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정말 작가가 되고 싶니?
이현 지음, 김준영 그림 / 풀빛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풀빛 출판사의 "네 꿈을 펼쳐라" 시리즈는 아이들이 자신의 꿈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막연히 멋있어 보여서, 돈을 잘 벌 수 있으니까, 지금 내가 잘 하는 것이니까...등의 이유로 정한 자신의 꿈이 현실적으로 어떤 직업이고 어떤 노력을 해야 그 꿈을 이룰 수 있는지 상당히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의 꿈에 대해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얘들아, 정말 작가가 되고 싶니?>>는 <<짜장면 불어요!>>를 쓰신 이 현 작가가 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친구가 친구에게 혹은 친한 이모나 고모가 조카에게 들려주둣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군데군데 아이들이 쓰는 어휘들이 튀어나오고 과장되거나 유쾌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 읽는 아이들이 매우 즐겁고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가 있다. 반면 이야기는 꽤 현실적인 인세 문제나 작가가 되고 싶은 진짜 이유, 어떤 작가가 되어야 정말 멋진 작가인지 등의 진실되고 현실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어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말도 못하게 위대하고 꿈도 못 꾸게 인기 있는 작가’가 되는 놀라운 5가지 방법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 5가지 표현 또한 엉뚱하면서 재미있다. 하지만 하나하나 설명을 잘 읽다보면 어느새 납득이 되고 다짐까지 하게 된다.

소제목 <태초에 ’만약’이 있었다!> 장에 들어가면 실제로 글을 쓰기 위한 첫걸음부터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야 되는지 예시와 함께 직접 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는데 나조차도 해보고 싶을 정도로 흥미롭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2장 <자나 깨나 두 눈 부릅뜨기>였다. 사실 제목을 읽을 때만 해도 글의 소재를 찾기위해 두 눈 부릅뜨라고 하나보다..라고 간단하게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현 작가님이 생각하는 두 눈은 바로 진실된 마음의 눈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내면을 글로 풀어내는 사람들이 작가라고는 하지만, 작가는 창과 칼을 이길 수 있는 펜을 든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마음의 눈을 닫아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아닌, 사회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진실"을 볼 수 있는 큰 눈을 키워야하고 그 진실을 글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확한 정보도 없이 그저 "작가"라는 직업을 갖겠다는 아이들에게 작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왜 작가가 되려고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이 한 권의 책을 읽어가며 아이들은 자신의 꿈에 전체적인 청사진을 찍을 수 있고, 좀 더 구체적으로 미래를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 아이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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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 최인호 선답 에세이
최인호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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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이라는 것이 원래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문학 분야이기는 하지만, 며칠전 읽은 <<지리산 편지>>도 그렇고, <<산중일기>>도 그렇고 두편 모두 편히 앉아 쉬듯이 침잠하며 읽었다. 특히 <<산중일기>>의 경우, 명승들의 선답문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마치 도를 닦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난 솔직히 지금까지 최인호 작가님의 그 유명한 여러 장편소설 한 편 읽어보지 못했다. 워낙 역사소설에는 잘 손이 가지 않아서 이기도 하지만, TV에서 드라마로 방송된 것들은 또 읽기 싫어하는 이상한 고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산중일기>>를 읽으며 시간이 되면 꼭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샘터사에서 몇십년 전부터 연재되어 오고 있다는 <<가족>>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지금은 손녀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니 그야말로 대하소설감이다.

이렇게 젊었을 때부터 주목받는 청년작가로 시작하여 모든 작품마다 성공한 복 받은 작가에게도 아픔은 있나보다. 작가라는 직업, 아니 모든 예술 관련 직업이 감수성이 예민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직업이기도 하므로 어쩌면 그의 성공에 반비례하여 그의 우울증이 판을 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런 우울증에서 벗어나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이 글 속에 보여 안타깝기도 하다. 처음엔 읽어내려가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우울증"이란 단어에 깜짝 놀랐었다. 전혀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우울증이란 단어를 읽고 나서야 그가 그 악마같은 병을 물리치고자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 마치 도를 닦듯이 자신을 다스리려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의 생각은 더욱 깊어지고 넓어진 것이리라.  

이 책은 두고두고 옆에 두고 읽고 또 읽어야 할 것 같다. 내 마음이 가라앉을 때마다, 심심할 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을 때마다...그럴 때마다 읽어 나도 내 자신을 다스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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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놀 지는 마을
유모토 카즈미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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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토 가즈미의 작품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봄의 오르간>>도 주변에 추천할 만큼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기 때문에 그녀의 책이 나오자마자 선택했다. 그녀의 책은 줄거리를 말하기가 조금 애매하다. 기-승-전-결이나 서론-본론-결론의 구조를 거치기보다는 그저 일상적인 매일매일을 따라가 서술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건이 하나도 없는 지루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게 빠져든다. 그녀의 책엔...

엄마와 가즈시는 1970년, K시에 살고 있다. 그들은 이혼한 아버지에게서 도망치듯 서쪽으로 서쪽으로 계속 이사를 다녔다. 그리고 이루어질지 확신할 수 없는 '언젠가~' 놀이를 하며 환상 속에서 붕~ 뜬 듯 생활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외할아버지인 짱구영감이 나타나고 엄마는 그런 짱구영감을 애증의 관계로 바라본다. 하지만 짱구영감이 나타난 이후로 그들의 삶은 부질없는 환상 속이 아닌 안정된 현실 속에 자리잡는다.

유모토 가즈미라는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변화를 일일이 설명해주지 않는데도 난 책을 읽으며 그들의 심중 변화를 너무 자세히 알 수 있어서 놀랄 때가 있다. 특히 가즈시 어머니의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어쩌면 내가 어머니를 대하는 그 마음과 비슷하게 오버랩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엄마는 한밤중에 손톱을 깍았다. 웅크리고 앉아 있는 짱구영감의 옆에서 천천히 또각, 또각..... " ----7p

엄마가 짱구영감 옆에서 손톱을 깎는 이유는 "한밤중에 손톱을 깎으면 부모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하면서도 엄마는 짱구영감이 좋아하는 된장국을 끓이거나 코끝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보기도 한다.

"가족"이라는 이름. 가족이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도 있고, 그래서 미움이 생기지만 또한 "가족"이기 때문에 역시 사랑할 수밖에 없다. 짧을수도, 길 수도 있는 1년동안 짱구영감과 함께 살면서 엄마와 가즈시는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진정한 "가족"을 되찾았을 것이다. 힘든 세상을 사느라 어쩔 수 없이 가족을 책임지지 못했던 짱구영감만의 자식 사랑 방법도 감동적이고 그 사랑을 받아들일 줄 알았던 엄마도 멋지게 보인다. 또, 이런 모든 과정을 옆에서 혹은 직접 겪었던 가즈시도 "가족"이라는 단단한 끈 안에서 바로 자랄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랑하고 사랑 받는 다는 것. 가족이라고 해서 소홀히 하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역시 실천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이런 좋은 소설을 읽을 때만은 나도 노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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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사랑 - 다섯 영혼의 몽환적 사랑 이야기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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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기분이 조금 좋은 상태에서 읽었다면 저 별점이 네 개나 다섯 개로 늘어났을까? 와~아..새로운 영역의 소설이다! 이런 책은 정말 처음이야..!라고 감탄하면서 말이다.

<<새빨간 사랑>>은 아주 괴기스럽고 조금은 혐오스러운 만화책을 읽는 기분이었다. 공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스릴이나 공포가 많이 부족한 듯 보이고, 미스테리 소설도 아니다. 그냥 가볍게 머리라도 식힐 요량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호되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중간에 책을 덮지 않은 이유는 순전히 끝까지 읽고 말겠다는 나의 오기였다.

"다섯 영혼의 몽환적 사랑 이야기"라는 카피가 겉표지에 씌여 있다. 나에게는 전혀 몽환적이지도 않고 이런 괴기스러운 주인공들의 행동이 사랑이라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이 소설을 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생각하고 사는지 궁금하다. 혹 이 5편의 단편소설 속 주인공같은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런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놀라울 뿐이다.

그 점에서는 작가를 칭찬해주고 싶다. 작가도 이런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만큼 이야기는 쉽게 읽히고 사실적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더 혐오스러웠을 것도 같다. 중간중간 우리네 삶의 무게 혹은 인간이 그 누구보다 무섭다는 그런 진지함을 엿볼수도 있었으나, 그런 주제를 가지고 꼭 이런 식으로 써야만 했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나름 새로운 시도였으나 다음부터는 내 정신건강을 생각해서 피하고 싶다.

나의 현재 상태처럼 기분이 축축 쳐지고 머리가 아픈 날에는 읽을 것을 권하지 않겠다.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차라리 이토준지의 만화책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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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
임진평 지음 / 위즈덤피플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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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떠나지 못한다. 그래서 오늘도 서점의 여행 서적 코너에 기대선 채 누리지 못하는 자유를 아쉬워하며 섭섭한 마음을 달래고 있는지도 모른다." -40p

나도 그들 중 하나다. 젊은 시절(20대)에 조금 더 능동적으로 여행다니지 못했던 자신을 후회하며 오늘도 난 어디론가 또 떠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 여행 서적을 뒤적거리기 보다는 책과 영화를 선택하는 것 같다. 그리고 꿈꾼다. 떠나고 싶다고...

<<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는 "두번째 달 바드(BARD)"와 함께 한 임진평 감독의 음악여행이다. 이 여행으로 그는 같은 제목의 음악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그 영화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이 책에 풀어놓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아일랜드를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임진평 감독이 여행을 하며 느낀 많은 생각을 따라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함께 생각하게 된다.

책에 나오는 드넓은 초록 지평선과 고풍스러운 성, 그리고 도시의 알록달록한 건물들, 거리마다 길거리에서 버스킹(Busking : 큰길이나 술집에서 노래, 춤, 요술 등의 연기를 하다. 공연하다.)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나도 그자리에 있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생긴다. 그리고 책 속에서 나열되었던 많은 아일랜드 영화들도 모두 보고싶어졌다.

어느 나라라고 힘들지 않았던 역사가 있겠냐만은 "아일랜드"는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오랜 시간 영국의 식민지로 있었고, 독립을 했지만 북아일랜드의 문제와 IRA의 테러 등..과거 괴로웠던 역사가 있지만 아일랜드는 그런 역사를 바탕으로 영국보다 앞서는 경제대국으로 일어선다.

"A Nation that keeps one eye on the past is wise.

A Nation that keeps two eyes on the past is blind."

한 눈으로 과거를 보는 나라는 현명하다. (하지만) 두 눈으로 과거를 보는 나라는 결국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그 밑받침에는 그들의 이러한 진취적인 사상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과거에만 매달려있지 않고 과거를 바탕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며 용서할 것은 용서하고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여행은 사람을 자라게 해 준다. 여러 사람들과 여러 감정들을 만나고 나면 아직 무엇하나 확실하지 않은 내가 있더라도 내 자신에게 용기를 주고 힘을 줄 것 같다. 그래서 난 그 힘을 얻으려고 오늘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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