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과학과 미켈란젤로의 영혼 1 The Great Couples 5
김광우 지음 / 미술문화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자세한 도판과 설명은 감사하지만 이사벨라 데스테가 시집간 곳은 페라라가 아니고,본인도 나폴리왕의 딸이 아님, 곤차가에 시집갔음,그리고 바쿠스 도판의 설명에 오류있음.개정판이 나온 걸로 아는데 수정되어 나왔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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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님!”

시길은 초조한 얼굴로 공주의 주치의가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빨랐다. 모든 것이 너무 빨랐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죄송합니다. 노력했지만...”

“공주님은?”

시길이 실내복을 정장으로 갈아입으면서 그에게 물었다.

“공주님은...지금 상태가 위독하십니다. 지금 가셔서...좀...”

시길은 꼼꼼하게 커프스 단추를 채웠다.조금은 성가신 일이었지만 위치가 위치인만큼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의례대로 하다보면 조금 늦을지 모릅니다.”

시길은 그렇게 말한 후 자켓을 입고 공주의 방으로 걸어갔다. 뛰면서 안되는 것이 법도이다보니 그는 천천히 무게감있게 걷는 수 밖에 없었다. 급박한 상황인데도 지켜야하는 법칙이 있다는 것이 그를 옥죄였다,

“내가 왔습니다. 상태는...?”

침대에 누워있는 공주는 희미하게 웃었다.

“당신이 와서 괜찮아요.”

“...결국.”

“태어날 운명이 아니었겠죠.”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시길은 자신도 모르게 머리맡에 있는 물수건으로 그녀의 이마를 닦아주었다.

“어차피 당신의 아이가 아니었으니까요.”

공주의 말에 시길이 조용히 그녀의 손을 매만졌다. 손질이 잘 된 손톱도 아까 전 진통때문인지 금이 가 있었다.


“벌받나봐요.”

공주의 말에 시길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여보. 기운차려요. 다음 번에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테니까.”

“...죽을 거 같아요.”

뜬금없는 그녀의 말에 시길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

“요즘 의학기술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아요. 공주. 당신이 너무 마음이 약한 거니까...”

“그래도 당신을 남편으로 맞은 건 잘 한 일 같아요.”

공주가 고통으로 찌들린 얼굴을 조금씩 펴면서 그의 손을 만졌다.

“당신같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어요. 당신은 정말 선한 사람이에요.”

“......”

“오빠가...”

공주가 말을 이었다.

“내가 회복이 되면 당신과 날 다시 궁으로 부를 거에요.”

“?”

시길은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곧 비를 들일 모양이에요. 간택심사를 당신과 내가 봐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난 아무것도 모르는데...”

시길은 이제 긴장이 좀 풀렸는지 정장 베스트를 드러내었다. 공주는 이제 긴장과 공포가 좀 가라앉았는지 얼굴에 홍조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었다.

“하여간 알아두세요. 내가 잊을지도 몰라서 미리 이야기하는거에요.”

“...집사에게조차 안 알리신건...”

“극비에요. 방계로 왕정이 넘어간 이래 처음있는 간택이에요. 그러니 아무 에게나 알릴 수도 없는 거죠.”

“...여자가 보는 게 아니고?”

시길의 말에 그녀가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악녀같은 얼굴을 지어보였다. 지금은 그녀의 마음을 잘 아는 그라서 그것이 위악적인 표현이라는 걸 금방 알아보았다.

“당신들 뭔가 꾸미고 있군.”

시길은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쁜 버릇이에요. 미나 공주.”

“...당신도 조금 뼈가 아플지도 몰라요.”

그녀가 조용히 대꾸했다.

“왜냐하면 그 간택 심사 명단에 나다희가 올라가 있거든요.”

순간적으로 시길은 사랑하는 아내의 목을 조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난 당신의 그런 얼굴이 좋아요.”

공주가 천천히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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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빙, 설한, 미홍은 의견일치를 보지를 못했다. 미홍은 궁으로 가면 안 된다고 했고, 한빙은 궁에 가서 따져봐야한다 했다. 설한은 복잡한 얼굴로 결정을 내리기를 하지 못했다.

“어떡할테냐. 궁으로 가는 건 막지 않겠다만 권하지는 못하겠다. 모반으로 내명부에 소가 들어간 이상,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실제로 그런 거라면 아니라고 밝혀야하잖아요.”

한빙은 그렇게 대꾸했다.

“근데 왜 하필 내명부였을까요?”

복잡한 생각에 생각을 하던 설한이 말했다.

“응?”

미홍은 뜻밖의 말에  허를 찔린 표정을 지었다. 물론 미홍은 왜 그러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밝혀서는 안되는 비밀이었다.

“그러네? 듣고 보니...미홍. 어째서 내명부죠?”

외명부와 내명부.
세상을 다스리는 겉과 속.
외명부는 황제가 실무를 보는 실질 세상.
내명부는 황후가 다스리는 궁의 내부.
강호는 무림의 우두머리인 황제에 의해서 다스려지는 공간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적자생존의 싸움을 결말내는것은 최고수 황제에 의해서만 가능했다. 

“글쎄다...황제께서 워낙 바쁘셔서 그런 게 아닐까...”

“......”

의아한 표정으로 두 사촌남매가 그를 쳐다봤지만 그는 우물쭈물 말만 삼킬 뿐이었다. 황후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대는 한때 강호의 협객이었지. 내 목숨을 구해준 것도 그대의. 무공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었을 터...나는 그대를 사관에 올릴 때부터 그대에게 내 목숨을 넘기기로 했다네. 그대에게 한번 더 목숨을 빚지겠...-

그는 그 이후에 황후가 하는 말을 귀에서 지웠다. 다만 마지막 말은 지우지 못했다.

-이번에도 내 목숨을 한번 더 구해주게. 안거이의 자식 둘을 다 없애서...황제의 혈통은 내명부 내에만 있도록...-

안거이...
그는 한숨을 쉬었다. 금방이라도 보검의 용이 튀어나올 정도로 강한 힘을 검집에 주었지만 그는 칼을 빼지 않았다.

-그대가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대의 친우 거미를 풀겠네...그를 위해서라면 그대도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청주 드세요.”

그 셋이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 있을 때 객잔의 심부름꾼으로 있는 아가씨가 그들에게 잔을 주고 술을 따라주었다.
청주는 향기롭고 샘물같은 맛이 났다. 청아하면서도 독하고, 독하면서도 순했다.
아가씨는 살짝 살짝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는 등, 약간 불안한 거동이었다. 물론 설한과 미홍은 보았다.

“미홍...저 아가씨가...”

“알고 있다. 좀 있으면 저분이 먼저 말씀하실 것이야...”

“오래간만에 사관님이 오셔서 객잔이 빛이 나네요.”

그녀는 초승달같이 눈을 반쯤 감았다. 그리고 생긋. 마치 옥으로 만든 옥수수알을 보는 듯 했다.
금고리 하나 안 했지만 청초하게 빛나는 것이 그녀의 청춘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설한은 청주때문에 취했는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 한빙은 그가 왜 그러는지 자알 알고 있었다. 한빙은 뭉툭한 구두코로 설한의 정강이를 세게 걷어찼다.

“오부인. 남편께서 안 보이시는군요...요즘 힘든 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오부인?
그 말에 설한의 얼굴이 시시각각 흐려졌다.

“많이 몸이 안 좋아서요. 예전에는 요리도 곧잘 하시던 분이 방안에만 틀어박혀 계신답니다.”

“아, 그럼 이 환단을 좀 전해주시겠습니까? 전에 제게 부탁하셨던 것입니다.활인환단이라고 말씀드리면 아실 겁니다.”

미홍은 환단을 건네주면서 가볍게 오부인의 등의 점혈을 찍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약간 구부정했던 오부인의 어깨가 펴지면서 어릿어릿 보이던 멍이 옅어지는 것이 보였다.
설한은 하나라도 놓칠 수 없는 장면인 듯 그 장면을 유심히 보았다.그리고 오부인을 향한 설한의 눈은 소년이 부인을 보는 것이 아닌,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바라보는 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것은 무영검주가 한번 스치고 지나간 인연으로 바뀐 그의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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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에 검은 그림자가 휙휙휙 날았다.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
마치 새처럼 날아가는 모양이 얼핏 보면 박쥐를 닮았다.
소맷자락을 펄럭이며 날아가는 그 모습에 새들은 어쩌면 그들이 부러울지도 모른다.
서로에게 검을 휘두르지만 않는다면 그들은 어느 누구에게도 당하지 않는 강한 짐승이었다. 
그들은 지금 무영검주를 쫓고 있는 중이었다. 세속에 오래 드러나지 않던 무영검주가 세상에 나왔으니 그녀가 가지고 있는 무영검을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절반, 선대 무영검주를 죽여 승계받은 그녀의 자리를 또 빼앗을 마음이 절반...

무영검주는 바위에 앉았다. 가까이 좇아오는 자들은 멀리 유인해서 보내더라도, 나머지 후발대들은 어찌할 것인가?천명이 넘어가는 모양이니 한꺼번에 상대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자애롭거나 쉬운 여자가 아니었다.
무영검주는 오래된 협객들 중 하나였다. 협이 어떤 것인가 물으면 그녀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검 하나를 들어보일 뿐.

옛 시절의 동료들은 다 일찍 세상을 떠나거나 운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모든 검객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현명함. 그것은 그녀의 시대의 검객들은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감 하나를 믿고 힘들을 겨루었다.

“거기 검이 멋지구만.”

상대하기 어려운 자는 피한다. 그것이 그녀의 응대법이었다.

바로 오늘 같은 상대를 만난 날이 그러했다. 비는 추적추적 오는데 쫓아오는 자들은 계속인데다가 눈앞의 자는 넝마를 뒤집어썼지만 얼핏 보기에도 제법 재주 있어 보이는 자였다. 8개의 금속다리를 가지고 서 있으니 말이다.

“아, 그렇게들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모조품.”

그녀는 원래 말을 길게 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설녀에게 한 수 가르친 것도 그저 빙타편이 어떻게 생긴 건지 구경이나 해볼까 싶어서였다. 소문이 워낙 길게 나는 아이니 한번 확인해보고 싶은 것도 있었다.

“모조품이라고? 한번 보여주지 않겠나? 내가 이 나이 먹도록 보물만 감정했거든.”

말이야 그렇게 하지만 여차하면 빼앗을 것이라는 건 그녀도 이 자도 알고 있었다.

“싫다고 대답은 하지 않겠지만.”

그녀는 그에게 검을 던져주었다.
그는 그녀의 반대편 돌위에 앉아서 검을 감정했다.

“거짓말만 하는군.”

그는 그녀에게 검을 돌려주었다.

“검의 내력이 장난이 아닌데...”

“한번에 아시다니 대단하신...”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미줄이 날아왔다. 눈썰미 좋은 그녀는 그 거미줄이 옛 소문의 금강사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그녀의 검이 좋아도 금강석으로 만든 실을 상대하긴 힘들었다.
그녀는 검을 거두어들이고 얼른 머리 위의 나무 위로 올라갔다.

“역시 변함이 없군. 무영검주.”

“...설마하니 옛날 금강사를 썼었던 거미인가?죽은 줄 알았는데?”

“...그것 참.”

거미는 금강사를 거두어들였다.

“내 이름을 아는 자를 상대로는 약해진다는 말이지.”

“...무영검을 원하는 거라면  없다.”

그녀의 은근 딱딱한 어조에 거미가 대꾸했다.

“그렇게 무뚝뚝할 건 없지 않나.”

“거미를 상대로는 그렇게밖에 말을 못하지. 또 몇몇 협객의 목을 쳐서 궁에 보관하려고?”

“...딱딱하시긴. 예전에 부드럽게 굴었던 남자도 있었으면서. 내려와서 앉게.”

퐁 하고 거미가 자신의 몸을 두른 넝마에서 병을 하나 꺼냈다.

“한 잔 어떤가?”

“허튼 수작을 하면 무영검의 진맛을 보게 될게야. 무영검이 그냥 붙은 호칭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테니.”

“......”



그녀는 가볍게 나무 밑 바위로 뛰어내렸다.

“사실은 묻고 싶은 게 있어.”

“음?”

무영검주는 거미가 내미는 술병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빙타편의 행방을 아나?”

“......”

“찾으면 죽이게?”

그녀의 말에 그가 고개를 저었다.

“상대에 따라 다르지.”

“기억력이 없어진 것 같아서 내가 말하자면 그건 황제가 빙궁주에게 선물로 하사한 거야. 그거 하나 찾으려고 일부러 나올 필요는 없었다고. 아니, 사실 그건 핑계고 무영검을 찾으러 온 거 아냐?”

“...내가 일부러 ‘검의 숲’속에 걸어갈 거라 생각하나?”

검의 숲. 그곳은 무영검주가 거주하는 깊은 산골에 있는 그녀의 집이었다.
한때 진짜 무영검주가 그곳에서 검을 만들고, 검법을 수련하며 살았었다.
그는 어느날 금강사에 목이 졸린 채 발견되었고, 그녀는 그때부터 무영검주라 자칭하며 살았다.
무영검은 워낙 귀한 검이었기에 검의 숲 어딘가에 꽂아놓고 그녀는 그것보다는 못하지만 검 중에는 가장 강한 검인 월영검을 지니고 다녔다.

“하긴 그 다리로는 안되겠지. 다리가 그 사이에 6개나 늘었네. 다리 관절이 많이 아픈가?”

“검의 숲에서 많이 다쳐서 다리를 늘렸지...”

그녀는 자제하려고 애썼다. 옛 무영검주는 금강사에 목이 졸려 죽었다. 금강사를 쓸 수 있는 건 거미 뿐이고, 그녀는 언젠가 원수를 갚겠다고 맹세했다. 그래서 그를 만날 때까지 죽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를 언젠가는 만나리라고 생각했지만...아직도 그녀는 그가 만만치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흥, 그때의 원수가 눈앞에 있는데 한가롭게 빙타편 회수나 이야길 하다니.”

그녀는 솔직하게 본심을 드러냈다.

“...아, 걱정하지 않아. 네가 아무리 검법이 신묘하다한들, 내 금강사를 이겨낸 자는 없었으니...”

“그래?”

그녀는 내심 이빨을 갈면서 조용히 말했다.

“저 앞에 빙타편을 가진 자가 있으니, 그래도 1000명은 넘으니 조심해서 회수해. 다 끝나면 찾아줄테니.”


이이제이.적으로 적을 상대한다. 그녀는 거미가 아무리 강해도 3일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다 죽일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쳤을 때 거미의 목을 친다. 그것이 그녀의 계획이었다. 거미라고 해서 목이 철갑일리는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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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랑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시길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에게는 성안시라는 곳이 배당되었다. 성안 백작 민시길.

“어서 나가시죠. 백작님.”

“아,네.”

주례의 재촉을 받고 그는 대기실에서 실내로 향했다. 실내는 바깥의 찬란한 햇살이 비쳐 눈부셨다.
그는 얼굴을 밖으로 돌리려 애썼다. 지금 이 시간이면 경인의 결혼식이 중반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그 없이 많이 울었다고 했다. 그에게 연락을 하려고 했다는 말도 들려왔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녀가 다희처럼 격한 성정이 아니었다는 데 있었다.
경인은 얼마 후에는 안정을 되찾고 그를 바라봤듯이 다정한 얼굴로 기혁을 볼 것이다.
그녀는 중산층의 여인이었다. 집을 원하고, 돈을 원하고, 다정한 남편과 아이들을 원했다.

다희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녀는 분노했다고 들었다. 그가 보낸 편지를 갈갈이 찢어발기고, 왕을 향한 쇳소리를 질렀다고.
아마 그녀는 시길은 결코 공적인 자리에서는 만나지 않을 것이다. 사적인 자리에서도 결코 그를 용서하지 않으리라. 하지만 그것은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결코 그를 자신의 마음에서 내려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젠 그도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아마, 공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난 당신을 선택했겠지...나의 마돈나.-

왕실의 주례가 천천히 주례사를 읊었다. 그는 그의 옆에서 반지를 기다리는 공주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여윈 손가락에 치수가 약간 큰 반지를 끼워주었다.

-하지만 나는...-

“이것으로 미나 공주님과 부마 민시길 백작의 결혼식이 완료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눈부신 섬광들.
그는 공주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섬광은 더 요란하게 터졌다. 그들의 결혼의 시작을 알리 듯이.

-당신을 배반했고 앞으로도 배반하겠지. 우리는 애초에 만나지 않는 것이 옳았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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