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자신에게 좋은 기준을 세울 것이고, 이건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과정은 아니다. 인생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 김겨울 <독서의 기쁨>중

 

사고 싶은 책이 있으면 참을 인(忍)자를 세번 외친다.

하지만 알라딘 중고로 나올 땐 이렇게 속수무책이다.

특히나 인기있는 책이 뜬다면 순식간에 팔린다.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버튼을 누르면 그 짧은 찰나에 슬프게도 낚아채임을 당한다.

그래서 몇초 사이에 과감히 살지, 아니면 포기할 지 판단해야 된다.

(예전보다는 '참아야 하느니라'를 잘 지키는 편이다.)

사실 오늘 중고로 산 이 3권 모두다가 순식간에 팔리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1권의 책이 게눈감추듯 사라지는 편이라 빠르게 2만원을 채워야 하므로,

평소에 2만원을 채우는 용의 차선용 책을 항상 구비해야만 한다.

대개 2만원 채우다가 1순위의 책이 팔리는 난처한 상황을 아주~많이 겪었다.

 

내가 책을 사랑하는 방식은 책에 흔적을 마구 남기는 것이다.

호구지冊으로 얇아진 지갑에다 알록달록 칠하는 다소 초딩스런 습관때문에 중고책을 더욱 더 선호한다.

책을 읽고 팔아야 될지 팔지 말아야 할지 고민할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

(알라딘 중고에는 최상, 상, 중의 등급이 있는데 "중"도 크게 나쁘지 않다. 주의해야 할 것은 양장본은 "중"등급을 사게 되면 겉표지가 없는 경우가 있다. 완전 낭패다.)

사람으로 치면 깔끔하고 부유하진 않지만 적당히 부족한 면이 있는 편안한 친구 정도?

 

 

1. 여자의 일생(기드모파상, 민음사)

 

- 등급 : 최상 / 정가 12,000원 / 중고가 : 7,200원

- 특징 : 알라딘 온라인중고로 나왔을 때 등급불문 5분안에 사라지는 최상위클래스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 중에 하나는 고전문학 중에 스테디셀러를 선호한다.

고흐의 <해바라기(1888)>표지도 이쁘다.

부유하게 태어나서 어머니의 친구였던 플로베르에게 문학 수업을 받았던 모파상.

스승인 플로베르의 소개로 에밀 졸라, 공쿠르 형제, 알퐁스 도데 등 여러 문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신경질환에 시달리다 자살기도에 실패하고 결국 이듬해 43세의 나이로 정신병원에서 숨을 거둔다.

 

 

"발자크, 플로베르와 더불어 19세기 프랑스 문학을 주도한 모파상의 대표 장편소설"

"꿈 많던 한 지방 귀족 여인이 겪는 인생의 명암을 적나라하게 묘파해 낸 수작"

- 책 뒷면 겉표지에

 

 

 

2. 행복의 정복(버러런드 러셀, 사회평론)

 

- 등급 : 중 / 정가 9,800원 / 중고가 : 4,900원

- 특징 : 러셀의 저작 중 그나마 가장 흔하게 중고로 나오는 책, 늘 1-2권의 중고책이 살아있는 편

 

 

 

버트런드 러셀 할부지는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읽고 찬양하기 시작했다.

읽지 못한 벽돌책 <서양철학사>도 책장에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러셀의 책은 나에게 늘 최애템이다.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결혼과 도덕>도 구미가 땡기지만 중고로 아주 가끔 등장하는 터라

나의 물욕에 제동을 건다.

<행복의 정복> 이 책이 요즘 쏟아지는 '행복론'에 제발 딴지를 마구마구 걸어줬으면 한다.

무려 98세까지 장수한 덕에 책을 많이 썼다. 고맙심다 할부지.

 

 

 

 

3. 음식의 언어(댄 주레프스키, 어크로스)

 

- 등급 : 중 / 정가 : 17,000원 / 중고가 : 8,500원

- 특징 : 2015년도에 출판된 책, 신간축에 드는 편인데도 중고가가 그리 높지 않은 가성비가 매력.

           급히 사라지는 책이 아니니 서둘러 결제할 필요는 없을 듯

 

 

 

사실 이 책은 북튜버 겨울서점(김겨울) 작가에게 영업당한 책이다.

<독서의 기쁨>에 이 책을 읽은 감상이 짧게 나와 있는데, 마침 나의 매와 같은 눈에 걸린 것이다.(평소에는 흐리멍덩하다)

음식 이름이 어떤 유래로 시작되었고, 변형되었는지, 음식에 사용되는 재료와 단어들을 따라가다보면 역사와 인문학까지 커다란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한다.

요리는 젬병, 식성은 편식에, 이 책이 과연 재미있을려나 싶기도 하지만

허영만 식객시리즈를 다 읽고 난 뒤의 꾸준히 변화된 나의 시선을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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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0-20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음사에서 고소 들어오겠네요~문동팀이 배경으로 잡혀서~제가 고전쪽은 따라잡을수가 없겠네요 쿠키님 ㅜㅜ즐건 주말 보내세용^^

북프리쿠키 2018-10-21 11:32   좋아요 1 | URL
제가 얼마전에 문동을 중나에서 싸게 대량으로 구입했어요ㅎㅎ 단지 사 모으는 것일뿐 읽으시는 카알벨루치님하고는 결 자체가 많이 다릅니다만ㅠ

카알벨루치 2018-10-21 12:45   좋아요 0 | URL
전 재보고만 있네요 고전 다가가기가 힘들어 주변만 배회중입니다 ㅎㅎ가을날씨 좋네요 ㅎㅎㅎ

레삭매냐 2018-10-20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두가 선호하는 알라딘 중고템은 올라 오기가
무섭게 팔리지요. 진짜 고민하는 순간 나가더라구요.

저는 중고매장에 있는 걸 확인하고 갔는데도 그 사
이에 팔린 적도 있답니다.

최근에는 페소아의 <불안의 책> 양장본을 노렸는데
팔렸더군요.

북프리쿠키 2018-10-21 11:34   좋아요 1 | URL
와~이름도 있어보이는 페소아. 문동으로 사고 싶은데
중고는 절대 안 나오겠죠? 으흐흐.

카알벨루치 2018-10-21 12:48   좋아요 1 | URL
지금 나와 있습니다 근데 중고 양장은 비싸네요 ㅎㅎ

bookholic 2018-10-20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중고샵.. 공감백배요~~^^

북프리쿠키 2018-10-21 11:39   좋아요 0 | URL
다들 한번씩은 경험해 보셨죠? ㅎㅎ 신기한 건 팔렸을 때 아쉬워하고. 도대체 누가 이렇게 빨리 가져가나 하면서도, 지름신 한번 지나간 것에 안도한다는^^

북프리쿠키 2018-10-21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to.카알벨루치님. 사라졌는데요ㅎ

카알벨루치 2018-10-21 13:27   좋아요 0 | URL
<불안의책> 문동판 있네요 양장/반양장~ㅋ <불안의책>아닌가염?ㅎㅎ

카알벨루치 2018-10-21 13:29   좋아요 0 | URL
페소아를 잘 몰라서 페송아 페소아 페소아 ㅋㅋㅋㅋ

북프리쿠키 2018-10-21 14:16   좋아요 1 | URL
아~~알라딘 직배송 중고만 취급합니당ㅎㅎ

카알벨루치 2018-10-21 14:46   좋아요 1 | URL
저두 알라딘직배송 좋아합니다 배송료 부담이 없어서~

북프리쿠키 2018-10-21 14:54   좋아요 1 | URL
품질이 정형화되어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당^^
 

 

구독자가 7만명이 넘는 북튜버 김겨울님의 첫 작품이다.

이웃 '세상틈에'님이 책상다반사 북튜브를 운영하면서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잘 몰랐을 것이다.

20년 내공의 책덕후인 작가의 책속에는 (과장하자면) 보르헤스의 단편집 <픽션들>중 '바벨의 도서관'만큼의 책들이 등장한다.

등장하는 책들이 우리의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작가가 프롤로그에 밝혔듯이 이 책의 장점은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기 쓰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장점이다.

그래서 소개한 책도 딱 좋다.

아마 이 중에서 몇권의 책들은 장바구니로 들어가지 않을까?

 

 

 

1. " 그런 의미에서 가장 안전한 표지는 명화 표지다. 이미 많은 출판사에서 선택하고 있는 방법이다. 심지어 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나온 것과 민음사에서 나온 책은 표지로 같은 그림을 채택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아마 니체가 말한 '춤추는 별을 잉태하려면 반드시 스스로의 내면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는 구절 때문일 테다." -22쪽

 

 

 

 

 

 

 

 

 

 

 

 

 

 

 

 

 

 

 

 

 

2. 민음사에서 한정판으로 나온 <노르웨이숲>처럼 보자마자 감탄사를 자아내는 표지도, 이승우<모르는 사람들>처럼 손대는 순간 마음 속 파문이 일듯한 표지도 좋다. 사실 명화로 된 세계문학 표지도 무척 좋아한다. 민음사에서 나온 다섯 권짜리 <보르헤스 전집>은 세련과는 거리가 먼데도 어쩐지 보르헤스 책이라면 그래야 할 것 같은 능청이 있다. 숲 출판사에서 나오는 <그리스 고전 원전 번역>시리즈의 디자인은 볼 때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서점에서 <음식의 언어>를 집어들게 된 이유에는 표지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년이 온다>를 장식한 안개꽃은 한동안 나의 컴퓨터 바탕화면이었고, <마담보바리>원서의 펭귄클래식 디럭스 에디션을 장식한 푸른빛 레이스를 뉴욕 여행 내내 얼마나 어루만졌던가 - 23쪽

 

 

 

 

 

 

 

 

 

 

 

 

 

 

 

 

3. 세상이 변한만큼 책도 변했다. 표지 디자인을 넘어 이제는 표지의 종이 질감이나 두께, 제본 형태 같은 물리적 요소까지 출판사의 고민거리가 된다. 이 고민의 결과로 어떤 디자이너는 뒷날개를 아주 길게 만들어서 책을 완전히 감싸게 만들었고(볼테르, <불온한 철학사전>, 민음사), 어떤 디자이너는 앞날개를 조금 길게 만들어서 책갈피처럼 쓸 수 있게 했다.(진중권,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천년의 상상). 표지 질감을 벨벳 질감으로 만들어서 그 질감에 매료되게 만들기도 한다.(정이현, <상냥한 폭력의 시대>, 문학과 지성사)

솔직히 고백하겠다. 나에게는 제본 형태만 보고 산 책도 있다. 지금도 잘 모셔두고 있는 사데크 헤대야트의 <눈먼올빼미>는 지인에게 추천을 받아 2013년에 샀던 책이다. -24쪽

 

 

 

 

 

 

 

 

 

4. 강유원 박사는 <인문고전강의>에서 독서의 차원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번째는 호기심 차원, 두 번째는 쾌락적 차원, 세 번째는 구조적 차원이다. -68쪽

 

 

 

 

 

 

 

 

5. 내가 책에서 얻은 즐거움이란 이런 것들이다 :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고 나서 펑펑 흘린 눈물.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를 읽고 뒤통수가 짜릿했던 지적 쾌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고 실감한 삶의 회한.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읽고 느낀 우주의 아득함.

<고래>의 장돌뱅이가 들려주는 것 같은 힘 있는 서사의 장쾌함

<음식의 언어>가 보여주는 문화의 교류과정에 대한 놀라움

<검은 고양이>를 읽으며 느낀 공포.

<백년의 고독>을 읽은 뒤 뒤통수를 망치로 두드려 맞은 듯했던 멍함.

<단지>가 선사한 아픔.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으며 느낀 통쾌함

<SKEPTIC>이 보여주는 과학적 사고방식의 정합성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읽으며

 

입에 씁쓸하게 남은 외로움.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를 읽으며 들었던 인간 본성에 대한 고민.

<운명>을 읽고 마침내 인정한 삶의 도피 불가능성

 

 

 

 

 

 

 

 

 

 

 

 

 

 

6. 과학 교양서를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책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 과학과 친해지는 첫 단계로 메리 로치의 책을 권하곤 한다. <인체 재활용>이나 <우주 다큐>등을 추천해 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반응을 보인다.(...) 유머러스한 글을 쓰기로 유명한 빌 브라이슨의 영향을 받았다고 로치는 이야기하는데, 빌브라이슨보다 덜 시니컬하고 더 웃기다. -78~79쪽

 

 

 

 

 

 

 

 

 

 

7. 어렵게만 보이는 우주 물리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과학자들은 많으나, 브라이언 그린만큼 쉽고 재미있게 우주물리학 책을 쓰는 과학자는 없다. - 80쪽

 

 

 

 

 

 

 

8. 위근우가 낸 책은 <프로불편러 일기> 한권밖에 없지만, 꽤 오랜시간 기사를 읽어온 입장에서 앞으로 더 책을 낸다면 얼마든지 살 용의가 있다. (...) 이 정도의 명료함과 합리성을 갖춘 칼럼니스트를 찾기란 쉽지 않다. -83쪽

 

 

 

 

 

 

 

 

9. 믿고 사기엔 너무 과작의 작가지만, 나에게 '믿고 산다'는 정의에 이보다 부합하는 작가는 없다. 테드 창의 다음 작품이 언제 나오든 무조건 살 것이고, 죽을 때까지 몇권이 나오든 다 살 것이다. -85쪽

 

 

 

 

 

 

 

 

 

 

10.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에는 하이젠베르크가 불확정성 원리를 구상하고 연구하는 데에 있어 플라톤과 칸트 등의 철학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잘 나타나 있다. 반대로 플라톤이 <티마이오스>에서 세상의 구성 원리에 대해 가졌던 관심은 지극히 과학적이다 - 92쪽

 

 

 

 

 

 

 

 

 

11. 그렇게 초등학생 시절 내내 온갖 책을 읽었다.(...) 양귀자 작가의 장편동화 <누리야 누리야>를 읽고 대성통곡을 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처음 읽은 것도 초등학생 때였다. 집에 있던 <타나토노트>를 읽고 매료되어, 친구 집에 있던 <개미>와 <개미제국>을 일주일 만에 다 읽었다. 얼마후 <뇌>가 신작으로 나왔고 역시 집어삼키듯 읽었다.

영어 과외 선생님은 이문열이 평역한 <삼국지>를 열번 읽게 시켰는데, 정말 에누리 없이 열번을 읽었다. <세계문학사의 전개>라는 지금 생각하면 대체 초등학생에게 왜 읽게 시켰는지 이해할 수 없는 책도 그때 읽었다. <해리포터>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다. (...) 마크 트웨인의 소설부터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같은 책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12. 하루키를 처음 읽은 것도 중학생 시절이었다. <해변의 카프카>가 만 나왔을 때 학교 안에서 가벼운 하루키 바람이 불었다. 하루키 소설에 매료된 나는 곧바로 도서관에 비치된 하루키의 모든 소설과 에세이를 읽었다.-123쪽

 

 

 

 

 

 

 

 

 

 

13. 이를테면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같은 인문교양 책과, <대중문화의 겉과 속>같은 사회교양 책, 셜록홈즈 시리즈를 비롯한 각종 영미 추리소설, 그리고 나에게 아주 큰 영향을 주었던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같은 책도 모두 중학교 때 읽었다.(...)

첫사랑에게 실연당한 뒤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가 쓴 <사랑후에 오는 것들>을 들고 다니던 기억이 난다 .124쪽

 

 

 

 

 

 

 

 

 

 

 

14. 미학에 관심을 가지게 했던 진중권의 책들, 이를테면 <미학 오디세이>나 <현대미학강의>를 처음 읽었고,

그래서 미술사와 명화 읽기에 관련된 책을 줄줄이 읽었고, <파우스트>나 <베니스에서의 죽음>, <달과 6펜스>같은 고전문학을 조금 더 본격적으로 읽어 나갔다. -125쪽

 

 

 

 

 

 

 

 

 

 

 

 

 

 

15. 돈을 열심히 벌어서 미국에 교환학생을 갈 때는 한국어 책을 몇 권 들고 갔다. 단테의 <신곡>과 <단테신곡강의>, <인문고전강의>,<그섬에내가있었네>정도가 기억난다.-127쪽

 

 

 

 

 

 

 

 

 

 

 

16. 책을 읽다 보면 연관지어 읽을 만한 책들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진중권의 책을 읽다가 보드리야르의 철학서나 보르헤스의 단편집을, <세명의 사기꾼>을 읽다가 러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를, 우주물리학 책을 읽다가 <시간에 관한 거의 모

 

든 것들>을 떠올린다 - 140쪽

 

 

 

 

 

 

 

 

 

 

17. 이 글을 쓰며 책장을 바라본다. 왜인지 책장을 바라볼 때마다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을 한동안 바라보게 된다. 타인의 고통에 깨어 있느냐는 물음이 죽비처럼 내리친다. -155쪽

 

 

 

 

 

 

 

 

 

 

 

18. 밤마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읽는 책 중에 한스 요아힘 슈퇴리히의 <세계철학사>가 있는데 희미한 전자책 단말기 화면으로 읽다보면 어느새 스스륵 잠이 온다. 이걸 한권으로 치기는 조금 억울한 감이 있따. 종이책 기준으로 무려 1208쪽짜리 책이기 때문이다.(...)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가 쓴 <계몽의 변증법>의 경우에도 수록된 논문 중 세편밖에 읽지 못했지만, 그 중 '계몽의 변증법'한 편을 읽는 데에만 한달이 걸렸다 이런 책들을 접하다보면 권수를 세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어진다.-175쪽

 

 

 

 

 

 

 

 

 

 

 

 

19. 처음 TTS로 들은 책은 조던 엘렌버그의 <틀리지 않는 법>이었다 - 185쪽

 

 

 

 

 

 

 

 

 

 

20. 2014년 4월 이동진 평론가가 팟개스트 <빨간책방>에서 전문을 읽은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을 잊지 않고있다. 그걸 듣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눈물이 났던 기억도, 잊지 않고 있다. -189쪽

 

 

 

 

 

 

 

 

 

21.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몇 개의 낭독 영상이 올라가 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편이나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리나>편,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편,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캐롤>편 등인데, 촬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영상은 <페미니스트 유토피아>에 수록된 이진송 작가의 <건너가는 힘>편, (...)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편이었다.

 

 

 

 

 

 

 

 

 

 

 

22. 이미 이 원고를 쓴 전날 밤 침대에서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를 종이책으로 기어이 다 읽고 잤다. -208쪽

 

 

 

 

 

 

 

 

 

 

23. 후반부 각 챕터에서 소개하는 책

 

 

 

 

 

 

 

 

 

 

24. 가장 유명한 작품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수년 간 모두 합해 2,000권 정도가 팔렸을 뿐이다. 만약 모디아노가 수상자로 선정되지 않았다면 모디아노는 영영 미국 독자들에게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다. -288쪽

 

 

 

 

 

 

 

 

 

 

 

중간 중간 아주 짧게 언급한 몇몇 책들은 생략했다. 그래도...바벨의 도서관 같은 책이다..

포스팅을 하다 중간에 삭제 버튼의 유혹이..까마득한게 겨우 끝났다.

 

"읽으면 읽을수록 읽을 책이 까마득히 많아지는 그 역설을 공감하길 바란다." 라는 김겨울 작가의 말이 심히 공감되는

주말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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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0-20 0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달달합니다 ~겨울서점님 대단하시네요! 울 쿠키님이 더 대단하십니다 스펙타클한 포스팅 잘 봤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욧!

북프리쿠키 2018-10-20 19:45   좋아요 1 | URL
ㅎㅎ 중간에 얼마나 포기하고 싶었던지요..
책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어떤 책을 좋아하고 읽는가..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욕망을 이렇게라도 충족하고 싶네요.
카알벨루치님도 주말 편안한 밤 되시고, 좋은 책, 신선한 포스팅 기대하겠습니다.^^;

서니데이 2018-10-20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읽을 수록 더 책은 많아지고, 읽는 속도는 늦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잘읽었습니다. 페이퍼에 책이 많아서 작성하는데 시간 많이 걸리셨을것 같아요.
북프리쿠키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북프리쿠키 2018-10-20 19:4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의 꾸준한 페이퍼..정말 존경스럽습니다..ㅎㅎ
조금만 길게 쓰면 어찌나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지..그 시간에 책을 읽을 걸...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별 것 아니지만 성취감으로 볼땐 읽는 것보다 쓰는 게 더 큰 것 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세상틈에 2018-10-20 0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쿠키님 결국 겨울님께 영업당하셨군요.^^ 괜시리 뿌듯.ㅎㅎ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북프리쿠키 2018-10-20 19:47   좋아요 0 | URL
ㅎㅎ 세상틈에님한테 영업당한 거라 봅니다..ㅋ
저야 김겨울님을 세상틈에님 통해서 유튜브에서 첨 뵜으니..
책임지세요..!! ㅋㅋㅋ

stella.K 2018-10-20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네요. 전 요즘 책 열심히 읽고
리뷰 쓰시는 분들 뵈면 제가 왜 책을 냈을까 싶을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훌륭하게 잘 쓰고 관리 잘하는 분이 많이 계신데.
거의 매일 이불킥을 하곤 하죠.
물론 멋모르고 했지 알았으면 못했겠죠.
독서 에세이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무도 기억 못하겠지만.ㅠ

북프리쿠키 2018-10-20 19:50   좋아요 2 | URL
아..텔라님 무슨 말씀을..ㅎㅎ
제가 얼마나 텔라님 노란 책..좋아하는데요..^^;
샤이독자님들의 힘.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ㅎㅎㅎ

카알벨루치 2018-10-20 19:53   좋아요 2 | URL
글쓰기는 계속 되어야죠 <네 멋대로 읽으라>란 제목처럼 사는 걸 몸소 보여주셔야 그게 진정한 작가 아니십니깡 ㅎㅎㅎ
 

세상틈에 . 이웃님이 좋아하는 북튜버 김겨울님의 첫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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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모임에서 각자 읽고 있는 책들입니다.
<시민의교양><이피게니에,스텔라><네루다의우편배달부>는 제가 회원님들께 책나눔한 것이구요.
작가별로는 오쿠다히데오, 콩도르세, 유시민,유홍준, ~양귀자님까지 다양하네요
나라별로 보자면 독일, 프랑스, 칠레, 일본, 한국까지
5개국의 작품이 읽히고 있는 휴일아침입니다.

제가 읽고 있는 책 <인간 정신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요>는 프랑스 혁명가에 민주주의자, 엘리트주의자, 공화주의자이면서 자유주의자, 노예폐지론자이며 페미니스트인 콩도르세의 주저입니다.
그리고 <공교육5론>도 같이 들어가 있습니다.

교육사상에 관한 탁월한 견해를 제시한 교육사상가이기도 한데요.
현재 대한민국의 공교육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가 추구한 인간이성에 대한 영원한 진보라는 견해가 어떤 비판을 받고 대립했는지, 이후 콩트로 계승되어 현재에도 빛을 빌하는 유효점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순진한 낙관론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프랑스 혁명이후 루이16세의 처형에 반대하며 로베스피에로와 대립하다 체포되어 아편자살로 생을 마감하는데요.
당시 가장 진보적인 사상가이면서도 온건파인 지롱드파에 몸을 담아 설파한 그의 사상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간건지 살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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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10-14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피게니에!!! 와 제가 좋아하는 책입니다. ㅎㅎ 우와 여전히 책 많이 읽으십니다. 저도 분발해야겠어요^^

북프리쿠키 2018-10-14 19:56   좋아요 0 | URL
와~ 이 책 정작 못 읽어봤다는 ㅎ 요정님 좋아하시면 저한테도 괜찮을듯 싶어요 조만간 읽어야겠습니다. 분발하심 저 가랑이 찢어집니다ㅋ

서니데이 2018-10-14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금요일의 독서모임이라고 생각했는데, 휴일 아침이라고 하시니 어제 또는 오늘 아침의 모임이었겠네요.
서로 다른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모임도 좋을 것 같아요.
북프리쿠키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북프리쿠키 2018-10-14 19:54   좋아요 1 | URL
아~독서토론모임은 못나간지 좀 되었구요. 이 모임은 직장내 모임이예요^^
관심가져주셔서 항상 고맙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카알벨루치 2018-10-14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묵독모임인가요?

북프리쿠키 2018-10-14 19:53   좋아요 1 | URL
네 ~ X자 표시한 마스크라도 끼고 할까합니다.ㅎㅎ

카알벨루치 2018-10-14 22:02   좋아요 2 | URL
쿠키 들고 계세요 알아보게 ㅋㅋ^^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번 작품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을 다룬 자전적 소설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입니다.

1940년생으로 갈리마르 총선에 편입된 작가로는 최초의 생존작가이구요.
2003년에는 그녀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
이 제정될 만큼 영향력 있는 작가입니다.
물론 전 첨 듣지만요.
(때론 전혀 알지 못하는 작가의 책이 설렐때가 있죠)


책을 펼치자마자 자연스럽게......몰입을!!


˝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 보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쾌락의 행위와 몸짓이 더해지는 만큼 우리는 서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욕망이라는 자산을 서서히 탕진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강렬함속에서 얻은 것은 시간의 질서 속에 사라져갔다˝-17쪽



˝마지막으로 만난 날짜에서 멀어질수록 고통과 불안은 점점 커졌다.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면 시험에 떨어진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게 되듯이, 그의 전화를 받지 못한 채로 여러 날이 지나면 그 사람이 나를 떠난 게 틀림없다고 단정 짓곤 했다.-18쪽





발췌한 위의 두 단락을 읽으니 불안한 사랑을 하는 남녀들의 심리와 처지를 이렇게나 공감가도록 쓰다니. ~글을 참 잘 쓰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첫인상이 좋습니다.


˝ 부모와 자식은 육체적으로 너무나 가까우면서도 완벽하게 금지되어 있어서, 서로의 성적 본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무척 불편한 사이이기 때문이다.˝-22쪽


자녀들은 이혼했거나 별거중인 어머니가 연애하는 것에 가차없이 비난하는 심리적 근원에 대해 쓴 문장도 참 좋으네요.



˝ 그 사람의 질투는 나에 대한 사랑의 유일한 증거라는 생각에, 나는 그 사람이 하는 말 중에서 질투의 증거로 생각되는 것은 탐욕스럽게 기억해두려고 노력했다˝-29쪽

이런 문장은 알랭드보통의 향기가 나네요.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됩니다.
해설을 제외하면 67페이지밖에 안되니 가볍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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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4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4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4 1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10-16 1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줄리언 반스 <연애의 기억>에서 읽고 느낀 게 많이 오버랩되는 소설이군요. 저도 에르노 소설은 한 번도 안 읽어 봤는데 이 책도 읽어봐야 겠어요^^

북프리쿠키 2018-10-20 19:51   좋아요 1 | URL
아..장바구니 넣어뒀습니다. 줄리언 반스 꼭 만나볼께요..ㅎ
추천감사드립니다 아갈마님.
주말 편안히 보내세요..^^;

AgalmA 2018-10-27 11:42   좋아요 1 | URL
이번에 아니 에르노가 연인과의 사생활을 담은 사진 에세이를 내서 그것도 읽어보고 싶더군요^^

북프리쿠키 2018-10-27 11:50   좋아요 1 | URL
와 ~ 사랑후에 어질러진 풍경의 상을 담고 싶다는 책이네요 므흣합니다.ㅎㅎ 장바구니 담아둘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