 기미코였다. 노리와 기미코 남편인 노리와 후미히사는 마가키가 형을 마치면 할 일이 있다고 했다. 그때 난 복수하려는 건가 했다. 노리와가 녹슨 칼을 가지고 있을 때도 그렇게 여겼는데. 노리와 후미히사가 하려는 건 그런 게 아니었다. 뻔한 걸 생각하다니. 그게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람은 자기 죄에서 눈을 돌리면 안 된다. 이런 말 힘들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죄를 지으려 하지 않겠지.


 마가키가 교도소를 나오면 할 일이 있다고 한 노리와 후미히사가 치매로 기억을 잊는 모습을 보니, 내가 그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이를 먹으면 피할 수 없는 일일까. 몸이 마음대로 안 되는 건 그렇다쳐도 기억까지 희미해지면 안 될 텐데.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여러 가지 정리해야 할 텐데 했다. 아직 시간 많아 생각해도 그 시간은 빨리 가 버리겠지. 죄를 짓고 감옥에 갔다 온다고 해서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건 평생 자신을 따라다니는 거다. 죄 안 짓고 사는 게 가장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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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2-26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침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소설이 자기 죄를 마주하는 것인데, 두 책의 서술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흥미로워요.
기억도 그렇지만 죽음도 허무하지요^^

희선 2024-02-26 23:27   좋아요 1 | URL
이 책 본래 제목은 《고해》인데, 어쩌면 이걸 더 생각하고 봐야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에서 지은 제목을 보고는 마가키가 지은 죄만 생각했으니... 다른 사람 이야기는 그렇게 길게 나오지 않지만... 어떤 죄든 마주해야겠지요 사람은 자기가 지은 죄뿐 아니라 잘못에서도 눈을 돌리기도 하니...


희선
 




뭔가 이상할 때

고개만 갸우뚱하지 말고

말을 해야지


사람은 실수하기도 해

네가 맞고 다른 사람이 틀릴 때도 있을 거야


남이 잘못했을 때

그냥 넘어가도 괜찮은 것도 있지만,

모르는 척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있어

구별 잘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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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던 인생의 시기는 언제였어?




 학교 다닐 때 힘들었지만, 그래도 다른 때보다 낫지 않았나 싶다. 다시 다니라고 하면 다니고 싶지 않지만. 학교 다닐 때는 다른 건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 그렇다고 아주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나.


 공부를 좀 더 잘 하거나 뭔가 하고 싶은 걸 찾았다면 좋았을걸, 그건 정말 아쉽다. 그때 제대로 생각하지 못해서 지금 이런가 싶은 생각도 들고.


 가장 늦은 때가 가장 빠른 때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아니 그렇지도 않나. 그저 책을 잘 보고 글을 잘 쓰고 싶다. 그런 거 잘 해서 뭐 할 건데 하면 할 말은 없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게 그것뿐이다.


20240219








263 하루 식사 일기를 적어보자




 이런 걸 적으라고 하다니, 그런 거 알아서 뭐 하려고요. 하고 싶네요. 저는 밥 잘 안 먹어요. 밥은 안 먹고 다른 걸 먹어요. 과자 라면.


 늘 라면을 먹는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일월과 이월에 좀 먹었습니다. 하루에 한번만 먹고 그 한번을 라면만 먹었네요. 밥만 먹지 않고 과자도 조금 먹어서 괜찮습니다. 가끔 빵도 사 먹는군요. 이것도 어느 때는 괜찮고 어느 때는 별로기도 하네요. 빵이든 라면이든 몸에는 별로 안 좋은 걸지도. 그래도 한번만 먹으니 그렇게 안 좋은 건 아닌 것도 같아요.


 여러 번 먹는 거 귀찮기도 하고. 별거 안 하는데 먹어서 뭐 하나 하는 생각도 하고. 그렇다고 아주 안 먹는 건 아니예요. 늦은 시간에 먹는 게 문제군요. 다른 때는 먹고 싶지 않고 먹기 안 좋기도 해요. 하는 게 아주 없지 않기도 해서. 그저 저 나름대로 하는 거군요. 늦게 먹기보다 저녁에 먹는 걸로 바꾸면 좀 나을 것 같은데.


20240220








264 만약 내 몸이 내게 말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




 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할 것 같다. 일찍이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시간이다. 새벽에 자도 아침이 오기 전에 잔다거나, 일어나는 것도 너무 늦지 않게 일어나는 거다.


 일월에는 조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도 했는데, 요새는 아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늦게 자니 일어나는 것도 무척 힘들다. 미안해 내 몸아. 그래도 걸으려고 하잖아. 밖에 나갈 일이 있으니 걷는 거지만. 그렇게라도 걸어서 좀 나은 거 아니야.


 몸이 나한테 하는 말이 아니고, 내가 몸한테 말을 했구나.


20240221








265 살면서 품고 있는 '좌우명'이 있어?




​ 그런 게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없어서 게으르게 적당히 사는가 보다.


 하나 생각하는 건 즐겁게 지내자다. 하기 싫은 건 안 하고. 그렇다고 아주 안 하는 건 아니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거 있다. 하기 싫은 게 내가 아주 못하는 건 아니어서 다행이기는 하다.


 즐겁게 지내자고 해도 늘 즐겁지 않기도 하다. 꼭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별 일 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면 괜찮다. 나한테 즐거운 건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지내는 거다.


20240222








266 반려 식물을 기르고 있어? 없다면 어떤 식물을 기르고 싶어?




 요즘은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 많아졌지. 반려 식물도 늘었다고 하더군. 그건 코로나19 뒤부터였을지도 모르겠어. 밖에 나가기 어려우니, 집에서 식물을 만날 방법은 식물을 집에 들이는 거잖아. 식물과 함께 살면 마음이 좀 편안해지기는 하겠어.


 난 반려 식물 없어. 앞으로도 별로 갖고 싶지 않아. 난 그런 거 잘 못해. 예전에 작은 화분 산 적 있는데 죽었어. 집안에 식물을 둘 만한 곳도 없고. 식물은 바깥에서 보는 게 편하지.


 동물(고양이)도 다른 사람이 올린 사진을 보면 되고 식물은 밖에 나가면 많으니 괜찮아. 내가 마음을 별로 쓰지 못해서 죽이는 것보다는 낫잖아.


20240223






 한 주 내내 비 온 듯하다. 비가 와서 더 우울하고 게으른 나날을 보냈다. 지금도 비가 온다. 눈이 오고 예쁜 눈꽃이라도 보면 좀 나을 텐데. 하늘은 어둡고 차가운 비만 내리다니. 장마도 아니고. 비가 아주 많이 온 건 아니어서 다행이다 해야겠지만. 오래 오는 거 아닌가. 이상한 2024년 이월이다. 이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냥 시간을 보낸다. 그런 것도 내 우울에 한몫할지도. 잘 안 된다. 일어나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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