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힘들게 얻어낸 결론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철폐는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을 드러내는 일과 직접 맞물려 있다‘는 것이라면, 그리고 한 시대의 정점에 오르는 성취가 아니라 그 시대의 아픔에 얼마만큼 다가서고 있는가 하는 것이 그의 생애를 읽는 기준이 된다면 당신은 이곳 지월리에도 와야합니다. -37쪽


난설헌 허초희의 무덤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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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11-06 1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약 신영복 선생님이 지금도 살아계셨다면, 여성 차별과 억압 문제에 대해서 한 목소리를 냈을 것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11-11 09: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교수님이 돌아가신 게 안타깝지만. 20년의 감옥생활이 무의미하지 않게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가신 점이 다행스럽네요.
여성 차별은 남성과 여성을 가르지 않는
하나의 ‘인간‘에 대한 차별로 말씀주신 점이 늘 기억에 남습니다.
SI루스 박사님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댓글 감사드립니다.^^:
 

적당한 공복감이 들때 난 기분이 좋다.

그때 커피 한잔을 마시면 딱이다.

차분하고 명료해지는 느낌, 조금은 가라앉지만 들뜸에서는 느낄수 없는 잔잔한 허무의 쾌감.

 

바로 이 맛에

내 책장에 하루키의 책은

치워도 치워도 끊임없이 쌓이는 눈처럼

팔아도 팔아도 또 끊임없이 쌓인다.

 

파스텔처럼 강렬한 색채가 없는 그의 문장이 좋다.

그도, 나도,

나이가 들어도 서로에게 변함없다.

배고파지기 전에 맞는 짧은 공복감을 오랫동안 유지해주는 그의 글은 여전히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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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1897~1962)

 

아버지는 매독 환자에 맹인, 어머니는 우울증을 동반한 정신착란.

극도로 불안한 가정환경을 혐오하며 성장한 그는 초현실주의 작가들과 어울리며,

밤새워 술마시고 노름에 빠지고 매음굴과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며 저술활동을 펼쳐 나갔다.

당대의 지성인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문학사가들에 의해 '저주의 작가'로 불릴 정도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누구보다도 신성모독적인 저술을 많이 남긴 이단적 지식인이자 일생 동안 무신록적 입장에서

인간의 절대성을 탐구했다.

 

"나는 이 저서에서, 기독교의 충동과 에로티즘의 충동이 상당한 동일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 7쪽

 

에로티시즘 논의에서 빠짐없이 언급되고 있는 사상가로 '위반의 원리'라는 독특한 시각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그는 우리로 하여금 통념을 버리고 새로운 사고를 하도록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 

 

기존의 통념을 무너뜨리고자 했던 그의 에로티즘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에로티즘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덧.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

'죽음은 삶의 대극(對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속에 잠재해 있는 것이다.'

라는 문장이 문득 떠오릅니다.

하루키도 이 책을 읽었을까요?

 

어떤 에로 행위든 에로 행위는 폐쇄적 존재로서의 구조를 갖는 정상적 상태의 상대방을 파괴함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19쪽

사드 후작은 그의 소설에서 에로티즘의 흥분의 절정은 살해 행위에 있다고 말했는데 그 말은 다른 뜻을 가진 말이 아니다. 내가 이미 충동에 대해서 어느 정도 설명했듯이 충동을 극단까지 몰아가면 그것은 죽음과 그리 멀지 않다는 말이다. 정상적 삶으로부터 욕망으로의 이행 과정에는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유혹이 있다. 에로티즘에서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은 안정된 형태의 와해, 다시 말해 현재의 우리, 뚜렸한 개인들의 불연속적 질서 그리고 그것을 떠받쳐 주는 일정한 사회적 삶의 형태들의 와해이다.-20쪽

열정에 수반되는 행복에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열정은 일단 동요와 혼란을 야기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행복한 열정조차도 아주 격렬한 무질서를 야기하기 때문에, 도한 거기에서 얻어지는 행복은 누리기에 너무 엄청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차라리 정 반대의 것, 즉 고통과 비교되곤 한다. 열정의 본질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불연속성 대신 엄청난 연속성을 들어서게 하는 데에 있다. 그러나 그 연속성은 도저히 도달할 수 없을 것처럼 여겨질 때, 그래서 그만큼 우리가 무능한 극도의 불안에 휩싸인 채 추구될 때, 역설적이게도 특히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늑한 느낌과 평온한 행복감은 그것에 앞선 오랫동안의 고통이 진정되었다는 말 외에 다른 말이 아니다.-21쪽

사랑하는 사람의 추구는 죽음을 끌어들인다. 사랑에 빠진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지 못할 경우 그 사람을 죽일 생각까지 하는 경우기 있다. 잃는 것보다는 차라리 죽이고 싶은 것이다. 또 다른 어떤 경우에는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이런 광적 열광에서 문제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얼핏 본 어떤 가능한 연속성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육체적 결합과 심정적 결합을 이루면 불연속적인 그들이 완전한 융합에 이르고, 그러면 그들이 연속성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열정은 그런 식으로 우리를 고통에 빠뜨린다.-22쪽

금기는 인간이 어느 곳에서든 볼 수 있지만, 선사 시대에 관한 한 명백한 아무런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죽은 사람을 매장하는 일은 흔적을 남겼다. 그러나 고대에도 과연 성을 구속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를 입증할 만한 명백한 물적 증거는 남아 있지 않다.-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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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 정신분열병, 콤플렉스, 집단무의식, 페르소나, 아니마, 아니무스,
그림자, 자기(self). 원형, 내향성, 외향성

융이 낳은, 혹은 기른 자식들~~

리비도에 대한 엇갈린 해석
(정신에너지 vs 성적충동)으로 프로이트와 결별하며 자신만의 정신분석을 창시한 스토리가
눈에 띄네요

입문용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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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노부나가 1 - 새로운 별의 탄생 편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요코야마 미쯔데루 극화, 이길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재미있네요.~

아래와 병행하면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요
제가 무지 좋아하는 시리즈입니다.
https://youtu.be/dH87nDtf3jo
(유튜브 - 토크멘터리 전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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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0-28 2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빨간펜은 거의 오다 집안 사람들인 모양이네요. 이름이 비슷비슷해서 보면서 외우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북프리쿠키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북프리쿠키 2018-10-29 13:51   좋아요 1 | URL
일본역사를 공부하며 당시의 조선과 비교하니 재미있네요.
셤 칠일이 없어 억지로 안 외워도 되니 좋습니다.ㅎㅎㅎㅎ
서니데이님도 한주 가뿐하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봄날의 언어 2018-10-28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트나 스케치북도 아니고, 화이트보드에! 따라해 보고 싶습니다. ^^;

북프리쿠키 2018-10-29 13:52   좋아요 0 | URL
이렇게 사진으로 남겨두고 책 읽으면, 중간중간 도움많이 되었어요.
화이트보드 큰걸로 사고 싶습니다 ㅎㅎㅎㅎ

카알벨루치 2018-10-28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역사쌤 필 납니다~

북프리쿠키 2018-10-29 13:54   좋아요 1 | URL
ㅎㅎ 더 늙기 전에 야학교사라도 하고 싶은 맘이 있습니다만,
체력과 시간이 으흐흐흐흐...
그 전에 제가 배울 게 너무 너무 많네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