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꽃
와리스 디리 지음, 이다희 옮김 / 섬앤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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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4년 '올해의 여성' 사회(인권)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모델 와리스 디리의 성공 에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모델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람들로,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존재이지만, '와리스 디리'는 
특이하게도 흑인인 것이다. 
아프리카 사막의 유목민 소녀가  슈퍼모델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녀는 또한,유엔 인권대사이기도 하다. 그녀의 이러한 삶의 과정이 담겨 있는 책이 바로 '사막의 꽃'이다. 

그녀는 열정적이고 또렷한 목소리로 전 세계를 누비며 흑인들의 인권을 수호하는데 앞장을 서고 있으니, 그녀를 '사막의 꽃'이라고 부르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녀는 보통의 사람들이 받는 정규교육도 받지 않았으며, 변변한 옷도 걸쳐 본 적이 없고,맨발로 초원을 뛰어 다녔던 것이다. 지금의 그녀의 모습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인 것이다. 

 그녀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낙타 몇 마리에 팔려  나이든 노인과 결혼해야 하는 현실, 그것은 어린 '와리스 다리'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 들이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그녀를 압박해 오는 현실은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힘든 일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현실에 순응하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때의 그녀는 어리고 꿈많은 소녀였다. 결국, 숨막힐듯한 소말리아를 벗어나 모가디슈로 향한다.

아무도 없는 모가디슈에서 다시 런던으로 가게 되고, 한찮은 신분이었던 가정부 생활에서 마침내는 '패션계의  검은 신데렐라'로 발돋움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쉬운 일도 아니었으며, 거저 얻어진 행운도 아닌 것이다.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려는 노력이 가져다 준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물론, 그녀가 삶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에서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서 불법적인 행동도 해야만 했고, 도덕성이 결여된 행동도 하였다. 나는 이 책의 독자의 입장에서 그 모든 상황이 수긍이 가거나  덮어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  

만약의 경우에, 그녀가 지금과 같은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면 그녀의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행동들은 법의 처벌을 받았거나, 또는 불법체류자, 위조여권 사용 등의 이유로 소말리아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런 그녀의 행동이 순화되어서 우리에게 비쳐지는 것은 그녀가 성공한 패션 모델이고, 아프리카의 인권을 위해서 노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좌절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결코 낙담하지 않는 '와리스'의 모습과 이런 환경에서도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하는 그녀의 열정과 자유로운 영혼에서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그녀가 유엔 인권대사가 되어 활동한다고 해도, 그녀의 모든 행동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불법적인 행동은 정당화 될 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와리스 다리'가 자신에게 닥친 역경을 도리어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은 점과 그러한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실현시켰다는 점만을 기억하고 싶지, 그 과정까지를 순화시켜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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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 일리노이 주립대 학장의 아마존 탐험 30년
다니엘 에버렛 지음, 윤영삼 옮김 / 꾸리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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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12월 10일, 26세의 젊은 나이에 기독교 교리를 전파하기 위해서 브라질 아마존 정글 속에 사는 피다한 사람들을 만나려 가는 것을 계기로 해서 피다한 사람들과의 약 30여년 동안 함께 살면서 느낀 점들을 기록한 책이다.
에버렛은 처음에는 기독교 전파를 하기 위해 그들의 언어도 배우고, 가족들도 그곳에서 같이 살기도 한다.
피다한의 언어는 세상의 어떤 언어와의 연관성도 없는 언어학 이론으로는 설명조차 할 수 없는 언어이고 그들의 문화 조차 아무런 특색이 없어 보인다.
그들은 인사법도 없고, 숫자도 없으며 색깔의 표현조차도 없다.
에버렛은 처음에는 의욕에 넘쳐서 선교사로서 복음도 전파하고 새로운 문명을 가르쳐 주려고 노력하지만 차차 그들과의 생활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대, 문화, 경험은 환경에 따라 완전히 달라 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서양문명과 피다한 문명이 얼마나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지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피다한 원주민들에게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그 어떤 문화보다도 강력한 문화가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신도 없고, 진리도 없는 것 같지만 그 어떤 문명에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한 것이다.
에버렛은 피다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종교와 진리를 전파하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그들의 모습과 생활에 깊은 감동을 받고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버리게 된다. 그곳에 오기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종교까지도 버릴 수 있고, 아내와의 이혼도 견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다니엘 에버렛의 아마존 정글에서 피다한들과의 생활이 담긴 생활이자 모험담이기도 하겠지만 그가 언어학를 공부하는 입장이었기에 인류학과 언어학의 지적 탐구도 함께 이루어 진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라든가, 그들의 문화적 특징들도 많이 언급되기에 자칫 딱딱하고 학문적인 책이 될 수가 있는데도 처음부터 한 편의 장편 소설, 모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우리와 문명이 다른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의 기록을 담은 영화같은 느낌이 들기도 할 정도로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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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진
진동선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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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딸처럼 생각하던 조카가 사진을 전공한다, 그래서 함께 사진전도 보러 가고 사진 촬영을 갈  때 같이 가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몇 년전에는 여행을 가기 위해 디카를 구입하여 그 회사에서 행하는 사진 특강도 듣어 보았다. 그런데, 짧은 사진 특강이기에 수박겉핥기식 이었고, 특히, 디카의 사용법 정도를 가르쳐 주는 수준이었다.
국내에 나온 사진 촬영 서적도 다수를 읽어 보았지만 모든 것이 맞추어진 디카로는 나타낼 수 있는 컷에 한계가 있었다.
조카덕분에 사진에 관한 서적도 참 많이 읽었다. 사진찍기의 이론에 관한 책, 잘 찍은 사진 감상에 관한 책, 사진작가들의 자신의 이야기와 겉들인 사진 작품이야기 등등.....

'좋은 사진'은 사진작가 진동선의 책인데, 작가의 사진 관련 서적들도 시중에 여러 권이 나와 있다.
이번에 출간된 이 책은 사진의 이론과 실기를 한 권에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한 도구인 카메라에 대한 설명에서 부터 시작하여 사진찍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구도, 노출 등 사진을 찍을 때에 알아 두어야 할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는 사진에 관한 책들이 그렇듯이 많은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내가 만약에 저런 피사체를 사진기에 담는다면 어떻게 찍었을까하는 생각도 해 보게 해 준다.
사진 찍기란 많은 사진을 접하다 보면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어떤 프레임의 사진을 만들어야 할 지가 느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이라는 구분은 별 가치가 없는 이야기인 것이다.
내가 그 사진을 왜 찍었는지, 사진을 찍을 당시의 그 감동이 고스란히 사진속에 남아 있으면서 그 사진을 보는 사람들도 그렇게 느끼는지 그런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장의 사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이야기, 내 마음이 담긴 사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은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구도가 안 맞았다고, 흔들렸다고 이야기 할지는 몰라도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마음으로 셔터를 누른 사진은 흔들려도 좋을 수 있고, 정작 주요 부분에 초점이 맞지 않아도 눈길을 끌 수 있다. 작가에게 사진은 순간의 감정이다. 아주 짧은 순간 감정의 동요가 일고, 그 동요 속에 사진의 순간이 흐른다. 인간의 삶이 그렇듯이 사진도 늘 순간의 동요 속에 있다. 흔들리는 감정처럼 사진도 감정에 흔들릴 수 있다. 감정의 문제에서 물리적인 초점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리적 초점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어떨 때는 내가 찍은 흔들린 사진을 보면서 내가 그 사진을 찍을 때의 감동을 그대로 가지기 위해 지워 버리지 않은 경우도 있다.

좋은 사진이라는 책제목때문에 좋은 사진이 무엇인지를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의 한 귀절을 소개한다.
 

'사진의 프레임에는 두 가지가 있다. 렌즈를 들여다보는 파인더라는 프레임과 마음을 주고 담는 인식의 프레임이다. 전자가 눈으로 보는 물리적인 프레임이라면 후자는 정신적인 프레임이다. 두 가지 모두 사진에 필수적이다. 사진가들이 프레임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눈과 마음으로 이미지의 틀을 결정짓고 촬영하기 때문이다. 좋은 사진은 좋은 눈과 좋은 마음으로 표현한 것이다. 솔직한 자기표현이기에 노출이나 초점, 구도가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나쁜 사진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나는 이 한 귀절로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정리하고 싶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수록된 사진들도 감상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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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1~6권 세트 - 전6권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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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우리와는 친숙한 프랑스 작가이다. 그가 쓴 '개미'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글의 일부가 소개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고 '인간','나무','뇌','파피용' 등의 작품은 프랑스에서 출간되기가 무섭게 우리나라의 유명 서점들에서 불티나듯 팔려 나가는 베스트 셀러인 것이다.
작품속에 일본인과 한국인을 부모로 둔 은비의 이야기가 살짝 나온다. 일본과 한국의 관계도 약간, 그리고 은비의 외할머니가 위안부였던 이야기....
베르나르는 한국 방문을 통해 서울과 부산이 참 마음에 들었었나보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아주 먼 한국의 역사와 풍습 등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던 것이라는 사실이 작품속에 잠깐 비친다.
 

'신'은 2008년 11월부터 2009년 7월까지 3부에 걸쳐 간행되었다. 1부는 신1,신2 - 2부는 신3,신4 - 3부는 신5,신6이다.
다른 작품들도 물론 많은 독자들이 읽었지만 '신'은 출간되기도 전부터 예약판매를 할 정도로 독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집필 기간만 해도 9년에 달할 정도로 베르베르의 생애 최고의 대작이라고 말한다.작가가 과학적 두뇌가 뛰어나고 관찰력도 뛰어나며 이런 과학적 지식을 예리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글로 풀어 나가기 때문에 다른 작가들은 넘 볼 수도 없는 독보적인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신'에서는 앞의 작품들의 과학적 지식을 뛰어넘어 인류의 운명을 놓고 神후배생들이 벌이는 서버이벌 게임같은 이야기이다.
소재가 상당히 특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베르베르식 우주의 완성이라 말할 수 있을만큼, 그가 천착해 온 모든 주제가 집결되어 있다. 삶과 죽음 너머 영혼의 존재,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향한 놀라운 상상력~ 베르베르가 작품 활동 초기부터 끊임없이 천착해 온 영혼의 진화라는 주제가 마침내 그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다.'고 말할 수 있다.
 

베르베르는 '신이 이 우주의 어딘가에 지구의 역사를 처음부터 죽 지켜본 증인들이 숨어 있다고 상상하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지구의 인류사는 학살과 배신을 바탕으로 전개된 역사이다.

승리한 문명이라고 해서 반드시 우월한 것은 아니며 망각의 늪으로 사라진 문명이라고 해서 반드시 낙후된 문명은 아니라는 말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 승리자의 역사이며, 진정한 역사의 증인이 있다면 그 답은 하나 '신'일 것이란 가정이 이 소설의 출발이다.'라고 이야기한다.
- 인터넷 서점의 '신'에 관한 줄거리를 요약 -
 1부 〈우리는 신〉(1, 2권) 줄거리
우주의 어딘가에 있는 신들의 도시 올림피아에 모인 144명의 신 후보생들. 플로베르, 모네, 마타 하리, 프루동, 에펠과 같은 쟁쟁한 후보생들 가운데에는 영계 탐사자로, 세 명의 인간을 돌보던 수호천사로 활약했던 미카엘 팽송도 섞여 있다. 이들은 아테나, 헤파이스토스, 포세이돈, 아레스, 헤르메스 등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열두 신의 강의를 들으며 신이 되기 위해 경쟁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만난 미카엘은 그녀에게 한눈에 반한다.
한편 올림피아에서의 삶이 천국인 것은 결코 아니다. 올림피아 성벽 밖은 괴물과 악마가 돌아다니며, 정체 모를 자의 습격을 받은 후보생들이 하나씩 죽어 나간다. 후보생들이 저마다 개성을 가진 인간 종족을 만들어 그들의 문명을 발전시키는 Y 게임은 점점 흥미롭게 펼쳐지고, 미카엘과 그의 동료들은 낮에는 수업을 듣고 밤에는 성 밖 탐사를 계속해 나간다.

2부 〈신들의 숨결〉(3, 4권) 줄거리
신들의 도시 올림피아에 모였던 144명의 후보생은 이제 절반으로 줄어 있다. 미카엘은 계속되는 고난으로 뿔뿔이 흩어진 돌고래족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국가의 발전 과정에서 패권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 벌어지면서 신들 사이에는 갈등과 반목이 일어난다.
그러던 중 미카엘은 집에서 『백과사전』을 훔쳐 가려는 자와 마주친다. 가면을 쓴 침입자를 쫓아 숨 가쁜 추격전을 펼친 끝에 그의 어깨에 앙크로 부상을 입힌다. 범인으로 지목된 이는 바로 많은 후보생들의 미움을 받고 있는 조제프 프루동. 재판 결과 프루동은 18호 지구에서 불사의 인간으로 살아가라는 끔찍한 형벌을 받게 된다.
한편 미카엘은 다시 한 번 아틀라스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 자신의 종족을 구원해 줄 '신의 가르침을 받은 자'를 만든다. 그러나 라울의 종족은 그를 죽이고 그 사상마저 가로채어 간다. 격분한 미카엘은 라울과 한바탕 주먹다짐을 벌이고, 아틀라스의 집에 숨어든 죄로 이제는 그 자신이 쫓기는 처지가 되어 올림포스 산으로 도망쳐 간다.

3부 〈신들의 신비〉(5, 6권) 줄거리
제우스를 만나고 돌아온 미카엘은 마침내 Y 게임의 결승전에 참가하게 된다. 마지막까지 남은 신 후보생은 12명. 그러나 결승전 직전 모습을 드러낸 살신자에게 마타 하리마저 공격받고, 숨가쁜 추격전을 벌인 끝에 마침내 미카엘은 살신자의 정체를 밝혀 낸다. 이어서 벌어진 최후의 결전에서 미카엘은 패배하지만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재경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의 요청대로 게임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도 결과는 마찬가지. 격분한 미카엘은 자신의 돌고래 백성들을 괴롭힌 후보생을 살해하고, 재판 끝에 무시무시한 형벌을 받게 된다.
   

   과학기자 출신이었던 베르베르의 소설에서 보여주는 기발한 발상은 엉뚱한듯하지만 그의 해박한 과학적 지식에서 나온 놀라운 소재들인 것이다.
神후보생이 인류를 놓고 벌이는 게임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놀라운 상상력이 맞아 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치밀하고 꼼꼼한 구성, 거기에 해박까지 .....
더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현대 최고의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초기 작품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다시 등장한다.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작품의 인물들의 특징을 다시 한 번 기술해주기도 하고, 앞으로의 소설의 전개도 보여주기때문에 작품속에서 또 다른 작품을 읽고 있는 것같으며, 소설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장치이기에 인상깊었다.

 
마지막 단계에서 소설을 읽는 독자의 입장을 설명하는 대목은 웃음이 나올 정도로
나의 독서 태도를 말해주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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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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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다움에 접속할 때마다 공지영의 '도가니'의 연재가 덩달아 같이 뜨곤하던 때에 난 그냥 무시해 버렸다.
워낙 찔끔찔끔 감질나게 보는 건 내 스탈이 아니니까?
공지영 작가의 작품이기에 몇 번인가 클릭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참았다. 그런데, 워낙 인기리에 연재되는 것이다. 다움 연재시에 누적 조회수가 1,100만건이란다.
그때까지 '도가니'의 소재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제목조차 그녀의 작품명이라기에는 거칠어 보기도 했고....
공지영의 청순하고 야무진 이미지와는 안 어울리니까(사실, 공지영은 공주풍이미지이지만 그의 소설을 읽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영낙없는 줌마스탈일때도 많으니까)
 

 '도가니'가 출간된후 또 한번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른다. 이젠 정말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처음 책을 폈을 때, 나의 예상과는 다른 주제의 작품이었다. 읽는 순간 순간 분노가 치미는 정말 공지영이 아니면 이렇게 용감하게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면서...
공지영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 '즐거운 나의 집'에서 처럼 잔잔하면서도 강한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던져 주곤 했다.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가부장적인 법률이나, 이혼문제, 그리고 이혼후의 자녀 문제까지 우리가 꼭 생각하고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들을 소설을 통해 우리사회에 뱉어내곤 했다.
그런 공지영이 이번에도 한방 터트린 것이다. 알고는 있지만, 사회이슈가 되지만 그럭저럭 넘어가는 문제들을 우리사회에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크게 외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도가니'는 광주의 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난 어린 학생들에 대한 성폭력 사건을 2005년에 TV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취재하고 방송하는 과정에서 나온 내용을 소재로 한 것이다.
한때는 운동권에도 있었던 강인호가 아내의 권유로 장애인 기간제 학교 교사로 부임하여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전라도 무진은 민주화의 메카이고 이곳에서 법과 권력을 악용한 각종 비리가 일어나고 있다는 설정부터 아이러니하다.
인호가 부임 첫날 듣은 화장실의 비명소리가 발단이 되어 청각 장애인 학생의 기차 사고, 자살 사건 등 꼬리를 무는 사건 속에서 교장과 행정실장, 교사들의 비리가 낱낱이 밝혀지게 되지만 모종의 카르텔로 엮인 경찰서 형사와 권력의 옹호에 작아만 지는 현실이 안타까우면서도 우리 사회의 현실임에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운영되는 장애인 학교, 그 학교 학생들의 비참한 생활상,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학생들, 아직 피지도 않은 여학생들이 암묵적으로 당하는 성폭력, 교사 채용시의 비리, 교사들의 침묵.....
정말 너무 화가 나고, 이런 사회가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인호의 용기있는 결단으로 사회에 알려지고, 범죄가 인정되어 구속, 재판이 이어지지만 그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다.
지역사회에서의 막강한 비호세력이 가해자들을 옹호하고, 피해자들을 낭떠러지로 몰고 간다.
가진자들의 횡포, 소외된 사람들의 참상.....

어찌 이런 일이 이곳에서만 일어나겠는가?
알게 모르게 자행되는 기득권의 횡포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조두순 사건'
'나영이 사건'이 아닌 인두겁을 뒤집어 쓴 '조두순 사건'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벌써 해를 넘기고 재판까지 끝난 사건이 지금에야 이슈화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람같지도 않은 짐승이 연약하고 어린 한 생명을 말로 표현하기도 힘든 상황의 평생 불구로 만들어 버렸는데도 법의 잣대는 어떠했던가?
왜 우린 그 사건을 모르고 지금까지 있었던가?
사건 전모를 차마 인터넷에서 읽는 것조차 힘들었다.
'도가니'와 더불어 '조두순 사건'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진실이 무엇인지, 거짓이 무엇인지....
선은 무엇이며, 악은 얼마나 잔인한지를.....

이 사회에서거짓에 붙어서 기생하는 악의 모습을 공지영은 '도가니'를 통해 우리 사회에 널리 일깨워주고 있다.
공지영처럼 용기있게 일어설 수 있는 자가 우리 사회엔 얼마나 많을까?
'도가니'를 통해 공지영 작가의 참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들도 독자에게 때론 강한 메시지를 전해 주어야 한다.
읽고 느끼고 실천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져 주어야 한다.
그런 역할을 공지영이 착실하게 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은 악을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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