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나 강의 다리 대산세계문학총서 39
이보 안드리치 지음, 김지향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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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25


"비록 종말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의 생명은 그 끝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영원에 가까웠다."


소설보다는 역사서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보스니아에 있는 '드리나 강의 다리'를 중심으로 이 다리가 지어지던 시기부터 파괴되는 시기까지 약 400여년간의 발칸반도 역사를 담고 있는 책이다. 긴 세월동안 많은 인간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많은 사건들이 일어났지만 드리나 강의 다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이를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어쩌면 그게 역사인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주인공은 드리나 강의 다리다.

[이렇듯 다리 곁에서 인간의 세대는 반복되었지만 다리는 그 위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성품이나 필요성들을 남겨놓은 온갖 흔적들을 마치 먼지처럼 털어버렸고 모든 것이 지난 후에도 변하지 않고 그리고 변할수도 없이 그냥 그렇게 남아 있었다.] P.135


[하지만 다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위대한 젊음을 지닌 채 인간이 만들어놓은 위대하고 선량한 것으로, 늙는다는 것과 변한다는 것을 모르는 채, 그리고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이 세상의 온갖 덧없는 운명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그대로 서 있었다.] P.319


Ps.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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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10-25 08: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리가 주인공이었군요! 소설 마니아이신 새파랑님의 취향은 아니었던것 같네요
두꺼운 편이던데 새파랑님 읽느라 수고하셨어요.^^*

새파랑 2022-10-25 09:08   좋아요 4 | URL
다리가 주인공인 작품은 처음이었습니다 ㅋ 언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지? 이러다가 그냥 책이 끝났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10-25 09: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역사서에 가까운 책이라서 호기심이...ㅎㅎㅎ

새파랑 2022-10-25 12:30   좋아요 3 | URL
요 책 거리의 화가님은 좋아하실거 같아요~!! 저는 역시 역사에 취약했습니다 ㅜㅜ

레삭매냐 2022-10-25 10: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다 좋다 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 못다 읽었네요.

아무래도 그 동네 역사에 대해
잘 몰라서가 아닐까 핑계를 대
봅니다 ㅋㅋ

새파랑 2022-10-25 12:31   좋아요 2 | URL
읽기 힘들지는 않던데 그렇게 흥미가 생기지는 않더라구요. 전 주인공이 사람인 작품을 좋아하나봅니다~!!

햇살과함께 2022-10-25 1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리가 주인공이라니~ 독특하네요.
저도 스토리가 있는 소설을 좋아해서 제 취향도 아닐 것 같네요 ㅎㅎㅎ

새파랑 2022-10-25 12:31   좋아요 2 | URL
그래도 노벨상 수상작이어서 읽다보면 좋은 문장도 많고 이야기가 광대합니다~!@

페넬로페 2022-10-25 18: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발칸반도의 역사도 워낙 복잡해 매번 어럽고 헷갈리잖아요.
그런 흐름의 키워드가 ‘드리나 강의 다리‘인거네요^^

새파랑 2022-10-26 07:08   좋아요 3 | URL
정직한제목 정직한내용 이었습니다~!! ㅋ 내용은 어렵지 않은데 다 읽고 나서 뭔가? 가 붙는 책이었습니다~!@

희선 2022-10-26 01: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니... 그렇군요 제목 자체가 바로 여기 담긴 거군요 그래도 드리나 강의 다리 멋지네요 거기에서 많은 사람을 지켜보다니...


희선

새파랑 2022-10-26 07:09   좋아요 2 | URL
제가 워낙 주인공이 있는 스토리를 중요시하다보니 소설을 좋아하고 이런 역사내용은 어렵더라구요 ㅋ 다리가 웅장합니다 ^^

coolcat329 2022-10-26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읽기 전에 읽으려고 <발칸의 역사>라는 책 사놨는데, 역시 역사적 배경이 중요한 작품인 거 같네요.
다리가 주인공인건 좋은데요, 이야기가 시작도 전에 끝난다니 ㅋㅋㅋㅋㅋ 아 그렇군요 😅

새파랑 2022-10-26 14:27   좋아요 1 | URL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시작했다 끝나고, 시작했다 끝나고 해서 전 흥미가 잘 안생기더라구요. 드리나 강의 다리만 계속 나옵니다 ㅋ

파이버 2022-10-26 1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아니라 ‘다리‘가 주인공이라니...서술 방법이 독특한 소설이네요~

새파랑 2022-10-26 14:28   좋아요 2 | URL
저도 이런 형식의 소설은 처음이었습니다 ^^ 그런데 위대한 작품이라는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프레이야 2022-10-27 2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발칸 여행가기 전 여행서 대신 이 작품 읽고 갔었어요 ㅎㅎ 드리나강의 다리는 일정상 못 가보고 강 지류만 보고 지나갔어요.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새로 읽어야할 듯요.

새파랑 2022-10-27 23:04   좋아요 1 | URL
발칸도 가보셨군요 ^^ 완전 부럽습니다~!! <드리나강의 다리 > 언젠가는 다시 읽어봐야 겠습니다. 왠지 요렇게 짧은 리뷰를 남기기에는 아쉽네요 ㅎㅎ

그레이스 2022-10-27 2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장면에 끔찍했던 기억이 나요 ㅠ

새파랑 2022-10-27 23:06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랬습니다 ㅜㅜ 그런데 다리를 짓는 과정의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더라구요 ㅋ

Falstaff 2022-10-29 1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 소설 좋아하는데.... 뭐라 드릴 말씀이 읎습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10-29 19:47   좋아요 2 | URL
앗 ㅋ 저는 지식이 짧아서 그런지 주인공이 없는 이야기에 재미를 잘 못느꼈습니다 😅

Falstaff 2022-10-29 20:00   좋아요 2 | URL
천만의 말씀을요. 그깟 소설 하나 읽기에 지식이 뭔 말씀입니까.
저도 <파우스트>를 제일 재미없는 작품으로 꼽는 인간인 것을요. 새파랑 님의 감상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의견을 지지합니다. ^^

새파랑 2022-10-29 20:0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최근에 읽은 책들이 공교롭게도 다 어렵네요 ㅋ

mini74 2022-10-3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골드문트님 글에서 읽은 기억납니다. 다리가 주인공이라니 궁금합니다 ~
 


N22124

여자!
그것은 내가 태어난 그날부터 오늘까지
나를 부단히 이끌어온,
아니, 아마도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나를 이끌어줄 유일한 빛.
암흑 속에 떠다니는 배를 비춰주는
유일한 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을 많이 읽은건 아니지만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그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평범하지 않고, 성에 대한 집착이 크며, 다소 변태직이고 가학적이다. 그럼에도 거부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문장들이 참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주받은 재능이라고 해야 할까?



이 책에는 <만>과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두 중편이 실려 있는데, 개인적으론 내가 지금까지 읽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 두 작품 모두 세손가락안에 들어간다.



<만>은 네 남녀의 엽기적인 애정행각과 서로 속고 속이면서 꼬여있는 인긴관계를 그리고 있는데, 그의 다른 작품인 <소년>,  <치인의 사랑>,  <열쇠>랑 분위기가 비슷하다.





반면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는 권력자에게 젊은 아내를 빼앗긴 한 노인의 사무치는 그리움과, 그 노인과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시게모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슌킨이야기>랑 비슷하다. 그런데 <슌킨이야기>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다. 



<시게모토>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시게모토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잊기 위해 부정관을 행하는 장면이었다.

[시게모토의 일기에 의하면, 그의 아버지 늙은 대납언도 역시 그렇게 부정관을 닦으려 했던 것이다. 이 대납언의 경우는, 잃어버렸던 한마리 학(鶴)이 언제까지나 눈앞에서 사라지지를 않아, 애타는 생각을 참지 못하고 환상으로부터 벗어나려고 그야말로 전력을 다해 노력했음이 확실하다. 그날 밤 시게모토의 아버지는 그렇게 친자식을 상대로, 부정관의 수행법부터 시작해 자기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자기를 저버린 그분을 향한 원망과 뜨거운 그리움, 정념에서 벗어나고 싶다, 마음속 깊이 각인된 그이의 미모를 심장 속에서 몽땅 씻어내어 애달픈 괴로움에서 풀려나고 싶다, 이런 자신이 미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어쨌든 지금 그 때문에 수행을 하는 것이다, 하고털어놓았다.]  P.307



부정관이란 불교용어로 ‘시체가 부패하는 과정이나 신체의 부정함을 관찰하여 몸에 대한 애착이나 감각적 욕망 등을 끊는 수행법‘이라고 하는데, 시게모토의 아버지는 자신을 떠난(시게모토 아버지가 반강제제으로 어쩔수 없이 보낸거긴 했지만) 아내를 잊을 수 없었다. 모든 생활이 정지해 버린다. 결국 어떻게든 그녀를 잊기 위해 시체를 찾아다니면서 이 부정관을 행한다. 도대체 아내를 얼마나 잊고 싶었기에, 얼마나 잊을 수 없었기에, 얼마나 그리웠기에 그랬던 걸까? 장면들이 다소 섬뜩하게 그려져 있지만 왠지 모를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또한 시게모토가 40년만에 한밤 중 깊은 산속에서  어머니를 만나는 장면에 대한 묘사는 정말 예술이었다. 이런게 바로 재회라는 걸까?

[시게모토는 다시 한 번 불렀다. 그는 맨땅 위에 꿇어앉아, 아래에서 어머니를 올려다보며 그녀의 무릎에 온몸을 내맡기듯 기댔다. 하얀 모자 속에 파묻힌 어머니의 얼굴은, 꽃무더기를 뚫고 내리비치는 달빛을 받아 뿌옇게 보였지만 여전히 귀엽고 자그마했으며 마치 원광(圓光)을 뒤에 달고 있는 듯했다. 40년 전의 어느 봄날, 휘장 그늘 속에서 그 품에 안겼을 적의 기억이 금세 영롱하게 되살아나고, 한순간에 시게모토는 예닐곱 살의 어린아이가 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어머니 손에 들린 황매화 가지를 거칠게 젖혀내면서 자신의 얼굴을 어머니 얼굴 쪽으로 더욱더 디밀었다. 어머니의 검정 소매에 스민 향내가 문득 먼 옛날의 잔향(殘)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마치 응석이라도 부리듯 어머니 소매에 얼굴을 문지르면서 눈물을 마음껏 쏟아냈다.]  P.324



위에 쓴 인상적인 두장면은 작품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내용으로, 전반부에는 다소 엽기적인 장면도 있다. 특히 짝사랑 하는 여인인 ‘지쥬노기미‘가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자 그녀의 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그녀의 변기통을 훔치는 ‘헤이주‘의 이야기는 엽기 그 자체다. 그는 훔친 변기통에서 조차 향긋한 흑방향을 느낄 정도로 그녀에게 빠져있던 것이다. 그리고 냄새를 맡은 이후 엽기적인 행동을 행한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리뷰를 쓰기 위해서 밑줄도 긋고 했어야 했는데 정신없이 읽는다고 밑줄도 얼마 못그었다. 그만큼 좋았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을 처음 접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작품속에 변태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Ps 1.  리뷰가 좀 부실해서... 그동안 내가 읽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 평점을 매겨본다면,
(내가 대가의 작품에 점수를 매긴다는게 좀 그렇지만)


1. <만,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100점 : 완벽 완벽

2. <슌킨 이야기> 99점 : 완벽하나 분량이 아쉬움

3. <미친 사랑> 95점 : 읽는 재미 보장

4. <소년> 93점 : <문신>, <소년> 강추, 잔인, <작은 왕국>은 약간 아쉬움

5. <열쇠> 90점 : 내가 처음 읽은 준이치로의 작품. 그때는 엽기적이어서 별 네개를 줬는데,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읽으면 95점 이상 줄거 같다.

6. <요시노 구즈> 70점  :  일단 한자가 너무 많고 역사이야기가 초반에 지루하게 전개되어서 읽기 힘들다.



Ps 2.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별로 안읽은것 같다. 다음에는 그 유명한 <세설>을 읽어야 겠다. 이러다 또 1위가 바뀌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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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18 20: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게모토 이야기 저도 좋았어요 새파랑님. 특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고 쓰신 부분 ㅎㅎ 넘 웃깁니다 ㅋㅋ 세설이야기 스콧님이 재미있다고 추천하는 댓글 달아주셨는데, 그 당시 김영하작가님이 추천하면서 도서관 인기 도서로 등극 ㅠㅠ 그러다 잊었네요 ㅎㅎ

새파랑 2022-10-18 21:18   좋아요 3 | URL
전 <세설> 중고로 구해놓았습니다 ㅋ 아 리뷰 잘 써보고 싶었는데 야근한다고 해서 급하게 막 썼습니다. 리뷰를 써야 퇴근해서 다른책을 맘편하게 읽을수 있다는 ㅡㅡ

미미 2022-10-18 20: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팟케에서 듣고 <만>을 꼭 읽어야지 사두었는데 역시 새파랑님 별5개!! 그리고 100점ㅋㅋㅋ밑줄 못 그을 정도면 말 다했네요^^*

새파랑 2022-10-18 21:19   좋아요 3 | URL
<만>도 재미있고 좋은데, <시게모토>가 전 더 좋더라구요~!! 미미님 책장에 아마 이 책이 째려보고 있을겁니다 ㅋ

페넬로페 2022-10-18 2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을 아직 읽지 않은 사람으로서 새파랑님의 평점 순위, 참고 하겠습니다.
약간 섬뜩하면서도 아름다움이 있는 문장이 어떨지 기대되는데요^^

새파랑 2022-10-18 21:20   좋아요 3 | URL
이 책은 페넬로페님이 좋아하실거 같아요 ㅋ 다소 충격적인 장면만 잘 넘어간다면 아주 좋습니다~!!

파이버 2022-10-18 2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용은 새파랑님께서 써주신 것만으로도 충격인데 새파랑님께서 완벽x2 이라고 해주시니 궁금하네요~ 일본 탐미주의 소설들이 엽기적이지만 매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2-10-18 21:21   좋아요 3 | URL
아 엽기적인데 몰입이 되는 ㅋ 이런게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매력인가 봅니다. 읽으시면 재미는 있으실거 같아요 ^^ 다만 호불호갈릴 수 있습니다 ㅋ

coolcat329 2022-10-19 09: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변태적인 아름다움 ㅋㅋ 입문작품으로 이 책을 추천하시니 기억해 두겠습니다. 변기통하니 위화의 <형제>가 떠오르네요 ㅋ

새파랑 2022-10-19 12:30   좋아요 3 | URL
요새 책읽을 시간이 부족해서 우울했는데 이 책읽고 힘을 얻었습니다 ㅋ 딱 제취항 ㅋ 다른 변기통 이야기가 또 있나보군요 ㅎㅎ

희선 2022-10-20 0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니자키 준이치로 책 많이 보셨네요 저는 한권도 못 봤는데... 지금까지 본 책에서 이 책이 가장 좋으셨군요 다음에 《세설》을 보시면 그게 1위가 되는 건 아닐지... 그건 좀 길어서 좋을 듯하네요


희선

새파랑 2022-10-20 07:15   좋아요 2 | URL
일본문학 전문가이신 희선님이 한권도 안보셨다니 놀랍습니다 ^^

페크pek0501 2022-10-23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만, 시게모토~ 를 읽었어요. 빨려 들어가는 이야기의 저자라 생각해요.

새파랑 2022-10-25 06:58   좋아요 0 | URL
페크님도 읽으셨군요~!! 이 책 완전 좋았습니다 ^^ 전 요런 재미있고 잘읽히는 작품이 좋더라구요~!!
 

N22123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걸까? 어째서 <날 좀 봐 내 말좀 들어봐> 하고 외치는 걸까? 왜 사람들은 가만히 못 있지? 어째서 모든 것을 말하고 싶어서 안달일까?˝



이런게 영국식 사랑 이야기일까? 줄리언 반스의 여섯번째 작품이라고 하는 <내말 좀 들어봐>는 영국판 ‘잘못된 만남‘ 이다. 그 노래와 똑같다. 친한 친구에게 여자친구이자 곧 아내가 될 사람을 소개시켜 줬는데, 친구가 내 아내에게 반하고, 아내는 처음에는 못마땅했다가 결국 친구에게 빠져들게 되고, 그렇게 해서 나는 아내와 이혼하게 되고, 아내는 친구와 재혼한다는 이야기.



간략히 인물소개를 하자면...



스튜어트 : 은행원. 아주 많이 순박함. 올리버라는 친구에게 아내인 질리언을 뺏긴 남자. 이혼 후 잠을 못이룬다.

[그 당시 나는 그녀의 잘못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내 잘못이라고 느끼고 있다. 내가 그녀를 실망시켰다. 내가 나를 실망시켰다. 그녀가 도저히 떠날 수 없을 만큼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다. 내가 해주지 못한 게 그거다. 그래서 나는 실패했고, 그게 부끄럽다. 이에 비하면, 내 물건이 고장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거나 말거나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P.263




올리버 : 별다른 직업 없음. 매력적이지만 계산적인 남자. 하나밖에 없는 친한 친구인 스튜어트의 아내인 질리언을 꼬득여서 빼앗아간 남자.

[네가 이해해야하는 건, 스튜, 시장 기능이라는 거야. 이제 내가 그녀를 인수할 거야. 내 제안은 확대회의, 말하자면 위원회에서 수락될 거야. 너는 비상임 이사 - 달리 말해 친구가 될 테고. 하지만 어쨌든 대리 운전했던 차를 되돌려 줄 때가 된 거지.]  P.201




질리언 : 미술 복원가. 처음에는 냉철한 모습을 보이다가 어느순간 남편 스튜어트의 친구인 올리버와 바람이 나서 그와 이혼하고 올리버와 재혼한 여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게 어디에서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내 잘못은 아냐. 하지만 죄책감이 들어, 어느 모로 보나 내 잘못은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죄책감이 들어.]  P.136





스튜어트는 아내와 친구를 모두 잃게 되고, 처음에는 아내와 친구를 탓하지만, 결국은 이 모든게 자기 잘못이라고 자책하게 되고, 그럼에도 그들을 용서할 수 없는 스튜어트는 그들을 멀리서 스토킹하면서 그들을 스토킹한다. 과연 서로에게 상처를 줬던 그들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뻔한 스토리에 뻔한 불륜 삼각관계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뻔한 이야기도 뻔하지 않게 된다. 줄리언 반스는 특유의 언어유희와 상황조성을 통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 간다.



구성 또한 특이하다. 기존의 시점이 아닌, 각 장에서 세명의 주인공이 모두 자기만의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같은 상황을 경험하고도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해석한다. 이게 사람마다의 입장차라는 걸까? 그래서 제목이 Talking it over (내 말 좀 들어봐) 인가 보다. 사람의 생각은 결코 같을 수 없고, 모두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나 보다. 그래서 타인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한 걸지도...




ps 1. 안타깝게도 절판인 책인데, 나는 우주점에서 운좋게 구매했다. 구매보다는 빌려서 읽는걸 추천한다.


ps 2. 줄리언 반스 책도 야금야금 읽다보니 어느새 네권을 읽었다. 이제 <사랑, 그리고> 랑 <연애의 기억>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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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16 2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반즈 초기와 초중반 작품 좋아 합니다😊

새파랑 2022-10-16 23:06   좋아요 3 | URL
저번주에 우주점 가니까 이 책하고 <사링 그리고>가 나란히 중고로 있길래 일단 샀습니다. 절판책이어서 왠지 흥미가 생겼습니다 ㅋ

미미 2022-10-16 2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줄리언 반스의 소설이었군요?! ‘그 노래‘와 내용이 똑같더라도 재미있을것 같아요. 노래 나름의 강점이 있지만 거기서 다하지 못한 디테일한 감정묘사가 있을테니까요. 저도 찜^^*

새파랑 2022-10-17 06:25   좋아요 1 | URL
예전에 잠자냥님이 줄리언반스는 이 책하고 <사랑, 그리고> 재미있다고 하셔서 구매했습니다 ㅋ 연결되는 작품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사람 생각이 다 다르구나라는걸 느꼈습니다 ㅋ

희선 2022-10-17 0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줄리언 반스 책은 하나도 못 읽어봤는데, 이런 소설도 썼군요 아주 다른 친구도 있기는 할 텐데, 친구는 이성 취향이 비슷하다는 말도 있던데... 결혼했는데 빼앗고 빼앗기다니... 사람은 저마다 자기 처지에서 생각하죠 다른 사람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려고 하면 좋을 텐데, 그렇게 해도 알지 모를지...


희선

새파랑 2022-10-17 06:26   좋아요 1 | URL
이책 절판인데 중고로는 많이 있더라구요 ㅋ 싸게 잘사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영국 스타일의 사랑인가봐요 ㅋ

Falstaff 2022-10-17 06: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재밌지 않나요? 영국에서도 아주 특색있는 인간들일 겁니다. 그러니까 반즈의 소설 주인공으로 등장하겠지요.
9 1/2장 세계사, 플로베르의 앵무새... 두 작품은 이제쯤 고전으로 여겨도 될 텐데 말입니다.

새파랑 2022-10-17 06:29   좋아요 1 | URL
저도 세계사, 앵무새 읽으려고 했는데 새책같은 중고가 없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ㅋ 줄리언 반스 책중 가장 좋다는 책 두편을 아직 못읽었네요 ㅜㅜ

생각해보니 플로베르의 앵무새는 왠지 구입은 한거같은 느낌이 드네요 ㅋ 찾아봐야 겠습니다 ㅎㅎ

라로 2022-10-17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아주 좋아했어요. 그리고는 다른 책을 접할 시간이 없었는데 새파랑님의 글을 읽으니 그의 다른 책을 읽어야겠어요,, 말로만 좋아한다고 하지 말고,,^^;;

새파랑 2022-10-17 11:25   좋아요 0 | URL
저도 예감은 아주 좋게 읽었습니다 ㅋ 줄리언 반스 작품 읽으면 글을 아주 잘쓴다는게 느껴지더라구요 ^^ 일단 말을 해야 읽을수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ㅋ

거리의화가 2022-10-17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국판 잘못된만남이라니 느낌이 확 옵니다ㅋㅋㅋ 시대의소음은 저도 읽고 싶어서 담아만놨는데 항상 실행이 힘드네요^^; 중고가도 괜찮나봐요.

새파랑 2022-10-17 11:26   좋아요 1 | URL
영국식 만남은 좀 혼란스럽습니다 ㅋ 역시 사람은 착하기만 하면 안되는거 같습니다~!! 전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가 젤 좋았습니다~!!

바람돌이 2022-10-17 16: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뻔한 얘기를 뻔하지 않게 쓰는 작가야말로 위대한거죠. 줄리언 반스라면 그럴거 같다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저는 사실 뻔한 얘기를 뻔하지 않게 쓰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했거든요. ^^

새파랑 2022-10-17 17:38   좋아요 2 | URL
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결말 보고 깜놀했습니다 ㅋ 반스의 글쓰기는 장난아니더라구요~!!

페넬로페 2022-10-17 18: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줄리언 반스의 소설이군요.
내용은 약간 막장 스타일인데 뻔하지 않으면 재미있게 읽히겠어요.~~

새파랑 2022-10-20 22:08   좋아요 1 | URL
영국 스타일의 쿨한 막장입니다 ㅋ 저의 사고방식으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ㅎㅎ
재미는 확실히 있습니다~!!

coolcat329 2022-10-20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도 있습니다. ㅋㅋㅋㅋ 재밌다니 다행입니다. 얼마 전 앵무새 중고 샀는데 상태가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찾으시면 있을 거에요~

새파랑 2022-10-20 22:10   좋아요 0 | URL
역시 없는게 없는 쿨캣님의 책장은 알라딘 램프인가요? ^^ 앵무새는 찾았습니다~!!!
 
유리문 안에서 - 나쓰메 소세키 최후의 산문집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숙 옮김 / 문학의숲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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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22

˝나 또한 어쩌면 그런 사람들과 똑같은 기분으로 비교적 태연히 지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도 그럴 것이다. 죽을 때까지는 누구든 살아 있을 테니까.˝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리고 한번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죽음이 두렵기는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거라면 고민하면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것도 두려움을 줄여주는 방법일 수 있겠다. 어쩌면 현재의 삶이 소중한 건 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유리문 안에서>는 소세키의 잡문집이다. 이 작품은 <마음> 집필 이후 네번째 위궤양으로 인해 요양하던 시기에 쓰여졌는데, 소세키가 죽음을 예감해서 그랬던 걸까? 유난히 죽음에 대한 소세키의 글이 많다.

[저는 지금 제가 지니고 있는 이 아름다운 마음이 세월이라는 것 때문에 점점 바래 가는 게 두려워 견딜수가 없습니다. 이 기억이 다 사라져 버리고 그냥 멍하니 혼이 빠진 채 살아갈 미래를 상상하면, 그게 너무 고통스럽고 무서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에요.] P.29



내가 소세키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작품속에서만 유독 강하게 느껴지는 고독,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오는 쓸쓸함 때문이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죽음에 대한 체념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불유쾌함으로 가득 찬 인생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 나는 자신이 언젠가 반드시 도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죽음이라는 경지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죽음이라는 것을 삶보다는 더 편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어느 때는 그것을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지고한 상태라고 여길때조차 있다.] P.31



책속에서 소세키는 자신의 비참함을 글로 써달라고 찾아온 여인의 말을 들어주고, 그 여인을 배웅하면서 죽지 말고 살아달라고도 하지만, 그 다음장에서는 ‘죽음은 삶보다 고귀하다고 생각한다.‘ 라고 하기도 한다.

[그녀는 그 아름다운 추억을 보석처럼 소중히, 그리고 영원히 자기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아름다운 추억은 그녀를 죽음 이상으로 괴롭히는 처절한 상처 바로 그것이었다. 상반된 이 둘은 마치 종이의 안팎처럼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나는 그녀를 향해 모든 것을 치유해 주는 <세월>의 흐름을 좇아가라고 했다. 그녀는 만일 그렇게 한다면 이 소중한 기억은 점점 바래 갈 것이라고 탄식했다.] P.33



반면 어린시절 알고 지내던 사람들 중에 살아남아 있는 사람은 자신을 포함해서 몇명 안남았다는 것도 알게 되지만, 그렇다고 죽음을 당연히 받아들이지도, 기다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죽을때까지는 누구든 살아있는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나를 보고 ˝남이 죽는 건 당연한 듯한데 자신이 죽는다는 건 도저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전쟁에 나간 경험이 있는 어떤 남자에게 ˝그렇게 옆에서 대원이 하나둘 쓰러지는 걸 보면서도 자기만은 안 죽는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물었더니 그 사람은 ˝있고말고요. 아마 죽는 그 순간까지 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P.85



어떻게 보면 <유리문 안에서>에 실려있는 죽음에 대한 소세키의 생각들은 약간은 상반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점이 더 진실되게 느껴졌다. 만약 소세키가 일관적으로 ‘죽음은 고귀하다.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강하게만 썼다면 실망했겠지만, 소세키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서 더 인간적이었다. 우리도 그렇지 않는가?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다시 삶에 대한 강한 집착을 느끼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생각을 해본다. 삶이 얼마 안남았다고 느껴질때 다시 한번 꺼내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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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10-12 14: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죠. 소세키 글은 물론 책 자체도 뭔가 독특하니 마음에 들어요. 여러 번 읽게 되는 글인데 새파랑 님 말씀처럼 노년에 읽으면 또 어떨까 싶더라고요...

새파랑 2022-10-12 14:32   좋아요 2 | URL
소세키는 단편도 너무 좋습니다. 역시 소세키는 소세키~!! 이 책도 현암사 시리즈로 함께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10-12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죽음 앞에서 인간은 누구나 고뇌할텐데 역시 소세키는 그걸 잘 담아냈네요. 지금보다 시간이 좀 더 지났을 때 이 책을 읽는다면 더 좋겠다 싶습니다^^

새파랑 2022-10-12 15:18   좋아요 3 | URL
소세키의 글은 담밬하고 솔직해서 참 좋았습니다. 읽고나서 새책으로 안산걸 후회했습니다 ㅋ 지금 읽으셔도 좋으실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2-10-12 16: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자신이 죽음 직전까지 가 본 경험이 있기에 죽음에 대해 더 간절하게 생각해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되어요.
자신을 찾아 온 여인에게는 살라고 하는 것이 좋았어요.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이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 같아요^^^

새파랑 2022-10-12 17:42   좋아요 3 | URL
뭔가 인간적이어서 더 정감이 가는 소세키였습니다 ㅋ 역시 경험이 가장 큰 영감인거 같아요~!@

바람돌이 2022-10-12 22: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죽음에 대해서도 뭔가 대가다운 분위기가.....죽는 순간까지 나는 안 죽을거라고 생각한다는 말 인상적이네요. 이건 절대적인 믿음이라기보자 믿고싶지 않음이 믿지 않음으로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내년쯤에는 저도 소세키를 만나야겠어요.

새파랑 2022-10-13 08:43   좋아요 2 | URL
소세키의 담담함 아주 좋습니다. 왠지 쿨한 느낌도 나고 ㅋ 소세키 소설 읽으시기 전에 이 단편집 읽어도 좋을거 같아요~!!

그레이스 2022-10-12 22: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죽음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태도를 읽게 되죠?
저도 좋았습니다.

새파랑 2022-10-13 08:44   좋아요 3 | URL
소세키는 언제 어디서 읽어도 좋은거 같아요 ㅋ 이 책을 읽으니 <명암>이 미완성된게 더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ㅜㅜ

레삭매냐 2022-10-13 0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한한 존재이면서 무한을
꿈꾸는 우리 닝겡들에 대한
글이 아닌가 싶네요.

새파랑 2022-10-14 11:48   좋아요 0 | URL
뭔가 죽음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이야기여서 더 좋았습니다~!!

희선 2022-10-14 0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몸이 아파서 죽음을 많이 생각하던 때지만, 그 뒤에 소설을 쓰기도 했네요 끝까지 못 쓴 것도 있지만... 건강하게 더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 이런 생각해도 소용없군요


희선

새파랑 2022-10-14 11:49   좋아요 0 | URL
소세키 후기작들이 좀 쓸쓸한게 소세키의 건강 때문이란 생각도 듭니다 ㅎ 건강이 최고입니다~!!

scott 2022-11-09 15: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상 추카!
11월은 유리문 안이 아닌
밖, 독보적 챌린지 하귀 ^^

서니데이 2022-11-09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11-09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의상 축하드려요^^*
작품명도 그렇고 책의 표지도 내용에 맞게 잘 선정한 것 같습니다^^

이하라 2022-11-09 1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산뜻한 시간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2-11-09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새파랑님.^^

독서괭 2022-11-09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제가 읽은 유일한 소세키 입니다 ㅎㅎ

thkang1001 2022-11-09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bookholic 2022-11-09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나치지 않는 이달의 당선작, 좋아요~~^^
이번달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걷기도 열심히!! 읽기도 열심히!!

새파랑 2022-11-10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런 기쁜 일이 있었군요~!! 어제 정신이 없어서 북플을 못했습니다 ㅜㅜ 축하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

페넬로페 2022-11-10 1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소세키의 ‘유리문 안에서‘는 유달리 가을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2-11-11 07:07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도 축하드려요~!! 제가 요날 일이 많아서 축하도 못드렸네요 ㅜㅜ

당선작 축하날 보니 제가 3만보 넘게 걸었더라구요 ㅋ
 

N22121

˝우리는 각자 서로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와서 만났고, 서로를 알고 난 이후부터 우리 각자의 삶은 완전히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어. 우리는 아직도 우리 자신에 대해 불안해하는데, 모든 것이 너무 새로운 거야.˝



<성>은 카프카의 장편 삼부작인 <아메리카>, <소송>, <성> 중 마지막 장편으로, 미완성 작품이다. 그런데 전혀 미완성으로 느껴지지는 않고,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니 꿈에서 깨어난 느낌이 들었다. <성>은 4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인데, 읽는것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으나(읽는 재미가 있다...), 이와는 별개로 일단 이해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까만건 글자요, 하얀건 여백이었다는...



<성>은 베스트베스트(Westwest) 백작 영지로 토지 측량사인 주인공 K가 오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하는데, K도 난해하고, 등장인물들은 더 난해하다. (특히 두명의 조수는 무엇? 클람은 무엇?) 이야기도 등장인물의 대화도 뭔가 종잡을 수 없다. ‘성‘은 일반인은 결코 다다를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K는 성을 가고 싶어하지만 어느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K는 그저 성의 외곽에서만 머무른다. 그렇다고 막 걱정하지는 않는다.  과연 카프카는 <성>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걸까?

[성에서 온 신사분들은 잠을 아주 많이 자는데, 이해가 잘 안돼요. 하기야 그렇게 많이 자지 않는다면,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참아낼 수 있겠어요?]  P.60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카프카가 꾼 꿈의 변형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다. 이 책을 읽다보면 꿈속에 있는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회색 배경이 느껴지고, 해석할 수도 없고, 이해할수도 없는, 그래서 결말도 없는 꿈 같은 것 말이다. <성>에는 이러한 혼란스러운 꿈같은 이야기속에 카프카가 평소에 생각했던 관료에 대한 불신, 법에 대한 불신, 종교에 대한 불신 그리고 사람에 대한 불신을 은연중에 담고 있다. 정확하게 해석하기는 대단히 어렵지만...

[나는 물론 무지한 상태고, 그 사실은 어쩔 수 없으며 나로서는 무척 슬픈 일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장점이 될지도 모르죠. 무지한 사람은 대담해서 더욱 많은 것을 감행한다는 장점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나는 무지함과 또 그로 인해 빚어지는 불행한 결과들을 아직 힘이 남아있는 한은 참고 견딜 생각이오. .]  P.83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 이런게 명작이구나‘라는 느낌은 확실히 받았다. 명작으로 추앙받는 난해한 추상화를 본 것과 같은 기분? 강추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악몽을 꾸는 것과 같은 혼란(?)스러운 기분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만약에 우리가 바로 그날 밤에 다른 곳으로 이주했더라면, 지금우리는 어딘가에서 안전하게 있을 것이고, 항상 함께 지내면서, 언제든지 가까이 있는 당신 손을 잡을 수 있겠지. 나는 당신이 곁에 있어주길 얼마나 바랐는데, 당신을 알고부터 나는 당신이 곁에 없으면 정말 버림받은 심정이었어. 당신 곁에 있는 것, 내 말을 믿어줘, 그게 나의 유일한 꿈이야 다른 소원은 없어.˝] P.359



Ps 1. <성>에 비하면 <소송>은 순한맛이었다. 카프카 작품 중에 그나마 <변신>이 가장 이해하기 쉬웠다고 하면 좀 이상한건가?

Ps 2. 책 뒷부분에 있는 해설을 봐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해설을 봐도 어려운 책은 이 책이 처음인거 같다. 해설에도 이 책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Ps 3. 100자평으로 끝내려 했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200자평으로 써봤다.

Ps 4. 어려운 책이지만 왠지 모르게 애정이 간다.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와는 다르다~!!) 꼭 다시 읽어야겠다. 프란츠 카프카도 전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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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11 20: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도 명품으로 추앙합니다
카프카를 완독하신 새파랑님
이젠 케이파랑😊

새파랑 2022-10-11 22:24   좋아요 2 | URL
리뷰를 너무 못써서 부끄럽습니다 ㅋ 어려운 책은 리뷰쓰기도 어렵더라구요 ㅎㅎ
어려운데 흥미있는 책~!!

미미 2022-10-11 2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상하지 않습니다. <변신>은 책 많이 안읽는 제 친구도 참신하다며 바로 읽더라구요ㅋ <소송>이 순한 맛이라니😅
<성>은 아주 나중에 읽을래요ㅋㅋ

카프카의 난해함에도 애정을
느끼는 새파랑님 만세👍

새파랑 2022-10-11 22:26   좋아요 2 | URL
미미님이야 어려운 책도 뚝딱 읽으시니 이 책도 잘 읽으실거 같아요 ㅋ 변신은 줄거리라도 설명할 수 있는데 성은 줄거리가 있긴 한데 설명하기가 난해합니다 ㅎㅎ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햇살과함께 2022-10-11 21: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말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고요 ㅎㅎ 순한 맛으로 읽어야겠네요.

새파랑 2022-10-11 22:27   좋아요 2 | URL
이 기분은 아마 이 책을 한번 읽으면 뭔지 아실수 있을겁니다 ㅋ 그 낯설음이 묘하게 매력적이긴 합니다 ^^

페넬로페 2022-10-11 2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까만건 글자요, 하얀건 여백!
카프카의 성이 이해하기 엄청 어려운거군요.
그래도 좋고, 명작이라는 느낌~~
그 느낌 알 것 같아요^^

새파랑 2022-10-12 07:08   좋아요 1 | URL
전 이해력이 짧아서 그런시 많이 어려웠습니다. 암시가 가득한거 같은데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읽다보면 무슨 코메디 같은 느낌도 들고 😅

꼬마요정 2022-10-11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절반 정도 읽었어요. k는 끝까지 성에 못 가겠죠? 이상하게 저는 카프카를 읽으면 가슴이 아파요. 변신은 읽고 울었다니까요ㅜㅜ 제가 우는 이유를 알게 되면 뭔가 카프카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그냥 불쌍해 이러고만 있어요ㅜㅜ

새파랑 2022-10-12 07:09   좋아요 2 | URL
결국 끝까지 못가고 끝납니다 ㅋ 카프카 왠지 짠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정신적 고통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10-12 0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가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느낌이군요ㅠㅠ 새파랑님이 어려우시다니 저는 더할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이해못하는거 아닌지...ㅋㅋㅋ 변신만 읽은 것 같은데 소송부터 읽어봐야겠습니다^^;;;

새파랑 2022-10-12 14:22   좋아요 1 | URL
아 엄청 어렵습니다 ㅋ 미궁속을 걷는 기분이었어요. 소송도 어려운데 이건 더 어려웠습니다~!!

바람돌이 2022-10-12 2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득이한 사정 왔습니다. 늦게 와서 죄송해용
200자 아니고 1,500자입니다. 제가 또 세봤습니다. ㅎㅎ

악몽을 꾸는 것과 같은 혼란(?)스러운 기분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라니 읽지 말라는 소리 같아요. ㅎㅎ 카프카는 변신밖에 안 읽었고, 소송 읽으려고 사두었는, 이 책은 뭔가 모르겟는데 매력적인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읽어야겟군요. ^^
리뷰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

새파랑 2022-10-13 08:39   좋아요 2 | URL
ㅋ 너무 좋았거나 어려운 책은 리뷰 쓰기가 굉장히 어렵더라구요 ^^ 그걸 또 세셨군요 ㅋ <소송> 먼저 읽어보시고 괜찮으시면 그때 <성> 읽으시면 될거 같아요 ^^

그레이스 2022-10-12 2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카프카 전집 중 성이 기억이 안나요.
다른 몽환적 스토리들이랑 섞여버렸어요
다시 읽어봐야 할듯요

새파랑 2022-10-13 08:41   좋아요 1 | URL
꿈도 꾸고 나면 기억이 잘 안나듯이 <성>도 꿈이야기 같아서 잘 기억이 안나는 걸수도 있습니다~!!

전 곧 현대문학에서 나온 <카프카 단편선>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파이버 2022-10-12 2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학교때 도전해봤다가 금방 덮은 작품인데 새파랑님 리뷰를 읽으니 그 모호함도 매력처럼 느껴지네요ㅎㅎ 카프카 전작 응원합니다~!

새파랑 2022-10-13 08:42   좋아요 2 | URL
대학교때 벌써 도전하셨군요 ^^ 전 대학교때 뭘했나 모르겠습니다 ㅜㅜ 모호한 매력이 있는 카프카인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2-10-13 0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프카의 책들은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성>도 쟁여 두긴 했는데 -
읽을 책들이 너무 많네요.

새파랑 2022-10-14 11:5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카프카 책 정말 어려운거 같아요. 근데 <성>은 그냥 읽으면 재미 있습니다 ^^

희선 2022-10-14 0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 얇지 않군요 말만 들어본 성... 아니 카프카 소설은 다 못 봤네요 많은 사람이 봤다는 <변신>도... 카프카 평전만 읽어봤어요 아무것도 안 읽어본 건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한국 사람이 쓴 평전이에요


희선

새파랑 2022-10-14 11:52   좋아요 0 | URL
<성>은 성처럼 두꺼운 책입니다. 평전도 있군요 ㅋ <변신>은 나름 쉽게 읽힙니다 ㅋ 한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