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땅
김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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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아픈 곳을 들여다보는 글을 쓰는 김숨 작가. 이번책도 기대가 큽니다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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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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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공부하는, 요리를 사랑하는 남자.

대학원에 진학할 정도로 애기장대를 사랑하는 여자.


어쩌다 알게 된 그 둘.

요리를 사랑하는 남자는 풀(?)을 사랑하는 여자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란, 정말 '찰나', 단 한번의 순간.


그런데 여전히 여자는 그 풀을(아니, 그 풀만) 사랑하고 자꾸만 현미경을 들여다본다.

사랑에 빠진것처럼 문득 사랑을 고백한 남자지만, 여전히 여자는 현미경을 들여다보고 애기장대 씨앗을 센다.


남자가 실험하는 도시락용 요리와 여자가 수행하는 보고서용 실험은 이쪽 끝과 저쪽 끝이지만- 그 끝이 가끔 만나고.

(은근 스윗한데 한쪽은 눈치 못채는게 더 스윗ㅋㅋㅋ)


애기장대를 구글해봤는데, 거의 소설 상세함이 에세이 상세함이더만ㅋㅋㅋㅋ (어쩐지 식물학자의 추천사가 붙어있더라니ㅋㅋㅋ) → 링크참조 과학자들의 동반자, 다양한 실험모델


소설에선 음 3대를 키우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특히 오염되지 않게 씨앗을 줍는게ㄷㄷ


"도중에 실패하거나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나도 상관없다. ‘예정대로’란 건 있을 수도 없고, 있다고 해도 따분한 일이다. 예정과는 다른, 뜻대로 되지 않은 길을, 그래도 자신이 스스로 생각한 방식으로 자신의 직감을 믿고 계속 나아갔기 때문에 지금의 이 발견이 있는 거다." _406쪽


#미우라시온 #미우라_시온 #사랑없는세계 #사랑_없는_세계 #은행나무


사람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건 뭘까.

애기장대를 크으으게 키우는 데 필요한게 뭘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사랑을 사랑으로 만드는 것, 그러니까 인간이 풀과 다른 것은? 별과 다른 것은?


결론만 읽는다면 길지 않은 이야기 속에, 재밌는 파트는 애기장대가 크는만큼 자라는 두 사람... 아니아니 풀의 성장과 관찰 파트 ~♡


내일은 출근해서 (까먹지말고) 선인장에 물 줘야지.


#소설 #일본소설 #장편소설 #배를엮다 #식물소설 #식물에세이 #식물 #과학 #요리 #사랑 #관찰 #사랑 #없는 #애기장대 #식물학 #ArabidopsisThaliana #모델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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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진화 - 연애의 주도권을 둘러싼 성 갈등의 자연사
리처드 프럼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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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우든, 대칭가설은 청란의 날개깃과 꽁지깃에 나타난 패턴과 같은 복잡한 장식물의 진화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설사 그런 측면이 존재하더라도, ‘완벽하게 대칭적인 신호에 대한 자연선택’으로는 청란의 깃털과 과시형질에 무수히 숨어 있는 특이적이고 복잡한 세부사항을 단 하나도 설명할 수 없다. " _129쪽


#리처드프롬 #아름다움의진화 #아름다움의_진화 #동아시아



다윈이 자연선택과 성선택을 함께 말했다는데, 왜 세상은 자연선택만 중요하다고 그것만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해버린걸까.

예쁨 좀 아는 조류학자가 세상에 이견을 제시한다.


성선택의 유의미함에 대한 증빙이, 그것이 자연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라는 세상의 요구에 답답해한다.

그러면서도 조류를 비롯한 동물과 그리고 세상의 ‘발전하는 아름다움(다양성, 복잡성, 극단성)’을 제창함을 그치지 않는다.

자연선택이 유일한 설계자는 아니다,고.


인간 세상의 성선택이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거다,란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나도 믿는다.

조류부터 인간까지 그 의지를, 취향을, 미적 감각을 포함한 성향을, 그리고 무엇보다 자율에 의한 선택을 믿는다.

이는 짝짓기 상대나 배우자의 선택에 한정되지 않으며, 어떤 (미적) 가치를 추구하며 살 것인가까지 그 의미와 의지를 확대한다.


다양함을 지지한다는 것, 세상을 더 아름답게 (정말로 시각적으로 물리적으로) 만드는 게 아닐까.


내가 정한 아름다움이 최소한 나의 세상은 구할 것이다.




+


그나저나 조류의 아름다움은 확실이 다양하고 화려하며 또 간절하다.

깃털색과 비슷한 색채로 집꾸미기(?)를 하는 새(=바우어새)도 그렇고 아무리 열심히 뒷꼬리를 폈다 접었다 널었다 꺼냈다 난리부르스를 추는 수컷앞에서 팔짱끼고 구경하는 새(=청란)도 그렇다.

왜 조류학자로서 그 (자연선택의 관점으로는) 무의미한(!) 아름다움에 빠져들수밖에 없었는지 충분히 알겠다.


첫 몇 장의 컬러 사진이 그렇고, 또 이야기에 매혹되어 찾아보게 되는 인터넷 속 사진과 동영상에서도 그렇다.

예쁜 청란 땐스 보고 가시라=) Great Argus Pheasant Mating Dance (argusianus argus)




#기초과학 #교양과학 #동물일반 #새 #조류 #연애주도권을둘러싼성갈등의자연사 #성갈등 #성선택 #자연선택 #다윈 #아름다움은과학 #나는왜너를사랑하는가 #아름다움 #미학 #미학과학 #사랑 #선택 #미모 #뷰티 #beauty #SurvivalofthePrettiest #Pretti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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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세계라면 -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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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만드는 데에는 돈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명제로부터 시작하는, 전작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 이은, 보건학자 김승섭 작가님의 두번 째 책.


#김승섭 #우리몸이세계라면 #우리_몸이_세계라면 #동아시아

"자신이 보고 배운 매뉴얼과 교과서의 내용에 충실하게 행동했을 뿐이지요. 문제는 매뉴얼과 교과서 역시 누군가의 관점에서 생산된 과거의 지식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지식의 생산 과정에는 과거의 편견과 권력 관계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몸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로 여겨지는 상식에 대해 우리가 왜 의심하고 질문해야 하는지를 말해줍니다." _30쪽


전작이 다소 쉽게 설명된 의학과 세상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책은 데이터와 역사가 그 증거로 강화된 ‘몸과 질병과 사회에 대한 역사’에 대한 책이다.


여성과 피지배국가의 민족과 장애인과 같이 권력으로부터 외면당한 몸,

담배회사와 같은 거대 자본력이 가져오는 과학의 편파적 방향,

소득수준이 가져오는 학습능력의 불평등 등...

(우리가 말하는 그 얕은) 상식과 경험이 어떻게 축적되고 학습되는지 그 맥락을 말하는 것으로 당연함을 경계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의심’의 이 책을 인상깊게 읽었다.

숫자로 일반상식에 반박하는 거, 깜짝 놀랄 정도로 아주 후욱 깊게 들어온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대뇌 회백질의 크기가 더 크게 나타난 것입니다.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나는 건 대뇌 회백질만이 아닙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고용불안, 왕따, 성희롱과 같은 사회적 폭력에 노출될 때 증가하는데, 해마의 세포를 변형시킵니다. 가난으로 인한 경제적인 궁핍은 물론, 집과 학교에서 일상적인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이 해마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입니다." _136쪽


가난 혹은, 세상의 차별이 우리 몸에 행하는 무참함에 몸서리가 처질정도.


담배회사의 악행(?)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었지만, 통계라는 숫자가 얼마나 자의적으로 왜곡될 수 있는지... 새삼 무섭단 생각이 들었다.


제도와 차별이 우리 몸(세포)에 이렇게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니, 우리 몸이 세계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질문하고 의심하는 것- 그게 발전의 첫걸음이라고 믿거든요.

김승섭 교수님은 의심과 불편을 인지하고 그 근거를 수집하고 또 이렇게 책으로 내주시는 분이니, 얼마나 멋있게요!



#인문 #한국사회비평 #칼럼 #인문학 #교양인문학 #사회학 #사회문제일반 #사회비평 #아픔이길이되려면 #권력 #시선 #기록 #끝 #시작 #분투하고경합하며전복되는우리몸을둘러싼지식의사회사 #몸 #질병 #앎 #상식 #당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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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과학 - 복잡한 세상의 연결고리를 읽는 통계물리학의 경이로움
김범준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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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의 촛불세기 프로젝트에서, 촛불을 들지 않아 사진 분석으로는 그 존재를 알 수 없는 암흑물질과 같은 이들의 존재가 나는 가장 인상 깊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도 이런 이들이 있다.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은 눈에 잘 띄지 않고, 이들의 목소리는 힘이 없어 잘 들리지 않는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이들의 연약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_177쪽 ([암흑물질] 광장의 촛불,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김범준 #관계의과학 #관계의_과학 #동아시아


"개별 요소를 아무리 눈을 씻고 쳐다봐도 보이지 않던 현상이, 영향을 주고받는 여럿이 함께하면 질적으로 다른 현상을 만들어내"(_4쪽, 프롤로그)는 복잡계를 사는 인간, 그리고 지구.


호기심 추동(흥미본위) 연구를 주로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이나 나도 궁금했던 내 주변 이야기라 흥미롭게 읽었다.


내 보스의 귀얇기와 회의적인 회의의 상관관계(‘링크’),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는 누구인가(‘허브’),

촛불시위 참가자- 촛불을 들지 않은 사람을 포함하면-는 몇 명이었는가(‘암흑물질’) 

투표후에 우리나라 지도 이거 색깔 좀 이상한데를 긁어주는 이상한 지도('카토그램')

등등.


인간은 이미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로써, 세상이 이렇게 흥미롭고 관계맺기가 이렇게 과학적이고도 재미있는 거였나 싶어서 솔직히 놀랐다.

호기심은 애정에서 나온다던데 이정도면 세상에 대한 격한 사랑아닌가,할 정도.


짜장면을 좋아는 하는데 또 귀는 얇아요,라는 소리를 듣는 괜찮은 인간이 되어야지.

보이지 않은 것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울퉁불퉁한 미래를 믿는 사람이 되어야지

(...과학책 읽으면서 뜻밖의 자기반성 중 #갑분자기반성)


통계물리학은 사실 생활밀착형 학문이었다니! (두둥)

어쩐지 요즘 온 세상사람들이 통계가 어떻고 빅데이타가 저떻고 해 쌓더니, 역시 모든것은 기초 과학부터였어.

아니 또 물리학자가 이렇게나 웃길(?!) 일이라니!


과학자가 인간에게 이렇게나 관심을 갖을 일인가.

아니아니 그게 또 과학의 본질이라고 해도 할말 없을 정도다, 이 책은.


묘사와 설명보다 숫자와 그래프를 더 쉽게 납득하는 편이라면, 이 책은 그야말로 '반드시'다.

이 책, 나 자신...까지는 솔직히 몰라도 인간을 포함한 내 주변과 내가 있는 세상에 대한 이해가 다시 시작한다.



#과학일반 #자연과학 #물리학입문 #물리학 #관계와물리학 #통계물리학 #관계물리학 #관계 #소통 #세상물정의물리학 #변화의순간을발견하는일 #우정의측정가능성에관하여 #무엇으로전체를읽을것인가 #복잡한지구를재미있게관찰하는법 #시간은우리앞에어떻게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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