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랑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1
윤이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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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장르도 있지만 얼마 전부터 읽을수록 재밌다는 생각이 드는 장르가 로맨스 소설이다. TV이도 잘 시청하지 않기에 그 흔한 로맨스 드라마에 빠지는 일이 극히 없는 내가 송송 커플의 팬이 되었을 정도로 한 드라마에 빠지기도 했고 그 이후 종종 읽게 된 책이 로맨스 소설이다. 판타지를 가미된 로맨스 소설 한 권을 만났다. '설랑' 제목만 들어도 몽환적인 느낌이 살짝 흐르는데 늑대인간이란 다소 흔한 테마지만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 가진 재미는 나름 좋았던 작품이다.


사랑이란 감정은 자신도 모르게 찾아든다. 2년 동안 12명의 연애상대를 꿈속에서 살해하는 작가 한서영... 보름달이 뜨는 밤에 꾸는 자연사 박물관과 연관된 악몽과도 같은 꿈을 꾸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서영의 이야기는 섬뜩하면서도 흥미롭다.  


자신이 가진 딜레마를 알고 있기에 더욱 타인을 향한 마음을 쉽게 가질 수 없게 되어버린 서영에게 한 사람이 다가온다. 서영은 더 이상의 글쓰기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나간 자리에 4명의 편집위원 중 한 명으로 나온 자신의 작품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최소은이 신경 쓰인다. 행정학 연구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최소은은 서영이 가진 다른 모습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서영에게 스며든다.


이성관계에 대한 설랑은 고정된 개념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만 본다면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사랑이야기다. 최소은이 서영 자신에게 특별한 작품에 대해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영은 소은을 향한 감정을 받아들이고 극복해간다. 


내가 원하는 달달한 판타지 로맨스 소설은 아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여자 늑대인간이 등장하는 이야기에 남녀가 아닌 여자들의 사랑이야기가 거북하지 않고 나름 즐겁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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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9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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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진 악은 원래 가지고 태어나는가? 아니면 자신을 둘러싼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인가? 이 두개가 합쳐진 복잡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것인지.... 스릴러, 미스터리 책을 읽을 때마다 간혹 들던 생각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요 네스뵈 작가의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 해리 홀레 시리즈의 끝, 정점이라고 불리는  '팬텀'을 읽었다. 경찰이 자신의 천직일수 밖에 없는 고독하고 슬픈 외로움으로 똘똘 뭉친 우수에 젖은 남자 해리 홀레는 스노우맨 사건으로 사랑하는 운명의 여자 라켈을 잃어버린다. 가장 가까운 친족.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 느끼는 사람으로 인해 정착하지 못하고 헤매던 얼굴의 절반이 흉터로 얼룩진 잘 빠진 리넨 슈트 차림의 남자 해리의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해리가 홍콩에서 다시 오슬로로 돌아오게 된다.


도둑놈으로 불리는 구스토 한센이란 열아홉 살의 소년이 죽는다. 범인으로 잡힌 인물은 라켈의 아들이며 해리가 자식처럼 여겼던 올레그다. 살인자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가 될 구스토의 손톱 밑 혈액 DNA 샘플이 훼손되고 사라지면서 올레그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작은 증거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죽은 청년 구스토는 신종 합성 마약밀매자로 활동하며 자신을 찾아온 양부모의 딸 이레네와 올레그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약사업과 복용자로 끌어들인다.


라켈을 위해, 자식 같은 올레그를 구하기 위해 해리는 구스토를 죽인 범인을 파헤치기 위해 그에게 적극적은 아니지만 도움을 주는 동료와 달리 해리가 다시 오슬로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불편하고 제거하고 싶어하는 인물도 있기에 해리의 수사는 늘 죽음이 가까이 존재한다.

 

스토리는 해리가 범인을 추적해가는 과정과 죽은 청년 구스토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구스토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의 마음속 어둠의 모습이 흥미로운데 그의 주변에, 그의 관계를 맺는 여성들의 모습이 화가난다. 섹시하고 아름다운 외모을 가진 사람에 대한 흑심은 가질 수 있다. 그것이 용인되는 관계인지, 권력을 향한 욕망을 가지고 이를 이용하며 맺는 관계 역시....


해리는 갈색 빛깔의 감자가루 같은 마약이 항공기을 운행하는 남자와 연관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내면서 마약을 다루는 사람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인 동물이다. 합성 신종 마약 바이올린으로 오슬로를 지배하려는 사람들... 부와 권력을 향한 그들이 어두운 얼굴은 타인에 대한 배려는 존재하지 않는다.


타고난 형사 해리 홀레... 범인을 밝히기 위해 오슬로를 다니는 그의 모습은 영화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는 한 마리 늑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매력적이다. 평생을 단 한 명의 배우자만을 얻는다는 늑대처럼 라켈은 그의 영혼의 반려다. 그녀와 그녀의 아들 올레그.... 해리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그의 마지막 선택이 그래서 더 안타까우면서도 헉 소리 날 만큼 매력적이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주인공 해리 홀레와 단숨에 빠져들게 만드는 스토리에 빠진 즐거운 시간이었다. 끝, 정점이란 말처럼 즐겁게 읽었기에 팬텀이 끝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 난 아직 해리 홀레를 더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에 해리 홀레의 다른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는 욕구를 가증시키시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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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머무는 밤
현동경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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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2018년이 시작된 지 이제 열흘도 되지 않았다. 새해를 시작하면 늘 새롭게 나를 다독이며 올해는 작년에 계획했던 일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해를 알차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며 용기를 다짐하게 된다. 유난히 작년 한 해는 몸과 마음이 버겁고 답답해서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이런저런 여건상 쉽지 않은 여행에 대한 열망을 새해가 시작되어도 엷어지지 않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현동경님의 여행에세이 대한 기억이 머무는 밤은 조근조근 담백하게 풀어놓은 여행이야기는 거창하게 풀어 놓지 않기에 더 끌리고 나도 이런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살다보면 기분 좋은 우연을 느끼는 날보다 콩나물시루에 시달리며 직장에 출근하고 하루를 시작하며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며 짜증 섞인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를 더 자주 접하게 된다. 로또 같은 행운이 삶에 찾아오는 경우는 아주 희박하지만 기분 좋은 설렘으로 시작하는 하루가 햇살처럼 반짝반짝 빛나며 즐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이런 날이 주는 기분 좋은 행복을 느끼는 소박한 즐거움이 떠오른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런 즐거움이 나에게 전염되는 듯 다가온다.

 

 

여행은 나를 낯선 공간과 시간 속에서 머물게 한다. 우리와 다른 문화권을 가진 다양한 것들을 접하는 즐거움도 크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여행은 결국 책에 풀어 놓은 이야기처럼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다. 내가 알지 못했던 사람과의 만남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면 여행이 가진 가장 큰 즐거움이 사라진다. 저자를 자꾸만 여행으로 이끌었던 요인은 결국 사람이라는 말에 적극 공감한다.

 

 

우리는 가끔 타인이 보이는 친절한 미소에 보상 없는 선행에 두려움을 느끼는 때가 많다. 우리나라도 아닌 낯선 여행지에서의 타인과의 만남은 그래서 더 긴장하고 한 꺼풀 색안경을 끼고 살피게 된다. 선진국이나 동경하던 나라가 아닌 우리보다 다소 낙후되었다고 느끼는 여행지는 더욱 그렇다. 인도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고 싶은 나라지만 우리에게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 역시 갖고 있는 나라다. 나의 첫 배낭여행이며 아들과의 첫 여행지가 인도였다. 처음이라 내가 느낀 두려움은 사실 컸다. 강력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에 아들과 함께했어도 긴장감을 누추지 못했던 기억이 제일 먼저 가지고 인도 여행을 시작했지만 내가 알지 못했던 나라와 사람에 가진 두려움은 현지에 도착해서 많이 상쇄되었다. 다른 외형을 가진 사람들이 보여주는 작은 호의와 미소에 푹푹 찌는 더위도 개똥, 소똥과 함께 지저분한 거리의 모습이 나쁘게만 느껴지지 않았던 인도.... 저자처럼 바라나시에서 연을 날리는 경험을 하지 못했지만 갠지스 강에서 목욕을 하거나 화장터에서 만난 사람들의 미소는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 있다.

 

 

밤새 내린 하얀 눈길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은 기분이 좋다. 나의 발자국 옆에 나란히 걷는 사람의 발자국이 있어도 괜찮다. 여행도 비슷하다. 답답하거나 힘들다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다고 느낄 때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고 나 역시도 그럴 때 여행을 생각한다. 자유를 느끼고 싶어 떠난 여행에서 우연처럼 타인을 만나고 그와 그들과 시간을 공유하는 일은 여행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드넓은 자유의 길에서 우연이란 숲에서 타인과의 시간이 너와 나가 아닌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일흔여섯 번째 밤의 여행이야기가 끝이 나는데 짧지만 여행이 가진 의미를 너무나 잘 표현한 말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멋지다. 나도 여행을 떠난다면 우연의 숲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가져보며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된다.


삶의 배경에서 자기 자신을 하나씩 빼내어 길 위에 온전히 홀로 서게 되는 여행은 꼭 뺄셈 같기도 한다. -----  그런데 왜인지 우리의 삶은 비워 내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       -p24-


누군가는 늙지 않는 피터팬을 동경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있는 그대로 늙어 가는 것을 존경한다는 가수 김진호 씨의 말에 깊게 공감한다. 그의 말대로 그 순간이었기에 가능한 것들은 그때에 존재하고 경험이 늘어 지금 이 순간 가능한 표현들이 지금의 글과 사진이 되는 것이기에 나는 이 변화가 싫지 않다.            -p86-


세상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많은 인파 속에서 왜 혼자 밥을 먹는지, 출근길 드라이가 잘 됐는지, 오늘 입은 옷이 내게 잘 어울리는지…. 우리의 방대한 걱정에 비해 세상은 내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누군가의 능력은 부러워하면서 내가 뭘 잘하는지는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타인의 일에는 함께 슬퍼하고 함께 분노하지만 정작 나를 위한 위로는 없다.------------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오지만 내일이 오면 오늘은 지나간다. 이렇게나 매정한 하루 속에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은 얼마큼이었는가. 어쩌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의 답은 스스로에 대한 관심과 위로일지도 모른다.                -p91, 93-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때때로 할 거라곤 생각하는 것이 전부일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내 생각은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앞으로 숱하게 만나게 될 밤의 풍경을 소위 '프로 불편러'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미 내 머릿속에는 '만든 것'과 '만들어지는 것'의 차이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 들어섰다. 단어 수만큼의 작은 차이가 결코 아님을 알기에 더욱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p147-


당장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불안해 하지 말자. 그저 아주 잠깐 빛이 숨었을 뿐, 두 눈이 빛을 다시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으니 말이다.                 -p166-


두렵다면 여행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은 두렵기 마련이니까. 그러니까 어쩌면 내가 살아온 틀을 벗어나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라 낯선 것을 비롯한 두려움은 모두 여행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회사와 학교에 면접을 보러 가는 그 길의 두려움은 내 미래에 대한 여행인 것이고, 겪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은 삶의 성숙을 위한 셈이다.           -p197-


인생이란 기나 긴 마라톤을 달리는 것과 같기에 초반에 전력질주하며 가쁜숨을 뱉어내기도 버겁다. 바쁜 일상을 즐기는 사람보다 삶의 무게에 짓눌러 불만을 토로하기 쉬운 게 우리의 삶이다. 잠시 잠깐 인생이 힘들고 버겁다고 느껴질 때 자신만의 방식으로 몸과 마음을 잠시 쉬게 하는 것도 좋다. 나 같은 경우는 여행을 떠나 복잡하고 무겁게만 느껴지는 삶에도 잠시 비껴 있는 것이 좋다. 저자의 삼촌처럼 젊은 시절 여행을 떠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갖기 보다는 앞으로 조금씩 나를 위한 시간을 위해 여행을 좀 더 자주 떠나 볼 생각이다. 여행이 주는 즐거움, 행복은 그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경험이기에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 오늘의 시간을 공유하고 싶은 열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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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의 하루 한 장
정호승 지음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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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도 이제 한 손가락 밖에 남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는 시간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빨리 흘러간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새해가 시작될 때 가졌던 마음가짐과 달리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본래의 내 습성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를 볼 때 종종 화가 날 때가 있지만 금세 익숙하게 적어드는 나를 보게 된다. 변화를 꿈꾸지만 쉽게 변화지 않는 나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시인 정호승 님의 하루 한 장 '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는 누구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위로와 격려,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그리 길지 않은 글귀에는 잔잔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힘이 느껴진다. 교훈처럼 느껴지는 글도 있지만 내가 평소에 생각하고 느끼며 지냈던 문장들도 담겨져 있다.


1월 21일

저는 요즘 화가 날 때마다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 화난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다가 어느새 사라지고 맙니다.


이 글을 읽으며 몇 년 전의 나의 모습을 돌아본다. 한때나마 우울증 비슷한 증세를 느꼈던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그때 도서관과 서점을 찾으며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어느새 내 안에 자리 잡았던 불안, 허전함, 상실감 등과 같은 미묘한 감정들이 사르르 녹아드는 것을 느꼈었다. 정호승님도 책을 통해 화를 다스린다니 아름다운 함축적인 글을 쏟아내는 정호승님도 우리와 다름없음에 살짝 미소가 지어진다.


6월 3일

제 속엔 제가 원하지 않는 저 자신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많은 저 자신이 모두 저의 십자가입니다. '나'라는 십자가를 품에 꼭 안고 가야 하겠습니다.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이 든다. 나 자신 또한 현재의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섣부른 변화를 시도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나의 우유분단함에 짜증날 때도 있고, 남에게 비쳐지는 내 모습에 나를 끼어 맞추느라 버거울 때도 있다. 온전한 나의 마음을 느끼며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더 나은 나의 모습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현대인은 바쁘다. 허둥지둥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거란 생각이 든다. 차분히 하루의 시작과 끝을 정호승님의 따뜻하고 배려 깊은 글과 함께라면 내년 한 해는 올해보다 따뜻할 것이다. 두세 번 반복해서 읽으며 글이 주는 힘을 좀 더 느끼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 한 장의 글이다. 평소에 마음을 나누고 싶은 지인이나 친구에게 정호승님의 하루 한 장 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는 선물로서의 가치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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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
이우일 지음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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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이 하고 싶은 곳,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가고 머물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거의 없다. '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는 여행하는 만화가 이우일 님의 여행이야기를 담은 글이다.


퐅랜... 미서부의 오리건 주의 작은 도시 포틀랜드의 이름으로 도시를 좋아한다고 밝힌 이우일 님의 가족들이 이곳에서 머문 시간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미국의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퐅랜은 타투의 성지이며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된 자전거의 도시, 매년 재즈 축제가 열리는 느리지만 선량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아담한 도시다.


나는 그저 내가 잘 모르는 찾고 있었다. 잘 모르는 도시. 그래서 내 삶을 새롭게 발견할 수밖에 없는 도시를.   -p11-


퐅랜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뉴욕, L. A, 라스베이거스 등과 확실히 다른 느낌을 주는 도시란 느낌이 들었다. 이 도시에서 저자의 가족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즐거움을 발견해나가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요즘 젊은이답게 타투에 관심 있어 하거나 정확하지 않았던 꿈을 발견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딸의 모습, 알뜰하고 절약 정신이 투철한 근면한 아내의 이야기,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을 받았지만 우리나라가 아니기에 딸이 관심 있어 하는 그림을 위해 딸과 함께 누드 크로키를 다니거나 오래된 물건에 대한 집착이 있는 나와 비슷하지만 다른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 나이 들었지만 동안의 모습을 가진 영리한 고양이 카프카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퐅랜이란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느리고 여유로운 도시와 닮은 사람들의 이야기 등이 인상 깊게 느껴진다.


책을 좋아하기에 책방에 대한 이야기는 더 관심이 간다. 커피의 한 종류의 이름을 탄 자신이 직접 책을 만들 수 있는 기계가 있다는 것도 딸의 책을 만들고 만든 책에 관심을 보여 파월 북스에서 직접 판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힐 정도로 개인지 만든 책에도 서점이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신기했으며 우리에게도 충격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둘러싼 이야기, 여름이 시작되면 다양하게 매일 열리는 페스티벌을 골라가는 재미가 있을 정도로 얼마나 많은 페스티벌이 있을까 궁금증도 생긴다.


친절은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 모두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친절해지고 밝아지는 건 전염되고 중독된다.      -p84-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고 한다. 허나 저자는 퐅랜에서 생활하면서 서울 연희동 집에 가는 것이 오히려 여행을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들뜨고 설렌다고 말한다. 그만큼 퐅랜이란 도시 자체에 그와 그의 가족이 집으로 느낄 만큼 정이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를 통해 퐅랜이 가진 여유로운 느림의 미학이 느껴지는 도시 퐅랜이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비를 좋아하는데 비가 많이 내리는 비의 도시 퐅랜... 미국으로 여행갈 기회가 된다면 퐅랜 한 번 들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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