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샹보거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데샹보 거리
가브리엘 루아 지음, 이세진 옮김 / 이상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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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의 마음속에서 가장 마지막에야 사라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유를 향한 욕망일 거라고 했다.


캐나다 대표여류 작가 가브리엘 루아의 데샹보 거리는 얼마전에 읽은 아사다 지로의 <가스미초 이야기>처럼 어린시절의 추억에 대한 자전적 단편소설이다. 추억의 회상이라 그런지 가을과 겨울에 잘 어울리는 책들이다. '가스미초 이야기'도 읽는 내내 가슴이 훈훈했었는데 이 '데샹보 거리' 또한 광활한 초원이 있는 캐나다의 이야기라 그런지 가슴이 훈훈해지면서 엄마와 둘이서 여자들만의 자유여행을 떠날때는 왠지 모를 통쾌함 같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매니토바 주 위니펙 근교의 작은 거리인 데샹보 거리에 사는 그녀에게는 보여지는 모든 것들이 새로운 이야기 거리다. 집안 경제를 위하여 처음으로 들인 하숙생이 '흑인' 이다. 그 거리에선 생각도 못 할 일을 엄마는 한것이다. 그것을 앞집의 길베르 아줌마에게 멋지게 한방 먹이듯 설명하는 엄마, 그런 엄마가 무척 감성적이다. 작가의 감성은 엄마를 닮은 듯 하다. 막내 딸을 데리고 식구들 몰래 대륙횡단 기차를 타고 여행을 즐기기도 하는 엄마는 집을 나와서 비로소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듯 크리스틴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세상을 등지고 수녀원에 들어가는 언니보다는 '노란 리본자락' 이 더 탐이 나고 갖고 싶어 그것에 집착하는 크리스틴, 그 노란 리본자락은 무엇에 쓰려고 했는지 어떻게 활용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면서 유독 노란 리본에 집착하여 수녀원으로 향하던 언니와의 이별에 눈물짖게 하려다 웃음이 나오게 하는 부분들은 왠지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에 반해 이민자들을 위한 식민청에서 일하던 아빠는 국가의 돈을 한푼이라도 소홀히 쓰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철두철미함을 지녔지만 일때문에 가족과는 거리가 먼듯 하면서 아녜스와는 맘을 터놓고 자신의 일에 대해 이야기를 잘 해주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병으로 생을 안타깝게 마감하는, 아빠의 죽음이외에도 언니의 죽음이라든가 자기 밑의 동생의 어린 나이의 죽음을 겪으면서도 담담하게 그 시대의 생활이나 주변 환경의 묘사나 자신의 어린 시절 감정등을 잘 그려냈다. <데샹보 거리>가 어린시절의 잘잘한 추억들을 보여준다면 그녀의 다른 작품인 <알타몽의 길>은 좀더 성숙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니 그 책 또한 읽어봐야 겠다.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유년시절이라 그런지 햇빛이 미루나무잎에서 반짝반짝 부서지듯 이야기들은 풋풋하면서 아름답다. 금방이라도 소설속의 크리스틴이 뛰어 나올것 같은 이야기들은 '이탈리아 여자'  에서도 옆짚에 새로 집을 짖고 이사오는 이탈리아 아저씨의 입에 선물로 '딸기 세 개' 를 넣어 주는 센스, 생각하면 귀엽기만 하다. 그것도 식구들 몰래 준비한 선물이며 그 답례로 뽀뽀세례를 받고 어쩔줄 몰라 식구들에게 이야기를 했다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가족들, 하지만 그의 아내가 너무 작고 가냘파서 아이를 낳을 수 없어 그녀를 딸처럼 대한 이탈리아 아저씨는 아픈 아내를 위해 새로운 땅 캐나다에 멋진 이웃과 함께 작은 집을 지었지만 아내보다 먼저 세상을 등지고 아내와 함께 차가운 영혼이 되어 이탈리아로 돌아가는 서글픈 이야기등 서글프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그녀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캐나다 작은 데샹보 거리의 이야기이지만 일상이 아름다운 소설임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녀는 소설속에서 작가가 되고 싶어해 엄마에게 글쓰기에 대해 말하기도 하는데 엄마는 '글쓰기는 가혹하지.그거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까다롭고 요구가 많은 일일게다. 정말로 진실한 글을 쓰려면 말이야, 말하자면,자기를 두 쪽으로 쪼개는 셈이 아닐까. 한쪽은 아등바등 살아야 하고 다른 쪽은 응시하고 판단하는 거지...' 글을 쓴다는 것은 빼도 박도 못하게 남들과 멀어지는 것아니겠니... 철저히 혼자가 되는 거야, 애야.' 라고 충고도 해 준다. 

이런 단편소설들을 읽다보면 내 어린시절을 꺼내어 연작단편소설을 쓰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때가 있다. 추억이란 꺼내어 보면 아름답고 안타깝기도 하고 때론 눈물짓게도 하지만 지난 시간이라 더 애틋하면서 가슴 한켠에 모닥불을 피운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무겁지 않게 자신의 지난 추억까지 되살려 보면서 읽어 본다면 재밌는 단편소설이다. 그녀의 작품은 처음이지만 이 작품으로 인하여 작가와 그녀의 작품이 관심을 갖게 됐다. <알타몽의 길>외 <싸구려 행복> <내 생애의 아이들> 등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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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균형>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적절한 균형 아시아 문학선 3
로힌턴 미스트리 지음, 손석주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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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무것도 바뀌질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요.세월은 가는데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서요.. '
'그게 무슨 소리냐? 얼마나 많은 게 변했는데,네 삶과 내 삶.네 직업이 가죽세공일에서 재봉사로 바뀌었고, 그리고 네 집과 네..' 맞습니다. 그런 건 바뀌었죠.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건 어떻게 됐습니까? 정부에서 새 법을 만들어서 더 이상 불가촉천민은 없다고 하지만 모든 게 다 똑같잖습니까.카스트가 높은 놈들은 아직도 우리를 동물보다 천하게 여깁니다.'....
'그런건 바뀌는데 시간이 걸린다.'

적절한 균형은 책만으로도 대단하다. 870여 페이지나 되기에 다른 책으로 하면 두권의 분량이 한권으로 되어 있는 페이지의 압박을 느끼면서 여러모로 집어 들기 힘든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읽다 보면 재미도 있고 막힘없이 술술 읽을 수 있어 읽는 재미로 한다면 권하고 싶은 책이다. 올해는 인도를 책이나 영화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인도하면 카스트 제도이며 힌두교와 이슬람등 계급과 종교적 갈등으로 인하여 불가촉천민들의 삶은 '동물' 이란 표현하였듯이 어느 책에서보면 동물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면서 씁쓸함을 느낄때도 있었다. 불가촉천민들은 다른 사람들과 물도 마실 수 없고 그들을 쳐다보는 것 또한 죄 취급을 받기도 하는 것들을 보면 아직도 법 보다는 그들속에 자리한 '관습' 이 더 무서운 현실인듯 하다. 

이 소설은 불가촉천민들인 이시바와 옴프라카시 그리고 디나,그녀의 집에 하숙을 하게 된 그녀의 동창생 아들 마넥의 간디가 선포한 국가비상사태 체재인 1975년 1977년의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며 역사나 국가가 개인의 삶과 적절한 균형을 이루지는 않는다는 것을 역설적인 제목으로 쓰고 있다. 국가,정부는 그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한 방법처럼 그들을 거세시키기도 하고 카스트 제도를 없앴다고 하지만 오랜 역사속에 잠재해 있는 카스트 제도는 그 뿌리를 완전하게 뽑지 못하였기에 이시바와 옴은 카스트 제도의 제물처럼 그들 가족은 무너지고 만다. 동물의 가죽을 다르는 무드질을 하던 그들이 다른 직업인 재봉일을 선택한것 또한 그들의 눈을 벗어나는 일이었고 그들보다 더한 재산을 누리는것 또한 죄처럼 여겨져 가족은 일순간 몰살처럼 카스트 제도의 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만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하여 택한 재봉일이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카스트 제도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가족이 고향에서 몰살당하고 이시바와 옴만 겨우 목숨을 유지하지만 그들 삶 또한 질곡의 터널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들의 고용주인 디나 역시 결혼후 3년만에 남편을 잃고 살아가기 위하여 재봉사를 고용하고 하숙을 치게 되지만 그녀 삶 역시 변한것은 없다. 그들의 삶은 변하는듯 하다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부에 적절한 균형이 있었다면 그들이 거리를 누비는 거지가 되어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노숙자의 삶이 되었을까.

'시간은 환상적인 것을 평범한 것으로 바꿔 놓았다.' 태어남조차 죄가 된 옴,그가 카스트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그의 삶은 어떠했을까.밤이면 자신들을 먹이기 위하여 도둑질을 하는 엄마와 자식들을 다른 일을 배우게 했다고 하여 눈에 난 아버지가 아닌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면 삶은 완전히 바뀌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불가촉천민이었고 그가 해야 할 일이 아닌 재봉일을 선택했으며 고향을 떠나 다른 곳에서 고향을 돌아가긴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국에는 거지가 되고 마는 삶에 적절한 균형이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거리의 잠자리마져 층층이 돈을 내야 하는 약육강식이 철저하게 자리한 사회에서 그들의 평범한 삶은 그야말로 거세 당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그들의 대단한 삶은 계속된다.

종교와 계급제도의 마찰로 인한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너무 많은 진실을 견디어 낼 수 없는 존재들.' 이라며 엘리엇을 시를 인용하여 진실을 받아 들이기를 두려워 하는 독자들을 질타하는 이 소설은 소설과 영화로 본 '슬럼독 밀리어네어' 에서 그려졌던 불가촉천민들의 삶과 함께 연장하여 읽는 다면 더 많은 이해를 도울 수 있다. 네 명의 삶이 대하드라마를 본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세세하게 잘 묘사되어 있으며 '불편한 진실' 을 너무도 차근차근 풀어 놓아 독자들이 인도의 거리 어디쯤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이시바와 옴의 삶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서 좀더 나은 삶을 찾기를 바래 보았지만 결국에 그들이 선택해야만 했던 끝이 너무도 비참하여 마음이 아픈 소설 '적절한 균형' 은 인도나 인간의 삶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페이지의 압박을 견디며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 권하고 싶다. 이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신도 버린 사람들> <슬럼독> <나 누주드,열한살 이혼녀>등과 함께 읽는다면 좋을 듯 하다. 

'국가비상사태 때문에 모든 게 엉망이에요. 검은색이 흰색으로 바뀌고 낯이 밤으로 변했죠. 제대로 된 연줄과 돈만 조금 있으면 사람들을 감옥으로 보내는 건 아주 쉬워요. 모든 절차를 간단하게 만들어 버린 국가보안법이라는 새 법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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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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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별을 삶의 경험 중 하나가 아니라 특별한 패배의 경험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별했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잃었다고 말하면서..


이별도 경험이다. 그 또한 삶의 일부분일진데 상실로 인한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여 혹은 헤어나지 못하여 인생의 다른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하는데 이별 또한 삶의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하다면 그 자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함은 없을 듯 하다. 살면서 이별을 경험은 몇 번이나 얼마나 가질까 생각해 보았는데 사람과의 이별도 있을 수 있겠고 키우던 동물이나 그외 사물과의 이별도 있고 어떤 장소나 시간등 느끼지 못하는 사이 너무도 많은 것들과 이별을 경험하며 현재를 살아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는 나와 함께 하던 가족이나 친구들 친지들과의 이별을 경험하면 그 깊은 늪에서 벗어나길 정말 힘들다. 올해는 가까운 지인들이 안타까운 사고나 병으로 인하여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이 몇 있다. 너무도 가까이 지내던 동생이 아이들이 아직 어린데 간암으로 곁을 떠난것도 팔월이고 올해초부터 이별의 큰 사건들로 시작을 하여 한해도 ’멍’ 하기도 했던 해이기도 하다. 그 이별을 가깝게 느끼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그 이별의 그늘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하였는지 가끔 그들과 함께 했던 지난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하물며 직접적인 상실의 경험이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충격에서 벗어나는 방법 또한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작가는 이런 좋은 이별을 문학작품에서 선례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 주고 있다.

늘 접하던 문학작품 속의 ’이별’ , 상실과 애도는 시뿐만이 아니라 소설속에서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음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한 작품이 탄생한 배경이 된 것 또한 작가가 겪은 상실에서 나오기도 하고 그 상실을 벗어나기 위하여 집착한 결과물처럼 발전한 작품들도 있고 상실을 겪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사건도 다양하게 나와 있어 알게 모르게 그동안 스쳐지나간 작품들이 ’아하’ 이런 심리상태였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읽으니 작품이 더 진지하게 받아 들여지기도 하고 다른 각도로 작품을 보게 되었다. 까뮈의 <이방인>은 햇빛때문에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는데 앞서 ’어머니의 죽음’ 이 있었던 것. ’최근 학계에서 정설이 되는 것중에 만12세 이전에 사랑하는 대상을 잃거나 사랑의 감정을 박탈당하면 성인이 된 후의 삶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죽음뿐만이 아니라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이별도 요즘은 많이 있을터인데 ’무서운 십대’가 되는 요인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우리는 대체로 머리로는 죽음을 이해하지만 그것을 가슴으로 내려보내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 멀쩡하게 장례를 치른 다음, 한두 주나 한두 달쯤  지난 후에야 비로소 머리에 있던 상실감이 가슴으로 내려온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멀쩡하던 남편을 사고로 순간에 잃은 친구가 있었다. 그녀를 만나고 싶었지만 슬픔을, 이별을 받아 들일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하여 몇 달이 지난후에야 그녀를 만났다. 겉으로는 태연하게 웃고 있지만 그녀의 눈은 촉촉히 젖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우리의 이야기에서 남편과 관계되는 단어들은 어느새 배제되고 있었다. 그녀가 받아 들여야 할 이별과 죽음, 그리고 내가 받아 들여야 할 이별은 다르겠지만 상실의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다. 그녀가 무엇을 하며 상실의 빈자리를 채우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좋은 이별을 하여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길 바랄뿐이다.

’우리는 남의 불행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기 슬픔을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의 슬픔을 외면한다. 남의 성공담에 대해서도 타산지석으로 삼기보다는 ’자기 자랑’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경우가 많다.’ 남의 슬픔은 무척 작고 빨리 지나가는 것 같은데 그 슬픔이 내 일이 되었을때는 다르게 나타난다. ’왜 나만..’ 이라고 말하며 내겐 무척 큰 일처럼 그리고 세상이 다 담겨진듯 이야기를 한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 라는 말처럼 힘들거나 슬플때 옆에서 힘이 되어주면 평생 잊지 못할 사람이 되듯 나눌 수 있는 슬픔이면 가슴에 담아 두지 말고 나누어 희석시켜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 를 가슴에 담아 두어 ’화병’ 이란 것이 있는데 기쁨도 표현이고 슬픔도 표현이고 이별도 표현이다. 도 나누던지 로 나누던지 아님 사진으로 나누던지 내 안에 쌓여 고이게 하기 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끄집어 내어 지나가게 해야 한다. 글쓰기나 독서등 다른 취미생활로 상실의 아픔을 나누는 것 또한 한가지 방법일 것이다. 책속에서 내 슬픔과 비슷한 것을 경험하면 감정이입을 거쳐 어느덧 슬픔이 녹아 내리고 새로운 현실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좋은 이별을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작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담아두기 보다는 꺼내어 함께 한다면 슬기롭게 이겨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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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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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자연도채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왜 세계의 절반이 굶주려야 할까? 한비야의 책들을 읽으며 많이 접했던 문제들을 작가가 종합을 해 정리를 해 놓은 책 같다. 아빠와 아이의 문답식으로 되어 있어 읽기에도 편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이해가 잘 되는 세계 기아 문제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깊숙한 곳까지 풀어 놓아 이해의 폭을 넓혀 주어 기아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지만 지금도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마다 1명씩 굶주림에 죽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계의 식량은 지구의 인구가 모두 그해 수확물로 먹고도 남는데 어찌해서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그리 많을까? 한비야와 탤런트 김혜자님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의 책을 읽으며 사진으로 보여지던 기아의 아이들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던 것이 어제일처럼 생생했는데 이 책은 그 사진속의 아이들이 왜 그렇게 굶주려야만 하는지 이론적으로 설명을 해주었지만 그래도 아직 환경문제 보다 더 큰 ’기아’ 문제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아문제’는 현실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일까? 미국이나 그외 선진국보다는 더 못한 나라에서 그들을 돕는 손길이 더 많다는 것은 한비야의 책에서도 미리 접한 이야기이지만 가진자 보다는 부족한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주머니를 쉽게 열고 그들의 문제에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는 것이다. 있는자들의 횡포에 의해 더 굶주리는 사람들, 옥수수로 배를 가득 채우는 소보다도 더 못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그들에게 희망은 있는 것인가? 팔다리가 앙상한 아이들이 배고픔과 비티민 A의 부족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북반구는 식략이 남아 돌아서 그 남는 식량을 처리하는것 또한 문제가 되지만 남반구는 반대로 식량이 모자라 날마다 굶주림에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기현상을 '자연 도태' 라고 할 수 있을지. 멀리 지구촌으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우리나라만 봐도 남한과 북한이 비교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식량문제, 풍년이 들면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고민을 하는 농부들이 있는가 하면 그해 먹거리가 부족해 풍년이 든 농산물을 자신들에게 원조를 해 주길 바라는 북한의 식량문제 뿐만이 아니라 어제의 뉴스에서는 점심을 굶는 아이들이 많은데도 그런데 지자제 자금을 푸는것이 아니라 아방궁같은 청사건물을 짓고 호의호식하며 그것이 잘못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부터 멀게 가깝게 느끼는 기아 문제는 핵심이 사회 구조와 불공평한 분배 때문에 안타깝게도 매년 수백만의 인구가 굶어죽고 있다는 것이다.

기아가 산아제한의 수단으로 여겨져야 할까? 강한 자는 살아 남고 약한 자는 죽는 다는 '자연 도태설' 로 받아 들여야 할까? 생명을 그렇게 단정한다는 것은 무리일것 같다. 굶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굶주림에 대한 이해가 다르다. 풀뿌리를 먹어야 했던 어버이 세대는 굶주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겪었지만 그렇지 못한 우리 세대는 '라면이라도 먹지..' 하는 말을 하기 쉽다. 하지만 풀뿌리 하나 제대로 없는 땅에서 흙으로 쿠키를 만들어 먹는 아이들도 있는가 하면 부자들이 버린 쓰레기를 뒤져 생활하는 빈곤층들도 많고 그 생활로 인한 더큰 위생문제로 발전하는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인 '기아 문제'를 읽고 나니 내가 너무 배부르게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내 주머니도 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비극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기 위하여 스스로 자급자족의 경제를 키우고 서로의 생명을 담보로 싸우는 내란이 종결되야 하며 국제적인 손길마져 마다하는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며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못하는 사회구조도 뒤엎어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나라를 바로 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을 한다. 환경 문제는 늘 다루고 있어 우리세대의 급선무처럼 느꼈는데 그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기아문제' 라니 개인 사회 지구촌 모두 함께 노력하여 보다 더 평등한 삶을 살아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작지만 카드나 그외 포인트를 기부하는 '기부제도' 가 참 좋은것 같다. 작은 힘이지만 지구촌 문제에 좀더 눈을 돌린다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한번의 기부이건 정기적인 기부이건 소모될 포인트기부로 작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실천해 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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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의 나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아사의 나라
유홍종 지음 / 문예출판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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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황강은 천천히 흐르지만 강바닥의 물살은 빠르다.


작가의 책은 처음이지만 그의 논픽션 작품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아사의 나라’ 는 흙피리에 얽힌 왕녀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읽다 보니 그의 다른 작품들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한참 뜨고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지 않아서일까 그 드라마를 보았다면 이 작품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가져보지만 찬란함 만큼 역사적 사료가 부족하여 관심밖으로 밀려난 나라 ’가야국’ 의 아픔을 잘 나타내준듯도 하여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고구려 신라 백제 강대국들 틈에서 독립을 꿈꾸는 가야, 가약국의 왕녀 아사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섭렵하여 지식도 풍부하여 오라버니처럼 여기던 진술래에게 지략을 전해주기도 하는데 그녀를 맘에 두고 있던 진술래와는 다르게 그녀는 신라의 장수 설오유에게 첫눈에 반해 그와의 꿈같은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백제에 볼모로 잡혀가 의자왕의 후궁이 되기에 이르른다. 후궁이 되어도 설오유와 자신의 나라인 대야국과 황강을 잊지 못하던 그녀는 설오유의 아이를 가진것을 알고는 백제를 탈출하려 하지만 그녀의 맘과 같이 쉽게 그곳을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아이만은 꼭 설오유에게 전해주려 노력한 결과 백제의 왕비 은고의 눈에 나 기어이 그녀에 의해 목숨을 잃지만 그녀가 낳은 딸 '사비' 만은 설파의 손에 넘겨주어 키우게 한다.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백제의 땅에서 자신을 감추고 숨어 살아야 했던 사비는 그녀의 이름을 지어주고 그녀의 앞날을 내다봤던 스님들과 함께 살지만 그도 오래가지 못하고 눈까지 멀어 앞을 볼 수 없는 신세가 되지만 스님의 열반과 함께 그녀에게 주어진 신기로 인해 어머니인 아사가 이루지 못한 일을 이루게 되기도 하고 아버지인 설오유 장군까지 만나게 된다.

작품은 아사의 이야기와 그녀의 딸 사비의 이야기로 나뉘어 있지만 강대국들의 치열한 싸움과 함께 설오유와 아사의 사랑뿐 아니라 백제가 왜 의자왕때에서 멸망에 이르렀는지 하는 작가적 상상과 의자왕의 고뇌와 왕권에만 눈이 먼 왕비와 간신배들의 권력다툼및 벡제 멸망과 백성들의 비참함을 잘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며 삼국뿐 아니라 국제 정세를 잘 나타내 역사를 간추려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책략에 능했던 아사였듯이 그녀의 딸 사비 또한 어머니를 닮아서일까 그와 비슷한 인물로 묘사되어 작품의 끝까지 어머니의 분신처럼 삼국의 정세뿐만이 아니라 어머니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며 불자의 삶으로 어머니 뿐만이 아니라 안타깝게 스러져간 영혼들을 위한 삶으로 마감하는 그녀의 마지막이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고 난 느낌이 들듯 했다. 

아사와 설오유의 사랑뿐만이 아니라 삼국의 치열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라 더 긴박하면서도 애절하게 읽었던 작품이다. 토적에 쓰인 8언의 시처럼 '바람 끝에 스친 인연의 숨구멍으로/ 그대 천 길 지옥불을 불러들였네./ 사랑이 그토록 슬픈 전설이라면/ 뉘라서 한목숨 바꿀 자 있으랴./ ' 지상에서 삼개월 부부의 연이었지만 그 깊은 인연의 끈이 삼국의 역사와 맞물려 대물림되고 찬란하였지만 만개하지 못한 꽃처럼 스러져간 가야의 슬픈 역사처럼 져야만 했던 아사의 사랑이 다시 꽃핀듯한 작품 '아사의 사랑' 은 백제에 무왕 서동의 사랑처럼 드라마로 재탄생 되어도 재미 있는 작품이 될 듯 하며 김훈의 '현의 노래' 에서 잠시 가야의 찬란한 문화가 언급되어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 작품에서 해갈하기엔 모자라지만 그나마 잊혀진 나라 가야의 등장은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것 같아 아쉬움을 잠시 달래준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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