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철저반복 100칸 문제집 3 - 7~10세 예비초등 수학 3
가게야마 히데오 지음, 고경옥 옮김 / 글송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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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야마 대표의 100칸 연산법을 어느 정도 마스터한 후 이 문제집을 푸는 게 좋습니다. 제가 쓴 이 독후감(뺄셈편 https://blog.naver.com/gloria045/222320781237 ), 그리고 이 독후감(문제집 제1권 https://blog.naver.com/gloria045/222319470428 )을 참고해 주세요.


p5에서 저자는 "그간 100칸 연산법을 충분히 익힌 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산력을 더욱 향상시키고 싶어하는 수많은 학생과 학부형들의 요청"에 따라 이 책을 출간한다고 밝힙니다. 이 문제집(문제집만 놓고 보면 세번째 권)에는 더 새로운 방법이 나와 있지는 않고, 기존의 100칸 연산 실력을 (반복 학습을 통해) 더 능숙하고 더 빠르게 단련하려는 의도입니다. 그러니 사칙 연산을 다룬 ①(덧셈), ②(뺄셈), ③(곱셈)을 먼저 다 푼 후에 이 책을 공부해야 합니다. 나눗셈 일부가 ③번 곱셈편에 조금 나오지만, 나눗셈"만"을 본격적으로 다룬 100칸 시리즈는 없는데 과연 앞으로 발매가 될지 기대가 되긴 합니다.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 세번째 문제집(전체 권수로는 ⑥번)을, 꼭 앞의 첫째(④번 책), 둘째 문제집(⑤번 책)을 다 푼 후에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①②③만 마스터했으면, 바로 이 ⑥으로 넘어와도 될 듯합니다. 물론 난이도는 ④번, ⑤번 책보다 이 ⑥번이 더 높습니다. 이 세번째 문제집에는 모두 100칸 자리 문제만 있고, 10칸 짜리 문제 같은 건 없습니다. 그러니 아이가 진도를 나가기 좀 힘들어한다면 ④⑤⑥ 순으로 차근차근 시키는 게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난이도가 좀 높다 보니, 1일 분량에 문제 두 개를 한 세트로 다루고 있습니다. 표 한 개를 다 완성하는 시간은 2분 정도를 권장하는데, 이처럼 난이도가 높아진 문제를 (앞선 책들의 좀 낮은 난이도 문제들과 같게) 2분으로 설정한 건, 그만큼 실력이 늘었다는 걸 상정한 편제이겠습니다. 



배색 처리는 위의 가로줄 숫자들이 빨간색, 왼쪽 세로줄 숫자들이 파란색으로 처리되었습니다. 문제집 시리즈 앞 권들과 편집 태도를 맞춰서 아이들 편의를 도모하는 배려이겠습니다. 가로줄 숫자는 두 자리 수, 세로줄 숫자는 한 자리 수입니다. 아직 두 자리 수끼리의 연산은 이 책까지에서는 시도 안 합니다. 





pp.54~57에는 이제 100칸 상자가 없어지고 "세로셈"으로 포맷이 바뀌어서 문제가 출제됩니다. 그런데 보면, 갑자기 다섯 자리 숫자의 덧셈이 나와서 좀 당황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잘 들여다 보면 숫자 배열이 똑같은 것들끼리 연산을 시키기 때문에, 문제 푸는 아이 입장에서 큰 부담이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pp.58~61에는 곱셈과 나눗셈이 나옵니다. 곱셈은 두 자리 수와 한 자리 수 사이의 계산이며 별 부담이 안 됩니다. 나눗셈은 피제수가 무려 여덟 자리 수이지만(!), 제수가 한 자리 수, 그것도 2인 경우 하나밖에 안 나오기 때문에 큰 부담이 안 됩니다. 


100칸 연산에서 덧셈과 뺄셈의 경우, 세로줄 왼쪽의 숫자가 0이면 맨 윗줄 숫자에 변화가 없이 그대로 내려옵니다. 곱셈의 경우, 0이 곱해지면, 그 결과는 모두 0이 된다는 게 특이하죠. 어린 학생의 경우 왜 이렇게 되는지 여전히 이해를 못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곱셈 배울 때, 3 곱하기 1이 4가 되지 않고(ㅎㅎ) 그대로 3이 되는 것도 못 받아들여서 화를 내는 아이도 본 적 있습니다. 이럴 때 가르치는 어른도 같이 화를 내면 안 되며, 차근차근 그 이치를 설명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안 그러면 구태여 이런 "친절한 책"을 교재로 삼는 보람이 없지요. 


동일 날짜 안에 해결해야 할 문제 세트에서, 두 자리 숫자들은 전부 같은 앞자리수, 예를 들어 33, 38, 36 등으로 구성됩니다. 다른 날짜 문제 세트에는 53, 58, 56, ... 하는 식입니다. 아무래도 숫자 구성이 비슷해야 아이들이 부담을 덜 느끼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100칸 연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학부형들이 백 칸 문제 세트를 스스로 컴퓨터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으로 작성하여 아이들에게 출제도 하고 자체 점검을 해 보는 방식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때에는 두 자리 수를 좀 더 다양하게 배열 구성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튼 100칸 학습법의 이치는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고 그게 가장 큰 장점이니까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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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서울셀렉션 시인선 1
류미야 지음 / 서울셀렉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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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류시화 시인 겸 번역가의 책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고 인생의 풍파를 두루 겪으면, 젊었을 때에는 채 알지 못하던 삶의 지혜가 어느덧 정신의 한 구석에 살포시 내려와 자리를 잡습니다. 파우스트는 늙어서 궁극의 지식에 도달하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싱그러운 젊음에 대한 미련과 회오를 극복하지 못하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 소중한 영혼을 팔기까지 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건 왜 늦게 도착하곤 할까요? 음... 반대로,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는 "왜 절정의 아름다움을, 아무것도 모를 인생의 초반기에만 신은 허용하는 것인가?"라며 한탄한 적 있습니다(공교롭게도 p78에는 "레미제라블"이란 제목의 시가 나오네요). 이런 경우는 아름다운 게 지나치게 일찍 도착했다가 일찍 떠나서 문제겠습니다만, 여튼 우리들에겐 "이 좋은 게, 좀 내 곁에 일찍 나타나 주었더라면..."라는 아쉬움이 언제나, 그것도 좀 늦은 나이에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무료하고 무의미했습니다만(?), 이 류미야 시인의 시집에 실린 열아홉번째 시 <몽상가 류보 씨의 일일>은 고독하고도 번잡하며, 답답하지만 치열한 분위기입니다. 몽상가들은 대개 집 밖을 안 나가는 게 보통입니다만 이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저 어디 건대입구 정도는 붐비는 어떤 대로를 걷는 듯합니다. 아니면 그 근방 어느 원룸 창을 통해 구경을 하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제 몸 사라지는 꿈을 뜬눈으로 꾸면서 대로를 질주하는 닳아지는 살들이 백주의 교차로에서 연신 긋는 십자 성호(p32)"

보통 이런 풍경에 누가 참여하는 게 아니라 뭐 진짜 엿보기라도 하는 중이라면 대체로 네온사인이 명멸하는 늦은 밤이기 쉬운데 여튼 또 "백주"라고 시간을 밝히고 있습니다. "닳아지는 살들"은 고 이호철 소설가의 작품 제목이라고 각주에 설명도 나옵니다. 만약 밤이었으면 욕망의 지침을 따라 부나비처럼 배회하는가 보다 여길 수도 있는데 낮이라고 하니 이는 각자의 사업에 골몰하여 어디로 부지런히 다니는 중이겠습니다. 그런데 성호를 연신 긋는다... 그게 진짜 사업이라고 해도 우리는 운수와 우연에 그 성패를 맡기는 경우가 또한 얼마나 많습니까. 냉혹한 계산을 마치고 의기양양하게 시나리오를 그려도, 마음 속으로는 한없이 약한 게 우리들입니다. 이러니 나중에는 "불면의 밤이 올(p33)" 수밖에요. 밤에 대한 멋진 시상은 저 뒤 p76 <그들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뭐가 과연 더 아름다운지는 예전 가수 코나한테 물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매력점은 빼지 않고 없는 걸 일부러 붙이고도 다닌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눈물점"은 여러 가지로 애매합니다. "누구는 빼라 하고 누구는 오른쪽 왼쪽 뜻도 다르다 한다"는데, 같은 사람에게서도 누구는 천치를 보고 누구는 죄인을 본다 하지만, 시인은 눈물을 예비해야 참된 생이라 여기는지 그대로 두려 합니다. 모반(母斑)은, 억지로 없애러 들면 그게 이미 모반(謀反)이 됩니다. 한 번 사는 생, 지상에 작은 기여라도 남기고 떠날 생각은 못할망정 순리, 천리에 대한 역심(p26)을 품어서야 어디 되겠습니까. 또, 눈물은 갈증에 대한 (정당한) 반역(같은 페이지)이기도 합니다.

한국인들은 대체로 머리를 매일 감죠. 더 긴 머리를 관리해야 하는 여성들의 경우 이는 "새벽의 의식(儀式.p13"이라 할 만합니다. "시리다"는 게 새벽이 시린 건지, 아니면 물을 끼얹고 때를 빼고 헹구는 그 과정이 시린 건지, 그도 아니면 가끔 눈에 들어가곤 하는 샴푸가 눈에 시린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행간 걸림?).

"너에게 세례를 주노니 (아아 그러나) 잘 더럽히는 나여(같은 페이지)"

매일처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날 태어나게 하는 건 거창하게 메시아를 초빙할 필요까지는 없으니 다행입니다. 그러나 그런 행운이, 보람이 참 쉽게도 사라지죠. (내가 날) 잘 더렵혀서요.

누구는 "강철 같은 무지개"를 논했지만, 거친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고작 여리여리한 날개만 부여 받은 게 우리들입니다. "강철 돛을 매달기(p19)"란 언감생심입니다.

"사랑 속에 죽겠네, 이것은 나의 방식
그림자 죄 다 지우고
꿈속이듯 아니듯,(p19)"

마지막에서 두번째의 행 "죄 다"는 부사 "죄다"인지, 아니면 "죄(罪)(를) 다(entirely)"인지 모르겠습니다(띄어쓰기는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행의 "아니듯" 뒤에는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찍혀 있는데 저는 처음에 눈이 침침해서, 혹은 저의 잠이 덜 깨서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이 시집에는 사실 마침표가 하나도 안 나오고, 아주 간혹 저렇게 쉼표가 보일 뿐입니다. 여튼 이 역시 감상자에겐 호접지몽의 경지(...라기엔 풋)

"불가촉의 기억 속으로 떠나버린
인도사과
사과가 사라지면서
어제도 다, 사라졌다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인도가
난 그립다 (p55. <인도사과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 전편)

여기서 기억은 뭐 불가촉이라곤 했어도 그저 멀어서 아득해서 (문자 그대로) 터치가 안 된다는 거지 보통 그 뒤에 살벌하게 따라붙는 "천민"의 뉘앙스와는 아무 관계 없을 겁니다(제 생각에는요). 그런데 우리는 왜, 자주 먹는 품종의 사과에다가 이웃 열도의 후지산 이름을 착각하여 갖다붙이곤 하는 걸까요? 괜히 입맛 찜찜해지게 말입니다. 후지사과와 부사산은 그야말로 전생에 아무 연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보무도 당당하게 전장으로 나아가
하루의 바닥을 기다 녹초로 돌아온다
뒤집고 뒤집었지만
혁명은 어려웠다 (p63. <양말> 전편)"

막줄에서 "혁명은 어려웠다"고 내뱉는 양말의 말에서 대단한 오기와 허세가 느껴집니다. 정말 얘만큼 "잘 뒤집는, 뒤집히는" 팔자를 갖기도 어려운데, 그저 뒤집는(revolution) 게 혁명이라면 레닌이고 체 게바라고 간에 얘 앞에서 감히 발냄새도 풍길 수 없겠습니다.

"너를 말하기로는 이것이 좋겠네
무혈의 전사, 혹은
그림 없는 데칼코마니" (p89. <나비에게> 일부)

이 시를 읽고 저는 걸그룹 마마무가 떠올랐습니다. 뭐 저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죠.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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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철저반복 100칸 문제집 1 - 7~10세 예비초등 수학 1
가게야마 히데오 지음, 고경옥 옮김 / 글송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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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리츠메이칸 대학 교수였던 가게야마 대표는 본디 야마구치 초등학교, 스치도 초등학교에서 교사로도 근무했다고 합니다. 이때 그가 계산 능력이 다소 느리게 발달하는 아이들을 위해 고안한 게 100칸계산법인데, 이 책 p5에 보면 특별히 부모들을 위한 제언이 나옵니다. 

 

원래 이 계산법은 고학년인데도 또래들보다 계산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만든 것이라서, 이 계산법을 유치원생, 초1 등에게 적용하면 애들이 좀 어려워하는 수도 있다고 그러네요(p5). 그래서인지 이 책 두번째 권 뺄셈편(ISBN 9791170185888)에는 책 제목 앞에 6~8세용이라는 안내가 붙었었고, 지금 이 책은 7~10세용이라고 따로 나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한글도 세 살 정도에 이미 뗀 아이들한테는, 6세라고 해도 바로 뺄셈을 이 계산법으로 가르치고, 그 책 마스터한 후에는 이 문제집으로 연습시켜도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애들이 재미있어 하고, 안그래도 잘하는 애들은 어 이렇게 하니까 더 쉽네? 하면서 의욕을 더 내는 거 같습니다. 한글하고 함께 진행해도 무리가 없고, 계산법 배우는 요령이 한글 깨치는 법과 비슷해서 시너지 효과가 생기더라는 게 제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먼저 이 시리즈 2권(ISBN 9791170185888)을 다 공부하고 나서, 그 다음에 후행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이 책(문제집)을 진행해야 최대한 능률이 생길 겁니다. 

 

이 문제집 pp.6~19을 보면 받아올림이 없는 덧셈, 받아내림이 없는 뺄셈 문제가 죽 나옵니다. 이미 뺄셈을 공부했고, 이 책은 뺄셈편(ISBN 9791170185888)과 자매편인 책인데도 덧셈이 또 나오는 이유는, 복습을 시키는 목적 외에도, 덧셈과 뺄셈이 본래 원리가 같다는 점을 아이들에게 내면화하여 이해시키기 위한 목적 같아 보입니다. 받아올림, 받아내림을 애들이 그새 잊어버렸을까봐 책 하단에는 그 원리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저자 가게야마 대표가 본인이 직접 어린이들을 다 가르쳐 본 경험이 있으니까 이런 세심한 배려를 하는 거겠고 말입니다. 

 

p22부터는 "10의 덧셈", 10의 뺄셈" 편이 나옵니다. 앞서 제가 쓴 리뷰( https://blog.naver.com/gloria045/222320781237 )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게 예전 식으로는 "보수(補數)"라는 개념이죠. 이걸 여러 번 반복 연습을 통해 확실하게 마스터해야, 다음 레벨인 100캰 연산이 자유자재로 행해질 수 있습니다. 



 

pp.30~40에 받아올림 있는 덧셈, 받아내림 있는 뺄셈이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페이지수로는 11쪽밖에 안 되지만 이걸 7일치 분량으로 책에서는 잡고 있습니다. 반면 그 앞 과정은 pp.6~29까지 24페이지나 되지만 날 수로는 7일분으로 제한합니다. 이 책의 중요한 파트는 "받아올림 있는 덧셈, 받아내림 있는 뺄셈"이라 봐야 하기 때문에, 여기를 보다 정성들여서, 또 집중적으로, 장시간에 걸쳐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이거는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pp.6~40은 그냥 문제 풀이 파트입니다. 그리고 pp.41~60이 "100칸 계산법"의 진수가 뭔지 제대로 보여 주는, 이 네번째 책뿐 아니라 시리즈 전체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뭐 그런 부분이고요. 그러면, 제 생각에는, 오히려 후반부인 pp.41~60을 먼저 마스터하고 나서, 그 다음에 다시 전반부로 돌아온 후, 이제 백 칸 예쁜 레이아웃(혹은 일종의... 알고리즘?)의 도움 없이도 아이 혼자서 얼마나 계산이 잘 되는지, 빨리 풀리는지, 점검해 보는 방법도 좋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후반부 10칸, 100칸 덧셈표 뺄셈표를 보면. 7일차까지는 더하는 수 더해지는 수(혹은 뺄셈의 앞의 수 뒤의 수)를, 색깔을 달리해서 구분을 해 놓았습니다. 뺄셈의 경우 앞의 수를 빨간색, 뒤의 수를 파란색으로 칠했는데, 이러던 게, 덧셈 뺄셈 모두 8일차부터는 색 구분이없고 모두 백색 바탕에 검은색 숫자로만 처리합니다. 아이들한테 점점 터프한(?) 포멧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차차 적응시켜 나가게 하려는 배려이겠습니다. 수능이나 학교 시험에서 누가 색깔을 칠해 가며 애들을 안내해 주겠습니까. 

 

p61 이하에 본문구성과 똑같은 레이아웃으로, 다만 글꼴 크기와 장평만 줄여서 친절한 해답이 나옵니다. 이런 친절하고 예쁜 편집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취학전 아동이나 저학년한테는 공부의 외관에 겁을 안 먹게 하는 게 의외로 중요합니다. 잘할 수 있는 애들도 책(의 편집)이 불친절하면 지레 공부에 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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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1등 연산 100칸 계산법 뺄셈 편 - 6~8세 예비초등 수학 2
가게야마 히데오 지음, 고경옥 옮김 / 글송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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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가게야마(陰山)히데오(英男), 가게야마 연구소 대표입니다. 일본의 명문대학 중 하나인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 교수이기도 했던 이분은 "100칸 계산법"의 창안자인데, 이게 실제로 일본에서 여러 아동들에게 교습하여 큰 효과를 본 방식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이른바 4차산업혁명 시대라고 해서 창의력과 상상력, 연결 능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말도 많죠. 그러나 아무리 창의력이 뛰어나도, 이를 뒷받침할 기초적인 연산, 계산 능력을 제때 갖추지 못한다면 그 창의력이라는 게 얼마나 겉으로 발현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특히 산수, 수학 정규교과과정에서 요구하는 뺄셈, 곱셈, 나눗셈 등은, 예를 들어 2학년이면 2학년, 3학년이면 3학년에 다른 아이들만큼은 능숙히 해 내게 도와 줘야 하죠. 아이가 학교에서 배우고 와도 나중에 혼자 힘으로 해 내지 못하면 부모님이 도와 줘야 합니다. 요즘은 이런 것도 "(가정 내) 피드백"이라 부른다는데 피드백이 뒷받침되지 않는 아이 공부는 앞으로 발전이 이뤄지기가 매우 힘듭니다. 

 

예전에 나이 많은 세대들은 그들의 어린 시절 주산학원, 속셈 학원 같은 곳을 다니기도 했었습니다. 이때 학원에서 가르치는 기초 개념 중 하나가 "보수(補數)"라는 것인데, 예를 들면 3의 보수는 7, 그리고 2의 보수는 8, 또 4의 보수는 6, 뭐 이런 식입니다. 더해서 10이 되는 상대방 수를 가리키는 거죠. 아무리 뺄셈을 어려워해도 이 정도 개념은 어떤 아이에게도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보수"라는 개념을 따로 쓰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는 이걸 이용해서 아이들에게 계산을 쉽게 접근시킵니다. 


 

p7을 보면 가로 두 구역, 세로 두 구역으로 이뤄진 네모 상자를 제시하여, 윗줄에는 파란색 숫자, 아래 왼쪽 줄에는 빨간색 숫자를 써 놓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 후, 빨간색 숫자에서 파란색 숫자를 빼게 한 후, 그 결과를 큰 구역 안에 써 넣게 합니다. 빨간색 숫자, 파란색 숫자 모두 한 자리 숫자이며, 이 정도는 어떤 아이라도 어려움 없이 해 냅니다. 책에서는 이걸 "1칸 뺄셈"이라 부릅니다. 

 

바로 이 "1칸 뺄셈"이, 앞으로 이어질 계단식 뺄셈, 10칸 뺄셈, 30칸 뺄셈, 50칸 빨셈, 100칸 뺄셈 등의 기초가 됩니다. 일본 민담에서, 마당에 작은 나무 하나를 심은 뒤, 그 나무가 아주 조금씩 자라는 동안 매번 뛰어넘는 연습을 하여, 나중에는 몇 척 높이로 크게 자란 나무도 붕붕 뛰어넘을 줄 알게 된 어느 무사가 둥장하는 게 있습니다. 물론 신체능력에는 임계치라는 게 있으므로 조금씩 증분하는 방식이 무한정 일반화할 수는 없겠으나, 이 민담은 "조금씩 단계를 높여 나가는 연습의 무서운 힘"을 비유적으로 설명합니다. 1칸 뺄셈이 쉬워지면 계단식으로 나아가고, 계단식도 잘 하게 되면 10칸, 30칸, 급기야 100칸으로 차차 레벨을 높여 자신감도 키우고 계산 실력도 완성하게 됩니다.


 

p15를 보면, 가로 열 줄, 세로 두 줄 박스에 먼저 앞의 수(예를 들어 11)만큼 파란색을 칠한 후, 뒤의 수(예를 들면 9)만큼 빨간 금으로 지워나갑니다. 이렇게 하면 남은 칸이 두 칸이며, 그래서 답이 2가 됨을 아이한테 아주 쉽게 이해시키고 있네요. 머리가 좋은 애들은 이렇게까지 계산과정을 도해화하지 않아도 잘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애들(머리가 늦게 트이는 애들 포함)은 이런 과정을 보여 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 사진처럼 다른 보조 도구 없이 숫자와 연산기호만 제시된 "시험 문제 유형" 앞에서도 떨지 않고 능숙히 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제 10칸 뺄셈으로 난도를 좀 높여 보십시오. 마치 아이들에게 한글을 깨치게 할 때, 가로줄에 자음(닿소리), 세로줄에 모음(홀소리)들을 나열하여 이를 조합한 글자 하나하나를 정확히 발음하게 하는 그런 도표들과도 비슷하지 않습니까? 

 

아이가 뺄셈을 못한다고 마구 다그치기만 할 게 아니라, 계산의 모양을 이해하기 좋게 만들어서 아이가 그 이치를 스스로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게 도와야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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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즐거운 일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 단단하고 행복해지는 중년, 삶의 새로운 속도와 리듬
전윤정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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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영생을 혹 절대자가 준다고 해도 그리 반갑지 않을 거라 말합니다. 늙고 병든 육신으로 백이십년 혹은 그 이상을 살아도 별 의미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파우스트 박사도 그 엄청난 지적 성취를 이루고 나서도 영혼을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 팔아 청춘을 되찾으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확실히 크림 오브 더 유스, 혹은 베스트 이어즈 오브 마이 라이프, 다시 안 올 청춘을 행복하고 보람 있게, 혹은 원 없이 즐겨 봐야 회한이 안 남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젊은 시절을 (저런 두려움 때문에) 아무 계획 없이 낭비하며 흥청망청 보내는 것도 무책임하고 우스운 일입니다.

앞으로 남은 생이 그저 나이 들고 무거워진 육신만 끌고 가야 할 뿐이라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어차피 정신의 평온에 의해 모든 기분이 좌우되며, 카리브해 호화 리조트에서 미녀들에 둘러싸여 환락을 즐긴다 해도 (무슨 이유에서건) 마음이 열등감과 좌절감, 피해의식, 불안에 지배된다면 그걸 두고 무슨 기쁨이나 호강을 누린다 평가할 수 없습니다. 나이 들면 젊은이와는 또 다른 계기와 노력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오히려 이것이 젊었을 때 누리는 말초적 쾌락보다 더 근원적인 보람의 확인 지점인지도 모릅니다.

저자께서는 각별히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그 큰 지분은 아마 외할머니에 빚지셨나 봅니다. 드라마 <사랑과 전쟁>을 보면 근거 없는 피해의식에 젖어 남의 행복한 가정을 파탄 내고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만 채우려 드는 나쁜 여자가 등장하는데, 이런 사람이 이런 삶을 사는 것도 (본인 말로) 어려서 사랑을 못 받고 자라 그렇다고 합니다. 사람이 자신의 상처, 분노, 열등감 따위를 자신의 내면에서 삭이거나 잘 다루지 못하고 엉뚱한 남에게 분풀이하는 것만큼 한심하고 못난 짓이 없습니다.

"능력 있는 산파". 사실 전근대의 기술을 다룰 뿐인 인력이 아무리 유능해 봐야 뭐 어느 정도일까 여겨도, 이 책에 나오는 저자분의 외조모 같은 분을 보면 놀랍기 짝이 없습니다. "(지금 거꾸로 앉아 있긴 해도) 제가 알아서 자리를 잘 잡으려고 하는 거다." 참 놀랍지 않습니까? 사람을 대하는 진정성의 효율과 마력이 이 정도까지나 멀리 뻗칠 수 있습니다. 작가분은 외조모님이 가진 분유를 몰래 먹을 때 일종의 "길티 플레저"를 느꼈다고 하지만 독자인 저는 그 외조모님의 정성, 성실함, 타인(특히 임산부)를 대하는 진심과 정성 등이 심지어 그 보유한 분유에까지 스며든 효과가 아닐까 하고, 물리학적, 약리학적(혹은 그 무엇이든)으로는 전적으로 불가능한 (허구의) 인과과정까지 머리 속에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애도 나오듯, 사랑의 힘은 심지어 시공간의 장벽마저도 초월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중년 이상의 연령층은 갱년기를 겪으며 각별히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져 조금만 덥거나 추워도 큰 불편함을 느끼며, 그 와중에 여성은 월경이 중단되기도 하는데 또래 사이에서 여전히 그 주기를 지킨다는 선언이 부러움을 사기도 하나 봅니다. 작가분은 "지성 피부라서 로션 하나로 평생을 살아 왔으나 갈수록 피부가 건조해져 영양 크림을 꼭 바른다"고도 하십니다. 중년이 지나며 겪게 되는 설움과 불안감의 크기와 색깔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갑니다. 흐린 날씨에는 온종일 우울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는데, 그러나 이런 건 여성이면 심지어 10대때라고 해도 사람에 따라 찾아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여튼 여성분들의 경우 이렇게 월경을 멈추는 걸 "완경"이라 부르는 듯한데, 저자분의 말씀은 이렇습니다. "월경을 완주(完走)한 우리가 다시 한 번 뛰어갈 새로운 트랙을 대해. 눈부신 시작에 대해." 참 멋진 말입니다. 또 폐경은 폐경(閉經)이 아니라 "경계를 허무는" 폐경(廢境)으로 새겨야 한다는 홍이현숙씨의 말도 인용되네요.

제 주변에도 최근 간 질환 때문에 결국 타계하신 어르신이 있는데, 이 간 관계 병질은 갑작스럽게 악화되고 안타까운 죽음도 예기치 않게 당사자를 찾는 경향이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할 듯합니다. 저자께서 물론 효녀이셨으리라 사료되지만 어떤 자녀라 해도 부모의 죽음에 임해서는 "자신이 잘못한 일만 생각나기 마련(p149)"이라서 더 이처럼 극진한 슬픔을 표현하게도 됩니다. 특히 어르신 수발 할 때는 용변의 처리 등에 있어 마음 안 상하시도록 주의해야 할 듯합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도 있으나 그렇게 안타깝게 가시면 남은 생 동안 후회와 자괴감은 모두 자식의 몫 아니겠습니까.

어떤 자는 빚을 내서라도 명품을 사서 걸쳐야 한다고도 떠드는데, 정작 명품의 본고장 중 하나인 프랑스에서는 "분수에 맞지 않게 과시적 소비를 하는 풍조를 몹시 경멸"한다는 게 작가분 지인의 관찰 결과라고 합니다. 사람이 보잘것없는데 어울리지 않게 명품을 걸쳐 봐야 무슨 폼이 나겠으며, 물질뿐 아니라 정신까지 빈곤하니 저런 말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목청 높여 내뱉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이들이 일탈행위도 서슴지 않으며 명품을 탐내는 것도 나잇값 못하는 어른들의 나쁜 본을 받은 결과이겠으나, 한편으로 학교에서 야무지게 공부하며 커리어를 잘 가꿔 나가는 젊은이들도 많으니 지나치게 메리토크라시의 큰 병폐를 지적할 건 또 아닐 듯도 합니다.

전자사전, 나아가 앱을 이용한 영어 공부보다, 고색 창연한 종이사전을 옆에 끼고 공부하던 시절의 낭만을 아는 게 또 중년 세대이기도 합니다.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이며, 젊은이보다 더 세심하고 더 부지런하게, 생의 소소한 기쁨과 보람을 찾아 나가는 인생이 있다면 한창 싱싱하게 피어나는 청춘이 구태여 부럽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순간이 내가 가장 젊은 지점이라는 점 잊지 않고, 카르페 디엠, 지금 이 순간의 찬란하고 생생한 기쁨을 놓치지 않고 나꿔채는 열정과 정성이 중요한 줄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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