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말 가는 말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지만

이 말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네


자신이 먼저 안 좋은 말을 하고는

다른 사람이 안 좋은 말을 하자

상대만 비난하네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은

상대하고 싶지 않다


그저 상대 기분을 맞춰주는 말은 안 좋지만

상대를 놀리는 말도 안 좋지

남만 비난하는 사람은

그런 것도 모르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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地獄樂 5 (ジャンプコミックス) (コミック)
賀來ゆうじ / 集英社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지옥락 5

카쿠 유지



유즈리하




 사형 집행인과 사형수는 막부가 바라는 불로불사가 되는 선약을 찾으러 남쪽 섬으로 간다. 사형수는 무죄방면 되려고 선약을 찾으려는 거다. 사형 집행인 야마다 아사에몬에서 다섯이 죽고 사형수는 다섯이 죽었다. 예전에 온 사람은 더 빨리 모두 죽었겠지. 천선은 이번에 섬에 온 사람은 다르다 느낀 듯하다. 천선은 모두 일곱이다. 거의 비슷한 모습이고 남자 여자로 바뀌기도 한다. 신기한 느낌이 들지만 괴물이겠지. 그렇게 생각해야지. 사람이 수행을 한다고 해도 성은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지 않나. <지옥락>5권을 만났다. 앞으로 만날 책 여덟권 남았다.


 감시인 사기리와 센타와 죄인 유즈리하 셋은 봉래로 가는 문 앞에 왔다. 나무가 되어가는 호코도 있었구나. 뭔가가 호코 머리를 날려 버렸다. 사람이었다면 죽었겠지만, 호코는 머리가 살아 있었다. 시간이 가면 그대로 나무가 되겠지. 여기에서 만난 천선이 섬이 어떤 곳인지 알려준다. 사람으로 실험하는 곳이라고. 섬에 살던 사람은 천선을 신으로 여기고 믿고 나무가 되고 영혼은 봉래에 가기를 바랐다. 그건 그저 지어낸 거였다. 종교는 사람을 다스리려고 만든 것이기도 하다. 사람은 거의 천선이 먹는 단으로 만들었다. 마시는 건가. 지난번에는 단이 선약일까 했는데, 천선한테는 단이 그런 일을 해도 사람이 단을 먹으면 나무가 된단다. 섬 사람으로 단이 어떤지 실험한 걸지도. 다른 천선이 불로불사가 되는 약을 연구하고 있지만 만들지는 못했단다. 여기에 선약은 없는 것인가. 사형수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그건 살아 남고 생각해야겠다.


 이번 5권에서는 사기리와 유즈리하 그리고 센타가 있는 곳에 야마다 아사에몬 시온과 누루가이가 오고 천선과 싸운다. 싸우는 모습이 좀 길게 나온다고 할까. 사기리와 유즈리하와 센타가 천선과 싸우고 쓰러뜨렸다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천선은 모습이 바뀌고 괴물 같이 되었다. 센타는 유즈리하 대신 천선 공격을 맞고 몸에 꽃이 피어난다. 그건 단으로 만드는 것과 비슷한 걸지도. 사기리와 유즈리하가 다시 천선과 싸우기 어렵다 생각했을 때 시온과 누루가이가 나타나서 도와준다. 시온이 잘 싸우기는 했지만, 위험해지기도 했다. 사기리와 누루가이도 함께 싸워서 천선을 쓰러뜨린다. 천선은 죽은 걸까. 센타도 죽는다. 센타는 유즈리하가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부럽게 여겼다. 자신은 집안에 얽매여 하고 싶은 걸 그만둬야 했다. 여기에서 죽다니. 센타, 이젠 자유로워졌겠지.


 시온은 다른 괴물과 싸우면서 타오를 좀 더 잘 쓰게 된 듯하다. 시온은 본래 사람을 둘러싼 물결 같은 걸 봤다. 눈이 보이지 않아서 그걸 보게 된 걸지도. 사기리는 타오가 적었지만, 한순간 많이 쓰기도 했다. 하지만 타오를 많이 쓰면 안 좋다고 느낀다. 타오를 써서 가비마루는 기억 장애가 일어났다. 왜 자신이 그곳에 있고 함께 있는 사람이 누군지 잘 몰랐다. 메이가 가비마루를 보는 걸 보니 타오가 머리쪽에는 없었다. 그게 온 몸을 둘러싸지 않아서 기억에 문제가 생긴 걸지도. 가비마루는 후치와 간테츠사이가 말하는 걸 듣고 거기에 맞추려 했다. 아자 초베는 다른 사람과 힘을 합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가비마루 쪽과 만나고 바로 싸운다. 자신은 함께 싸우지 않겠다고 한다. 그 싸움은 어떻게 될지.


 유즈리하가 가비마루가 있던 곳 숨은바위 마을 수장이 가비마루한테 환술을 써서 가비마루한테 아내가 있는 것처럼 한 거 아닌가 한다. 사기리는 그 말을 듣고 잠시 혼란스러워하지만, 그게 아니길 바랐다. 가비마루한테 아내가 있다고 믿고 싶어했다. 나도 있기를 바란다. 막부는 선약을 가져오게 하려고 야마다 아사에몬과 숨은바위 마을 닌자를 또 섬으로 보낸다. 야마다 아사에몬은 슈겐, 짓카, 아키마루 그리고 이스즈가 간다. 이스즈도 여성이다. 야마다 아사에몬은 여성이 적겠지만 아주 없지는 않구나. 숨은바위 마을 닌자는 꽤 많이 간다. 오십명이 넘는다. 그 사람들은 가비마루를 없애는 일을 해야 했다. 한사람을 없애려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보내다니. 짓카는 많은 사람이 죽을 거다 했다. 그 말 맞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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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어 매지 마





말로는 뭐든 못할까


이제 끝이다 말해도

마음은 그렇지 않고

싫다 하면서도

아주 끊지 못하네


피는 물보다 진하다 하지

그 말은 형제 사이보다

부모 자식 사이에나 있는 말이지


피붙이라는 걸로

질질 끌려다녀야 할까

그건 아니야


마음이 맞지 않는다면

서로 자유롭게

사는 게 좋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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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겨울왕국 2 엽서북 100
디즈니 지음 / 아르누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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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산 백장 짜리 엽서. 백장이나 있어서 쓸 게 많구나. 겨울왕국은 본 적 없지만, 예전에 조금 다른 이야기로 쓴 소설만 봤다. 지금은 엽서 품절이구나. 다시 나오면 좋겠지만, 안 나오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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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밭 걷기 문학동네 시인선 214
안희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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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근밭엔 당근이 많겠지. 당근밭에 가 본 적 없다. 어떤 밭인들 가 봤으려나. 다 못 가 봤다. 당근은 토끼나 말이 좋아하겠지. 두더지도 좋아할까. 안희연 시집 제목이 《당근밭 걷기》여서 잠시 당근밭을 생각해봤다. 무는 뿌리인 무뿐 아니라 잎도 먹는데, 당근 잎은 못 먹을까. 나물 같은 거 해 먹으면 안 될지.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다니. 당근 잎 먹어 본 적 없다. 파는 당근엔 잎이 없다. 채소에도 꽃이 피는데 당근 꽃은 어떨까. 파는 당근은 거의 꽃을 피우지 못하겠다.


 채소는 거의 몸에 좋겠다. 몸에 안 좋은 것도 있을까. 당근은 날 걸로 먹어도 되지만 익혀 먹는 게 좋다고 한다. 기름에 볶아서 먹으면 좋던가. 그렇게 먹어야 당근에 있는 영양소를 몸이 잘 흡수한다던가. 난 당근 잘 안 먹는 것 같다. 당근이 들어가는 걸 거의 안 먹는 듯하다. 당근 싫어하지는 않는다. 그저 뭘 해 먹지 않으니. 여기에는 시집 제목과 같은 시 <당근밭 걷기>가 실렸다. 두더지가 나오니 뜰에서 두더지 잡는 일을 하다가 그만둔 사람 이야기가 생각난다. 자세한 건 모른다. 당근밭에 두더지는 천적일 것 같다. 두더지가 당근밭에 나타나면 늘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동물하고 나눠 먹으면 안 될까. 두더지가 한두 마리면 괜찮아도 많으면 어려울지도. 별 생각을 다했다.




토끼는 의미를 덧씌우기 좋은 동물이다


너에겐 삶이 선물이니? 물으면

굴을 파는

그럼 저주 같니? 물어도

굴을 파는


내일은 다를 거라 믿고 싶을 때

너무 오래는 말고 한 사나흘만

나를 좀 갖다 버렸으면 싶을 때


빈 공책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토끼는 그럴 때 나타난다


순백의 토끼 더러운 토끼 겁에 질린 토끼 속는 토끼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며


토끼는 몇 겹의 세계를 건너간다

창밖에는 백 년 전의 눈이 내리고 있다


겨우 이런 곳에 오고 싶었던 거야?

이곳에선 너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박힌 못을 빼는 심정으로

계속 질문을 건네보지만


결국은 내가 만든 날씨

깊어진다는 착각


일렁이는 불은 화면 속에 있고

이곳엔 추위를 느끼며 토끼 탈을 뒤집어쓴 내가 있을 뿐이다


빈 공책을 할퀴고 지나간다, 바람소리

깨어 있는 나를 어디까지 깨우려는 것일까, 한낮의 자명종소리


토끼 탈을 벗어 곁에 둔다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의자여서 다행이다 생각하면서


모든 시간이 다 자국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꽁꽁 언 얼음 아래서 들려오는 기척

아직 있다


-<토끼굴>, 52쪽~53쪽




 토끼가 생각났는데 <토끼굴>이라는 시가 있었다. 토끼 탈을 쓴 걸까. 토끼가 나오는 다른 시도 있다. 이 시집에 담긴 말에는 ‘새’가 많다. 누군가는 새라는 말을 슬프게 여겼다. 사람이 죽으면 흰 나비가 되어 나타난다는 말이 있는데, 새가 되어 나타난다는 말도 있던가. 어디선가 누군가 죽고 새가 날아오자 죽은 사람을 떠올린 것 같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속눈썹이 얼어붙었어.


 이 세상 추위가 아니구나.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비겁해 보여도 할 수 없다고 이쯤에서 생각을 끊어내려 했는데


 본섬은 이미 점처럼 작아진 지 오래였고 배는 계속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어. 이 여행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너를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고이고 고여 바다를 이루고 한 척의 배를 띄웠다는 거.


 이 배엔 조타실이 없고 발로는 올라탄 흔적이 없다. 무엇이 배를 움직이는 걸까. 내릴 수 없다는 걸 알고 나니 꺼내줄 사람을 기다리게 되더라. 그런 존재가 있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수평선을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바다와 하늘의 구분이 의미 없어지는 때가 오고. ‘새는 북쪽으로 갔다’고 적었다가 ‘새가 날아간 곳이 북쪽이다’고 고쳐쓰는 일을 그만두게 돼. 그런 말장난은 반쪽짜리 믿음일 뿐이다고.


 자다 깨다 자다 깨다. 무엇이 배를 멈출 수 있을까. 어떻게든 너를 찾아 본섬으로 되돌아가고 싶은데 이제 그곳은 눈을 감으면 큰불로 타오를 뿐이야.


 안 그래도 잔잔한 바다가 간밤에 더 고요했어. 숨소리조차 시끄러울 만큼. 어둠속에서 뒷걸음질치다 무언가를 밟았는데. 뭘 봤고, 뭘 밟았을까. 그후론 배고픔을 모르게 되었어.


 손가락을 움직이면, 손가락이 움지이지 않는다. 이곳이 너의 나라구나. 사월이 끝났을 뿐인데 세상이 끝나버린 기분이 들어.


-<본섬>, 74쪽~75쪽




 이 시 첫연을 봤을 때부터 죽음이 떠올랐다. 배는 세월호일까. 마지막 연엔 ‘사월’이 나오는구나. 이 시 다음부터 여러 편에 죽음이 담겼다. 누군가의 죽음을 겪고 시를 썼을까. 할아버지는 그럴지도. 귤 상자를 들고 너의 집을 찾아가는데, 너의 집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어느 십일월의 저녁이었지

비가 오고 있었고

밖으로 나왔는데 놀랍도록 날이 포근했어


지구가 단단히 미친 것 같아

인간은 숨만 쉬어도 지구 붕괴에 가담하고 있어

멋지게 비를 맞으며 살고 싶은데 오늘 또 우산을 샀지 뭐야  (<긍휼의 뜻>에서, 37쪽)




진심을 다하려는 태도가 늘 옳은 것은 아니라고

멀리 두고 덤덤히 바라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미결>에서, 140쪽)




 여기 담긴 시를 다 알지는 못한다. 시가 길어서 다 옮기지도 않았구나. 읽다 보니 괜찮은 느낌이 드는 시가 여러 편 있었는데. 어쩐지 슬프기도 쓸쓸하기도 한 시다. 시는 거의 그럴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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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11-09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집을 사 놨어요. 완독하진 못했어요. 분명히 구매할 때는 꼭 읽어야지, 하고 구매했을 텐데 몇 편만 읽었네요. 몇 편이라도 읽는 게 어딘가, 뭐 이러면서 시집을 사는 것 같습니다.
시를 읽고 좋은 것 뽑아 알라딘에 올리자, 고 또 한 번 다짐합니다!!!
˝진심을 다하려는 태도가 늘 옳은 것은 아니라고˝ - 진심을 다했는데 결과가 나빴을 경우를 생각하게 됩니다.

희선 2025-11-12 19:09   좋아요 0 | URL
시집 끝까지 못 봐도 괜찮겠지요 조금이라도 만나서 다행입니다 남은 건 언젠가 볼지도 모르죠 저는 한번에 죽 다 봅니다 한번 죽 보고 다시 한번 더 봅니다 시는 한편 한편 천천히 보는 게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군요 언제 그렇게 할 날이 올지... 처음에 볼 때 마음에 드는 게 있기를 바라는데, 하나도 모를 때도 많아요

진심을 다해도 결과가 안 좋을 때 있겠지요 진짜 진심이었나 생각해 봐야 할지도...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