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2 - 미천왕, 다가오는 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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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구려> 전권이 나와 있다면 정말 이 책에 빠져 한동안 헤어나지 못하고 읽었을것만 같다. 하지만 한 권 한 권 작가의 고뇌를 느끼며 기다리며 읽다보니 앞 권의 내용이 사라질까 두렵기도 하다. <고구려1>권을 정말 정신없이 읽었던 기억, 을불이 왕운을 타고 태어났지만 지금 그가 고구려에 있어서는 안 될 운명이다. 1권을 그가 떠돌이가 되어 나라밖 정세를 공부하게 만든다. 아니 그렇게 하여 밖에서 왕이 될 재목으로 커 나가는 과정을 신화적으로 그려나간다. 그런 가운데 그에게 큰 힘이 될 인물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하며 점점 더 고구려를 향해 다가온다.

팩션,역사와 허구가 만난 이야기이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사실적이라 믿고 싶다.아니 지금 막 고구려의 역사가 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면서도 스피드하게 잘 그려냈다. 거친 싸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이어질 듯 이어질 듯 아직은 거리감을 두고 있는 남녀간의 사랑이 또한 밑에 깔리고 있어 재미가 더하다. 그런가하면 2권은 을불이 그를 도와 함께 나라를 일으킬 힘이 되는 재목들과 함께 힘이 아닌 '마음'으로 백성을 움직이고 백성의 마음을 움직여 왕이 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그를 원하고 있다.그가 누구이기에.

'아직도 모르겠소? 왕손님께는 숙신 백성 따로 있고 고구려 백성 따로 있는 게 아니란 말이오. 안국군 역시 그러지 않으셨소? 그분이 숙신 백성을 고구려 백성과 차별하였소? 을불 왕손님야말로 천하의 왕재라는 걸 나는 타고 있던 말을 베어 전식하는 백성들에게 주고 걸어가실 때 가슴속 깊이 느꼈소.' 전식, 얼마나 먹을 것이 없으면 굶어 죽은 아이를 다른 집과 바꾸어 먹었을까? 그 험한 광경을 마주하고 자신이 타고 있던 말의 목을 쳐서 백성들에게 먹을 것을 준 을불, 밥 한 주걱 퍼 주었다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그것이 진심이었고 그 진심이 통했기에 백성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지.

그리고 자신들이 힘이 될 '철' 은 피를 부르는 철의 힘이 아닌 백성들의 '마음', 흙을 일구어 농사를 짓고 배를 굶지 않는 밑천이 되는 농기구를 만들기를 바라며 모든 철을 내 놓은 을불,철을 잃으면 힘을 잃는 것이라 다른 이들은 생각을 하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찌 백성이 배가 고프고 먹을 것이 없는데 나라가 존재하고 왕이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나라의 기본은 백성이고 그 백성의 기본이 되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생각에 그는 스스럼없이 칼대신 밥주걱을 선택한다. 그런 그에게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건 마음이오. 나와 네가, 너와 내가 따로 없는 마음이란 말이오. 그러니 이대로 못 가오! 장로님도 그 모든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보셨을 텐데 이게 무슨 짓이오? 왕손님을 풀어주시오!' 진정한 마음을 읽지 못하는 이들은 오해를 할 수 있지만 백성도 국운도 을불, 그에게로 흘러들고 있다.

어려운 곳에서는 기지를 발휘해 어려움을 해결하고 싸움에서 끝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누구도 생각지 못하는 핵심을 짚어 더욱 놀라운 지혜를 발휘해 역으로 이용하여 국운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 줄 아는 을불. 그 또한 왕이 되려는 그 모든 것을 준비했다면 청패를 가진 자들 또한 왕을 기다리며 그 순간을 기다려 왔다. '나는 보고 싶네. 이 나라 고구려가 새롭게 떨치고 일어나 안으로 백성들을 평안케 하고 밖으로 잃어버린 강토를 되찾는 그 모습을 말일세.' 백성들이 전식을 할 정도이고 상부의 눈치를 보며 새로운 국운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 을불은 당연한 왕이었다. 그리고 을불 역시 자신의 패를 읽고 쥘 줄 알았던 인물인 듯 하다.

1권에서는 나라밖 정세를 읽으며 힘을 키웠다면 2권에서는 백성의 마음을 얻는다.그리고 2권은 정말 스피드하다. 싸움 장면도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며 싸우는 장수들 또한 잘 그려졌기도 하지만 아영의 전세를 읽는 능력 또한 재밌게 그려지기도 하고 그런가하면 소청은 자신이 찾는 인물이 왕의 재목이란 것도 모르고 첩자노릇을 하는가 하면 창조리는 때를 기다리며 상부 곁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왕을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 국운은 을불에게 기울었고 모두가 '새로운 힘' 을 기다리기도 했지만 나라밖 정세 또한 세상을 넓게 보고 힘과 지혜를 모두 겸비한 새로운 힘이 절실히 필요한 때였다. 그럴 때 백성의 마음을 얻으며 고구려에 당도하고 상부에게서 왕의 자리를 찾고 나니 절실했던 순간이 허무하기도 하다. 그렇게 쉬운 것을 너무도 긴 세월을 비바람에 흔들렸다. 그렇기에 을불,미천왕은 더욱 단단해지고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며 나라를 이끌어가지 않았을까.

김진명 소설은 손에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아니 다음권도 빨리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역사소설이 이렇게 재밌구나,아니 역사가 이렇게 재밌기도 한 것이란 것을 깨우쳐준다. 우리가 역사를 멀리 하고 우리것을 잊고 있는 동안 '아리랑' 도 빼길 위험에 처한 것처럼 우리의 역사가 중국의 것이라 해도 어쩌지도 못하는 그런 사태는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서는 안된다. 그럴수록 더욱 역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 축에 작가 김진명이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그가 쓴 역사소설들은 정말 사실감 있으면서 역사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게 만든다. 지금에서 멈추어 있지 말고 행동하라고 하는 것 같다. 앞으로 나아갈 힘을 키우듯 독자들에게 과거를 통해 미래를 더 넓게 새롭게 그려나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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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Pain Grammar - 딱! 미국 중고등학생만큼만
레베카 앨리엇 지음, 한민정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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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어문법 책을 얼마만에 보는 것이지,딸들이 고딩이고 큰녀석은 영어과라 영어책과 원서등이 흔하기도 하지만 내가 딱히 영어문법책이나 그외 책들을 본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여름방학 일주일을 집에서 쉬기 위하여 온 녀석들에게 책을 보여 주었더니, '엄마, 열심히 공부하세요..' 라며 우승며 말한다. '이 나이에 내가 하리..' 라는 말처럼 정말 내가 이 나이에.. 하지만 공부에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공부와 지식습득은 평생인데.

이 책은 작가가 아들이 중학생 시절 작문을 어려워 하는 것을 보고는 영문법,영작법과 문장부호 사용법, 그리고 학생들이 자주 저리르는 작문 실수를 명확하고 쉽게 바로잡기 위하여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우리가 우리글로 글쓰기를 어려워 하듯이 그들 또한 영작등을 어려워 하기는 마찬가지 일터이다. 책은 첫 장에는 영어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하여 나온다. 명사,대명사, 동사,형용사,접속사, 전치사,감탄사 에 대하여 예문호가 함께 쉽게 나와 있고 Set2에서는 좀더 발전한 문장들이 나온다.한참 영어에 맞을 들일 아이들이 본다면 좋을 것 같다.

2장은 문장 만들기와 문장부호로 문장과 불완전 문장과 구,표지판 역할을 하는 문장부호및 축약어 숫자 기호 강조하기등이 나온다.1장에서 명사및 대명사들을 알아 보았다면 좀더 발전해 나아간 형태로 문장을 만들 때 쉽게 할 수 있는 오류등도 집어 주면서 쉽고 재밌게 풀어 놓았다. 문법 책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딱딱하게 문법만 공부하다 보면 질리기도 하여 처음 몇 페이지 넘겨 보다가 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재밌게 구성해 놓았다. 3장은 '일치' 에 대하여 알아본다. 주어와 동사의 일치와 대명사와 선행사의 일치 그리고 4장은 잘못 쓰기 쉬운 단어들이나 한 단어인지 두단어인지 헷갈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알아보고 뭐가 맞는지 헷갈리는 단어짝꿍에 대하여 알아본다.그렇게 하여 글을 다 썼다고 생각하면 이젠 5장에서 '검토하기' 다 써 놓고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잘 쓴 글이라도 첨삭하기가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몇 번이고.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이메일 쓰기' 에 대하여 나온다. 이메일 쓰기에서도 예의가 있고 갖추어야 할 예절이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글이라 하여 맘대로 쓰고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편지보다 이메일을 많이 주고 받으니 좀더 상대방을 고려한 '예절' 을 갖추어 쓴다면 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듯 하다.5장 검토하기에서 재밌는 글을 옮겨 본다. '학생과 전문가의 글쓰기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차이점은 아주 간단해요. 1.평균 점수의 학생:쓰고 제출 2.평균 점수 이상의 학생:쓰고 검토하고 다시 쓰고 제출 3.뛰어난 학생:쓰고 검토하고 다시 쓰고 검토하고 다시 쓰고 제출 4.전문 작가: 쓰고 검토하고 다시 쓰고 검토하고 다시 쓰고 검토하고 다시 쓰고 검토하고 다시 쓰고 검토하고 다시 쓰고 검토하고 다시 쓰고 제출.' 전문 작가와 학생들의 차이는 얼마나 많이 검토하고 다시 쓰고가 반복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 또한 글을 쓰면 다시 읽어보지도 않고 그냥 <등록>을 클릭하기에 오타도 많고 잘 못 쓴 곳도 많다. 그렇다고 수정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기에 그냥 처음엔 쓴대로 놔두는 성격인데 이 글을 읽다보니 느끼는 봐가 크다. 잘 쓴 글이나 잘 쓴 영작은 몇 번이고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면서 글을 매끄럽게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 그렇다면 1장부터 4장까지는 기본적이라면 5장의 검토는 계속되어지는 '노력' 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쉽게 쉽게 넘져 보았는데 다음에 이 책을 볼때와 그리고 딸들에게는 좀더 차근차근 보게 해야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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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된 죽음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8
장-자크 피슈테르 지음, 최경란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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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증오라는 감정은 사랑과 거의 분리할 수 없다...버지니아 울프의 '파도'중에서' 소설이 시작되기 전 나온 글귀가 의미심장하게 눈길을 잡는다.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라는 책은 읽기는 읽었는데 너무 오래되어 이런 문구가 있어나 생각되어지면서 다시금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증오' 에드워드가 친구 니콜라에게 가지는 '증오' 와 글쓰기에 대한 열등감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 하였는지 이소설은 치밀하게 보여준다. 소설은 '로맹가리의 자살'에서 구상되었다고 한다. 로맹가리와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한번도 받기 힘든 공구르상을 두번이나 받은 로맹가리의 삶, 그의 삶도 의문이었지만 그와 아내의 권총자살 또한 의문이라는데 이 소설은 많은 부분이 로맹가리의 삶과 닮아 있다. 그러면서 작가의 허구에서 빚어낸 니콜라와 에드워드의 삶이 출판계와 언론계의 많은 부분을 시사해 주고 있다.

처음엔 장르소설인데 그런 느낌이 묻어나지 않아 무얼까 했는데 조금 읽다보니 에드워드가 니콜라를 만나면서 그의 삶은 음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누리고자 했던 양지의 햇살은 많은 부분 니콜라가 대신했다. 여자와 연애부터 글쓰기등 많은 부분에서 주목을 받았던 니콜라의 삶과 엮이어 들면서 에드워드는 어린시절부터 품고 있던,아니 자신있다고 생각했던 글쓰기 부분에서 서서히 밀려나가기 시작했다. 글쓰기만 밀려나도 괜찮은데 그가 아름답고도 영원히 지우지 못하고 삼십여년 동안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 의 아픔인 야스미나의 사랑과 죽음이 결국에는 니콜라와 관계된 것이었고 그는 야스미나와의 일을 소설로 그려 공구르상을 받게 된 것이었다. 에드워드에겐 아픔인 것이 니콜라에겐 명예가 된 것이 에드워드가 니콜라의 뒤에서 칼을 갈 듯 치밀한 복수극을 준비하게 된다.

일평생 친구와 엮이며 인생이 꼬인다고 생각된다면 어떨까? 친구를 죽이고 싶을까.아님 그 친구와 의절을 하더라도 보지 않고 다른 삶을 선택할까? 너무도 오랜 시간을 그와 엮이여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 치밀한 살인극은 이루어질 수 있었으리라. 니콜라의 전쟁참여및 연애 그리고 결혼과 이혼과 아들 피터에 대한 일까지. 너무 많은 부분을 공유했고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 하였기에 작은 부분까지 내것인양 알기도 했지만 짐작할 수 있었던 에드워드, 어린시절 그의 소설을 고쳐 화려하게 빛을 보게 해 주었듯이 공구르상을 받은 야스미나와 관계된 작품을 그는 그의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킨다. 늘 니콜라의 빛에 가려 자신의 빛을 발하지 못하던 에드워드,이번에는 진짜 자신의 빛을 발할 수 있을지.

니콜라의 작품을 자신의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에드워드, 그의 작품과 책을 출판할 출판사를 알아 보며 1939년의 출판문화에 맞추어 '완벽한 표절작품' 을 탄생시킨다. 그의 작품은 니콜라의 명성및 모든 것을 앗아 가기에 충분하기도 했지만 완벽했던 것이다. 하루아침에 공구르상 작가에서 표절작가가 된 니콜라, 그가 전쟁 참여에서 입은 부상까지 덤으로 그를 완벽한 표절작가로 몰아가고 그는 일선에서 도망치듯 떠난다. 모든 것은 에드워드의 승리로 보이지만 그런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자신의 열등감 속에 자리하고 있던 글쓰기 실력이 다시 새롭게 떠 오를 수 있을까? 자신에게는 정말 글쓰기 실력이 없었는지 모른다. 그 대신 출판과 영업에 더 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되었을 에드워드는 니콜라가 가진 글쓰기 실력뿐만 아니라 아들 피터에 대하여도 남다른 열등감을 가진다.자신이 가지지 못한 모든 것을 가진 친구 니콜라, 그를 표절작가로 하루아침에 뒤로 내몰았지만 과연 그 마음이 편할까? 그렇게 하여 자신이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에드워드가 자신이 꾸민 일을 모두 밝히고 끝을 내려는 순간,니콜라는 그에게 편지 한 통을 보내 놓고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 권총자살로. 그렇다면 죽음은 무엇을 의미할까? 진실일까 아님 받아 들인다는 것일까? 니콜라의 죽음 이후에 새롭게 등장하는 에드워드가 내세운 작가의 실제 누이동생의 등장, 그리고 그녀와 에드워드의 해피한 결말이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소설을 읽어 나가는 동안 '로맹가리의 삶과 닮았는데...' 하는 의문은 책을 다 읽고 옮긴이의 말을 읽다보니 '아하' 하는 감탄사로 마감을 했다. 열등감이 아니 누군가를 향한 증오심이 이렇게 무서울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정말 치밀하게 잘 그려냈다. 에드워드의 심리묘사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어찌 이렇게 친구 앞에서도 자신이 저질러 놓은 큰 일을 놓고도 뻔뻔하게 심경의 변화없이 아무렇지 않게 행동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첫사랑의 아픔이 얼마나 컸기에 친구를 죽음이라는 궁지까지 몰고 갈 수 있을까. 살인은 직접적으로 해도 잔인하지만 이렇게 치밀하게 짠 간접살인 또한 잔인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증오라는 감정은 사랑과 거의 분리할 수 없다.' 사랑하기에 증오도 하는 것이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증오심이 있을까. 사랑과 함께 겹쳐진 증오심이 거대해서 자신도 어쩌지 못하고 표절작을 낸 에드워드, 충분히 그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평생을 '니콜라' 그 한 인물을 증오하며 살았다는 것이 또한 대단하다. 자신 또한 어느정도 사회적 성공을 거두웠으니 증오심을 거둘 수도 있었는데 연애 결혼 자식 모든 것들 어느 하나 성공한 것이 없었기에 그 허전함에서 더 친구를 증오했는지 모른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남의 것을 탐함이 이렇게 클까.증오심고 욕심도 결국에는 어느 한 쪽 '죽음' 에 이르러야 끝을 본다는 것이 무섭다. 

'니콜라는 어젯밤 파티에서 나를 정복했고 다음날 아침 나를 팽개친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고독감에 휩싸였고, 부당하게  유배당한 자들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았다. 그때부터 내 마음속에 하나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것은 결코 아물 수 없는 상처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어릴 때 입은 상흔이 얼마나 컸기에 평생토록 가슴에 남아 결국에는 '간접살인' 에 이르렀을까. 치유되지 못한 영혼,상처 받은 영혼의 평생의 목마름의 끝이 결국 친구의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이 애처롭다. 에드워드와 니콜라는 정말 친구였을까? 명목상 허울좋은 친구관계는 아니었을까.어린시절부터 어찌보면 주종관계처럼 자리한 것들이 커다란 눈덩이처럼 증오심을 불태워 죽음이라는 파국까지 이르르진 않았나 싶은데 이런 살인도 존재한다는 것이 요즘 시대는 '댓글' 로도 죽음에 이르게 하니 무서운 세상이다. '나는 그 증오심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남성성을 새롭게 끌어올렸다.만일 그 증오심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에드워드에게 증오심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남자가 한을 품으면 친구를 죽게 하는 걸 보여준 치밀한 추리소설로 에드워드의 심리묘사가 뛰어나게 그려지기도 했지만 구성도 탄탄하여 재밌게 읽었다.그리고 책 속에 나온 작품인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를 다시 읽와보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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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망고 - 제4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36
추정경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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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나이에 무얼 할 수 있을까? 아니 난 무엇을 했을까. 여고에 다니던 나의 열일곱, 그때 정말 풋풋했었는데.조금은 철이 덜 들어 함께 살던 언니에게 늘 따져 묻기도 하고 세상이 그르고 내가 옳은 것처럼 세상에 대고 마구마구 소리치고 싶기도 하던 그시절, 하지만 지금은 내 딸들이 그 나이이다. 오늘도 막내와 의견마찰로 인하여 티격태격,그렇게 한바탕 찬바람이 불고 지나갔다. 서로의 시간에서 세상을 보니 세대차이도 나고 의견차이도 날 수 밖에.하지만 우린 너무도 이기적이라 서로의 주장이 옳다고 하고 있다,아니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려고 하지 않고 내주장만 하려고 한다.그러다 한바탕 밀물과 썰물이 휩쓸고 지나가고서야 서로를 본다.망고 아니 수아도 또한 그런 시기를 거치고 캄보디아에 갔다. 갑작스런 부모의 이혼,왜 아빠와 엄마가 이혼을 하게 된 것이고 아빠의 지게차 사업도 접도 자신은 엄마와 낯선 땅,그리고 아빠와의 추억이 가장 많은 곳 캄보디아에 선택이 아닌 타의에 의해 가야만 했는지.

수아의 엄마 지옥은 갑자기 모든 것을 버리듯 아니 도망치듯 캄보디아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며 수아를 키우고 있다. 아니 수아의 말에 의하면 엄마가 수아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수아가 엄마를 돌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가이드를 하며 힘들게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엄마,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엄마가 돌연 미팅에 나가지 않고 그녀의 거금을 들고 사라져 버렸다. 어디 간다는 말도 없이 그야말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왜,아니 어디로 간 것일까. 모든 것은 열일곱인 딸 수아가 어떻게 감당하라고.하지만 수아는 씩씩하게 엄마가 해야했던 일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다. 엄마 이름인 '김지옥' 이 되어 그야말로 엄마의 일을 체험하게 된다.오일이라는 시간동안 정말 싫은 쿤라의 딸 쩜빠와도 뚝뚝이는 모는 쏙천과도 그리고 옆집 삼콜 할배와도 함께 해야 했다.

자신은 한국으로 돌아갈 돈 오백달러만 벌면 끝이지만 쩜빠와 쏙천은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그녀보다 낮은 보수를 받으며 생업전선에 뛰어 들어 일을 하고 있다. 돈을 너무 밝힌다고 알고 있던 쩜빠의 꿈과 희망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점점 이해하게 되는 수아,그리고 하루 하루 지나며 힘들게 살아 온 엄마를 이해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동안 그녀만 모르고 있던 '비밀' 을 알게 된다. 왜 갑자기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하게 된 것일까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교통사고 당시 아빠가 돌아가셨던 것,아직 그녀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어 엄마가 그녀에게 비밀로 했던 것이다. 이젠 한국에 돌아갈 아빠가 없어졌다. 가이드 일을 하며 아빠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더욱 새록새록 다시 생각나기도 했지만 많은 것들이 도움이 되기도 했는데 아빠가 없다니...

하지만 그녀는 무엇보다 닷새동안 큰 힘을 얻게 된다. 쩜바와 쏙천의 삶을 보면서 자신보다 못한 아니 자신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그들에게도 꿈이 있고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수아는 엄마의 가이드 일을 하면서 한 뼘 더 성장을 하게 되고 엄마도 이해하게 된다.엄마가 도망을 갔던 것일까. 닷새동안 자신의 팀에서 이상하게 자꾸만 엄마의 이름을 묻고 자신의 집에서 찾아 왔던 오봉 아저씨,그는 채권자였던 것이다. 빚 때문에 여행을 오고 그들을 찾아 온 것이다. 하지만 이젠 엄마가 빚 앞에서도 아니 수아 앞에서도 당당한 엄마로 거듭날 수 있을 만큼 수아도 그리고 엄마도 단단해졌다. 닷새란 시간은 그녀들에게 서로의 사이에 있던 벽을 허물로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희망을 품게도 하게 해준 귀한 시간이다.엄마의 아픔과 힘든 것을 이해할 수 없었던 수아,이젠 둘이 하나가 되었으니 더 거친 풍랑은 가볍게 이겨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열일곱이라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이쁘고 당돌하고 단단하고 당찬 그녀 수아,아니 망고 아가씨 이젠 망고를 맛있게 먹을 줄도 알고 찡쩌처럼 어려움이 달라 붙어도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재밌고도 감동 진하게 그리고 내 삶을 정말 뒤돌아보게 한다. '수아야, 포도나무는 말이야, 땅이 비옥하면 오히려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해. 그냥 잎만 무성하게 자랄 뿐이야. 적당히 비바람도 불고 토양도 어느 정도 척박할 때 좋은 포도알을 맺는 거야.' 이 작가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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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여행 - 한번가면 평생 잊지 못할
양영훈 지음 / 예담 / 2011년 7월
품절


울릉도, 그곳에 가고 싶어서 그곳에 가려고 마음을 움직인 것이 언제부터이고 몇 번 이었는지.하지만 끝내는 지금까지도 그곳에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팔팔한 이십대 때 친구들과 그곳에 가려고 했지만 여름휴가 기간 특히나 날씨가 도움을 주지 않아 꿈에만 그리기를 몇 번 그러다 그냥 포기하고 말았는데 그것이 끝내는 지금까지 발을 디디지 못하고 있으니 책의 사진맘 보아도 이젠 멀미가 날 듯 하다. 아니 이 책을 보기 이전에 티피 1박2일 팀들이 몇 번이라 그곳에 가려다 날씨 때문에 나처럼 포기하기를 몇 번 하다가 기어코 그곳에 가게 된 날은 정말이지 하늘의 도움인지 너무 날씨가 좋았다. 파란 하늘에 파란 바다가 어느 외국의 여행지보다도 더 멋지게 나를 유혹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달리기를 하는 그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저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바다와 하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이렇게 책으로 먼저 그 소원을 풀게 되었다.


울릉도에 열다섯 차례나 다녀왔다는 작가, 그를 그곳에 그렇게 붙잡은 것이 무엇일까 하고 열심히 책의 곳곳을 숨죽이며 보다보니 살짝 보여주는 사진들이 신비스럽기만 하다. 갈때마다 아니 철마다 다른 얼굴로 신비의 모습을 드러내는 울릉도, 그곳에 가지 않으면 안 될것만 같은 속살거림이 오롯이 담겨 있다. 정말 그곳에 발을 디딜 수 있는 것은 하늘의 도움으로부터 시작이 되는 듯 하다. 어찌보면 난 좀더 열정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곳에 가지 못한 듯 한데 이 책을 보고 나니 더욱 가고 싶은 마음이 굳어졌다. 명이나물과 함께 하는 산채밥상도 그렇고 삿갓조개밥도 그렇고 모두가 그 맛을 보지 못하면 안될 것만 같은 멀미는 무엇인지.


첫 장의 사진과 글부터 마음을 잡는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비밀의 섬,울릉도' 맞자 정말 양파처럼 벗겨도 벗겨도 비밀을 깊숙히 간직하고 있을 것만 같은 신비스러움이 울릉도엔 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은 바다와 원시림, 너도밤나무숲길...그 신비속으로 아니 속살 속을 걷고 싶은 충동이 사진을 보고 글을 읽는 동안 정말 배멀미처럼 다가온다. 그곳에서 트래킹을 하면 육지와는 다른 무언가 냄새가 다를것만 같다. 섬에 사는 사람들이야 육지가 그립겠지만 육지에 늘 살던 우리네는 '섬' 이란 늘 환상이고 신비스럽고 무언가 비빔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은데 또 가보면 적응하기가 힘들기도 하다. 예전에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육지로 나온 동생이 있었다. 그곳에서 살던 이야기를 물어보면 늘 하는 이야기가 ' 언니, 늘 오징어 배만 땄어..화장실로 못가고 그것만 했다니까..그래서 지금도 난 오징어 안먹어.' 그래도 그 이야기속엔 무언가 내가 맡지 못한 비릿한 냄새가 숨겨져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 울릉도가 하나 하나 작가에 의해 속살을 보여주고 있다.


울릉도를 여행하는 네 가지 방법은 '육로 일주, 성인봉 등반,해상 일주,독도 탐방' 이 있다고 한다. 네 가지 방법 들에 대하여 더 세세하게 풀어 놓았다 도동항부터 시작하여 저동항 내수전 사동 통구미 남양 학포 태하 현포 추산 천부 죽암 섬목 석포 정말 모두 다 가고 싶고 돌고 싶은 곳들이다. 이름 또한 재밌다. 그런가하면 성인봉 등반은 나리분지와 알봉분지 외 그곳의 원시림및 약수에 대하여 세세하게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섬은 꼭 한번은 유람선을 타고 일주를 해 봐야 한다. 섬여행을 하다보면 섬이란 기분이 덜 들지만 유람선을 타고 섬을 돌다 보면 섬에서는 보지 못했던 더 멋진 부분들이 보이고 또 감추어져 있던 부분들을 찾을 수 있다. 바다로 직접 떨어져 내리는 폭포라든지 동굴이라든지 숨겨져 있던 퍼즐 조각을 찾아 내고 보면 더 많은 섬에 대한 것을 담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의 땅이면서 영토분쟁에서 일본이 늘 마찰을 일으키는 중요한 곳 '독도' 사진만이라도 정말 좋다. 정말 한 점 섬인 그곳이 사진이지만 멋지게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울릉도를 더욱 실속있게 즐길 수 있는 여행팁을 묶어 놓았다. 어떻게 보면 부록이 더 '알짜' 일 수 있다. 그곳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레포츠,자연 등 숨겨진 것들을 부록에 모아 놓아 이 책 한 권이면 울릉도를 모두 여행한 기분도 들지만 책이 다른 책에 비해 조금 작으면서 마지막엔 울릉도 지도까지 '보물섬' 지도처러 숨겨 놓아 책 한 권 가방에 챙겨 울릉도로 바로 떠날 수 있도록 완전한 '울릉도 가이드 북' 으로 나와 있어 넘 좋다. 그래서 사이즈도 조금 작게 줄여 놓은 듯 하다. 가방에 쏙 넣기 위하여.


열다섯 번이나 울릉도를 찾았다면 얼마나 많은 보물과 같은 이야기와 사진들이 쌓여 있을까.그중에서 고르고 고르고 골라 정말 영양가 있는 것들만 이 책에 담아 내었을테니 다른 무엇보다 값진 책이 될 듯 하다. 한번 다르고 두번 다르고 갈때마다 지난번에 찾지 못한 것을 담아 내었을 작가의 열정 또한 대단하다. 몽돌해수욕장이 방파제 공사로 인해 많이 그 모습이 변했다고 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저동항 공사가 부실공사라는 뉴스를 본 듯 하여 마음이 아팠다. 자연은 인간이 손을 대는 순간 그 본래의 모습을 잃는 것인데 좀더 신경을 써서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남았다. 볼거리도 많고 울릉도 그 자체가 너무도 신비스러워 하나의 작품인데 우린 그 값어치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가져보기도 했다.지금 그 모습 그대로 잘 지켜지고 보존되어 더 많은 이들이 그 아름다움을 함께 하는 곳이 되길, 그리고 나 또한 꼭 그곳에 갈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더 깊이 가져본다. 꼭 너도밤나무 숲길도 걸어보고 죽도도 한번 트레킹 해 보고 싶고 명이나물에 삿갓조개밥도 먹고 싶다. 그리고 여행 갈 땐 가방에 이 책은 기본으로 넣고 가야할 듯 하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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