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1
백동호 지음 / 밝은세상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영화로 유명했던 실미도. 영화 속에 다 드러나지 못했던 이야기가 바로 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이 책을 지은 작가의 이름과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 같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알기가 힘들다. 사실 전부가 사실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어둠의 세계. 책으로 경험하고 그저 짐작하고 추측하여 써낸 이야기가 아닌 저자가 직접 겪은 어둠의 세계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애인이자 제자인 염채은을 대도로 키운 이야기, 그리고 그로 인해 겪게 되는 복수의 굴레. 백동호의 삶은 정말 파란만장하였다. 범상치 않았던 그. 어렸을적에 심하게 받은 아동학대로 쌍둥이 형과 자신 모두 범죄자의 길을 겪고있음에 슬픔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의 이야기는 자전적인 소설 "대도"에서도 쓰여졌다 하였다. 이 책 실미도는 그가 만난 강인찬이라는 또다른 인물이 직접 겪은 실미도의 이야기이자, 우리가 영화에서 봤던 바로 그 내용을 담은 이야기를 강인찬이 백동호에게 이야기해주는 방식으로 서술이 된다. 그리고, 액자처럼 끼워진 그 실미도의 이야기 전후로 백동호와, 염채은, 강인찬의 삶이 펼쳐진다. 영화같으면서도 보통 사람들은 혀를 내두를 그들의 이야기가 말이다.

 

솔직한 말투, 욕설 그리고 많은 이야기들이 정말 그의 생생한 과거를 그대로 읽는듯 했다.

징역 속 전중이들은 대개가 문교부와는 친하지 않아서 편지를 쓰려면 변비 걸린 사람처럼 끙끙 용을 써도 한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한데 백동호는 펜을 잡기만 하면 거미 x구멍에서 거미줄 나오듯 한다고 해서 별명이 왕거미였다. 89p  

 

그래서 다른 이들의 상상 속의 글과 달리 걸러지지 않은 그의 걸쭉한 말투와 표현들에 생동감이 깃들여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읽으면서도 두려운건 사실이었다. 무엇보다도 실미도의 실상이..

그 적나라한 표현이 너무나도 두려웠다. 무섭고 치가 떨리는..잔인한 우리의 역사.

 

평범하게 태어난 다른 사람들이 평안한 삶을 보내고 있을때 그들은 동료가 잔인하게 죽음을 당하는 것을 목도해야했고, 짐승만도 못한 대접을 받아야했다. 영화 속에서도 그 울분을 참을 수 없었는데..책에서는..정도가 더 심하고 잔인했다. 아마 영화기에 표현할 수 있는 데 제한이 많았으리라.

 

공부하는 , 그리고 철저히 준비하는 대도였던 백동호. 그가 헤어졌던 쌍둥이 형 역시 무기수로 수감된 것을 알고..깊이 통감하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소설을 쓰고자 마음먹고, 노력하고 살아가려 하나 그와 관련되었던 과거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타나 백동호를 괴롭혔다. 그래도 꿋꿋이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글을 쓰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글속에서 무서운 그들의 삶, 그리고 잊혀지기엔 너무나 비극적인 부대 실미도의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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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바이러스 2010-05-12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 잘 봤습니다^^

러브캣 2010-05-17 23:40   좋아요 0 | URL
감사드립니다
 
그날은 정말 쇼비뇽 블랑같은 오후였어 - 연극보다 드라마틱하고 와인보다 향기로운 43가지 인생 레시피
신리 지음, 이희숙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오빠랑 유모차를 밀고 산책을 나갔다가 이야기를 했다.

"그날은 정말 쇼비뇽 블랑 같은 오후였어"를 읽었어.

"쇼비뇽 블랑이 뭔데?"

"와인이야."

"달콤한거?"

"아니, 드라이한 화이트와인. 저자가 싱그럽고 상큼하다는 의미로 한말이야.

에고.. 내가 책 읽고 보통은 그게 뭔지 기억 못하는데 이건 기억해 다행이다. 오빠가 물어봤을때 책 읽고 제목도 몰랐으면 어쩔뻔했어."

 

사실 난 와인에 대해 잘 모른다. 와인뿐 아니라 술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모른다. 맛도 모르고,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하지만, 어쩐지 와인은 일반 술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예전에 직장 동료였던 한분은 무척 와인을 좋아했다. 친구분과 둘이서 와인한병을 시키고, 키핑을 시키고 싶었지만 항상 다 먹고 오게 되었다고 이야길 했다. 그냥 분위기려니 하고서.. 난 와인을 시켜도 그 맛을 잘 음미할 줄 몰랐다. 특히나 달콤한 아이스와인이 아닌 일반 시금털털한 와인은 더더욱..

 

마치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듯한 나즈막한 목소리의 에세이.

그리고 너무나 예쁜 표지와 글에 어울리는 멋진 그림과 사진들.

읽고 있으면 마냥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책을 읽었다.

 

와인은 잘 모르지만, 인생은 알 것 같은 그런 느낌.

 

이름이 그 사람의 제목이잖아.

누군가를 만나면 그 사람의 이름을 먼저 읽는 거지.

처음 받은 대본의 제목을 읽는 것처럼.

그리고 그 사람을 겪어가면서

그의 삶을 내 마음이 읽어가는 거야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 작품을 몸에 담는 것처럼

70p

 

저자 신리는 미국에서 연극배우활동을 하던 분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서래마을에서 와인바 "맘마 키키"를 원경이란 분과 운영중이다. 따뜻한 부엌같은 주방에서 만드는 요리들. 연극의 뒷무대 같은 부엌에서 그들은 새로운 주연으로 활약을 하는 듯 하다.

오고 가는 손님들을 보며, 이야기하고 그들을 떠올리고, 책속에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었거든

다 알고 있는 말이어도....

진리는 하나라고 했잖아.

단지 자꾸 잊어버리기때문에.

누군가 옆에서 속삭여주는 거랬어.

그게 좋은 길동무라고..

81p

 

친구같은 아들, 알렉스의 엄마이자 편안한 선배같은 느낌의 카페 주인.

그 앞에서 사람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어릴 적 "쟤가 그애"라고 불리웠다는 이는 아버지가 60이 넘어 낳은 아들이었기에 어릴적에 꼬리표처럼 그렇게 불리웠다. 항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이름대신 수군거림을 들었던..

쟤가그애.. 그 말이 왜 그렇게 가슴아프게 느껴졌을까. 이름 대신 그렇게 불리울 수 있다는거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 분은 지금 60이 넘은 나이로 카페를 찾았다가 주인의 권유로 연극 무대에 실제로 서기도 하였다. 버스 운전사 역할로 말이다.

 

정말 조곤조곤한 느낌..

손님과 사장으로 만나는게 아니라 내 이웃, 내 친구를 찾아가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몇십커플이 탄생했고, 또 많은 이들이 결혼을 하였다.

카페에는 아마 사랑과 평안함이 흐르고 있나보다.

와인을 이야기하고, 음식을 이야기하고 그리고 인생을 이야기한다.

연극할때의 인생 그리고 카페에서 만난 인생들..

 

아늑한 느낌의 표지만큼 따뜻한 에세이.

신리의 그날은 정말 쇼비뇽 블랑같은 오후였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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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 12 - 지구 온난화를 막아라! 신기한 스쿨버스 12
조애너 콜 지음, 브루스 디건 그림, 이강환 옮김 / 비룡소 / 2010년 4월
구판절판


워싱턴 포스트지 논픽션상, 데이비드 맥코드 문학상을 수상하고, 만화영화로도 만들어져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신기한 스쿨버스. 한창 이 만화를 좋아할 또래의 아이가 내 주위에 없어서 직접 보지는 못했었는데, 워낙 인기가 많은 작품이어서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가 이제서야 이 책을 처음으로 만나보게 되었다.



11권까지 나와 있다가 이번에 3년만에 신간이 나왔다.


게다가 신기한 스쿨버스의 한국팬들이 알면 너무나 감동할 일이..

바로 12권에는 한국의 소년 준을 소개하며, 한국의 국기, 국화, 그리고 동물에 대해서도 소개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보며 세계속의 한국에 대해 자긍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한국 책에 한국이 중심이 되는건 당연하지만, 외국 전세계 어린이들이 읽을 책에 이렇게 한국이 서두부터 소개되는 책은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리즐 선생님은 정말 독특하다. 전학생 준에게 친구들이 알려줬지만,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독특한 옷차림만 봐도 잘 알 수가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아이들을 신기한 스쿨버스에 직접 태우고 살아있는 체험학습을 하러 떠난다.



아무도 이런 과학여행을 떠날 수는 없다.

프리즐 선생님 반 아이들만 떠날 수 있는 여행이다.

북극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정말 이렇게 다 녹아 있다니 충격이었다.

얼음으로 가득 찼던 북극이 더이상 아니었구나.


선생님의 스쿨버스는 단지 세계 곳곳만 누빌 수 있는게 아니었다. 신기한 현미경안경을 쓰면 놀라울 정도로 미세한 분자들까지도 살펴 볼 수 있다!

아이들은 매직아이같은 입체안경처럼 생긴 현미경 안경을 쓰고 미세한 세상까지 꼼꼼이 관찰하고 기록한다.



책에는 이렇게 선생님의 설명과 그림뿐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노트에 기록한 것까지 세세히 수록되어 있다.



우리 어린이들도 살펴 보며 같이 공부할 수 있게 말이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피해 모습과 그리고 실상을 알아보고..

주범이 사람들이라는 것까지 알아낸 아이들.

그리고, 하마 8마리분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반마리 분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함을 깨닫는다.



어떻게?

바로 이렇게~!

아이들은 노력하고 열심히 홍보한다.

그리고, 또다시 프리즐 선생님은 다음 편을 예고하는 놀라운 옷으로 갈아입는다.

녹색이 가득한 아래 위 옷을 입으시고, 녹색환경을 만듭시다 깃발을 휘날리며 자전거 바퀴를 돌리시는 것이다.



자! 준과 함께 떠나는 신기한 스쿨 버스에 우리도 한번 같이 올라타 봄이 어떨까?

공부가 아닌 과학이 즐거운 세상으로 준과 함께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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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소디 인 베를린
구효서 지음 / 뿔(웅진)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내가 평생 가닿고자했던 곳이 하나코였다는 사실을 못내 고백하는 것.
김상호, 겐타로의 유언에 등장하는 하나코. 그녀는 40년만에 소식을 들은 연인 김상호의 유언에 자신이 등장함을 알고.. 김상호의 족적을 찾아, 그리고 것이나 사람이 나닌 곳으로 표현된 그의 뜻을 찾아 김상호가 살다가 자살한..독일로 향했다. 재일한국인으로 태어나 독일에서 생을 마감한 김상호.
그는 불현듯 독일로 유학을 떠났고, 그곳에서 TNF라는 문서를 손에 넣어 갑자기 평양에 사본을 구하러 다녀왔다. 그리고 한국에 17년 구금되었다가 독일로 돌아와서 살다 자살하였다.
 
그의 삶과 죽음의 원인이 궁금해진..하나코. 하나코는 TNF라는 그 단서가 될 문서를 통역가 이근호에게 부탁을 하고, 그 문서 안에서 또다른 예술가 요한 힌터마이어의 삶이 펼쳐진다. 그렇게 이 책은 요한 힌터마이어와 김상호 두 사람의 이야기를 펼쳐내었다. 두 조선인 천재 음악가의 이야기를...
 
의지가 아니에요. 붙들리고 홀리는 거죠. 강제되는 거예요. 그것에 이끌릴때 겐타로는, 아니 토마스는 가엾게도 미끼를 따라가는 한낱 곤충이거나 담수어에 지나지 않아요. 자신도 알았어요. 고쳐지진 않았죠. 슬프잖아요. 92p
 
조국이라는 단어에 홀리는 겐타로. 하나코는 겐타로를 이렇게 표현했다. 랩소디 인 베를린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디아스포라의 이야기..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왔어. 끝없이. 해국 꽃잎과 이파리가 하염없이 나부꼈어. 네 셔츠와 스카프도 그랬어. 길에 들어서면서부터 길이 끝날때까지. 두 시간동안 멈추지 않았어. 우린 말없이 걸었어. 길고 먼 길을 걸었어. 온통 흔들리는 보라색과 연둣빛이었어. 네가 보였다 안보였다했어. 연둣빛 안구에 보라색 동공. 내 눈이 그렇게 물들었을거야. 들이쉬는 숨은 연둣빛이고 내쉬는 숨은 보라색이었어..
..사실은 섭리이길 바랬어...
...내가 널 좋아하게 됐다는 거..
하지만 내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이미 짙게 물들었다는 것...112.113p
 
보라색이 선연하게 아름다운, 그들의 사랑. 5P 3/10
색으로 표현한 겐타로의 먹먹한 사랑.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을 더욱 빛나고 애처롭게 만든 그 보라색이라는 빛깔. 내가 한때 좋아하던 색이었지만, 보라색이라는 색은 항상 슬픔을 동반하는 빛깔인것 같다.
 
자네의 것은 바깥에서 오는 거였어. 자네도 모를 바깥 어디에서. 하늘, 빛,구름, 바람 같은 곳으로부터. 나는 그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이미 내 안에 가득찬 것이 있었지. 처음을 잊었고,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라네... 자네는 한번도 배운 적이 없지. 자네에겐 바깥의 것이 거침없이 들어와 원시의 몸을 끓게 하고, 소용돌이치는 소리로 살아나게 한다네. 147p
 
천재를 알아보는 뛰어난 눈과 귀, 하지만, 본인은 절대 그 타고난 천재가 될 수 없었던 그냥 주변인일 수 밖에 없던 사람. 그래도 한낱 풀무꾼에 지나지 않았을 요한을 이름을 붙여주고, 음악을 펼치게 만들어준 또 하나의 주변인. 그로 인해 세상에 요한 힌터마이어가 알려지게 되고, 후세인들은 그의 음악을 기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정말 실제같은 그 이야기들로 나는 요한 힌터마이어가 실존인물인줄 착각하며 읽었다. 작가가 소설을 쓸 예술적 영감을 얻게 된 것은 바하로 인해서였다 한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 그로 인해 두 명의 천재 음악가가 재 탄생한것이다. 김상호와 요한 힌터마이어.
그리고, 그 둘의 핏빛 눈물나는 사랑..많이 닮고, 많이 슬픈 시대를 뛰어넘은 그들의 공통점.
머나먼 타국 땅 독일에 살고 있었으나 둘의 몸에 흘렀다는 조선의 뜨거운 피.
 
국적은 한국이지만, 토마스는 한국말 몰라요. 일본에서 살았고 독일에서 살았죠. 세상엔 그런 사람들 이 있어요. 살고 싶은 곳에서 살지 못하는 거죠. 떠도는 것도 아니면서 떠돌지 않는 것도 아니죠. 영원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음울한 운명을 불치의 통증처럼 안고 사는 사람들. 물론..그들 잘못은 아니죠.... 206.027p
 
하나코가 말한 불치의 통증..
소설을 다 읽고, 인상적인 구절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다가 끝 부분까지 다 읽고 나서야..아.. 이런 의미였구나 하고 다시금 되새겨졌던 그런 말들..
그저 조선을 그리워하고, 한국을 사랑했던 두 음악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 안에 스며있을 수 밖에 없었던 애절한 이야기들이..정말 놀랍게 펼쳐지는 랩소디 인 베를린.
 
하나코가 따라가는 김상호의 이야기 속에 요한의 삶이 숨어있고, 그리고 우리가 알고 싶지 않은 암울한 시대상들이 투영되어 있었다.
 
두껍고, 딱딱하고..어설픈 애국심을 호소하고..
책 소개글이 어쩐지 어렵게 느껴져 얼핏 잘못 추측할 수 있었던 이런 억측들은.. 책을 다 덮고 나면 눈녹듯이 사라져버린다.
이 책... 놓치면 정말 후회하게 될 책이라.. 감히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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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 상 (어린이 역사 만화)
스튜디오 청비 글.그림, 권비영 원작 / 다산어린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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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 덕혜옹주를 정말 감명깊게..아니 사실은 너무나 통탄해하며 읽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어린이를 위한 만화 덕혜옹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소설 덕혜옹주의 내용을 잘 전달한 멋진 만화였다.

 

사실 덕혜옹주를 읽기 전까지 덕혜옹주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었다. 교과서에서는 순종과 영친왕 등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될뿐,막내딸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기 때문이다. 소설 덕혜옹주를 읽으며 조선인, 그리고 대한민국 사람들에게조차 잊혀진 불운의 공주님에 대한 슬픈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만화로 다시 보니, 덕혜옹주 위로도 네 명의 공주가 더 있었으나 모두 1살 이전에 죽은 것으로 나와 있었다. 게다가 막내 덕혜옹주는 고종이 환갑이 되어 낳은 딸이었기에 더욱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소중하고 예쁜 딸이었다는 사실도 새로이 알았다.

 

고종의 딸에 대한 걱정과 사랑은 정말 눈물겹다. 소설을 읽으면서도 눈물을 흘렸는데..다시 만화를 봐도 그 슬픔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어여쁘고 귀여운 만화 그림이지만, 덕혜옹주의 눈가에는 항상 애잔함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 슬픔은 아버지, 어머니를 잃을 때마다 기절하고, 정신을 잃을 정도로 한 어린 여자아이의 마음을 갈갈이 찢어 놓았다. 망국의 공주로 태어난 설움은 고종의 독살에 그치지 않고, 일본으로 강제로 끌려가 일본인들의 멸시를 받으며 학교를 다니게 하고..황족도 아닌 일개 대마도 번주의 아들과 결혼해야 하는 치욕까지 겪게 하였다.

 

특히 학교에서의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은 독자인 또래 아이들이 보고 더욱 가슴 아팠을 장면 같았다.

우리나라 공주님이 일본 땅에서 이런 멸시를 받으며 사셨다는게 얼마나 속상하고 가슴아픈 일이었겠는가? 똑같은 어린아이인데도, 부모님의 사랑을 편하게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지금의 자기 모습과 공주라는 귀한 신분으로 태어났음에도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나 온갖 모진 일을 겪어야 했던 똑똑하지만 슬픈 공주의 모습을 비교하며, 어쩌면 지금의 상황에 더욱 충실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하는 계기가 될런지 모르겠다.

 

어른들의 심금을 울린 우리의 덕혜옹주 이야기.

이제는 아이들을 위한 만화, 그리고 동화가 나와 다시 한번 덕혜옹주를 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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