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엄마가 내게 가장 자주 한 말은?
이 물음을 보고 엄마가 나한테 가장 자주 한 말이 뭘까 생각했을 때는 사실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어. 하나 생각났어.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라는 말. 그건 자주 한 건 아닌 것 같기도 해.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이 오래돼서 바꾸지 못하기도 해. 아니 그것보다 내가 밤을 좋아해서 밤에 깨어 있고 싶어. 일어나 있는다고 달리 하는 건 없지만. 예전엔 책을 보기도 했는데, 지금은 컴퓨터를 쓰고 보낼 때가 더 많아.
낮에 일어났을 때도 책 보는 거 좋아하기는 해. 어쩌다 한번 아침 공기를 맛보기도 하는데, 어쩌다 한번은 좋은데 죽 그러기는 힘들어. 이러면 안 될 텐데. 조금이라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책을 더 볼 수 있을 텐데. 다른 것보다 책을 보려고 하는군. 그러고 보니 엄마가 자주 하는 말 아직 자느냐인 것 같기도 해. 난 안 자고 일어나서 이것저것 하는데 그런 말 들으면 조금 안 좋기도 해. 어쩐지 잠만 자는 사람 같네.
이번 거 어쩌면 어렸을 때 엄마가 자주 한 말이 뭘까일지도 모르겠군. 어렸을 때는 더 생각나지 않기도 해.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한 게 아니어서. 난 말을 잘 안 하는데. 엄마는 한 말 또 하고 또 하기도 해.
좀 듣기 싫었던 말 있기도 해. 다른 집 딸은 엄마하고 말도 잘 하는데 난 안 한다고 한 말. 그런 말을 들어서 그런지 난 다른 사람은 어떤데 같은 말은 거의 안 해. 남과 견주는 건 그리 좋지 않지. 다른 사람 엄마 아빠는 어떻던데 하고 부러워한 적도 거의 없는 것 같아. 부러워하면 뭐 하겠어.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는데 나도 어렸을 때 조금 부러워했을까. 내가 잊어버린 거고 그런 적 있을지도 모르지.
엄마가 나한테 자주 한 말은 어쩌면 아프다일지도 몰라. 아프지 않으면 좋을 텐데.
20230327
40 새롭게 해 보고 싶은 취미 생활이 있어?
새롭게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건 없어요. 제가 본래 재미없는 사람이어서 그렇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하는 편이에요. 지금 생각하니 그건 제가 할 수 있을 때예요. 못할 거 같은 건 잘 안 해요. 별로 안 좋은 건지도 모르죠. 자신이 할지 못할지 먼저 생각하다니. 그런 거 생각 안 하고 해야 잘될지도 모를 텐데. 그러니 지금처럼 사는 거 아닌가 싶어요. 그것보다는 그저 일을 크게 벌이는 거 안 좋아해요.
하고 싶은 거 하나 있기는 하네요. 글쓰기. 지금도 쓰기는 하지만, 제대로 못 쓰는 것 같아요. 잘 쓰고 싶다는 마음만 있고 그냥 씁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좀 더 열심히 해야 할 텐데, 그러지도 않네요. 쓸 게 없기도 해서. 쓸 게 없어도 쓰는 것도 있기는 하군요. 그건 겨우겨우 씁니다. 아무것도 안 쓰는 것보다 나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많이 애쓰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 거 생각하면 조금 안 좋기도 해요. 글로 뭐 할 건 아니지만.
글쓰는 시간 그렇게 길지 않아요. 책을 보고 쓰는 건 얼마나 걸리든 그냥 쓰는데. 다른 건 그러지 못하는군요. 어느 정도 글을 쓰자고 생각하면 뭔가 쓸지. 생각하는 데 시간을 다 보내겠지요. 쓰는 건 아주 조금일 듯합니다. 그렇게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것보다 책을 더 보고 싶어합니다. 책도 천천히 보기도 하니. 천천히 본다고 깊이 보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쓰고 보니 제가 뭘 해야 할지 아주 모르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못하기도 안 하기도 하는 건가 봅니다.
20230328
41 오늘 가장 걱정한 일을 적어보자
하루만 걱정하지 않는구나. 조금 쓸데없는 걱정 많이 한다. 어느 날은 비가 많이 오면 어쩌나 한다. 이건 해가 바뀐 다음 바로 하고, 조금 따듯한 봄이 오면 여름에 비 많이 오면 어쩌나 한다. 여름이 오려면 멀었는데 말이다. 그때 생각하기는 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왜 걱정하느냐고. 사람이 하는 걱정은 거의 하지 않아도 될 거다 한다. 본래 뇌가 그런 걸 어떡하나. 아니 내가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건지도.
이걸 쓰기로 하고 쓰기는 하는데, 늘 어떻게 쓰나 걱정한다. 이것도 좀 웃긴 거겠지. 쓰고 싶지 않거나 쓰기 싫으면 안 쓰면 되는데. 시작한 거여서 그만두지 못하는 나. 늘 이런 건 아니다. 쓰기는 그나마 좀 낫지. 다른 건 시작하고 이건 아니야 할 때 많다. 그런 일이 있어서 지금은 할 수 있는 것만 한다.
걱정한다고 일어날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겠지. 나도 알지만 잘 안 되는 거다.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 할 텐데. 난 언제쯤 그렇게 하려나. 아니 그런 날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20230329
42 요즘 누구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해?
난 거의 다른 사람과 함께 있지 않아. 누군가와 함께 있는다면 마음 편한 사람이 좋겠지. 나한테 그런 사람 있던가. 없어. 조금 슬픈 일인가.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그래도 내가 가장 편하게 여기는 건 바로 나 자신일지도 모르겠어. 나도 나하고 잘 지내지 못하기는 하지만, 헤어지려고 해도 헤어질 수 없기도 하잖아. 나 자신과 잘 사귀고 싶기도 해. 이건 어렸을 때부터 생각한 건데 잘 안 되더라고.
내가 어렸을 때 자주 한 말은 자신 없다는 거야. 그건 지금도 그래. 자신 없는 나. 자신을 가진 적이 한번도 없었을까. 없었던 것 같네. 있는 그대로 좋아해야 하는 건 바로 나 자신일 텐데. 그러기는 하는데, 가끔 난 왜 이럴까 할 때도 있어. 그런 거 다른 사람도 이상하게 여길 거야. 그게 뭔지. 나도 잘 생각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거 많은 것 같아. 나도 그런 내가 한심한데.
앞에서 안 좋은 말을 조금 했군. 조금이 아닌가. 어쨌든 난 나와 있는 게 가장 편해. 이건 답이 되지 않을까.
20230330
43 자주 꾸는 꿈이 있어?
언젠가 어떤 꿈을 여러 번 꿔서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젠 그 꿈은 잘 안 꾼다. 아니 언젠가 다시 꾸려나.
한동안 신발 잃어버리는 꿈을 꾼 듯하다. 어딘가에 들어갈 때 분명히 신발을 벗어두었는데, 나중에 신으려고 하니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 신발은 다 있는데 내 신발만 없어서 안 좋았다. 꿈에선 언제나 그렇지. 그런 꿈을 자주 꿔서, 신발을 잃어버리는 꿈이 어떤지 찾아보니 별로 안 좋았다. 실제 그때 안 좋은 일이 있기는 했다. 그렇다고 꿈이 다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버스를 탔는데 내려야 할 곳에서 내리지 못한 꿈이나 어디에서 내려야 할지 모를 꿈도 여러 번 꿨다. 거의 밤에 버스를 탔다. 난 밤엔 거의 밖에 나가지 않고 버스는 더 안 타는데. 어딘가에 갔다가 늦게 온 적이 한번도 없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실제 그런 일은 별로 없다.
꿈에서 여러 번 동전을 주웠다. 이것도 아주 좋은 건 아닌 듯하다. 이런 꿈은 나만 꾸는 게 아닌 듯하다. 꿈속에서 주운 동전은 오백원짜리였다. 아무리 꿈속에서 오백원짜리 동전 주워봤자 뭐 하나. 그런 꿈 꾸면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런 꿈 꾸고 실제 동전이나 돈을 주운 적은 한번도 없다.
학교에 다니는 꿈도 여러 번 꿨다. 이건 몇해 전에 그랬구나. 시험 보는 날이었다. 다른 사람은 시험 문제를 잘 푸는데 나만 못 푸는 거다. 시간은 흐르고 문제는 많이 남은. 이것도 무슨 걱정 때문에 꾼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얼마전에도 꿈에서 나만 뭔가를 못했는데, 그게 뭐였는지는 잊어버렸다.
꿈이 자신의 무의식이겠지만, 그게 다 뭔가를 나타내는 건 아닐 거다. 뭔가를 나타내는 것도 있겠지만. 예지몽 같은 걸 꾼 적도 있는데, 그런 꿈은 그때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서야 그거였나 한다. 난 꿈을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더 마음 편하지 않나.
20230331
삼월이 가고 사월이 왔다. 사월 첫날 둘째날은 그냥 보냈구나. 셋째날부터 잘 지낼지. 그러고 싶은데 잘 될지 나도 모르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